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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죽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죽

『임원경제십육지(林園十六志)』에『粥記(죽기)』를 인용하여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죽 한 사발을 먹으면 배가 비어 있고 위가 허한데 곡기가 일어나서 보의 효과가 사소(些少)한 것이 아니다. 또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워서 위장에 좋다"고 쓰여 있다. 불교에서도 역시 죽반(粥飯)이라 하여 아침에는 죽, 낮에는 밥을 먹는 것이 오랜 관습으로 되어 있어 오랫동안 아침 대용식으로 죽을 먹어왔음을 알 수 있다.
 
죽은 곡식에 물을 많이 붓고 오래 쑤어서 곡식의 알이 연하게 퍼지고 녹말이 충분히 호화되어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무르게 익은 유동 음식의 총칭이다.
 
우리 선인들의 고운 심성이 반영된 음식인 죽은 재료에 따라 크게 흰죽, 두태죽, 장국죽, 어패류죽, 비단죽 등으로 나누며, 농경 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는 죽류가 밥류 보다 앞선 조리법으로 매우 다양하게 발달되어 왔다.
 
 

순조때의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십육지(林園十六志)』에는

죽십리(粥十利)가 있다. 죽이 몸에 좋은 점을 10가지 기술한 것으로,
이와 같이 죽의 효능을 말하고 있다.

 
첫째, 죽은 혈색을 돕고
둘째, 기운을 돕고
셋째, 수명을 늘리고
넷째, 안락하게 하고
다섯째, 말을 잘하게 하고
여섯째, 풍증을 없애고
일곱째, 음식을 잘 내리게 하고
여덟번째, 말소리가 맑고
아홉번째, 주림을 제하고
열번째, 갈증을 없앤다는 것이다.
 
 
죽의 최초 형태로 묽은 상태의 죽이 발달되었고, 농경문화가 싹틈에 따라 인류는 곡물과 토기를 갖게 되고 토기에다 물과 함께 곡물을 넣어 끓였을 것이니 이것이 죽의 기원이라 할 수 있고, 쌀 생산의 증가와 더불어 된죽 또는 진밥으로 변화·발전했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그 후 죽에 여러 가지 식재료를 넣어 죽을 끓이는 법이 발전하였는데, 상류층에서는 고급 식재료인 육류·어패류·우유 등을 섞어 끓이는 고급 죽류와 영양식·환자식·보양식의 형태로 발달하였고, 가난한 살림에서는 여럿이 나누어 먹기 위해  싸래기(쌀을 빻은 형태) ․ 시래기·산나물 등을 섞어 쑤어 구황음식·연명음식의 형태로 발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곡류에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다양하게 조리되므로 조선시대 문헌에 등장하는 죽 종류는 무려 170여종에 이른다.

 『임원경제십육지』에는 떨어진 매화꽃잎을 눈 녹인 물에 삶아 흰죽에 넣고 끓이는 매죽(梅粥)의 기록이 있다. 이 죽은 매화의 청고한 향취를 즐기는 풍류성죽이라 할 수 있으며, 질병을 예방하기위한 고급죽으로 궁중에서는 타락죽(駝酪粥)을 임금님의 평소의 점심으로 했다는 기록도 있다. 오늘날에는 우유를 음료수처럼 마시지만 불과 30년 전만 해도 우유는 귀한 음식이었다. 타락(駝酪)이란 우유를 가르키는 옛말로 쌀을 곱게 갈아서 물 대신에 우유를 넣어 끓인 무리죽이다. 궁중에서는 시월 초하루부터 정월에 이르기까지 내의원에서 암소의 젖을 짜서 만든 타락죽을 진상하였는데 타락죽은 소주방에서 끓이지 않고 내의원에서 쑤어서 보양음식으로 임금께 올렸다.

최근에는 패스트푸드, 기름진 음식, 가공품 등의 섭취로 각종 성인병이 발병되면서 많은 이들이 소화가 잘되어 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죽을 대용주식으로 선택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부재료 첨가로 영양가를 높이고 재료 처리와 조리방법을 다양화 한 고급화된 죽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죽은 고급스러우면서도 맛있고 건강식인 종류들이 많은데 "검은참깨죽"은 검은참깨와 불린쌀을 넣어 만든 죽으로 누구나 즐겨 찾는다. 검은참깨는 한약명으로 흑지마(黑脂痲)라고도 하는데,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가뿐해지고 늙지 않으며 배고프거나 목이 마르지 않으며 오래 산다고 한다. 또한 참깨가 아들보다 부모에게 효도를 더 잘한다 하여 효마자(孝痲子)라고 부르기도 했다는데, 그래서 깨죽에는 삼거지덕(三去之德)이 있다고 한다. 깨죽을 상식하면 늙어서 풍이 없는 것이 첫 번째이고, 흰머리가 검어지는 것이 두 번째이며, 급기야 근심까지 없애주는 것이 세 번째라고 한다.
 
또한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음식인 삼계탕과 같은 '인삼닭죽'은 부드러운 닭살과 인삼을 첨가하는데 폐의 기능을 강화, 원기를 보강시켜 불면증과 저혈압에 효과적이다. 찹쌀은 가슴이 시원하고 위를 보하며 진액을 생기게 하여 마음을 상쾌하게 하며 보하는 힘이 적지 않다.
 
최근 건강에 좋다하여 각광을 받고 있는 '전복죽'은 궁중에서도 임금님이 즐겨 드셨다고 한다. 전복은 바위에 붙어서 갈색 조류를 먹이로 하기 때문에 전복의 내장은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해조류의 독특한 향이 나고 맛도 특별하다. 전복은 시신경의 피로에 뛰어난 효능이 있으며 아르기닌(Arginine)이라는 아미노산이 타 식품에 비해 월등히 많아 자양강장과 황달에 좋고 소변을 잘나오게 하므로 방광염에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성을 지닌 전복을 부드럽게 죽을 쑤어 먹으면 보양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숙취제거, 영양이 불균형되기 쉬운 회사원·수험생들의 식사로 권장 할 만한 '콩나물죽'은 재료를 쉽게 구할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재료로 쓰이는 콩나물은 한약재명으로 대두황권(大豆黃卷)이라 불리는데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 무릎이 아프고 위속에 몰린 적취를 없앤다. 콩의 의약적 가치는 콩기름, 대두단백질만이 아니라 콩의 싹인 바로 이 콩나물에 그 비중이 더 있는 것이다. 또한 습열을 제거 하는 작용이 있어 음주 습열로 인한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우리 현대인들은 가지각색의 다양한 음식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음식 들 중 진정 건강을 위한 것은 몇 가지나 될까? 서구의 조리법이 도입되면서 우리는 옛 조상들의 훌륭한 조리법을 이용한 음식을 멀리해 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어떤 음식이 건강에 좋은지 알아가고 있다. 신세대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와 의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높아지고 우리나라 전통음식의 우수성이 세계로 알려 지면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죽 또한 보양식·병인식·노인식이라는 인식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종류의 죽 개발로 언제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대중식으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으며 그 발전은 계속되어질 것이다.

(윤숙자 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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