0 학교급식 직영화가 대안인가?
본문 바로가기

유용한 정보들

학교급식 직영화가 대안인가?

학교급식 직영화가 대안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1977년 학교 급식빵 사건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학교급식 사고가 발생했다. 더구나 CJ 푸드시스템이라는 대기업이 일으킨 사고인 만큼 충격의 여파가 여간해서는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지하수로 인한 노로바이러스가 원인 일거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역학조사가 실시되고 있지만 이미 항생제를 투여한 환자의 가검물이나 보존식을 통한 원인 규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정부가 어떤 결과를 내 놓을 지 지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인 규명과 함께 소비자 단체나 학부모 단체에서는 학교급식 직영화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위탁급식 업체는 아이들의 건강 보다는 이윤 추구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위생적인 조리 또한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물론 식중독 사고의 대형화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직영화가 바람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식자재 공급 시스템이나 급식 단가, 학교 급식 영양사의 영향력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현 상황에서 전면 직영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우선 학교 마다 개별적으로 식자재를 구입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식자재 공급 업체를 선정해야 할 것이고 업체를 통해 식자재를 구입할 경우 대형 식중독 사고는 여전히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사고의 경우도 급식장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오염된 식자재에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식자재를 직접 구매하기 위해 영양사나 조리사가 매일 새벽장을 봐야한다는 얘기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급식 단가 또한 개별 학교에서조차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수준이다. 직영의 경우 영양사, 조리사, 보조원 등 상주 인원에 대한 인건비며 관리비, 운영비 등 학교 역시 식자재 구입비를 최소화하지 않으면 운영이 만만치 않다. 결국 저급 식자재 구입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업자 선정이나 식자재 구입을 둘러싼 비리 문제는 자주 거론되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영양사의 책임과 권한 또한 직영 급식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현재 학교 급식 영양사는 위생 안전에 대한 책임만 가지고 있을 뿐 이를 위한 권한을 가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영양교사 제도가 도입되기는 했지만 이들이 식자재 구입이나 위생 안전을 위한 절대적인 권한을 갖지 않는 한 직영 체제에서도 식중독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HACCP을 비롯한 식품안전에 대한 영양 교사의 전문성 및 경험 부족 또한 같은 문제를 야기시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 직영이냐 위탁이냐를 논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선 우리나라 식품 체인 전체에 대한 안전 체계를 바로잡지 못하면 직영 위탁 할 것 없이 문제는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식품안전 일원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돼 그 점은 매우 다행스럽다.
식품안전 일원화의 목적은 「생산에서 부터 소비까지의 안전 관리」에 있다. 일원화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식품 사슬 중간중간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이번 학교급식과 식자재 안전 문제 또한 원인은 관리 부재에 있다.
 
가공업체나 급식장에서 HACCP을 아무리 잘 운영하고 있다 한들 생산이나 유통에서 문제가 있는 식자재가 공급된다면 이번처럼 아무 대책 없이 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료 생산 단계나 수입 농축산물의 안전성, 이들의 안전한 유통이 확보되지 못하면 급식 식자재에는 언제든지 대형 식중독을 일으킬 잠재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학교급식에 대한 안전 관리 주무 부서 또한 일원화 논의에 주요 논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반응형

'유용한 정보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규격은 관리를 위한 틀  (0) 2008.12.23
식품위해평가와 비교위해도  (0) 2008.12.22
HACCP 사후관리 방안 마련 시급  (0) 2008.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