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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솥비빔밥의 모든것

곱돌은 납석·활석·동석과 같이, 만지면 양초처럼 매끈매끈하고 지방광택이 나는 암석과 광물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곱돌은 보온의 정도가 고르기 때문에 솥·냄비·탕관·화로 등을 만든다. 곱돌솥은 둥근 냄비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크기는 1, 2인용의 밥을 지을 수 있는 정도로 작다. 이 솥에 밥을 지으면 뜸이 고르게 들고 눋지도 않아 밥맛이 좋으며, 밥이 쉽게 식지 않는 장점이 있다. 궁중에서는 새옹이라 불리는 활석제의 곱돌솥을 이용하여 쌀밥과 팥밥을 각각 꼭 한 그릇씩만 지었다고 한다. 곱돌솥은 처음 사용할 때 볏짚을 땐 불에 구워서 습한 곳에 두어 완전히 식히기를 3, 4회 반복하면 돌의 질이 단단해져서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민족문화백과사전: 이하 민백>



우리나라에서 뚝배기나 곱돌솥과 같은 것이 발달한 이유는 바로 우리 민족의 난식문화 속성이라는 얘기가 있다. 똑같은 요리라도 담는 그릇에 따라 맛과 품위가 달라지는 음식이 있으며 또 어떠한 재질로 되어 있느냐에 따라 먹는 동안의 음식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그릇이 있다. 예로부터 비빔밥에는 유기방자라는 놋그릇과 돌솥 종류의 비빔기를 사용해 왔다. 약밥이나 찰밥 등 별미밥을 지을 때 사용하는 곱돌솥을 비빔밥에 응용한 것을 돌솥비빔밥이라고 한다. 대장금이란 드라마에서 최상궁의 게장알 비빔밥을 누르던 한상궁의 돌솥비빔밥을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사실 궁중에서 임금님의 골동반은 곱돌솥을 사용하여 정성을 다하여 지었다고 한다. 세계에 알려지고 있는 비빔밥 종류 중 가장 인기 있는 비빔밥이 이제는 돌솥비빔밥이 되고 있다. 돌솥비빔밥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체로 돌솥비빔밥은 비빔밥을 따뜻하게 먹을 때 사용한다. 또한 섭취 과정 내내 음식의 온도를 뜨겁게 유지해준다는 것 뿐 아니라 조리의 완성이 주방이 아니라 식탁이 된다는 특별한 음식이기도 하다. 완성된 요리가 식탁에 먹기 좋은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조리의 마무리 단계를 직접 눈과 귀로 확인하면서 먹게 되는 것이다. 따닥따닥 밑에서 누룽지가 만들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밥을 비벼 먹는 묘미는 비비는 순간마다 돌솥에 닿으면서 날치알 터지는 소리와 어울려 식욕을 극대화시킨다. 불판에서 지글거리며 익어가는 숯불고기가 한국 음식 트렌드로 지난날 인식되어 왔다면 불이라는 조리 요소가 주방에서 직접 식탁으로 옮겨지는 원시적 방식을 떠나 조리가 완성되는 순간의 살아있는 맛과 음향만을 즐기게 하는 세련된 음식이 돌솥비빔밥일 것이다. 돌솥비빔밥은 시각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음식인 전통비빔밥에 소리의 미학이 더해진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돌솥비빔밥에는 날치알이 올려지기도 한다. 비비는 과정에서 투명한 연분홍색 구슬처럼 흩뿌려진 날치알이 돌솥 표면에 닿는 순간 반투명 노란 색으로 변하는 과정을 눈으로 즐기며 날치알이 톡톡 터지는 소리를 듣는 것은 그 어떤 음향효과보다도 식욕을 돋운다.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고기를 썰 때 배경으로 깔리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분위기를 돋운다면 돌솥비빔밥의 날치알 익는 소리와 누룽지 만들어지는 소리는 요리 자체가 내는 천연의 음향효과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멀리서 식탁으로 서빙되기 위해 가져오는 음식은 눈으로 보기 이전에 돌솥비빔밥 스스로 원적외선 방출하듯 우리의 미각에 와 닿는 것이다. 시각과 청각이 어우러져 미각을 돋우는 공감각적인 이 음식은 서빙되는 과정에서부터 충분히 시적인 요리가 되는 것이다.

돌솥밥에는 또 감칠맛 나는 비빔밥 누룽지가 긁어먹기 딱 알맞을 정도로 생긴다. 철판 볶음밥에서 남은 양념과 약간의 건지와 함께 만들어 먹는 밥도 그냥 비빔밥이 아니라 약간 누른 듯 볶아야 제 맛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제 중국과 미국의 한국음식점에서 판매되는 돌솥비빔밥의 인기는 단연 김치를 앞선다고 한다. 일본의 배용준 식당에서는 육계 돌솥비빔밥이 불고기보다 더 인기가 있다고 할 만큼 일본인의 입맛도 사로잡고 있다.

그렇다면 곱돌에 담긴 비빔밥은 왜 더 맛있는 것일까.

곱돌은 가열시 다량으로 발생되는 원적외선으로 음식의 내부 깊숙이까지 열을 전달시켜 적은 열만을 가지고도 식재료의 영양가를 그대로 유지시킨 채 요리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천천히 달아오르면서 불에서 내려도 오래 열을 유지하기 때문에 밥을 먹는 내내 뜨거운 맛이 유지된다. 누룽지 없이 만들어지는 요즘의 압력솥 밥과 달리 예전의 가마솥 밥처럼 구수한 밥맛과 누룽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구수한 옛날 밥맛을 찾아 이제는 돌솥이 유행하는 추세이다.



돌솥비빔밥은 곱돌솥에 밥을 하여 색스러운 나물과 여러 가지 재료가 한 그릇에 골고루 들어 있어 별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가 충분히 될 수 있으며, 갖가지 나물과 고기 등이 어우러진,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일품요리다.

고명으로 얹는 고기와 달걀에서 풍부한 단백질 성분을 섭취할 수 있고, 갖은 나물에서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성분 그리고 풍부한 섬유소를 얻게 된다. 비빔밥에 넣는 나물거리는 철에 따라 가장 흔하고 맛있는 채소로 이루어져 있다. 푸른색 나물로는 오이, 애호박, 시금치, 미나리, 쑥갓 등이 있고, 흰색나물로는 도라지, 숙주나물, 콩나물, 무나물 등이 있으며, 갈색나물로는 고사리, 고비, 표고버섯 등이 있다. 밥과 반찬을 나누어 먹을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의 나물을 먹게 되므로 고른 영양소 섭취가 가능한 것도 비빔밥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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