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한식의 재미있는 이야기 한식 스토리텔링(식문화 컨텐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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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들

한식의 재미있는 이야기 한식 스토리텔링(식문화 컨텐츠) 자료

한식의 재미있는 이야기 한식 스토리텔링

1. 한국음식 스토리텔링
  (1) 국내외 한식당 대표음식 120개 스토리텔링
  (2) 기타 한식 메뉴 스토리 소재 발굴 및 정리

2. 대중매체속 한식 스토리 발굴 및 분석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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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음식 스토리텔링

(1) 국내외 한식당 대표음식 120개 스토리텔링

1) 밥

① 김밥

밥에 여러 가지 고명을 넣고 김으로 돌돌 말아 싼 음식이 김밥이다. 길게 말아진 김밥은 썰어 접시에 담기는데 썰어놓은 김밥은 가장자리의 검은 김과 흰밥, 그리고 한가운데 박혀 있는 시금치, 단무지, 당근, 계란, 쇠고기 등 고명이 가진 갖가지 색이 어울려 단정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다.
김을 한자어로는 ‘해의(海衣)’, ‘자채(紫菜)’라고 한다. 요즈음에는 ‘해태(海苔)’로 널리 쓰이고 있으나 이것은 일본식 표기로, 우리나라에서의 ‘파래’를 가리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김에 관한 기록으로는 <경상도지리지>에 토산품으로 기록된 것과 <동국여지승람>에 전라남도 광양군 태인도의 토산으로 기록된 것이 있다.
우리 민속에 정월 보름에 밥을 김에 싸서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경상남도 하동지방에는 한 노파가 섬진강 하구에서 김이 많이 붙은 나무토막이 떠내려 오는 것을 발견하여, 대나무나 나무로 된 섶을 세워서 양식하기 시작하였다는 이야기와, 약 360년 전에 관찰사가 지방을 순시할 때 그 수행원 중의 한 사람이 김의 양식 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또, 인조 때 태인도의 김여익(金汝瀷)이라는 사람이 해변에 표류해온 참나무 가지에 김이 붙은 것을 보고 양식하기 시작하였다고도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로 미루어 조선 중기에는 양식을 시작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말에는 남해안을 중심으로 여러 곳에서 양식할 정도로 발전하였다. 김 양식이 가장 성행했던 곳은 광양만으로서 연안 도처에 섶이 세워져 있고, 김 양식장이 토지처럼 사유화되어 매매되고 있었다 한다. 일제강점기에는 김 양식이 놀라운 속도로 발달하였는데 이것은 농한기를 이용한 부업으로서 반농반어적인 어민에게 적합한 사업이었으며, 일본인들이 특히 김을 기호하기 때문이었다.
김밥은 밥에 여러 가지 속을 넣고 김으로 말아 싼 음식으로 일본음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근대 이후에 많이 먹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밥은 질지 않으면서도 잘 퍼지게 지어 쌀알의 형태가 유지되도록 한다. 초밥의 경우는 식초·소금·설탕을 섞어 밥에 뿌리고 맨밥의 경우는 참기름과 소금을 약간 섞는다. 속으로 들어가는 재료는 시금치·계란부침·어묵과 쇠고기 볶은 것, 당근 채 썰어 볶은 것, 오이 채 썰어 볶은 것 등 가정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 몇 가지를 색 맞추어 준비하면 된다. 재료는 물기가 없도록 꼭 짜서 이용한다. 밥을 김에 얇게 펴놓고 준비한 재료를 넣어 손으로 말기도 하고 김밥용 발을 이용하여 말기도 한다. 이후에는 소세지, 햄, 맛살 등이 추가 되어 김밥 속 재료로 많이 이용되었다.
현재 김밥과 유사한 김밥의 원형에 관한 기록은 일본에 많이 남아 있는데, 각반부류(各飯部類)라는 1802년 문헌의 노리마키 스시 만드는 법을 보면 식초로 간을 한 밥 속에 도미, 전복, 표고버섯, 파드득 나물, 차조기 등을 넣고 단단하게 말아 적신 행주를 덮어 두었다가 자른다고 되어있다. 동일한 문헌에 나온 챠킨즈시는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를 나누어 따로 얇게 부친 뒤 밥을 올려 싸면서 챠킨(삼베행주)으로 쥐고 싼 일명 계란말이 김밥이다.
김발을 이용해 둥글고 길게 싼 형태의 김밥이 유행한 시기는 1960~70년대로 별도의 반찬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도시락이나 여행용 간이식으로 애용되었다. 특히, 학생들의 소풍 때는 빠지지 않는 음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분분한 김밥의 원조 논의 속에서도 지역이름을 앞에 붙이고 모양도 맛도 특별하게 확실한 원조를 밝힐 수 있는 김밥이 있는데 이제는 그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관광객이면 반드시 먹고 가는 충무김밥이 그것이다. 형태나 재료로 보아도 한일논쟁을 뛰어 넘는 원조격에 속한다. 유난히도 햇살이 뜨거운 통영에서는 김밥이 쉽게 쉬게 되어 밥과 속 재료를 분리하여 팔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충무김밥에는 설화처럼 아름다운 사연을 지닌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해방 이후 남해안의 충무 항에서 고기잡이 나가는 남편이 바다에서 식사를 거르고 술로 끼니를 대신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아내가 김밥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처음에 아내가 싸준 김밥은 잘 쉬어서 못 먹게 되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밥과 속 재료인 반쯤 삭힌 꼴뚜기 무침과 무김치를 따로 담아주었는데 그 후에 다른 어부들도 점심과 간식을 밥과 속을 따로 담은 김밥으로 해결하게 된 데에서 충무김밥이 탄생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충무김밥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게 된 것은 전쟁터의 진영처럼 ‘국풍 81’이라는 글자에 수염 난 용들이 그려진 만장이 펄럭이며 여의도 하늘을 뒤덮던 1981년이었다. 시월의 마지막 밤을 열창하고는 미국으로 가버린 이용의 노래가 울려 퍼지던 그해의 ‘국풍 81’ 장터에 이두익 할머니가 충무김밥을 광주리에 담아 등장하면서이다. 이 충무김밥 코너에는 사람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었는데 가히 ‘김밥파동’이라 부를 만큼 인기가 만장으로 뒤덮인 하늘을 찔렀던 것이다. 이후 충무김밥은 세간에 널리 알려져 지금도 통영에 가는 사람은 반드시 충무 할매김밥을 찾는다. 충무김밥은 어쨌거나 김과 밥 사이에 아무런 재료가 없어도 김밥이란 요리가 가능함을, 그냥 가능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맛있게 가능함을 보여준 창조의 원형이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또, 1990년대 중반에는 혜화동의 ‘종로김밥’이라는 김밥집에서 김치나 치즈 등의 속 재료를 깻잎에 한번 싸서 속으로 넣고 통상적인 김밥보다 속과 밥 량이 훨씬 큰 사이즈의 고급 김밥을 만들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일본식 롤을 연상하게 하는 누드김밥도 개발하여 기존에 먹었던 김밥과 확실히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전국적으로 체인화에 성공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IMF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또 다시 예전 스타일의 김밥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유행의 저변에는 바쁜 직장인들을 상대로 지하철 출구나 큰 빌딩 옆 골목 포장트럭에서 모닝토스트와 함께 엄마표 김밥을 저가로 판매하면서 호응을 얻은 것이 계기가 된 듯하다.
이제는 문 밖에만 나가도 온갖 종류의 김밥 집 간판을 볼 수 있다. 누드김밥, 천국김밥, 쇠고기김밥, 채소김밥, 참치김밥, 김치김밥, 치즈김밥, 날치알 김밥, 계란말이 김밥, 돈까스 김밥, 모듬 김밥 등 종류도 무궁무진한데다 자고 일어나면 처음 보는 이름의 김밥이 차림표에 적혀있기도 한다. 이른바 신세대의 이국취향을 겨냥한 김밥의 출현도 있는데 세계화시대답게 이름도 프랑스김밥, 캘리포니아김밥 등으로 되어 있다. 프랑스김밥은 프랑스인들이 김 비린내 때문에 김을 채소 속에 넣어 먹는데서 착안, 김밥을 거꾸로 말아 밥이 겉으로 나오고 김이 안으로 들어가게 만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누드김밥의 원조격이다.
김밥처럼 변화무쌍한 음식도 드물 것이다. 시각적으로도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각종 재료의 선택과 가감이 그렇고 취향과 필요에 따라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하는 모습 또한 그렇다. 간단하게 테이크아웃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적의 도시락 메뉴이자 대표적인 야외음식이 될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을 갖춘 미래형 음식이다.
에너지(kcal)446.0탄수화물 (g)68.9지방 (g)   13.4단백질 (g)11.5비타민비타민 A μg RE373.9비타민 C (㎎)14.2비타민 B1(㎎)0.17비타민 B2(㎎)0.22나이아신 (㎎)2.2무기질칼슘(㎎)48.3인 (㎎)138.7나트륨(㎎)651.5칼륨 (㎎)403.8철분(㎎)2.7
김은 요오드가 풍부한 알칼리성 건강식품이다. 과거부터 해조류를 먹어서 건강을 지켜왔다. 김은 일반 해조류에 비하여 단백질 함량이 높은 핵산 식품으로 100g에 30-40g 정도의 단백질이 들어 있어 콩 단백질에 비교할 만하다. 또한 카로틴도 풍부하여, 비타민 A의 좋은 급원이 되어 김 한 장을 먹을 때 달걀 두 개에 해당하는 비타민 A가 들어있고, 비타민 B1, B2, C의 함량이 풍부하다. 지방함량은 낮고 칼슘, 철, 인, 칼륨 등의 무기질 함량이 풍부하고 특히 B12가 풍부하여 여성의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으며,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매우 유익한 식품이다. 또한 남성 성기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연의 함량이 풍부하다. 김의 식이 섬유소는 다른 채소의 식이섬유소와는 달리 위벽 장벽에 상처를 주지 않고 운동을 촉진하여 변비를 예방하고, 최근에는 항 궤양물질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김밥의 부재료인 다양한 시금치, 우엉, 단무지, 당근과 같은 채소류는 비타민도 풍부하고 생리활성 효과도 높다. 그리고 계란이나 소고기와 같은 고단백식품이 부재료로 들어가면 5대 영양소의 균형이 잡힌 영양음식이 된다. 따라서 김밥은 빠르게 한 끼를 영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음식이다.

② 김치볶음밥

영어로 프라이드 라이스라고 불리는 볶음밥은 볶을 때 필요한 열매개체인 유지류와 조리 도구인 프라이팬이 대중화 되고 난 뒤 일반화된 음식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일제강점기인 기록을 통해 1930년대 경에는 프라이팬이 국내에 도입 되고, 각종 프라이 요리가 소개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아직 대중화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치볶음밥의 유래를 한 번 살펴보자. 한국인이면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또 좋아하는 이 김치볶음밥은 옛 문헌에 전혀 나타나지 않으며 그 유래는 무척 짧다고 할 수 있다. 밥과 김치, 즉 식재료는 오래 전부터 먹어 왔지만 조리도구인 프라이팬을 사용한 요리법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치만 잘게 썰어서 밥과 함께 프라이팬에 볶으면 되는 간단한 음식인데, 이 김치볶음밥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물론 김치와 밥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치와 밥만 있다고 해서 김치볶음밥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밥을 볶기 위한 프라이팬과 화력조절이 자유로운 가스렌지, 볶기 위한 기름이다. 즉, 프라이팬이 없던 시대에는 볶음밥을 만들 수가 없었다.
밥을 프라이팬에 기름과 함께 볶는 요리는 일제강점기 때 서양 또는 중국 요리가 소개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라는 책에 보면 ‘푸라이라이스 보금밥’이라는 요리를 만든 방법이 자세히 안내되어 있는데 서양요리로 분류되어 있다.
김치볶음밥은 볶음밥이라는 새로운 메뉴와 조리 방법이 서양요리로든 중국요리로든 소개된 후, 그리고 중국집 볶음밥에 익숙해 진 후, 각 가정에서 김치를 재료로 하여 만들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 시기는 물론 각 가정에서도 프라이팬을 사용하여 무언가를 볶을 수 있게 된 후일 것이다. 또는 어느 음식점에서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김치볶음밥을 내놓았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볶음밥이란 중국집에만 있는 메뉴였다는 사람들의 기억으로 보아 가정식에서 출발했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 발생지역은 서울이었을 것이다. 프라이팬의 보급이나 중국집이라는 외식문화의 시작 등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볶음밥의 원조는 중국식 볶음밥과 일본에서 유입된 오믈렛라이스의 유행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도입된 볶음밥 조리법의 바탕에 우리나라 대표 음식이자, 김치를 재활용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밥과 신 김치를 활용하여 만들어진 훌륭한 메뉴일 뿐만 아니라, 다른 볶음밥과 달리 김치가 들어가면서 느끼한 맛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한국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메뉴 중 하나이다.
1990년대 초반 볶음밥의 대중적 선풍을 일으켰던 것 중 하나는 ‘철판볶음밥’ 집이었다. 볶음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취향에 따라 2가지 정도 고르면 즉석에서 조리사가 넓 다란 철판에서 고슬고슬하게 볶은 뒤 입맛 돋우는 라이스 소스를 끼얹어 주는 것이었다. 이러한 퓨전식 철판볶음밥에서도 손님들의 대다수가 볶음밥의 느끼함을 없앨 수 있는 김치를 반드시 속 재료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 볶음밥 재료 선택의 폭을 넓혀주려는 차원에서 이후에는 모든 볶음밥에 김치는 기본으로 들어가도록 한 집들이 많았다. 즉, 김치볶음밥이 기본 베이스가 된 위에 고기나 채소 또는 해물 등 중에서 추가 재료를 선택해 만들어 먹었던 것이다.
집에서는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김치볶음밥이지만 요리사의 손을 거치면 새롭게 재탄생된다. 그래서 현재는 매우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한 김치 볶음밥 요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요리사들의 상상력에 의해서 새로운 맛의 요리가 탄생하는 것이다.
김치볶음밥은 별다른 반찬 없이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이는 한국인의 최소한의 한 끼 식사가 밥과 김치만 가지고도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별다른 식재료가 없을 때, 상차림이 번거로울 때, 특별히 구미가 당기는 음식이 생각나지 않을 때, 특히 밥은 있는데 딱히 처리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을 때 김치볶음밥을 하게 된다. 밥과 김치만 놓고 먹는 초라한 식탁에 비해 김치볶음밥은 똑같은 재료의, 그러나 맛도 외형도 그럴듯한 단품요리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김치볶음밥을 모든 한국인이 사랑하는 이유이다.
이렇게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고 다른 반찬이 필요 없는 김치볶음밥은 이제 한국의 대표요리가 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즐겨하는 요리로 재탄생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예전의 가정에서 간단히 먹던 김치볶음밥은 새로운 재료와 상상력으로 새로운 한식당
메뉴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김치는 오색과 오미를 모두 갖춘 대표 음식으로 채소류의 신선한 맛, 젖산발효에 의한 상쾌한 맛, 고춧가루 등 향신료에 의한 독특한 맛, 젓갈류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식욕을 돋우며 여러 채소에서 우러난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물질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어 식욕이 촉진되는 음식이다.

김치에 들어가는 다양한 채소들은 열량이 적고 식이섬유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체중조절에 도움을 준다. 특히 고추에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이 있어 신진대사작용을 활발히 함으로서 지방을 연소시켜 체중조절에 도움을 준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고추만 투여했을 때 보다는 김치에 든 고춧가루가 다이어트 효과가 탁월 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김치가 숙성함에 따라 증가하는 유산균과 유기산, 식이 섬유소는 장을 깨끗이 하는 정장작용을 하고 장내 발암물질 활에너지(kcal) 374.0탄수화물 (g)58.3지방 (g)   10.0단백질 (g)11.0비타민비타민 A μg RE166.6비타민 C (㎎)13.3비타민 B1(㎎)0.27비타민 B2(㎎)0.13나이아신 (㎎)3.3무기질칼슘(㎎)54.7인 (㎎)147.8나트륨(㎎)822.1칼륨 (㎎)450.8철분(㎎)2.1성을 떨어뜨리고 대장의 pH를 떨어뜨려 대장암을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김치를 재료로 만든 김치 볶음밥은 김치의 영양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거기다 밥의 당질 섭취까지 더해지고 그 외 첨가된 부재료에 의해 훌륭한 한 끼 식사의 역할을 할 수 있다.

③ 돌솥비빔밥

곱돌은 납석·활석·동석과 같이, 만지면 양초처럼 매끈매끈하고 지방광택이 나는 암석과 광물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곱돌은 보온의 정도가 고르기 때문에 솥·냄비·탕관·화로 등을 만든다. 곱돌솥은 둥근 냄비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크기는 1, 2인용의 밥을 지을 수 있는 정도로 작다. 이 솥에 밥을 지으면 뜸이 고르게 들고 눋지도 않아 밥맛이 좋으며, 밥이 쉽게 식지 않는 장점이 있다. 궁중에서는 새옹이라 불리는 활석제의 곱돌솥을 이용하여 쌀밥과 팥밥을 각각 꼭 한 그릇씩만 지었다고 한다. 곱돌솥은 처음 사용할 때 볏짚을 땐 불에 구워서 습한 곳에 두어 완전히 식히기를 3, 4회 반복하면 돌의 질이 단단해져서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민족문화백과사전: 이하 민백>
우리나라에서 뚝배기나 곱돌솥과 같은 것이 발달한 이유는 바로 우리 민족의 난식문화 속성이라는 얘기가 있다. 똑같은 요리라도 담는 그릇에 따라 맛과 품위가 달라지는 음식이 있으며 또 어떠한 재질로 되어 있느냐에 따라 먹는 동안의 음식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그릇이 있다. 예로부터 비빔밥에는 유기방자라는 놋그릇과 돌솥 종류의 비빔기를 사용해 왔다. 약밥이나 찰밥 등 별미밥을 지을 때 사용하는 곱돌솥을 비빔밥에 응용한 것을 돌솥비빔밥이라고 한다. 대장금이란 드라마에서 최상궁의 게장알 비빔밥을 누르던 한상궁의 돌솥비빔밥을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사실 궁중에서 임금님의 골동반은 곱돌솥을 사용하여 정성을 다하여 지었다고 한다. 세계에 알려지고 있는 비빔밥 종류 중 가장 인기 있는 비빔밥이 이제는 돌솥비빔밥이 되고 있다. 돌솥비빔밥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체로 돌솥비빔밥은 비빔밥을 따뜻하게 먹을 때 사용한다. 또한 섭취 과정 내내 음식의 온도를 뜨겁게 유지해준다는 것 뿐 아니라 조리의 완성이 주방이 아니라 식탁이 된다는 특별한 음식이기도 하다. 완성된 요리가 식탁에 먹기 좋은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조리의 마무리 단계를 직접 눈과 귀로 확인하면서 먹게 되는 것이다. 따닥따닥 밑에서 누룽지가 만들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밥을 비벼 먹는 묘미는 비비는 순간마다 돌솥에 닿으면서 날치알 터지는 소리와 어울려 식욕을 극대화시킨다. 불판에서 지글거리며 익어가는 숯불고기가 한국 음식 트렌드로 지난날 인식되어 왔다면 불이라는 조리 요소가 주방에서 직접 식탁으로 옮겨지는 원시적 방식을 떠나 조리가 완성되는 순간의 살아있는 맛과 음향만을 즐기게 하는 세련된 음식이 돌솥비빔밥일 것이다. 돌솥비빔밥은 시각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음식인 전통비빔밥에 소리의 미학이 더해진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돌솥비빔밥에는 날치알이 올려지기도 한다. 비비는 과정에서 투명한 연분홍색 구슬처럼 흩뿌려진 날치알이 돌솥 표면에 닿는 순간 반투명 노란 색으로 변하는 과정을 눈으로 즐기며 날치알이 톡톡 터지는 소리를 듣는 것은 그 어떤 음향효과보다도 식욕을 돋운다.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고기를 썰 때 배경으로 깔리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분위기를 돋운다면 돌솥비빔밥의 날치알 익는 소리와 누룽지 만들어지는 소리는 요리 자체가 내는 천연의 음향효과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멀리서 식탁으로 서빙되기 위해 가져오는 음식은 눈으로 보기 이전에 돌솥비빔밥 스스로 원적외선 방출하듯 우리의 미각에 와 닿는 것이다. 시각과 청각이 어우러져 미각을 돋우는 공감각적인 이 음식은 서빙되는 과정에서부터 충분히 시적인 요리가 되는 것이다.
돌솥밥에는 또 감칠맛 나는 비빔밥 누룽지가 긁어먹기 딱 알맞을 정도로 생긴다. 철판 볶음밥에서 남은 양념과 약간의 건지와 함께 만들어 먹는 밥도 그냥 비빔밥이 아니라 약간 누른 듯 볶아야 제 맛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제 중국과 미국의 한국음식점에서 판매되는 돌솥비빔밥의 인기는 단연 김치를 앞선다고 한다. 일본의 배용준 식당에서는 육계 돌솥비빔밥이 불고기보다 더 인기가 있다고 할 만큼 일본인의 입맛도 사로잡고 있다.
그렇다면 곱돌에 담긴 비빔밥은 왜 더 맛있는 것일까.
곱돌은 가열시 다량으로 발생되는 원적외선으로 음식의 내부 깊숙이까지 열을 전달시켜 적은 열만을 가지고도 식재료의 영양가를 그대로 유지시킨 채 요리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천천히 달아오르면서 불에서 내려도 오래 열을 유지하기 때문에 밥을 먹는 내내 뜨거운 맛이 유지된다. 누룽지 없이 만들어지는 요즘의 압력솥 밥과 달리 예전의 가마솥 밥처럼 구수한 밥맛과 누룽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구수한 옛날 밥맛을 찾아 이제는 돌솥이 유행하는 추세이다.

에너지(kcal)585.0탄수화물 (g)89.6지방 (g)   14.5단백질 (g)22.0비타민비타민 A μg RE51.7비타민 C (㎎)25.3비타민 B1(㎎)0.12비타민 B2(㎎)0.38나이아신 (㎎)2.47무기질칼슘(㎎)81.2인 (㎎)67.4나트륨(㎎)661.0칼륨 (㎎)860.2철분(㎎)4.4돌솥비빔밥은 곱돌솥에 밥을 하여 색스러운 나물과 여러 가지 재료가 한 그릇에 골고루 들어 있어 별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가 충분히 될 수 있으며, 갖가지 나물과 고기 등이 어우러진,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일품요리다.
고명으로 얹는 고기와 달걀에서 풍부한 단백질 성분을 섭취할 수 있고, 갖은 나물에서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성분 그리고 풍부한 섬유소를 얻게 된다. 비빔밥에 넣는 나물거리는 철에 따라 가장 흔하고 맛있는 채소로 이루어져 있다. 푸른색 나물로는 오이, 애호박, 시금치, 미나리, 쑥갓 등이 있고, 흰색나물로는 도라지, 숙주나물, 콩나물, 무나물 등이 있으며, 갈색나물로는 고사리, 고비, 표고버섯 등이 있다. 밥과 반찬을 나누어 먹을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의 나물을 먹게 되므로 고른 영양소 섭취가 가능한 것도 비빔밥의 장점이다

④ 밥

밥은 쌀·보리 등의 곡물을 솥에 안친 뒤 물을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게 끓여 익힌 음식이다. 우리 음식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주식이다. 곡물을 익히는 조리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에서도 밥은 가장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일상식의 특징은 주로 주식과 부식이 분리된 식사형식으로 반찬이 없으면 밥만 냉수에 말아 먹어도 되고, 간장이나 고추장으로 한 사발의 밥을 먹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밥을 부식보다 훨씬 중히 여기는 풍습은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계속되는 식생활의 한 풍속이다.
밥은 한자어로 반(飯)이라 하고 어른에게는 진지, 왕이나 왕비 등 왕실의 어른에게는 수라, 제사에는 메 또는 젯메라 한다. 이를 먹는 표현도 수라는 ‘진어하신다’, 진지는 ‘잡수신다’, 밥은 ‘먹는다’ 등 차이가 있었다. 이와 같이 먹는 대상에 따른 표현이 다양한 것은 가장 일상적이고 기본이 되는 것에서 삶을 가르치던 우리 조상들의 의식구조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高句麗本紀) 대무신왕 4년 조에는 정(鼎 : 솥)과 취(炊 : 밥을 지음)의 두 자가 기록되어 있고, 신라의 고분에서도 쇠로 만든 가마솥이 많이 출토되고 있으므로, 이때부터 곡물을 쪄서 먹는 단계에서 밥을 짓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남부지방은 벼의 생산에 적합하고 또 디딜방아의 사용으로 도정도가 높은 곡물을 생산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쇠의 명산지라서 가마솥을 쉽게 만들 수 있었기에 밥 짓기는 더욱 발달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발달된 밥 짓기는 일본에도 전해졌고 중국에서도 유명하게 되었다.
청나라 때의 장영(張英)은 <반유십이합설 飯有十二合說>에서 “조선 사람들은 밥 짓기를 잘한다. 밥알에 윤기가 있고 부드러우며 향긋하고 또 솥 속의 밥이 고루 익어 기름지다. 밥 짓는 불은 약한 것이 좋고 물은 적어야 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아무렇게나 밥을 짓는다는 것은 하늘이 내려주신 물건을 낭비하는 결과가 된다.”고 우리나라의 밥 짓는 법을 칭찬하고 있다.
주식과 부식으로 분리된 우리의 일상식 풍속은 조선시대에 이르러 반상이라는 고유한 식문화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이와 같이 중요한 음식이었기에 조선시대 문헌에는 맛있는 밥 짓기의 요령을 많이 언급하고 있다. <옹희잡지>에서는 “우리나라의 밥 짓기는 천하에 이름난 것이다. 밥 짓는 것이란 별다른 것이 아니라 쌀을 정히 씻어 뜨물을 말끔히 따라버리고 솥에 넣고 새 물을 붓되, 물이 쌀 위로 한 손바닥 두께쯤 오르게 붓고 불을 때는데, 무르게 하려면 익을 때쯤 한번 불을 물렸다가 1, 2경(頃) 뒤에 다시 때며, 단단하게 하려면 불을 꺼내지 않고 시종 만화(慢火 : 뭉근한 불)로 땐다.”고 하였다. 또한 <임원경제지>에서는 “솥뚜껑이 삐뚤어져 있으면 김이 새어나와 밥맛이 없고 땔감도 많이 들며, 밥이 반은 익고 반은 설게 된다.”고 밥 짓는 요령을 잘 설명하였다. 밥은 한국인의 모든 것이다.
밥은 한국인 먹을거리의 중심에 놓여 있고 한국 역사를 설명하는데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요소이며 한국인의 전통 신앙과 의식을 지배하는 문화의 핵심코드이다. 그러므로 밥은 한국인에게 생명의 원천이며 삶과 동의어가 된다.
쌀은 단순한 먹을거리의 한 종류가 아니라 한국인의 탄생과 죽음까지 전체의 삶을 주관한다. 아이가 태어나기 이전 이물질을 제거한 정한 쌀로 산미를 준비하고 아이가 태어나는 장소에는 볏짚을 깐다. 인간이 어미의 품에서 떨어져 최초로 입에 넣는 것이 미음이며 생을 마감한 망자의 입 속에 넣어 주는 것도 한 수저의 쌀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한국인은 밥과 함께 삶을 시작하고 밥으로 삶을 마무리했던 것이다.
쌀과 밥이 온통 우리의 의식과 생활을 지배해 온 증거는 밥을 소재로 한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표현방식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밥숟가락 하나 늘었다고 하며 밥숟가락 놓았다는 것은 죽는다는 의미로 쓰인다. 자신의 경제적 정도를 표현할 때도 “밥이나 먹고 살지요”라고 말하며 일자리를 잃는 것을 “밥줄 떨어진다”고 한다. 돈이 많은 사람을 비꼬아 말할 때 “밥알이 덕지덕지 붙었다”고 표현한다. 밥은 또 사람의 품성이나 감정, 심리 상태를 나타날 때도 사용된다. 제 역할을 못하는 못마땅한 사람을 “밥값도 못 한다”고 하며, 화가 날 때는 “밥알이 곤두서”라고 하며, 상대하기 싫은 인간을 만날 때면 “밥맛이 떨어진다.” 라고 한다. 절대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뜻으로 “쌀독 속과 마음 속은 남에게 보이지 말랬다”고 표현하면 더 느낌이 살아난다. “밥 먹었니”, “진지 드셨습니까”라는 인사말에도 음식을 사용하는 민족은 아마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밥은 귀한 것, 소중한 것, 경건한 것, 즉 ‘밥이 하늘’이었기 때문에 밥알을 흘린다거나 밥을 남기는 것은 절대 금기시 되어 왔다. 밥그릇은 ‘한 톨도 남김없이’ 비워야 하는 것이며 밥을 젓가락으로 ‘깨적거리’면 복 달아난다고 한다. 예로부터 복스럽게 밥 잘 먹는 남자가 바람직한 사윗감으로 여겨졌으며 날씬한 여자를 선호하는 현대에도 “소담스럽게 밥 잘 먹는 여자”가 남자들의 눈에 예뻐 보이는 것도 이런 밥을 근간에 둔 의식의 결과라 하겠다.
우리나라에서 모든 종류의 밥의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흰밥이다. 서민들에게 있어 흰밥은 생일이나 잔칫날에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어 왔다. 모든 곡류 중 가장 부드럽고 맛이 좋으며 소화가 잘되는 것이 흰밥이다. 흰밥은 한국음식의 기본이다.
동양에서 흰 색의 성스러움은 그대로 먹을거리에도 이어진다. 우주의 성스러움을 받드는 인간의 정성을 보이는 극치가 바로 흰밥이다. 하늘에 올리는 천신제에도 흰 밥을 놓고 조상을 대접하는 제상에 올리는 밥이 흰밥이고 생일이나 잔치상에 흰 밥을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흰밥은 몸도 마음도 정갈하게 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
이런 쌀밥의 소중함은 이제 영양학적 차원에서도 밝혀지고 있다. 동양인의 주식인 ‘쌀’은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서양인의 주식인 밀에 비해 흡수가 잘 되는 양질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고 필수아미노산인 리신의 함량이 높아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 B6, D, E, 엽산과 같은 기능성 물질이 많기 때문에 영양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쌀을 주식으로 먹는다면 반드시 고기를 먹지 않아도 기본적인 영양소 섭취가 가능하다.
톨스토이의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말한다. 음악을 향한 당신의 끝없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질문에 서태지도 “밥심이죠”라고 우스갯소리처럼 말한다. ‘밥의 힘’은 우리에게 메타포와 알레고리를 넘어선 생명의 근원이며 생활의 원천적 에너지 그 자체이다. 인간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서구의 철학적 고뇌는 하지만 밥만으로는 살 수 있다는 한국인의 응답 앞에 문자 그대로 유머가 되고 만다. 한국에서는 죽은 자까지도 입에 쌀을 물고 밥심으로 저승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에게 있어 ‘밥이 보약’이란 말은 영양학적으로도 진실이며 밥은 보약을 넘어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는 철학적 사유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밥이 하늘이다.”
밥은 맛이 담백하여 싫증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양적으로도 우수하기 때문에 주식으로 이용되어 왔다.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로 우리나라의 주식인 쌀보다 밀가루 음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 등의 질병은 그런 아이들의 식습관과 많은 관련이 있다. 밀가루를 이용한 음식을 자주 먹으면 체내에 열이 많이 발생하고 지나친 열이 아이들의 면역체계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알레르기는 물론, 소아비만이 사회적 이슈가 되어가는 지금, 안전한 먹을거리로서 몸에 유익한 쌀밥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주식으로서 훌륭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에너지(kcal)313탄수화물 (g)69.1지방 (g)   0.4단백질 (g)5.9비타민비타민 A μg RE0.0비타민 C (㎎)0.0비타민 B1(㎎)0.09비타민 B2(㎎)0.03나이아신 (㎎)1.3무기질칼슘(㎎)12.6인 (㎎)60.3나트륨(㎎)1.8칼륨 (㎎)91.8철분(㎎)1.2
쌀의 주성분인 녹말은 위에 부담을 적게 주기 때문에 밀가루나 다른 곡류에 비해 소화가 잘된다. 아기의 첫 이유식을 미음으로 시작하는 것도 소화율이 높아서 아기의 미숙한 소화기관에 부담을 덜 주기 때문이다.
쌀을 단순히 탄수화물 식품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쌀의 전분은 몸 속에서 소화되어 포도당으로 바뀐 후 뇌를 비롯해 우리 몸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공급원이 된다. 쌀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되는 탄수화물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반면, 지방은 밀가루에 비해 3.5배 가량 적어 비만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아이들의 경우 면역기능이 약해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먹었을 때 비교적 빠르게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쌀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글루텐이 없기 때문에 곡류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다.
빵이나 감자를 먹으면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지만 밥을 먹으면 혈당이 완만하게 상승한다. 따라서 쌀은 여러 곡류 중에서도 '혈당지수'가 가장 낮다. 혈당지수가 낮으면 내당성이 높아져서 당뇨병이 예방될 수 있다. 또한 쌀에 있는 펩타이드는 혈압상승을 억제하며, 비타민 E, 엽산, 토코트리에놀 같은 강력한 항산화제는 세포의 노화를 억제한다.

⑤ 불고기덮밥

덮밥은 일본식 패스트푸드인 돈부리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돈부리(井)는 밥그릇보다 약간 큰 뚝배기 같은 그릇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다가 이 돈부리 그릇에 밥을 담고 반찬이 되는 요리를 올려놓은 덮밥형 음식을 모두 돈부리라고 통칭하게 된 것이다. 밥 위에 반찬이 되는 요리명에 따라 규돈(소고기), 가쯔돈(돈까스), 텐동(오뎅).... 등으로 여러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바쁜 도시인들이 번거롭지 않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인기를 끄는 메뉴이다.
일본의 돈부리는 1862년 쇠고기전골과 유사한 규나베가 들어오면서 시작된 규동이 그 원조라고 하며, 우리나라의 덮밥은 그 형식이 돈부리와 비슷하지만 밥 위에 올라가는 반찬요리는 일본의 것과 다르게 발달하는데 오징어, 불고기, 제육, 낙지 등의 볶음류 요리가 주를 이룬다. 또한 중국식 메뉴인 잡채, 양송이버섯, 마파두부 등의 요리도 덮밥의 소재로 활용되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훌륭한 일품요리로 식당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먹는 방법도 접시 형태의 넓다란 그릇에 밥을 담은 뒤 덮밥의 반찬을 얹어 내면, 이 두 가지를 함께 섞어 비빔밥처럼 먹는다. 불고기덮밥이란 밥 위에 불고기를 얹은 것을 말하는 것임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불고기가 덮밥의 형태를 띄면서 전국 각지 간이 음식점이나 분식집의 단골 메뉴가 된 것은 불고기의 일상화 내지는 대중화 덕분이기도 하다. 이는 원래 불고기란 요리가 혼자서는 먹기가 애매한 음식이었다는 불고기 요리의 성격에 파격적인 변화가 왔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고기 자체가 귀했던 옛날에 고기란 다 같이 음식을 먹는 잔치나 가족만의 특별한 날에 조리해서 나누어 먹을 수 있었다. 이런 전통은 현대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어느 고깃집을 가더라도 1인분은 주문할 수 없는 것이 상식이다. 삽겹살 1인분, 불고기 1인분이란 말은 고기를 먹고 더 추가해서 시킬 때나 쓰는 말이다. 공동체와 나눔의 음식 미학이란 한국적 전통은 특히 고기 요리에서는 예외 없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공동체와 집단의식이 상실되어 가는 현대 사회는 혼자서 식사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1인분 요리를 내놓고 있다. 예전에 밥 따로, 반찬 따로 차려내는 밥상에서는 밥과 국이야 개인용으로 차려져 있지만 반찬만큼은 다 같이 먹을 수 있도록 함께 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물론 대갓집 잔치에서는 손님 개인이 외상을 받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런 공동체 문화는 덮밥이 주류가 된 현대의 단품 요리 문화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바쁘기 때문에, 또는 여럿이 가더라도 각자 입맛에 맞는 요리를 고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덮밥은 항상 인기가 있다. 이 중에서도 불고기만큼 덮밥으로 개발해서 성공한 것이 있을까. 불고기덮밥은 불고기란 두 사람 이상이 되어야만 먹을 수 있다는 통념을 깨고 나온 것이다. 불고기를 혼자 먹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은 대단한 발상이다. 한국처럼 여럿이 나누어 먹는 문화가 지배한 사회에서는 분명 이는 아이디어의 발상에 속한다.
혼자서도 불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더구나 불고기란 밖에서 먹을 때는 제대로 간판을 단 고깃집이 아니면 불가능했으니 언제 어디서도, 동네 분식집이나 간이식당에서도 불고기를 간편하게, 그것도 시간에 쫒기는 바쁜 생활 중에서도 밥 위에 얹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불고기덮밥이 지닌 미덕일 것이다.

에너지(kcal)447.0탄수화물 (g)76.5지방 (g)   8.1단백질 (g)15.1비타민비타민 A (μg RE)137.6비타민 C (㎎)9.0비타민 B1(㎎)0.18비타민 B2(㎎)0.18나이아신 (㎎)4.60무기질칼슘(㎎)37.8인 (㎎)159.3나트륨(㎎)651.2칼륨 (㎎)362.1철분(㎎)2.6쇠고기에는 수분 함량이 70-75% 정도 함유되어 있으며, 수분 함량이 쇠고기의 가공성, 보수성, 저장성, 맛, 색 등에 관여한다. 쇠고기의 단백질 함량은 약 20% 정도로 함유되어 있으며, 트립토판, 메티오닌은 함량은 다소 적으나, 라이신 등 염기성 아미노산이 풍부한 완전 단백질이다. 쇠고기의 무기질은 세포액의 염류농도를 유지하고 효소의 작용에 기여하는 등 생체 구성이나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고기의 보수성이나 지질의 산패 등에 영향을 미치므로 매우 중요하다. 불고기의 양념인 파, 마늘 등도 영양적으로 우수하다. 부재료로 첨가되는 표고버섯에는 양질의 섬유질이 많아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억제하면서 체내의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불고기를 먹을 때 상추나 깻잎으로 쌈을 먹으면 영양학적으로 좋다. 특히 깻잎에는 비타민 A, C가 풍부하고 참기름과 같은 식물성 기름과 함께 할 때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침착하는 것을 예방해 줄 수 있다.

⑥ 비빔밥

비빔밥은 흰밥에 고기볶음·나물·튀각 등의 여러 가지 반찬을 섞어 비벼 먹도록 만든 보편적인 일품요리로 골동반(骨董飯)이라고도 하였고, 궁중에서는 비빔이라고 하였다.
비빔밥은 1800년대 말엽의 <시의전서 是議全書>에 비로소 등장한다. 여기에는 “밥을 정히 짓고 고기는 재워 볶고 간납은 부쳐 썬다. 각색 남새를 볶아 놓고 좋은 다시마로 튀각을 튀겨서 부숴 놓는다. 밥에 모든 재료를 다 섞고 깨소금·기름을 많이 넣어 비벼서 그릇에 담는다. 위에는 잡탕거리처럼 계란을 부쳐서 골패 짝 만큼씩 썰어 얹는다. 완자는 고기를 곱게 다져 잘 재워 구슬만큼씩 빚은 다음 밀가루를 약간 묻혀 계란을 씌워 부쳐 얹는다. 비빔밥 상에 장국은 잡탕국으로 해서 쓴다.”고 쓰여 있다.
문헌상으로 비빔밥이란 말은 1800년대 말엽에야 나타나지만 비빔 형태의 음식을 먹게 된 유래를 생각해 보면 그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비빔밥을 먹게 된 유래는 오래된 우리의 제사 풍습에서 찾아진다. 예로부터 행해져 온 산신제·동제 등은 마을을 벗어난 특정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마을 단위의 행사였기 때문에 필요한 식기들을 모두 갖추는 것이 불가능했을 뿐 아니라 신인공식(神人共食)의 전통에 따라 제물을 음복하는 것이 관례였다, 따라서 그릇 하나에 제사상에 올려 진 여러 가지 음식들을 고루 담아 먹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이는 일반 제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지금도 제사를 지내는 집에서는 자시에 음복례를 지내고 젯메와 제상에 올린 적·숙채·간납 등을 넣고 밥을 비벼서 나누어 먹는 풍속이 있다.
또한 섣달 그믐날에는 부엌 찬간에 반찬이 남아 있는 상태로 한해를 넘기지 않는 것이 관례여서 남은 밥에 반찬을 모두 넣고 비벼서 밤참으로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다. 새해를 새마음으로 정갈하게 맞이하기 위해 여러 가지 새로운 음식을 장만하면서, 묵은 해의 남은 나물과 밥을 한데 비벼 먹은 것에서부터 비빔밥의 유래를 찾기도 한다. 비빔밥의 자연발생적 형태는 시골의 농번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농사철이면 아낙네들이 들밥을 이고 나가는데, 이때 밥을 큰 그릇 하나에 담고 나물들도 바가지에 듬뿍 담아 자그마한 빈 바가지들과 함께 내가면 각자 작은 바가지에 자신이 먹을 만큼의 밥을 푸고 각종 나물을 필요한 만큼 얹어 고추장을 넣어 비벼먹는다.
비빔밥을 만들 때에는 흰 쌀밥이 적합하며 너무 뜨겁거나 차게 식어 굳어진 밥이 아니라 김이 올라오지 않는 정도의 적당히 식혀진 밥이 좋다. 찬물(饌物)에는 정해진 격식이 없지만 고기로는 쇠고기 볶은 것, 닭고기 삶아 무친 것, 쇠고기 육회 등을 쓰고, 나물은 반드시 삶아서 무친 것, 데쳐서 볶은 것, 소금에 절였다 볶은 것 등 익혀서 만든 것이라야 한다. 고기는 육회를 사용하는 것이 맛이 좋으나 꺼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볶아 쓰기도 한다. 또 계란으로 지단을 부쳐서 고명으로 위에 얹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빔밥은 계절에 따라 사용되는 재료를 달리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각각의 재료는 이미 밑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들어가는 재료가 많은 경우 비빌 때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볶은 고추장을 딴 그릇에 담아 곁들여 놓아 식성에 따라 매운맛을 가감하게 한다. 볶은 고추장은 약고추장이라고도 하며, 자반에 곁들이는 것은 되직하게 만들지만 비빔밥에 쓸 것은 물을 조금 풀어서 짜지 않게 볶아야 한다. 참기름도 비비는 사람이 취향에 따라 넣을 수 있도록 따로 담아놓는다.
<시의전서>보다 앞서 출간된 <동국세시기>(1849경)에서는 중국 강남(양자강) 사람들이 즐기던 반유반(盤遊飯)이란 음식이 나오는데, 이 음식은 젓, 포, 회, 구운 고기를 넣은 밥으로 밥의 골동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것은 야외 등고(登高) 놀이에 필요한 음식을 번잡하지 않도록 먹고, 운반하기 좋은 형태로 고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료의 구성이 육류로만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각종 나물이 주재료인 우리나라의 비빔밥과는 엄밀히 구별된다. 또한 중국의 <자학집요>에는 어육 등 여러 가지를 미리 쌀 속에 넣어 찐 것으로 골동반을 설명하고 있어 밥 위에 각기 조리된 재료를 넣고 비벼 먹도록 되어있는 우리의 비빔밥과는 다른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즉 한데 섞어 만든 일품요리라는 유사성을 두고 선비들이 우리의 비빔밥을 골동반으로 불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골동반은 돌솥영양밥과 유사성이 더 큰 것으로 생각된다.
문헌으로 전해지는 비빔밥의 원형은 <시의전서>에서 처음 확인할 수 있고, 이후 조리서에서는 교반이나 부빔 또는 븨빔이라는 명칭으로 자주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비빔밥이라는 음식의 형태는 훨씬 오래전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본다. 제사와 같은 의례문화에서 탄생된 헛제사밥이나 정월보름이나 섣달그믐 등의 세시풍속에서 비롯된 비빔밥, 부엌에서 밥을 먹던 우리나라 여성들의 식사습속이나 노동문화, 사찰문화 등에서 비롯된 비빔밥 등 다양한 갈래로부터 전래되었을 가능성도 높다.
조선후기까지 전국에 소문난 3대 유명 비빔밥은 평양, 해주, 진주비빔밥이었다. 그중 근대 잡지인 <별건곤 1929 12.1일자>에는 <珍品·名品·天下名食 八道名食物禮讚, 진품명품천하명식 팔도명식물례찬>이라는 제목으로 진주비빔밥에 관한 기사가 있다. 이 글에서 전주의 명물은 탁백이국이라고 불리는 콩나물국밥을, 비빔밥 명물지는 진주를 꼽은 것으로 보아 지금과 같이 전주가 비빔밥의 고장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훨씬 후대의 일이라 판단된다.
전국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는 비빔밥은 각 지역마다 나름대로의 특색을 지니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이 유명하다. 진주에서는 비빔밥을 헛제삿밥이라고 하며 밤중에 음식을 파는 집을 헛제삿집이라고 한다. 이러한 명칭은 밤참을 먹는 것이 마치 제례 후에 음복을 하고 종부가 비벼주는 밥을 먹는 형태와 같다는 의미에서 붙은 것이다

○ 전주비빔밥 - 전주지방의 향토음식으로 콩나물비빔밥이라고도 한다. 전주비빔밥의 역사와 유래는 확실하지 않으나, 비빔밥의 유래에 관한 여러 가지 설중에서 궁중음식에서 비롯되어 이후 서민에게까지 확대되었다는 설이 가장 타당한 것 같다. 전주비빔밥의 재료는 30여 가지나 된다. 많이 쓰이는 것을 주재료,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부재료로 하여 구분하면 주재료는 쌀·콩나물·황포묵·고추장·쇠고기육회(또는 쇠고기볶음)·접장·참기름·달걀 등이며, 부재료로는 깨소금·마늘·후추·시금치·고사리·송이버섯·표고버섯·숙주나물·무생채·애호박볶음·오이채·당근채·파·쑥갓·상추·부추·호도·은행·밤채·실백·김 등이 사용된다. 이 중 특히 전주비빔밥의 풍미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은 콩나물·황포묵·고추장·쇠고기육회(또는 쇠고기볶음)·접장·참기름이다.
전주비빔밥은 밥을 짓는 방식부터가 차별화되어 있다. 먼저 양지머리를 푹 끓여 만든 육수를 식혀 굳은 기름은 걷어버린다. 이 육수에 쌀을 넣고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서 더울 때에 참기름으로 비벼 놓는다. 콩나물은 삶아 무쳐놓고 숙주·시금치·고사리 등은 데치거나 삶아 참기름과 간장으로 볶아 무친다. 황포묵은 채를 썰어 양념장으로 무치고 쇠고기는 육회로 무치거나 양념하여 볶는다.
원래는 부엌에서 여러 가지 나물과 고추장·육회·깨소금·참기름으로 맛있게 비비고 황포묵을 얹어 내는 형태였으나 요즘은 밥을 그릇에 푼 다음 그 위에 여러 가지 나물을 화사하게 얹고 고추장·육회·황포묵·달걀을 얹어 내어 먹는 사람이 직접 비벼서 먹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전주비빔밥에는 반드시 콩나물국이 따로 놓이는 것이 특징이며 황포묵이 사용된다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황포묵은 녹두녹말로 만든 청포묵에 치잣물을 들여 만든 노란색의 묵이다. 묵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수질인데 철분과 염분이 없는 좋은 물이어야 녹두전분이 잘 가라앉아 제대로 된 묵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전주 오목대 부근의 지하수가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예로부터 전주 황포묵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지켜왔다.
전주비빔밥이 전국적으로 지명도를 얻게 된 것은 외식마케팅의 효과라는 의견이 있다. 故 이병철회장이 1960년대 전주를 방문했을 때 ‘중앙회관’이라는 식당에서 처음 비빔밥을 맛보고 맛에 반해 신세계백화점 음식코너에 전주비빔밥집 개업을 권유하면서 서울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 진주비빔밥 - 진주지방의 향토음식이다. 경상도에서 기제사를 모실 때에 반드시 마련하는 제물에는 제음(祭飮)·제탕(祭湯)·숙채·적·생과 등이 있다. 그리고 3·5·7가지로 수효를 맞추어 장만하는 관습이 있다. 제사를 지낼 때는 일가친척이 모두 모여서 지내고 제사를 지낸 뒤에는 제상에 올린 젯메를 큰 그릇에 쏟고 각색 나물을 넣고 비벼서 한 대접씩 담고 제탕을 한 탕기씩 떠서 먹는 음복례를 행한다. 제삿밥을 마련하는 것은 종가댁 종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자 의무 중 하나였으며 이 전통은 비빔밥의 유래에 관한 가장 확실한 근거를 제공한다.
진주비빔밥의 특징은 손가락 사이에 뽀얀 물이 나오도록 나물을 힘주어 오래 무치는 방식과 보탕국을 얹는 것에 있다. 보탕국은 바지락을 곱게 다져서 참기름으로 볶다가 물을 붓고 자작하게 끓인 것이다. 콩나물은 꼬리만 따서 참기름·소금·육수를 넣고 볶아내어 까부라지게 주무른다. 숙주와 쑥갓은 데쳐내어 참기름·마늘·간장으로 주물러 무친다. 무는 곱게 채썰어 간장을 넣고 붉은 빛이 나게 볶는다. 고사리는 다듬어 참기름·간장·파로 양념하여 볶아낸다. 쏙대기(돌김)는 잠깐 구워 뜯어서 간장에 물을 타서 깨소금·참기름·설탕으로 무친다. 이렇게 무쳐낸 나물들을 큰 그릇에 모아 담고 가운데 국물이 괴도록 한다. 쇠고기는 채 썰어 깨소금·마늘·설탕·참기름으로 양념하여 육회를 만들고 청포묵은 채 썬다.
놋대접에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을 담고 나물을 골고루 얹은 후 보탕국을 한 수저 떠 얹는다. 청포묵과 육회도 올려놓고 ‘엿꼬장’도 한 수저 얹는다. 국은 양지머리·허파·양을 넣고 무르게 고아 만든다. 이때 무를 통으로 넣고 토란대 불린 것, 고사리 줄거리도 같이 넣고 끓인다. 콩나물은 삶아 국물은 국에 합하고 건더기는 고춧가루·참기름·간장으로 무쳐서 국에 넣는다. 선지는 맹물에 삶아 완전히 익으면 뚝뚝 잘라 국에 넣는다. 익은 무는 건져내어 나박나박 썰어 다시 국에 넣고 파를 송송 썰어 넣은 후 간을 맞춘다.
진주비빔밥의 특징은 비빔밥에 따르는 국이 서울의 해장국과 같이 건더기가 많고 재료가 다양한 점이라 하겠다. 또, 쇠고기육회를 쓰는 점과 ‘엿꼬장’이라는 특별하게 만든 고추장을 쓰는 점 등도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진주에서는 30∼40년 전에 이러한 비빔밥에 헛제삿밥이라는 별호를 붙여 밤중에 음식점에서 팔았다. 출출한 사람이 밤참을 먹는 시각이 제삿집에서 비빔밥을 먹는 시각과 같다고 하여 붙은 별칭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고 한다. <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하 민백으로 표기>

晋州비빔밥 <飛鳳山人>
맛나고 갑 헐한 晋州비빔밥은 서울비빔밥과 갓치 큰 고기졈을 그냥 노흔 것과 콩나물발이 셋치나 되는 것을 넝쿨지게 노흔 것과는 도져히 비길 수 업슴니다. 하-얀 쌀밥 우에 色을 조화식혀서 날늘듯한 새파란 채소 엽헤는 고사리나물 또 엽헤는 노르스름한 슉쥬나물 이러한 방법으로 가지각색 나물을 둘녀노흔 다음에 고기를 잘게 닉여 끄린 장국을 붓어 비비기에 젹당할만큼 그우에는 유리됴각갓흔 黃쳥표 서느 사슬을 노흔 다음 엽헤 육회를 곱게 썰어놋코 입맛이 깩금한 고초장을 조곰 언슴니다. 여긔에 니러나는 향취는 사람의 코를 찌를 뿐 안이라 보기에 먹음직함니다. 갑도 단돈 10錢. 상하게급을 물논하고 쉽게 배곱흠을 면할 수 잇는 것임니다. 이럿케 소담하고 비위에 맛는 비빔밥으로 길녀진 晋州의 젊은이들은 미술의 재질이 만흔 것임니다. 또한 義氣의 烈烈한 졍신을 길너주는 것임니다

북한의 평양과학백과종합출판사에서 펴낸 [조선민속의 전통]에 의하면 해주비빔밥은 해주의 별식으로 해주교반이라 하며 반드시 수양산 고사리와 황해도 지방에서 나는 김을 구워 부스러뜨려 섞는 것이 특징이라 하였다. 

이처럼 비빔밥은 하얀 쌀밥위에 다양한 색채의 나물들 한가운데 얹힌 계란노른자가 어우러져 마치 식탁에 잘 가꾸어진 작은 화원을 옮겨놓은 듯 아름다워 진주에서는 화반(꽃밥)이라 불리기도 한다. 외형만 아름다울 뿐 아니라 육류와 각종 나물들의 진미가 뒤섞여 특별하고 고유한 맛을 만들어내며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칼로리는 낮은 음식이어서 계층과 지역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비빔밥은 단품 요리 중에서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 첫손으로 꼽는 대표 음식이다.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잭슨과 패리스 힐튼, 니콜라스 케이지도 비빔밥의 맛에 매료되었었고 헐리우드 스타들의 살빼기 노하우를 공개하는 TV프로그램에서 기네스 펠트로는 날씬한 몸매의 비결을 한국의 비빔밥 때문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항공기의 기내식으로도 선정되어 이제는 시공을 초월하여 사랑받는 비빔밥은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혹자는 한국의 문화의 특성을 ‘비빔’에서 찾는다. 여러 가지 재료를 한데 모아 뒤섞는 것은 다양한 개성을 지닌 개체들을 하나로 모으는 조화와 융합의 정신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비빔밥 문화론은 정치, 사회, 예술 등 전 분야에 걸쳐 비빔밥의 메타화를 만들어내었다. 한 정당의 원내대표는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국민통합의 비빔밥 정치를 실행하겠다’는 논평을 내놓았고 백남준을 인터뷰한 최일남 작가는 기사 제목을 ‘백남준의 비빔밥 예술론’이라 붙인 바 있는데 백남준 스스로도 생전에 ‘비빔밥의 정신과 대전엑스포’란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대로 옮겨보면 “대전엑스포 현장을 거닐면서 절로 생각나는 것은 우리의 비빔밥 문화이다. 즉, 정보량이 폭주하는 현대전자문명에서의 명쾌한 해답이 혼합매체(Mix Media) 정신”이라는 것이다.” 어느 대학의 총장 취임식에서는 참석인 모두가 나누어먹을 수 있는 거대한 비빔밥을 만들어 다 함께 주걱을 들고 비비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으니 비빔밥은 이제 언어적 비유의 차원을 넘어 상징적 예술 행위 자체가 된 듯하다.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비빔밥을 낼 정도로 국가와 지역, 재료, 조리방법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비빔밥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만들 수 있는 국민요리가 되었다.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여자들은 왜 실연당하거나 화가 날 때 비빔밥을 먹을까요”라는 질문이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답글의 종류 또한 비빔밥만큼이나 다양했다. 중요한 것은 비빔밥이 건강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심리치료에도 특효라는 사실이다. 드라마나 소설을 보면 누군가와 싸우고는 분이 풀리지 않을 때,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가 쌓여있을 때,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무기력할 때, 특히 실연당한 후 한참을 울고 나서는 일종의 치유 의식처럼 냉장고에 남아 있는 모든 반찬들을 한꺼번에 큼직한 그릇에 쓸어 담고 밥과 고추장 한 술을 얹어 마구 비벼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밥 국 반찬 등 속을 갖추어 밥상을 “차린다”는 일상의 질서와 통념을 깨뜨리는 쾌감을 선사하는 일종의 반항 행위인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뒤섞어 마구 비빈다는 행위에서 스트레스는 날아가고 젓가락으로 한 가지씩 집어 먹는 밥상의 기본 예의를 무시하며 고추장을 넣어 빨개진 비빔밥을 한 수저 그득 크게 담아 한 번에 입속으로 넣는 순간 응어리진 마음이 풀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속에서 나는 불을 매운 맛으로 끄는 이열치열의 비빔밥의 특별한 효능은 ‘상처받은 영혼의 치유’에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비빔밥 예찬이다.
에너지(kcal)561.4탄수화물 (g)91.0지방 (g)   12.0단백질 (g)22.4비타민비타민 A μg RE198.3비타민 C (㎎)42.2비타민 B1(㎎)0.2비타민 B2(㎎)0.45나이아신 (㎎)2.33무기질칼슘(㎎)144.4인 (㎎)226.6나트륨(㎎)346.3칼륨 (㎎)1019.9철분(㎎)6.3비빔밥은 다양한 식품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영양소를 함유한 식품들을 한 가지씩 섭취하기에는 여러 가지 번거로움이 있겠지만 한꺼번에 비벼서 먹는다는 발상은 영양뿐만 아니라 간편함까지 제공한다.
다양한 색상의 비빔밥은 시각적으로 식욕을 촉진시킨다. 빨강, 초록, 노랑의 형형색색 고명들이 한국의 오방색 색채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 여러 재료들을 참기름과 함께 비빌 때 나물과 소스들이 어우러지면서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켜줄 수 있어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또한 가공식품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그대로의 식재료를 이용하는 친환경 음식이다. 비빔밥은 영양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채감을 즐길 수 있는 훌륭한 한 끼 식사로서 제공될 수 있으며 다양한 계절 나물들의 섭취를 통해 건강 기능성이 향상된 현대인의 웰빙 건강식으로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나물은 계절에 따라 재료를 변화있게 하여 만드는데, 되도록 색채의 배합이 좋도록 맞추어 고르게 되며 영양소의 배합 또한 좋다. 비빔밥 재료로 채소류와 버섯 등을 이용할 때는 생재료 그대로 이용하지 않고, 간단하게 조리하거나 양념하여 조리한 나물로 비빔밥에 이용하게 되는데, 이렇게 나물로 만들어 비빔밥에 이용할 경우 항산화 활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비빔밥을 김밥 및 햄버거와 비교했을 때 비빔밥의 항산화성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비빔밥은 혈당지수가 낮아 비만, 당뇨병은 물론 심장병, 뇌졸중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데, 한 끼 식사로 한 그릇의 비빔밥이면 그 포만감도 충분한데 비빔밥 한 그릇의 평균 열량은 약 580㎉로 볶음밥(730㎉), 잡채밥(650㎉), 돈가스정식(980㎉), 햄버거스테이크(890㎉)보다 낮다.

⑦ 산채비빔밥

산채비빔밥은 진채식과 오신채로 비빔밥을 해먹던 것과 가장 형태가 유사한 것인데 스님들이 산사에서 생활하며 산나물을 이용해 밥을 먹었던 데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
진채식이란 고사리·호박고지·오이고지·가지고지·시래기 등 햇볕에 말린 갖은 나물을 물에 잘 우려서 삶아 무친 음식이다. 조선시대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서도 “박나물·버섯 등의 말린것과 대두황권(大頭黃卷:콩나물순을 말린 것)·순무·무 등을 묵혀둔다. 이것을 진채(陳菜: 묵은나물)라 한다. 이것들을 반드시 이날 나물로 무쳐 먹는다. 대체로 외 꼭지·가지고지·시래기 등도 모두 버리지 않고 말려두었다가 삶아서 먹는다. 이것들을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며 대보름날 묵은 나물을 먹는 풍속을 설명하였다.
지역에 따라서는 묵은 나물을 9가지 이상 만들어 먹으면 한 해 동안 탈 없이 지나게 된다는 속신도 있다. 묵은 나물은 봄철에 미리 산에 나는 산나물을 뜯어다 말려 갈무리를 해두었다가 쓰는데 주로 취·개암취·까막취·산미역취 등과 같은 취나물 종류와 굴싸리·오야지·삿갓나물·고추나물 등이 이용된다. 또 가지나 오이, 호박과 같은 채소를 말린 것, 시래기 등도 많이 쓰이고 있다. 묵은 나물은 아니지만 콩나물·숙주나물·무나물도 아홉 가지 나물에 속하기도 한다.
오신반은 움파〔葱芽〕·산갓·당귀싹〔辛甘草〕·미나리싹·무싹 등 시고 매운 다섯 가지 생채음식을 일컫는 것으로 입춘 절식의 하나이다. 오신반은 <동국세시기 東國歲時記> 입춘일에 경기도 산골지방에서 움파·산갓·당귀싹 등을 진상하였다는 기록이나, <규곤시의방 閨壼是議方>에 겨울에 움에서 당귀·산갓·파 등을 길러 먹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조선시대에 이미 정착된 절식으로 추측된다. 오신반 만드는 법은 이 다섯 가지 재료를 살짝 데치거나 날것으로 겨자즙에 무치는 것이다. 이렇게 무친 음식은 일종의 겨자채로서 산갓은 데쳐서 초장에 무쳐먹기도 하였고, 당귀싹은 꿀에 찍어먹기도 하였다. 〈농가월령가 農家月令歌〉 정월령에 “엄파와 미나리를 무엄에 곁들이면 보기에 신신하여 오신채를 부러하랴.”고 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오신반은 일부 상류층에서 먹었던 음식이며, 일반 가정에서는 쌉쌀하거나 신맛이 나는 산나물을 먹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오신반은 계곡이나 산야의 눈 속에서 자란 새싹을 이용한 것으로, 겨울을 지내는 동안 신선한 채소가 귀하였던 예전의 실정을 생각할 때 뜻있는 절식이었다. <민백>
산채비빔밥은 돌솥비빔밥과 함께 여러모로 한국 음식의 특별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산이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예로부터 산나물이 자연스럽게 대중화되어 온 한국음식 중에서 산채비빔밥은 그 특성과 맛을 지닌 고유한 음식이다. 산채비빔밥은 주재료에서 동물성이 배제된 천연 야생 나물들로 만든다는 점에서 요즘의 웰빙 트렌드와 코드가 일치하며 불교문화를 기반으로 한 사찰음식과도 맥을 같이한다. 일반인들은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야생의 산나물과 들나물이 식탁에 올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감탄을 넘어 경외감마저 느끼게 되는 것이다. 정비석의 ‘산정무한’ 식의 비유를 빌려온다면 칠보화반이라는 명칭처럼 잘 차려진 전통비빔밥이 곱게 단장한 새색시처럼 현란한 색채의 조화로 우리 마음을 끈다면 산채비빔밥은 담백하고 세파에 오염되지 않은 소박한, 그러나 내면의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염집 처녀의 미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산채비빔밥은 땅에서 나는 온갖 식물들을 재료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상식을 뛰어 넘는 음식으로 손꼽힌다. 지천에 널린 망초, 곰밤부리, 나락나물, 쑥부쟁이, 냉이,꽃들이 식탁의 요리 재료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마저 불러일으키는 가장 원천적인 건강식이자 담백하고 오묘한 맛을 자랑한다. 산채로 만든 비빔밥은 채식주의자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요리가 되며 절에서 스님들이 공양으로 내놓는 사찰 음식이기도 하다.
한국은 특히 산지가 전체의 70%를 차지해 산에서 공해 없이 자생하는 수많은 식물들이 있다. 온갖 산나물을 밥 위에 얹어 고추장에 비벼먹는 산채비빔밥은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과 미식가들을 산중의 비빔밥 전문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들나물과 달리 산에서 자생하는 산나물들은 각각 특유의 맛과 향을 지니고 있어 산사를 찾는 관광객들의 별미로 꼽힌다. 또한 내장산에는 두릅, 고비 취, 삽조, 삿갓나물, 죽대, 돌나물, 개미 취, 엉겅퀴 등의 산나물 외에도 고들빼기, 씀바귀, 냉이, 달래 등의 들나물 들이 많이 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산채비빔밥을 쉽게 맛볼 수 있다.
산채가 주재료가 된 음식의 정수로는 단연 사찰음식을 꼽을 수 있다. 절에서 밥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그 맛의 담백함과 깔끔함을 잊지 못한다. 맛에 둔한 사람도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았음을 알 수 있고 그 은은함을 잊을 수 없게 된다.
사찰음식의 맛을 잊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또한 음식과 재료 하나하나에 깃들인 만든 이의 정성이다. 일찍이 절에서는 음식 만드는 일을 수행의 하나로 생각했다. 음식을 만드는 일에서 음식을 먹는 일까지, 도를 닦는 마음으로 행하도록 가르치고 배워왔다. 사찰 음식은 선식(禪食), 즉 정신을 맑게 하는 음식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사찰 음식은 맛의 측면에서도 음식의 맛, 기쁨의 맛, 기의 맛 이 세 가지를 충족시켜 준다. 음식의 맛이란 식품 그 자체가 주는 맛이고, 기쁨의 맛이란 음식으로 인해 마음이 기뻐지는 것으로서, 그 기쁨으로 음식이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마지막 기의 맛이란 바로 수행으로 얻을 수 있는 맛이다. 사찰음식은 이 세 가지, 즉 음식의 맛, 기쁨의 맛, 기의 맛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기의 맛을 갖는 사찰음식은 정적인 음식이다. 정적인 음식을 먹으면 밖으로 표출되는 힘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면이 충실해진다. 음식이 육체의 건강을 넘어 정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과 함께 현대인은 점점 더 자연과 가까운 인공재배를 넘어선 자연산 음식을 찾고 있다. 사찰음식이 민간에게 알려지고 산채비빔밥을 찾아 식도락 여행을 떠나는 요즘 세상이다. 그러나 사찰음식을 만들고 섭취하는 그 구도자의 자세를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심정이 된다.

너지(kcal)487.9탄수화물 (g)82.4지방 (g)   15.1단백질 (g)5.6비타민비타민 A μg RE66.9비타민 C (㎎)19.8비타민 B1(㎎)0.21비타민 B2(㎎)0.32나이아신 (㎎)3.6무기질칼슘(㎎)95.8인 (㎎)266.8나트륨(㎎)530.7칼륨 (㎎)571.0철분(㎎)4.6산채비빔밥에 이용되는 산채로는 참나물, 금죽, 취나물, 싸리대, 참딱주, 달래, 씀바귀, 돌나물, 참비름, 산마늘, 모시대, 원추리, 머위 등 수십 종에 이른다. 산에 자생하는 산채는 그 맛과 향기가 독특할 뿐만 아니라 생존 환경의 영향으로 재배식물에 비해 항균, 항암, 항염, 면역,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피토케미컬이 풍부하여 다양한 생리활성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산채비빔밥의 대표적인 곰취는 취나물로 향이 뛰어나 산간에선 귀한 나물에 속한다. 칼륨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나물이나 쌈으로 먹고 제철에 말려 두었다가 겨울에도 이용할 수 있으며, 비타민A가 941IU로 배추(91IU)에 비해 10배나 더 들어 있다. 특히 베타카로틴이나 폴리페놀 화합물과 같은 미량원소들이 풍부해 발암물질의 활성을 60~80% 억제한다. 수리취는 전국 산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로 단백질 3.9%, 당질 13%, 무기물 중에는 칼슘이 46%를 차지해 시금치의 수십 배나 되며, 각종 아미노산도 함유하고 있다. 최근 수리취에서도 암발생 억제 기능을 찾아내 항암식품의 대열에 들었다. 참취는 '복(福)쌈'으로도 불리우는데, 비타민 A는 3백54μg, B1, B2, 칼륨, 인 등이 들어 있고,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것을 막는 항돌연변이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진통, 해독, 타박상에도 두루 쓰인다. 두릅은 벤조피렌이나 트립토판 열분해물과 같은 발암물질의 억제력이 90%나 되고, 돌미나리, 민들레, 달래, 참취, 질경이 등에서도 강력한 암 억제 활성이 나타났다. 산채는 암 발생을 예방도 하지만 이미 발생한 암의 성장을 막는 기능도 있다. 항암효과는 쇠비름, 참취뿌리 등 대부분 산채류의 공통적인 현상으로, 대표적인 나물음식인 산채 비빔밥은 복합 항암제로서 현대인의 최고의 건강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⑧ 쌈밥

쌈밤은 푸성귀에 밥과 양념장을 얹어 싸서 먹는 음식이다. 재료의 향기, 씹는 맛, 혀에 닿는 촉감 등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 고려말 궁녀나 시녀로 원나라에 끌려간 수많은 우리나라의 여성들은 궁중의 뜰에 상추를 심어 밥을 싸 먹으며 실향의 슬픔을 달랬으며, 이를 먹어본 몽고사람들에까지 인기가 높았다는 고사와 같이 예로부터 뿌리내린 우리의 독특한 음식문화라 할 수 있다.
조선말에 이르면 쌈은 다시 기복의 상징성이 부여되어 절식으로 정착되고 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대보름날 나물 잎에 밥을 싸서 먹는데 이것을 복쌈이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쌈이란 무엇을 싼다는 뜻이 있으므로, 복을 싸서 먹었으면 하는 소박한 기원이 담긴 대보름의 절식이라 할 수 있다. 쌈으로 쓰는 나물은 상추·콩잎·취나물·호박잎·배추속대 등이 있으며, 미역잎·김 따위도 쓰인다. 나물은 날로 쓰는 것과 데쳐서 쓰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시의전서>에 수록된 상추쌈·곰취쌈은 나물을 그대로 쓴 것이고, <고사십이집 攷事十二集>에 기록된 곰취쌈·깻잎쌈은 잎을 삶거나 찐 것이다. 이 밖에 우설쌈·알조개쌈·알쌈·고기쌈·돼지고기쌈과 같이 우설이나 제육·해삼 등을 달걀에 싸서 익힌 음식에도 쌈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한다.
쌈은 먹을 수 있는 채소라면 뭐로든 쌀 수 있어서 계절에 따라 어떤 쌈이든 만들 수 있다. 쌈을 싸는 채소로는 일반적으로 상추, 쑥갓, 깻잎, 배춧잎을 들 수 있는데 취, 미나리 잎, 머윗잎, 산 씀바귀, 고춧잎, 소루쟁이(또는 소리쟁이)잎, 아주까리 잎, 콩잎, 우엉 잎 등 잎이 넓은 채소들은 모두 쌈 재료가 될 수 있다. 채소뿐 아니라 김, 미역, 다시마도 훌륭한 쌈 재료이다. 밥을 먹을 때에도 잘 익은 넓은 김치 잎사귀를 밥 위에 얹어 젓가락으로 둥글게 싸서 먹는다. 유래를 통해서 보듯 김밥 역시 쌈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싸는 재료만이 아니라 무엇을 싸서 먹는가도 역시 무궁무진하다. 채소 위에 올라갈 수 있는 모든 식재료는 다 싸서 먹는 것이다. 제육만이 아니라 불고기를 먹을 때도 쌈잎이 곁들여 나오고 생선회에도 쌈을 쌀 수 있는 채소들이 옆에 놓인다. 쌈잎을 제공하지 않는 삼겹살집은 없다.
쌀밥, 보리밥, 오곡밥, 삼겹살, 등심, 생선, 멍게, 전복, 문어, 오징어, 젓갈, 강된장, 생마늘 등 싸서 먹을 수 있는 모든 먹을거리는 다 싸서 먹는 한국인. 이 특별한 한국인의 쌈 문화는 식탁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모든 행위에서 드러난다. 이를 두고 혹자는 한국인을 쌈 마니아라고 부른다.
무엇이든 싸기 좋아하는 이러한 한국인의 문화를 일컬어 ‘보자기 문화’ 또는 ‘보쌈 문화’라고 한다. 보쌈 문화의 구체적인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패물의 보관에서부터 가방처럼 사용한 책 보따리, 보부상의 봇짐과 이삿짐의 이불보따리, 심지어는 사람마저 둘둘 마는 멍석말이나 과부보쌈까지, 비단 밥이나 고기 같은 먹을거리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무엇이든 보자기로 싸기 좋아하는 민족이 바로 한국인이다.
이러한 보따리 또는 보쌈 문화는 먹을거리나 일상의 물건들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었다. 제우스의 쌍둥이 아들들이 왕녀를 약탈하던 신화시대부터 많은 민족에게서 보여 지는 약탈혼의 일종인 과부 보쌈을 보면 사람까지도 보자기에 싼다는 발상을 볼 수 있다. 이 경우에 보쌈 문화의 의례적인 측면을 적용한다면 여타의 다른 민족과 달리 여자를 ‘그래도 무엇인가에 싸서’ 데려온다는 점에서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음식 문화에서 쌈밥은 예의나 체면을 차릴 필요가 없는 음식이다. 비빔밥처럼 재료나 먹는 사람의 사정, 취향에 따라서 얼마든지 융통성 있는 변주가 허락되는 음식이 쌈이니, 쌈밥은 만드는 방법이 아닌 '먹는 방법' 때문에 붙여짐 이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무엇이든 싸고 보는 보자기 문화의 대한민국에는 음식에서도 없는 쌈이 없다. 고기쌈, 가지잎쌈, 깻잎쌈, 다시마쌈, 머윗잎쌈, 미나리쌈, 미역쌈, 배추쌈, 배추속대쌈, 시금치쌈, 쑥갓쌈, 아욱쌈, 알쌈, 얼간쌈, 전복쌈, 참죽쌈, 통김치쌈. 취쌈. 북한에는 ‘닭알 쌈밥’이란 것도 있다고 한다. 계란덮밥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고 보면 쌈밥만이 아니라 간편한 단품 요리인 요즘 유행하는 온갖 덮밥 종류의 기원 역시 우리만의 독특한 보따리 문화에서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흰 밥을 조각보처럼 아름답게 뒤덮은 비빔밥 역시 보자기 문화의 일면을 드러낸다고 하겠다.

에너지(kcal)398.7탄수화물 (g)87.7지방 (g)   0.6단백질 (g)7.9비타민비타민 A μg RE182.5비타민 C (㎎)9.5비타민 B1(㎎)0.15비타민 B2(㎎)0.07나이아신 (㎎)1.77무기질칼슘(㎎)43.6인 (㎎)93.04나트륨(㎎)4.7칼륨 (㎎)233.2철분(㎎)251.0현대 과학으로 해석해 볼 때 쌈은 제철에 나는 각종 채소를 생으로 먹기 때문에 조리에 의한 영양분의 손실이 없고, 비타민 A, C, 철분, 칼슘 등과 같이 성인병 예방에 좋은 성분들을 한번에 섭취할 수 있다. 쌈이라는 음식은 맛과 영양이 어우러진 종합 영양식으로 기능성이 매우 뛰어나다.
쌈재료에 부추와 다시마를 배합하여 함께 섭취하면 좋다. 다시마는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 A 등을 고루 함유하고 있다. 특히 칼슘과 칼륨의 함량이 높다. 칼슘은 성장기 어린이에게 아주 유용한 영양성분이다. 또한 다시마에는 갑상선호르몬의 주성분인 요오드가 풍부하다. 갑상선호르몬은 인체내 대사 활동을 왕성하게 하여 에너지를 발산시켜 준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저항력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으며,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피부가 거칠어지는 등 노화 증상이 나타난다. 다시마와 된장, 현미밥을 섭취하게 되면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음식으로 산성체질을 개선하며, 배변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혈압을 조절할 수 있는 라이신이 들어있어 생활 습관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다시마의 끈끈한 점액물질인 알긴산과 식이 섬유소는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여 배변활동을 원활히 하고 다이어트는 물론 대장암 예방 효과도 있다. 또한 부추를 함께 먹으면 된장의 짠맛을 줄여주며, 비타민도 함께 보충할 수 있어서 좋다. 쌈밥 만들기 좋은 채소는 아욱, 청경채, 비트잎, 봄동, 양배추, 꽃상추가 대표적이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는 나른한 봄철에 챙겨먹으면 입맛을 돌게 하고 피로를 풀어준다. 꽃상추에는 진정작용을 하는 락투세린과 락투신 성분이 풍부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쌉쌀한 상추를 먹으면 잠이 오는데, 이는 상추속에 들어있는 락투칼리움이 수면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락투칼리움 성분은 불면증, 황달, 빈혈 등에 효과가 좋으며 몸이 붓고, 소변이 잘 안 나올 때, 뼈마디가 쑤시고 혈액이 탁해졌을 때 효과를 발휘한다. 맛이 입맛을 개운하게 만들어 밥과 함께 고기에 싸서 먹으면 맛과 풍미가 더해진다. 과거에는 주로 상추, 배추, 쑥갓, 호박잎 등의 채소에 한정되었던 반면 최근에는 다양한 서양 채소류도 쌈의 재료로 인기를 끌고 있다.

⑨ 영양돌솥밥

영양돌솥밥은 돌솥에다 밤, 은행, 잣, 표고버섯, 콩, 채소 등 신선한 재료를 넣고 즉석에서 조리한 것으로 영양적으로도 훌륭한 균형을 갖추고 있다. 다 먹고 나서도 물을 부어 누룽지를 먹을 수 있는 옛 선인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음식이다. 영양돌솥밥은 옛 궁중에서 귀한 손님을 접대하기 위한 음식이라는 설도 있고 조선시대 때 궁중에서 귀한 손님이 법주사로 불공을 드리러 왔을 때 이들을 대접하기 위하여 사찰에서 구하기 쉬운 음식 재료를 돌솥에 담아 바로 밥을 지은 데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또한 이조 숙종 때 가장 뛰어난 곱돌산지인 전북 장수의 최씨 문중에서 왕실에 진상품으로 올려 사용하게 되면서부터 만들어지게 되었다고도 한다.
궁중의 소주방이나 수라간에서 밥 짓는 법은 보통 민가에서 짓는 법과는 달랐다. 큰 무쇠솥에 한꺼번에 밥을 하지 않고 왕과 왕비의 밥을 작은 곱돌솥에 참숯으로 따로 지었다. 큰 놋화로에 참숯을 피워놓고, 넓적하고 긴 쇠 두개를 걸쳐 곱돌솥을 놓고 밥물을 먼저 끓인다. 수라는 관례적으로 흰밥과 팥밥 두 그릇을 올렸으므로 두 화로에 두 가지 수라를 따로 안쳤다. 분량은 두 그릇의 수라기에 담을 분량인 쌀 4홉씩이었다.
물이 끓으면 쌀을 넣고 휘저어서 온도를 고르게 해놓고 숯불을 조절하면서 밥을 짓는다. 곱돌솥은 두꺼워서 열의 변화가 심하지 않고, 뚜껑이 무거워서 밥물도 넘기지 않아 좋다. 팥밥은 붉은팥을 터지지 않게 삶아서 그 물을 밥물로 삼아 짓는다. 밥에 팥물이 들어서 발그스레한 고운 빛이 되므로 이를 홍반이라고도 하였다. 온갖 곡물과 견과류로 만든 이 영양밥은 돌솥에 지어야 그 진가가 살아난다고 볼 수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이 전체의 3분의 2를 헤아린다지만 우리처럼 밥을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민족은 없다. 밥은 짓는 솥과 방법에 따라 그 맛이 확연히 달라진다. 예전에는 신분에 따라서도 밥의 종류뿐만 아니라 밥 짓는 방법과 도구가 달랐다. 일반 서민들은 주로 큼직한 무쇠솥에 쌀과 보리, 조 등을 섞어 안치고 콩과 감자 등을 얹기도 했는데 솔가지와 장작을 지펴 뜸을 푹 들여 짓는 구수한 밥 냄새는 울타리를 넘어가 온 동네에 퍼지게 마련이었다. 지금도 어르신들은 요즘의 가스불로 지은 밥과 누룽지를 사라지게 만든 압력솥밥이 아닌 가마솥밥의 향수에 젖는다.
이런 가마솥 향수가 심리적 차원을 넘어 이제는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것임이 밝혀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과학기술사 연구실이 대구시 달성군 농가에서 아직 사용되고 있는 무쇠솥 10개를 뽑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무작위로 4백 명을 선발하여 맛을 평가해본 결과 무쇠솥밥, 돌솥밥, 압력솥밥, 전기밥솥, 냄비솥밥의 순으로 맛의 차이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밥맛을 좋게 하는 무쇠솥의 비밀은 솥과 뚜껑의 무게비율이 3대 1이라는 데서 찾아진다. 이 비율은 솥의 내부 압력과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여 가장 맛있는 밥을 짓게 만든다고 한다. 솥바닥에 숨은 비밀도 과학적으로 분석해냈는데 가마솥은 솥 바닥의 열이 직접 닿는 부분이 제일 두꺼웠고, 가장자리로 올라가면서 점점 얇아지는 구조로 되어 있어 솥바닥이 가장자리보다 두 배 정도 두꺼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불에 가까울수록 솥이 두껍고 멀수록 얇아짐에 따라 솥 안의 쌀에 온도가 일정하게 전달되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수분 함량 비율이 높으면서 층별 밥알의 형태도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또한 무쇠솥 밥은 솥에서 철분 성분이 우러나와 빈혈을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극에서 보듯 전통 부엌의 주인공은 무쇠 솥이었는데 이는 궁궐의 수랏간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려지는 밥은 1인용 옥돌 솥에 쌀밥과 팥밥을 따로 안치고, 은은한 향의 소나무 숯불에 서서히 뜸을 들여 입 안에 녹는 듯 부드러운 맛을 내며 우리 밥의 최고의 경지를 가늠하는 것이었다. 또한 특별한 행사나 절기,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 경우에는 일반 돌솥밥이 아닌 온갖 견과류와 식재료를 넣은 영양 돌솥밥을 지어 바쳤다.
이처럼 임금님의 수라에서 유래했다는 돌솥밥은 최근 들어 짓는 방법이 더욱 다양해져 옛날 임금님도 상상하지 못했을 별미밥들이 선보이고 있다. 쌀만 해도 찹쌀과 멥쌀은 물론 흑미 등을 함께 넣는 경우가 많고 인삼과 밤, 대추, 은행, 해바라기씨, 잣 등은 물론 새우와 굴 등 해물을 얹기도 한다. 밥물도 약수와 미리 뽑아놓은 콩물이나 육수를 부어 별미 겸 영양식의 효능까지 갖춰내고 있다. 국민 모두를 강타한 경제 위기 때에도 그래서인지 이름난 돌솥밥집들은 IMF의 한파를 크게 타지 않았다고 하니 영양돌솥밥의 위력과 인기는 놀랄만하다.
요즘은 밥 잘하는 여자가 아니라 돌솥밥을 잘하는 여자를 원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변덕스럽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아파트 시세에 불안해진 투자자들은 단독주택이 돌솥이라면 아파트는 냄비라는 표현도 쓰고 있다. 쉽게 분개하고는 심수봉의 노랫말처럼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한국인을 비하하여 냄비 근성이라는 자조적 표현을 사용하지만 소위 조국의 근대화가 전 국민을 숨가쁘게 몰아붙이던 몇 십 년 전에는 ‘은근과 끈기’가 우리 민족의 성정으로 알려져 왔었다. 언제부터인가 돌솥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서 비유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조만간 우리는 돌솥밥처럼 맛깔 나는 본래의 한국인의 모습을 되찾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에너지(kcal)353.0탄수화물 (g)77.2지방 (g)   0.8단백질 (g)7.7비타민비타민 A μg RE3.2비타민 C (㎎)6.6비타민 B1(㎎)0.20비타민 B2(㎎)0.14나이아신 (㎎)2.5무기질칼슘(㎎)17.5인 (㎎)115.8나트륨(㎎)4.3칼륨 (㎎)397.5철분(㎎)1.9
영양돌솥밥은 우리가 먹는 밥에다 여러 가지 영양이 좋은 밤, 대추, 은행, 잣과 같은 견과류를 넣어 영양가 있게 지은 밥이다.
밤 한 톨에도 영양이 꽉차있어 어린이 건강식이나 환자 회복식에도 적절한 재료가 된다. 또한 폴리페놀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미용, 감기예방 등 면역활성 등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또한 견과류 중 비타민 C가 유일하게 들어 있다.
대추는 비타민 B, C 와 칼슘, 철분이 풍부하다. 강정, 보양 효과가 뛰어나 예부터 한방재료에 많이 이용되어 왔다. 대추에는 사포닌 성분이 있는데, 피부각질 내피층에 습윤능력을 보강하고, 탄력성을 주고, 모세혈관을 확장하여 피부미용에도 좋은 식품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말 그대로 밥에는 부족한 무기질, 필수 지방산, 비타민을 보충해 주어 영양가 있는 밥이 될 수 있다. 이 영양돌솥밥 한가지만으로도 영양적으로 충분하다고 할 정도이다. 게다가 견과류들의 고소한 맛까지 있어서 보양식으로서도 가치가 있는 음식이다.

⑩ 오징어덮밥

예의를 중시하던 우리 민족에게는 덮밥이란 개념 자체가 옛날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밥은 밥대로, 반찬은 반찬대로 따로 차려 제 모양을 각기 내던 것이 우리의 상차림이었다. 덮밥의 출현은 어느 누구의 의견을 들어보아도 중국이나 일본에 근원을 둔 것으로 식사시간이 짧게 한정되어 있는 현대 사회생활 때문이다. 예전에는 반찬이었던 음식을 번거롭게 밥과 국 등 구색을 갖추어 차려내는 전통적 방식이란 차리고 내오는 것도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먹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밥 위에 뭔가를 얹는다는 요리는 구색과 의미와 정성을 갖춘 비빔밥과 같은 음식이 아닌 다음에야 차라리 불경스러운 행위이기도 했다. 그 귀한 밥 위에 감히 무엇을 마구 얹어 내는 것이 옛사람들 눈에는 상차림의 예의가 부족한 멋대로의 방식으로 보였을 것이다. 밥을 먹을 때도 수저 놀림 따로, 젓가락 놀림 따로가 식탁 위의 예절이었다. 밥을 감히 젓가락으로 먹는다는 것은 소중한 밥을 ‘께적거리는’, ‘예의범절을 배우지 못한’, ‘일본인이나 하는 배워먹지 못한’ 행위였지만 이제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예의범절은 시간을 다투는 현대 사회의 가치관 앞에 무너져버린 것 같다. 밥과 국, 반찬 등 속을 따로 차려내는 것은 고급 한정식 요릿집이나 백반 전문 한식집이 아니면 찾아보기가 힘든 것이 요즘 세상이다.
아무튼 현대의 덮밥문화는 이제는 트렌드가 되어버려 분식집의 주 메뉴로 등장한다. 수많은 덮밥 요리 중 가장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바로 오징어덮밥이다. 오징어는 한국인의 간식으로 꼽힐 만큼 그 쓰임새나 조리법이 다양하다. 동물성 단백질의 훌륭한 공급원이면서도 일반 육고기와 달리 기름기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고단백, 저지방 다이어트 식품으로까지 꼽히고 있으니 오징어덮밥이 인기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더구나 분식집에서 밀가루 음식이 아닌 “밥”으로 든든하게 한 끼를 채우려 할 때, 제육 덮밥류는 기름진 고기 맛에 남성들이 즐겨 찾지만 여성들은 오징어덮밥을 찾게 된다. 두부나 콩의 식물성 단백질이 아닌 동물성 단백질로 든든하게 포만감을 느끼면서도 살찔 염려가 없는 사랑스러운 음식이기 때문이다.

에너지(kcal)443.0탄수화물 (g)76.7지방 (g)   4.9단백질 (g)21.7비타민비타민 A μg RE255.3비타민 C (㎎)33.4비타민 B1(㎎)0.18비타민 B2(㎎)0.16나이아신 (㎎)4.3무기질칼슘(㎎)50.0인 (㎎)289.9나트륨(㎎)694.1칼륨 (㎎)662.1철분(㎎)2.0오징어의 주성분은 단백질로 쇠고기와 같은 육류 단백질에 비하여 약 3배 이상이나 열량은 100g 당 95 kcal로 낮은 편이다. 쫄깃한 오징어의 육질은 미오신이라는 성분 함량이 낮기 때문이다.
오징어의 단백질에는 라이신, 트레오닌, 트립토판 같은 아미노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주식인 곡류에 부족한 영양소를 보완할 수 있으며, 또한 인산이 많아 산성식품인 오징어를 알칼리성 채소와 함께 볶아 덮밥을 하면 아주 좋은 궁합을 이룰 수 있다. 오징어를 덮밥으로 만들어 먹는다면, 주식인 곡류에 부족한 영양소를 보완할 수 있으며, 또한 인산이 많아 산성식품인 오징어를 알칼리성 채소와 함께 볶아 아주 좋은 궁합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오징어는 아미노산 중 타우린이 다른 어류에 비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혈액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기능이 있어 동맥경화증이나 혈관계질환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 B12가 함유되어 있어 여성의 빈혈이나 갱년기에도 효과가 있다.
오징어와 양배추를 배합하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오징어는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이며, 양배추에는 식이섬유소가 많기 때문이다. 오징어덮밥에 양파, 당근, 파 같은 여러 가지 채소를 배합하면 더 좋다. 오징어의 칼슘보다 인산 함량이 많은 강한 산성 식품이므로 알칼리성인 채소를 곁들이면 중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⑪ 콩나물국밥

콩나물은 예로부터 두아(豆芽) 또는 두아채(豆芽菜)로 불려왔듯이 콩을 발아시킨 식품이다. 콩나물은 고려 고종 때 저술된 <향약구급방 鄕藥救急方>에 대두황(大豆黃)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콩나물은 콩을 싹트게 하여 햇볕에 말린 것으로, 이것을 식품으로 사용할 때는 말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였을 것이나 구체적인 조리법은 알 수 없다. 조선시대의 조리서인 <시의방 是議方>에는 콩나물을 볶는 요리법이 기록되어 있을 뿐이며, <임원경제지 林園經濟志>에는 콩나물을 황두아(黃豆芽)라고 일컫고 있다.
콩나물국은 콩나물을 주재료로 하여 끓인 국으로 콩나물에 관한 기록은 고려시대부터 나오고 있고, 조선시대에도 나물로 무쳐먹거나 구황식품으로 이용하였다는 기록이 보이지만, 콩나물국에 관한 기록은 조선시대 후기 문헌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구체적인 조리법은 1910년대 이후부터 나타나고 있으며, 현재 일반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널리 먹고 있는 음식이다.
숙취 해소에 탁월한 콩나물국은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국 요리이다. 별다른 육수 없이 콩나물과 대파, 다진 마늘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어 초보주부나 싱글족도 밥상에 자주 올리는 메뉴인데 콩나물은 워낙 서민적인 식재료라 달걀국과 함께 가장 적은 돈으로 만들 수 있는 국이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는 콩나물·된장·두부에 명태나 북어를 넣고 끓인 콩나물국이, 콩으로 만든 세 가지가 들어갔다고 하여 삼태탕(三太湯)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어 있다. 겨울철 채소가 부족할 때 많이 먹던 음식으로, 콩나물에 비타민 C가 들어 있어 겨울철에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하는 좋은 음식이었다.
비타민 C는 열에 의한 손실률이 높으므로, 국을 끓일 때에는 20분 이내에 조리하여야 손실이 적다. 특히 전주지방의 콩나물이 유명하며, 콩나물국에 밥을 만 콩나물국밥은 전주의 향토음식으로 유명하다. 맛이 담백하고 국물이 시원하기 때문에 술을 마신 다음날 아침 해장음식으로 널리 애용된다.<민백>
콩나물해장국하면 전주가 유명한데 이는 전주지방의 물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多佳亭人 平壤의 어븍장국 서울의 설넝탕이 명물이라면 全州名物은 탁백이국일 것이다. 명물이라고 하면 무슨 특이한 珍味인 것갓기도 하지만 실상 그러치는 안코 어븍장국국이나 설넝탕과 맛치 한가지로 上下貴賤이 업시 누구나 먹고, 갑시 헐하고, 한데다가 맛이 구수하며 술속이 잘 풀니니 이만하면 어븍장ㅅ국이나 설넝탕과 억개를 견줄만한 명물의 자격이 충분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어븍장국이나 설넝탕보담도 나은 편이 업지안타. 그것은 어븍장국은 고기로 끄리고 설넝탕도 소고기로 끄리는만큼 원료가 다 그만한 맛을 갓추어가지고 잇겟지만 탁백이국은 원료가 단지 콩나물일 뿐이다. 콩나물을 솟헤 너코 (시래기도 죠곰 넛키도한다) 그대로 푹푹 살머서 마눌 양넘이나 죠콤 넛는 둥 마는 둥 간장은 설넝탕과 한가지로 大禁物이요 소곰을 쳐서 휘휘 둘너 노흐면 그만이다. 元來 달은 채소도 그러하겟지만 콩나물이라는 것은 가진 양념을 만히 너어 맛잇는 장을 쳐서 잘 만들어 노아야만 입맛이 나는 법인데 全州콩나물국인 탁백이국만 은 그러치가 안타.
단지 재료라는 것은 콩나물과 소곰뿐니다. 이것은 분명 全州콩나물 그것이 달은 곳 것과 품질이 달은 관게이겟는데, 그러타고 全州콩나물은 류산암모니아를 쥬어서 길으은 것도 아니요 역시 달은 곳과 가치 물로 길을 따름이다. 다가치 물로 길으는데 맛이 그려케 달으다면 결국 全州의 물이 죠타고 하지 아니할 수가 업다. 그런 것은 엇잿든 그처럼 맨콩나물을 푹신 살머서 소곰을 쳐가지고 휘휘 내져어 노흔 것이 그와가치 맛이 잇다면 신통하기가 짝이 업는 것이다. 이 신통한 콩나물국을 먹는 법이 또한 운치가 잇다. 아츰 식젼에 그러치 아니하면 子正후에 일즉 일어나서 쌀쌀한 찬 기운에 목을 웅숭커리고 탁백이집을 차져간다. 탁백이집이라는 것은 서울가트면 선술집이다. 구수-한 냄새와 푸군히 더운 김이 쏘다저 나오는 목노 안에 들어서 개다리상가튼 걸상에 걸어안져 틉틉한 탁백이 한잔을 벌컥벌컥 드리켜고는 탁백이국 그놈 한주발에 밥한술을 노아 훌훌 마시는 맛은 산해의 진미와도 박굴 수 업시 구수하고 속이 후련하다. 더구나 그안날밤에 한잔 톡톡히 먹고 속이 몹시 쓰린 판에는 이 탁백이국외에는 더 덥허 먹을 것이 업다. 그런대 그것이 기가 맥히게 헐해서 탁백이 한잔 국 한주발, 밥 한뎅이 三點을 합해서 一金五錢也라다. 全州가 특별히 음식이 헐키는 하지만 탁백이국은 특별 중 특별이다. 물론 階級을 초월한 것은 설넝탕이상이다. 이만하면 모든 것이 평범한 全羅道의 것으로는 꽤 제법이라 하겟다. 끝으로 全州에는 土疾이 몹시 심한데 콩나물국을 먹음으로써 그것을 예방한다는 것을 소개한다. (全州名物 탁백이국<多佳亭人 > ……  별건곤 1929 12.1일자에는 <珍品·名品·天下名食 八道名食物禮讚, 진품명품천하명식 팔도명식물례찬> 中에서)

콩나물의 전통적인 재래 방법은 어두운 색의 천을 씌운 질시루에 재를 넣고 물에 불린 콩을 넣어 일정시간마다 물을 갈아주면서 키운다. 콩나물은 주로 국을 끓이거나 끓는 물에 데쳐서 양념에 무쳐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위에서 보는 것처럼 국밥으로 만들면 훌륭한 한 끼 식사도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최초 재배 시기는 삼국시대 말이나 고려 초기로 추정한다. 935년 고려 태조가 나라를 세울 때 태광태사 배현경이 식량 부족으로 허덕이던 군사들에게 콩을 냇물에 담가 싹을 틔워 먹인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서양 사람들은 콩나물을 먹지 않는 경향이 있다. 콩나물 대신 녹두 싹인 숙주나물을 먹는 정도이다. 동양에서도 숙주나물을 먹는 나라는 많지만 콩나물을 먹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고려 태종 때 문헌인 <향약구급방>에 보면 “대두를 싹 틔워 햇볕에 말린 것을 약으로 썼다.”는 내용이 나온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어린아이가 백일기침을 하면 꿀에 콩나물을 넣어 콩나물이 즙이 될 때까지 햇볕에 두었다가 그 물을 마시도록 했다고 한다. 콩나물을 식용으로도 약용으로도 썼던 것이다.
콩나물에는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이 비교적 많고 비타민 B1, B2, C 등의 함량도 높다. 콩 자체에는 들어있지 않은 비타민 C는 콩이 발아해 콩나물이 생성될 때 생겨나는데 콩나물 한 접시에는 하루 필요량의 반이나 되는 비타민 C가 들어 있다. 콩나물에는 이외에도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산이 있어 알코올 분해를 돕는다.
그래서 숙취 예방 및 제거에 효과가 있다. 해장국의 재료로 콩나물이 이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려 고종 때의 의서 <향약구급방>에는 콩을 싹틔워 햇볕에 말린 "대두황"이 약으로 이용되었다는 콩나물에 관한 첫 기록이 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술을 먹은 다음날에는 콩나물해장국을 먹었으며 감기에 걸려도 콩나물국을 먹었다. 콩나물에 들어있는 아스파라긴이 독성이 강한 알코올의 대사산화물을 제거함으로써 숙취에 좋다는 사실이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분명하게 밝혀짐으로써 옛 부터 감기와 숙취에 콩나물을 먹던 습관이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것임이 사실로 증명된 것이다.
지금 콩나물이 기능성 식품으로 국제식품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치, 불고기 등과 함께 콩나물 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콩나물에 관한 연구가 속속 이루어지면서 이제는 콩나물에는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도 발표되었다. 게다가 콩나물은 머리를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콩나물은 뇌세포에 산소공급을 활발히 하는 성분이 들어있고 젊은 뇌로 유지시켜 주는 역할과 뇌에 영양공급을 증대시켜 주는 작용을 하여 뇌의 기능을 향상시켜준다.
과학적 연구가 이루어지기 이전, 예로부터 콩나물은 우리 몸에 많은 유익을 주는 식품으로 인정받아 온 것은 참으로 흥미 있는 일이다. 조선시대에는 콩나물을 '물 되주는 방법' 즉 준 물을 다시 주는 방법으로 길러 말린 다음에 "대두황건"이라 하여 청심환의 원료로 중국에 수출까지 하는 매우 귀중한 약재로 여겨져 왔으며 또한 지금까지도 청심환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동의보감에 "콩나물은 온몸이 무겁고 저리거나 근육과 뼈가 아플 때 치료되고 제반 염증소견을 억제하고 수분대사를 촉진하며 위의 울열을 제거하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대의학에서도 콩나물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식물성스테롤, 올리고당, 섬유소, 아스파트산 등 여러 가지 영양소와 콩에 없는 비타민 C도 들어있어 콩나물이 칼슘과 비타민으로 구성된 "놀라운 효능을 지닌 식품"임을 확인하고 있다. 콩나물은 면역성과 영양성분이 가장 이상적인 초유에 비교될 정도로 생체 건강식품이다.
주로 맑은 장국으로 만들지만 지방에 따라 각 가정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어 먹는다. 만드는 법은 양념한 쇠고기를 넣은 장국이 끓을 때, 콩나물·파를 넣고 끓여서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쇠고기를 넣지 않고 소금으로 간을 하여 담백하게 먹을 수도 있고, 된장을 풀어 토장국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콩나물국을 잘 끓이려면 우선 좋은 콩나물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콩 비린내가 나지 않게 콩나물이 익기 전에 뚜껑을 열지 않는 것만 주의하면 콩나물국 완성된다. 콩나물국 만들기에 자신이 붙었다면 콩나물국밥에 도전해 볼 수 있다. 멸치국에 삶은 콩나물을 넣고 끓이면 콩나물국을 만들 수 있다. 이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고춧가루와 송송 썬 파를 넣으면 맛있는 콩나물국밥이 된다.

에너지(kcal)445.2탄수화물 (g)91.9지방 (g)   2.5단백질 (g)14.4비타민비타민 A μg RE228.6비타민 C (㎎)21.22비타민 B1(㎎)0.23비타민 B2(㎎)0.20나이아신 (㎎)3.49무기질칼슘(㎎)82.6인 (㎎)188.5나트륨(㎎)1154.6칼륨 (㎎)610.4철분(㎎)3.0콩나물국밥은 이제는 대표적인 한식당 메뉴가 되었다. 콩나물 국밥을 전문으로 하는  체인점들이 생겨나고 높은 인기를 누린다. 우리네의 간단한 메뉴가 세계적인 한식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도 한다.
콩나물은 <동의보감>에 독이 없고 맛이 달며 오장과 위의 맺힘을 풀어 준다고 기록되어 해장국으로서의 효과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몸에 있는 열을 제거하고 수분대사를 원활히 해주어서 체내의 알코올 등을 땀으로 배설시켜 주는 작용 때문이다.
숙취에 좋은 아스파라긴산은 잔뿌리에 특히 많다. 숙취해소뿐 아니라 감기에도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콩나물은 콩에는 없는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나 몸살, 알콜성 제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2) 죽

① 잣죽

잣을 갈아서 쌀앙금이나 쌀가루와 함께 끓인 죽. 특별히 맛있고 보양성(補養性)이 큰 죽으로서 소화가 잘 되고 좋은 향과 보드라운 맛이 첨가된 고급의 음식이다.
잣죽에 관한 기록은 <시의전서> 및 <산림경제> 등의 조선시대 문헌에 등장하나 언제부터 잣죽을 끓여 먹었는지는 알 수 없다. 잣과 쌀을 3:1 내지 2:1의 비율로 한다.
고소하고 풍부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며, 영양가가 높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다. 잣은 값이 비싸고 구하기 힘든 열매여서 잣죽은 환자나 노인을 위한 보양식이나 손님 아침접대 등으로 제공한다. 조선시대의 각 가정은 대가족제도 아래 노인을 모시고 살았으므로 노인에게 이른 아침의 조반으로 잣죽을 드리는 경우가 많았고 병후에 회복음식으로도 많이 쓰였다. 궁중에서는 식전에 보약(탕약)을 올리지 않는 날에는 각종 죽을 올렸는데, 그 중에서도 잣죽을 가장 좋은 죽으로 쳤다.
백자(柏子), 송자(松子), 매송자(梅松子)라고도 불리는 잣나무 열매인 잣은 상고시대부터 우리나라의 토산명물의 하나였으며, 신라시대에는 중국에 내왕하는 사람 편에 실백을 가져다 파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고혈압, 중풍 등 성인병을 예방하고, 잣은 하루에 몇 알씩만 먹어도 피를 깨끗하게 하는 정혈작용과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 잣은 성분의 64%가 지방으로 되어 있는데 이 질 좋은 식물성 기름은 피를 맑게 하고, 혈압을 내려주면서 우리 몸의 힘을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도 뇌세포 구성인 필수 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
선방 스님들이 용맹정진 즉 안거 중 일주일 동안 잠을 자지 않으면서 정진할 때 반드시 잣죽을 먹는다. 동치미 물김치와 함께 잣죽을 내놓는데 잣죽을 먹으면 기운이 나고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게 해주기 때문이다.
정월 대보름 전날 잣을 실에 꿰어 불을 붙이는 풍습이 있는데 열두 달 내내 잣 불처럼 신수대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였다. 잣은 한국산이 특히 유명하여 한국 잣을 해송자라고도 부른다. 옛 의학서적에는 “잣을 백일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300일을 먹으면 하루에 500리를 걸을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
만드는 법은 먼저 쌀을 물에 담가 불린 다음 곱게 갈아서 앙금이 가라앉게끔 정치시키고, 잣은 물을 조금씩 주면서 곱게 갈아서 앙금을 가라앉힌다. 쌀 간 것과 잣 간 것의 윗물을 함께 모아 한소끔 끓인 뒤 먼저 쌀앙금을 넣고 중간 불에 끓여 쌀 녹말이 충분하게 호화되게 한 다음 잣 앙금을 넣고 고르게 섞으면서 중간 불에서 끓인다. 잣의 향이 풍기면 주걱으로 떠올렸을 때 걸쭉하게 흐르는 정도로 농도를 조절한다. 먹을 때 소금으로 간을 하거나, 또는 꿀로 달게 하고 소금을 약간 가미한다.

에너지(kcal)269.0탄수화물 (g)36.4지방 (g)   11.8단백질 (g)5.5비타민비타민 A (μg RE)0.0비타민 C (㎎)0.0비타민 B1(㎎)0.14비타민 B2(㎎)0.04나이아신 (㎎)1.2무기질칼슘(㎎)9.8인 (㎎)125.4나트륨(㎎)337.6칼륨 (㎎)147.6철분(㎎)1.6잣 100g에서 약 670kcal의 열량이 나오는 고칼로리 식품으로 기운이 없을 때나 입맛을 잃었을 때 좋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잣은 지질 함량이 약 64%로 가장 많으며, 단백질 함량도 15%, 철, 칼륨, 비타민 B1, B2, E가 풍부하다. 잣에는 비타민 B가 풍부하며 호두나 땅콩에 비해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빈혈의 치료와 예방에도 좋으나 인이 많고 칼슘이 적은 산성식품으로 해초, 우유 등 칼슘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잣이 지니고 있는 성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양강장제의 역할을 하는 우수한 지방 성분으로서 잣에 함유된 지방은 올레인산과 리놀산, 리놀레인산 등 불포화 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 불포화 지방산은 피부를 아름답게 하고 혈압을 내리게 할 뿐만 아니라 스테미너를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물성 지방과는 달리 오히려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의 양을 줄이므로 동맥경화증은 물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으며 백미가 잣죽에 들어감으로써 소화가 잘되지 않는 노인들의 소화 작용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② 전복죽

생전복을 곤 국물에 쌀을 넣고 끓인 죽이다. 전복은 패류 중에서 가장 맛이 좋고 귀하다 해서 '패류의 황제'로 일컬어진다.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이 강장제로 애용했다는 얘기가 전해질 정도다. 워낙 귀하다보니 예로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바쳐졌다. 값도 엄청 비싸 웬만한 사람들은 쉽게 맛보기 힘들었던 귀하신 몸이 바로 전복이다. 옛날 진시황이 불로장생에 좋다하여 널리 구한 것 중의 하나가 제주도의 전복이다.
전복은 그 맛이나 영양에서 다른 해산물을 압도한다. 특히 단백질과 비타민 외에 칼슘, 인 등 무기질도 풍부해 영양만점의 건강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피부미용, 자양강장, 산후조리, 허약체질 등에도 효능이 뛰어나 약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한방에서는 당뇨나 고혈압 치료에 이용되기도 한다. 전복은 미역과 다시마 등 해초를 뜯어 먹고 산다고 한다. 그러니까 완도 전복은 그냥 사람이 먹어도 훌륭한 미역과 다시마 등 '바다의 채소'를 먹고 생명력을 쌓아온 셈이다. 중간크기의 전복 5개에 쌀 1컵 정도의 비례로 한다.
전복이 많이 생산되는 제주도의 향토음식으로, 보양음식·별미음식으로 크게 애용된다. 전복죽은 흰 쌀과 전복으로 만든 한국 요리이다. 전복으로 죽을 끓이면 뽀얀 국물과 재료가 어우러져 고소하고 진한 특유의 향과 함께 입에 감기는 기막힌 맛이 난다. 전복은 여름철에 가장 맛이 좋으며 조개류 중에서는 가장 귀하고 비싸게 여겨진다. 이 요리는 전복이 풍부한 제주도의 특산품이다. 전복죽은 맛뿐 아니라 아픈 환자나 노인에게 영양가가 높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여겨진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장(腸)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가 먹어도 좋다'라고 전복을 소개하고 있다.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제대로인 날전복 즉 그냥 회로 먹는 것도 그만이다. 전복구이도 별미다. 전복을 껍데기 채 굽거나 데치면 살은 살짝 오그라들면서 훨씬 보드라워진다. 특히 전복 내장은 전복의 향을 진하게 품고 있는데다 영양도 풍부한, 전복 맛의 '하이라이트'다. 이 때문에 전복을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은 다들 이 내장을 탐한다고들 한다. '가웃'이라고도 부르는 내장은 수컷이 초록색, 암컷은 노란색이다. 전복죽을 끓일 때 이 내장 부분이 들어가야 초록빛 '바다 색깔'이 살아난다. 젓갈로도 만들어 귀한 손님에게만 내놓기도 한다.  이밖에도 소주를 담은 주전자에 생전복을 통째로 넣어 한참을 우려내는 초록빛 전복주도 기가 막히다. 하지만 전복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역시 전복죽이다. '워낙 귀하다보니 잘게 썰어 죽이라도 쑤어야 여럿이 맛볼 수 있어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설도 있다.
만드는 법은, 먼저 전복을 얇게 저며 물을 붓고 한소끔 끓인 다음, 불을 줄여 국물이 크게 졸지 않으면서 전복의 맛이 충분히 우러나게 곤다. 맛이 우러났을 때 물에 담가 불린 쌀을 넣고 끓인다. 또 한 방법으로는 전복을 얇게 저며 간장으로 약간 간을 하고 마늘을 다져 조금만 가미한 다음,  맑은 장국처럼 끓여 여기에다 쌀을 넣고 끓인다.

에너지(kcal)249.0탄수화물 (g)39.9지방 (g)   6.5단백질 (g)6.9비타민비타민 A (μg RE)1.8비타민 C (㎎)0.0비타민 B1(㎎)0.11비타민 B2(㎎)0.05나이아신 (㎎)1.2무기질칼슘(㎎)36.1인 (㎎)76.2나트륨(㎎)362.6칼륨 (㎎)88.3철분(㎎)1.3전복은 조개류 중에서도 요오드 함량과 수분함량이 많고 지방 함량이 적으며 비타민, 칼슘, 인 등의 무기질이 많고 체내흡수율이 높아서 옛날부터 산후 7일안에 산모의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전복을 고아 먹이면 효과를 보았다. 전복의 글루타민산은 뇌에 공급되는 두 가지 영양소 중 포도당과 지방대사에 도움을 준다. 또 아르기닌이라는 아미노산이 1,100mg, 다른 식품에 비해 월등히 풍부하고 단백질이 풍부하여 그것을 구성하는 글루탐산과 로이신, 알지닌 등의 아미노산이 다양하여 독특한 단맛을 낼뿐만 아니라 비타민도 풍부하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재료가 되며 갑상선 호르몬은 신체 기초대사를 촉진시키고 지방을 태워서 에너지를 생성시키는 것이다. 전복의 효능은 시신경의 피로회복에 뛰어난 효능이 있으며 요오드 함량이 높으며, 고혈압에도 좋은 식품이어서 자양강장 음식으로도 우수하다고 한다.

③ 호박죽

호박을 삶아 긁어낸 살에 찹쌀을 넣어 끓인 죽. 늙은 호박이나 애호박으로 죽을 끓이지만 주로 늙은 호박으로 많이 끓인다. 호박은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풀인 호박의 열매로 원산지는 페루의 안데스산록이다. 우리나라에는 임진왜란 이후에 들어왔는데, 처음에는 사찰에서 승려들이 많이 심어 먹었으므로 승소(僧蔬)라 부르기도 하였다.
호박은 조선 말기로 오면서 서민의 부식으로 자리를 굳혔고, 구황식품으로 한몫을 하기도 하였다.
호박죽에는 또 체내에 흡수되면 비타민 A로 변하는 카로틴이 많으므로, 비타민 A의 공급원으로도 매우 좋다. 한편, 애호박으로 끓일 때는 쇠고기를 채 썰어 양념하여 볶다가 불린 쌀을 넣고 끓인다. 쌀이 어느 정도 익으면 애호박을 썰어 넣고 다시 끓이다가, 호박이 파랗게 익었을 때에 맑은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호박죽은 푹 찐 호박 과육을 체에 내려 팥과 콩, 새알심과 함께 넣고 끓인 음식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죽인 호박죽의 달짝지근하면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맛과 곱디고운 색깔은 눈과 혀를 즐겁게 한다. 칼로리가 낮아서 다이어트에는 호박죽만한 게 없다고 하며 더욱이 호박의 비타민과 무기질은 노화를 방지하고 식이 섬유소는 오장을 깨끗하게 비워주며, 피부를 깨끗하게 가꾸는데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무엇보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또한 이뇨작용이 뛰어나 당뇨병 환자나 임산부의 부기를 내리는데도 큰 효과가 있다. 특히 비타민 A가 풍부한 늙은 호박은 찹쌀가루와 궁합이 잘 맞아 죽으로 섭취했을 때 가장 그 약효가 뛰어나다고 한다. 술을 마신 후나 찬 음식을 많이 섭취한 후 호박죽을 먹으면 호박에 든 아스파라긴산이 숙취를 풀어주고 각종 영양소가 몸에 에너지와 영양을 보충해준다. 동시에 찹쌀가루는 위와 비장을 따뜻하게 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을 발휘한다.
한정식집이나 일식집에서 호박죽을 빼놓지 않고 내놓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담장이나 텃밭에 호박을 키웠다. 호박은 열매와 잎, 순을 모두 식용하는데 호박고지, 호박김치, 호박떡, 호박무침, 호박범벅, 호박순지짐이, 호박잎쌈, 호박전, 호박죽, 호박찜 등 다양하게 이용되었다. 뜻밖의 횡재를 했을 때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왔다’는 표현은 다 그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중 특히 늙은 호박으로 만드는 호박죽은 겨울철의 비타민 공급원으로 예로부터 ‘동짓날 호박을 먹으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시골의 어느 집이나 한겨울에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어도 말린 시래기와 함께 장작이 쌓인 뒤꼍에 서너 개씩은 꼭 있는 것이 큼직하고 누런 늙은 호박이었다. 호박은 탐스럽고 푸짐하고 든든한 영양식 중의 영양식인 것이다. 
늙은 호박으로 호박죽을 만들 때는 먼저 호박을 깨끗이 씻어 냄비에 넣어 물을 잠길 정도로 붓고 삶는다. 호박이 푹 무르면 건져서 주걱으로 살을 긁어낸다.
이어 콩도 삶는데 풋콩일 경우는 그대로 삶고 마른 콩일 경우는 물에 불렸다가 삶는다. 콩이 거의 물렀으면 찹쌀을 넣어 끓인다. 찹쌀이 익으면 여기에 긁어 놓은 호박 살을 넣고 어우러지도록 다시 한번 끓인다. 호박죽은 맛이 부드럽고 당분이 많으므로, 회복기의 환자나 노인식으로 특히 좋다.
에너지(kcal)297.0탄수화물 (g)68.3지방 (g)   0.9단백질 (g)8.9비타민비타민 A (μg RE)24.5비타민 C (㎎)0.0비타민 B1(㎎)0.15비타민 B2(㎎)0.14나이아신 (㎎)2.3무기질칼슘(㎎)118.2인 (㎎)122.1나트륨(㎎)346.2칼륨 (㎎)1235.8철분(㎎)2.7호박은 베타카로틴과 칼륨, 섬유질, 비타민 C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이뇨작용을 하고 체내의 노폐물을 제거하게 되어 다이어트식으로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호박의 당분은 소화 흡수가 잘 되어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회복기의 환자에게 유익하기 때문에 죽으로 섭취 할 때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성분을 보다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으며,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에 도움을 주고,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호박의 팩틴성분은 비만인 사람의 다이어트에도 뛰어나며 당뇨나 산후부기 빼는 효과가 있어 산모에게 많이 애용된다. 그리고 한의학에서는 성인병, 변비, 설사, 기침, 감기, 냉증, 피부보호, 야맹증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④ 흑임자죽

깨와 쌀을 섞어서 끓인 죽. 향미가 독특하고 열량이 높으며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인데 보양음식으로 많이 쓰인다. 검은깨〔黑荏子〕를 쓰기 때문에 흑임자죽이라고도 한다. 흰깨도 쓸 수 있으나 검은깨를 원칙으로 한다.
자릿조반용으로 적합하고 병후 회복기의 보양음식으로 우수하며, 특별한 경우에는 간식용으로도 좋다. 요사이 검은깨가루·쌀가루 등이 상품으로 시판되고 있어서 이것을 섞어 물을 부어 끓일 수 있어 간편하다. 다만, 즉석에서 갈아 끓인 것이 보다 보드랍다. 신라의 화랑은 외모는 물론 집안의 배경까지 든든한 그 자체로 빛나는 꽃이었다. 화랑들은 그 자체로 빛이 나야 진정한 화랑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기에 몸과 마음에 모두 이로운 음식만 찾아먹었는데 그 으뜸이 흑임자죽, 즉 검은깨로 만든 죽이었다고 한다. 검은깨는 몸의 에너지대사를 조절하고 지방 운반을 도와주는 레시틴이 주성분으로 정신노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식품이다.
여기에 콜레스테롤이 몸 안에 쌓이지 않게 하므로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검은깨는 신장 기능을 강화시켜주는데 효과적이다. 검은깨는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 두뇌에도 좋고 칼슘, 철분, 비타민, 무기질도 풍부하여 간, 신장, 폐, 심장의 기능을 보호한다. 수술 환자의 회복 식으로 자주 찾는 것도 바로 검은깨 죽이다.
옛 어른들이 없이 살던 시절 하는 이야기 속에 반드시 등장하는 음식이 있다. 피죽이다. 옛날 가뭄이 심하여 벼농사를 망쳐 먹을 것이 없을 때 피 이삭을 훑어서 죽을 끓여 먹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힘이 없어 보이는 사람을 보면 피죽도 한 그릇 못 얻어 먹었나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피죽을 먹어본 경험을 가진 사람은 실제로 만나기 어렵고 피죽이란 말은 이제 가난과 굶주림에 대한 관습적 표현으로만 남아 있다.
반드시 피죽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죽이란 밥을 먹을 수 없는 가난한 자의 구황식 정도로 이해되고 있음이 사실이다. 약간의 곡물과 채소 등을 넣어 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초라한 한 끼 음식으로서의 죽,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죽처럼 고급스러운 음식도 없으며 또 죽을 쑤기란 밥을 짓는 것보다 의외로 어렵고 또 손이 많이 간다. 죽은 밥에 버금가는 정성이 담긴 음식이다. 죽에 담긴 정성에 관해서는 공자님과 피죽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어느 날 공자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해가 저물녘에 하룻밤을 묵으려고 어느 마을에 들렀다. 그런데 그 마을은 너무나 가난하여 궁핍하기 그지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주인 노파는 정성스레 잠자리를 제공하였고 다음날 아침에는 남은 양식인 피 한 됫박을 닥닥 긁어 피죽을 끓여서 아침식사로 대접을 했다. 공자님 일행은 배가 많이 고팠지만 워낙 맛 없은 피죽이었으므로 몇 숟갈씩 뜨고 제자들은 숟가락을 놓았다. 이 모습을 본 공자님께서 제자 안회의 그릇에 있는 남은 피죽을 보시고 "다 먹은게냐? 남길거면 내가 더 먹어도 되겠느냐?" 양해를 구하고 피죽을 다 덜은 다음 모두 드셨다. 공자님 일행은 주인 노파분께 감사하다고 정성스럽게 인사를 하고 그 집을 출발하였다. 한참을 가던 제자들이 공자님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그 피죽이 그렇게도 맛이 있었습니까? 저희는 도저히 못 먹겠던데요." 라고 하자 듣고 계시던 공자님께 대답을 하셨다. "난 오늘 그 노파의 정성을 먹었느니라."
남을 대접하고 모시는 음식의 기본은 정성이어야 한다는 상징적 일화이다. 흔히들 밥을 제대로 짓지 못해 엉망이 되었을 때 “죽을 쑨다”고 표현하지만 사실상 죽은 정성으로 쑤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모르고 있는 우리의 죽문화이다. 죽을 만드는 방법은 조선시대 명문가의 풍습과 전통을 고증을 거쳐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는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소설에 의하면 밥은 아무나 해도 죽은 아무나 못 쑨다고 하면서 이기채의 죽과 미음만은 언제나 효의가 손수 준비한다. 건강한 사람도 별미반식으로 밥에 질리면 때로 한 끼는 죽을 먹는 것이 입맛에 도움이 되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양가집에서는 자릿조반이라 하여 조반 대신 맛깔스러운 흰죽을 올리기도 하며 초례 갓 치른 신랑신부가 첫날 밤을 새우고 나면 이른 새벽에 잣죽이나 깨죽을 들여 넣어 주는 것은 관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궁중에서도 초조반으로 죽을 아침 수라보다 먼저 드렸다. 밤새도록 잠을 잔 후 아침의 빈 속에 곡기를 주어 부드럽고 매끄럽게 식욕을 일으키며 몸을 달래 주니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죽은 참으로 요긴한 구황 음식이어서 흉년이 들고 기근이 심할 때 한줌 식량을 풀어서 한 솥 죽을 얻어내 주린 창자에 기아를 달래면서 실낱같은 목숨을 이어나가는 서럽고 절실한 방편이기도 하였다. 또한 어린아이 이유식이며 병을 앓고 있는 환자나 병후 회복을 하고 있는 허약한 사람에게 다시 없는 음식이 바로 죽이었다.
그리고 죽은 상을 당하여 밥을 먹을 수 없도록 슬픔에 지친 이웃이나 친척에게 쑤어 보내기도 했다. 특히 위가 실하지 못한 환자들은 질기고 된 음식을 소화시키기가 어렵다. 죽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종류가 다양하며 칼로리와 영양 면에서 상위를 차지한다. 밥보다 적은 양의 곡물을 사용하지만 육류, 채소, 어패류, 해물 등 수반되는 재료에 따라 수많은 종류로 나뉘어진다. 혼불에 따르면 대갓집에서는 웃어른에게 드리는 죽은 참모의 손에 맡기지 않고 부인이나 며느리 딸이 직접 만드는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죽은 재료를 준비하고 손질 갈무리하는 데서부터도 손이 많이 가고 쑤는 과정도 아주 정성스러워야만 했다. 거가 대족 집안의 가주 종손이 상용 음식으로 다른 것은 밀어내어 마다하고 다만 죽을 찾을 뿐인지라, 그것은 이미 죽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었고 그 마련을 결코 소홀히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우선 무슨 죽 하여도 흰죽 쑤기가 제일 어려웠다.
‘쌀만 씻쳐서 물 많이 붓고 폭폭 오래 끓이면 되제 흰죽이 머이 그리 에럽디요.’
‘죽이 그게 잘 낋일라면 공이 많이 들으가도고 흰죽은 그 중에 쑤기가 제일 에러운 것이다. 쌀 싯츨 때보톰 니께잇 것은 월렁쯩이 나서 건드렁건드렁 둥뎅이가 공중에 떠 갖고 못히여.’

이처럼 ‘특별한’ 비법이 필요한 죽 쑤기는 쌀 씻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옹배기에 대고 쌀을 문질러 씻을 때 손에 너무 힘을 주면 부서지기 쉽고 힘을 안 주면 잘 씻기지 않으며 대강 씻으면 나중에 죽이 거칠었다. 그 조그맣고 흰 쌀낱 한 톨 한 톨이 입고 있는 겉껍질 엷은 옷만을 홀랑 벗겨낸 속 쌀이 그 몸을 하나도 상하지 않은 데 깎인 데도 없이 연한 살을 부드럽게 드러내며 오돌오돌 살아 있게 씻어내는 일이 어디 쉬운가. 그러나 그렇게 해야만 죽에서 진미가 고소하게 우러나고 맛에 힘이 없으며 먹고 난 다음에도 쌀의 진기와 속기운이 든든하게 남았다. 죽이라고 해서 싸래기로 쑤는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곱게 닦아낸 쌀을 대여섯 시간 넉넉히 물에 불려서 눈에 안보여 그렇지 볼 수만 있다면 그 쌀 한 톨 한 톨의 단단한 켜가 뭉쳐 있던 힘을 풀고 저절로 벌어져 수백 수천의 흰 꽃잎 일어나 듯 벙글어 난만해지도록 그 켜켜가 벌어져 갈피마다 숨을 쉬며 너울어지도록 두었다가 밥을 지을 때보다 대여섯 배 정도의 물을 더 부어 반투명으로 기름이 자르르 돌며 잘 퍼질 때까지 쑤는 흰죽.”

이렇게 “제대로 쑨 흰 죽은 고기보다 살로 간다”고 하는데 이렇게 쑤어 차려낸 흰죽의 맛에 대한 묘사도 수준급이다.

“행자판 검자주 옻칠 소반에 정갈한 백자 대접 흰 달같이 놓이고 다른 반찬 소용없어 간장 한 종지 앙징 맞게 동무하여 따라온 것이 벌써 마른 속에 입맛 돌게 하는데 간장 한 점 숟가락 끝에 찍어 흰죽 위에 떨구고 한술 뜨면 그 담백하고도 은근하며 다숩고 순결한 기름기라니. 입안에 들면서 벌써 음식이라는 이질감 없이 살 속으로 편안히 스미는 것이 바로 흰죽이었다. 그것은 어린아이처럼 유순하고 여리면서도 자에 모성을 품고 있는 음식이어서 뱃속에 들어가 오장과 쉽게 동화되고 상한 속과 할퀸 속 무력하고 깎인 속을 쓰다듬어 다스려준다.”

그러나 흥미있는 것은 이토록 정성이 필요한 죽 만들기의 재료로는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데 있다. 소설 속의 주인공 효원의 죽거리 장만 모습을 보자.

“효원은 일년 내내 사시사철 가지가지 맛깔스럽고 보 되는 죽거리를 장만하는 데 각별히 마음을 기울였다. 검은깨 흑임자 흰 깨 호두 은행 대추 밤과 잣 그리고 기침 변비에 약으로 쓰는 살구씨 속알맹이 행인 같은 것을 곱게 갈아 쌀가루를 섞어 쑤는 열매죽이며 청대콩, 누런콩, 팥, 녹두를 삶아 체에 내리어 쌀을 넣고 쑤는 콩죽 종류 그리고 보리나 풋보리를 갈아서 쌀과 함께 쑤는 죽. 또 생국이나 전복, 홍합, 조개, 피문어 같은 어패를 푹 고아 쌀가루나 쌀을 넣고 끓이는 죽과 붕어 잉어 죽. 거멍굴 근심바우 화덕같이 달구어진 무릎에다 바짝 널어 말렸다가 여러 조각으로 두드려 깬 다음 다시 몽글데 바수어 가루 낸 쇠고기 가루를 보얀 살가루에 섞어 고기죽에 쓰도록 백정 택주의 아낙 잘금이네가 매안으로 이고 오는 것은 때 맞추어 걸러본 일이 없었고 꿩이나 닭죽도 떨어뜨리지 않았다. 뿐이랴 율무 가루, 연뿌리 가루, 가시 연밥의 녹말 마름 녹말에 칡 녹말 그리고 마의 가루 이런 각종 열매들을 갈아 만든 가루들은 맛고 맛이었지만 기혈을 돕는 약효까지 있어 만즈는 번거로움을 마다할 수 없는 일이었다. 거기다가 툭별히 인삼을 넣고 쑨 인삼죽에 도토리죽, 아욱죽, 호박죽, 콩나물, 죽들고 시절까라 별미로 준비하였다.“
그러니까 눈에 보이는 것 중에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나 가공하여 죽으로 쑬 수 있었고 그것들은 시아버지 이기채의 부실한 위를 채우는 보약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실로 죽의 종류는 이 땅에 나는 모든 먹을거리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할 수 있다. 즉 어떤 식재료나 약간의 곡류와 함께 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죽 중에서 현대인에게 단연 인기 있는 죽은 어떤 종류가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 모든 종류의 죽 중에서 단연 미용에 으뜸으로 치는 것이 흑임자죽이다. 검은깨를 찹쌀과 함께 갈아 만드는 흑임자죽은 신라의 화랑들이 즐겨 먹었던 죽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는 항암효과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강력한 항산화 효과 덕분에 검은깨를 꾸준히 먹으면 검은 머리가 새로 난다고 한다. 이렇게 흑임자죽은 흰머리가 생기는 중년의 머리칼까지 보호해준다. 또한 피부보호 효과도 있어 노년의 건강까지도 책임을 지기 때문에 검은깨를 꾸준히 먹어온 사람은 일단 눈에 보이는 외양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쯤 되면 흑임자죽은 말 그대로 ‘회춘음식’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외양이 젊어 보여 사십대에도 이십대 여성 배우들과 ‘나 잡아 봐라’ 연기하느라고 힘들어죽겠다는 어느 중견 탤런트의 아침 밥상은 무엇일까라는 것이 텔레비전 건강 프로그램 중 퀴즈로 나온 적이 있었다. 정답은 흑임자죽이었다. 얼굴 나이를 십여 년은 젊어보이게 만드는 것이 바로 흑임자죽이다. 깨 값은 비싸다. 그러나 얼마든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젊어 보인다는 데야 깨 값이 문제겠는가.
깨죽을 쑬 때 깨와 쌀의 재료비는 부피로 1 : 2 정도로 한다.
먼저 쌀을 씻어 물에 담갔다가 일어 건져서 맷돌에 곱게 갈아서 앙금을 가라앉힌다. 미리 앙금을 떠서 말려 둔 것이 있으면 이것을 사용한다. 검은깨는 불순물을 골라 제거한 다음 실온 정도의 물에 담근다. 검은깨가 불었을 때 손바닥으로 비벼 겉껍질이 분리되게 한 다음 다시 물에 담가 위로 떠오르는 껍질을 제거하고 일어 건져서 물기를 빼고 돌확에다 곱게 간다. 먼저, 가라앉혔던 쌀의 윗물을 따라 끓이다가, 끓어오를 때쯤 쌀 앙금을 넣고 눋지 않도록 저으면서 끓인다. 끓은 뒤 검은깨 간 것을 함께 넣고 고르게 섞으면서 걸쭉하게 되도록 끓인다. 먹을 때 소금으로 간을 하거나 꿀이나 설탕에 소금을 약간 가미하거나 기호에 맞추어 임의로 한다.
에너지(kcal)261.0탄수화물 (g)27.8지방 (g)   14.3단백질 (g)7.4비타민비타민 A (μg RE)0.0비타민 C (㎎)0.0비타민 B1(㎎)0.19비타민 B2(㎎)0.08나이아신 (㎎)2.8무기질칼슘(㎎)109.5인 (㎎)194.1나트륨(㎎)1.5칼륨 (㎎)224.4철분(㎎)4.5
검은깨는 풍부한 레시틴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즉, 검은깨에는 여러가지 작용으로 뇌를 활성화시켜 '뇌의 먹이'라고도 하는 레시틴이 풍부하다. 레시틴은 뇌세포의 연락책인 신경전달 물질 아세틸콜린의 원료로 대뇌발달을 돕는다. 검은깨를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대뇌발달에 필요한 필수지방산이 뇌를 맑고 신선하게 만들어 기억력, 집중력을 증대시키므로 수험생이나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 좋다. 비타민 B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검은깨는 신장과 간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는 기능이 있어 눈의 피로를 풀어주며 잦은 충혈에 아주 좋다. 또 눈의 수정체가 흐려져서 시력장애를 일으키는 백내장 치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검은깨는 비타민 E가 다른 곡식에 비해 특히 많이 들어 있고 섬유질과 칼슘 성분이 풍부해 피부노화 방지와 변비 치료에 효과적이다. 게다가 인지질인 레시틴이 풍부하다. 검은깨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칼슘과 인이 균형 있게 들어 있어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 좋으며 철분이 많아 빈혈에 효과적이다.


3) 면/ 만두

① 만두

메밀가루나 밀가루를 반죽하여 소를 넣고 빚어서 삶거나 찐 음식. 중국에서 전래된 음식으로 보기도 하나 전래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고려사> 충혜 왕조에 내주(內廚)에 들어가서 만두를 훔쳐 먹는 자를 처벌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고려시대에 이미 전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니면 이미 자생적으로 존재했을 가능성도 있는 음식이다.
만두는 원래 중국음식으로 송나라의 ‘사물의 기원’에 그 유래가 적혀 있다. 제갈량이 남만 정벌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노수라는 강가에서 심한 파도와 바람으로 그 진군을 잠시 멈추게 되었다. 사람들은 노수에는 황신이라는 신이 사는데 그 신이 노한 것이라며, 49개의 사람의 목을 베어 노수강에 던지라고 했다. 하지만 제갈량은 한낱 일시적인 자연현상으로 억울한 생명들이 죽어간다고 판단, 밀가루로 사람의 머리모양을 만들고 그 안을 소와 양의 고기로 채워 황신에게 제물로 바치면서 제문을 읽었다. 그리고 제갈량은 사람들에게 앞으로도 사람의 머리대신에 이렇게 음식을 만들어 바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얼마 후, 노수는 잠잠해졌는데 남만인들은 제갈량이 바친 음식 때문에 잠잠해진 것으로 생각하여 ‘기만하기위한 머리’라는 만두(饅頭)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는 '남만의 머리'라는 의미로 만두라 했다고도 한다. 이때 빚은 사람 머리 모양의 만두가 남만에서부터 북방으로 전해져 오늘날 중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
신을 기만하는 음식이었던 만두는 그러나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는 신의 명령에 군소리 없이 이삭을 죽이려 하던 아브라함이나 아예 칼을 들고 바다의 못된 용을 죽이러 떠나는 서구의 신화와 그 차원이 다르다. 역시 제갈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그는 세기의 천재답게 그 시절 벌써 제의의 상징성에 주목, 실재를 상징으로 대치할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한 것이다. 어쩌면 황신은 만두를 사람 머리로 알고 속아서 노여움을 풀었던 것이 아니라 만두가 맛있었기 때문에 더 제동을 걸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제갈공명에 관련된 만두의 어원을 생각하고 먹다 보면 사람의 머리를 먹고 있다는 생각에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밀가루를 발효시켜 고기나 채소로 만든 소를 넣고 찐 것은 만두 또는 포자(包子)라 하고, 밀가루로 만든 얇은 껍질에 소를 싸서 끓이거나 기름에 지지거나 찌는 것은 교자(餃子)라고 한다. <고려사>에 기록된 만두는 어느 것을 가리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고려가요인 〈쌍화점 雙花店〉에 나오는 ‘쌍화’는 밀가루를 발효시켜 소를 넣고 찐 음식이다. 조리법이 중국의 만두와 비슷하다. 이것으로 미루어 만두가 그 명칭이 바뀌어 ‘쌍화’라는 이름으로 수입된 것이 아닌가 한다.
조선시대의 기록에 보이는 만두는 주로 밀가루나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소를 싸서 삶아낸 것으로 교자에 해당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중엽까지도 만두는 상화(霜花, 床花)로, 교자는 만두로 명칭이 바뀌어 전해져 오다가 지금은 상화라는 음식은 사라지고 교자만이 만두라는 명칭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만두는 껍질의 재료와 소의 재료, 조리법 및 빚는 모양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만두껍질의 재료에 따라서는 밀만두·어만두·메밀만두가 있고, 소의 재료에 따라서는 호박만두·고기만두·버섯만두·김치만두 등이 있다. 만두를 빚어서 더운 장국에 넣고 끓인 것은 만둣국, 쪄서 국물이 없이 먹는 것은 찐만두, 차게 식힌 장국에 넣은 것은 편수라 한다.
빚는 모양에 따라서는 세모모양으로 빚은 변씨만두, 해삼모양으로 빚은 규아상 등이 있다. 또한 작은 만두 여러 개를 싸서 만든 대만두가 있다.
만두는 잔치상이나 젯상의 음식으로 쓰이거나 겨울철의 시절식으로 애용되었다. 중국의 산둥(山東)지방을 통하여 수입되었고, 메밀이나 밀이 북쪽지방에서 많이 재배되었으므로 평안도나 함경도지방에서 발달하였다. 궁중이나 양반층에서는 어만두나 규아상과 같이 고급의 재료가 쓰였으며, 만드는 법이 무척 까다로웠다. 개성지방의 편수는 지금도 향토음식으로 유명하다.
開城의 편수 <秦學圃>
먹어본 일이 업는 사람에게 紙面으로 그 음식맛을 소개한다는 것은 가보지 못한 사람에게 엇던 景致를 소개하는 것보다도 더 어렵고 漠然한 일일 것이다. 편수도 편수나름이지 그 맛이 다갓다고야 할 수 업슬 것이다. 그 맛의 好否를 作定하는 것은 말할 것 더 업시 그 속(편수 속)의 재료에 잇는 것이다. 開城편수 중에도 貧寒한 집에서 아모리케나 만드러서 편수 먹는다는 기분만 맛보는 것갓흔 그런 편수는 서울 鍾路通 음식점에서 一金二十錢에 큰 대졉으로 하나식 주는 만두맛만 못할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고기라고는 거이업고, 숙주와 두부의 混合物에 지나지 안키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남들이 일커러주는 開城편수는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속(편수속)의 主成物은 牛肉 豚肉 鷄肉 생굴 잣 버섯 숙주나물 두부 그외의 약념 등 이러케 여러가지 종류이다.
이것들을 적당한 분량식 배합하야 늣퇴 맛잇는 것을 만들랴면 적어도 숙주와 두부의 합친 분량이 전체분량의 3分1을 넘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럼으로 정말 맛잇다는 開城편수는 그리 廉價로 어더지는 것이 아니다. 上記의 여러가지 물건이 開城婦人네의 특수한 調味法으로 잘 조미되여 똑 알맛게 익어서 그것이 우리들 입속으로 드러갈 때 그 맛이 과연 엇더할가. 세가지 고기맛 굴과 잣맛 숙주와 두부맛들이 따로따로 나는 것이 아니요 그 여러가지가 잘 조화되여서 그 여러가지 맛 중에서 조흔 부분만이 한데 합처저서 새로운 맛을 일우어서 우리 목구멍으로 녹아 넘어가는 것이니 그 새로운 조화된 맛 그것이 開城편수 맛이다. 開城의 유명한 松筍酒 한잔을 마시고 일홈잇는 보쌈김치와 함게 이러케 잘 조화된 편수의 한개를 뀌뜨릴 때 나갓흔 食道樂의 味覺은 不知境에 이몸을 恍惚境으로 잇끄러가는 것이다

보통 우리나라 만두의 기원을 이야기하면서 유명한 고려 속요 ‘쌍화점’을 들고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시 위구르인이 고려에 들어와 상화가게를 열고 있었고 이를 고려 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것이다. 찐빵과 만두 사이를 넘나들며 논쟁을 불러일으킨 쌍화점의 가사를 풀이하자면, “어떤 여인이 만두가게에 만두를 사러 갔는데, 만두가게 주인인 몽골인이 자기 손목을 잡더라.
이 소문이 밖에 나돌면 가게의 꼬마 심부름꾼 네가 퍼뜨린 것으로 알겠다. 소문이 나면 다른 여인들도 자러 그 자리에 가겠다 할 게 아니냐. 거기 잔 곳은 참으로 아늑하고 무성한 곳이다”라는 뜻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1279년 고려 충렬왕 때 개성에서 만두가게를 열었던 몽골 사람이 아니겠는가라는 재미있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아무튼 <고려사> 충혜왕조 편에 왕궁의 주방에 들어가서 만두를 훔쳐 먹는 자를 처벌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위 쌍화점의 가사처럼 개경에 만두가게가 존재하였던 사실로 보아 고려시대에는 이미 만두가 전래되어 왕이나 서민 모두 즐겨 먹은 것으로 추측된다. 처음 만두란 말이 나온 것은 '영접도감의궤'(1643년)인데, 중국에서 온 사신을 대접하기 위하여 특별히 만들었고, 그 후에는 궁중의 잔치에도 종종 차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만두는 터키·몽골의 만두와 함께 교자에 가깝다. 우리 민족의 이동경로에 있는 우랄알타이계의 터키·몽골·한국의 만두가 모두 비슷하고 중국만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은 만두의 한반도 전래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상상력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kcal)424.0탄수화물 (g)47.8지방 (g)   15.2단백질 (g)27.0비타민비타민 A (μg RE)17.0비타민 C (㎎)7.3비타민 B1(㎎)0.41비타민 B2(㎎)0.17나이아신 (㎎)4.4무기질칼슘(㎎)171.7인 (㎎)259.1나트륨(㎎)590.4칼륨 (㎎)285.0철분(㎎)4.2만두의 밀가루는 쌀과 같이 열량원으로서 중요하다. 단백질은 8∼12%로 쌀보다 많으나, 필수아미노산은 쌀보다 약간 적다. 그러나 리신과 트레오닌을 첨가하면 영양가가 향상된다는 점은 쌀과 비슷하다. 만두 속의 부추는 아릴성분이 장을 튼튼히 하며 소화를 도우며, 미용, 성인병 예방, 허약체질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섬유질이 풍부하여 대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하므로 변비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 만두 속의 양파는 소화분비 촉진, 설사 멈춤, 항 알레르기를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양파 특유의 자극성 냄새인 유화아릴, 비타민 A, B1, B2, C, 칼슘, 인과 같은 성분이 있어서 만두의 영양을 더욱 보강 할 수 있다.

② 물냉면

냉면은 지방마다 특징이 있어 평양냉면·함흥냉면 그리고 진주냉면이 유명하다. 평양냉면은 메밀가루에 녹말을 약간 섞어 국수를 만든 다음, 꿩 탕과 동치미국물을 붓고 돼지고기삼겹살·무채김치·배·삶은 달걀을 얹은 다음 잣·실고추·겨자·초 등으로 맛을 낸다. 평양식 냉면은 메밀이 많이 함유된 냉면이며 함흥식 냉면은 감자전분이나 강냉이, 고구마 전분의 함량이 많은 냉면이다. 두 냉면이 뚜렷하게 구별된 것은 아니지만 그 특징에 따라 주로 평양식 냉면, 함흥식 냉면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풍토상 밀의 산출이 적었으므로 국수는 잔치음식 또는 별미음식으로 쓰였고, 주로 점심식사용으로 쓰였다. 햇밀을 수확하는 초여름이면 햇밀가루를 반죽하여 얇게 밀어서 가늘게 썰어 만든 칼국수를 시식으로 먹었고, 겨울이면 찬 육수나 동치미국에 메밀국수를 만 냉면을 계절 별식으로 삼았다. 메밀가루에 녹말을 섞어 만든 국수로 메밀의 산출이 많은 서울 이북지방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이후 6·25 이후 월남민에 의하여 전국적으로 퍼지게 되었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손꼽히고 있다. 몇 년 전 발표된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음식으로 겨울에는 불고기가, 여름에는 냉면이 으뜸으로 꼽혔다. 이처럼 오늘날에는 냉면을 무더운 여름철에 주로 먹는 음식으로 생각하지만 예전에는 한겨울 땅에 묻어놓은 독에서 살얼음 깨가며 동치미를 떠와 온돌방에서 이를 덜덜거리며 국수를 말아먹었다고 한다. 후끈한 온돌방 화로 옆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얼음 동동 뜬 냉면 맛은 분명 한겨울의 별미였을 것이다.
냉면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냉면의 주원료인 메밀이 고려시대 몽골로부터 전해진 것으로 보아 북쪽 산간지대로부터 국수형태로 만들어 먹은 것을 시초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원료인 메밀이 별다른 보살핌 없이도 잘 자라는 산지가 많은 서북지역과 강원도 이북지역에서 주로 발달하게 된다. 북쪽에서 사랑받던 냉면은 6·25때 1.4후퇴와 함께 북쪽의 피난민들이 내려와 자리를 잡았으며 알려진 것처럼 한국 전쟁시 본격적인 기호식품으로 전국에서 사랑받기 시작한 초기의 냉면은 한겨울 고구마를 수확한 후 만들어낸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면을 삶아 차게 만든 후 뜨거운 군불을 지핀 온돌방에서 속이 듬뿍 든 김치와 함께 먹었던 겨울식품이라고 한다. 그 이후 남쪽 따뜻한 지방의 고구마 수확기와 맞춰 즐기는 시기가 변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상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계절에 관계없이 즐겨 찾는 음식이 되었다고 한다.
냉면은 <동국세시기>·<진찬의궤 進饌儀軌>·<규곤요람 閨壼要覽>·<시의전서 是議全書>·<부인필지 夫人必知> 등에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조선시대부터 즐겨 먹던 음식으로 추측되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 가운데 하나이다.
만드는 법은 지방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메밀가루에 녹말을 약간 섞어 국수를 만든 다음에 편육·오이채·배채·쇠고기볶음·삶은 달걀 등의 고명을 얹고 국물을 부어 만든다. 냉면국물로는 쇠고기를 고아 만든 육수, 꿩이나 닭고기를 고아 만든 국물, 또는 시원하게 익은 배추김치국물이나 동치미국물, 동치미국물과 육수를 섞어 만든 국물이 쓰인다. 식초·겨자·설탕 등은 먹기 직전 식탁에서 넣는다.

○ 평양냉면 - 평양 지방의 향토음식이다.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찬 냉면 국물에 말아먹는다. 평양은 서북부의 문화·경제의 중심지로 들이 넓어 밭곡식이 많이 나며 황해에 면하여서 어물도 많고 과일도 풍성하여 식도락의 고장이다. 음식은 짜지도 맵지도 않은 담백미(淡白味)를 즐긴다. 이러한 풍습에서 형성된 것이 바로 평양냉면이다. 만드는 법은 먼저 사골 뼈를 푹 끓이다가 사태살을 삶아내어 건진다. 육수 건더기를 골라내어 차게 식혀서 기름을 걷어내어야 한다, 고기는 편육으로 썰어놓는다. 육수 국물과 동치미 국물을 반반 정도로 섞어 소금·묽은 장·식초로 간을 맞추어 냉면 국물을 만든다.
냉면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면과 동치미 국물이다. 큰 독을 땅에 묻고 배추김치에 생선이나 무를 많이 넣으며, 일부는 고추를 많이 쓰지 않는다. 국물은 심심하게 간하고 넉넉히 부으며, 젓국은 조기젓이나 새우젓을 조금 쓰기도 하고 안 쓰기도 한다. 국물이 익으면 얼음같이 차고 시원하여 냉면 국물에 적합하다.
예전에는 꿩을 삶은 국물을 이용하였으나 지금은 꿩이 귀하여 쇠고기 사골을 쓰고 있다. -20℃ 내외의 강추위 속에서 뜨거운 온돌방에 앉아 몸을 녹여가며 이가 시린 찬 묽은 장에 말아먹는 것은 이냉치냉의 묘미가 있다.

평양냉면은 일제강점기부터 유명하였다.
[平壤冷麵  金昭姐] ……  별건곤 1929 12.1일자에는 <珍品·名品·天下名食 八道名食物禮讚, 진품명품천하명식 팔도명식물례찬> 中에서


봄바람이 건듯 불어 잠자든 牧丹臺에 나무마다 닙트고 가지마다 꼿필는 3,4월 기-ㄴ해를 春興에 겨워 즐기다가 지처진 다리를 大同門압 드놉흔 2層樓에 실어놋코 浿江 풀른물 딸아 종일의 피로를 흘녀보내며 그득 담은 한그릇 冷麵에 시장을 맷출 때!

 大陸的 影響으로 녀름날 熱度가 상당히 늡흔 平壤에서 더위가 몹시 다를 때 흰 벌덕대접에 주먹갓흔 어름뎅여를 *여 감추고 서리서리 얼킨 冷麵! 어름에 더위를 물니치고 芥子와 酸味에 倦怠를 떨저버리

數年을 두고 그리든 知己를 浿城에 마저다가 綾羅島 버들사이로 빗치여오는 달빗을 마즈며 胸襟을 혜처놋코 古懷를 說話할 때 줄기줄기 기-ㄴ 冷麵이 물어 끈키 어려움이 그들의 友情을 말하는 듯할 때!

朝鮮사람이 외국 가서 흔이 그리운 것이 김치 生覺이라듯이 平壤사람이 타향에 가잇을 때 문득문득 平壤을 그립게 하는 한 힘이 잇스니 이것은 겨울에 冷麵 맛이다. 함박눈이 더벅더벅 나리울 때 방안에는 뱌느질하시며 三國誌를 말슴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래만 고요히 고요히 울니고 잇다. 눈압해 글자 하나가 두흘셋으로으로 보이고 어머니 말소래가 차차 가늘게 들너올 때 『국수요--』하는 큰 목소래와 갓치 방문을 열고 들여놋는 것은 타레타레 지은 冷麵이다. 꽁꽁 어른 김치죽을 뚜르고 살어름이 뜬 진장김치국에다 한저(箸) 두저(箸) 풀어먹고 우루루 떨여서 溫突房 안렛묵으로 가는 맛! 平壤冷麵의 이 맛을 못본이요! 상상이 어떳소!

북측에는 ‘옥류관 냉면을 먹어보지 못했으면 평양 갔다 왔다고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평양음식을 대표한다. 옥류관 냉면은 평양 뿐 아니라,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맛을 길이 보존하라는 훈시를 했을 정도로 이북음식의 대표로 꼽히며 북측의 귀빈뿐 아니라 평양을 찾은 남측 인사들도 가장 맛보고 싶어 하는 것이 평양냉면이다.
평양냉면이 서울로 진출한 건 1920년대 말이라고 한다. 이때 낙원동의 평양냉면집과 부벽루, 광교와 수표교 사이의 백양루, 돈의동의 동양루 등이 명성을 떨치는 메이저급 냉면집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평양냉면이 서울로 진출한 것은 1920년대 말인지 모르겠지만, 냉면 자체는 그 이전부터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 가운데 하나였던 것 같다. <별건곤> 제 12.13호(1928년쯤)에는 어떤 사람이 프랑스 유학 생활 하면서, 가장 그리운 한국 음식을 세 가지 꼽았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갈비와 냉면과 김치이다. 이후 북쪽의 냉면이 남쪽에 본격적으로 전파되어 대중 속에 자리 잡게 된 것은 6.25의 피난민들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에너지(kcal)435.0탄수화물 (g)74.9지방 (g)   7.1단백질 (g)20.0비타민비타민 A (μg RE)51.4비타민 C (㎎)8.5비타민 B1(㎎)0.09비타민 B2(㎎)0.15나이아신 (㎎)3.1무기질칼슘(㎎)33.9인 (㎎)231.7나트륨(㎎)1757.8칼륨 (㎎)470.6철분(㎎)3.5냉면 면발의 주성분인 메밀은 단백질이 10-12% 정도 함유되어 있으며, 트립토판, 트레오닌, 라이신 등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며 쌀과 밀가루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3배 이상 많다. 지방은 약 2% 정도로 함유되어 있으며 주로 리놀레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각기병을 막는 비타민 B1, 피부염에 좋은 비타민 B2와 니아신도 풍부하다. 이 밖에 메밀에는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 등 혈관손상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는 비타민 P의 일종인 루틴도 들어 있다. 루틴은 모세혈관의 저항력을 키워 고혈압과 동맥경화, 궤양성 질환, 동상, 치질, 감기 치료 등에 효과가 인정돼 임상에서도 많이 이용되는 성분이다. 또한 모세혈관을 강화하여 뇌출혈을 예방하고, 췌장의 활동을 도우며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콜린성분이 있어, 지방간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③ 비빔국수

비빔국수의 유래는 원래 왕이 먹던 골동면으로 간장 소스에 버무려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비빔국수는 메밀국수·밀국수·건진 국수 등 어느 것으로나 만들 수 있으며, 쇠고기볶음·오이나물·호박나물·미나리볶음·표고버섯볶음 등을 계절과 기호에 따라 준비하여 국수와 갖은 양념으로 비빈다.
19세기이후 조리서부터 ‘국수 부빔’ 이라는 명칭으로 소개가 많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아, 장국이나 오미자, 깨 국즙에 말아 먹는 형태의 국수보다 뒤늦게 조리법이 완성되어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유행한 음식이 아닌가 한다.
문헌상에도 비빔국수 만드는 법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보편화된 음식이었음을 알 수 있고 현재 일반 가정에서도 자주 만들고 있는 음식이다. 비빔국수 만드는 법이 기록된 책으로는 <동국세시기>·<시의전서 是議全書>·<부인필지 夫人必知> 등이 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메밀국수에 잡채 배 밤 쇠고기 돼지고기 참깨기름 간장 등을 넣어 섞은 것을 골동면(骨董麵)이라 한다."고 하였다. 골동이란 뒤섞는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기에 오늘날 비빔국수라고 할 수 있다. 또 <시의전서>에는 "황육을 다져 재어서 볶고 숙주와 미나리를 삶아 묵을 무쳐 양념을 갖춰 넣은 다음에 국수를 비벼 그릇에 담는다. 그리고 그 위에 기고 볶은 것과 고춧가루·깨소금을 뿌리고 상위에 장국을 함께 놓는다."고 하였다.
위의 두 문서에 보면 비빔국수야말로 고기부터 온갖 잡채, 온갖 양념을 넣어 버무린 최고급 별식이었음이 한눈에 드러난다. 궁중 별미로밖에 먹을 수 없었던 이 골동면에 쓰인 주재료인 국수 역시 메밀로 만든 것이어서 당시 밀가루 음식이 보편화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밀농사가 귀했고 메밀은 평안도, 함경도, 강원도, 북부 등 산간지방에서 쉽게 재배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골동반이라 불리는 궁중 음식 말고 일반인들이 먹는 비빔국수의 기원은 역시 메밀이나 감자 등의 주산지인 북쪽지방으로 볼 수 있다. 이중 명성이 높은 것으로 함흥지방의 회비빔 냉면을 들 수 있다. 함흥냉면은 국수발이 질기고 오들오들 씹히는 것이 별미이다. 또 평양냉면이나 진주냉면은 메밀을 원료로 쓰는데 비하여 함흥지방의 비빔냉면은 감자가루로 만든 녹말 압착면이다.
그러니까 제대로 구색을 갖춘 면류의 비빔음식은 냉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밀농사가 성행한 조선 후기부터 밀가루로 된 국수를 서민들도 잔치 등의 특별한 날 먹을 수 있었고 또 한국전쟁 이후 밀가루가 보급되면서 지금처럼 밀국수를 사용한 다양한 국수 음식이 생겨나게 된다. 하지만 서민들이 만들어 먹었던 비빔국수는 고기와 온갖 잡채가 들어간 원조 격인 골동반과는 그 때깔이 다르다. 서민들이 먹던 비빔국수의 주재료는 가장 기본적인 우리 식재료이자 반찬인 고추장, 김치였다. 이러한 조리법 변형의 예는 원조는 분명 궁중음식이었으나 형편껏 취향껏 재료와 맛을 변용시킨 비빔밥이나 떡볶기 등에서도 그 역사를 찾아볼 수 있다.
국수는 밀가루로 만드는 것이고 메밀, 고구마, 감자 등 기타 전분으로 만든 국수는 “특별한 국수”라는 요즘 세대에게 “아시아인들에게서 국수는 영혼의 음식”이라는 말은 밥이 주식이라는 한국 음식 문화의 통념을 깨기에 충분하다. 선조들은 귀한 밀국수는 귀한 날에 먹고 온갖 국수를 만들어 밥과 함께 주식으로 먹었던 것이다. 궁중에서는 고기를 얹어, 민간에서는 김치를 얹어 형편껏 만들어 먹었던 국수. 장국을 부어 만든 국수와 달리 비빔국수는 우리의 비빔문화를 다시 확인시켜준다.  
만드는 법은 다진 쇠고기를 양념하여 볶고, 채친 오이는 소금을 뿌려서 절였다가 헹구어 꼭 짜서 센 불에서 참기름에 볶고, 불려놓은 표고버섯도 채쳐 간장과 참기름에 볶는다. 마른 국수를 삶아 건져 물기를 뺀 다음 준비한 재료들을 섞어 간장·참기름·깨소금·설탕 등을 넣고 비빈 다음 그릇에 담고 위에 지단·실고추·볶은 석이버섯채 등을 얹는다. 메밀국수·밀국수 등 어느 것이나 이용할 수 있고, 비빔 재료도 계절과 기호에 따라 쓸 수 있다.
겨울철에는 순 메밀국수에 김치를 섞어서 비비기도 한다. 비빔국수는 동짓달에 먹는 시절식이며, 점심 때 손님대접을 할 경우 알맞은 음식으로 맑은 국인 완자탕이나 맑은 장국을 곁들이고, 국물이 많은 동치미나 나박김치를 차려놓으면 더욱 좋다.
에너지(kcal)522.0탄수화물 (g)82.7지방 (g)   22.3단백질 (g)21.5비타민비타민 A (μg RE)221.3비타민 C (㎎)7.8비타민 B1(㎎)0.28비타민 B2(㎎)0.52나이아신 (㎎)3.8무기질칼슘(㎎)81.4인 (㎎)246.9나트륨(㎎)310.7칼륨 (㎎)461.7철분(㎎)3.6
국수를 비비지 않고 대접에 담아 위에 여러 가지의 재료를 색색으로 얹어서 상에 올리는 방법도 있다. 함흥의 회냉면도 비빔국수의 일종인데, 감자녹말로 국수를 만들어 국숫발이 질기고 오돌오돌하며, 육회나 생선회 등을 고명으로 얹어 얼큰하게 비벼낸 것이 특징이다.
비빔국수의 양념에 양파와 식초가 들어가면 양파의 유황아릴이 신경을 안정시키며, 식초도 알칼리성 식품으로 현대인들의 피로회복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비빔국수는 주로 여름에 많이 섭취하며, 오이가 들어갈 경우 열을 내리고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며 오이의 이소케르시트린 성분이 소변을 원활하게 해서 부종을 내리고 몸속의 습기나 불순물, 잉여 염분을 배출해 줄 수 있다.

④ 비빔냉면

함흥식 비빔냉면은 육회나 홍어회 등을 함께 넣고 맵게 비비는 것이 특징이다. <동국세시기>에서도 묽은 장·겨울철 시식으로 꼽으며 서북의 것이 최고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평양 지방에서 즐기던 냉면은 6·25사변 이후 월남민에 의하여 전국에 퍼지게 되어 사계절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먼저, 냉면국수에 들어가는 녹말이 감자녹말에서 제주도의 고구마녹말로 바뀌었으며, 회도 가자미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홍어회로 바뀌게 되었다. 본래 북쪽지방은 매운 것을 많이 먹는 식성이 아닌데 이 냉면만은 유독 매운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즐겨먹는 음식이 되었다. 함흥냉면은 한국전쟁 이후 월남한 이북민들이 남한에 정착하면서 실향민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오장동의 유명한 함흥냉면도 부산까지 피난 갔다가 이북도청이 소재하던 장충동 근처에 가게를 내면서 유명해진 것이다.

○ 함흥냉면 - 함흥냉면은 질긴 면발과 맵고 진한 냉면 비빔장이 특징이다. 함경도의 특산물인 감자 전분이 포함되어 있어 정말 쫄깃한 면발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식초와 겨자, 따끈한 육수를 곁들여 먹고 나면 온몸엔 땀이 주루룩 흐른다. 이런 매운 양념과 따끈한 육수는 함경도 지역의 혹독한 겨울에 따뜻한 열을 내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함흥냉면은 이처럼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살아갔던 함경도 사람들의 강인한 기질처럼 먹는 사람에게 강인한 인상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함경도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는 감자녹말로 국수를 만들어, 국수의 올이 질기고 오들오들하며, 가자미나 홍어 등 생선으로 회를 쳐서 고추장으로 양념하여 국수에 얹어 맵게 비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함흥지방의 명물 향토음식의 하나인데 회냉면이라고도 부른다. 함경도와 강원도 일대는 질이 좋은 감자가 많이 산출되므로 감자를 소재로 한 향토음식이 여러 가지 개발되어 있다. 함흥냉면도 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감자녹말을 주원료로 하여 매우 질긴 국수를 만들고, 함흥지방 바닷가에서 잡히는 신선한 가자미로 회를 떠서 양념하여 얹어 먹는다. 맵게 양념하여 비벼 먹는 냉면으로 평안도의 메밀 물냉면과 대조된다.  함경도지방에서는 먼저 가릿국이 음식점에서 팔렸고, 다음에 이 회냉면이 번지기 시작하여 유명해졌다. 6·25 이후에는 월남민에 의해서 남쪽지방에도 알려지게 되었는데, 함경도지방과는 풍토가 달라 재료에 차이가 나고 있다.

에너지(kcal)442탄수화물 (g)81.5지방 (g)   12.7단백질 (g)16.4비타민비타민 A (μg RE)91.9비타민 C (㎎)11.4비타민 B1(㎎)0.1비타민 B2(㎎)0.15나이아신 (㎎)2.4무기질칼슘(㎎)39.2인 (㎎)206.3나트륨(㎎)655.1칼륨 (㎎)501.4철분(㎎)501.4회냉면에 주로 사용되는 홍어나 가오리에는 관절염 치료제인 뮤코신, 다당단백질인 황산 콘드로이틴이 있다. 특히 숙성된 홍어는 위산을 중화시켜 위염을 억제하고 대장 안의 잡균을 제거해 소화기관을 안정시키는 등 산성 체질을 알칼리성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홍어는 또 100g당 단백질이 19g 정도 들어 있는 고단백 식품이다.
매운 양념에 쓰이는 고추는 비타민 A와 C가 많은 대표적인 식품. 특히 매운 맛의 성분인 캡사이신은 입안과 혀를 자극하여 식욕을 돋우며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효소 기능을 향상시킨다. 단, 매운 맛이 너무 강하면 위와 장을 자극해 설사를 일으키고 소장 점막을 손상시켜 소화와 흡수기능을 떨어뜨린다.

⑤ 수제비

수제비는 밀가루를 반죽하여 맑은 장국 등에 적당한 크기로 떼어 넣어 익힌 음식. 서민과 가장 친숙한 음식 중의 하나로 중국에서는 530∼550년 사이에 제작된 <제민요술 齊民要術> 속에 ‘박탁(餺飥)’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기록이 적어 수제비가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고증하기는 어렵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전통적으로 먹어 온 음식이다. 수제비의 어원은 '수접이'로 보기도 한다.
북한의 음식을 소개하는 책인 '자랑스런 민족음식'이라는 책에 보면 수제비와 같은 음식류를 뜨더국이라고 부른다.
밀가루로 만드는 수제비와 국수는 고려 시대이전부터 먹기 시작했다고 보이나, 수제비라는 단어 자체는 조선 중기에 만들어졌다. 손을 뜻하는 한자 ‘수(手)’와 접는다는 의미의 ‘접’이 합쳐져 ‘수접이’라 부른데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밀가루가 귀하던 조선시대까지 수제비는 ‘운두병(雲頭餠)’이라 불린 양반집 잔칫상 음식으로 매우 귀한 음식 중 하나였다. 과거에는 수제비가 그리 흔히 먹을 수 없어 돌잔치와 같은 잔치 때 먹는 특별한 음식으로 취급된 것이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동안 농산물 수탈과 한국전쟁 전후의 식량 부족으로 밀가루가 배급되면서 수제비는 끼니의 한 방편으로 서민화되었다. 옛 문헌에 따르면 신라인들의 명절에 수제비를 장만하였다고 한다. 8월 15일 절에서 수제비와 떡을 장만하고 명절을 지냈다. 이 명절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것으로 유독 신라에만 있다.
노승 등의 말에 따르면 신라가 옛날에 발해와 서로 싸웠을 때, 바로 이 날에 이겼기 때문에 명절을 만들어 춤추며 즐겼는데, 지금까지 계속 이 전통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곡류를 가루로 만들어 아무런 도구 없이 손만으로 한입크기로 떼어 내어 끓여서 먹을 수 있는 수제비는 분명 특정한 조리도구가 필요한 국수보다 그 유래가 오래되었음이 확실하다.
밀가루 수제비가 주로 양반층에서 특별한 날 만들어 먹었던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일반 서민들도 다른 재료로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었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역마다 수제비를 가리키는 명칭이 다양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서민들은 그 지역에서 가장 흔한 재료, 즉 감자, 강냉이, 메밀, 도토리 등으로 수제비를 만들기도 했다. 강원도의 감자 수제비는 감자녹말과 무거리로 동그랗게 만들기 때문에 감자옹심이라고도 하며 강냉이 수제비는 강냉이 가루만으로 만들거나 밀가루를 섞어서 만들기도 한다. 나깨수제비는 메밀의 속껍질을 빻아 체에 쳐서 반죽하여 굻게 썰어 끓인 것이고 도토리 수제비는 도토리 가루를 반죽하여 반대기를 지어 끓인 것으로 ‘상실운두병(橡實雲頭餠)’이라고 하며 보리나 보릿겨로도 만들기도 한다. 또 황해도에는 ‘또덕제비’라 하여 닭 국물에 끓인 밀수제비가 있고 제주도에는 메밀가루를 익반죽하여 멸치장국에 뜯어 넣고 미역을 넣어 미역을 끓인 ‘메밀저배기’가 있다.
이런 수제비 역사를 살펴보다가 요즘 우리가 먹는 밀가루 수제비를 생각하면 아이러니를 느낀다. 미국의 밀가루의 원조로 인해 결국 우리의 농촌이 몰락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 밀가루 수제비가 여름철 농가의 주식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옛 어른들은 수제비 같은 밀가루 음식에 물려 국수와 수제비는 보기도 싫다는 분이 많다. 어쨌든 수제비는 참으로 서글픈 우리 민족의 먹을거리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촉촉이 비는 내리는데 왠지 모르게 뱃속이 궁금할 적에 우리의 뇌 세포를 간질이는 음식 중의 하나가 수제비라는 점을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수제비는 어떤 음식보다 저렴해서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고 요리법도 매우 간단해서 누구라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수제비의 대중화는 밀의 재배 또는 유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밀의 수확량이 적어 중국으로부터 수입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밀을 주재료로 하는 수제비를 서민의 음식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수제비가 서민의 음식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 기록된 운두 병의 조리법을 보면, 좋은 밀가루에 다진 고기와 파·장·기름·후춧가루·계핏가루 등을 넣고 되직하게 반죽하였다. 닭을 삶아낸 장국물에 이 반죽을 숟가락으로 떠 넣어 익힌 다음에 그릇에 담아 닭고기를 얹어 먹는다고 하였다.
이러한 조리법은 서민들의 음식이라기보다는 양반가의 음식으로 짐작된다. 다분히 양반층의 음식으로 시작된 수제비는 6·25 이후 다량의 밀가루가 구호물자로 유입되면서 서민들의 중요한 주식으로 변형되었다. 생활수준이 향상된 오늘날에는 주식이라기보다는 가난하였던 지난날의 향수가 어린 별미음식의 성격이 강하다.
수제비의 종류로는 감자녹말로 만든 감자수제비, 칡뿌리녹말로 만든 칡수제비, 어린 보리싹을 볶아 찧어 만든 보리수제비, 보리쌀을 대낄 때 나온 겨를 반죽하여 만든 겨수제비, 송기가루로 만든 송기수제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수제비 만드는 법은 장국이 끓을 때에 반죽을 손으로 뜯어 넣는 방법을 비롯하여, 커다란 나무주걱 위에 반죽한 것을 놓고 납작하게 두드려 숟가락총으로 뜯어 넣는 방법이 있다. 이밖에도 반죽한 것을 조금 떼어내어 손으로 비벼 5㎝ 가량의 길이에 손가락 굵기 정도로 만들어 장국에 넣는 방법이 있다.
수제비는 물의 분량이 많아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의 영양분을 섭취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수제비를 먹을 때는 되도록이면 채소·육류·생선 등을 함께 섞어 먹는 것이 좋다.

에너지(kcal)372.0탄수화물 (g)76.1지방 (g)   3.8단백질 (g)13.8비타민비타민 A (μg RE)28.3비타민 C (㎎)13비타민 B1(㎎)0.29비타민 B2(㎎)0.14나이아신 (㎎)2.9무기질칼슘(㎎)58.1인 (㎎)151나트륨(㎎)1027.8칼륨 (㎎)460.9철분(㎎)4.1수제비를 만들 때 밀가루에 계란을 넣으면 밀가루에 없는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고 수제비 반죽의 탄력성을 더욱 보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영양학적으로 계란의 영양가는 비타민 C를 제외한 13종의 비타민, 아미노산, 비타민, 무기질 등이 있으며 계란은 영양공급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 수제비에 감자를 넣으면 소화기능을 좋게 한다고 하며 설사에도 효과가 있으며, 쌀의 16배나 되는 칼륨이 들어있다.
첨가되는 채소재료로 양파는 칼륨, 칼슘, 철, 인, 나트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여 성장기와 뼈가 약해지는 노년기에 좋다. 섭취시 각종 무기질, 비타민, 인산 등 함께 들어있어서 혈액속의 유해물질을 제거하여 피를 깨끗하게 해준다. 특히 양파의 퀘르세틴은 항산화제 작용이 있어 항암효과를 가질 수 있는 식품으로 추천되고 있다.
⑥ 잔치국수

국수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음식이다. 국수가 오늘날이야 손쉽게 접하고 자주 먹는 음식이지만 예전에는 귀한 음식이었다. 국수가 잔칫집의 대표음식이 된 것은 길다란 면발이 '장수'의 뜻을 담고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됐지만 귀한 밀가루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흔히 언제 결혼할 거냐고 물을 때 "언제 국수 먹여 줄 거냐"고 말하는 것도 그런 연유로 생겨났다.
이처럼 생일, 회갑연, 혼례 등 경사스런 날 먹는 특별한 음식이 잔치국수다. 아무튼 이런저런 잔치에 예로부터 국수를 대접했던 것이 유래가 되어 오늘날의 잔치국수로 불린다. 사실 밀가루가 귀했던 옛날에도 선조들은 메밀 등을 이용해서 국수를 만들어 먹었었다. 그러나 국수 가락이 끊어지지 않고 길게 뽑히는 것은 밀가루만한 게 없었다. 이래저래 잔치국수는 귀한 밀가루를 사용해야 오래오래 명이 길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또한 잔치국수가 길기만 할 뿐 아니라 가늘기도 하다는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같은 밀로 만든 국수라도 집에서 대충 만들 수 있는 칼국수는 면이 통통하고 또 그리 길지 않다. 결혼식 날 국수를 대접하는 것도 신랑 신부의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결혼식에 갈 때 국수 먹으러 간다고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잔치국수는 한마디로 마을 잔치 때 먹던 그 맛이 최고다. 모두가 어울려 들뜬 잔치분위기에서 먹어야 제 맛이다. 이 때의 맛은 어느 음식과도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일품이다. 가마솥에 장국을 끓여내 국수사리를 말아먹는 맛이야 말로 비할 바 없다. 잔치국수는 술술 넘어가는 그 맛도 좋지만 육수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이처럼 생활 속에 깊숙히 자리잡은 음식이 국수다.
지금은 ‘에이~’ 할 만큼 흔하고, 볼품없어 보이지만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이는 혼례 때나 먹을 수 있는 호사스러운 음식이었다. 실제 고려도경 잡속(雜俗)편에는 “밀가루 값이 비싸 성례 때가 아니면 먹지 못한다”고 기록돼 있다. 서민층은 그야말로 누가 혼례라도 해야 밀국수를 맛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잔치국수를 원조로 한 ‘멸치국수’가 대중화된 건 일제 강점기 이후이다. 당시 한반도에 밀이 본격적으로 재배됐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원조 밀가루에다 싼값에 밀가루가 수입되면서 밀국수는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된 것이다. 이 무렵부터 혼례 때나 먹던 잔치국수는 들일을 하다 새참으로 뚝딱 해치우는 ‘두레 음식’으로 자리 잡는다. 국수를 삶아 들로 가져가서 고명 없이 국물만 부어먹거나 양념장 정도를 곁들이는 소박한 음식으로 변모한 것이다. 집에서나 가끔씩 해먹던 음식으로 밀려났던 잔치국수가 다시 대중 속으로 돌아온 것은 잔치와 전혀 관계가 없는 장터 음식의 이미지를 갖게 되면서이다. 기원이야 어떻든 잔치국수는 먹기 쉽고 싸고, 또 집단 무의식 속에 자리한 ‘메모리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제 잔치국수는 통 멸치국수 잔치국수 장터국수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시장과 대학가, 시내 중심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세력을 넓히는 중이다.
반가운 것은, 잔치국수 본래의 축하, 장수의 의미를 살려 국수를 참가자들에게 대접하는 행사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통 문화를 살리기 위한 행사에는 어김없이 잔치국수를 대접한다. 전주 남부시장 옥상 하늘정원에서 열렸던 국수음악회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남부시장 ‘할인의 날’ 이벤트로 시장의 번영회가 주최했던 이 행사에는 모처럼 떠들썩하고 왁자한 흥겨움이 넘쳐났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푸짐한 국수로 뒤풀이 마당이 펼쳐졌다. 시민들은 한바탕 굿까지 구경한 뒤 국수까지 공짜로 먹게 되니 즐겁지 않을 리 없었다. 잔치국수는 이제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대접할 수 있는 음식이 돼버린 만큼 차라리 어느 행사에서나 참가자들을 많이 불러 모을 수 있는 음식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잔치국수 본래의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 건진 국수 - 밀가루에 콩가루를 섞어 국수를 만들고, 이것을 건져 장국을 부어 만든 음식이다. 건진국수라는 명칭은 밀가루·콩가루 반죽의 칼국수를 익혀 찬물에서 건져냈다 하여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건진 국수가 문헌에 기록되어 있지는 않으나, <요록 要錄>에 기록된 태면이 건진 국수와 비슷한 점으로 미루어보아 국수문화가 한창 꽃을 피우던 고려 말엽에서 조선시대에 있던 음식으로 추측된다.
만드는 법은 먼저 밀가루와 날콩가루를 3:1의 비율로 섞어 약간 되직하게 반죽한 다음 얇게 밀어 가늘게 채 썬다. 끓는 물에 국수를 삶아 찬물에 헹구어 사리를 만들어 그릇에 담고, 차게 식힌 장국을 붓고 고명을 얹는다. 장국은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끓이다가 건더기를 건져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만든다. 고명으로는 채 썰어 양념하여 볶아낸 쇠고기와 호박, 황백지단과 실고추를 준비하는데, 다른 국수에 비해 호화롭다. 건진 국수는 단백질·지방·칼슘·비타민이 골고루 들어 있는 영양이 풍부한 음식으로, 특히 경상북도 안동의 명물음식이다.

○ 국수장국 - 뜨거운 육수장국에 국수를 말아서 만든 음식이다. 온면(溫麵)이라고도 한다. 옛날에는 메밀국수로 많이 만들어 먹었으나 근래에는 밀국수를 이용하여 많이 만들고 있다. 메밀은 끈기가 없으므로 국수를 만들 때에는 끈기가 있는 밀가루를 섞어서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메밀 7에 밀가루 3, 또는 5 : 5의 비율로 혼합한다. 국수는 녹두녹말로 풀을 쑤어서 메밀가루를 넣고 반죽하여 국수틀에 넣고 국수를 뽑아낸다. 또는 반죽을 얇게 밀어 병풍처럼 접어서 가늘게 채를 썰어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밀가루는 흔하고 반죽한 뒤에는 끈기가 많다. 그래서 국수를 빼기가 쉬워졌다. 국수를 삶을 때에는 큰 솥에 물을 붓고 물을 끓인다. 물 붓고 물을 끓인 적당량의 국수를 넣고 한소끔 끓어오르면 냉수를 한 바가지 붓는다. 이것은 물의 온도를 내려가게 하여 국수 속까지 잘 익히는 방법이다. 잘 익었으면 찬물로 헹구어 사리를 만든다. 국수는 반병두리와 같은 놋그릇에 담는다. 한편으로는, 쇠고기로 장국을 끓여서 깨끗하게 기름을 걷고 맑은 물을 붓고 국보다는 세게 간을 맞춘다. 웃기는 계란지단·석이채·실고추·호박이나 파·미나리와 같은 푸른나물을 얹어 흰 국수와 합하여 오색이 나도록 한다. 국수꾸미를 더 잘 하려면 쇠고기 편육이나 쇠고기를 다져서 양념하여 볶은 것을 한 수저씩 곁들이기도 한다. 먹을 때는 후춧가루를 알맞게 치고 맑은 장으로 간을 하여 뜨겁게 먹는다.

에너지(kcal)419.0탄수화물 (g)72.0지방 (g)   15.6단백질 (g)20.8비타민비타민 A (μg RE)89.5비타민 C (㎎)14.7비타민 B1(㎎)0.23비타민 B2(㎎)0.43나이아신 (㎎)3.1무기질칼슘(㎎)104.7인 (㎎)245.5나트륨(㎎)881.3칼륨 (㎎)399.7철분(㎎)3.3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하면, 단백질이 부풀며 껌처럼 결합됨으로써 글루텐이 형성된다. 글루텐의 특징은 끈기와 탄력이 생긴다. 여기에 소금을 넣어 반죽을 단단하게 만들면 면발은 더욱 쫄깃해진다.
밀가루는 쌀과 같이 열량원으로서 중요하다. 단백질은 8∼12%로 쌀보다 많으나, 필수아미노산은 쌀보다 약간 적다. 그러나 리신과 트레오닌을 첨가하면 영양가가 향상된다는 점은 쌀과 비슷하다. 비타민 B1은 100g 중 0.28 mg으로서 쌀보다 많다. 호박과 달걀을 넣어주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 줄 수 있다. 달걀은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고, 특히 달걀에 부족한 비타민 C와 식이섬유는 부재료로 첨가하는 호박이 가지고 있는 성분이 보충해 줄 수 있다.

⑦ 쟁반국수

쟁반국수는 춘천 등지의 막국수 집에서 2~3인분용 막국수를 쟁반에 담아 푸짐한 고명을 얹어 먹음직스럽게 담아 낸 것이 인기를 끌면서 1990년대 이후 유행하게 된 음식이다. 쟁반막국수의 유행은 쟁반자장면, 쟁반냉면의 유행으로 번졌고, 기존 1인용 메뉴와 조금씩 차별화된 양념이나 조리법을 응용함으로써 더욱 호응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쟁반국수만큼 한국인의 정서와 음식문화를 보여주는 것도 드물다. 쟁반국수란 말 그대로 쟁반에 담아 먹는 국수인데 멀쩡한 그릇을 두고 왜 하필이면 넓적한 쟁반에 국수를 담아내는가가 핵심이다.
쟁반국수의 특성은 첫째, 비빔국수에 속한다는 점이다. 비빔국수는 국수를 삶아 건진 후 고명으로 채소와 김치, 고추장을 얹어 비벼 먹는 것이다. 주재료가 국수라는 점에서 비빔밥과 차이가 나지만 조리의 원리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인의 정서를 설명해주는 비빔문화의 특성을 가진 음식으로 비빔밥과 함께 거론될 수 있는 것이 비빔국수이다. 무엇이든 섞는다는 것은 다양한 개체를 뒤섞어 어울리게 하여 전혀 새로운 맛을 창조해내는 행위이다. 이 경우 개개의 식재료들은 그 고유의 형태와 맛을 잃지 않으면서 전체의 맛을 조화롭게 만들어낸다.
두 번째 특성은 ‘나눔’의 음식이라는 점이다. 국수를 1인분씩 따로 담아내지 않고 쟁반에 담아낸다는 것은 누군가와 함께 음식을 나누기 위해서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음식은 찌개류에서 보이듯 여럿이 한꺼번에 자기 수저로 떠먹는 비위생적인 문화라고 잘못 알려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러 자료에서 보듯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행사와 잔치 때 반드시 손님 각각에게 외상을 차려 냈던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다. 큰 그릇에 한꺼번에 담아 여럿이 같이 나누어 먹는 관습은 가족처럼 지극히 친한 경우에만 해당된 것으로 일반 서민들 사이에서 격의 없이 식사를 하던 풍습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찌개류는 여럿의 수저가 들락날락 한다는 점에서 분명 비위생적인 면이 있으나 쟁반국수의 경우는 다르다.
쟁반국수는 국이나 장류가 아니기 때문에 젓가락으로 먹게 된다. 한꺼번에 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위생적으로도 문제가 없이 친근한 사람들과 함께 정을 나눌 수 있은 음식이 쟁반국수이다. 마지막으로 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경험이 있겠지만 1인분씩 내온 음식은 비록 양이 많아도 옆의 사람에게 덜어 주기가 난처한 경우가 많다. 음식의 모양새도 흐트러질 뿐만 아니라 지극히 친밀한 관계가 아니라면 받는 사람조차도 기분이 상할 수 있다. 그러나 쟁반국수는 자신의 양에 따라 덜어 먹을 수 있고 그 양을 조절함으로써 상대방이 편안하게 양껏 먹을 수 있게 하는 무언의 양보, 말없는 배려의 마음씨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쟁반국수는 ‘비빔’과 ‘나눔’의 특성을 모두 지닌 음식으로 볼 수 있다. 반가운 것은 이러한 나눔의 정신이 이제는 거의 모든 국수류에서 보여 진다는 사실이다. 쟁반국수만이 아니라 쟁반냉면도 있고 요즘의 칼국수 전문점에서는 커다란 그릇에 먹음직스럽게 담아내고는 각 접시와 국자를 준비해 준다. 우리의 나눔 정신은 살리고 위생 문제도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kcal)395.3탄수화물 (g)71.6지방 (g)   4.5단백질 (g)14.5비타민비타민 A (μg RE)200.3비타민 C (㎎)9.3비타민 B1(㎎)0.32비타민 B2(㎎)0.25나이아신 (㎎)1.68무기질칼슘(㎎)260.1인 (㎎)329.3나트륨(㎎)1176.1칼륨 (㎎)268.6철분(㎎)4.1쟁반국수 면의 주재료인 메밀은 단백질이 10-12%, 특히 라이신, 트립토판과 같은 곡류에 부족하기 쉬운 필수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는 단백가가 높은 우수한 식품 중 하나이다. 또한 지질은 약 2% 정도 함유되어 있으며 리놀레산이 주를 이룬다. 무기질은 칼슘과 철분, 망간이 풍부하며, 비타민 B1, B2가 풍부하다.
메밀에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P인 루틴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루틴이라는 성분이 다른 식품보다 많이 함유되어 있어 변비를 없애고 고혈압, 동맥경화증, 폐출혈, 궤양성 출혈, 궤양성 질환 등에 효과가 있어 성인병 예방에 좋다.

⑧ 칼국수

칼국수는 밀가루를 반죽하여 칼로 가늘게 썰어서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까지의 문헌에는 국수를 가리키는 글자가 보이지 않다가 고려시대에 접어들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때의 국수가 어떠한 종류의 것이었는지 밝혀주는 구체적 자료가 없어 칼국수의 존재를 확인할 수는 없다.
칼국수는 조선시대 최고(最古)의 한글조리서인 <규곤시의방 閨壼是議方>에 절면(切麵)이라는 명칭으로 등장한다. 여기서는 주재료로 메밀가루를 쓰고 연결제로 밀가루를 섞고 있다. <주방문>에서는 메밀가루를 찹쌀 끓인 물로 반죽하였다. 이와 같이 조선시대의 칼국수는 오늘날과는 달리 메밀가루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밀가루가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고려도경>의 “고려에는 밀이 적기 때문에 화북에서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밀가루의 값이 매우 비싸서 성례(成禮) 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록에서도 알 수 있다.
메밀은 흉년으로 기근이 들면 심는 구황식품으로 밀가루가 귀했던 우리나라에서는 밀가루 대신 메밀을 이용해 국수를 만드는 것이 더 발달했던 것이다. 밀가루 대신 메밀이나 녹말을 이용해 면음식을 만들어 먹게 되면서 제면기술 역시 메밀과 녹말의 물성에 적합한 방법이 훨씬 더 발달하게 되었다. 즉 점성이 부족한 메밀은 압출식으로 만들거나 칼싹두기 형태로 만들었고, 녹말면은 바가지에 구멍을 뚫어  찬물에 굳혀, 사면의 형태로 만들어 먹는 것이 더 발달했다.
밀가루를 이용한 반죽을 칼로 썰어서 만드는 현재의 칼국수 조리법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 볼 수 있다. “양밀가루를 물에 반죽할 때에 장을 조금 쳐서 주무르고 여러 번 친 뒤에 방망이로 얇게 밀어 잘게 썬다. 밀가루를 뿌려 한데 붙지 않도록 한 뒤에 끓는 물에 삶아내어 물을 다 빼버리고 그릇에 담은 뒤에 맑은장국을 끓여 붓고 국수장국에 얹는 고명을 얹는다.”고 하였다.
<간편조선요리제법 簡便朝鮮料理製法>에서는 “밀가루에 소금을 조금 뿌려 물에 반죽하여 오랫동안 주무르고 쳐서 반죽을 극히 되게 한 뒤에 방망이로 얇게 밀어서 잘게 썰어서 끓는 물에 삶아 내어 냉수에 헹구어서 물을 다 빼서 버리고 그릇에 담는다. 맑은장국을 끓여서 붓고 국수장국에 얹는 고명을 얹는다.”고 하였다.
여기서의 칼국수는 오늘날과 같이 밀가루를 쓰고 있으나 국수를 찬물에 헹구어 국수장국을 만들어 붓는 것이 특이하다. 요즈음의 칼국수는 주로 장국에 넣어 그대로 끓여 먹는다. 이것은 국물이 탁하기는 하나 구수한 맛을 살릴 수 있다.
지금 분식집 등에서 싼값에 먹을 수 있는 칼국수는 우리 조상들에게는 진귀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도 칼국수가 있기는 있었으나 지금 같은 밀가루 칼국수는 서울 양반가에서나 해먹은 귀한 음식이었다. 조선시대 조리서 <음식디미방>에 소개된 칼국수는 메밀을 주재료로 하고 있다.
칼국수는 6·25전쟁 이후 미국의 구호품으로 밀가루가 들어오면서 서민음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밀 재배 북방한계선이 충청도를 넘지 못하는 까닭에 미국의 원조 밀이 들어오기 전만 해도 밀은 꽤 귀한 식재료였다. 일부 농민, 시민단체에서 이 원조 밀을 계기로 우리의 식량자급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결국엔 미국에 식량주권이 종속됐다고 주장하지만, 한편으로는 값싼 밀 덕분에 조선 양반가 음식이던 칼국수가 대한민국 서민음식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국수를 먹던 특별한 때가 있었다. 보리와 밀 수확이 끝나는 무렵인 음력 6월 15일 유두에 햇 밀로 칼국수와 부침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어 먹던 풍습이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무병장수가 최고의 덕으로 여겨지면서 긴 국수 가락이 장수를 가져온다는 믿음도 생겼다. 고려시대부터 생일이나 회갑 등 경사에 국수를 먹는 관습은 이러한 믿음에서 비롯됐다. 결혼식 날에 국수를 대접하는 풍습도 부부간의 사랑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수는 매우 다양한 맛을 자랑한다. 예부터 농촌지역에서는 닭 육수에 애호박과 감자 등을 넣어 만들었고 해안지방에서는 바지락 등 해물 육수, 해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산간지역에서는 멸치 육수 등이 선호됐다.
불경기에 추운 겨울에는 칼국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영하권의 추위가 지속되면서 부담없이 속을 뜨끈하게 채울 수 있는 것으로는 칼국수만한 게 없다. 지난 98년 외환위기 때에는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부담이 적은 칼국수집이 불경기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았다. 요즘에는 매운 맛의 칼국수가 더 잘 팔린다고 한다. 불황기일수록 맵고 자극적인 것을 찾는 성향 때문일 것이다. 칼국수에도 세태가 반영된다는 점은 씁쓸한 일이다.
그러나 칼국수가 반드시 서민음식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칼국수가 서민의 음식이란 통념을 깬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다. 청와대로 사람들을 불러 모아 칼국수를 대접하기까지 했으니 대단한 칼국수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멸치나 호박 정도로 맛을 내는 가정용 칼국수가 아니라 김전대통령이 즐겨 드시던 칼국수는 사골칼국수로 쇠고기 사골로 육수를 만들어 끓이고 고명으로 쇠고기를 얹어내는 고급 칼국수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칼국수는 국물 맛을 어떤 재료로 내느냐에 따라 그 종류도, 가격도 다양해진다. 잘 살던 집에선 이런 사골 칼국수를 끓여 먹는가 하면 일반 가정에선 멸치로 국물을 내 끓여먹던 멸치 칼국수가 있었다. 이외에도 닭 칼국수를 비롯해 사골칼국수, 멸치칼국수가 대표적인 3대칼국수에 해당한다. 여기에 팽이, 느타리 등 다양한 버섯을 넣어 함께 끓인 버섯칼국수와 그릇 가득 조개껍데기 채 담아내는 바지락칼국수가 더해져 5대 칼국수가 되며 특별한 메뉴에 속하는 팥칼국수, 연칼국수 등도 있다. 아마 밀가루 음식이 당기는 장마철 내내 점심시간마다 칼국수만 골라 먹어도 물리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칼국수가 있을 것이다.
칼국수는 집에서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는 경제적인 음식이지만 이 칼국수의 다양한 성격을 멋지게 고급화시킨 예는 많다. 지금도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원조 명동칼국수를 선두로 하여 1990년대 들어서는 지역의 유명 칼국수 집 브랜드를 이용한 프랜차이즈 점포가 주택가 곳곳을 점령했다. 그러면서 버섯칼국수, 해물칼국수, 바지락칼국수 등 메뉴도 다양해졌다. 이들 프랜차이즈 칼국수집의 특징은 전골냄비를 올려 버섯이나 채소 먼저 먹고 칼국수를 먹은 뒤 그 국물에 볶음밥이나 죽까지 해먹음으로써 ‘싸게, 그러나 배부르게 먹었다’는 포만감을 주었다. 즉 ‘서민음식’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하면서도 맛깔스러움을 느끼게 하여 성공한 것이다.
 
에너지(kcal)285.0탄수화물 (g)49.2지방 (g)   5.0단백질 (g)13.9비타민비타민 A (μg RE)43.9비타민 C (㎎)16비타민 B1(㎎)0.13비타민 B2(㎎)0.08나이아신 (㎎)2.4무기질칼슘(㎎)90.2인 (㎎)171.6나트륨(㎎)2617.4칼륨 (㎎)400.1철분(㎎)3.0칼국수의 주재료인 밀가루는 쌀과 같이 열량원으로서 중요하다. 단백질은 8∼12%로 쌀보다 많으나, 필수아미노산은 쌀보다 약간 적다. 그러나 리신과 트레오닌을 첨가하면 영양가가 향상된다는 점은 쌀과 비슷하다. 비타민 B1은 100g 중 0.28mg으로서 쌀보다 많다. 칼국수의 육수는 멸치를 우려서 진하게 내는 육수를 대부분 이용하며 갈은 멸치를 사용하여도 좋고, 육수를 내는 과정에서 멸치의 칼슘과 철분, 나트륨 등이 다소 유출되므로, 좋은 무기질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


4) 국

① 갈비탕

토막 친 소갈비를 넣어서 끓인 국으로 가리탕, 갈이탕이라고도 한다. 갈비탕에 관한 기록은 1890년대의 궁중연회 상차림에 보이고 있으나, 갈비는 그보다 먼저 고려 시대 말부터 먹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대표적인 보양식으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보신탕이 있다. 그리고 누구나 떠올릴법한 인삼 한 뿌리와 영계 한 마리 푹 고아 만든 삼계탕, 국물 한 방울이라도 남길 새라 아낌없이 먹는 뽀얀 설렁탕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음식들에 뒤쳐지지 않은 보양식이 바로 갈비탕이다. 갈비탕하면 흔히 결혼식에서나 먹는 음식으로 여기기 마련인데 알고 보면 갈비탕은 설렁탕보다 더 고급 요리에 속한다. 사실 예나 지금이나 소갈비는 구하기가 힘들고, 값이 비싼 식자재였기 때문이다. 그런 소갈비로 끓인 갈비탕은 기력이 쇠할 때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 늙으신 부모님에게, 군대에서 휴가 나온 아들에게 끓여 내던 특별한 음식이자 오래간만에 큰맘 먹고 외식을 할 때 고기까지 뜯으며 한 그릇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울 수 있었던 음식으로 서민들의 외식에 대한 로망이 바로 갈비탕이었다.
그런 갈비탕이 언제부터인가 직장인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로 대중화되었다. 게다가 예전처럼 갈비와 물만 있으면 가능하던 갈비탕이 건강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요즘 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다시 고급화되고 있다. 인삼, 대추, 잣 등을 넣어 한약재 향이 물씬 풍기는 '영양 갈비탕'이나 갈비대가 보통 갈비탕보다 더 많이 들어있어 뜯어 먹는 재미가 있는 '특 갈비탕' 혹은 '왕 갈비탕' 같이 종류도 다양하다. 다양하게 변주되어 갖가지 맛을 연출하는 갈비탕도 많다. 우거지를 넣어 시원하고 매콤함을 더한 우거지갈비탕은 인기 점심 메뉴다. 어떤 우거지갈비탕 집은 우거지갈비탕 한 가지 메뉴로 일대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점심시간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이색적인 메뉴로는 갈낙탕이 있다.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는 갈비와 낙지로 맛을 낸 갈낙탕은 요즘 특히 사랑받고 있다.
소갈비를 토막 쳐서 푹 삶아 맑은 장을 친 국을 '갈비탕'이라고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보양식 갈비탕. 설렁탕이나 곰탕과는 달리 맑고 투명한 국물 맛이 담백하다. 탕 안에 가득 담긴 갈비를 뜯는 맛도 제법 쏠쏠하다.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 요즘 사람들은 음식 하나를 먹어도 건강을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몸에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고 움직인다. 특히 한 여름 무더위로 기력을 잃으면 몸을 보할 수 있는 보양식을 찾는다. 여름철 자칫 입맛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에 입맛을 살려줄 음식은 필수적이다.
사실 설렁탕, 갈비탕 등은 조리 과정이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 같은 탕류 음식은 국물이 음식 맛을 좌우하는데 제대로 된 국물 맛을 내기 위해서는 오랜 숙련 기간에서 나오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갈비탕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갈비를 넣고 우려내는 음식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 과정을 거쳐야만 한 그릇의 음식이 완성된다. 옛날에는 귀한 갈비를 몇 대 구한 후에는 연로하신 부모님과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정성을 다해 끊여냈다.
만드는 법은 소갈비를 5, 6㎝로 토막 내서 맹물에 뼈에 붙은 고기가 떨어질 정도로 연하고 흐물흐물해지도록 푹 곤다. 이것을 곰국과 같은 방법으로 조미하여 간장으로 끓이는 경우가 있고, 그대로 국물과 함께 떠서 파 다진 것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여 먹기도 한다. 모든 뼈의 성분이 함께 우러나서 국물이 맑으면서도 다른 맑은장국과는 색다른 별미가 있다
에너지(kcal)354.0탄수화물 (g)8.2지방 (g)   22.0단백질 (g)27.7비타민비타민 A (μg RE)49.7비타민 C (㎎)11.4비타민 B1(㎎)0.16비타민 B2(㎎)0.31나이아신 (㎎)7.1무기질칼슘(㎎)44.0인 (㎎)251.8나트륨(㎎)1046.3칼륨 (㎎)567.9철분(㎎)3.9국물요리의 특징은 국물 속에 재료의 영양가가 녹아나오는 것이다. 갈비는 약 20% 이상의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 우수한 단백질의 급원식품이다. 갈비는 필수아미노산의 함량이 높고 철분이 풍부하여, 지방, 무기질, 비타민의 주된 공급원이 되고 있다. 특히 풍부한 철분 함량은 빈혈에 좋아 빈혈방지에 효과가 높은 음식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갈비를 끓일 때 함께 우려 나오는 갈비뼈의 칼슘이 용출되어 나온다. 또한 양파를 함께 넣어서 우리기도 하는데 이때 양파는 냄새를 없애주면서 갈비에 붙은 고기를 한층 더 연하게 하면서 뼈의 성분이 잘 우러날 수 있다

② 감자탕

감자탕은 저렴한 돼지 등뼈와 감자, 우거지, 갈은 들깨, 깻잎, 파, 마늘 따위의 양념을 넣어 진하고 맵게 끓인 탕으로 감자 속속들이 등뼈 맛이 흠뻑 배어들어 깊고 구수한 맛을 낸다. 아침에 해장국으로 또는 더운 여름과 날씨가 쌀쌀해질 때 식사메뉴, 늦은 밤 야식, 술안주 등으로 이용한다. '감자탕'이란 이름은 돼지 등뼈에 든 척수를 '감자'라 한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돼지 등뼈를 부위별로 나눌 때 감자뼈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을 넣어 끓였다고 해서 '감자탕'이라 했다는 설이 있다. 
그런데 흔히 해장국 대신 먹는 감자 뼈다귀탕은 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인데, 기름기를 제거한 돼지등뼈를 넣고 끓여서 국물이 뽀얗게 되면 감자를 통째로 넣고 푹 끓인 형태이다. 감자는 임진왜란 이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역사가 짧은 식품이나 지금은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특히 감자국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국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감자탕에의 유래에 대한 가장 신빙성 있어 보이는 설은 1899년 경인선 철도공사 때 많은 인부들이 철도공사에 동원되어 인천으로 몰리면서 이때 고안된 음식이라는 이야기이다. 실제 ‘한동길 감자탕 집’을 3대째 운영하는 주인의 증언에 의하면, 한동길은 전라도에서 태어났다가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문에 인천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가세가 기울자 생계 때문에 경인철도회사 인부로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인부들을 위해 싼 재료인 시래기, 감자, 돼지 뼈를 이용한 탕국을 만들어 제공한 것이 인기를 얻게 되어 1900년 한강철교 공사 막바지에 이른 노량진 근처에서 함바집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감자탕의 유래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자웅을 겨루던 삼국시대에 돼지사육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현재의 전라도 지역에서 농사에 이용되는 귀한 '소' 대신 '돼지'를 잡아 그 뼈를 우려낸 국물에 각종 채소를 넣어 음식을 만들어 뼈가 약한 노약자나 환자들에게 먹게 한데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전라도 지방에서 유래된 이 감자탕은 전국 각지로 전파된 한국 고유의 전통 음식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 감자탕은 저렴한 식재료와 충분한 칼로리, 구수한 뼈국물 맛이 우러나 서민들 중에서도 특히 부두 노동자들에게 환영 받던 알짜 영양식이다. 이 감자탕이 대중화된 지역은 인천항이 개항됨과 동시에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몰려와 다양한 음식문화를 갖추게 된 인천이다. 1899년 경인선 개통 공사에 많은 인력이 동원되면서 뼈 해장국과 감자탕이 인천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지금은 250만 인천시민이 모두가 감자탕 매니아라 할 정도로 한 집 건너 감자탕집이 있다.
이런 감자탕의 유래에 대해서는 말이 많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의견들을 종합해보면 아무튼 감자탕은 노동자를 위한 음식으로서 전라도의 조리법을 원용하여 인천 지역에서 처음 발생하고 서울에서 발전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감자탕이 서민 음식이었다는 점은 확실하며 이와 관련하여 감자탕이 확실히 자리 잡게 된 장소가 인천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소위 물텀벙이라 불리우는 아귀찜이 인천에서 기원한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자장면도 1905년 인천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이 기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감자탕도 인천에서 성공한 음식이다.
이것을 두고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모여들었던 개항 당시의 인천에서 새로운 음식문화가 생겨났다고 간단히 말해도 되는지는 의문이다. 전국의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서울에서 모이고 있었다. 외국인에 관한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개항을 인천에서 했다지만 외국인은 서울에도 많았다. 이렇게 드라마틱한 음식의 진화가 왜 인천을 기원으로 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은 이를 두고 ‘가난한 남자 독신 노동자의 증가’가 그 이유라고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맘때는 더더욱 더, 독신 남자들이 요리를 해먹는 문화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괜찮은 과부하나 후리지 않는 이상은 남이 해주는 밥을 먹을 수밖에 없는데, 네댓 명이라면 하숙집 아줌마 밥을 얻어먹었겠지만, 대규모의 공사장 등이라면 결국 상업적인 외식을 먹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외식이라는 것에 몇 가지의 전제가 있고 감자탕은 여기에 딱 들어맞는 메뉴가 된다.

① 남자들끼리 먹는 것이니 술안주로 먹을 수 있어야 한다.
② 노동자들의 음식이므로 열량이 높고 포만감이 들고 재료가 싸면서도 맛       이 강해야 한다.
③ 값싼 음식이므로 한꺼번에 대량으로 조리할 수 있도록 손이 덜 가는 재       료로 마구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어쨌거나 부두노동자들에게 환영받던 감자탕은 돼지등뼈에 단백질, 칼슘, 비타민 B1 등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찾게 되는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에너지(kcal)176.0탄수화물 (g)9.9지방 (g)   9.2단백질 (g)13.9비타민비타민 A (μg RE)82.7비타민 C (㎎)18.4비타민 B1(㎎)0.37비타민 B2(㎎)0.16나이아신 (㎎)4.2무기질칼슘(㎎)26.3인 (㎎)154.1나트륨(㎎)847.5칼륨 (㎎)539.2철분(㎎)1.8감자탕 즉, 감자뼈를 일컫는 돼지등뼈의 효능에서 찾을 수 있다. 돼지등뼈에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B1 등이 풍부하여 어린이들의 성장기 발육에 큰 도움이 되며, 남성들에겐 스태미너 음식으로, 여성들에겐 저칼로리 다이어트 음식으로, 노인에게는 노화방지 및 골다공증 예방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감자의 주성분은 탄수화물이며 비타민 C가 많아 감기와 간에 독성물질을 방어, 해독하는 작용이 있다. 특히 감자의 비타민 C는 조리시에도 매우 안정하다. 감자는 섬유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혈액 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하며, 심장질환, 고혈압 등의 예방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감자의 껍질 부위에 있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클로로제닉산은 암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③ 곰탕

가마솥에서 푹 곤 곰탕의 진한 국물 맛은 어떤 음식도 모방할 수 없다. 쫄깃쫄깃한 쇠고기의 육질도 씹는 재미를 더한다. 곰탕은 설렁탕과 함께 우리나라 국물음식의 대표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소뼈의 시원함과 한우고기의 부드럽고 담백함을 동시에 지닌 곰탕은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산모와 노약자의 기력증진에 인기를 끌고 있다. 곰탕은 뭐니 뭐니 해도 국물 맛이 좌우한다. 곰탕은 조리과정에서 양념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는 곰탕 본래의 구수한 국물 맛을 내기 위해서이다. 반면 원재료가 고급이어야 하고 곰국을 우려내는 시간과 고기를 삶아내는 요령이 중요하다.
곰탕의 맛과 효능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식재료와 조리과정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뽀얗고 진한 국물이 공통인 두 음식을 일반인들이 구별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만화 식객은 이 차이점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 "설렁탕은 뼈 국물이고, 곰탕은 고기 국물이다." 뼈를 고아서 만든 것이 설렁탕이고 고기로 국물을 낸 것이 곰탕이기 때문에 설렁탕은 국물이 뽀얗고, 곰탕은 국물이 맑다는 것이다.
이토록 한국인의 미각은 섬세하고 놀랍기 짝이 없다. 이것저것 한꺼번에 넣고 ‘곰국’이 될 정도로 푹 고아낸 국물에서 어느 부위가 들어갔느니 빠졌느니를 놓고 설왕설래하는 초능력을 갖춘 민족이 한국인이 아닐까. 소고기의 부위별 명칭만 봐도 맛의 세분화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걸랑, 고거리, 고들개, 곤자소니, 꾸리, 다대, 달기살, 대접살, 도래목정, 둥덩이, 떡심, 만하바탕, 만화, 멱미레, 발채, 새창, 서대, 서푼목정, 설낏, 설밑, 수구레, 홀떼기, 이보구니 등등. 이보구니는 소 잇몸살, 수구레는 쇠가죽 안에 붙어 있는 아교질이다. 소 한 마리를 통째로 먹는 한국인에게 소고기를 향한 애정은 부위별 미각이 놀라울 정도로 세분되어 있는 우리의 맛 문화를 보여준다 하겠다. 이런 맛의 표현 형태는 세계 어느 민족도 추종을 불허한다. 소 부위 살을 아프리카 보디 족이 40여 부위, 영국이 25부위 정도로 구분하는 데 비해 우리 민족은 125부위 정도로 세분하면서 소의 혓바닥 잇몸 살까지 긁어먹는 희한한 민족임에 틀림없다.
우리의 맛 문화를 논한다는 것은 곰탕집 개수만큼이나 천차만별로 만들어내는 각각의 곰탕에서 원재료를 알아맞히는 고단수 게임과도 같다. 도대체 소 한 마리를 통째로 끓였던 설렁탕이나 하루 온종일 온갖 재료가 녹아 흐물거리게 고아 냈던 곰탕의 맛을 세분화한다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절대미각의 장금이나 성찬이 존경스러워지는 이유이다. 
뒤섞이고 융합된 맛을 다시 세분화하여 분석하는 요리의 과학보다 한국의 조상들은 어우러진 맛, 시간이 흘러 개체들은 사라지고 뽀얀 국물로 재창조된 해석 불가의 맛을 통해 요리의 감각을 즐긴 것이 확실하다. 어쨌거나 한국의 곰탕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에너지(kcal)186.0탄수화물 (g)16.5지방 (g)   5.7단백질 (g)15.8비타민비타민 A (μg RE)23.8비타민 C (㎎)6.8비타민 B1(㎎)0.1비타민 B2(㎎)0.18나이아신 (㎎)3.5무기질칼슘(㎎)26.4인 (㎎)147.7나트륨(㎎)711.0칼륨 (㎎)245.8철분(㎎)2.0곰탕은 쇠고기를 진하게 고아서 끓인 국물 음식이다. 쇠고기 부위 중 양지머리, 사태, 업진육, 곱창, 갈비, 꼬리, 다리를 주로 사용하며, 무를 같이 넣고 끓인다. 고기가 완전히 익으면 이를 얇게 썰어 후춧가루, 다진 파, 간장으로 양념을 해서 먹는다. 단백질이 풍부해 겨울철 영양식으로 좋을 뿐만 아니라, 병의 회복에도 도움을 주고 면역력도 길러준다. 쇠고기는 양질의 단백질과 철분, 카르니틴(아미노산) 등 영양이 풍부해 보양식 재료로 손색이 없다.  특히 양질의 필수 아미노산이 균형 있고 풍부하게 들어있고 식물성 단백질보다 체내 흡수율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쇠고기에는 우리 몸 구석구석에 산소를 운반해주는 적혈구의 주성분인 철분이 풍부하고, 특히 쇠고기의 철분은 식물성 철분보다 흡수가 더 잘될 뿐 아니라, 식물성 철분이 4배 이상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철분이 많이 요구되는 여성, 특히 임신 중이거나 수유기에 있는 여성들은 철분 보충이 많이 필요하므로 쇠고기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쇠고기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비타민 B군은 노화방지는 물론 피부미용과, 지방 연소, 피로 회복에 좋고, 특히 비타민 B12는 ‘조혈 비타민’, 즉 피를 만드는 작용을 하여 빈혈을 예방하고, 안색을 좋게 하며 머릿결을 좋게 한다. 따라서 쇠고기는 미용과 노화 방지의 숨은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고기를 진하게 푹 고아서 끓인 국물은 각종 영양이 용출되어 나와 훌륭한 영양식일 뿐만 아니라 노화방지와 피로회복 및 빈혈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소화흡수가 잘되는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할 수 있다.

④ 된장국

된장은 간장과 함께 예로부터 전해진 우리나라의 조미식품(調味食品)으로 음식의 간을 맞추고 맛을 내는 데 기본이 되는 식품이다. 메주로 장을 담가서 장물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로 만든 장으로 메주에 소금물을 알맞게 부어 익혀서 장물을 떠내지 않고 그냥 만들기도 한다.
된장국은 이러한 된장을 푼 국물에다가 맛을 내기 위한 고기류나 어패류를 넣고 그리고 아욱이나 시래기, 냉이, 시금치 등의 채소를 넣고 끓인 국이다. 된장의 풍부한 영양과 섬유소와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가 만나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 건강음식으로 우리 민족의 생명줄을 이어 온 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콩을 재배한 것은 초기철기시대 무렵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선사시대에 우리의 땅이었던 부여는 콩의 명산지였으므로, 콩으로 간장과 된장이 섞인 것과 같은 걸쭉한 장을 담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삼국시대에는 메주를 쑤어 몇 가지 장을 담그고 맑은 장도 떠서 썼을 것이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도 고구려에서 장양(醬釀)을 잘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장양은 장 담그기·술 빚기 등의 발효성 가공식품을 총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고구려에서는 장 담그기를 잘하였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된장〔豉〕은 <삼국사기>의 신문왕 폐백 품목에 등장하며, <해동역사 海東繹史>에도 발해에서 된장을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 시대의 된장은 구체적인 제조법이 적힌 문헌이 없어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중국의 농서 <제민요술 齊民要術>에 수록된 장 담그기의 기본방법은 밀을 쪄서 황곡이 번식되도록 띄워 말린 것에다 콩 끓인 것과 누룩가루·소금을 섞어서 담그는 것이다. 우리의 솜씨를 전수 받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의 장제조법도 이와 같으므로 우리나라의 장도 비슷한 제법에 의하였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장은 콩만으로 만들어진다.
고려시대에도 구체적인 문헌을 찾을 수 없다. 그 시대의 중국 문헌인 <거가필용 居家必用>에 황두(黃豆)와 여러 가지 채소로 만드는 담두시(淡豆豉)·함시(鹹豉)가 있고, 밀가루에 밀기울을 섞어 반죽하여 둥글게 뭉쳐서 끈으로 매다는 우리나라의 메주덩이와 비슷한 맥시(麥豉)라는 것도 기록되어 있다. 고려시대에는 담두시와 같은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켜 그 액즙은 장으로, 그 찌꺼기는 된장으로 이용하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장 담그는 법에 대한 구체적인 문헌이 등장한다. <구황보유방 救荒補遺方>에 기록된 된장 류의 제조를 보면 미장(未醬)은 말장(末醬)으로도 수록되어 있다. 메주는 콩과 밀을 이용하여 만들었는데 그 재료비는 콩과 밀이 2 : 1로 오늘날의 메주와 크게 다르며, 오늘날의 콩으로 만드는 법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콩으로 메주를 쑤는 법은 <증보산림경제 增補山林經濟>에서 보이기 시작하여 오늘날까지도 된장제조법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 오늘날에는 집에서 된장을 담그기도 하지만 공장에서 제조되어 시판되기도 한다.
<구황보유방>에 기록된 제조법을 보면 “콩 한말을 무르게 삶고 밀 다섯되를 볶아 함께 섞어서 메주를 쑤고 더운 온돌에서 띄워 황의(黃衣)가 입혀질 정도로 뜨면 말려서……”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재료의 비례는 오늘날의 일본메주를 연상하게 한다. 즉, 탄수화물이 강화된 메주의 재료 개념이 그대로 일본으로 건너가서 일본메주로 정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메주를 쑤어 각형으로 빚어 띄워 말렸다가 장을 담그는 우리의 전형적인 방법이 일본의 고대에도 있었으므로 일본의 장제조의 원류는 우리 나라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증보산림경제>에 기록된 제조법은 “콩을 물에 씻은 다음 하룻밤 물에 담갔다가 건져서 익힌 것을 절구에 찧어서 둥글게 메주모양으로 만든 다음 한 치 정도의 반월형으로 썰어 만든다. 메주를 띄울 때는 말밥통 모양으로 구덩이를 파고, 한 자 거리를 격한 자리에 사면으로 수도(水道)를 만든다. 발을 엮어 구덩이 중간에 깔고, 만들어진 메주를 하나 하나 보에 싸서 구덩이 위에 매달고 구덩이를 짚이나 풀로 덮어 비바람을 막으면서 그 속에서 띄운다. 메주에 옷이 입혀지기 시작하면 뒤집어 준다. 뜨는 동안 8∼9차 뒤집어 주고 다 뜨면 꺼내어 햇볕에 말린다.”라고 하였다.
땅을 파고 그 속에서 메주를 띄우는 법은 <제민요술>의 콩메주 띄우기와 같은 것으로 미루어보면, 이 방법은 오랜 전통을 지녔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방안에서 띄우는 법만 이어져 오고 있다.
<규합총서 閨閤叢書>에서는 집메주장 만드는 법을 “물 한 동이에 소금 두 되 칠 홉을 넣고 메주는 반 독이 못 되게 넣어 칠팔십 일간 익히니라.”라고 하였다. 이 내용으로 미루어 집메주장은 간장과 된장을 따로 뜨지 않고 그냥 먹는 된장 단용장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요리법 朝鮮料理法>·<이조궁정요리통고 李朝宮廷料理通攷>·<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에서는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익혀 간장을 담근 뒤 메주를 건져서 소금을 뿌려 담근다고 하였다. 또, <이조궁정요리통고>에서는 메주에서 간장을 빼지 않고 된장만 담글 때는 소금물의 분량을 적게 붓고 익힌다고 하였고,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에서는 겨울철의 된장은 메주를 너무 띄우지 않고 적당히 띄워 말려서 메주가 겨우 잠길 만큼 물을 붓고 40일쯤 두었다가 만든다고 하였다. 이것은 간장을 빼지 않은 된장 단용장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는 고유의 독특한 음식문화가 있는 것처럼 반만년의 깊고 폭 넓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전통적인 음식 문화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된장 문화이다. 된장은 우리 한민족만이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동질감의 원천이며, 오랜 끈기와 인고의 맥을 같이한 우리 민족성을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다. 된장은 원료인 콩을 심는 것부터 시작하여 수확하고, 콩을 골라 메주를 쑤고 말려서 숙성시키기까지 1년이 걸린다. 그만큼 제대로 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력과 집념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우리 선조들의 기다림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문헌에 ‘고구려인은 장 담그는 솜씨가 훌륭하다’, ‘발해의 명물은 책성에서 생산되는 된장’이라는 기록이 나와 그 솜씨가 중국에까지 알려졌음을 알 수 있으며 신라 신문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의 폐백품목에도 간장, 된장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신라시대 초기에 이미 간장, 된장이 만들어져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된장을 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기업이 늘어나고 시중의 어느 식품점에서나 간편하게 살 수 있는 요즘에도 재래식 방법으로 된장을 담가 먹는 집이 아직도 있다. 어머님이 담가주신 된장 맛을 찾는 사람들. 어쩌면 그것은 단지 추억의 맛, 고향에 대한 향수라는 추상적 단어로 설명될 수 없는, 된장처럼 오래 묵어야 그 참모습을 드러내는 우리 민족의 정성과 영혼이 녹아 있는 음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된장을 먹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이 한국인임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된장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다. 옛 사람들에게 장을 담그는 일은 일종의 성사(聖事)였기 때문에 3일 전부터 부정스런 일을 피하고 당일에는 목욕재계하고, 음기(陰氣)를 발산치 않기 위해 조선종이로 입을 막고 장을 담갔다고 하였다. 이제 우리의 전통식품 된장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21세기의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콩의 영양과 기능성 물질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구수한 맛과 함께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암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 지금 세계가 ‘오리엔탈 건강 소스, 된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된장에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암 발생을 억제하는 성분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된장을 그대로 찌개나 국으로 이용하던 것에서 나아가 이제는 채소의 드레싱으로, 고기구이나 생선조림의 양념장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한국의 전통 된장이 세계의 건강 소스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된장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성인병이나 암을 예방해 줄 뿐만 아니라 술. 담배나 중금속의 독성을 중화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채소보다 풍부한 섬유질은 변비를 예방해 주는 효과도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된장이 암세포의 유발과 성장을 억제시켜 주고 간 기능을 회복시켜 주며 해독작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고혈압, 골다공증, 치매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작용도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100세 이상 장수노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도 된장이 건강식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전국의 100세 이상 장수노인 중 94.9%가 하루 한 끼 이상 된장국을 먹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된장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구수한 된장 냄새를 꺼리던 외국인들이 먼저 우리의 된장을 찾아 그 효능에 대해 앞 다투어 연구를 하고 있다. 학자들 중에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된장에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물질이 있어서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메주의 곰팡이를 소금물로 씻어내고 햇볕에 말려 숙성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아플라톡신이 없어지고 이소플라본, 사포닌 같은 항암 성분이 생성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된장이 몸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된장을 찌개나 국 등 전통적인 조리법 외에 각종 요리의 소스나 양념장으로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죽염이나 호박, 한약재 등을 첨가한 기능성 된장이 많이 개발되고 가족들과 함께 직접 메주를 쑤고 전통 장 만드는 것을 배워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된장은 우리 발효식품의 대표적인 것 중 하나이다. 된장의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단백질이 풍부하다. 한국의 된장은 고기와 치즈를 능가하는 식품으로써 이상적인 최고급의 단백질의 영양원이기 때문에 된장국의 국물까지 먹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된장에 함유되어 있는 히스타민, 류신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생리 활성이 뛰어나며, 혈압을 저하시켜, 고혈압 예방에 좋으며, 콜레스테롤을 제거하여 혈관을 탄력 있게 해 준다. 콩 속의 레시틴은 뇌기능 향상 기능이 있으며, 사포닌은 혈중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고 과산화지질의 형성을 억제하여 노화 및 노인성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된장국의 된장은 항암효과까지 있어서 된장국을 꾸준히 섭취한다면 암 치료시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우수한 영양이 포함되어있다. 된장은 암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 이에도 암의 원인인 유전자 돌연변이를 막아주는 항돌연변이 역할을 하는 등 강력한 항암 효과가 있다.

에너지(kcal)44탄수화물 (g)6.8지방 (g)   0.9단백질 (g)3.4비타민비타민 A (μg RE)319.2비타민 C (㎎)30.8비타민 B1(㎎)0.08비타민 B2(㎎)0.2나이아신 (㎎)0.8무기질칼슘(㎎)34.5인 (㎎)44.5나트륨(㎎)732.9칼륨 (㎎)329.4철분(㎎)1.6된장국은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쇠고기, 모시조개, 마른새우, 멸치, 홍합 등의 육수물에 여러가지 채소 등을 넣고 파 ·마늘로 양념한 국이다. 된장국의 국물은 쌀뜨물을 주로 이용하는데, 비타민 B1, B2, 지질, 전분 등이 녹아 있어 된장국의 영양을 더해준다. 국물 맛을 내기 위해서는 쇠고기, 멸치, 조개류, 마른새우 등을 이용하고 겨울철에는 쇠뼈를 곤 물을 이용하기도 한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된장국에 무청을 말린 시래기를 넣어서 즐겨 먹었다. 무청에는 비타민 A, C, 칼슘이 풍부하며, 된장과 함께 먹으면 식이섬유소 또한 풍부해서 배변 활동에 좋은 역할을 한다.

⑤ 떡국

맑은 장국에 가래떡을 얇게 썰어 넣고 끓인 음식으로 설날에 먹는 절식의 하나이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풍속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조선 후기에 편찬된 <동국세시기>·<열양세시기 洌陽歲時記> 등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문헌에 정조차례와 세찬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최남선도 <조선상식 朝鮮常識>에서 매우 오래된 풍속으로 상고시대의 신년 축제시에 먹던 음복적(飮福的) 성격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였다. 즉, 설날은 천지만물이 새로 시작되는 날로, 엄숙하고 청결해야 한다는 원시종교적 사상에서 깨끗한 흰 떡으로 끓인 떡국을 먹게 되었다고 본 것이다.
떡국을 끓일 때는 양지머리를 푹 고아서 기름기를 걷어낸 육수 또는 쇠고기를 썰어서 끓인 맑은장국이 쓰인다. 쇠고기가 널리 보급되기 이전에는 꿩고기를 다져서 끓인 맑은장국이 많이 쓰였다. 준비한 맑은장국이 팔팔 끓기 시작하면 흰 떡을 어슷어슷한 모양으로 얇게 썰어 넣고, 흰 떡이 끓어 위로 떠오르면 파를 넣고 잠시 후 합·반병두리·대접 등의 그릇에 담고 웃기를 얹는다. 웃기로는 쇠고기볶음, 지단이 주로 쓰이는데 파산적이 쓰일 때도 있다. 맑은장국은 간을 약간 세게 하여 끓여야 흰떡을 넣은 다음 간이 잘 어울리게 된다. 떡국은 설날뿐 아니라 평소에도 일품요리 형태의 한 끼 음식으로 널리 상용되고 있다.
개성지역에는 조랭이떡국이라 하여 흰떡을 가늘게 빚어 3㎝ 가량으로 끊고 가운데를 잘록하게 만들어 끓인다. 충청도지방에서는 생떡국이라 하여 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떡국을 끓여먹기도 한다.
설음식을 대표하는 떡국을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을 보면 흰쌀을 빻아서 가는 체로 치고 그 쌀가루를 물에 반죽하여 찐 후 안 반에 쏟아 놓고 떡메로 수 없이 쳐서 찰 지게 한 다음, 한 덩어리씩 떼어가지고 손으로 비벼 그것을 굵다란 양초가락만큼씩 길게 가래떡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타원형으로 얇게 썰어서 장국에 넣어 끓이고, 쇠고기, 꿩고기로 꾸미하여 후춧가루를 뿌린다. 이것을 정월 초하루 제사 때에 제물로도 차리고 또 손님에게도 낸다. 설날의 떡국은 지금은 쇠고기나 닭고기로도 끓이지만 옛날에는 꿩고기로 많이 하였다. 설날에 흰 떡을 끓여 먹는 것은 고대의 태양숭배 신앙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데, 설날은 새해의 첫날 이므로 밝음의 표시로 흰색의 떡을 사용한 것이며, 떡국의 떡을 둥글게 하는 것은 태양의 둥근 것을 상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떡가래의 모양에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시루에 찌는 떡을 길게 늘려 가래로 뽑는 것에는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고 가래떡을 둥글게 써는 이유는 둥근 모양이 엽전의 모양과 같아 그 해의 재화가 충분히 공급되기를 바라는 기원이 담겨 있다. 많은 떡 중에서 화려하지 않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가래떡을 먹는 이유는 흰 가래떡이 한해를 시작하는 시간의 경건함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특이하게 개성지방에서는 조롱박 모양의 조랭이 떡국을 끓여 먹는 풍습이 전해내려 온다. 조랭이떡은 가래떡을 가늘게 늘여서 써는데, 가운데를 대나무 칼로 살짝 굴려 마치 동그란 구슬을 붙여 놓은 것 같은 모양이다. 떡이 새하얀 것이 눈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반 떡국에 비해 떡이 퍼지지도 않고 훨씬 쫀득하다. 조랭이떡국에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일설에는 누에가 ‘길’함을 뜻하므로 한 해 운수가 길하기를 기원하며 누에고치 모양으로 빚었다고 한다. 또한 아이들이 설빔에 조롱박을 달고 다니면 액막이를 한다는 속설에 따라 액막이의 뜻으로 조롱떡국을 끓여 먹었다는 것이다. 일설에는 대나무 칼로 떡을 누르는 것이 조선 태조 이성계의 목을 조르는 것을 상징한다고 한다. 개성(송도)을 수도로 했던 고려가 멸망하자 그 원한을 조랭이떡을 만들면서 풀려고 한데서 기원한 것이라는 얘기다.
설날 음식에 얽힌 속담 중에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바로 ‘떡국’에서 유래된 것이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떡국에는 흰떡과 쇠고기, 꿩고기가 쓰였으나, 꿩을 구하기가 힘들면 대신 닭은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여기서 바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이제는 공해와 무분별한 사냥으로 그 아름다운 자취를 감춘 꿩고기로 떡국 꾸미를 만든다는 것은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도 없다. 옛날에도 꿩고기는 특별한 별식이었던 것 같다. 요즘은 주로 떡국용 육수로 쇠고기를 많이 쓰고 있다. 떡국은 국물이 맛있어야 하는데, 보통 사골이나 양지머리, 사태 등을 오래 고아서 국물로 사용한다.
본래 '떡'은 아무나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옛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쌀밥 한 그릇도 어쩌다 먹을 정도로 쌀이 귀했기 때문에 그런 쌀로 떡을 만들어 먹는 것은 환갑잔치나 명절과 같은 큰 의미가 있는 날뿐이었다. 떡국은 떡이 갖고 있는 '잔치'의 상징성이 '최고의 즐거움'으로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곧 설날 아침에 평소 먹기 힘든 고기와 함께 떡을 먹기 위해 고기가 들어간 떡국이 만들어졌으며, 명절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에너지(kcal)439.9탄수화물 (g)79.8지방 (g)   6.3단백질 (g)13.7비타민비타민 A (μg RE)74.5비타민 C (㎎)1.9비타민 B1(㎎)0.08비타민 B2(㎎)0.14나이아신 (㎎)3.9무기질칼슘(㎎)23.1인 (㎎)164나트륨(㎎)796.1칼륨 (㎎)165.3철분(㎎)1.8떡국 꾸미로 쇠고기의 첨가는 각종 무기질과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필수 아미노산 또한 높게 하는 역할을 한다. 떡의 당질로 충분한 열량과 탄수화물이 보충된다. 그 외 떡국에 첨가되는 계란 지단과 파 그리고 김 등은 떡의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 줄 수 있다.

⑥ 떡만둣국

설날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인데, 농경의례와 민간 신앙을 배경으로 한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설날의 음식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느 지방에서나 으뜸가는 공통음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 흰떡국이다. 해를 시작하는 첫날인 만큼 이 날을 아무 탈 없이 지내야 1년 365일이 평판하다고하여 지극히 조심하면서 가만히 들어앉는 날이란 뜻에서 설날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설날에 떡국을 끓이는 유래에 대해서는, 설날이 천지 만물이 새로 시작되는 날인만큼 엄숙하고 청결해야 한다는 뜻에서 깨끗한 흰떡국을 끓여 먹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 만둣국과 떡국은 따로 끓여 먹었는데 언제부터 인가 점차 두 가지를 함께 끓여 먹기 시작하여 떡만둣국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떡과 만두는 형제 같은 성격을 가진 것으로서, 쌀농사가 적은 북쪽 지방에서 만둣국이 떡국 대신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풍속이었다. 떡국과 만둣국은 주재료가 전혀 다른 개별음식이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섞여져 겨울철의 진미로 꼽히면서 일반 식당의 주요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요새 음식점에서 볼 수 있는 떡만둣국은 떡과 만두가 함께 들어가 떡국의 깨끗하고 쫄깃한 맛과 만두의 푸짐한 속을 같이 먹게 되는 전통음식끼리의 궁합을 맞춘, 일종의 국내판 퓨전음식으로 볼 수 있다. 떡국을 먹는 풍속은 지방에 따라 다른데, 북한 지방에서는 주로 만둣국이나 또는 떡만둣국을 먹었다. 쌀농사를 지을 평야가 부족했던 북쪽 산간지방에서는 새해를 맞는 명절에도 쌀로 만든 가래떡을 뽑을 수 없는 집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만둣국으로 제물을 대치했는데 이는 단순히 쌀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떡과 만두가 근본적으로는 복을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일한 상징을 지닌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하얀 떡을 장만할 수 있는 경우에는 만둣국에 그 떡을 넣음으로 설날 떡국을 제사상에 바치는 고유의 풍속을 지킬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떡만둣국은 떡과 만두의 맛이 어우러지면서 하나의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지역적으로 떡국은 전국에서 다 먹지만 만둣국은 이북지방에서 설날 많이 해 먹는다. 반면, 더운 이남 지방에서는 만두를 잘 해 먹지 않는데 그 이유는 만두에 들어가는 두부, 숙주가 잘 쉬는 재료이고 또한 만두는 추운 곳에서 먹어야 그 참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남 지방에서는 발달하지 않고 추운 이북지방에서 겨울철 별미 음식으로 발달하였다. 떡국과 만둣국을 함께 끓이는 발상은 북쪽지방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만두는 옛날 중국의 제갈량이 위나라를 공격할 때, 제물로 사람의 머리를 쓰는 대신 고기로 소를 만들어 밀가루로 싸서 사람 머리 모양을 만들어 제사를 지낸 데서 유래했다는 말이 있다. 그러고 보면 아무래도 그 시초는 중국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북한 쪽의 만두는 무척 크지만 아래로 내려올수록 작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 유래가 중국이면 어떠랴. 만두는 이미 떡국 속에 함께 넣어 '떡만둣국'으로, 혹은 그냥 '만둣국'으로 설날 아침상을 푸짐하게 하는 명절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떡만둣국은 요사이에는 겨울철 계절의 진미가 되고 있다.
만두는 그 맛도 맛이지만 만드는 재미도 무시할 수 없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만두를 만들며 깊어지는 정도 정이지만, 저마다의 솜씨가 묻어난 만두를 먹을 때면 다시 한번 정겨움이 느껴진다. 이런 정겨움이 떡만둣국의 맛을 더욱 살리는 건 물론이다.

에너지(kcal)526탄수화물 (g)74.4지방 (g)   15.3단백질 (g)21.3비타민비타민 A (μg RE)113.3비타민 C (㎎)2.9비타민 B1(㎎)0.28비타민 B2(㎎)0.23나이아신 (㎎)3.9무기질칼슘(㎎)54.5인 (㎎)219.6나트륨(㎎)1303.6칼륨 (㎎)222.4철분(㎎)2.9떡만둣국의 가래떡은 밥알을 물리적으로 곱게 부수어 모양을 길게 성형하여 만든다. 따라서 쌀의 전분구조가 호화 후에 물리적 분해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소화가 밥에 비하여 잘 되는 편이다. 쌀은 에너지원으로 우리의 필수식품이며, 단백질은 많지 않으나 다량의 쌀을 에너지원 섭취하므로 식사로부터 상당량의 단백질을 얻게 된다. 쌀에는 소량의 지방이 있고 불포화지방산이 존재하며 기타 무기질, 비타민도 소량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쌀로 만든 가래떡은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 식품이다. 쌀 단백질인 오리자닌은 필수 아미노산 중 리신이 부족하므로 다른 단백질 식품과 혼합하여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떡만둣국의 만두가 부족한 필수 아미노산의 보완을 해 줄 수 있다. 만두 속 재료 중 소고기는 양질의 단백질 급원으로 필수 아미노산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고, 혈색소와 근육 색소의 성분에 철분이 함유되어 있다. 두부 또한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으로 리신이 많으므로 곡류식품과 조합시켰을 때  부족 아미노산을 보충할 수 있다. 두부의 원료인 대두에는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많아 혈액 중 콜레스테롤의 침전을 막는 효과가 있다. 부재료 중 부추는 강력한 항암식품으로 각광 받는 재료 중 하나이며, 비타민 A, C, E가 풍부하고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 혈액을 정상화 하며 세포에 활성 주는 알리신이 들어 있다. 부추를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는데, 이는 부추 성분이 자율신경을 자극하여 에너지 대사를 높여 주기 때문이다. 첨가재료 중 숙주나물은 비타민 C와 아스파라긴산이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비타민 B6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B6는 중금속 등 위해 물질을 해독하는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⑦ 만둣국

장국에 만두를 넣고 끓인 음식이다. 궁중에서는 주름을 잡지 않고 반달모양으로 빚어 만든 만두를 장국에 끓여 병시(餠匙)라 하고, 조선시대의 요리서인 <음식디미방>에는 만두를 작은 석류같이 둥글게 빚어 맑은 장국에 띄운 음식이 석류탕이다.
석류모양을 닮은 만두로 끓인 만둣국은 과거에 석류탕이라고도 하였으니 얼마나 아름다운 음식인지 알 수 있다. 병시나 석류탕은 오늘날의 만둣국과 조리법이 비슷하여 조선시대에 불리어졌던 만둣국의 한 명칭임을 알 수 있으나, 만둣국이라는 명칭이 보편화된 시기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만두가 중국으로부터 들어왔다는 설과 밀이 북쪽에서 많이 생산되기 때문인지, 만두는 평안도를 중심으로 한 북쪽지방에서는 설이 되면 꼭 만드는 음식의 하나로 유명하다. 또 설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김치만두는 김장김치가 맛이 들면 이를 소로 하여 빚어서 얼려 두고 때때로 육수에 넣고 끓여 먹는다. 특히 이것은 손바닥 반 만하게 만든다.
떡국을 먹는 풍속은 지방에 따라 다른데, 북한 지방에서는 주로 만둣국이나 또는 떡만둣국을 먹었다. 떡국이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먹는 음식이라면 만둣국은 복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로 1년 내내 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하면서 먹는 음식이다. 설날 아침에 개성지방에서는 조랭이 떡국을 끓이고 충청도지방에서는 생떡국, 이북지방에서는 만둣국을 끓이기도 한다. 특히 평안도나 황해도, 강원도 출신 사람들을 설날에 떡국보다 만둣국을 즐겨먹었다.
한국의 만두는 조리 방법에 따라서는 찐만두, 군만두, 물만두, 만둣국 등으로 나뉘며 모양에 따라서는 귀만두, 둥근만두, 미만두, 병시, 석류탕 등으로 나뉜다. 그리고 요즘에는 안에 들어가는 속재료에 따라 김치만두, 고기만두, 꿩만두 등으로도 나눌 수 있다. 조선시대에 조리서에 나타난 만두종류만도 70여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전엔 밀가루 피 대신 생선을 저민 피에 만두 소를 담아 어만두를 빚기도 하였고, 한겨울이면 꿩고기를 잘게 다져 넣은 만두를 먹었다고 한다. 요즘엔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갈아 넣은 만두가 일반적이다. 다이어트나 웰빙 트렌드에 맞춰 해물, 채소 소를 넣고 만두를 빚어 먹는 것도 유행이다. 만두를 잘 빚는 요령은 만두피 위에 얹는 소의 양을 조절하는 데 있다. 소를 너무 많이 넣으면 맛이 팍팍해지고 모양도 미우며, 소를 적게 넣으면 만두가 흐물해져 맛이 없어 보인다. 적당량을 얹어 손끝으로 야물게 빚으면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은 만두가 탄생한다.
북쪽에서는 워낙 만두를 많이 먹는데, 찐만두가 대표적인 남쪽과 달리 만둣국이 아니면 오히려 군만두를 즐긴다고 한다. 북쪽의 대표적인 만두 종류는 흔히 평양식과 개성식으로 나뉜다. 보통 왕만두라고 부르는 평양 만두는 두부를 기본으로 숙주나물, 부추, 파, 돼지고기를 소로 넣은 것이고, 개성 만두는 한 입에 쏙 들어갈 정도로 앙증맞은 것이 특징으로 채소를 많이 넣어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떡 먹자는 송편이요. 소 먹자는 만두” 라는 우리 속담처럼 만두는 쪄서 만두로만 먹을 수도 있지만 육수를 부어 국으로 먹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즉 찐만두는 간식의 개념이지만 만두를 넣어 끓인 국은 북쪽의 명절 음식이듯 훌륭한 단품 요리가 된다. 
만둣국 중 석류탕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만찬 때 마지막 코스로 차려진 음식이라 남다르게 다가온다. 석류탕의 가장 큰 특징은 만두소의 재료로 흔히 쓰이지 않는 닭고기, 미나리, 잣 등을 사용한다는 것을 재료로 한다는 점과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석류를 닮은 모양이다. 하지만 빚어놓고 나면 석류보다는 풍성하게 부풀어 오른 복주머니가 떠오른다. 육수 재료로는 쇠고기의 양지나 사태 부위를 쓰면 깔끔한 맛을 낸다. 처음부터 너무 잘게 썰어 넣으면 끓는 동안 살점들이 떨어져 나와 국물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에 물에 덩어리째 넣어 육수를 낸 후 나중에 잘게 찢어 지단으로 올려놓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끓는 육수에 만두 넣고 끓이기. 육수가 끓어오르면 만두를 넣고 삶은 후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쇠고기, 달걀지단을 올려놓고 그릇에 담아낸다. 이것저것 많이 넣고 끓인 만둣국과 달리 석류탕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원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 군 맛이 없고 담백한 북쪽 음식의 특징 그대로다.
만드는 법은 밀가루를 찬물로 반죽하여 조금씩 떼 내어 직경 6∼7㎝ 정도로 동그랗게 만두껍질을 빚는다. 여기에 고기와 채소를 혼합하여 만든 소를 넣고 반으로 접어 주름을 잡지 않고 반달모양으로 맞붙인다. 이렇게 빚은 만두를 양지머리를 삶아 만든 장국에 넣어 익힌다. 상에 낼 때는 만둣국에 달걀지단을 몇 쪽 띄우고 초간장을 곁들인다.
이 만둣국을 맛있게 끓이려면 양지머리로 맑은 국물을 내고, 어슷 썰은 떡을 씻어 건져 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둣국에 들어가는 만두는 대체로 둥근 것이 특징인데 이는 수저 위에 얹기 편하게 변형한 것이라고 한다. 보통 만두는 둥근 피 한가운데 소를 넣고 반을 접어 반달 모양이 되게 아무린다. 국에 쓰이는 만두는 이 반달형 만두의 양 끝을 아무려 붙게 한 것으로 한쪽은 소가 들어가 통통하고 반대쪽은 얄팍한 도너츠 모양이 되는데 작게 만들면 앙증맞게 수저 위에 올라가 한입에 소담스럽게 먹기가 좋다.
에너지(kcal)382.0탄수화물 (g)32.1지방 (g)   19.1단백질 (g)20.7비타민비타민 A (μg RE)115.5비타민 C (㎎)3.4비타민 B1(㎎)0.36비타민 B2(㎎)0.23나이아신 (㎎)2.5무기질칼슘(㎎)60.2인 (㎎)191.3나트륨(㎎)1249.1칼륨 (㎎)224.6철분(㎎)2.6
만두속의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과 영양을 즐길 수 있다. 속재료로 많이 사용하는 부추는 아릴성분이 장을 튼튼히 하며 소화를 도우며, 미용, 성인병 예방, 허약체질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으며, 섬유소가 풍부하여 대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하므로 변비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 표고버섯을 넣으면 돼지고기의 고유의 냄새와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은 것의 결점을 표고버섯이 보완해주면서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가 억제 되고 냄새를 줄어들게 한다. 돼지고기는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을 만큼 유용한 식재료 중 하나이다. 돼지고기는 육질이 연하고, 소화흡수가 잘될 뿐 아니라 비타민 B1, 인, 칼륨, 철분 등이 풍부하다. 그 중 비타민 B1는 쇠고기와 비교할 때 월등히 높으며, 불포화지방산의 함량도 높다. B1는 피로회복 비타민이라 불리 정도로 피로회복에 효과가 좋다. 그래서 B1이 부족하면 몸이 피로하고 의욕이 떨이지고, 집중력이 저하되는 등 신경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만둣국은 만두로 먹을 때 보다 만둣국으로 섭취하게 되면 부드럽게 먹을 수 있어 노인들에게도 먹기 좋은 음식으로 될 수 있으며, 밥을 대신하는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⑧ 매운탕

생선을 주재료로 하여 고춧가루 또는 고추장으로 아주 맵게 조미하여 만든 찌개이다. 매운 맛은 고춧가루·후춧가루 등이 주도하고 고추장은 조미료의 역할을 하는데, 그 비율은 정해져 있지 않고 자유롭게 배합한다. 만드는 법은 물고기를 토막 쳐서 넣고 내장 중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머리를 넣어 푹 끓인다. 부재료로는 무·두부·파 등을 넣고 양념으로는 다진 파·마늘·생강·고춧가루를 알맞게 넣고 고추장으로 맛을 조절하여 끓인다. 매운탕을 끓이는 데는 민물고기나 바닷물고기 어느 것을 써도 좋지만 맛으로 따지면 메기·쏘가리·황 쏘가리를 제일로 친다.
민물고기 매운탕은 푹 끓일수록 맛이 있다. 처음 끓일 때는 국물이 담백하지만 끓이면 끓일수록 국물이 진해지면서 걸쭉하게 되어 제 맛이 난다. 그리고 이것은 고춧가루나 고추장만으로 비린내가 가시지 않는다. 후춧가루와 생강을 다져 넣어야만 비린내가 가시게 된다.
간도 간장 대신 소금으로 맞추어야 맛이 한결 돋우어진다. 민물고기 매운탕을 즐기는 사람은 한강 상류에 있는 팔당이나 청평 가까이 가거나 때로는 더 멀리 여주나 동두천을 지나 한탄강 근처까지 원정을 가기도 한다.
전통적 요리 방법에서는 국물은 맹물이나 쌀뜨물을 이용하고, 건더기는 주로 민물생선인 천어(川魚)를 이용하는데 메기, 붕어, 쏘가리를 으뜸으로 치며,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더하기 위하여 조개류, 굴 류, 계절의 향채(양파, 무, 미나리, 풋고추, 붉은 고추,쑥갓, 깻잎, 방아잎, 파, 마늘)와 두부, 호박 등을 넣고 끓인다. 천어 외에도 민어, 조기, 대구, 도미, 동태, 준치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농어, 민어, 잉어, 송어 등 이 땅의 모든 물고기는 매운탕 재료로 쓰일 수 있다. 심지어 우리의 물고기가 아닌 관상용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여먹었다는 일화도 있다. 부재료로 여러 가지 해산물이 들어가는데, 기호에 따라 게, 조개, 굴 등이 들어가 맛을 좀 더 풍부하게 한다.
이렇게 특정 생선을 한 마리 마음먹고 잡아 만드는 ‘제대로 된 생선매운탕’ 이외에도 ‘매운탕’이란 명칭으로 반드시 나오는 음식이 있다. 바로 생선회 먹고 난 뒤에 서비스 차원에서 나오는 매운탕이다. 활어회를 먹는 묘미 후에 따라오는 독특한 한국식 생선회문화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활어회를 먹고 나서 매운탕으로 마무리를 해야 개운함을 느낀다. 횟집의 매운탕은 회를 먹고 나서 당연히 먹어야 하는 통과의례쯤으로 여긴다. 주인은 대충 끓이고 손님은 대충 먹는다. 횟집의 매운탕은 이렇게 정식 물고기가 아닌 회를 뜨고 남은 머리와 꼬리, 가시에 붙은 자투리 살을 이용하여 끓이기 때문에 분식집의 라면이나 김밥처럼 감동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재활용 매운탕’ 맛이 기막히게 훌륭하다는 데 있다. 외형상 횟집의 매운탕은 ‘감동 없는’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물고기 한 마리가 ‘감동적인’ 매운탕을 보란 듯이 맛나게 끓여내는 집도 있다. 말이 매운탕이지 그런 집의 매운탕은 매운탕이라고 정의 내릴 수가 없다. 해물탕이라고 불러도 무방하고 알탕이라고 불러도 이의를 달지 못할 정도이다.
회를 먹고 나서도 꼭 얼큰한 매운맛과 탕류와 같은 국물로 ‘입가심’을 해야 뭘 제대로 먹은 것 같은 한국의 음식문화를 대변하는 것이 바로 매운탕이 아닐까 한다. 비린 맛, 담백한 맛, 쫄깃한 맛, 생선회를 부위별 종류별로 다 맛보고는 결국 다 짬뽕된 잡탕 맛 그것도 얼큰하게 국물 있는 탕으로 마무리하는 것. 즉 각개격파 전법으로 회 접시를 공략한 후에는 결국 비빔밥, 곰탕 문화로 돌아가는 것이다. 개개의 맛을 살려 먹은 후에는 그 모든 맛들을 고춧가루, 고추장을 넣은 매운탕 국물로 다 녹여내는, 외국인이라면 참으로 이해 안 되는 식성을 가진 민족, 그게 한국인이다.
에너지(kcal)141.0탄수화물 (g)11.7지방 (g)   2.5단백질 (g)18.5비타민비타민 A (μg RE)250.1비타민 C (㎎)15.3비타민 B1(㎎)0.18비타민 B2(㎎)0.26나이아신 (㎎)2.7무기질칼슘(㎎)91.2인 (㎎)231.5나트륨(㎎)731.6칼륨 (㎎)665.3철분(㎎)2.4
매운탕의 부재료로 두부는 고단백 저칼로리면서도 소화 잘되는 음식으로, 알칼리성 식품이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당뇨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완전식품이다. 무는 소화를 도와주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질의 소화를 돕는 디아스타아제가 많이 들어 있다. 사과보다 비타민 C가 많고, 산도를 중화시키는 작용을 하고, 국물의 시원한 맛을 내게 하여 감칠맛을 더해준다. 콩나물에는 뉴크리아제, 우레아제, 아밀라아제 등의 여러 효소가 많아 성인병 예방에 좋으며 그 효능은 부종과 근육통에 좋고 위 속의 열을 없애주는 효과가 인정된다고 한다. 마늘이 매운탕에 들어가 무와 함께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내고,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며 메기와 함께 어우러져서 기운을 북돋워주며 노화를 방지하고 암을 예방하기도 한다. 매운탕에 참깨가 들어가면 어육 중독을 방지하고 머위를 함께 넣어서 끓이면 식중독을 예방하며 입맛을 살리고 위액이 잘 분비되도록 돕는다. 쑥갓의 독특한 향기와 맛은 매운탕의 풍미를 더해줄 뿐만 아니라 위와 장의 기능을 돕는 작용을 한다. 각종 비타민과 엽록소가 풍부하고 특히 비타민 A가 풍부해서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피부를 매끄럽게 해주며 몸에 열을 내서 땀을 내는 발한 작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감기 초기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매운탕의 국물은 맹물이나 쌀뜨물을 이용하게 되는데, 쌀뜨물은 매운탕의 구수한 맛을 더해주고 냄새를 흡착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 민물생선의 잡냄새 제거에 좋을 뿐만 아니라, 비타민 B1, B2 등이 풍부하다.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풀고 생선·채소 등을 넣어 얼큰하게 끓이게 되는 매운탕은 이미 잘 알려진 고추의 캡사이신의 다양한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다.

⑨ 미역국

미역이나 김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그다지 많이 먹지 않는 식품이다. 명나라 때의 문헌인 <본초강목>에는 미역을 신라미역이나 고려미역이라 하여 한국에서 건너간 것을 약제로 쓰고 있다고 되어 있다. 고려도경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조와 곤포를 많이 먹는다는 기록이 있으며, 고려 문종 때는 임금이 미역밭을 하사하고, 일본 상인에게서 해조류를 받았던 기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를 출산한 산모에게 제일 먼저 흰밥과 미역국을 끓여주는 풍속이 있다. 이것을 첫국밥이라고도 하는데, 이 첫국밥의 미역국은 쇠고기를 넣지 않고 간장과 참기름만으로 끓인다. 이렇게 산모에게 미역국을 먹이는 이유는 미역에 요오드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모유 분비에 도움이 되는 까닭이다. 또,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여서 좋은 미역이 산출되고, 건조시켜 연중 어느 때나 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미역국은 우리의 보편적인 국의 하나로 생일날의 음식으로도 관례화되어 있다.
특히, 산모가 먹을 미역은 해산미역이라 하는데, 이것은 넓고 길게 붙은 것으로 고르며 값을 깎지 않고 사오는 풍속이 있다. 또, 산모가 먹을 미역을 싸줄 때는 꺾지 않고 새끼줄로 묶어 주는 풍속이 있다. 그것은 예로부터 미역을 꺾어주면 그 미역을 먹을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난산을 한다는 속신이 있기 때문이다.
미역은 갈조류에 속하는 해초이다. 아무리 미역국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나이만큼의 미역국은 먹기 마련이다. 생일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것이 미역국이기 때문이다. 또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 반드시 챙겨 먹이는 음식의 한 가지도 미역국이다. 우리 민족과 이처럼 깊은 유대가 있는 미역은 우리나라 모든 연안에서 자생해 왔고 또 양식도 가능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즐겨먹고 있다.
산모와 미역국 풍습은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온 것임을 고문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초학기´라는 문헌에 보면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뜯어먹은 뒤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사람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인다´고 적혀 있다. 또 조선시대 여성들의 풍습을 기록한 <조선여속고(朝鮮女俗考)>에는 ´산모가 첫국밥을 먹기 전에 산모 방의 남서쪽을 깨끗이 치운 뒤 쌀밥과 미역국을 세 그릇씩 장만해 삼신(三神)상을 차려 바쳤는데 여기에 놓았던 밥과 국을 산모가 모두 먹었다´고 기록했다. 미역국은 또한 생일날의 음식으로도 관례화되어 있다. 어머니가 산후조리를 위해 미역국을 먹는데 미역 성분을 함유한 어머니 젖을 처음 음식으로 먹은 아이는 어머니가 이미 겪은 출산의 고통을 되새기면서 먹게 되는 것이다. 한국인에게 있어 미역국은 ‘태어난 날’을 상징한다.
미역에는 칼슘과 요오드가 풍부해 산후에 늘어난 자궁의 수축작용과 함께 조혈제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미국의 유명 병원에서도 산후 건강식으로 미역국을 내놓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퀸 오브 에인절스 할리우드 장로병원(Queen of Angels Holleywood Presbyterian Medical Center)에서 산모, 수유부는 물론 일반 환자들도 즐겨찾는 메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450병실을 갖춰 국내 삼성서울병원과 비슷한 규모인 이 병원에 입원한 한인환자는 약 30명. 백인과 라틴, 아르메니아계 등 외국인 환자들도 한국인 산모와 입원환자들의 밥상을 보고 '나도 달라'며 요청, 전체 미역국의 절반가량이 이들에 의해 소비되고 굿사마리탄 등 인근 종합병원도 거의 같은 상황이다.
혈액 순환을 돕고 피를 맑게 하는 건강식으로 밝혀진 미역국은 이제 산모 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들의 미용식으로 손꼽히고 있어서 여성들이 애용하는 대한민국의 어느 찜질방을 가든 미역국을 파는 코너가 반드시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몸에 좋은 미역국을 생일날 먹지 못하는 경우가 한국에는 존재한다. 민간의 속설과 관련된 미역국의 금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 '미역국 먹었다'고 말하면 생일이었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시험에서 미끄러졌다'는 말로도 풀이한다.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역국을 '재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을 하고 있다. 아마도 미역이 미끌미끌하기 때문에 미끄러진다, 붙지 않는다, 떨어진다 라는 연상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어떤 시험이든 모든 종류의 시험을 치르는 당일 날은 절대로 미역국을 끓이지 않는다. 문제는, 어느 가정에서 아버지 생일날 아들은 수능시험을 치르게 된 경우이다. 이 경우 과연 가족들은 미역국을 차릴 것인가. 이 문제는 우리의 오래 된, 게다가 지극히 과학적인 훌륭한 전통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항간의 속설일 뿐 아무런 근거도 없는 낙제국은 아들의 시험에 부정 타는 것을 막기 위해 외면해야 할 것인가라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된다. 별것 아닌 일 일 수 있다. 그러나 요즘 한국 사회의 가치관을 알아볼 수 있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일화이기도 하다. 가족들의 심각한 논의 후 결국 “미역국은 아침상에 오르지 않았다.” 한국의 슬픈 풍속도이다. 대입이라는 일생일대의 명제 앞에서는 미역국의 효능이든 아름다운 전통이든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 대한 감사든 모두 쓸데없는, 하위 가치관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미역국을 끓일 때는 먼저 양지머리나 사태살을 푹 곤 뒤 여기에다 깨끗하게 빨아 부드럽게 불린 미역을 넣는다. 간은 간장으로 맞추고 참기름을 약간 넣는다. 혹은 닭을 고아서 그 국물에도 끓이고 때로는 마른 홍합을 넣고 끓이기도 한다. 또, 신선한 생선이 항상 있는 바닷가에서는 도미나 광어 같은 흰살 생선을 넣고 끓이는 경우도 있다. 불린 미역에 쇠고기와 참기름을 넣어 잠시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이면 국물이 뽀얗게 되고, 볶지 않고 그냥 끓이면 국물이 맑게 된다.
미역은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고루 지닌 강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미역에 풍부한 요오드와 칼슘은 골격과 치아형성에 필요한 성분이며 자궁수축과 지혈작용을 돕는다. 이 때문에 출산 직후 산모들의 몸조리용으로 미역국이 가장 요긴하게 이용돼 왔다. 미역은 칼슘양이 풍부하여, 산모들은 미역국을 먹음으로써 연약해진 뼈를 보강할 뿐 아니라 혈액정화와 고된 출산 뒤 흥분된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산후에 생리적으로 변비에 걸리기 쉬운 것을 예방해주는 효과도 빼 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미역에는 요오드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신진대사가 왕성한 임산부는 요오드가 많이 필요하므로 산모에게는 미역국이 합리적이다.

에너지(kcal)94.0탄수화물 (g)3.0지방 (g)   7.0단백질 (g)5.5비타민비타민 A (μg RE)7.0비타민 C (㎎)1.4비타민 B1(㎎)0.04비타민 B2(㎎)0.1나이아신 (㎎)1.5무기질칼슘(㎎)58.2인 (㎎)69.4나트륨(㎎)813.5칼륨 (㎎)444.4철분(㎎)1.0미역국을 만들 때 참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각종 영양성분의 흡수율이 높아진다. 미역에는 알긴산, 푸코이단 등의 섬유질이 다량으로 들어있고, 이것은 복잡한 다당류로 이루어져 있으며 장에서 당분의 소화흡수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미역을 자주 먹으면 피하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대장의 운동을 도와 음식물을 청소하고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숙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도 한다.

⑩ 북엇국

북어를 넣고 끓인 맑은 장국이다. 언제부터 먹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임원경제지>에 건조한 명태를 ‘북어’라고 한 것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먹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문헌으로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부터 기록되어 있으며, 현재 일반가정에서 일상식으로 널리 만들어 먹는 음식이다.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생선도 드물다. 갓 잡아 싱싱한 상태의 명태를 '생태'라 하며 냉동한 것을 '동태'라고 한다. 한겨울 동안 얼렸다 말렸다 20회 이상 반복하여 만든 것을 '황태'라고 하며 명태 제품 중 최고로 친다. 소금에 절인 명태를 '간 명태' 또는 '염태'라고 한다. 다 큰 명태를 60일 정도 건조한 것이 '북어'이며, 어린 명태를 건조한 것이 '노가리'다. 명태를 반쯤 말려서(Semi-dried) 코를 꿰어 놓은 것을 '코다리'라 한다. 이 외 명태는 크기나 잡은 시기, 잡은 도구 등에 따라서도 이름이 바뀐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명태를 좋아하는 만큼 다양한 이름을 붙여주었다. 이 중 동태는 주로 탕이나 찌개류에 쓰이고 황태는 그 맛을 살려 구이 요리로 사용되며 작은 노가리는 말린 오징어처럼 말린 대로 잘게 찢어 먹는 포장마차용 안주로 제격이다. 이 중 국을 끓일 때 사용되는 것이 북어이다.
해장국으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콩나물국과 북엇국이다. 북엇국을 해장국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북어에 메티오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알코올 해독을 도와주면서 간장 피로를 회복시켜주기 때문이다. 또한 북어는 비타민 A, B1, B2, 나이아신 등을 함유하고 있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이뇨작용을 돕기 때문에 아세트알데히드의 배설을 촉진시켜 준다. 북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지방 함량이 적어 맛이 산뜻하며 간에 좋은 메티오닌과 같은 성분의 아미노산이 많다. 따라서 전날 과음한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 북엇국 한 그릇을 먹음으로써 입맛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알코올로 혹사당한 간이 회생되어 숙취를 해소하는 것이다.
음주로 늦게 들어 온 남편을 위해 아내가 끓일 수 있는 해장국 중에서 가장 손쉬운 것이 바로 북엇국이다. 콩나물해장국이나 선지해장국, 우거지해장국 등은 미리 재료를 구입해놓지 않는 한 바쁜 아침에 준비하기가 어렵지만 북어는 말린 생선으로 오랫동안 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어를 잘게 찢어 물에 불려놓은 후 계란과 파만으로도 시원한 해장국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해장용 북엇국만큼 남편에 대한 아내의 사랑을 표현하는 음식도 드물 것이다.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술을 많이 마시는 민족이란 통계도 있지만, 이는 현대 한국 사회의 직장 문화 때문이기도 하다. 술을 마시지 못해도 마셔야 하는 한국 사회는 그 옛날 ‘술 권하는 사회’란 소설 속의 풍경과는 또 다르다. “술 권하는 사회”에 “술 먹이는 직장상사”까지 감내해야 하는 것이 요즘의 남편이다. 덕분에 북엇국은 영원히 가정식 해장국으로서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만드는 법은 뼈와 껍질을 제거한 북어를 굵직하게 찢어 물에 잠깐 담가두고, 가늘게 썬 쇠고기를 양념한 다음 손질한 북어와 함께 무쳐 잠길 만큼의 물을 붓고 중간 불에서 끓인다. 끓기 시작할 때 물을 더 부어 충분하게 끓이다가 채를 썬 파를 넣고 잠시 끓인다. 또는 손질한 북어를 달걀 푼 것에 무쳐 장국이 끓을 때 넣고 끓인다. 두부를 넣어 끓여도 좋으며, 끓은 다음 달걀을 풀어 넣기도 한다. 매운 것이 좋으면 거의 다 끓었을 때 고춧가루를 넣어 끓이기도 한다. 고기장국에 끓이지 않을 때는 참기름에 북어를 볶다가 물을 붓고 푹 끓이면 뽀얗게 국물이 우러나는데 여기에 소금·후추로 간을 맞추어 담백하게 먹기도 한다. 겨울철에 끓여 먹는 국으로 추위를 이기는 데 좋으며, 해장음식으로도 애용된다.
에너지(kcal)147.0탄수화물 (g)1.2지방 (g)   5.7단백질 (g)21.8비타민비타민 A (μg RE)21.6비타민 C (㎎)1.3비타민 B1(㎎)0.1비타민 B2(㎎)0.1나이아신 (㎎)1.7무기질칼슘(㎎)136.1인 (㎎)254.8나트륨(㎎)682.4칼륨 (㎎)374.7철분(㎎)1.4북어는 단백질 함량이 약 56% 정도의 함량을 가지고 있고, 메티오닌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북엇국은 지방함량이 적고,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시원한 맛을 가지게 되고, 또한 간의 보호작용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북엇국이 해장국으로 이용되는 까닭이다. 북어에는 해독능력과 뛰어난 영양보급 효과가 있어서 허약한 사람이 북엇국을 섭취하게 되면 좋다고 한다. 북어는 몸 안에 축적된 여러 가지 독성을 풀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데 탁월할 뿐 아니라 흔하게는 술독을 푸는 데 뛰어난 효과를 갖고 있다. 현대인들에게도 몸 안에 찌든 공해독을 제거하고 화공약품이나 농약 중독, 광견독, 지네독, 연탄가스 중독 등 각종 독성을 제거하는 식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 밖에도 흔히 나타나는 알레르기 체질을 개선하고 알레르기로 인한 각종 질병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있다. 또한 감기 몸살 등 감염질환 회복을 돕고 간 보호 효능도 있다. 고운 국물을 꾸준히 먹으면 알레르기 체질도 개선하기도 하고, 필수 아미노산과 뇌의 영양소가 되는 ‘트립토판’이 들어있어 건강 유지에는 그만이며 기름기는 상대적으로 적어 비만환자나 노인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⑪ 삼계탕

약병아리에 인삼·황기·대추·찹쌀 등을 넣고 푹 고아서 만든 음식을 삼계탕이라고 한다. 여름철의 건강을 돕기 위한 보양음식의 하나로, 초복·중복·말복의 절식으로 애용된다.
요즈음에는 양계법이 발달되어 계절에 관계없이 병아리를 부화시키고 있으나, 예전에는 봄철에 둥우리에서 부화한 병아리가 여름철이면 400∼500g쯤 되는 중병아리로 자라게 되므로, 이것을 이용하여 여름철의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영양식을 만들게 된 것이다.
함께 넣은 인삼·황기·대추는 우리나라 토산의 한약재이므로, 계삼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의 개념이 짙게 들어 있는 음식의 하나라고 특징지을 수 있다.
계삼탕을 만드는 법은 병아리를 깨끗하게 손질하여 배 안에다 찹쌀·인삼·황기·대추 등을 넣고 실로 꿰매어 돌솥이나 뚝배기에 넣고 물을 부어, 강한 불에 한소끔 끓인 다음 약한 불에 1시간 쯤 푹 곤다. 인삼이나 황기의 성분이 닭의 여러 성분과 어울려 충분히 우러나고, 찹쌀이 무르고 국물이 알맞게 졸았을 때 불을 끈다. 이것을 그대로 먹거나 꼭 짜서 즙액만을 먹기도 한다. 먹을 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어 먹는다.
옛 문헌을 보면 닭을 삼삼하게 고아 여러 가지 재료와 함께 찜이나 국의 형식으로 만든 요리는 많이 찾을 수 있으나 삼계탕(혹은 계삼탕)이라는 명칭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조리 형태가 비슷한 칠향계라는 음식도 삼이 아닌 도라지를 넣어 만들었다. 아마도 삼계탕이 일반화 된 것은 인삼이 대중화 되면서 가능해진 일일 것이다. 현재의 삼계탕과 가장 유사한 형태의 요리는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1934)에 등장하는데 이때도 인삼가루 한 숟가락을 넣었을 뿐이다.
1951년 동아일보 12.2일자 기사를 보면 보건부에서 전쟁기 물가를 잡기 위해 음식점 가격 단속을 위한 기준 음식가격을 고지한 기사가 있다. 이때 요리가격표에 등장하는 음식명 중에는 닭고음이라는 것이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은 닭고기의 계절이다. 삼계탕은 특히 삼복(三伏) 때가 되면 한국인이라면 으레 한두 번쯤은 먹어야 하는 대표적인 여름나기 보양식이다. 복날이 가까워 오면 전문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일반 음식점에서도 삼계탕을 취급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닭고기는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여름철 일정기간에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삼계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뽑은 우리 민족문화를 대표하는 ‘100대 민족문화상징’에 김치, 떡, 전주비빔밥, 소주, 막걸리, 고추장, 된장, 청국장, 불고기, 냉면, 자장면 등과 함께 식생활 부문에 당당히 선정되었다.
또 삼계탕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손꼽는 한국 음식 중 하나이다. 이제는 한류스타가 되어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가 찾는 음식이 된 삼계탕은 닭 한 마리가 통째로 그릇에 담기는 특성상 의인화되어 여름이 되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삼계탕을 주인공으로 한 유쾌한 노래까지 만들어낼 정도이다. 

‘머나먼 저승길 허기질세라/대추 밤 찹쌀 미리 얻어먹고/지옥 물에 목욕재개 하고나니/골수 녹아내려 녹작지근한 몸뚱아리//인삼 하나 끌어안고/볼썽사납게 다리 꼬고 누워/누드쇼는 하지만/버젓한 한류스타이기에 여한은 없다//젓가락으로 잔인하게 꼬집어도 좋으니/뼈 마디마디 깔끔하게 해탈시켜주길’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는 자신의 소설에서 삼계탕을 대한민국 최고의 요리라고 칭찬했고, 중국의 유명 영화감독 장이머우(張藝謨)는 삼계탕을 ‘진생 치킨 수프’라 부르며 한국에 올 때마다 찾는다. 미국과 유럽 등지의 외국 관광객들도 가장 맛있게 먹은 한국 음식으로 전주비빔밥과 더불어 삼계탕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명칭에서 보듯 삼계탕은 풍부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의 보고인 닭고기와 예로부터 만병통치의 영약으로 확인된 인삼의 환상적인 만남으로 이루어진 최고의 전통음식이다. 영양학적으로도 닭은 돼지고기보다 섬유가 가늘고, 연할 뿐 아니라 지방이 근육 속에 섞이지 않아 맛이 담백하고 소화 흡수도 잘 돼 다른 육류에 비해 성인병의 위험에서 자유롭다. 때문에 예로부터 백년손님인 사위에게 씨암탉을 대접하는 풍속이 있었으며 최근에는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도 닭가슴살을 이용한 요리를 많이들 이용한다.
요즘 삼계탕은 부재료로 녹각(사슴뿔)에 밤·황기·당귀·잣 따위가 추가되는 것은 기본이고, 자연산 전복을 껍질째 넣거나 낙지가 들어가는 삼계탕도 있다. 한 그릇에 30만원이나 한다는 홍삼을 넣은 홍계탕까지 나왔다. 인삼 외에 동충하초· 감초· 황기· 녹각 등 온갖 한약재가 다 들어가는 '한방 삼계탕'이 나온 지는 이미 오래고, 낙지와 꽃게· 전복 등을 넣은 '해물 삼계탕'까지 등장하는 등 삼계탕도 ‘퓨전화’되고 있다. 뚝배기나 돌솥이 아닌 대나무 통에 닭을 넣고 찌는 '대나무통 삼계탕'이 있는가 하면 끓는 물에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 삼계탕도 나왔다. 최근에는 삼계탕 한 그릇 먹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닭 한 마리를 반으로 갈라 넣어 만든 '반계탕(半鷄湯)'을 취급하는 음식점도 생겨났다.
그러나 진짜 삼계탕 맛은 애지중지 키우던 씨암탉을 사위올 때 가차 없이 목을 비틀었던 우리네 장모님들처럼 집에서 모이주고 “정상적”으로 키워 잡은 장모님 표 삼계탕이다.
여름철에 보신하기 위하여 닭에 인삼을 넣고 푹 고아서 먹는 한국 전통 보양식이다. 복중에 먹는 음식은 더위를 이기는 힘을 길러주는 원천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열량이 높은 음식들을 먹어주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더위로 인하여 양기가 밖으로 몰리면서 내부는 허한 상태를 이루게 되므로 따뜻한 음식을 통해 양기를 보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 허해진 양기를 보하는 대표적인 음식이 삼계탕이다. 삼계탕의 재료인 닭은 5~7개월까지의 영계를 사용 하는데, 닭고기는 저지방, 고단백질 식품으로 육류를 꺼리는 성인들에게 좋은 식품이며, 비만을 방지해주고, 성인병의 예방에도 좋은 식품이다. 필수아미노산의 함량이 쇠고기보다 우수하고, 닭고기는 육질을 구성하는 섬유가 가늘고 연하며, 또 지방질이 근육 속에 섞여 있지 않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소화흡수가 잘 된다. 닭고기에는 메티오닌을 비롯한 필수아미노산이 많고, 또 닭날개 부위에 많은 뮤신은 성장을 촉진하고 성기능과 운동기능을 증진시키며 단백질의 흡수력을 높여준다.
에너지(kcal)900.0탄수화물 (g)26.9지방 (g)   47.1단백질 (g)86.6비타민비타민 A (μg RE)254.7비타민 C (㎎)13.2비타민 B1(㎎)0.53비타민 B2(㎎)0.73나이아신 (㎎)33.0무기질칼슘(㎎)70.7인 (㎎)831.0나트륨(㎎)932.0칼륨 (㎎)1052.1철분(㎎)6.1삼계탕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인삼은 체내 효소를 활성화시켜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피로 회복을 앞당긴다.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빈혈예방에 좋고, 만성위염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고 식욕을 돌게 하고 피부 세포에 원기를 불어 넣어 기능을 개선시킨다. 피부면역 강화, 각종 세균 감염으로부터 인체 보호, 종기, 피부병, 여드름, 기미, 무좀 등에 약효가 뛰어나고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기억력, 분별력 등 뇌기능을 높여 학습능력 향상에 좋다. 사포닌 외에도 유효성분이 들어 있어 암세포 증식을 막을 뿐 아니라 원기 회복 치유에도 도움을 준다.
부재료로 들어가는 찹쌀은 삼계탕이 완전한 한그릇 식사가 되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심하게 땀을 흘리거나 잦은 소변, 피로 등으로 시달리는 사람에게 좋고, 강장제 구실을 하는 마늘과, 기운을 돋워주고 노화를 막는 밤과 대추, 장수식품인 은행 등의 효능을 함께 누릴수 있다. 삼계탕은 닭고기와 인삼이 조화를 이룬 한국 전통의 대표적인 여름철 보양식이다. 더위라는 환경이 사람의 체력을 저하시키고 체내의 단백질 요구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질 좋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주는 것이 좋으며, 소화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방이 적고 조직이 부드러운 고기를 먹는 것이 좋은데, 이에 가장 적합한 것이 삼계탕이다.

⑫ 설렁탕

쇠머리·쇠족·쇠고기·뼈·내장 등을 모두 함께 넣고 장시간 백숙으로 푹 고아서 만든 곰국으로 국물이 뽀얗고 맛이 농후하다 하여 설농탕(雪濃湯)이라고 한다. 설렁탕의 유래에 관하여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설렁탕의 기원이나 그 이름의 유래는 다음의 선농단(先農檀)에서의 친경행사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시대이래 농사신인 신농(神農)과 후직(后稷)을 모시는 선농제를 지내왔다. 조선시대에는 태조 때부터 왕은 세자를 비롯하여 정승판서 등 문부백관을 거느리고 생쌀·생기장과 소·돼지를 통째로 잡아 제단에 희생의 제물로 올리고 제사를 지낸다. 성종실록에는 성종 6년에 원산대군과 재상 신숙주 등을 대동하고 선농단에 제사를 지낸 뒤, 백성을 위로해 함께 음복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신하가 임금에게 “살찐 희생의 소를 탕으로 해 널리 펴시니 사물이 성하게 일고 만복을 고루 펼치나이다."라는 시를 바쳤다고 한다. 그리고 왕은 바로 옆에 있는 적전(籍田)에 들어가 소를 끌며 손수 밭을 갈아엎는 친경(親耕)을 함으로써 천지신명께 풍년을 기원함과 동시에 백성들에게 농사의 본을 보인다.
친경이란 왕이 몸소 밭을 가는 일을 말한다. 왕 근처에는 일반 백성이 가까이 갈 수 없었지만 이날만큼은 왕이 쟁기를 세 번 민 다음 정승판서들도 쟁기를 밀어 농사의 시범을 보이는 모습을 근방의 농부들이 구경하도록 허락했던 것이다. 왕이 적전에서 친히 밭을 갈 때는 농부들 중에서 나이가 많고 복 있는 사람을 뽑아 동참하게 하였다.
이 행사가 끝나면 소를 잡아 끓였는데 신에게 바친 신성한 희생 제물이므로 어느 한 군데도 버리지 말고 통째로 끓여야 한다. 이렇게 끓여낸 쇠고기 국을 왕을 비롯하여 선농단에 참례한 문무백관과 인근 마을 구경꾼 중 환갑이 지난  노인, 심부름하던 노비에 이르기까지 나누어 먹었다. 많은 사람에게 제사고기를 골고루 나누어 줄 수 없었기 때문에 쇠고기 국에 밥을 말아 많은 사람이 먹도록 한 것이다.
다음과 같은 야사도 전해진다. 세종대왕이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내고 친히 논을 경작하는 본을 보일 때였다. 갑자기 심한 비바람이 몰아쳐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임금의 배고픔을 달래느라 백성들이 농사짓던 소를 잡아 맹물을 넣고 끓였는데 이것이 설렁탕이 됐다고 한다.
이렇게 왕이 나서서 백성들에게 솔선수범하면서 다 같이 만들어 먹은 ‘소 한 마리’ 설렁탕은 선농제가 없어진 후에는 음식점에서 사골, 소머리, 내장, 도가니 등속과 잡 육을 끓이고 족은 쪄서 팔았는데 그 뒤 민간 사이에 퍼져 나가 대중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또 하나의 설은 몽고의 고기를 맹물에 끓이는 조리법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설렁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몽어유해 蒙語類解>에는 고기 삶은 물인 공탕(空湯)을 몽고어로는 슈루라고 한다고 되어 있고, <방언집석 方言輯釋>에서는 공탕을 한나라에서는 콩탕, 청나라에서는 실러, 몽고에서는 슐루라 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 실러·슐루가 설렁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설렁탕은 서울의 명물음식으로서 일찍부터 대중음식으로 시판되었다. 설렁탕집에는 항상 2, 3개의 큰 무쇠솥에 설렁탕이 끓고 있었다. 그 옆에는 설렁탕을 골 때에 넣었던 여러 부위의 편육을 부위별로 썰어서 채반에 담아놓았다.
손님이 설렁탕을 청하면 뚝배기에 밥을 담고 뜨거운 국물로 토렴하여 밥을 데운다. 그 다음에 국수 한 사리를 얹고 채반에 놓여 있는 고기를 손님의 요구에 따라 집어넣고 뜨끈뜨끈한 국물을 듬뿍 부어 내주었다. 그러면 곱게 썬 파와 소금·고춧가루·후춧가루 등을 식성에 따라 넣어 먹었다. 지금도 설렁탕은 대중음식으로 애용되고 있다.

괄세못할 京城설넝탕  < 牛耳生 > ……  별건곤 1929 12.1일자에는 <珍品·名品·天下名食 八道名食物禮讚, 진품명품천하명식 팔도명식물례찬> 中 에서
말만 들어도 위선 구수-한 냄새가 코로 물신물신 들어오고 터분한 속이 확 풀니는 것갓다. 멋을 몰으는 사람들은 설넝탕을 누린 냄새가 나느니 쇠똥냄새가 나느니 집이 더러우니 그릇이 不快하니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설넝탕에 맛을 드리지 못한 가련한 친구다. 만일 설넝탕에서 소위 누린 냄새라는 것을 빼이고 툭백이대신으로 鍮器나 사器에 담어서 파양념대신 달은 양념을 넛코 소곰과 거쳥 고추가루 대신 가는 고추가루와 진간장을 쳐서 시험삼어 한번 먹어보아라. 우리가 보통 맛보는 설넝탕의 맛은 파리죡통만큼도 못 어더볼 것이다.
그져 덥혀노코 설넝탕의 맛은 그 누린 냄새--실상 구수-한 냄새와 툭벡이와 소곰을 갖추어야만 제맛이 난다. 설넝탕을 일반 하층계급에서 만히 먹는 것은 사실이나 제아모리 졈잔을 뻬는 친고라도 죠선사람으로서는 서울에 사는이상 설넝탕의 설녕설녕한 맛을 괄세하지 못한다. 갑시 헐코 배가 불으고 보가 되고 술속이 풀니고 사먹기가 簡便하고 貴賤 누구할 것 업시 두로 입에 맛고...
이외에 더 업허 먹을 것이 또 어데 잇으랴. 설넝탕은 물론 四時에 다 먹지만 겨울에 겨울에도 밤--자졍이 지난 뒤에 부르르 덜니는 억개를 웅숭커리고 설넝탕ㅅ집을 차져가면 위선 짐이 물신물신 나오는 드수한 기운과 구수한 냄새가 먼져 회를 동하게 한다. 그것이 달은 음식집이라면 제 소위 졈잔하다는 사람은 압뒤를 좀 살펴보느라고 머뭇거리기도 하겟지만 설넝탕집에 들어가는 사람은 절대로 解放的이다. 그대로 척 들어서서 『밥한그릇쥬』하고는 목노 걸상에 걸어안즈면 一分이 다 못되여 기름ㅅ기가 둥둥 뜬 툭벡이 하나와 깍둑이 졉시가 압해 노여진다. 파양념과 고추가루를 듭신 만히 쳐서 소곰으로 간을 맛츄어가지고 훌훌 국물을 마셔가며 먹는 맛이란 도모지 무엇이라고 形言할 수가 업스며 무엇에다 비할 수가 업다. 그야말로 고량진미를 가득히 늘어노코도 입맛이 업서 졋갈로 끼지럭 끼지럭하는 친고도 설넝탕만은 그러케 괄세하지 못한다.
이만하면 서울의 명물이 될 수가 잇스며 따러서 朝鮮의 명물이 될 수가 잇다. 이것은 죰 군말이지만 日本사람으로 漫畵를 그리는 岡本인가하는 친구가 朝鮮설넝탕을 漫畵로 표현하엿는데 그것이 奇想天外의 것이다. 통으로 소 한마리를 솟해 너코 삼는 光景이 그것이다. 이것을 그 친구의 惡意업는 작난이라고 보면 그만이겟지만 만일 죠곰이라도 못된 心術로 그리한 것이라면 대번 붓잡어다가 설넝탕의 맛을 알도록 얼마동안 敎練할 필요도 업지가 안타--필경은 설넝탕의 노예가 되여 朝鮮으로 이주하는 꼴을 죰 보게.
설렁탕에 관한 설명을 손정규의 <조선요리>(1940)에서 살펴보면 "설렁탕은 소고기의 잡육, 내장 등 소의 거의 모든 부분을 뼈가 붙어있는 그대로 넣고 하루쯤 곤 것인데, 서울 지방의 일품 요리로서 값싸고 자양분이 많다."고 하였다. 설렁탕과 곰탕을 확연히 구분 짓기는 곤란하지만 설렁탕은 본래 곰탕보다 뼈가 많이 들어 있어서 오랜 시간동안 걸쭉하게 끓이므로 골수가 녹아 국물이 뽀얗게 된다. 여기에 밥을 말아서 각자의 식성에 따라 소금과 고춧가루, 파를 넣어 먹는다. 개화기 서울 장안에는 한때 이름난 설렁탕집이 여러 곳 있었는데 전통적인 설렁탕집에서는 소를 한 마리 잡으면 소가죽과 오물을 뺀 거의 모든 부위, 즉 소뼈다귀·내장·소머리까지 큰 가마솥에 함께 넣고 새벽부터 다음날 밤 한 시까지 끓였다. 따라서 자정 무렵부터 밤 한 시까지는 국물이 바짝 졸은 제대로 된 진국이었기 때문에 이때쯤이면 단골손님들이 모여들었다 한다. 요즘 음식점에서 급하게 끓여내는 설렁탕과는 음식 때깔이며 맛의 차원이 달랐다.
하루 넘게 무쇠 솥에서 펄펄 끓여낸 설렁탕은 뽀얀 국물에 새콤한 깍두기나 방금 버무린 겉절이 하나면 아무리 매일 같이 일에 치이고 나른한 춘곤증에 입맛까지 없어도 속이 든든해지는 행복함을 선사하는 고마운 음식이다.

설렁탕의 재료는 쇠머리·사골·도가니 그 밖에 뼈·사태고기·양지머리·내장 등을 재료로 쓰며, 10여 시간 푹 끓이면 국물에 살코기와 뼈의 가용성분이 우러나와 국물이 유백색의 콜로이드성 용액 상태를 이루고 살코기만을 곤 국과는 다른 독특한 풍미가 난다. 사골이나 도가니 뼈를 푹 고운 국물은 단백질이 풍부해 겨울철 영양식으로 즐겨 먹게 되고,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어 병의 회복에도 도움을 주고 면역력도 길러준다. 오랫동안 푹 고운 사골국물에는 칼슘도 풍부하여 뼈를 튼튼하게 만들고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에너지(kcal)178.0탄수화물 (g)17.4지방 (g)   22.0단백질 (g)16.8비타민비타민 A (μg RE)17.7비타민 C (㎎)7.0비타민 B1(㎎)0.1비타민 B2(㎎)0.19나이아신 (㎎)3.6무기질칼슘(㎎)27.1인 (㎎)155.2나트륨(㎎)711.6칼륨 (㎎)262.0철분(㎎)2.2설렁탕에는 대파를 넣어서 먹는데 대파는 육류의 비린내를 없애주며 파에는 유화알릴이라는 성분이 있어 신경 흥분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며, 두통, 오한,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파에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녹색부분에는 비타민 A가, 백색부분에는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알릴설파이드는 하의 자극적이 냄새 성분이며, 디프테리아, 결핵균, 이질균, 포도상 구균에 정균작용을 나타낸다.

⑬ 우거지갈비탕

우거지갈비탕이란 갈비뼈를 오랫동안 푹 끓인 국물에 우거지와 선지를 넣어 만든 탕을 말한다. 또한 그냥 우거지만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인 국을 '우거지 국'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별식도 아니고 지금처럼 대중적으로 먹던 음식은 더욱 아니다. 우거지란 말은 원래 '위에 있는 것을 걷어 낸다'고 해서 '웃걷이'라고 했던 것이 변한 말이다. 따라서 지금의 말로는 '우거지'가 표준말이다. 국어사전에 보면 '푸성귀를 다듬을 때에 골라 놓은 겉대' 또는 '새우젓 따위의 위에 있는 품질이 낮은 것'이라고 풀이해 놓고 있다.
김치를 담글 때, 양념을 잘 한 진짜 김치는 안에다 차곡차곡 담고 그 위에 배추 같은 것의 겉대(우거지)를 적당한 두께로 얹어 놓는다. 이렇게 해 놓으면 나중에 항아리 속의 김치가 우거지 밑에서 아주 맛있게 익는다. 그야말로 매우 과학적(?)인 발효 음식이 되는 것이다. 항아리 속의 김치를 잘 익게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이 그 위에 덮은 우거지. 바깥의 찬 공기를 막아주어 주인공(김치)의 연기(발효)가 기차게 되도록 엑스트라 구실을 아주 단단히 하는 것이다. 이 우거지는 김치가 다 먹어 없어질 때까지 항아리를 지켜준다. 그리고 나선 그냥 버려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배고픈 시절엔 이것도 좋은 국거리가 되었다. 물에 담가 냄새를 빨아 낸 뒤 이것을 된장 등의 양념과 섞어 끓이면 그런대로 먹을 만했던 것이다. 그 문들 문들하는 채소 줄거리를 씹을 때의 맛과 구수한 된장과 어우러진 맛을 지금도 옛 어른들은 잊질 못한다. 요즘도 된장국의 참맛은 우거지된장국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재활용 식품에 해당하는 우거지는 그러나 의외로 건강식품에 해당한다. 구수하고 깊은 맛의 우거지는 비타민과 칼슘 등이 매우 풍부하여 겨울철 우리 조상들이 부족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하는데 도움을 주는 식품이었다. 또한 섬유질이 풍부해 요즘 여성들의 다이어트식으로도 그만이다. 우거지 갈비탕은 국물 맛이 좋고 뼈에 붙어 있는 무른 살을 먹는 맛이 아주 좋으며, 살코기보다는 뼈가 많기 때문에 오래 끓이면 고기가 연하고 국물도 충분히 우러나와 맛이 좋다. 갈비뼈 외에 도가니와 잡뼈를 푹 고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우거지에는 아미노산과 비타민 A, C, B1, B2, 칼슘 등이 함유되어 있어 피로회복에 좋다. 또한 술독을 풀어주는 선지를 함께 넣어 끓이면 과음한 다음 날 속풀이 해장국으로 제격이다. 요즘은 오히려 그냥 버려지던 우거지를 구하기가 힘들어 배춧잎을 넣어 끓이는 경우도 있는데 우거지를 넣어야 제맛이 난다. 옛 선조들의 그 재활용의 지혜는 놀라움을 넘어서 감탄할 수준이다.
이 우거지갈비탕은 또 우거지갈비해장국이라고도 불리우며 애주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술을 좋아하고 또 다양한 해장국으로 속풀이를 하는 민족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주량을 넘어서 술을 마시는 이 통제불능의 민족에게 해장국 문화가 발달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외국 어디를 가든 이토록 다양한 해장국이 존재하는 곳이 없다고 한다. 수많은 해장 음식 중 일반적으로 많이 손꼽히는 것이 콩나물과 북어, 우거지를 사용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우거지해장국은 간밤의 쓰린 속을 달래는 해장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입맛 없는 반취 상태에서 영양과 칼로리, 속을 채워주는 푸짐한 씹히는 맛을 다 가지고 있는 든든한 한끼 식사를 겸용할 수 있는 음식이다.
에너지(kcal)357.6탄수화물 (g)8.7지방 (g)   22.1단백질 (g)25.2비타민비타민 A (μg RE)126.7비타민 C (㎎)19.2비타민 B1(㎎)0.14비타민 B2(㎎)0.33나이아신 (㎎)7.23무기질칼슘(㎎)81.9인 (㎎)260.5나트륨(㎎)1056.5칼륨 (㎎)679.2철분(㎎)4.21
배추의 겉잎 말린것을 데쳐 된장을 풀고 우거지 갈비탕을 만든다. 우거지는 생배추보다 비타민 A, C, B1, B2, 칼슘 등이 매우 풍부하여 과거 겨울철에 부족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하는데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갈비의 비린내를 제거하기위해서 생강을 넣는데 생강과 배추 또한 궁합이 잘 맞아서 감기에 걸렸을 때 열과 두통을 멎게 할 수 있다. 끓이는 도중에 쇠고기의 단백질 일부는 변성이 되거나 파괴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우거지와 함께 섭취한다면 활성화 되어서 맛과 소화율이 좋아지기도 하고, 양질의 지방은 가열하면 유동성이 좋아져서 먹기가 좋다.

⑭ 육개장

육개장은 양지머리, 양, 곱창 등을 주재료로 큼직하게 잘라서 찢은 대파, 토란 대, 숙주나물, 고사리 같은 채소류를 듬뿍 넣어 고춧가루를 참기름에 개어 만든 고추기름, 마늘, 간장, 참기름, 후추 등 갖은양념을 넣어 끓여낸 것이다. 뜨거운 육개장 국물에 밥을 말아 후후 불어가며 먹다보면 언제 입맛이 없었는가 싶게 밥 한 그릇 뚝딱이다.
이제는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이 되어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이 음식의 기원은 예로부터 복날에 먹어왔던 보신탕에 있다. 복날의 복이라는 글자가 개를 의미하는 것으로도 보아 여름철 보양식하면 바로 보신탕이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혐오식품 논란이 있는 이 개고기 요리는 그러나 한국인이 오래 전부터 먹어온 전통음식이자 영양학적으로 훌륭한 보양음식이다.
개는 인간이 사육한 최초의 가축으로 중국의 <본초강목>에 의하면 소, 말, 양, 돼지, 닭과 함께 6축(畜)의 하나로 선사시대부터 길러 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옛날에 농민들이 해마다 농사철에 대비해서 기력을 채워줄 수 있는 고기를 구하는 방법이라 해야 고작 산에 덫을 놓아 야생동물을 잡거나 강이며 개울에 나가 천렵을 해서 물고기를 잡는 정도였다. 그러다 삼복의 무더위 철을 당하여, 힘든 농사일을 돌보면서 원기를 보충할 수 있는 수단이란 전통 사회의 농민들에게는 정을 쏟아 길러오던 집안의 개를 잡는 것이었고 마침내 한여름의 복날은 바로 개들이 수난을 당하는 날로 화하게 된다.
이렇게 널리 먹었던 개고기가 혐오식품으로 둔갑하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에 개고기를 먹지 않는 일본인들이 우리의 문화 말살정책을 펴면서 개고기를 먹는 음식문화까지 혐오스러운 것으로 매도를 했기 때문이다. 이후 미군정이 들어섰을 때도 역시 개를 먹지 않는 미국인들에 의해 야만적 음식문화라는 공격을 받아 우리의 개고기 문화는 음지로 숨어 들어갔다. 해방 이후에도 보신탕 문화는 여전히 수난 속에 있게 된다. 88올림픽을 전후로 불거진 보신탕 논쟁은 급기야 문화인류학적 차원의 문제로까지 번져 전 세계의 독특한 음식 문화 전반을 점검해보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한다.
프랑스의 개미 요리, 중국의 살아있는 원숭이 골수 스프, 태국의 바퀴벌레 튀김, 박쥐고기 등등. 개를 먹는 한국인도 어처구니 아연실색 망연자실해가는 와중에 드디어 환호성으로 찾아 낸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에 떴다. 브리지드 바르도가 품 안에 쓰다듬고 있는 견공의 사진과 나란히, 전후 식량난에 시달릴 때 프랑스에서도 개를 잡아먹었을 뿐만 아니라 굶주림을 채우는 단계를 넘어 그 맛이 너무나 기막혀서 개고기는 불티나게 팔리게 되어 개고기를 파는 정육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그 중 한 곳이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아직도 “개고기”라는 글자도 선명한 간판을 달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이후 개고기 논란은 잠잠해진 것이 아니라 아예 학술적 연구 대상이 되어 세계 음식 속에 놓여진 문화인류학적 의미를 파헤치는 수많은 연구 논문들까지 쏟아내게 했으니 보신탕은 바야흐로 한국을 넘어 세계의 문화사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게 된다. 육개장의 기원은 바로 이 보신탕에서 찾아진다. 개장국의 접두사로 쇠고기를 뜻하는 ‘육’자가 하나 붙어있는 모양새다. 북한에서는 육개장을 소단고기국이라고 부른다.
한편 그 시대의 양반층은 특별히 병의 치료나 회복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고기를 먹지 않았다. 그들은 양반체면에 개를 잡아먹기는 어려우나, 개장국은 맛있을 것 같고 해서 닭고기를 재료로 하여 개장국 조리방법대로 요리해 올리게 하였으니, ‘닭개장’은 곧 이렇게 해서 생겨난 음식이다. 또 나중에 이러한 조리방법은 쇠고기 국을 끓이는데도 그대로 적용되었으니 이것이 곧 ‘육개장’의 기원이 된다.
전신인 보신탕까지 고려할 때 한국인의 장구한 역사와 함께 한 육개장은 이제 명실공히 국민음식이 되어 집에서도 누구나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패스트푸드로 응용되어 육개장 라면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육개장이 더위가 심할 때의 국으로 쓰이는 까닭은 고온·고습의 계절에는 찬 음식보다 뜨거운 음식을 먹음으로써 땀을 흘리게 하여 체내대사를 촉진시킨다는 이열치열의 관념에 있다. 또한 푹 고아서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만든 음식이므로 위에 부담이 적고, 또 얼큰하게 끓인 국이므로 그 자극미가 더위에 지친 식욕을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육개장을 끓일 때에는 쇠고기의 부위 중 홍두깨살·사태살·업진살 등을 골라 큰 덩어리째 푹 고아서, 연하게 무르면 고기만을 건지고 국물을 식혀서 위에 뜨는 기름기를 제거한다. 살코기는 결대로 굵직하게 찢어서 마늘 다진 것, 고춧가루·참기름·간장으로 조미하고, 밀가루를 조금 가미하여 골고루 섞은 다음 국물에다 다시 넣고 끓인다.
이 때 파를 길쭉하게 잘라 맑은 물에 살짝 주물러 풋내와 점성물질을 제거한 다음 국물에 함께 넣고 끓인다. 잘 끓인 육개장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있고, 고기의 누린내도 없으며, 단백질도 풍부하여 여름철의 고깃국으로는 아주 제격이다.

……  별건곤 1929 12.1일자에는 <珍品·名品·天下名食 八道名食物禮讚, 진품명품천하명식 팔도명식물례찬> 中에서「명물치고 맛난 것 업다」 이런 日本 「고도와자」가 잇다. 一理가 잇는 말이니 명물이란 일홈에 홀이여 日常 새맛을 추구하야 마지안는 우리들의 미각이 넘우나 과민한 企待를 가지는 까닭도 잇고 또는 명물업자들이 亦如是名物에 藉勢하야 暴利를 꿈꾸고 우물쭈물 날님으로 주무럭거리기 시작하야 점점 명물이 平凡化하는 것도 한가지 理由가 된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엇젯든 명물을 명물로 대접하야 이에 大邱湯飯을 한번 嘗味해보기로 하자. 大邱湯飯은 본명이 육개장이다. 대체로 개고기를 한 별미로 補身之材로 조와하는 것이 一部 朝鮮사람들의 通性이지만 특히 南道地方 村間에서는 「사돈량반이 오시면 개를 잡는다」고 개장이 여간 큰 대졉이 아니다. 이 개장 嗜好性과 개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私情까지 살피고 또는 요사이 점점 개가 귀해지는 긔미를 엿보아서 생게난 것이 곳이 육개장이니 얼는 말하자면 소고기로 개장쳐름 만든 것인데 時方은 大發展을 하야 本土인 大邱에서 서울까지 진출을 하얏다. 셔말지기 가마에다 고기를 만히 넛코 곰곳틋 푹신 고아서 울어난 물노 국을 끄리는데 고초가루와 소기름을 흠벅 만히 넛는다. 국물을 먼져먹은 굵다란 파가 둥실둥실 뜨고 기름이 뚝뚝 뜻는 고음국에다 고은 고기를 손으로 알맛게 찌져너흔 국수도 아니요 국밥도 아닌 혓바닥이 딀만치 뜨겁고 김이 무렁무렁 떠올으는 싯뻘건 장국을 대하고 안즈면 위션 침이 꿀걱 넘어가고 아모리 嚴冬雪寒에 언(凍) 얼굴이라도 저절노 풀니고 왼몸이 녹아서 근질근질해진다.
엇젯든 大邱육개장은 죠션사람의 특수한 구미를 맛초는 고초가루와 개장을 뽄뜬데 그 본래의 특색이 잇다. 갓딱 잘못 먹엇다간 입설이 부풀어서 애인하고 키쓰도 못하고 애매한 눈물까지 흘니리라. 내가 大邱서 中學時節에 인토레런스란 名畵을 구경하고 열두시나 되여 손과 발이 얼어서 모통기름으로 벌벌 떨고 뛰여오다가 그때 친해 단이든 육개장집에 들어가서 단숨에 한그릇을 비우고 나서는 그만 食困症에 취하야 서말지기 뚜껑을 열 때마다 무슨 괴물의 입김쳐름 확확 내치는 장국김에 설여서 반만 익은 토마도빗가치 된 주인마누라 무릅을 비고 그대로 잠이 들엇든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그때 먹든 육개장이 새롭고 쳘업는 어린 그때가 그리워진다.

에너지(kcal)247탄수화물 (g)8지방 (g)   14.9단백질 (g)19.9비타민비타민 A (μg RE)347.4비타민 C (㎎)27.3비타민 B1(㎎)0.17비타민 B2(㎎)0.32나이아신 (㎎)4.6무기질칼슘(㎎)59.8인 (㎎)228.9나트륨(㎎)761.4칼륨 (㎎)629철분(㎎)3.1육개장에 쓰이는 고기에는 단백질 특히 리신, 트레오닌, 발린, 메티오닌, 로이신 등 필수 아미노산과 올레인산, 팔미틴산, 리놀산 등 지방산과 각종 비타민(A, B1, B2), 칼슘, 황, 인, 철 등 광물질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육개장속의 채소가 갖지 않은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해 준다. 육개장의 주 채소류인 숙주는 필수 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철분과 카로틴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이다. 고사리는 단백질과 비타민 B2, 섬유소가 풍부하고, 말린 고사리는 비타민 D까지 함유하고 있다. 육개장은 고사리가 국에 들어가게 되면 갑자기 열이 나는 것을 내리고 소변 배출이 잘 되며, 숙면을 취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어서 감기로 인해 열이 나거나 이질, 황달, 고혈압, 장풍열독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⑮ 해물탕

해물탕(海物湯) 해물(海物)과 끓일 탕(湯)이 합쳐서 만들어진 이름으로 바다의 산물로 만들어진 요리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요리중의 하나이다. 해물탕은 생선, 꽃게, 낙지, 새우, 모시조개 등의 각종 해산물에 고추장 양념을 넣어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낸 음식으로 싱싱하고 다양한 해산물의 맛을 골고루 즐길 수 있다.
해물탕은 바다에서 나는 온갖 수산물의 집합체이다. 해물탕에는 십여 가지가 넘는 해산물과 각종 채소가 들어간다. 광어, 도미, 명태, 조기, 우럭 등 물고기류를 제외하고라도 문어, 오징어 등의 연체류, 미역 같은 수산식물류, 극피동물 성게, 후구동물 해삼, 미색동물인 멍게, 미더덕 등 그 종류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외에도 백합조개, 모시조개, 전복, 대합, 홍합, 소라, 굴 등이 들어가며 부추, 미나리, 생강, 겨자, 배추, 콩나물, 파, 참깨, 들깨, 송이, 석이버섯 등 채소류도 푸짐하게 넣는다.
여기에 꽃게도 추가될 수 있고 광어 우럭 같은 생선류도 같이 넣는 경우도 있다. 여하튼 위의 온갖 효능들을 요즘 말로 알기 쉽게 간략히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해산물에는 각종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게 함유되어 있어 맛도 담백하고 소화도 잘 된다. 또한 꽃게, 오징어, 낙지에는 타우린이 풍부하여, 고혈압, 심장병, 간장병, 여성의 생리불순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한 꽃게는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어 해열 작용이 뛰어나며, 게의 알에는 핵산이 많이 들어 있어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 조개류에는 글리코겐과 글리신이 풍부해 특유의 감칠맛이 있어 시원한 국물 맛을 내며, 비타민과 철도 풍부하다. 해물류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지만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 또한 많이 들어 있어서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키고 혈액 속의 중성지방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아무튼 해물탕은 바다의 온갖 영양덩어리들과 육지에서 나는 몸에 좋은 식물들이 어우러진 보약이 된다.
에너지(kcal)110.0탄수화물 (g)6.6지방 (g)   1.9단백질 (g)16.8비타민비타민 A (μg RE)151.2비타민 C (㎎)8.8비타민 B1(㎎)0.08비타민 B2(㎎)0.17나이아신 (㎎)2.8무기질칼슘(㎎)74.8인 (㎎)224.5나트륨(㎎)758.3칼륨 (㎎)472.9철분(㎎)2.8
해물탕은 다양한 해산물의 맛을 골고루 즐길 수 있다.
해물탕의 주재료 중 하나인 낙지는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있으며 타우린을 함유한 저칼로리 식품으로 단백질, 인, 철, 비타민 성분이 있어 콜레스테롤의 양을 억제하며 빈혈예방의 효과도 있다. 꽃게는 육질이 풍부하며 단백질, 칼슘, 인, 비타민, 무기질 등을 많이 함유한 식품으로 뼈를 튼튼하게 하고 노화를 방지한다. 게에 함유된 키토산 성분은 지방 흡착과 이뇨작용에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조개에는 천연 타우린과 호박산이 들어 있어 약해진 위장이나 간장의 건강 회복에 효과가 있다. 해물탕의 시원한 맛을 더해주는 미더덕은 향이 독특하고 씹히는 소리와 함께 입안으로 번지는 맛이 일품인데, 최근 연구 결과에서 노화예방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항암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5) 찌개

① 김치찌개

김치찌개는 김장김치를 생식으로만 먹기 싫을 때, 또는 먹다 남은 김치나 시어진 김치를 이용하는 다양한 조리방법에서 비롯된 음식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 특유의 채소가공식품의 하나인 김치는 소금과 술지게미·초·술 등에 채소를 절여 만들다가 조선 중기 이후 고추가 유입되면서 지금과 같은 김치가 되었으므로, 김치찌개는 고추를 이용한 김치를 담그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으리라 추측된다.
조선시대에 궁중음식으로 두부조치라는 게 있었는데 이는 현재의 두부찌개에 가까운 음식이다. 그렇지만 과거에는 찌개류보다 국이나 탕 음식이 더 일반적이었다고 보인다. 그러다가 현재는 찌개음식이 더 선호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국보다 찌개가 더 발전하게 되었을까. 찌개는 외식문화가 형성되면서 본격적으로 퍼져나간 음식으로 볼 수 있다. 전통적인 한국의 밥상을 음식점에서 차려 낸다는 것은 품이 많이 들고 또 가격도 올라가게 된다. 또한 갈수록 식사 시간이 짧아지는 현대 사회의 풍조에 맞추다보니 단품 요리가 최상이 되는 것이다. 국류는 단품음식이 아니다. 밥과 기타 반찬들이 수반되는 전통 상차림의 일부일 뿐이다. 어쩌면 시대가 변하면서 국이 찌개의 형태로 변형 발전되어 온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김치찌개는 김치와 물이 있다는 점에서는 김칫국과 같은 원리이지만 국물이 적고 여러 가지 부재료가 들어가 국물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된장찌개와 함께 가장 먼저 찌개화 된 음식을 김치찌개로 볼 수 있으나 오히려 된장찌개보다 더 그럴듯한 이유를 찾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김치찌개이다. 된장은 묵을수록 좋다는 말이 있듯이 된장은 된장국이든 된장찌개든 어느 쪽이나 훌륭한 맛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김치는 알맞게 잘 익어 신선한 맛을 유지할 때만 제 맛을 낸다. 시간이 지나 묵어 시어진 김치는 그대로 반찬으로 먹기가 힘들다. 특히 김장철에 만든 김장김치는 봄까지 먹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다 갈무리를 잘 못하게 될 경우 난감해진다. 이때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요리가 바로 김치찌개인 것이다. 김치찌개를 끓일 때 돼지고기나 참치, 고등어나 꽁치 등을 한 토막 넣으면 신 맛이 중화된 훌륭한 단품요리가 된다.
전 국민이 좋아하는 김치찌개 열풍은 이제 일부러 김치를 묵혀 만든 묵은지 김치찌개로 발전하고 있다. 묵은지는 푹 익은 신 김치이지만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숙성이 빨리 되어 신맛이 나는 신 김치라기보다 오래 푹 익혀 신맛이 덜 나는 신 김치라고 말할 수 있다. 김장을 하기 전에 양념을 덜 해서 묵혀두면 오랜 시간 자연 숙성하여 신맛은 덜하고 단맛과 함께 시큼한 맛이 난다. 이것이 바로 묵은지이다. 보통 묵은지는 6개월 이상 저온 숙성해야 만들어진다. 묵은지를 숙성할 때에는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온도변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숙성 기간이 짧은 묵은지는 찌개에 이용하고 오래된 묵은 지는 한번 씻어서 쌈이나 찜에 이용할 수 있다.
묵은지가 지닌 항암효과와 항산화 작용, 면역증진 효과, 순환기계 개선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묵은지 찌개는 해장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특히 묵은지와 고기의 궁합은 뛰어나서 느끼한 맛을 없애고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내게 한다. 묵은지는 고기의 소화는 물론 지방 억제 및 배출을 도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
김치의 효능만 알려진 것이 아니라 이제는 묵어 시어진 김치인 묵은지의 효능도 세계인에게 전파되고 있다. 뜨끈한 밥에 얹어 먹어도 좋고 삼겹살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또 기가막히다. 꽁치나 고등어와 함께 맛있는 묵은지 김치찌개를 만드는 것은 더 쉽다.
만드는 법은 겨울 통김치를 꼭 짜거나 물에 한번 헹구어 군내를 없애고 대강 썰어서 뚝배기에 담고, 쇠고기·편육·돼지고기 등을 썰어 양념하여 함께 담고 파·마늘을 넉넉히 썰어 넣는다. 물을 적당히 부은 뒤 묽은 장으로 간을 맞춘 다음 밥솥에 중탕해서 찌든지, 푹 무르도록 오래 끓여서 부드럽게 익었을 때 상에 올려놓는다. 김치찌개는 동치미무나 깍두기, 먹다 남은 김치에 된장과 고추장을 풀면 구수한 맛이 나고, 멸치 대신 돼지고기나 돼지갈비 등을 넣고 끓이면 한겨울의 추위를 이기는 영양식이 된다.
에너지(kcal)126.0탄수화물 (g)5.0지방 (g)   7.4단백질 (g)10.6비타민비타민 A (μg RE)65.0비타민 C (㎎)11.2비타민 B1(㎎)0.24비타민 B2(㎎)0.11나이아신 (㎎)2.6무기질칼슘(㎎)83.4인 (㎎)131.1나트륨(㎎)1045.0칼륨 (㎎)342.3철분(㎎)1.9
김치는 오색과 오미를 모두 갖춘 대표 음식으로 채소류의 신선한 맛, 젖산발효에 의한 상쾌한 맛, 고춧가루 등 항신료에 의한 독특한 맛, 젓갈류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식욕을 돋우며 여러 채소에서 우러난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물질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다. 김치에 들어가는 다양한 채소들은 열량이 적고 식이섬유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체중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김치에 돼지고기나 두부를 넣고 김치찌개를 끓이면 단백질이 풍부한 한끼의 국물음식이 될 수 있다.

② 된장찌개

된장에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끓인 찌개로 토장찌개라고도 한다. 채소·두부·어패류·고기 등의 여러 가지 식품을 함께 섞어 끓이는 점이 특징이다. 찌개라는 말은 <시의전서 是議全書>에 ‘조치’라는 이름으로 비로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 찌개가 국에서 분화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강된장찌개는 순수하게 된장의 맛을 강조한 것으로 삼삼하고 맛이 좋은 된장으로 만들어야 하며, 작은 뚝배기에 끓여 그대로 상에 놓으면 좋다. 곱게 다진 쇠고기와 파·마늘 다진 것, 참기름, 잘 갠 맛있는 된장을 함께 골고루 무쳐서 속뜨물을 붓고 뚝배기에 담아 밥솥에서 찐다. 그런 다음에 약한 불에 올려놓고 풋고추를 잘게 썰어 넣고 잠시 끓인다.
선사시대에 우리의 강토이던 부여국은 콩의 명산지였다. <삼국사기> 신라 신문왕 3년조에 왕비를 맞이할 때의 납폐품목에 장·시(메주) 등이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면 콩을 원료로 한 발효식품인 된장은 오래 전부터 우리 식생활의 기본식품임을 알 수 있다.
쌀·보리 등 곡식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 민족은 단백질 급원식품인 콩을 이용하여 부족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된장에 고기·채소·두부·버섯 등을 섞어 끓인 된장찌개는 여러 가지 영양소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좋은 음식이다.
된장찌개는 우리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본적인 음식이다. 일본에는 일본식 된장인 미소가 있고 중국에도 콩으로 만든 된장인 황장 혹은 두장이 있다. 된장이 동북아시아에서 보편적으로 먹는 음식이지만 우리처럼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여 먹는 된장찌개는 아니다. 일본의 미소나 중국의 황장을 뚝배기에 넣고 끓였을 때 혹은 나물을 넣어 된장국을 끓였을 때 한식의 된장찌개 맛이 절대 나지 않는다. 일본 역시 우리 된장에 감탄했다. 일본식 된장인 미소는 8~9세기 무렵 한국의 된장인 미장이 일본으로 건너가 변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처음에 된장을 미소 혹은 고려장이라고 불렀다고 하며 미소라는 발음도 우리나라의 미장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된장과 간장이 구분된 것은 조선시대로, 당시의 옛 조리서들은 간장, 된장 담그는 법부터 실제 조리에 사용하는 법까지 기술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당시 된장은 기름진 음식의 향신료로 사용됐다. 국이나 찌개 형태로 사용됐다는 기록은 19세기 말의 요리책 <시의전서(是議全書)>에 등장한다. 그런데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된장찌개에 기름과 고기를 넣어 지금과는 다른 형태였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은 언제부터 메주를 쑤어왔던 것일까?
우선 콩의 원산지는 바로 만주 남부로, 만주 남부는 본래 맥 족의 발생지로 고구려의 옛 땅이니, 콩의 원산지는 우리나라인 셈이다. 비단 만주 뿐 아니라 한반도 내의 전 지역에서 콩의 야생종과 중간종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 콩의 원산지가 한국임을 재삼 확인시켜주고 있다. 또한 이러한 콩 재배는 많은 문헌과 고고학적 자료, 유전학적 고증 등을 통해 4000년 전에 벌써 콩을 재배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콩문화의 발상지였던 우리나라는 이처럼 오래 전부터 콩으로 메주를 쑤어 장을 담갔던 것이다. 물론 이때 장의 개념 자체는 고대 중국으로부터 온 것이지만 중국의 장은 콩으로 메주를 쑤어 담그는 우리의 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우리의 선조들은 중국의 장 가공 기술을 콩에 도입하여 전혀 새로운 장의 형태를 재창조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초기의 된장은 간장과 된장이 섞인 것과 같은 걸쭉한 장이었으며, 삼국시대에는 메주를 쑤어 몇 가지 장을 담그고 맑은 장도 떠서 썼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된장의 유래에 대해 살펴보면 이웃 나라인 중국에도 전래되어, 중국인들은 고구려인들을 보고 발효식품을 잘 만든다고 하면서, 우리 된장 냄새를 '고려취(高麗臭)'라고 불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메주가 전래되면서 중국에서의 종래의 장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장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 된장 담는 법은 8,9 세기 경에 일본으로 전파된다. 콩으로 메주를 쑤는 법은 <증보산림경제>에서 보이기 시작하여 오늘날까지도 된장 제조법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콩 문화의 발상지답게 콩 가공식품인 메주를 만들어 이웃나라에까지 전래하여 그들의 식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된장만큼 그 종류가 많은 것도 드물다. 무엇을 첨가하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고 맛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역적 특성과 조건에 따라서 또 나뉘어지기도 한다. 막된장, 토장, 막장, 담뿍장, 즙장, 생활장, 청태장, 팥장, 집장, 두부장, 지례장, 생치장, 비지장, 무장, 진양된장, 밀양된장, 제주도의 조피장 등등 그 이름과 종류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번거로울 정도다.
아무튼 이 수많은 종류의 장은 소스로도, 국으로도, 찌개로도 사용되었다. 아무튼 된장은 이런 유구한 역사와 지역별로 수도 없는 형태로 전해 내려와 지금까지도 한국 음식의 대명사가 되었다. 어린 시절 차갑게 언 손을 비비며 집안으로 들어섰을 때 우릴 반기던 그 퀴퀴한 냄새와 함께 우리는 고향과 어머니 그리고 구수한 된장찌개의 맛을 떠올리는 것이다. 
된장찌개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쇠고기를 다지고, 마늘을 얇게 저미고, 파는 채 썰어서 함께 뚝배기에 담는다. 그리고 된장을 잘 갠 다음에 거른 속뜨물을 뚝배기에 붓는다. 뚝배기를 중간 불에서 끓이다가, 두부와 버섯을 넣고 다시 끓인다. 된장찌개는 된장과 함께 고추장·고춧가루를 조금 섞기도 하며, 재료는 계절에 따라 변화를 준다. 여름이면 풋고추, 가을이면 버섯류, 겨울이면 시래기 등을 넣어 끓이기도 한다. 시래기나 무 등을 넣고 끓일 때는 약한 불에서 오래 끓이는 것이 좋고, 버섯이나 두부를 넣을 경우에는 그보다 센 불에서 끓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된장찌개처럼 만드는 법이 쉬운 요리는 다시 없을 것이다. 어느 일류 요리사의 체험담에 따르면, 그가 제일 먼저 터득한 요리가 바로 된장찌개였는데 요리법을 모르던 초보 시절, 요리가 두려움 그 자체였을 때 그를 요리사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것이 바로 된장찌개 덕분이었다고 한다. “내 요리의 가장 큰 전환점은 이 것이었다 : ‘된장을 물에 넣어서 끓이면 된장찌개가 된다.’ 그전까지 나는 된장찌개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인 줄 알았다. 나는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다. 불알을 내놓고 아테네를 뛰어다닌 아르키메데스처럼 된장을 바르고 돈암동 사거리를 뛰어다니고 싶은 욕망이 들끓을 정도였다. 그 이후 나는 된장을 물에 넣어서 끓이면 된장찌개가 된다는 이 간단한 사실을 이 땅의 모든 처녀총각에게 전하고 싶었다.”
에너지(kcal)95.0탄수화물 (g)10.7지방 (g)   2.2단백질 (g)8.5비타민비타민 A (μg RE)24.8비타민 C (㎎)14.5비타민 B1(㎎)0.08비타민 B2(㎎)0.08나이아신 (㎎)1.8무기질칼슘(㎎)153.7인 (㎎)163.4나트륨(㎎)949.4칼륨 (㎎)452.4철분(㎎)1.7된장은 발효식품 가운데서도 항암효과가 탁월하다. 대한 암예방협회의 암예방 15개 수칙 중에는 된장국을 매일 먹으라는 항목이 들어있을 정도로 국내외적으로 그 효과가 공식화되는 추세이다. 된장은 항암 효과는 물론 암세포 성장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된장에 함유되어 있는 히스타민-류신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생리 활성이 뛰어나 두통을 경감시키고, 혈압을 저하시키면서 고혈압에 효험이 있으며, 콜레스테롤을 제거해줌으로써 혈관을 탄력있게 해준다. 콩 속의 레시틴은 뇌기능 향상 효과가 있으며, 사포닌은 기능성 물질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과산화지질의 형성을 억제하여 노화 및 노인성 치매를 예방한다. 된장에는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발효, 숙성과정에서 항산화 기능이 높아지고 된장 특유의 갈변현상도 노화예방에 큰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된장은 식욕을 돋구는 음식인 동시에 소화력이 뛰어난 식품으로서 음식을 먹을 때 된장과 함께 먹으면 체할 염려가 없다고 한다. 부재료로 들어가는 호박, 버섯 등은 식이 섬유소가 풍부하여 비만 예방은 물론 변비 예방 및 치료에도 효과적이며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켜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준다.

③ 부대찌개

부대찌개는 군부대 인근에서 흘러나온 음식을 가지고 만든 음식이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의정부 부대찌개 골목에서 처음으로 부대찌개를 만들어 팔았다는 오뎅식당의 주인의 증언을 빌면, 처음 이 부대찌개는 막걸리 안주였다고 한다. 전골판에 버터와 소시지, 햄, 양배추, 양파 등을 놓고 볶아낸 싸구려 안주였다. 여기에 고추장과 김치, 그리고 육수를 부어 국물 있는 찌개 형태로 만든 것이 지금의 부대찌개라는 것이다.
소시지, 햄 등을 채소와 볶아서 만든 것이었기에 의정부, 동두천, 송탄 등의 미군 부대 인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였을 것이다. 처음에는 부대의 잔반을 이용하다가, 차츰 미군 부대에서 음성적으로 유출되는 가공육을 사용하고, 더 나중에는 합법적으로 수입된 햄이나 국산 햄을 이용하게 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을 것이다.
전쟁은 파괴를 상징한다. 인류도, 도시도, 문화도 전쟁을 거치면서 거의 대부분이 부서지고 무너진다. 그리고 인류는 전쟁이 끝난 후 폐허 위에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그러나 전쟁=파괴의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 분야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음식일 것이다. 전쟁이란 때때로 새로운 음식 탄생의 기원이 되기도 하고 또는 음식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기념행사 중에 전쟁음식 시식회가 열린 적이 있었다. 강냉이죽, 보리주먹밥, 쑥개 떡 등을 먹으며 어르신들은 피난시절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고 전쟁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는 단편적으로나마 전쟁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전쟁 속 피난에 나선 사람들은 먹을 것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였고 그나마 이런 음식들로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지금이야 워낙 맛있는 것이 많은 데다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음식들이 입에 잘 맞지 않지만 끼니를 거르는 날이 더 많았던 당시에는 이런 음식들이 정말 최고의 만찬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전쟁의 비극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음식은 뭐니 뭐니해도 부대찌개일 것이다. 햄과 소시지, 미국식 콩 통조림 등의 서양재료를 넣어 김치, 고추장과 함께 얼큰한 우리식의 찌개로 끓여낸 이 부대찌개는 전쟁 끝나고 미군이 주둔하면서 미군부대의 철망을 몰래 빠져 나온 소시지와 햄 등 일명 '부대고기'라고 하는 식재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중에는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먹다 남은 잔반의 불량품도 있었다. 그래도 전쟁의 폐허 속에선 설사 한번 안하고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느끼한 맛을 없애기 위해 김치와 고추장을 넣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많은 식구들의 입을 채우기 위해 양을 늘린 것으로 이해된다.
이렇게 부대찌개의 유래를 보면 우리에게는 참으로 아픈 기억을 담은 음식이 바로 부대찌개이다. 부대찌개는 그 이름 자체로도 평범치 않다. 음식 이름에 붙기엔 좀 어울리지 않는 듯한 군부대가 떡하니 붙어있기 때문이다. 유래를 모르는 애들은 군대에서 군인들이 즐겨먹던 음식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대찌개는 군대에서 즐겨먹던 음식이 아니라 미군 부대 주변에 살던 사람들이 만들어 먹던 음식이다. 전쟁 후 생활이 어려워 고기를 구하기 힘들자 미군부대가 주둔했던 의정부 등에서 미군들이 먹다 남은 소시지, 햄 등을 넣어 만든 것이다. 당시에는 미국 대통령인 린든 B. 존슨의 성을 따서 '존슨탕' 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아픈 역사와 함께 잊을 수 없는 맛의 부대찌개가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퓨전요리로 볼 수 있다. 떡만둣국은 우리의 음식들이 융합된 것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퓨전이라는 외래어를 붙이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 부대찌개는 전쟁이 끝난 지 반백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사랑을 받는 우리네 음식이 되었다.
원조 부대찌개의 발상지는 미군부대로 상징되는 의정부이다. 부대찌개집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지금의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부대찌개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자 의정부가 부대찌개의 원조임을 알려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1998년 11월 1일에 ‘의정부 명물 찌개 거리’라는 정식 명칭으로 개발 보존하고 있다. 그러나 부대찌개라는 어감이 부정적이라 해서 의정부찌개로 바꾸자는 의견도 있었으며 지금 의정부에는 부대찌개 앞에 반드시 의정부라는 말을 붙여서 쓴다.
퓨전요리의 대표주자로 온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부대찌개 전문점까지 등장했고, 최근엔 중국 베이징이나 일본 도쿄에서도 진출해 세계인들에게도 맛보이며 외화벌이의 재목으로 성장했다. 비록 우리의 아픈 역사가 만들어낸 음식이지만, 아픈 역사는 피하지 말고 당당히 먹어 치워야 한다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이제는 당당히 국어사전에도 등재된 만큼 우리 음식이 된 부대찌개는 외국에까지 알려져 의정부 명물 부대찌개 골목은 외국인도 찾아오는 의정부관광의 제1명소가 될 정도라고 한다. 매운맛이 익숙하진 않지만 햄과 소시지의 맛 때문인지 부대찌개를 맛본 외국인들은 연신 땀을 흘리면서도 그 맛에 반한 듯 다시 찾는다고 한다.

에너지(kcal)273.0탄수화물 (g)19.0지방 (g)   16.0단백질 (g)12.3비타민비타민 A (μg RE)67.1비타민 C (㎎)17.3비타민 B1(㎎)0.33비타민 B2(㎎)0.2나이아신 (㎎)3.3무기질칼슘(㎎)49.7인 (㎎)132.2나트륨(㎎)1317.3칼륨 (㎎)467.7철분(㎎)1.5부대찌개의 재료가 되는 소시지는 일반적으로 햄보다는 단백질은 적은 반면 지방질이 많아 열량이 높다. 보통고기를 잘라 소금과 질산염류에 하루정도 쟁여 두었다가 잘게 썰어서 첨가물과 돼지기름 등을 혼합하여 케이싱이라 불리는 창자 등에 넣어 삶으면 소시지가 된다. 과거에는 양의 창자를 케이싱 재료로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돼지창자나 인공케이싱을 많이 한다. 소시지와 햄은 돼지고기를 이용한 가장 특색 있는 가공품 중 하나이다. 즉 단백질, 비타민 B1, B2의 좋은 공급원이 된다. 그러나 소시지, 햄 가공시 첨가되는 염류에 의하여 과잉의 나트륨 섭취가 염려될 수 있다. 특히 발색제이자, 보존제로 쓰이는 아질산염은 색소를 고정하고, 장기보존이 가능하나, 과잉으로 섭취할 때 비타민 A 대사, 갑성선 기능을 억제하고, 아민류와 반응하여 니트로소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을 형성할 수 있으므로 과다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양념장의 재료로 사용되는  고추장은  우리나라 전통식품으로 다른 콩 가공식품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떨어지지만 단백질 공급원식품이라 할 수 있다. 고추장은 발효, 저장식품으로서 조미, 향신 두가지 용도에 사용된다. 고추장은 특히 고추장 메주로부터 유래되 고 활성의 전분 분해효소(amylase)와 단백질 분해효소(protease) 등의 작용으로 소화를 촉진시켜준다.

④ 순두부찌개

순두부에 양념을 넣고 간장·소금을 섞어서 간을 하거나 새우젓으로 간을 하여 끓인 찌개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소화가 잘 되는 별미음식이다. 순두부는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콩의 단백질이 응고되었을 때 누르지 않은 그대로의 것으로 소화성이 좋고, 특유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다.
이색의 <목은집 牧隱集>에는 두부를 넣은 갱(羹)이 나오고, <성호사설 星湖僿說>의 대두론(大豆論)에서도 “맷돌로 갈아서 정액만 취하여 두부를 만들면 남은 찌꺼기도 얼마든지 많은데, 끓여서 국을 만들면 구수한 맛이 먹음직하다.”고 하였으므로 비지와 두부의 이용을 짐작할 수 있다.
두부는 콩으로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비지와 순두부, 두부로 만들어진다. 먼저 비지는 콩을 갈아서 천에 붓고 끓인 물을 부으면서 저어서 천에 걸러 남아지는 것이고, 순두부는 다시 콩물을 가마솥에 넣고 완전히 익을 때까지 익힌 다음 약간 식혀서 바닷물 간수로 해서 엉긴 상태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두부는 순두부 상태를 나무틀에 넣고 물기를 빼면 된다. 맛있는 순두부의 비결은 바로 바닷물을 응고제로 사용하는 것이다. 일반 바닷물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해안가 모래층 밑 30m 정도 아래서 길어 올린 바닷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깨끗하다. 또한 콩을 불리는 작업도 중요하다. 콩을 너무 불리면 맛이 빠져나가고, 덜 불려도 제 맛이 안 난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수온을 체크하고 여름에는 6~8시간을, 겨울에는 32시간을 불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순두부의 전통을 이어오는 지역 중 가장 알려진 곳이 강원도 강릉의 초당 마을이다. 동해의 깨끗한 바닷물로 간을 맞춘 초당 두부는 초당에서 만들어진 두부로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강릉의 특산물이다. 초당 두부는 16세기 중엽 초당 허엽이 강릉 부사로 있을 당시 관청 앞마당에 있던 샘물이 맛이 좋아서 이 물로 두부를 만들고 간수 대신 바닷물을 사용한 것이 시초다. ‘초당’이라는 이름은 허엽의 호가 초당으로 그 호를 따서 초당 두부라고 불린다.
초당 순두부는 재래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들고 생산량은 적으나 그래도 오래된 식당은 모두 재래식을 고집한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간단하지만 그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섬세한 손질과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근래에는 현대식 시설을 갖춘 공장이 생겨 도시민들도 초당두부의 특이한 맛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에는 예전 그대로 방법을 만드는 곳이 드문데 초당지역은  옛날 방법 그대로 순두부를 만든다. 순두부를 이용한 음식들도 많은데, 대개는 따끈한 순두부 위에 양념간장을 얹어 술술 먹기도 하지만 신김치와 함께 찌개를 끓여먹고 굴, 조개 등 갖은 해물과 끓여먹어도 별미이다. 두부와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것은 바로 김치인데 1년 이상 묵은 김치를 살짝 볶아 두부에 얹어 먹으면 잃어버린 입맛이 금세 돌아올 만큼 맛있다. 또 김치와 돼지고기를 넣고 볶다가 물을 붓고 마지막에 순두부를 얹어 다시 한 번 끓여내면 구수한 강릉식 순두부찌개가 완성된다. 최근에는 순두부에 조개, 굴 등 각종 해물을 넣어 함께 끓인 웰빙 순두부가 인기다.
미국의 뉴욕타임즈가 두부 요리를 소개하면서 한국의 순두부찌개는 이상적인 겨울 음식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뉴욕타임즈는 뉴욕 맨하탄 내 한국음식점의 순두부찌개 사진을 게재하고 북창동, 초당골, 이화, 템플, 서울가든 등 한국 두부 전문 음식점 및 일본 중국 음식점들의 두부 요리를 집중 소개하면서 “매운 육수에 비단처럼 부드러운 두부, 그리고 양파와 쇠고기 조각, 아삭아삭한 김치를 곁들인 순두부찌개는 이상적인 겨울음식”이라고 평가했다.
에너지(kcal)208.0탄수화물 (g)5.1지방 (g)   13.4단백질 (g)17.7비타민비타민 A (μg RE)145.7비타민 C (㎎)6.4비타민 B1(㎎)0.22비타민 B2(㎎)0.24나이아신 (㎎)2.1무기질칼슘(㎎)101.6인 (㎎)234.9나트륨(㎎)1020.3칼륨 (㎎)397.4철분(㎎)3.8
순두부는 수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두부에 비해 단위량 당 영양가는 떨어지지만 부드럽고 콩 특유의 향기가 그대로 살아 있어 입맛이 없을 때, 또는 노인음식으로 이용되는 식품이다. 순두부는 콩의 영양가를 가장 이상적으로 소화흡수 할 수 있는 음식으로 콩을 순두부로 만들어 먹을 경우 우리 인체에 95% 가까이 흡수가 된다고 한다. 콩에 포함된 단백질은 40%에 가깝고 섬유질과 칼슘, 회분, 철분이 들어 있다.

⑤ 청국장찌개

청국장은 푹 삶은 콩을 더운 방에 띄워서 만든 된장을 말한다. 일반 된장은 발효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전시(戰時)에 단기숙성으로 단시일내에 제조하여 먹을 수 있게 만든 장이라 하여 전국장(戰國醬), 또는 청나라에서 배워온 것이라 하여 청국장(淸國醬)이라고도 하며, 전시장(煎豉醬)이라고도 한다.
청국장은 콩을 삶아 질그릇에 담고 짚으로 싸서 따뜻한 방에 둔다. 그러면 납두균이 번식하여 진이 생기게 된다. 이때에 볏짚이 지닌 균의 활성이 좋고 나쁨에 따라 맛이 달라지게 된다. 콩이 잘 떴으면 마늘·생강·굵은 고춧가루·소금 등을 섞고 절구에 잠깐 찧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에 쓴다. 청국장은 주로 고기·두부·고추 등을 넣고 끓여서 찌개를 만들어 먹는다.
청국장이 문헌에 처음 보인 것은 1760년(영조 36) 유중임(柳重臨)에 의하여 보강된 <증보산림경제>에서이다. 여기에 적힌 만드는 법은 “햇 콩 한 말을 가려서 삶은 뒤에 가마니 등에 쟁이고, 온돌에서 3일간 띄워 실(絲:사)이 생기면 따로 콩 다섯 되를 볶아 껍질을 벗겨 가루 내고 이를 소금물에 혼합하여 절구에 찧는다. 때때로 맛을 보며 소금을 가감한다. 너무 짜면 다시 꺼내어 오이·동아·무 등을 사이사이에 넣고 입구를 봉하여 독을 묻어 일주일이 지나면 먹어도 된다.”라고 하였다.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청국장의 일종인 수시장(水豉醬)도 수록되어 있다. 이것은 콩을 미적색이 되도록 볶아서 끓여 띄워 온돌 또는 종이봉지에 넣어서 말렸다가 때때로 꺼내어 물에 섞어 삶아서 소금을 넣어 먹는 법이다. 또는 실을 낸 콩에다 소금을 넣고 절구에 찧어 자기그릇에 넣었다가 조석마다 숟가락으로 꺼내어 같은 분량의 감장(甘醬 : 단 간장)과 합쳐서 다시 채소를 넣고 끓여 먹는 법이다. 그리고 청대콩의 메주로 담근 청태 전시장법이 있다. 이것은 위의 청국장처럼 담그되 햇고추를 섞어 넣는 점이 다르다.
1939년에 발행된 <조선요리법 朝鮮料理法>의 청국장은 콩과 함께 건대구·전복·해삼·양지머리·사태·곱창·도가니·무 등의 부재료를 넣어 끓이고, 통고추 등을 넣는 등 전대(前代)의 청국장과 비교할 때에 매우 화려하고 내용이 풍부하다.
청국장은 일본의 낫또와도 비슷하지만, 삶은 콩에 볏짚을 넣거나 그대로 자연발효시킨다는 점에서 낫또균을 인위적으로 접종해 만든 낫또와 차별성을 갖는다.
흔히들 청국장이란 명칭 때문에 그 기원이 청국, 즉 청나라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청국장은 우리 고유의 음식으로 청국장의 역사는 고구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구려와 발해의 땅인 만주 지방에서 말을 몰고 다니던 우리 선조들은 콩을 삶아 말안장 밑에 넣고 다니며 수시로 먹었다고 한다. 이때 말의 체온(37~40℃) 에 의해 삶은 콩이 자연 발효된 것이 청국장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또 신라의 30대 왕인 문무왕이 서기 671년 당나라의 장군 설인귀가 웅진도독부를 설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보낸 항의문에 웅진 길이 막혀 염시가 바닥났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 염시(삶은 콩에 누룩을 섞어 소금물에 담갔다가 발효시켜 말린 것)가 지금의 청국장이라고 한다.
조선 숙종 때의 실학자 홍만선이 1715년에 쓴 농업백과사전인 산림경제에 전국장이라는 명칭이 처음 나오는데 전쟁이 나도 빨리 만들어먹을 수 있다고 해서 청국장은 전국장이라고 했다는 설을 뒷받침해준다. 증보산림경제에도 전국장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대두를 잘 씻어 삶은 후 고석(볏짚)에 싸서 따뜻하게 사흘간 두면 실이 난다고 청국장 만드는 법에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청국장과 유사한 낫또는 일본의 대표적인 두류 발효식품이다. 청국장은 삶은 콩에 볏짚을 조금 넣거나 그대로 자연발효시키지만 낫또는 낫또균을 인공적으로 배양해 발효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낫또의 발효에 이용되는 발효균은 세균의 일종인 바실러스 스브틸리스계의 바실러스 낫또 즉 납두균인데 이 균은 생육조건에서 비오틴(수용성 비타민)을 요구한다는 점이 다르다. 삶은 콩을 일정한 온도에 두면 바실러스 균이 자라나 콩 단백질을 분해시킨다. 이때 세균의 일종인 고초균이 자라면서 전분 분해효소 단백질 분해효소 등의 효소를 분비하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고 맛도 좋으며 영양가도 높아진다. 또한 청국장의 용해능력이 낫또에 비해 3~4배 이상 높다고 한다.
요즘 집에서 청국장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제 청국장은 음식이 아니라 ‘보약’대접을 받고 있다. 영양분도 풍부하고 소화도 잘 되는 청국장은 대표적인 항암식품으로 콩에 들어있는 사포닌이란 성분이 암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뇌졸중이나 중풍의 치료 및 예방에 좋고 치매를 막아주는 건뇌식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을 줄여주어 고혈압 등에 좋고 특유의 해독작용으로 간 기능 개선 및 해소제의 역할을 해준다. 또한 장속에 들어간 바실러시균의 해독작용으로 변비치료에도 좋으며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남성의 기를 살려주는 천연의 약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무좀과 빈혈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청국장이 이처럼 여러 가지로 몸에 좋은 것은 해독과 소화 작용 때문이다. 청국장은 우리 몸속의 좋지 않은 독소를 해소하고 소화를 도와 우리 몸을 가볍게 해준다. 다이어트와 노화방지는 기본이고 항암효과도 있다고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다. 더욱이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게 말려서 곱게 간 분말이나 환(丸) 형태로 먹기도 한다. 또 청국장 요리도 찌개를 벗어나 쌈밥, 롤과 각종 소스 등 퓨전음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추운 겨울날씨, 건강도 챙기고 추억 한 조각까지 느끼게 하는 청국장을 먹어 보자.

청국장 10g 속에는 3백억 마리의 유효한 미생물이 들어 있는데, 이 미생물들이 장까지 살아서 흘러 내려가 변비를 없애고 장의 활동을 돕는다. 청국장의 특징인 끈적이는 실을 만드는 바실루스균은 정장 작용을 하는 유산균 100배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유산균은 1g당 균수는 1백만 개이며 장내 생존률이 30%인 데 반해 바실루스균은 1g당 10억 개이고 장내 생존률은 70%정도이다. 콩이 청국장으로 발효하는 과정에서 콩에 있던 비타민의 양이 증가하기도 하고 혹은 콩에는 없던 전혀 새로운 비타민이 생기기도 한다. 비타민은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성분들로 영양분이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을 막고 완전히 분해되도록 돕는다. 혈관을 막는 혈전, 즉 피의 단백질이 뭉쳐 만들어진 것으로 뇌졸중을 일으킨다. 그러나 청국장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혈전 용해 효소가 있어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 청국장의 제니스테인과 사포닌, 파이틱에너지(kcal)116.0탄수화물 (g)8.8지방 (g)   3.8단백질 (g)11.7비타민비타민 A (μg RE)95.2비타민 C (㎎)15.8비타민 B1(㎎)0.1비타민 B2(㎎)0.15나이아신 (㎎)1.6무기질칼슘(㎎)159인 (㎎)166.2나트륨(㎎)793.0칼륨 (㎎)623.7철분(㎎)2.8산, 트립신 억제제 등이 항암 작용을 한다. 콩이 바실루스균에 발효하면서 여러 개의 아미노산 조각들로 만들어진다. 이것이 고혈압을 일으키는 효소를 억제한다. 또한 청국장에 들어 있는 칼륨이 혈압을 상승시키는 염분을 체외로 배출시킨다. 풍부한 비타민 B2가 당뇨에 도움이 되며, 청국장의 섬유질이 당의 흡수가 서서히 일어날 수 있게 도우며, 알코올 분해를 촉진시킨다. 청국장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아미노산도 숙취 해소를 돕는다. 또 청국장의 트립신 억제제는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그 외에도100g 당 217mg의 칼슘이 들어 있으며, 칼슘의 흡수를 돕는 단백질과 비타민 K가 100g당 870mg로 풍부하다. 또한 8.6mg의 철분이 들어 있으며 비타민 B12가 풍부하여 빈혈을 막아준다.  

⑥ 해물순두부찌개

우리 선조들은 콩을 메주로 만들어 장을 담그기도 했지만 발효시키지 않고 두부로 만들어 먹기도 했다. 두부는 콩 두자를 써서 콩으로 만든 우유가 두유이듯이 콩으로 만든 음식이 두부이다. 두부는 순두부를 압착을 해서 형태를 잡아 만든 것으로 순두부는 수두부라고도 하는데 수두부는 물두부 즉 물기 많은 두부라는 뜻이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응고가 끝난 구름처럼 엉긴 상태를 순두부라 하며 순두부를 상품으로 할 경우 깨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떠내어 사용하면 되고 두부를 만들 경우 성형틀에 면포를 펴서 순두부를 퍼 담아 싸서 압착을 하게 된다. 순두부는 높은 영양과 저렴한 가격,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이점 덕분에 꾸준히 우리네 밥상에 오르는 찬거리로 사랑받고 있다. 이 순두부찌개는 이제는 한국을 넘어 외국인에게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다. 한 중 일 두부 음식을 비교하면서 뉴욕 타임즈는 다음과 같이 썼다. “매운 육수에 비단처럼 부드러운 두부 그리고 양파와 쇠고기 아삭아삭한 김치가 곁들인 한국의 순두부찌개는 가장 이상적인 겨울 음식이다.” 
두부가 현대인에게 인기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순두부는 두부에서 빠진 원래의 수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입에서 녹는 부드러운 맛과 함께 다량의 수분을 함께 섭취하게 되어 적은 칼로리로도 충분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순두부는 무미의 담백함이 특성이기 때문에 양념장을 넣어 찌개로 만들어먹게 되는데 이 경우 여러 가지 해물을 함께 식재료로 사용하면 해물의 양분과 맛을 함께 지닌 훌륭한 단품 요리가 된다. 요즘은 대형 해물요리 전문점에서도 해물샐러드나 해물스튜에 순두부를 넣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에너지(kcal)287.0탄수화물 (g)5.5지방 (g)   14.5단백질 (g)33.7비타민비타민 A (μg RE)152.7비타민 C (㎎)7.9비타민 B1(㎎)0.26비타민 B2(㎎)0.34나이아신 (㎎)4.3무기질칼슘(㎎)181.1인 (㎎)451.4나트륨(㎎)1280.3칼륨 (㎎)661.4철분(㎎)11.09
순두부찌개는 단순한 다이어트 차원을 넘어서는 음식이다. 순두부찌개는 특히 여성들에게 대단히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순두부는 콩 단백질을 지닌 건강식이면서도 해산물의 맛과 어울려 순화된 맛을 만들어낸다. 콩은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린다. 콩에는 이소플라본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어 특히 여성들에게 좋은 식품이다. 이소플라본이라는 물질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와 기능이 비슷하여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고 불린다. 여성 호르몬이 부족한 폐경기 여성의 경우 이소플라본을 섭취하면 갱년기 증상과 폐경에 따른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서 또한 에스트로겐이 과다 분비되는 체내 환경에서는 에스트로겐 저해제로 작용하여 유방암, 난소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스스로 균형을 이루는 완전한 식품이다. 더 놀라운 것은 콩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이 암세포의 성장에 필수적인 효소를 억제하고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해 주는 혈관 생성을 막아 암세포를 죽이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콩을 식재료로 하는 순두부찌개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물 순두부찌개에 들어가는 다양한 해물 재료가 있다. 새우는 종류에 따라 성분의 차이가 있으나 주성분은 단백질이다. 중간 크기의 새우 생것에는 100g당 20.1g, 말린 것에는 54.4g이나 들어 있다. 더욱이 메티오닌, 라이신을 비롯한 8종의 필수아미노산을 모두 골고루 가지고 있다. 새우는 양질의 단백질 뿐 아니라 칼슘 함량이 매우 높다. 또한 콜레스테롤이 높아 새우를 먹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으나, 새우 자체에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타우린도 풍부하므로, 지나친 과식을 하지만 않으면 괜찮다. 순두부 찌개에 들어가는 조개류는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조개의 개운한 맛 성분인 타우린은 몸속의 지방을 분해하고,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 성장에 필수적인 아연과 티록신이 풍부한 것도 특징이다. 오징어에는 타우린성분과 풍부한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이 다량 포함된 지방, 비타민 B1, B2, 나이아신, 칼슘, 인, 철분 등이 함유되어 있다.

6) 전골

① 곱창전골

여러 가지 재료를 전골냄비에 색을 맞추어 담고 간을 한 육수를 부어서 끓여 만든 음식이다. 전골이란 자법(煮法 : 삶아 익히는 것) 냄비요리로 찌개와 비슷하다. 찌개는 주로 주된 주재료 한 가지를 가지고 만들고, 전골은 들어가는 주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나, 여러 가지 재료를 함께 끓이는 점이 다르다.
전골은 즉석요리의 하나로서 불에 냄비를 얹어놓고 조리하면서 먹는 것이 특징이다. 냄비 하나를 둘러싸고 여럿이 함께 먹으니 친밀감을 주고 또 난로가 있어서 난방의 구실도 한다. 장지연교수는 <만국사물기원역사 萬國事物紀原歷史>에서 “전골(氈骨)은 상고시대에 진중에서는 기구가 없었으므로 진중 군사들이 머리에 쓰는 전립을 철로 만들어 썼기 때문에 자기가 쓴 철관을 벗어 음식을 끓여 먹었다. 이것이 습관이 되어 여염집에서도 냄비를 전립 모양으로 만들어 고기와 채소를 넣어 끓여 먹는 것을 전골이라 하여왔다.”고 그 유래를 설명하였다.
<경도잡지 京都雜志>에서는 “냄비이름에 전립투(氈笠套)라는 것이 있다. 그 모양이 벙거지 같다고 하여 이러한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채소는 그 가운데 움푹하게 들어간 부분에다 넣어서 데치고 변두리의 편편한 곳에서 고기를 굽는다. 술안주나 반찬에 모두 좋다.”고 하였다.
<옹희잡지>에서는 “적육기(炙肉器)에 전립을 거꾸로 누인 것과 같은 모양의 그릇이 있다. 여기에 무·미나리·파의 무리를 세절(잘게 자르는 것)하여 복판의 우묵한 곳에 넣고 장수(醬水 : 간장)에 엄저(淹貯 : 담가 놓는 것)한다. 이것을 숯불 위에 두고 철을 달군다. 고기는 종이처럼 얇게 썰고 유장(油醬 : 기름장)에 지(漬; 담그다.)하고 젓가락으로 집어서 사연평면(四沿平面 : 사면, 사방)에서 협적(熁炙 : 불로 지저 굽는 것)하여 한 그릇으로 3, 4인이 먹는다. 이것을 전철(煎鐵) 또는 전립투라고 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경도잡지>와 <옹희잡지>의 전골은 지금의 냄비전골과 전골틀부터 다르다.
<시의전서 是議全書>에는 연한 안심을 얇게 골패 쪽처럼 저미거나 채를 쳐서 갖은 양념을 하여 알합이나 화기(火器)에 담고 그 위에 잣가루를 뿌려 먹는다. 죽순·낙지·굴을 쓰기도 한다고 되어 있다.
전골 나물은 무·콩나물·숙주·미나리·파·고비·표고·느타리·석이·도라지를 쓴다. 소반에 전골틀과 나물접시를 놓고 탕기에 맑은 장국을 타서 담고, 접시에 달걀 2, 3개를 담고 기름은 종지에 놓고 풍로에 숯을 피워 전골틀이나 냄비에 지진다고 하였다. 오늘날의 냄비전골과 <경도잡지>나 <옹희잡지>의 구이전골과 혼합된 형이다. 이것으로 미루어 전골은 구이전골에서 냄비전골 또는 혼합형으로 바뀌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전골의 종류는 각색전골·굴전골·낙지전골·노루전골·대합전골·두부전골·버섯전골·채소전골 등의 들어가는 주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있다.
이처럼 그릇부터가 범상치 않은 전골요리는 예로부터 조상들이 즐겨먹었던 음식이며 수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특히나 찬바람이 싸늘하게 얼굴을 스치고 어두워가는 하늘 아래 배꼽시계가 출출하다는 신호를 보내면 어디 포장집이라도 들어가 따끈한 찌개나 국이 들고 싶어지는데 이런 때에 예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어 오던 음식인 전골이 인기를 누리게 된다.
전골의 재료는 시대에 따라 많이 달라졌다. 옛날에는 쇠고기나 돼지고기가 전골의 재료였지만, 요즈음에는 해물, 국수까지가 전골의 재료가 된다. 그 중에서도 곱창전골이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골이 아닐까 한다.
곱창은 매우 긴 창자이다. 매우 길어서 뱃속에 여러 굽이 굽혀져 자리하고 있다. 그렇게 굽혀 있는 창자이기 때문에 '곱창'이다. 김희선이 의사역을 맡았던 ‘해바라기’라는 드라마가 시장 상인들에게 기여한 것은 폭발적인 선풍을 일으켰던 ‘곱창밴드’였다. ‘곱창밴드’는 오글오글한 모양의 소의 곱창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희선이 사용한 것은 검정에 흰색 세로줄을 넣어 흑백의 색상대비를 살려 강렬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었지만 시장에선 각양각색의‘곱창밴드’가 1999년 여름의 장사를 몽땅 책임져 주었다. 
이 구불구불 또는 고불고불한 곱창은 속에 융털돌기가 가득한데, 끓이면 그 질깃질깃한 맛이 우리 혀를 즐겁게 한다. 전골로 먹어도 좋고 구이로 먹어도 좋은 곱창, 열량이 높은 고기보다 고단백 저칼로리의 건강식이 곱창이다. 곱창에는 소곱창과 양곱창이 있는데 소 곱창은 소의 작은창자를, 양곱창은 소의 첫 번째 위를 가리킨다. 소는 네 개의 위를 가지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양이고 두 번째가 천엽, 세 번째가 절창, 네 번째가 바로 막창이다. 그러나 곱창은 전골이라야 제 맛을 낸다고 한다.
곱창은 기가 허약한 사람이 섭취하면 기를 보충해 주고 또 산후 조리에도 특효가 있다. 고단백, 저 콜레스테롤 식품인 곱창은 씹는 맛도 쫄깃하며 술안주 시 분해 작용이 뛰어나 위벽보호, 알코올 분해, 소화촉진 등의 작용에 좋으며 여성들의 건강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적격이다.
또한 곱창구이는 곱창 속의 소화액 때문에 소화가 잘된다. 여기에 20여 가지 각종 양념을 첨가한 곱창전골은 영양을 한층 더 높여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맛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음식이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해준다고 되어 있고 오장을 보호하며 어지럼증(혈압)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또한 당뇨, 술 중독, 몸의 독성해소, 장내해독, 살균, 이뇨, 피부미용, 피로회복, 노약자의 양기부족, 골다공증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본초강목>에서는 음식의 성질로는 溫하다고 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고 비위(脾胃)를 보호하고 게우거나 설사하는 것을 멎게 하고 소갈과 수종(水腫)을 낫게 한다고 적혀 있다.
외양과 효능 면에서, 즉 안팎으로 범상치 않은 이 곱창전골의 맛은 소의 내장을 먹는다는 편견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그 좋은 예가 일본의 ‘곱창전골’이라는 록밴드이다. 곱창전골을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고 있는 그룹 멤버들이 만장일치로 자신들의 그룹 이름을 ‘곱창전골’로 정했다는 것이다.
현해탄을 건너와 한국 록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는 이 일본 젊은이들의 데뷔 음반 타이틀은 '안녕하시므니까'이다. 곱창전골이 한국 록음악을 하게 된 데는 팀 리더인 사토 유키에와 깊은 연관이 있다. 그는 일본에서 음악평론가로 활동하면서 록밴드를 이끌었던 음악인이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던 그가 1995년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방문하면서 한국 록음악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한국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그가 서양의 록과는 다른 독특한 음률을 지닌 한국의 록 음악에 매료된 것이다.
비빔밥과 불고기, 김치만 한국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구불구불 볼품사나운 소의 내장이 한국음식의 세계화, 그것도 이웃나라 일본인들에 의한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

에너지(kcal)214탄수화물 (g)11.7지방 (g)   14단백질 (g)10.3비타민비타민 A (μg RE)173.1비타민 C (㎎)9.2비타민 B1(㎎)0.11비타민 B2(㎎)0.27나이아신 (㎎)7무기질칼슘(㎎)61.1인 (㎎)101.5나트륨(㎎)929.8칼륨 (㎎)403.2철분(㎎)1.9곱창전골의 주재료인 곱창은 고단백식품이다. 곱창전골에 들어가는 채소에는 감자·고구마 등과 같이 전분 함량이 많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 수분이 80% 이상이고 지방과 단백질의 함량도 매우 적다. 그러나 채소는 비타민 A, C 및 무기질의 중요한 공급원인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신체의 발육과 건강의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식품으로 곱창전골에 많이 넣어 주어 영양균형을 잡도록 해 주어야 한다.

② 국수전골

국수전골은 국물이 많은 전골요리에 국수를 넣어 먹기 시작하였다가 부재료인 국수가 주 메뉴화 되면서 생겨난 명칭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난한 중 웬 자식은 풀마다 낳아서 한 서른남은 되니, 입힐 길이 전혀 없어, 한방에 몰아넣고 멍석으로 쓰이고 대강이만 내어놓으니, 한 녀석이 똥이 마려우면 뭇녀석이 시배(侍陪)로 따라간다. 그 중에 값진 것을 다 찾는구나. 한 녀석이 나오면서 "애고 어머니, 우리 열구자탕(悅口子湯)에 국수 말아먹으면."
또 한 녀석이 나앉으며, "애고 어머니, 우리 벙거지 전골 먹으면."
또 한 녀석이 내달으며, "애고 어머니, 우리 개장국에 흰밥 조금 먹으면."
또 한 녀석이 나오며, "애고 어머니, 대추찰떡 먹으면." "애고 이 녀석들아,      호박국도 못 얻어먹는데, 보채지나 말려므나." “ (흥부전 中에서)

흥부전의 대목에서도 나왔듯이 전골류 음식에 면을 넣는 식사법은 상당히 보편적인 것 같다. 신선로(열구자탕)외에 도미국수도 도미를 주재료로 한 전골에 국수를 말아먹는 것인데, 국수 외에도 밥, 조악, 전병(떡) 등을 넣어 먹은 사례도 있다. 그 중 현재 국수전골의 원형과 가장 가까운 것은 1868년 진찬의궤에 나온 면신선로라고 생각된다. 일반적인 신선로와 달리 면을 주 재료로 한 신선로가 등장하는데, 쇠고기, 해삼, 새우, 조개, 실파, 미나리, 죽순, 쑥갓, 밀국수에 소금, 청장, 파, 마늘, 후추, 참기름의 양념으로 만드는 면신선로는 통상적인 신선로의 재료가 고기와 내장육, 전유어, 갖은 고명 등으로 화려하게 꾸미는 것과 달리 비교적 간단한 재료에 면을 위주로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수전골은 국수를 쇠고기, 버섯, 갖가지 채소 등과 함께 멸치국물에 넣고 즉석에서 끓여 먹는 음식이다. 흔히 '전골요리'라고 하면 요리책에서 보이는 모양새가 워낙 화려하고 대단해서 일반적으로 쉽게 생각되는 메뉴와는 사뭇 거리가 좀 먼 게 사실이다. 하지만 쉽게 생각하면 전골만큼 쉬운 요리도 없다. 오늘도 뭔가 '보글보글' 끓여 먹는 요리를 하고는 싶은데 식재료를 구하려 일부러 장에 가는 것이 귀찮을 때, 집에 있는 음식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바로 전골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수를 넣으면 그럴듯한 요리로 완성이 된다. 요즘에는 따로 국수 삶기조차 번거로울 경우 라면을 잘라 넣기도 한다. 라면 역시 밀로 만든 국수류에 속한다는 위로와 함께.

에너지(kcal)174탄수화물 (g)17.9지방 (g)   6.2단백질 (g)11.8비타민비타민 A (μg RE)195.8비타민 C (㎎)8.7비타민 B1(㎎)0.1비타민 B2(㎎)0.2나이아신 (㎎)3.3무기질칼슘(㎎)20.2인 (㎎)116.5나트륨(㎎)1040.4칼륨 (㎎)340.6철분(㎎)1.6국수는 그냥 삶아 비빔국수로 만들어먹거나 육수를 끓여 칼국수나 가락국수, 잔치국수로 먹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한국의 밥 문화에서 거의 간식이나 새참 수준의 이 국수가 전골에 들어가면 먹음직스러운 공동체 요리로 재탄생하게 된다. 해물전골이든 곱창전골이든 전골 요리는 다양한 식재료들을 함께 요리한다는 점에서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으나 밥이 꼭 필요한 음식이다. 밥과 함께 먹지 않는 경우에는 보통 술안주가 된다. 그러나 어떤 재료로 만든 전골요리든 전골이 끓기 시작할 때 삶아 놓은 국수를 넣으면 따로 밥이 필요 없는 전천후 요리가 되는 것이다. 국수를 이렇게 고급스럽게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주는 음식이 바로 국수전골이다. 
전골의 맛은 육수가 좌우한다. 쇠고기가 없으면 오징어나 꽃게 등 해물을 쓸 수도 있다. 메인이 되는 주재료를 고기나 해물 혹은 버섯 등으로 정하고 나머지는 기본 채소를 담아 끓이면 손쉽게 전골을 만들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전골이 아닌 탕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전골 요리의 마지막은 국수를 넣어 완성된다.
에너지(kcal)174탄수화물 (g)17.9지방 (g)   6.2단백질 (g)11.8비타민비타민 A (μg RE)195.8비타민 C (㎎)8.7비타민 B1(㎎)0.1비타민 B2(㎎)0.2나이아신 (㎎)3.3무기질칼슘(㎎)20.2인 (㎎)116.5나트륨(㎎)1040.4칼륨 (㎎)340.6철분(㎎)1.6
전골의 국물 맛을 내는 멸치는 칼슘섭취에 제격이다. 전골에 들어가는 재료의 호박은 품종과 성숙도에 따라 영양 성분이 다르다. 애호박은 가식부 100g당 단백질 1.3g, 탄수화물(당질) 74g, 칼슘 23g, 인 42㎎, 비타민A 958 IU, 비타민C 12㎎ 등이 함유되어 있다. <본초강목>에는 애호박의 효능에 대하여 '보중익기(補中益氣)'라고 하였는데, 소화기 계통(특히 위와 비장)을 보호하고 기운을 더해준다는 말이다. 따라서 애호박은 주성분인 당질과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여 소화흡수가 잘되기 때문에 위궤양 환자도 쉽게 먹을 수 있고, 아이들 영양식이나 이유식으로도 좋다. 또 전골에 들어가는 느타리버섯은 수분이 90%이상이고, 나머지 10%는 단백질(2∼3%), 지방질, 당질, 무기질 등이다. 칼로리가 거의 없는 데다 고단백이어서 다이어트와 성인병 예방에 무척 좋은 식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구나 버섯은 저칼로리이면서도 비타민, 무기질 등을 포함하고 있고 비타민으로는 비타민 B2, 나이아신, 프로비타민 D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또 버섯을 자외선에 노출시켜도 비타민 D의 양은 증가한다. 비타민 D는 뼈의 조직을 만드는데 필수적이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며 유아의 뼈와 치아 발육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③ 두부전골

다이어트 웰빙 식품으로 두부는 이제 서양에까지 널리 알려져 있다. 두부, Tofu (豆腐), 도우푸 (doufu) 등으로 불리는 두부는 중국에서 기원한 음식재료이다. 두부의 기원은 고대 중국으로, 정확하게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었는지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한국에 전해진 후 일본에 알려지게 되었고 동아시아에도 고루 퍼졌는데, 채식을 강조하는 불교가 성행한 곳에는 대부분 두부가 존재한다. 이 두부의 기원에 관하여는 다음의 비공식적인 세 가지 가설이 존재한다.
첫 번째 가설이다. 중국 북부 지역에서 기원전 164년경 즈음 한조 시대였다. 콩이 먹고 싶으나 나이 들고 아파서 콩을 씹기 힘들어 하는 어머니를 위해, Liu An 왕이 콩을 갈아 두유를 만들게 되었는데 두유를 만들다보니 어쩌다 이런저런 방법 속에서 두부가 만들어졌다는 것으로 이 이야기를 뒷받침해줄 증거는 거의 없다. 다만,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이 이렇게 놀라운 것을 개발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니 왠지 믿고 싶어지는 얘기이다.
두 번째 가설이다. 갈은 콩을 끓이던 도중 사고로 바닷소금을 쏟았다는 설이다. 바닷소금에는 두부를 응고시킬 때 필요한 칼슘과 마그네슘이 천연적으로 포함되어 있으니, 끓고 있던 두부가 갑자기 젤 상태로 변해 응고했다는 얘기다. 고대에 콩으로 국을 끓여 먹었다고 하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세 번째 가설은 고대 중국인이 몽골지역의 치즈 만드는 방법을 따라서 만들게 되었다는 얘기로 치즈 만드는 법이 어떻게 고대 중국에 퍼졌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다. 몽골어에서 ‘우유’는 ‘rufu’로 두부의 ‘doufu’와 비슷하다는 주장에 근거한다.
믿거나 말거나 두부이야기이지만 그 딱딱한 콩으로 부드럽고 맛좋고 영양가 높은 웰빙 식품을 먹기 좋게 만들어 낸 동양인의 실력에 온 세계가 찬사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들 이야기를 꾸며내고 싶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두부에 관한 이런 항간의 속설은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전파되는지를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에 해당한다.
두부는 그 누구보다도 콩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의 식재료다. 밥에 콩을 섞은 콩밥을 먹을 때 젓가락으로 일일이 콩을 골라내는 아이들이 많다. 서양에는 콩을 무르게 끓여 스프로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이 콩 스프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콩의 영양소를 그대로 간직한 두부 요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두부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에 속할만하다.
서양인들에게 치즈가 있듯이 우리나라에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두부가 있다고 하지만 치즈와는 비교가 안 된다. 치즈는 동물성인데다 지방질이 많아 고단백 저칼로리 저지방이 대명사인 두부를 따라올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두부는 특유의 순한 맛과 부드러운 감촉을 지닌데다 색깔도 희어서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두부를 잘게 썰거나 부수어 샐러드에도 넣을 수 있고 한입크기로 썰어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에 얹으면 된장과 김치의 강한 맛을 순화시키면서 건져먹을 수 있는 건지의 역할도 하는 것이다. 영양을 더해준다는 사실은 더 언급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어느 음식에도 잘 어울리는 두부의 전천후 역할은 두부전골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우리가 흔히 보는 두부를 주재료로 한 두부전골은 궁중에서 유래된 음식이라고 한다. 이 전골의 경우 두부는 대단히 품격 있는 모습으로 변신을 한다. 다음은 궁중에서 만들던 두부전골 조리법이다. 두부를 납작한 네모 모양으로 썰어 소금을 약간 뿌려 놓는다. 쇠고기는 다져서 미리 양념을 해 놓는다. 실파는 긴 채로 데쳐 놓는다. 표고 석이는 뜨거운 물에 불린 다음 깨끗이 씻어 채썰어 놓는다. 은행은 겉껍질을 까고 기름에 볶아 속껍질을 벗겨 놓는다. 두부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 위에서 노르스름하게 부친 다음 두부 두 쪽 사이에 양념한 쇠고기를 얄팍하게 놓고 실파 한 줄기로 중간부분을 맨다. 전골냄비에 남은 쇠고기를 맨 밑에 깔고 두부를 중심으로 하여 썰어 놓은 채소들을 가지런히 담는다. 단을 맞춘 후 육수를 재료에 붓고 한소끔 끓인다. 거품이 뜨는 것을 걷어내고 위에 메추리알, 달걀, 은행, 표고채, 석이채, 실고추, 잣을 얹고 다시 끓인다.
두부는 영양학적으로만 우수한 것이 아니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를 조리하는 마지막에 간단히 썰어 넣어도 맛이 훌륭해지는, 조리하기 편안한 착한 두부가 보여주는 두부전골에서의 위상과 단장은 그 어떤 식재료보다도 아름답고 정갈하며 품위가 있다.
에너지(kcal)225.0탄수화물 (g)5.0지방 (g)   13.0단백질 (g)22.0비타민비타민 A (μg RE)14.9비타민 C (㎎)7.8비타민 B1(㎎)0.06비타민 B2(㎎)0.09나이아신 (㎎)2무기질칼슘(㎎)83.3인 (㎎)111나트륨(㎎)506칼륨 (㎎)191.9철분(㎎)2.2
두부전골에 들어가는 두부는 콩을 이용한 식품으로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대표적 식품중 하나이다. 두부의 단백질은 라이신이 풍부하며 다른 곡류에 결핍된 필수 아미노산을 골고루 포함하고 있어 영양면에서 효율적이고 소화가 잘되는 식품이다.
고단백 식품이면서도 다른 단백 식품과는 달리 열량과 포화지방의 함량이 낮고 콜레스테롤이 함유되어 있지 않은 단백질 식품이어서 과잉 칼로리로 인한 비만인에게 좋은 식품이 될 수 있다. 두부는 15%의 포화지방산과 80%의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되어있고 인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필수지방산인  리놀렌산을 많이 갖고 있으며 두부의 자연 레시틴과 리놀렌산은 우리 체내의 콜레스테롤과 지방산이 장내와 혈액에 축적 되는 것을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두부는 칼슘이 풍부하여 치아와 뼈의 건강 유지에 중요 역할을 하고 철분, 인, 칼륨, 비타민 B군과 콜린, 비타민 E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표고버섯은 비타민 D가 많이 들어 있어 골다공증에 좋은 식품이다. 두부전골은 종식물의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영양균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④ 만두전골

전골은 원래 궁중음식에서 전수된 것으로 음식상 옆에 화로를 놓고 그 위에 전골틀을 올려놓고 뜨겁고 알맞게 식혀 먹을 수 있는 요리로 화로와 음식이 결합된 가장 한국적인 전통음식이다. 눈 오는 겨울 밤, 술 상 옆에 발갛게 달아오른 놋화로를 놓아두고 두 식재료와 참기름, 장국 등을 준비하여 즉석에서 먹을 수 있어 맛은 물론 영양까지 생생하게 살려내는 품격 있는 요리로 만드는 재미와 먹는 재미 모두를 즐길 수 있다.
이 전골요리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들어가는 주재료에 따라 이름이 붙어 조개전골, 내장전골, 도미전골, 생치전골, 송이전골, 낙지전골, 두부전골,  닭전골, 곱창전골 등 다양함을 자랑한다. 품격과 다양함을 자랑하는 것이 전골 류 음식이다. 이들 중 만두전골은 만두가 주재료가 된다.
일반 만두찜이나 만둣국 또는 튀김만두처럼 만두만으로 만들던 요리가 진화하여 여러 가지 식재료들과 어우러진 음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떡볶이에 튀김만두를 넣기도 하고 요즘에는 쫄깃한 쫄면이나 비빔국수의 한 옆에 딸려 나오기도 한다. 국물 요리로는 떡과 함께 끓여낸 떡만둣국이 있다. 이 만두를 전골 요리에 응용하면 만두전골이 된다. 전골 요리에 만두가 들어가는 경우 만두는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자잘한 해물들이나 한입크기로 썰어진 쇠고기, 그리고 익으면서 그 싱싱한 부피 있는 모양새가 가라앉아 흐믈거리는 끓는 전골냄비 안에서 만두는 처음 만들어진 통통하고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전골이 원래부터 1인용이 아니라 여럿이 나누어 먹기 위해 큼직한 전골냄비에 여러 가지를 섞어서 만드는 것을 생각해보면 만두는 나누어먹는 사람들의 숫자대로 넣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전골에서 만두를 하나하나 건져 먹을 때, 만두는 전골의 어우러진 국물 맛을 전혀 흐트러뜨리지 않을뿐더러 감싼 외피로 만두의 고유한 맛을 그대로 살려주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만두전골만큼 시각적으로나 양적으로 먹는 사람의 눈과 위를 만족시켜주는 음식도 없을 것이다. 통만두나 찐만두, 떡만둣국에 사용되는 개수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도 만두전골 하나면 여럿이 배불리 다 같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옛날 선조들이 밥 대신 만두를 먹었듯 만두전골은 밥이 반드시 딸려오지 않아도 가능한, 단품 요리이다.

에너지(kcal)382.0탄수화물 (g)32.1지방 (g)   19.1단백질 (g)20.7비타민비타민 A (μg RE)115.5비타민 C (㎎)3.4비타민 B1(㎎)0.36비타민 B2(㎎)0.23나이아신 (㎎)2.5무기질칼슘(㎎)61.2인 (㎎)191.3나트륨(㎎)1249.1칼륨 (㎎)224.6철분(㎎)2.8만두속에 들어가는 재료 중 두부는 칼슘이 풍부하여 치아와 뼈의 건강 유지에 중요 역할을 하고 철분, 인, 칼륨, 비타민 B군과 콜린, 비타민 E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만두 속재료인 숙주나물은 녹두의 줄기 부분으로써 노폐물을 해독하며 열을 내리고 식욕을 돋구는 구실을 하고, 피로회복, 입술이 마르고 입속이 헐었을 때 먹으면 효과적이다. 만두전골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므로 영양 균형면에서 뛰어난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⑤ 불낙전골

서해안 사람들은 낙지를 ‘뻘 속의 산삼’이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낙지는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쇠고기와 비교해도 영양가가 떨어지지 않는 바다 속의 스태미너 식품이다. 특히 드링크제에 들어가는 강장효과가 뛰어난 타우린이란 성분이 많고 머리에 좋다는 DHA도 다량 함유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먹어도 좋은 음식이다. 조선시대 정약전선생이 쓴 <자산어보>에도 쓰러진 소에게 낙지를 먹여 기운을 차리게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실제 남도에서는 소가 새끼를 낳거나 여름에 더위를 먹고 쓰러졌을 때, 큰 낙지 한 마리를 던져준다. 이를 받아먹은 소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고 하는데 실제로 봤든 안 봤든 전통 소싸움에서 소 주인이 낙지를 둘둘 감아 소에게 먹이는 장면은 익숙하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서 어리숙한 총각이 점순이네 쌈닭을 이기려고 자기 씨암탉에 고추장 먹이는 이야기보다 더 유명한 것이 모래판의 황소가 꿈틀거리는 낙지 먹는 이야기이다. 어쨌든 뼈 없이 사방팔방으로 흐물거리는 낙지가 여름철 축축 늘어져 흐물대는 사람 어깨를 곧추세우는 효능이 있음이 정설이다.
이 낙지를 먹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대로 시장에 서서 함지의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감아 초장을 찍든 안 찍든 입안에 넣기도 한다. 먹기 좋게 토막을 내어 참기름에 발라 접시에 얌전히 내놓기도 하는데 주인장이야 ‘칼로 자르는 요리를 수행’해서 품위 있게 접시에 담아 서빙을 하지만 접시에 놓인 낙지의 해체된 몸체가 조립식 로봇처럼 꿈틀거리며 조신하게 있지 못한다. 또한 낙지볶음이 대표적인 요리이기는 하나 서해안 지역에선 매운 낙지볶음보다는 맑은 국물에 끓이는 연포탕을 즐겨 먹는다. 연포탕은 작은 세발낙지보다 중 낙이라는 중간 크기의 낙지를 주로 사용한다. 전라도 지방에선 주로 연포탕을 끓여서 먹는데 충청도 서산, 태안, 당진에선 박속 밀국 낙지탕이란 걸 끓여서 먹는다. 이 낙지탕은 연포탕과 흡사한데 박속이 들어가는 게 특이하다. 사실 여름에 맛이 떨어지는 식재료 중에 대표적인 것이 무이다. 그래서 무 대신 박의 하얀 속살을 나박김치에 들어가는 무처럼 썰어 넣어 만든 것이다. 가끔 먹물이 터져 시커멓게 물들기도 하지만 이 역시 박속 밀국 낙지나 연포탕을 먹는 재미의 하나다.
이 연포탕이나 박속 밀국낙지탕과 친족관계에 있는 것이 불낙전골이라 할 수 있다. 박속밀국낙지나 연포탕이 맑은 국물임에 비해 전골은 쇠고기를 주재료로 하여 여러 가지 채소들과 진한 양념이 들어가며 또 불고기를 재운 양념이 그대로 육수에 섞이기 때문에 탕의 맛이 강하고 진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불고기 전골과 낙지를 주재료로 한 낙지전골의 환상적인 궁합의 결과가 불낙전골이다.  

에너지(kcal)248.0탄수화물 (g)17.7지방 (g)   9.1단백질 (g)23.7비타민비타민 A (μg RE)256.1비타민 C (㎎)12.2비타민 B1(㎎)0.14비타민 B2(㎎)0.3나이아신 (㎎)4.3무기질칼슘(㎎)83.2인 (㎎)248.0나트륨(㎎)1084.9칼륨 (㎎)590.0철분(㎎)3.2불고기 양념과 매콤한 낙지 양념이 어우러진 얼큰하고 개운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연한 쇠고기 등심과 낙지를 주재료로 여러 채소와 함께 끓여내는 불고기 낙지전골을 줄여서 부르게 된 것이 불낙전골이다. 낙지의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일품이며 주말별식이나 손님상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이 불낙전골의 원조는 일명 낙지골목이라는 데서 기존의 낙지전골을 업그레이드 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낙지는 지방질과 당질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영양식품이다. 낙지와 같은 연체식품은 대체로 콜레스테롤이 풍부하나, 이 콜레스테롤을 분해할 수 있는 타우린이 함께 들어 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고 섭취할 수 있다. 타우린은 독특한 감칠맛 뿐 아니라 동맥 경화를 비롯한 각종 생활 습관병을 예방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키고, 정력증강효과도 있다.
낙지의 특이한 맛 성분은 주로 베타인이며, 신경을 안정시키는 아세틸콜린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무기질이 풍부하고 양질의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여, 아미노산 조성상 생선, 소나 돼지고기와 비교해도 영양가가 떨어지지 않는다. 콜레스테롤이 많으나, 이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타우린이 들어있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타우린은 생선류에 들어 있는 황을 포함한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시력을 회복시키고 빈혈에도 효과적이다. 쇠고기는 여성에게 꼭 필요한 철분 덩어리라는 말처럼 우리 몸 구석구석 산소를 운반해주는 철분이 풍부하다. 특히 쇠고기의 철분은 식물성 철분보다 흡수가 더 잘될 뿐 아니라, 식물성 철분이 4배 이상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이와 더불어 비타민 B12가 풍부하여, 여성의 빈혈이나 폐경기, 갱년기 장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식재료이다. 부재료로 들어가는 채소류로 양파는 항산화제 기능을 하는 퀘르세틴이 풍부하고 칼륨, 칼슘, 인, 나트륨, 무기질도 풍부하다. 당근은 일반사람들에게 비타민 A가 풍부해 시력감퇴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⑥ 신선로

신선로에 여러 종류의 어육(魚肉)과 채소를 색스럽게 넣어 끓인 음식을 말한다. 궁중에서는 맛이 좋은 탕이라는 뜻에서 열구자탕(悅口資湯)이라 하였다. <소문사설 謏聞事說>에서는 열구자탕(熱口子湯), <송남잡지 松南雜識>에서는 열구지(悅口旨), <규합총서 閨閤叢書>, <시의전서 是議全書>·<해동죽지 海東竹枝>, <동국세시기> 등에서는 그릇 이름 그대로 신선로라 하였다.
<조선요리학 朝鮮料理學>에 기록된 신선로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연산군 때에 시문에 능하고 음양학에 밝은 정희량이 있었다. 그는 점을 쳐서 자신의 운명과 수명을 알고 일찍이 둔세(遁世;속세를 피하여 은둔함)할 뜻을 가졌다. 정희량은 무오사화 때에 의주로 귀양 갔다가 몇 년 뒤에 돌아와서는 앞으로 이번 사화보다 더 심한 사화가 있을 것이니 깊은 산중에 들어가서 중이 되겠다하면서 집을 나갔다. 그리고 산수간(山水間)에 방랑하면서 이름을 이천년(李千年)이라 하였다. 그는 선인(仙人)의 생활을 하였다. 정희량은 수화기제(水火旣濟; 주역의 쾌 이름)의 이치로써 화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것 하나만 가지고 다니면서 거기에다 여러 가지 채소를 한데 넣어 익혀 먹었다. 그가 신선이 되어 속세를 떠나간 뒤에 세상 사람들이 그 화로를 신선로라 부르게 되었다.
궁중요리로서의 신선로는 열구자탕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데 민간이나 궁중에서 만든 열구자탕은 궁중요리의 기원답게 채소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고기와 생선이 들어간 상당히 호화로운 음식이다. 궁중의 잔치기록인 <진연의궤 進宴儀軌>에 나온 찬품단자는 소 안심고기·곤자소니(소의 창자 끝에 달린 기름기가 많은 부분)·간·천엽·돼지고기·돼지새끼·꿩·묵은 닭·전복·해삼·숭어·달걀·표고·미나리·무·녹말·밀가루·파·참기름·간장·후추·잣·은행·호두 등 25종류의 식품이 들어간다. <옹희잡지>에서는 쇠갈비고기·양·천엽을 데쳐서 채 썬 것, 닭고기·꿩고기를 기름에 데쳐 내어서 채 썬 것, 붕어·숭어의 전유어(얇게 저민 고기나 생선 따위에 밀가루를 바르고 달걀을 입혀 기름에 지진 음식)를 잘게 썬 것, 마른 전복·해삼·파·부추·미나리·순무뿌리·무 뿌리·생강·고추·천초·잣·대추·달걀흰자위 등을 쓴다고 하였다.
열구자탕은 재료가 호화롭고 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어서 교자상이나 주안상에 올리면 가장 좋은 대접으로 쳤다. 좋은 음식은 사람을 살찌게 하고, 훌륭한 문화를 펼치게 하는 기본이 된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고유한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먹을거리를 중시하던 민족이었기에 우리는 보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음식문화가 가장 발달한 곳은 바로 궁중이다. 궁중은 정치와 경제, 문화가 모두 집중되어 있었으니 식생활이 궁중에서 가장 발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국에서 진상된 명산물을 재료로 수십년 동안 조리하는 일만을 담당해온 솜씨 좋은 조리인에 의해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음식이 바로 궁중음식이다. 게다가 좋은 그릇, 좋은 칠을 한 상에 차려내니 이로써 음식이 하나의 문화로 완성되었다.
궁중에는 하루에 네 차례의 식사가 있었는데, 아침과 저녁의 수라상과 이른 아침의 초조반상(初朝飯床), 점심의 낮것상 등이었다.
궁중의 음식문화 중 재미있는 것은 왕이 수라를 들기 전에 옆에 시좌하고 있던 상궁이 먼저 음식 맛을 보는 것인데, 이것을 ‘기미를 본다’고 한다. 이는 맛의 검식(檢食)이라기보다는 독의 유무를 검사하는 것이 본래의 목적이었으나 나중에는 의례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기미를 보는 것은 녹용이나 인삼과 같은 귀한 탕제를 올릴 때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기미상궁은 상궁들에게 인기있는 직책이었다.
신선로는 온갖 호화롭고 품위 있는 궁중음식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고 자랑할 만한 음식에 속한다. 그릇부터 색다른 신선로는 음식을 맛보기도 전에 먼저 분위기에 취하게 된다. 신선로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조선조의 선비 정희량이 산천을 유람하며 쓰던 그릇이라 신선로라 불렀단 이야기가 있고, 새로 만들었다 해서 신선로란 이야기도 전해진다. 신선로는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었는데, 들어가는 재료도 많고 그릇도 흔하지 않아 궁중에서는 연회 때, 일반 서민들은 잔치 때나 만들어 먹었다. 신선로를 준비하는 것을 ‘꾸민다’고 한 것을 보면 그 예술적 가치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신선로의 맛은 어떨까? ‘먹어서 입이 즐겁다’라는 뜻의 열구자탕(悅口子湯)이라고도 불리워진 신선로는 삶은 고기와 날고기를 함께 밑에 깔고 그 위에 생선, 고기, 천엽, 미나리, 달걀, 버섯 등을 전으로 부쳐 넣는다. 잣, 호두, 은행을 그 위에 얹고 알맞게 간을 맞춘 육수를 붓고 한데 끓이는 것이다. 온갖 재료가 합쳐져 끓여지니 깊은 맛, 부드러운 맛이 절로 나는 것이다.
열구자탕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쇠고기와 무를 넣어 육수를 만든다. 고기는 익은 것을 썰어서 신선로 밑에 깐다. 그런 다음에 날고기들을 각각 양념하여 그 위에 담고, 숭어·민어들은 전유어로 만들어 담고, 전복·해삼·표고는 알맞게 썰어 사이사이에 끼워 담는다. 미나리는 꼬치에 나란히 꿰어서 초대로 지지고,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를 갈라서 지단(고명의 하나)을 부친다. 모든 재료는 신선로의 너비에 맞게 골패형으로 썰어 색을 맞추어 담는다. 손잡이가 달린 높이까지 담아야 육수가 많이 들어가고 끓어서 넘지 않는다. 가장 위에 호두·은행·잣·고기완자 등을 둘러 담는다. 교자상 또는 주안상에 올릴 때에는 더운 육수를 삼삼하게 간을 맞추어 붓고 백탄을 피운다. 백탄을 화통에 넣어 살살 끓어오르면 물이 담긴 사기접시를 상에 놓고 그 위에 신선로를 올려놓는다. 양이 줄어들면 귀 대접(국물을 따르기 좋게 한쪽에 입이 달린 형상의 대접)에 육수를 가지고 나가서 국물을 보충하여 놓는다. 불을 끌 때에는 작은 접시에 물을 담아 화통 입에 올려놓는다.
에너지(kcal)321.0탄수화물 (g)7.0지방 (g)   17.0단백질 (g)35.0비타민비타민 A (μg RE)201.8비타민 C (㎎)2.8비타민 B1(㎎)0.09비타민 B2(㎎)0.32나이아신 (㎎)2.93무기질칼슘(㎎)34.4인 (㎎)229.8나트륨(㎎)1120.9칼륨 (㎎)269.4철분(㎎)135.9신선로는 전복, 미나리, 쇠고기 등으로 만들며 옛 조상들이 즐겨먹었던 아름다운 한국전통음식이라 할 수 있다. 여러가지 다양한 동물성 재료와 식물성 재료가 골고루 들어가므로 5대 영양소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서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과거부터 보양식의 기능을 하여 왔다. 전복은 단백질, 비타민, 요오드, 아연, 철, 글리신, 글루타민산, 아연, 칼슘 등의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르기닌 성분은 정자 생성에 가장 좋다고 하며 바다의 산삼이라고 까지 불리운다. 전복의 내장은 정력제로 뛰어나므로 남자들에게 장어만큼 좋다고 한다. 전복 섭취시 신경의 피로에 뛰어난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저지방(함량1%미만), 고단백(13~15%)이 함유되어있다. 
미나리의 독특한 향과 맛을 내는 정유성분은 입맛을 돋우어줄 뿐 아니라, 정신을 맑게 하고 혈액을 정화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해독작용도 뛰어나 체내의 각종 독소들을 해독하는 데 특효약이라고 한다. 미나리의 가장 주목할 만한 효능은 혈압을 낮춰주는 기능을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고혈압환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식품이며, 신경쇠약증이나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지혈효과도 있어 여성들의 하혈에도 좋고, 담담한 맛이 신장에 작용해 소변을 쉽게 보게 한다. 그 밖에도 빈혈과 변비 예방과 치료, 뇌졸중의 후유증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재료 중 하나인 쇠고기에는 단백질 특히 리신, 트레오닌, 발린, 메티오닌, 로이신 등 필수 아미노산과 올레인산, 팔미틴산, 리놀산 등 지방산과 각종 비타민, 칼슘, 황, 인, 철 등 무기질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고 단백식품재료이다. 전복과 소고기를 배합하면 칼슘과 인의 섭취가 조화를 이루면서 자양강장효능이 배가 된다. 두 가지 다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철분 흡수도 더 잘되고 식욕도 돋워 준다.


7) 찜

① 갈비찜

갈비찜이란 토막 친 쇠갈비로 만든 찜을 일컫는 말이다. 갈비란 늑골(肋骨)을 말함인데, 특히 소의 갈비는 가리라고 하므로 ‘가리찜’이라고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소와 돼지의 갈비를 사용한다. 특히 ‘갈비새김’이라 하여 소의 갈비에서 발라낸 고기는 연하고 특별히 맛이 있어 갈비찜은 맛있는 음식으로 칭송을 받는다. 한국에서 갈비는 소의 다른 어떤 부위보다 비싸며, 따라서 갈비찜은 고가의 음식에 속한다.
재료는 어린 암소갈비가 연하고 맛이 있어서 호평을 받는데, 갈비 한대마다의 끝은 뼈의 모양이 뒤둥그러졌으며 고기는 별로 붙어 있지 않으므로 이런 부분은 잘라내어 국물을 내는데 쓰도록 하고, 납작하고 고기가 많이 붙어 있는 부분을 찜으로 한다. 우리나라에는 각 달마다 명일(名日)이 있고 그때마다 음식이 따르게 되어 이것을 절식이라 일컫는데, 추석에는 닭찜을 먹었으나 닭찜 대신에 갈비찜을 쓰기도 하였다. 갈비는 매우 지방이 많은 조직이므로, 조리할 때 지방을 적절하게 제거해주어야 한다. 조리하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갈비를 물에 한두 시간 담가 핏물을 빼고 지방질을 떼어 낸다.
갈비찜은 궁중에서 많이 먹었던 고급 요리이다. 고기는 구이로 많이 해먹지만 사실 가장 건강한 조리법은 단연 찜요리이다. 한국음식은 찜요리가 많이 발달하였고 그 중 갈비찜 은 가장 인기 있는 요리이다. 서양 사람들은 소갈비를 맛있는 부위로 보지 않지만 갈비는 지방이 적절히 분포된 씹는 맛이 있는 맛있는 부위이다. 이를 지방을 제거하고 여러 가지  양념과 또 채소를 넣어 새로운 요리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갈비 같은 부위로 맛있게 조리한  다음 위에 색색의 고명을 얹으면 그야말로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요리가 된다. 최근에는 갈비구이 못지않게 외국인들이 이 갈비찜을 좋아한다. 웰빙 트렌드에 부합되는 고기 요리이기 때문이다. 갈비는 매우 지방이 많은 조직이므로, 조리할 때 지방을 적절하게 제거해 주어야 한다.
전통 갈비찜은 서민음식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대구에는 따로국밥이나 신천떡볶이, 곱창전골, 닭똥집, 막창구이 등 먹을거리 골목들이 있다. 그 중 화끈하고 매운 맛을 즐길 수 있는 골목은 단연 동인동 찜갈비 골목이다. 동인동 찜갈비는 1970년대 초 실비 집에서 안주 겸 반찬으로 갈비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을 넣어 맵게 한 것이 시초로 지금은 찜 갈비 골목을 형성하고 있다.
보통은 갈비찜이라고 하는데, 동인동에서는 찜갈비라고 부른다. 일단은 양념부터가 다르다. 갈비찜은 간장 양념으로 하는데 반해 동인동 찜갈비는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을 듬뿍 넣은 매운 맛이 일품이다. 찜갈비의 또 하나 특징은 바로 양은냄비이다. 빨리 익고, 천천히 식는 양은냄비의 특성 때문에 양은냄비로 만들면 더욱 맛있는 찜갈비를 즐길 수 있다. 찜갈비 주인들은 다른 그릇으로도 만들어봤지만 양은냄비의 맛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또한 상추와 깻잎은 기본이고 백김치로 싸 먹는 것이 특징이다. 매운 맛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매운 맛과 중간 맛, 안 매운 맛으로 입맛 따라 조절할 수도 있다. 맵지 않아도 찜갈비의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에너지(kcal)308.0탄수화물 (g)6.4지방 (g)   18.5단백질 (g)27.5비타민비타민 A (μg RE)52.6비타민 C (㎎)1.1비타민 B1(㎎)0.18비타민 B2(㎎)0.17나이아신 (㎎)2.7무기질칼슘(㎎)34.5인 (㎎)125.2나트륨(㎎)1080.7칼륨 (㎎)261.0철분(㎎)1.9소갈비는 단백질 공급원으로써 식물성 단백질에 적은 함황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특히 메티오닌은 간을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아미노산의 하나이다. 또한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필수적인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인 라이신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 라이신은 체조직을 형성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소갈비의 무기질은 구리, 코발트, 망간, 아연 등 무기질 함량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는 좋은 식품이다. 또한 소갈비 조직 중에는 비타민 B 복합체의 좋은 급원식품이 되며, 티아민, 리보플라빈, 나이아신, 피리독신, 엽산 그리고 비타민 B12 등의 비타민이 상당량 함유되어 있다. 소갈비와 같은 양질의 단백질은 과잉으로 섭취하지만 않는다면 인간의 건강 유지와 발육 및 성장에 필요한 물질이다.
② 닭매운찜

닭은 현재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야생하고 있는 들닭이 사육, 개량된 것이며, 기원전 6, 7세기경부터 사육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닭은 이미 신라의 시조설화와 관련되어 등장한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김알지(金斡智)의 탄생 담에 의하면, “신라왕이 어느 날 밤에 서쪽 시림(始林) 숲속에서 닭의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호공을 보내어 알아보니 금빛의 궤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고 흰 닭이 그 아래에서 울고 있었다. 그래서 그 궤를 가져와 열어보니 안에 사내아이가 들어 있었는데, 이 아이가 경주 김씨(慶州金氏)의 시조가 되었다.”고 하였다. 그 뒤 그 숲의 이름을 계림이라고 하였으며 신라의 국호로 쓰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설화에서 닭이 이미 사람과 친밀한 관계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삼국지 三國志> 위지 동이전에서는 한(韓)나라에 꼬리가 긴 세미계가 있다고 하였고, <후한서 後漢書>에서도 마한의 장미계(長尾鷄)는 꼬리가 5척이나 된다고 하였다. <수서 隋書>에도 백제에서 닭을 기른다는 기사가 있으며, 중국의 의학서인 <초본류 草本類>에서는 한결같이 약용으로는 우리 나라의 닭을 써야 한다고 하였다.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 本草綱目>에서도 “닭은 그 종류가 매우 많아서 그 산지에 따라 크기와 형태·색깔에 차이가 있는데, 조선의 장미계는 꼬리가 3, 4척에 이르고 여러 닭 가운데서 맛이 가장 좋고 기름지다.”고 하였다.
이러한 닭의 모습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구려 무용총 천장벽화인 주작도(朱雀圖) 중에서 긴 꼬리를 가진 닭을 연상할 수 있다. 현재는 장미계 등 토종닭이라고 할 수 있는 품종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보기 어렵다. 그 대신 알과 고기를 얻기 위하여 다양한 외국 품종의 닭이 사육되고 있다.
닭은 조류 중에서 가장 먼저 사람에 의해 가축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인도에서는 기원전 1700년경부터, 중국에서는 기원전 400년경부터 길러 왔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엔 삼국시대부터 소, 돼지, 닭, 오리 등을 길러왔고, ‘닭’이라는 말도 닭을 길조로 생각한 옛 신라의 풍습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결혼식 때 사용되는 폐백닭은 닭의 다산성을 이어받아 자손이 번창하라는 주술적인 의미도 있고,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을 통해 결혼이라는 과정을 거쳐 제2의 인생이 시작됨을 의미하기도 하듯이 우리생활과 여러 가지 의미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식품으로서의 닭고기는 쇠고기, 돼지고기에 비해 연하고 맛과 풍미가 담백하며 조리하기 쉽고 영양가도 높아 전 세계적으로 폭넓게 요리에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닭을 이용한 여러 요리가 있는데 전통적인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우리가 즐겨 찾는 음식 삼계탕과 영계백숙 이외에도 계절과 상관없이 인기 있는 닭매운찜이 있다. 닭매운찜은 닭과 감자를 먹기 좋게 토막 내어 냄비에 넣고 매운 양념장과 버무려 바특하게 끓여 낸 닭고기 요리다. 국물이 많은 탕(湯)과 국물이 거의 없는 찜의 중간 형태로, 조림에 더 가깝다. 한국의 전통요리 가운데 하나이며, 지역에 따라 조금씩 요리법이 다르다.
<해동죽지>에 나오는 도리탕은 평양 성내의 명물로 닭을 반으로 갈라 향신료를 넣고 반나절 동안 삶아 익힌 일종의 곰국인데 지금의 닭도리탕과는 다르다. 현재의 닭매운찜과 비슷한 닭볶음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맵게 만든 것이 아니라 새우젓국으로 간을 맞춘 것이 특이하다. <임원십육지>에는 앍초라 해서 닭볶음 요리법이 나온다.
지금은 닭매운찜으로 정착되어 있으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닭도리탕이라는 용어가 일상적이었다. ‘닭도리탕’은 ‘도리’가 ‘새’를 뜻하는 일본어 ‘도리’(とり)라는 주장 때문에 외래어로 생각되어 왔고, ‘닭새탕’이라는 말이 되므로 다듬어야 할 말로 여겨졌다.(‘닭볶음탕’으로 다듬은 바 있다) 그러나 근래에 ‘도리’가 일본어가 아니며 ‘도려내다’의 ‘도리다’이므로 ‘닭도리탕’은 우리 고유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사실 ‘도리’가 일본어라는 그동안의 설에는 뚜렷한 근거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닭도리탕’의 어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야겠다. 이 닭매운찜이 일반화된 것은 안동찜닭 덕분으로 봐야 한다.
흔히들 '안동찜닭'을 안동 명문가의 먹을거리로 알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안동찜닭의 유래 중 하나가 조선시대 안동의 부촌인 안(內)동네에서 특별한 날 해먹던 닭찜을 바깥동네 사람들이 보고 안동네찜닭이라 부르기 시작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기도 하지만 그다지 신빙성을 얻기는 어렵다. 손상락 안동민숙박물관 학예연구원은 "안동찜닭은 헛제사밥, 간고등어, 식혜 등과는 달리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음식은 아니다."며 "1970년대 후반 안동 구시장으로 불리는 재래시장의 닭 골목 상인들이 영양가가 충분하면서도 값싸고 많은 사람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찾다보니 만들어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IMF 위기 직후에는 한때 음식업계에 안동찜닭 붐이 일기도 했을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요리. 보통 '닭매운찜'과 유사한 매운 채소찜닭과는 달리 간장으로 달달하게 졸여낸 것이 맛의 특징이다. 청양고추의 매콤한 맛과 물엿의 달콤한 맛과 진간장과 조화된 갖은 양념의 담백하고도 감칠맛이 넘친다. 2000년 이후 전국적으로 유행한 안동찜닭이나, 몹시 맵게 만든 불닭 등도 모두 닭매운찜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에너지(kcal)266탄수화물 (g)17.1지방 (g)   12.7단백질 (g)19.3비타민비타민 A (μg RE)345.1비타민 C (㎎)14.1비타민 B1(㎎)0.17비타민 B2(㎎)0.19나이아신 (㎎)7.6무기질칼슘(㎎)35.6인 (㎎)214.6나트륨(㎎)603.6칼륨 (㎎)509.1철분(㎎)1.8닭고기는 흉부와 넓적다리의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수분이 65-75%, 단백질이 약 20%, 지방이 5-10% 정도 함유되어 있고 특히 비타민 A를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내장인 껍질은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이 풍부하다. 가슴살은 백색으로 지방함량이 적고 단백질이 많아 담백하고, 다리와 목살은 적색으로 고형분이 많아 맛이 좋고 특유의 풍미가 있다. 근조직은 매우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쇠고기, 돼지고기에 비하여 콜레스테롤이 적은 편이다.
닭매운찜의 채소는 감자·고구마 등과 같이 녹말 함량이 많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 수분이 80% 이상이고 지방과 단백질의 함량도 매우 적다. 채소는 비타민 A, C 및 무기질의 중요한 공급원인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신체의 발육과 건강의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식품이므로 닭고기와 채소의 궁합은 너무 잘 어울린다. 첨가되는 채소는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무기염류로 칼슘과 철 등의 중요한 공급원이 된다. 그리고 곡류·생선류·고기류 등은 산성식품인 데 비하여 채소는 대부분이 알칼리성 식품이므로 혈액의 산성화를 막기 위해서도 충분한 양의 채소를 먹어야 한다. 그 밖에도 채소는 종류에 따라 독특한 맛과 향기가 있다.


③ 닭백숙

닭을 푹 고아서 국물을 밭여 그 국물에 쌀을 넣고 끓인 죽이다. 닭을 푹 고아 그 즙액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닭의 영양소가 유출되어 있어 맛이 좋고 영양이 우수한 음식이다.
조상들은 비단 복날뿐만 아니라 여름철이 되면 하루쯤 날을 잡아 가까운 사람들끼리 얼마씩 추렴하여 산수가 좋은 곳을 찾아가 차가운 계곡물에 탁족(濯足)을 한 다음 시원한 나무 밑에 둘러앉아 닭백숙이나 닭죽을 삶아 먹고 술도 마시며 하루를 즐기기도 했다. 잠시 더위도 잊고 피로도 풀며 영양 보충과 보신을 하자는 것이었다. 이럴 때 잡는 닭은 병아리와 큰 닭의 중간 정도로 자란 영계를 최고로 친다. '영계'는 아직 알을 낳지 않은 어린 닭이라는 의미이다. 영계는 흔히 '약병아리'라고 하듯, 보신에 좋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오늘날 인류가 사육하고 있는 가축으로서 닭의 조상은 인도와 동남아시아에 야생하고 있었던 들 닭이라고 한다. 이 들 닭이 기원전 6∼7세기부터 사람들의 손에 의해 사육·개량되기 시작하면서 가축으로 정착된 것이다. 우리의 옛 문헌에도 일찍부터 닭에 관한 기록들이 종종 나온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김알지 탄생설화에 의하면 “신라왕이 어느 날 밤에 금성 서쪽 시림 숲 속에서 닭의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호공을 보내어 알아보니, 금빛의 궤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고 흰 닭이 그 아래에서 울고 있었다. 그래서 그 궤를 가져와 열어보니 안에 사내아이가 들어 있었는데, 그 아이가 경주 김 씨의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그 뒤 숲의 이름을 계림(鷄林)이라고 하였고, 이것은 한때 신라의 국호로도 쓰였으니 문헌상으로 보아 닭은 최소한 신라 건국 시기인 기원전 1세기 이전부터 이 땅에서 살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부터 소·돼지 다음으로 널리 식용되고 있고, 백숙·찜·불고기·회 등 다양한 조리법이 개발되었다. 조선조 중기에 서유거가 엮은 <증보산림경제>에는 병아리를 적당히 잘라 파, 소금, 기름으로 볶아 10분쯤 익힌 뒤 후추, 천초, 물, 술을 넣고 익히는 연계 찜, 암탉의 배에 도라지, 생강, 파, 천초, 간장, 식초, 기름 등 7미를 넣어 항아리에 담아 중탕으로 찐 칠향계 법 등 우리 전통 닭찜 요리법이 나온다. 그냥 맹물에 삶아내는 듯한 요즘의 닭찜에 비해 아주 고아스럽다.
이 닭백숙은 현대에 와서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보양식이다. 한여름 더위를 피하러 계곡을 가면 이런 계곡 근처의 음식점에 가면 늘 있는 메뉴가 바로 닭백숙이다.
백숙은 한자로 흰 백(白)에 익힐 숙(熟)이다. 그러니까 ‘고기나 생선 따위를 양념을 하지 않고 맹물에 푹 삶아 익힘. 또는 그렇게 만든 음식’이라는 뜻이다. 소, 돼지, 말, 잉어, 도미 같은 고기가 모두 백숙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소, 돼지, 말, 잉어, 도미백숙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맑게 끓이는 육류로는 닭이 가장 맛있다. 흔히 닭으로 백숙을 만들다 보니 백숙 하면 닭백숙을 떠올리게 된 듯하다.
닭고기 맛은 쇠고기, 돼지고기에 비해 그리 강하지 않다. 이게 매력이다. 은근하게 받는 구수한 맛과 감칠맛이 입맛을 당긴다. 이 맛은 고기 자체보다는 국물을 냈을 때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데, 그 중 제일이 바로 백숙이다. 백숙에서 닭살을 다 뜯고 나면 죽이 남는다. 닭 맛을 아는 사람들은 닭살보다는 이 죽을 더 좋아한다. 쌀알에 은근히 밴 닭고기의 구수한 감칠맛은 위장 저 아래에까지 스며든다. 닭과 함께 쪄낸 죽은 별로다. 쌀을 불려 슬쩍 김을 올린 죽이 제대로다.
닭백숙에서 한 단계 나아간 음식이 ‘닭 한마리’다. 1960년대 동대문에서 시작한 음식이라고 하는데, 이제는 전국으로 퍼졌다. ‘닭 한마리’는 고기 맛에 국물 맛, 그 국물에 요리되는 칼국수 맛까지 볼 수 있는 음식이다. 하나의 음식 재료로 한자리에서 이렇듯 다양하게 맛볼 수 있도록 고안된 음식은 드물다. 또 여기에 가래떡이나 감자 따위를 익혀 먹을 수 있으니 ‘닭 한 마리’는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데 적당한 음식이다.
조리할 때는 닭을 다리·날개·등·가슴 등으로 나누어 중닭(약 700g) 정도 한 마리에 물을 2ℓ 정도 붓고 처음에는 센 불에서 끓여 한소끔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계속 곤다. 닭의 살이 뭉그러지고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국물을 식혀 기름이 윗면에 떠서 굳도록 한다. 기름이 떠올라 모여 굳으면 기름은 제거하고 국물은 솥이나 냄비에 옮겨 담아 가라앉은 찌꺼기를 제거한다. 이렇게 준비한 국물에 쌀을 넣고 죽을 쑨다. 국물과 쌀의 비례는 4 : 1 정도로 하고 먹을 때 소금으로 간을 한다. 평안도에서는 냇가나 강가에 나가서 물고기를 잡아 어죽을 쑤어 먹는 요리가 유명한데, 이 때 물고기 대신 닭을 가지고 나가서 죽을 끓여 먹으며 즐기는 풍습도 있었다. 닭죽은 여름철 보신음식으로 좋고 병후나 노인의 보양음식으로도 적합하다. 죽이 다 되었을 때 달걀을 풀어 줄 알이 지도록 하거나 반숙 정도로 연하게 익도록 가미할 수 있는데, 이때 곱게 다진 마늘을 약간 가미하면 맛이 잘 어울린다. 또는, 닭을 가늘게 찢어서 조금만 가미하여 끓여도 무방하다. 병후의 보양음식인 경우, 또는 별미음식으로 끓이는 경우 등을 구분하여 기호에 맞추어 닭국물의 농축농도와 양념의 여부를 결정한다.
닭백숙을 만드는 법은 영계를 잡아 잔털을 말끔히 뽑아내고 깨끗이 씻어서 항문 쪽을 조금만 자른 다음 내장을 다 들어내고 배 안을 깨끗이 씻어낸다. 그리고는 미리 물에 불려놓은 찹쌀과 밤· 마늘· 대추 등을 배 안에 넣고 실로 잘 동여 맨 다음 국물이 뽀얀 유백색이 되도록 통째로 맹물에 백숙(白熟) 상태로 바특하게 고아낸다.

에너지(kcal)315.0탄수화물 (g)38.4지방 (g)   8.6단백질 (g)19.3비타민비타민 A (μg RE)50.7비타민 C (㎎)7.9비타민 B1(㎎)0.17비타민 B2(㎎)0.18나이아신 (㎎)6.6무기질칼슘(㎎)25.6인 (㎎)228.6나트륨(㎎)720.9칼륨 (㎎)351.2철분(㎎)2.4닭백숙의 주재료인 닭고기는 단백질이 많고 지방의 양이 적어 조리 또는 섭취시 지방을 적게 섭취할 수 있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지방량이 적은 고단백 식품으로 체중조절이 필요한 사람, 회복기 환자, 신체활동이 적은 노인, 운동량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가장 적합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이다. 닭고기의 필수지방산은 16% 이상으로 육류 중 가장 높으며, 특히 불포화지방산 중에서 리놀레산의 함량이 15.9%로 높은데 이는 피부의 노화방지와 건강유지로 젊은 여성들의 피부미용에 좋은 성분이다. 근육질을 원하는 남성들도 기름을 제거한 닭가슴살 백숙은 좋다. 건강유지에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은 체내에서 만들어지지 않으므로 식품으로 공급을 해주어야 하는데 닭고기에는 다양하고 우수한 필수 지방산이 많이 있어 좋다. 또한 닭고기에는 리놀레산의 함량이 많아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프로스타그란딘의 전구물질로 작용하여 혈액의 점도를 적절히 유지해 주기 때문에 인체내 생리활성 기능을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닭백숙 속에 들어가는 대추는 위에 열거한 위장병, 빈혈, 불면증, 전신쇠약 외에 구체적인 효능을 갖는다.

④ 보쌈 (돼지, 제육)

보쌈은 재료의 향기, 씹는 맛, 혀에 닿는 촉감 등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쌈음식이다. 고려 말 궁녀나 시녀로 원나라에 끌려간 수많은 우리나라의 여성들은 궁중의 뜰에 상추를 심어 밥을 싸 먹으며 실향의 슬픔을 달랬으며, 이를 먹어본 몽고사람들에까지 인기가 높았다는 고사와 같이 예로부터 뿌리내린 우리의 독특한 음식문화라 할 수 있다.
조선말에 이르면 쌈은 다시 기복의 상징성이 부여되어 절식으로 정착되고 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대보름날 나물잎에 밥을 싸서 먹는데 이것을 복쌈이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쌈이란 무엇을 싼다는 뜻이 있으므로, 복을 싸서 먹었으면 하는 소박한 기원이 담긴 대보름의 절식이라 할 수 있다.
쌈으로 쓰는 나물은 상추·콩잎·취나물·호박잎·배추속대 등이 있으며, 미역 잎·김 따위도 쓰인다. 나물은 날로 쓰는 것과 데쳐서 쓰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시의전서>에 수록된 상추쌈·곰취쌈은 나물을 그대로 쓴 것이고, <고사십이집 攷事十二集>에 기록된 곰취쌈·깻잎쌈은 잎을 삶거나 찐 것이다. 이 밖에 우설쌈·알조개쌈·알쌈·고기쌈·돼지고기쌈과 같이 우설이나 제육·해삼 등을 달걀에 싸서 익힌 음식에도 쌈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한다.
아직 향토적 분위기가 남아 있는 동네의 이발관에 걸린 전형적인 그림은 엄마돼지의 젖을 먹는 오종종한 열댓 마리의 새끼돼지 그림이다. 이렇게 이발소 그림들이 통시적으로, 또 전국적으로 비슷한 소재를 보여주는 것은 한편으로는 문화예술에 대한 이발소 주인들의 ‘민중적 취향’이라는 면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돼지 그림의 경우 돼지의 왕성한 식성과 다산에서 유추되는 풍요와 번영, 재산과 부의 증식에 대한 서민들의 소박한 염원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돼지의 이러한 다산성 때문에 돼지꿈·돼지저금통 등 돼지와 관련된 상징들은 모두 좋은 것으로 풀이되지만, 사람들은 막상 돼지 자체에 대해서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 첫째가 돼지는 더러운 곳을 좋아한다는 오해인데, 절대 그렇지 않다.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체내의 모든 수분을 오줌으로 배출하지만, 후각이 발달하여 배설하는 곳을 따로 만들어주면 냄새를 맡고 그곳에서만 배설하며 누울 곳은 깨끗하게 유지한다.
또 돼지는 왕성한 식욕으로 인해 우둔하고 욕심이 많은 동물로 여긴다. 그것도 틀린 이야기다. 돼지는 여러 마리를 같이 길러도 다른 동물과는 달리 먹이를 갖고 다투지 않는다. 또 우리의 선조들은 어미돼지와 새끼돼지들을 한 우리에 넣어 기르지 않았는데, 그것은 어미돼지가 새끼돼지에게 먹이를 양보하여 살이 찌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돼지와 관련된 속담도 많다.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라는 속담도 있고, 흔히 뚱뚱한 사람을 보고 ‘뚱돼지’라고도 하며, 귀엽게 ‘꽃돼지’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도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돼지는 십이지의 마지막 동물이며, ‘돼지고기는 새우젓과 같이 먹어야 한다’는 말도 있고, 고사를 지낼 때는 돼지머리를 상 위에 올려놓고 장사가 잘되기를 빈다. 돼지와 관련된 민속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2천년 전에 돼지를 사육하기 시작한 것으로 짐작된다. 돼지는 신화(神話)에서 신통력(神通力)을 지닌 동물, 제의(祭儀)의 희생(犧牲), 길상(吉祥)으로 재산(財産)이나 복(福)의 근원, 집안의 재신(財神)을 상징한다. 가축으로서의 돼지의 용도는 고기와 지방을 얻기 위한 것이었지만, 하늘에 제사지내기 위한 신성한 제물(祭物)이었다.
이처럼 상서로운 동물인 돼지는 닭과 개와 함께 우리네 농가의 재산이자 귀중한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질의 보충원이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제주도의 돼지이다. 제주도를 상징하는 동물을 꼽으라면 조랑말, 노루, 그리고 돼지가 아닐까 한다. 산간 목장에 뛰어 다니는 조랑말과 한라산 곳곳에 떼 지어 다니는 노루도 고향을 떠난 출향민들에겐 고향품을 그립게 하겠지만, 역시 ‘똥 돼지’라는 다소 민망한 이름의 제주산 돼지야 말로 아련한 향수를 불러오게 하는 제주의 대표적인 상징동물이 아닐까 한다.
보쌈은 돼지를 냄새가 나지 않게 삶아 무거운 돌을 올려놓아 남은 기름기를 빼낸 것으로 상추나 배추 등에 싸서 먹는 것이다. 쌈밥의 유래에서 알 수 있듯 보쌈이란 명칭 역시 이는 한국의 보쌈 문화의 일례로 복을 싸서 먹는다는 풍습에서 유래된 것이다.  한국인은 무엇이든 싸먹는다. 특별한 절기에 복을 기원하며 쌈을 싸 먹었고 특별한 반찬이 없을 때에 밭의 푸성귀를 따서 밥과 된장을 싸먹었다. 밥과 푸성귀 몇 잎이면 된장과 함께 한 끼 식단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런 보쌈 문화 중 가장 먹음직스럽고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한, 요즘은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을 받는 바로 제육 또는 돼지 보쌈이다. 마을에서 돼지 잡는 잔칫날에야 먹을 수 있었던 돼지는 돼지이면서도 동물성 지방질을 빼낸 건강식이 되었다. 돼지 자체가 우리에겐 복을 의미한다. 싼다는 행위 역시 복을 싼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복의 상징인 돼지를 싸서 먹는 것. 복 기원의 극치가 아니겠는가.
보쌈에 빠질 수 없는 것이 김치이다. 느끼한 고기와 시원하고 매운 맛의 김치를 결합시킨 것. 보쌈김치는 고춧가루를 쓰지 않은 김치를 사용한다. 고기의 맛을 살리는 것이다.
에너지(kcal)136.0탄수화물 (g)0.1지방 (g)   10.2단백질 (g)10.3비타민비타민 A (μg RE)0.0비타민 C (㎎)0.0비타민 B1(㎎)0.05비타민 B2(㎎)0.06나이아신 (㎎)0.8무기질칼슘(㎎)7.0인 (㎎)36.0나트륨(㎎)224.0칼륨 (㎎)43.0철분(㎎)0.2
돼지고기는 수은, 납 등 공해물질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해독작용을 할 수 있다. 즉 돼지고기의 지방은 융점이 사람의 체온보다 낮아서 대기오염, 식수 등으로 자신도 모르게 축척된 공해물질을 체외로 밀어내어 해독작용을 하며 특히 먼지를 많이 마시는 경우 진폐증 예방에 좋다고 한다.
돼지고기에는 비타민 B군이 쇠고기의 5~10배 이상 들어 있으며 양질의 단백질과 각종 영양소가 들어있는 고 영양 식품으로 피부를 윤택하게 해준다. 돼지고기에는 인, 칼륨 등이 많이 들어 있으며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여 성장기의 어린이, 학생, 수험생의 영양식으로 좋다. 돼지고기에 많이 들어있는 철분은 체내에 흡수율이 높아 철분결핍성 빈혈을 예방하며 메티오닌 성분이 가장 많이 들어있어 간장 보호와 피로회복에 좋다. 그리고 보쌈과 같이 먹는 김치는 김치 속에 들어가는 고추, 마늘, 생강 등 향신료가 입맛을 돋구어 준다. 보쌈이 건강한 이유는 반드시 김치를 곁들여 먹기 때문이다. 같은 고기라고 하더라도 직접 불에 굽는 것보다는 보쌈 형태로 먹는 것이 건강에 좋고 장수지역에서 즐겨 먹는 조리법이기도 하다.

⑤ 수육

수육은 고깃덩어리를 잘 삶아서 눌러두었다가 얇게 썬 음식이다. 쇠고기로 만든 것은 수육편육, 돼지고기로 만든 것은 제육편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쇠고기로 만든 편육은 초간장이나 겨자초장에 찍어 먹고, 돼지고기로 만든 것은 새우젓국을 찍어 배추김치에 싸서 먹는다. 편육에 적당한 부위는 쇠고기에는 양지머리·사태·우설·우랑·업진·쇠머리·콩팥·족 등이고, 돼지고기는 삼겹살·돼지머리·족 등이다. <시의전서 是議全書>에서는 양지머리·사태·지라·쇠머리·우설·우낭·우신·유통 등이 적절하다고 하였다. 이중 특히 수육을 만들기 위해 선호하는 부위는 양지머리이다. 그 중에서도 차돌박이가 가장 좋다고 하였다. 차돌박이는 하얀 지방분이 점점이 박힌 것이 마치 차돌이 박힌 것 같다 하여 생긴 이름이다.
고기를 삶을 때에는 끓는 물에 넣어 근육표면의 단백질이 빨리 응고되게 하여야 수용성 물질이 물에 녹지 않고 좋다. 고기로 인하여 끓는 물의 온도가 내려갔다가 다시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간 줄여 오래 삶는다. 고기를 젓가락으로 찔러서 잘 들어갈 정도가 되면 건져서 잠깐 찬물에 담갔다가 꺼낸다. 이것을 삼베보자기나 깨끗한 행주에 싸서 무거운 돌로 눌러놓았다가 고기가 굳으면 꺼낸다. 뜨거울 때 눌러놓아야 젤라틴화된 결체조직이 근조직을 잘 결합시켜 모양이 반듯하고 썰기 쉽다. 삶은 고기의 높이가 고르지 못하면 누를 때에 압력이 골고루 가지 못하므로 고기를 반듯하게 정리하여 높이를 맞추어 보자기에 싸도록 한다.
또 고깃덩어리가 너무 크거나 두꺼우면 고기 속의 핏물이 표면으로 나와 빛깔이 나빠지므로 150g 정도로 잘라 삶는 것이 좋다. 고기를 편으로 썰 때에는 근육섬유의 결이 써는 방향과 직각이 되도록 얇게 썰어야 연하게 된다. 편육은 탈수시켰을 뿐만 아니라 지방분을 많이 용출시킨 음식이므로 공기 중에 오래 방치하여 두면 건조되어 맛이 없어진다. 또, 근육의 미오글로빈에서 유리된 철분이 지방의 산패를 촉진시켜 냉장고에 보관된 편육이라도 3, 4일이 지나면 변질되기 시작하므로 즉시 먹는 것이 좋다.
돼지고기 수육과 새우젓처럼 궁합이 잘 맞는 음식도 없다. 새우젓에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돼지고기의 지방을 분해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것이 돼지국밥에 간을 맞출 수 있는 소금, 간장 등이 있어도 새우젓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이다. 돼지고기의 주성분은 단백질과 지방인데 단백질이 소화가 되면 펩타이드를 거쳐 아미노산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이다. 새우젓은 발효되는 동안에 대단히 많은 프로테아제가 생성되어 소화제 구실을 한다. 또한 사람들이 지방을 섭취하면 췌장에서 나오는 리파아제라는 지방분해효소의 작용을 받는데 이 경우 지방이 분해되어 지방산과 글리세린으로 바뀌어 흡수된다. 지방분해 효소가 부족하면 지방이 분해되지 못해 설사를 일으킨다. 그런데 새우젓에는 강력한 분해효소인 리파아제가 함유되어 있어 기름진 돼지고기의 소화를 크게 도와주는 것이다.
수육은 본래 숙육(熟肉)이라고 하였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을 푹 삶아 베 보자기에 싸서 돌로 누른 고기도 숙육이라고 하며, 숙육을 얇게 썬 것을 편육이라고 한다. 수육은 고기의 종류에 따라 쇠머리수육, 양지머리수육, 돼지머리 수육 등으로 불린다. 이 수육은 고기를 누린내 없이 삶아 기름기를 뺀 후 썰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요구된다. 그래서 보통의 일상식에서는 쉽게 구경할 수 없는 것이 수육이었고 특별한 경우나 잔칫날 맛보던 고급 술안주였다. 지금도 전문 고깃집이 아니면 일반 식당에서는 수육이란 음식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 수육을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있다. 돼지국밥이 바로 그것이다. 돼지국밥에는 수육이 들어가 있거나 따로 접시에 담아 내오기 때문이다.
돼지국밥의 유래는 고려시대 때 나라님이 백성들에게 돼지고기와 개고기를 나눠준 것에서 비롯됐다는 설과 한국전쟁 때 피난민들이 돼지로 설렁탕을 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돼지국밥은 쉽게 말해 돼지고기와 뼈로 국물을 우려낸 뒤 수육을 썰어 밥 또는 국수와 함께 말아 먹는 음식이다. 특히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고 부추로 향을 내면 돼지국밥은 완성된다. 돼지국밥의 맛은 한번 먹어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 이유는 수육 때문이다. 수육은 소고기에 비해 부드럽고 구수하며 쫄깃하다. 국물은 묵직하면서도 깔끔하다. 게다가 뭐니 뭐니 해도 돼지국밥의 가장 큰 장점은 싸고 푸짐하다는 것이다. 대개 5천원 안팎에서 배불리 한 끼를 맛있게 해결할 수 있다. 그것도 수육 몇 점까지도. 그러나 문제는 이런 돼지국밥집을 좀 체로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돼지국밥집은 서울과 수도권에는 드물다. 돼지국밥은 지방으로 가야 찾아볼 수 있다. 부산지역에서 유명한 돼지국밥은 지천에 깔려 있다. 서면시장, 부산대 쪽에는 돼지국밥집들이 한데 모여 골목을 이루고 있을 정도이다. 항정살로 수육을 해서 맛을 내는 남구 대연동 쌍둥이돼지국밥은 '줄을 서서 먹는 집'으로 유명하다.
에너지(kcal)88.0탄수화물 (g)0.5지방 (g)   3.8단백질 (g)15.8비타민비타민 A (μg RE)26.4비타민 C (㎎)1.8비타민 B1(㎎)0.06비타민 B2(㎎)0.13나이아신 (㎎)3.4무기질칼슘(㎎)93.8인 (㎎)147.0나트륨(㎎)653.8칼륨 (㎎)182.5철분(㎎)2.1돼지고기는 단백질, 수분, 지방의 조성차가 부위에 따라 심한 편이다. 지방은 올레산, 리놀렌산 등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으나 산화 변질되기 쉽다. 즉 돼지고기에는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포화지방산이 쇠고기보다 적고 필수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이 풍부하다.
수육을 섭취할 때 부추겉절이와 함께 섭취하면 건강에 좋다. 부추에 들어있는 아릴성분이 장을 튼튼히 하며 소화를 돕고, 섬유질이 풍부하여 대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하므로 변비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 그 외 양파나 마늘, 파 혹은 상추같은 다양한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이 건강에는 좋은 식사법이다.

⑥ 아귀찜

아귀찜은 아귀라는 바닷물고기로 만드는 마산지방의 향토음식이다. 아귀는 입이 매우 큰데,  뼈는 거의 물렁뼈이며 살은 탄력이 있고 맛이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찍부터 아귀가 서민의 먹을거리로 이용되어와 아귀의 담백한 맛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의 아귀찜요리이다.
아귀찜의 배경은 마산의 한 어부가 어획된(겨울) 아귀를 장어국 파는 할머니에게 요리를 부탁하니 흉측한 모양 때문에 버렸는데 버려진 아귀가 얼었다 녹았다하면서 말라있어 할머니가 그것을 북어찜요리법에 적용하여 찜을 한 것이 마산아귀찜이라고 한다. 따라서 마산아귀찜은 건조된 아귀를 이용하는데 반해서 부산의 아귀찜은 신선한 생 아귀를 이용한다. 서양에서 아귀는 머리와 껍질이 제거되어 생아귀, 냉동아귀, 훈제아귀 등으로 유통되고 있다. 가식부위는 꼬리부위의 육이며 육의 맛은 바닷 가재육과 비슷해 바닷가재의 대용 요리로 이용되고 있으며, 바닷가재 조리법인 구이, 찜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구이나 찜에는 소스 특히 vinaigrette sauce(식초, 기름, 양념 등으로 만든 생선용 냉육 샐러드용소스)를 곁들이면 아귀 육이 건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또 맛이 매우 좋아진다고 한다. 또 머리는 스프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간은진미로 알려진 푸아그라에 비교될 만큼 별미로 전해진다.
일본은 아귀의 부위별 요리가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나라로 육보다는 내장부위 를 귀한 것으로 여겨 7가지 부위별 메뉴가 있으며 그 중에서도 간을 가장 귀중하게 취급하고 있다. 아귀간은 숭어알, 염건품인 카라수미와 해삼내장 염장품인 코노와타와 함께 일본의 3대 진미(珍味)로 알려져 있고, 특히 아귀간은 영양가가 높아 “바다의 푸아그라”라고 불리고 있다. 최근에는 스페인, 호주 등지에서 아귀간 통조림을 수입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아귀 생(生)간을 수입하고 있다. 아귀의 간은 찜, 된장무침, 초무침, 회 등의 고급요리에 이용된다. 아귀의 육은 구이, 튀김, 회로 이용되고 살과 부위는 초무침(껍질, 위), 전골, 샤브샤브 등의 고급요리의 일식재료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탕(국)으로 먹고 있는 아귀국물요리는 간장을 이용한 아귀 전골를 이용한 아귀탕, 맛국물과 초를 이용한 아귀국 등 조미료의 종류에 따라 명확히 구분된 메뉴로 출현되고 있다. 특히 아귀전골은 선상에서 어획된 아귀와 무말랭이 등의 저장용 채소를 넣어 푹 끓인 도부지루에서 유래되어졌다고 한다. 지금은 아귀에 파, 배추, 팽이버섯, 쑥갓 등의 채소를 넣어 간장으로 간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옛날의 전통적인 도부지루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보통사람은 먹기가 어렵다고 한다. 아귀의 껍질요리는 복어껍질과 대구껍질요리와 함께 오래 전부터 먹어온 것임을 문헌의 기록으로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아귀는 등뼈를 제외한 어느 부분이라도 다 먹을 수 있어 어류 중에서도 가식부가 많은 어류이며 스테미나를 만드는 진어(珍魚)로 취급하고 있다.
아귀는 <자산어보>에 조사 어(釣絲魚)라 하였고 속명을 아귀어(餓口魚)라 한 기록도 있어 아마도 조선시대에 식용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나 어떤 조리방법으로 이용되었는지는 문헌에 기록된 바가 없어 알 수 없으나 현재 아귀는 찜으로 가장 많이 조리되어지고 있다.
찜은 고기나 채소에 갖은 양념을 하여 국물이 바특하게 흠씬 삶거나 쪄서 만든 음식이라고 사전에 적고 있다. 찜은 우리말 조리서인 <음식미디방>에 처음 찜으로 기록되고 있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우육증방(牛肉蒸方)에서는 중탕하여 삶는 것을 찜(蒸)이라 하고 있다. <임원십육지 林園十六志 >에는 “찜(烝)은 갱(羹)의 소즙자(少汁者)이다. 증(蒸)은 수증기 찜이고 삶기 찜, 중탕 찜의 경우는 증(烝)으로 구별하고 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조선시대 궁중연회 시 식단에는 찜 요리의 출현이 많았으며 그중에서 어패류의 찜은 붕어찜과 조기찜(秀魚蒸) 등이 있다.
조선시대 기록에는 전복찜, 해삼찜 등이 있으나 아귀찜은 <한국민속종합보고서, 1984>에 처음으로 기록되고 있다. 찜 요리의 문헌은 1700년대에 기록된 것으로 미루어 보아 1700년대 이전부터 육류 및 어패류의 찜이 많았으며 특히 다어획 어종을 이용한 어패류의 찜 요리가 많았다. 부산과 경상남도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조리 방법 중에서 찜 요리가 두드러져 그 종류가 많은 것이 특징이므로 부산향토음식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조리 방법은 찜이라 할 수 있다.
아귀찜은 아귀에 갖은 양념과 채소를 넣어서 찐 요리로 쫄깃쫄깃한 아귀의 맛도 좋지만 매콤한 미나리와 콩나물을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귀는 험상궂고 못생겨 붙은 이름이다. 불교에서 아귀란 아귀도, 즉 목마름과 배고픔 등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에 사는 중생을 말한다. 탐욕이 많은 자가 사후에 떨어지는 생존상태로서, 불교에서 육도(六道:지옥·아귀·축생·修羅·인간·天) 중 하나인 아귀도에 있는 자를 가리킨다. 입이 몸의 전부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못생긴 외양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긴 했으나 아귀는 예로부터 귀하게 여겨지는 음식이었다. 배를 가르면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나왔다 하여 그렇게 여겨졌다고 한다. 내장, 아가미, 지느러미, 뼈, 껍질 등 버릴 게 없는 생선이다. 서양에서는 보통 생선 머리를 잘라 버리는데 아귀는 사실상 머리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귀는 오히려 해외에서 요즘 인기 만점인 음식이다.
아귀는 매콤하게 먹는 게 제 맛인데 특히 마산은 아귀찜으로 유명한 곳이다. 아귀가 바다의 악마에서 바다의 왕자로 거듭난 이유는 쫀득쫀득한 그 맛에 있다. 마산의 아귀 요리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구는 아귀의 경상도 사투리로서 음식이름으로는 아귀찜으로 일반화되어 현재까지 친근감 있게 쓰이고 있다. 아귀는 몸과 머리가 납작하고 입이 몸 전체를 차지할 만큼 입이 크고 못생겨서 재수 없다 여겨 어부들은 아귀가 그물에 걸리면 버리거나 거름으로 썼다. 그물에 잡히면 바로 버렸다고 해서 물텀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귀찜의 유래는 오래전 마산 오동동에 장어국을 팔던 혹부리 할머니가 어부들이 가져온 아귀를 된장과 고추장, 마늘, 파, 마늘을 섞어 쪘다고 한다. 북어찜의 요리법을 아귀에 적용한 것인데 먹어보니 의외로 맛이 괜찮아 술안주로 내면서 탄생했다는 것이다. 이 아귀찜이 요즘처럼 콩나물, 미나리 등 채소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중반쯤으로 짐작된다.
못 생겨도 맛은 좋은 것이다. 못생겨도 맛은 좋은 게 호박만은 아니다. 쫄깃쫄깃 씹는 맛도 좋지만 살찔 염려도 없는 아귀는 미나리, 콩나물을 듬뿍 넣어서 찜을 하면 숙취에도 좋은 음식이다. 못생긴 외모 탓에 바다의 악마라고도 불리었다는 아귀, 아귀라고 불릴 뿐만 아니라 인천에서는 물텀벙, 전남에 가면 악귀라고 부른다. 그 외에도 껍정이, 망챙이 등 별명이 많다. 아귀는 바다의 종합영양제로 불리기도 하지만 특히 콜라겐이 많아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콜라겐이 피부를 탱탱하게 해준다는 말이 돌면서 특히나 아줌마들의 아귀찜 공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잡히면 재수 없다고 버렸던 천덕꾸러기 아귀는 이제 경남 마산의 명물이 되어 아귀 데이까지 정해져서 오동동 아귀 거리에서 기념식과 전야제, 축제한마당을 불러일으키고 올해 아귀 할매상 시상식, 설운도 홍보대사 위촉 등 대접을 제대로 받고 있다. 사람 팔자만 모르는 게 아니다. 물고기 팔자도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것이다. 
만드는 법은 우선 마른 아귀를 손가락 반 토막 길이로 토막을 쳐서 물에 약간 불려 놓는다. 된장을 체나 조리에 넣고 물을 조금 부은 다음 걸러서 끓이다가 준비해둔 아귀를 넣고 한소끔 끓여낸다. 여기에 거두절미한 콩나물을 아귀 위에 넣고 김이 한번 나게 끓인다. 고춧가루, 미나리, 파, 다진 마늘과 물에 개어놓은 녹말을 그 위에 넣고 뒤집어서 그릇에 담아낸다. 주의할 점은 된장 물을 너무 많이 잡아 국물이 많으면 안 된다. 아귀찜은 뜨겁고 매운 음식으로, 먹을 때 땀이 많이 나므로 겨울철에 먹으면 몸이 더워진다.
에너지(kcal)99.0탄수화물 (g)5.5지방 (g)   3.1단백질 (g)13.8비타민비타민 A (μg RE)185.4비타민 C (㎎)11.8비타민 B1(㎎)0.13비타민 B2(㎎)0.18나이아신 (㎎)2.2무기질칼슘(㎎)63.7인 (㎎)174.1나트륨(㎎)866.8칼륨 (㎎)528.4철분(㎎)2.0
아귀찜에 주재료인 아귀는 정말 버릴 것이 없으며, 저지방 고단백으로 간과 위는 고소하고 쫄깃쫄깃하며 담백한 맛은 미식가의 입을 새롭게 한다. 아가미, 지느러미, 꼬리, 살 부분 또한 특유의 맛이 있어 뼈 외에는 버릴 것이 없다.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고 동맥경화, 당뇨 등 성인병과 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지는 음식으로 아귀찜의 원료인 미나리는 비타민 A, B1, C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무기질 등이 풍부한 영양가 높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귀찜에서는 빼 놓을 수 없는 콩나물 또한 비타민이 다량 함유되어 숙취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아귀 특유의 고 단백질의 흰 어육은 중풍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 및 당뇨병의 예방에 좋으며 북어를 능가하는 주독해소 작용을 한다. 대 탐식가인 아귀는 일단 바다의 모든 영양을 골고루 갖고 있는 종합영양제이다. 전체적으로는 비타민 A가 풍부한데, 비타민 A는 어린이 발육을 돕고, 저항력을 키우며 눈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영양소이다. 또한 피부 미용에도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 특히 아귀의 간은 세계 3대 진미(트루플 Truffle: 松露 버섯, 캐비어, 집오리간) 가운데 하나인 집오리간과 비교될 정도로 영양가가 높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4월부터 시작되는 산란에 대비, 아귀 스스로 본능적 몸 관리를 하기 때문에 상태가 더욱 좋아진다. 전통적인 아귀찜 요리에 겨울바람에 말린 아귀를 이용하는 것도 아귀가 겨울 제철 요리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⑦ 족발

돼지족이나 우족을 이용해 만든 음식에는 족탕 혹은 주저탕(족복기, 족조림)이라는 것이 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나오는 족탕이 가장 현재의 족발 요리와 비슷한데 삶은 족을 사태와 같이 넣고 물을 많이 부어 끓인 뒤 장과 후추, 계피를 넣어 한소끔 다시 끓이는 것이다.
장충동 족발거리의 족발음식점 원조라고 알려진 이경순 할머니에 의하면 한국 전쟁 시 1.4 후퇴 때 남하하여 1959년 북에서 먹던 족발요리를 중국의 오향장육을 응용해 개발한 것이 현재 장충동 족발요리가 되었다고 한다. 평안도 족발이라는 상호를 보고 찾아온 실향민과 근처 장충체육관의 관람객, 동국대학교, 국립국장의 유동인구들에 의해 유명해지면서 이 장충동 근처에 족발거리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사시사철 출출한 저녁이면 생각나는 족발은 예로부터 각별한 먹을거리로 여겨져 왔으며 맛과 영양가는 물론 조리방법도 다양하다. 영양식, 간식, 보신 음식으로서도 나무랄 데 없는 음식으로 맛을 아는 사람들은 돼지고기 중에서 제일로 치는 부분이 바로 족발이다. 족발은 살코기와는 다르게 씹히는 맛이 독특한 미식가들의 단골 메뉴로 이는 족발의 껍질과 관절내의 연골의 쫄깃쫄깃한 부분이 모두 젤라틴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풍부한 동물성 젤라틴 성분 덕분에 돼지족을 삶은 뽀얀 물을 식히면 투명한 묵이 되는데 이를 썰어서 내어놓는 음식을 족편이라 하여 예전에 궁중에서도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중국에서는 돼지고기를 가장 풍부하고 다양하게 소비하고 있는데 특히 족발은 생일상에 장수를 비는 국수와 함께 빠짐없이 차려놓고 건강을 비는 축하음식으로 이 풍습은 육중한 몸체를 지탱하고 있는 조그마한 다리의 막강한 힘을 얻고자 하는 유강주술의 일부로 여겨진다. 또한 유럽이나 남미에서도 특히 대접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기호식품으로 독일의 족발요리인 아이스바인(맥주에 삶은 돼지족발)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족발에는 신비한 활력소가 있다. 노인들이 돼지족의 가치를 평가하는 소박한 이야기를 들어 보면 퍽 인상 깊다. 마을에서 돼지를 잡아 잔치를 벌인 뒤, 뼈를 흐트려 놓은 걸 보면 아무리 푹 고아도 족뼈에 만은 유난히 개미가 새까맣게 달라붙는다고 하며 다른 뼈들은 햇볕을 쏘이면 하얗게 색이 바래지만 족뼈 만큼은 노란 진액이 계속 베어난다고 한다. 또 겨울철 날씨가 제아무리 춥더라도 돼지족에 동상이 걸렸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족발은 모유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돼지족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모유의 질을 높여주며, 율무, 백합, 연밥, 육수, 소금 등을 넣어 끓여서 스프를 만들어 먹으면 산모의 젖이 잘 나올 뿐 아니라 종기를 치유하는데 효과가 있다.
족발에는 비타민 B가 많이 들어있어서 피로회복에 좋으며 교원단백질과 각종 영양소가 들어있는 고 영양식품이기 때문에 탄력 있는 피부를 만들어주며,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어 혈관내의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아주며 혈류를 왕성하게 한다.

에너지(kcal)308.0탄수화물 (g)6.4지방 (g)   18.5단백질 (g)27.5비타민비타민 A (μg RE)52.6비타민 C (㎎)1.1비타민 B1(㎎)0.18비타민 B2(㎎)0.17나이아신 (㎎)2.7무기질칼슘(㎎)34.5인 (㎎)125.2나트륨(㎎)1080.7칼륨 (㎎)261철분(㎎)1.9족발은 술안주로도 제격으로 간 기능을 원활히 움직여주는 콜린, 아세틸콜린이라는 성분이 있고 또 양질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글루타치온, 시스테인 및 메치오닌이 듬뿍 들어 있으며 B1과 B2가 들어 있어 이들 특수성분의 작용으로 간 기능의 부활과 해독에 큰 몫을 한다.
돼지고기는 중금속 중독과 탄광 노무자의 규폐병 예방, 납이나 농약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제독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해주므로 심각한 공해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권장할 만한 음식으로 한국식품개발 연구원에서 행한 실험에서는 돼지고기에는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는 속설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19세기 말부터 일본에 거주하기 시작한 중국인은 타향살이의 설움을 족발과 내장을 도축장에서 거저 얻다시피 하는 재미로 달랬다는 실화가 남아 있다. 족발은 유럽이나 남미에서도 특미 대접을 받고 있다하니 세계적인 기호식품인 것이다.
족발은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등의 단백질 성분이 주체로 되어있다. 또한 돼지족은 껍질 고기 힘줄, 연골이 맛있으며 뼈와 발톱이외에는 전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버릴 것이 없다. 족발에는 콜라겐 성분이 풍부하여 붙어 있는 살은 쫄깃하고 달콤하다. 근래에는 여성들이 피부미용에 좋다 하여 자주 즐기는 편이며, 생리 활성화 물질인 ‘콘드로이틴’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노화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⑧ 해물찜

해물찜은 다양한 해물을 국물 없이 익힌 찜 요리이다. 삼면이 바다에다 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우리나라는 그만큼 제철마다 풍부한 해산물을 먹을거리로 취할 수 있는 축복받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또한 해산물 요리 방법도 수도 없이 많은 게 한국 음식의 특성이다. 찌개, 볶음, 국, 탕, 조림, 구이, 전 등 온갖 방법이 다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찜 요리는 고급스러운 해산물 요리가 될 것이다. 해산물로 유명한 다른 나라들에서도 해산물의 가장 중심 요리 방법은 바로 찜이다. 고급요리의 선두를 달리는 랍스터도 제공되는 방식은 찜이 많다.
다양한 해산물이 재료로 제공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대게 찜은 고급에 속한다. 제철에 나온 대게는 다리마다 꽉 찬 속살을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대게는 속살이 쫄깃하고 담백해서 궁중에 진상된 특산물로도 이름을 떨쳤다. 대게는 특유의 향과 색을 가지고 있다. 짠 맛이 나는가 하면, 달기도 하고 담백한 맛이 나기도 한다. 여기에 내장은 쌉쌀한 맛까지 나는 등 다양한 맛이 난다. 대게의 꽉 찬 속살에는 단백질 가득한 반면 칼로리는 낮다. 특히 칼슘과 철분 등 필수 아미노산과 단백질은 풍부하면서 지방 성분은 낮아 살찔 걱정이 없다.
그 외에도 다양한 해산물을 이용한 해물찜 요리가 다양한 채소들과 어울려 전통적인 한국 양념으로 맛을 내어 해산물 요리의 색다른 맛을 제공한다.

해물찜에 포함되는 조개류와 해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서 성인병은 물론 골다공증, 노화, 시력감퇴, 변비, 빈혈, 체력저하, 스트레스 등 각종 증세를 개선시켜 주는 동시에 스테미너 증진에 아주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영양만점의 식품이다. 해물찜에 들어가는 낙지는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있으며 타우린을 함유한 저칼로리 식품으로 단백질, 인, 철분, 비타민 성분이 있어 콜레스테롤의 양을 억제하며 빈혈예방의 효과도 있다. 특히 타우린 성분이 34%나 함유되어 있다. 타우린은 말린 오징어 표면에 생기는 흰가루와 같은 것으로 대표적인 강장제, 흥분제에 속하는 것이다.

에너지(kcal)101.0탄수화물 (g)7.4지방 (g)   2.2단백질 (g)12.8비타민비타민 A (μg RE)259.8비타민 C (㎎)8.8비타민 B1(㎎)0.1비타민 B2(㎎)0.19나이아신 (㎎)3.2무기질칼슘(㎎)66.4인 (㎎)173나트륨(㎎)794.3칼륨 (㎎)453.5철분(㎎)2.8해물은 3대 영양소 중에 하나인 단백질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방이 불포화지방이라는 동물성 중에서는 특이점 때문에 특히 우리 몸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꽃게는 육질이 풍부하며 단백질, 칼슘, 인, 비타민, 무기질 등을 많이 함유한 식품으로 뼈를 튼튼하게 하고 노화를 방지한다. 게에 함유된 키토산 성분은 지방 흡착과 이뇨작용에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토산이란 게나, 가재, 새우 껍데기에서 추출되는 천연다당류로 키토산의 원료가 되는 갑각류 껍데기를 구성하는 키틴질은 식물성 섬유소인 셀룰로오스 다음으로 많이 발굴되는 천연자원이다. 키토산의 효능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지혈작용 뿐만 아니라 인체 면역체계에도 작용, 유방암 등 일부 암질환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개에는 천연 타우린과 호박산이 들어 있어 약해진 위장이나 간장의 건강 회복에 효과가 있다. 타우린은 담즙 분비를 촉진하고 유산이 늘어나지 않도록 억제하며 피로를 회복시키는 간기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8) 나물

① 구절판

아홉칸으로 나누어진 목기에 채소·고기류 등의 여덟 가지를 둘레에 담고 가운데에 담은 밀전병에 싸면서 먹는 음식. 구절판은 아홉으로 나누어진 목기로 여기에 아홉 가지 재료를 담았다고 해서 그릇 이름 그대로 구절판이라고 한다.
구절판은 주로 옻칠을 하고 자개를 박아서 문양이 다양하고 아름답게 만든 공예품이다. 최근에는 도자기나 유리·플라스틱·은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칠기구절판찬합이 신라시대의 고분에서 출토되기도 하였다.
조리법은 1930년대 이후의 문헌인 <조선요리법>·<조선요리학>·<이조궁정요리통고> 등에 기록되어 있고, 그 이전의 문헌에는 보이지 않는다.
구절판은 주안상이나 다과상에도 이용되고 있다. 주안상에는 생률·호두·은행·대추·잣·땅콩·곶감 등의 마른안주를 담고, 다과상에는 각종 강정·정과·다식·숙실과 등을 색을 맞추어 담는다. 특히 이것을 건구절판이라고 한다.
이 구절판의 기원은 상당히 오래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시대 한강유역의 고구려 요새인 아차산 일대에서 15곳의 군사요새를 확인하였으며 각각의 보루에서 토기 및 철제 무기류와 솥, 시루, 부뚜막, 구절판 등의 생활도구를 다량으로 출토한 바 있다. 이로 보아 그 연원은 고구려시대로 올라갈 수 있는데, 그 옛날 물과 초목을 따라 옮겨 다니던 고대인들의 간편하면서도 한 그릇에 여러 음식을 담아 먹던 지혜가 엿보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서울 풍속에 산언덕 물굽이에 나가 노는 것을 화류라 하는데 구절판은 조선시대에 들놀이를 가거나 여행을 갈 때 술안주로도 먹었다고 한다.
구절판은 크게 궁중식과 민간식으로 구분되며 또한 진 구절판과 마른 구절판 2가지로 구분하기도 한다. 궁중식 구절판은 연한 살코기를 실같이 썰어서 양념하여 볶고, 미나리, 표고버섯, 달걀지단, 숙주나물, 무채 등을 볶아 담아내며 가운데에는 밀전병을 담아낸다. 민간식 구절판은 골저냐, 미나리강회, 쑥, 홍당무생채, 양배추 채, 육회, 달걀쌈, 어회, 순무채 등을 색깔에 맞춰 담아낸다.
이런 일화가 있다. 오래 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펄 벅 여사가 식사대접을 받는데, 상 한복판에 팔각형의 칠흑 상자가 놓여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새까만 뚜껑과는 대조적으로 아홉 칸 빨간 틀 속에 아홉 가지 원색의 식품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고는, “나는 이 작품을 파괴하고 싶지 않다”면서 끝내 젓가락을 대지 않았단다.
먹는 방법은 빈 접시에 밀전병 한 장을 놓고, 그 위에 여덟 가지 재료를 마음대로 조금씩 집어 놓고 겨자장이나 초장을 조금 치고 양쪽에서 접어 싸서 먹는다. 궁실(宮室)이나 반가(班家;양반집)에서 유두절의 시절식으로 이용되었다. 서로 모여 구절판을 싸면서 우의를 두텁게 할 수 있는 정겨운 음식이다. 색이 화려하고,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다.
만드는 법은 밀가루를 물에 개어 종이처럼 얇게 부친 뒤에 식혀서 구절판의 중앙 칸에 맞도록 둥근 모양으로 만든다. 가늘게 채를 썬 쇠고기는 양념하여 볶고, 달걀은 황백으로 나누어 알지단을 부쳐서 식힌 다음에 곱게 채친다. 오이채나 애호박채를 소금에 잠깐 절였다가 꼭 짜서 기름에 볶는다. 불려놓은 표고와 석이버섯을 채쳐 양념하여 각각 볶는다. 천엽이나 전복을 채쳐 양념하여 볶고, 당근도 채쳐 소금간을 하면서 기름에 볶는다. 구절판의 가운데 칸에는 밀전병을 서로 떼기 좋도록 사이사이에 실백을 두어 개씩 넣어 담고, 가장자리에는 준비해 둔 나머지 재료들을 색을 맞추어 소복하게 담고, 잣가루를 위에 뿌린다. 이밖에 닭 가슴살이나 새우 등 계절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쓸 수 있으며, 모두 가는 채의 형태로 쓰는 것이 특색이다. 찹쌀가루로 찰 전병을 부치기도 한다.
구절판은 여러 종류의 채소와 쇠고기볶음, 석이나 표고 버섯류, 계란지단, 고급재료로는 천엽, 전복 등을 밀전병에 싸서 겨자장이나 초간장에 찍어 먹는 음식이다.
에너지(kcal)256.0탄수화물 (g)27.1지방 (g)   10.8단백질 (g)15.6비타민비타민 A (μg RE)311.7비타민 C (㎎)7.8비타민 B1(㎎)0.19비타민 B2(㎎)0.33나이아신 (㎎)4.2무기질칼슘(㎎)45.4인 (㎎)181.8나트륨(㎎)548.3칼륨 (㎎)514.1철분(㎎)4.9재료로는 동물성식품과 식물성식품이 골고루 들어가 영양의 균형을 맞추어 준다. 즉 동물성식품과 식물성식품의 비가 대략 8 : 2 정도로 건강에 아주 좋다. 쇠고기나 계란의 단백질 성분, 그리고 다양한 채소류를 통한 비타민과 무기질은 건강에 아주 좋다. 거기에 밀전병은 당질 식품으로 하루 5대 영양소의 균형을 잘 갖추고 있는 음식이다. 우선 보기에 아름답고 맛도 좋으며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최고의 웰빙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② 나물

산이나 들에서 채취한 식물 또는 채소를 조미하여 만든 반찬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 나물이다. 또는 식용 가능한 야생식물의 재료를 총칭하기도 한다. 나물은 숙채와 생채의 총칭이나 보통은 숙채를 일컫는다. 우리 일상식의 부식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음식의 하나로 나물의 재료로는 모든 채소와 버섯, 나무의 새순 등이 쓰인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청명하여 이곳에서 자란 산나물이나 들나물이 매우 발달하였다. 이러한 제철에 나는 나물 외에도 그때그때의 나물들을 여러 방법으로 말려두었다가 겨울이나 새싹이 돋지 않는 이른 봄에 불려 쓰므로 나물은 연중 어느 때나 우리의 밥상에 올릴 수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나물을 만드는 법에는 크게 기름에 볶아서 조미하는 방법과 데쳐서 양념을 넣고 무치는 방법이 있다. 양념으로는 간장·참기름·깨소금·파와 마늘 다진 것 등을 쓰는데 초는 넣지 않는다. 빛깔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는 간장 대신에 소금을 쓰기도 하며, 옛날에는 깨소금 대신에 실백가루를 많이 썼다.
볶아서 익히는 나물에는 고비·고사리·도라지·버섯·취·시래기·오이·호박이나 가지 말린 것 등이 있다. 만드는 법은 먼저 기름에 볶다가 간장·파·마늘·깨소금 등으로 양념하여 간이 어울리게 한다. 이 때 고기를 채쳐서 양념한 것을 같이 볶기도 하는데 고기의 맛이 어울려서 보다 맛이 좋아진다.
데쳐서 무치는 나물에는 시금치·쑥갓·미나리·숙주나물·콩나물 등이 있다. 만드는 법은 미리 데친 재료를 꼭 짜서 기름·간장·깨소금·파·마늘 등의 양념에 무친다. 잘 짜는 것은 여분의 물기로 간이 싱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 밖에 월과채와 같이 나물에 밀가루나 찹쌀가루로 전병을 부쳐 채로 썰어서 같이 섞기도 하는데, 채소의 맛과 전병의 맛이 어울려서 별미이다. 또, 나물은 구절판의 재료로도 이용되어 색과 맛을 풍부하게 해주기도 한다.
나물을 담을 때는 두 세 가지의 나물을 한 그릇에 담는 경우가 많은데, 그대로 무친 나물과 볶은 나물은 구별하여 담는 것이 좋다. 이렇게 두세 가지의 나물을 담아내는 것은 흰색·푸른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이 곁들여져 빛깔이 아름답고, 맛도 서로 다른 맛이 어우러져 좋다.
정월보름날에는 말려두었던 나물들을 꺼내어 잘 무르도록 삶아서 어떤 것은 물에 우려내어 쓴맛을 빼고 깨끗이 씻은 다음 꼭 짜서 기름에 볶아내고, 또 일부는 물이나 고깃국물을 조금 넣어 뚜껑을 덮고 낮은 불에 푹 끓여서 부드럽게 하여 생채소와는 다른 별미를 즐겼다. 이것을 진채식이라고 하는데, 호박고지·박고지·가지오가리·말린 버섯·고사리·고비·시래기·무·취 등의 아홉 가지 나물을 준비하여 먹었다. 이렇게 묵은 나물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전해지고 있다.
나물은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으로 〈농가월령가〉 정월령의 “엄파와 미나리를 무엄에 곁들이면 보기에 신신하여 오신채를 부러 하랴. 묵은 산채 삶아내니 육미를 바꿀소냐.”와 이월령의 “산채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로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이국은 비위를 깨치나니.” 그리고 삼월령의 “울밑에 호박이요, 처맛가에 박 심고, 담 근처에 동아 심어 가자하여 올려보세. 무·배추·아욱·상추·고추·가지·파·마늘을 색색이 분별하여 빈 땅 없이 심어놓고, 갯버들 베어다가 개바자 둘러막아 계견을 방비하면 자연히 무성하리. 외밭은 따로 하여 거름을 많이 하소. 농가의 여름반찬 이밖에 또 있는가. 전산에 비가 개니 살진 향채 캐오리라. 삽주·두릅·고사리며, 고비·도랏·어아리를 일분은 엮어 달고 이분은 무쳐 먹세.”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우리 식생활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우리 식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물은 사실상 단군신화에 나올 정도로 우리 민족이 가장 오래전부터 즐겨먹던 전통식품이다.
나물은 그 식재료와 조리 방법이 다양해 사전에서 ‘나물’자가 들어가는 단어를 검색해 보면 무려 250여 가지에 이른다. 특히 초봄에 나는 어린 풀은 어느 것이나 뜯어먹어도 약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나물은 영양적으로도 뛰어나 건강에 도움을 준다.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기 이전 지금의 중장년층 여자들은 봄이 되면 들판에 널려있던 쑥과 냉이, 질경이며 고사리, 두릅 등을 캐기 위해 산으로 들로 가던 기억이 있다. 어느 일본인 작가는 일본여성들도 산채 요리를 잘하지만 산채에 관한 한 한국 여성 쪽이 훨씬 더 민감하고 먹을 수 있는 들나물을 식별하는 능력을 아직도 어머니에서 딸로 전승해 내려가는 환경과 습관을 유지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고 말한다. 한국 사람들은 새싹이 움트고 꽃이 피는 봄이 오면 산뜻한 맛과 싱그러운 향기, 아름다운 색깔로 잘 조화를 이룬 음식을 만들어 먹기를 위하여 노력한다. 이와 같은 식생활상 요구를 반영하여 사람들은 이른 봄에 심어 가꾸는 남새들이 나기 전에 산과 들에 싹트고 자라나는 쑥, 냉이, 달래와 같은 나물을 즐겨먹어 왔다. 산이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한국에는 산과 들에 지천으로 널려 있던 산채와 들채를 어느 민족보다 즐겨 먹어 왔고 또 그 활용 방법도 다양하다. 나물과 관련한 글과 노래도 많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전원사시가>중 봄 부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어젯밤 좋은 비로 산채가 살졌으니 광주리 옆에 끼고 산중을 들어가니 주먹 같은 고사리요 향기로운 곰취로다 빛 좋은 고비 나물 맛 좋은 어아리다 도라지 굵은 것과 삽주순 연한 것을 낱낱이 캐어내어 국 끓이고 나물 무쳐 취한 쌈 입에 넣고 국 한 번 마시나니 입 안의 맑은 향기 삼키기 아깝도다.”

또 정철은, “쓴 나물 데운 물이 고기도곤 맛이 있도다”라 했고 윤선도는, “보리밥 풋나물을 알맞추 먹은 후에/ 바위 끝 물가에 슬카지 노니노라/ 그남은 여남은 일이야 부럴 줄이 있으랴” 고 노래했다. 한석봉은 “집 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온다/ 아히야 박주 산챌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고 했다. 이렇게 예전 글들을 보면 나물은 우리 민족의 청렴하고 소박한 삶을 상징을 하고 있는 정감어린 음식이다. 이런 나물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왕도 즐겼다고 한다.
예로부터 입춘에는 특히 다섯 가지의 자극성이 강한 나물인 ‘오신채’를 즐겨먹었다. 오신채는 다섯 가지 싱싱한 나물을 눈 밑에서 캐내 파, 마늘, 고추장, 생강, 겨자 등 양념에 무쳐먹는 것이다. 오신채는 시대와 지방에 따라 나물의 종류가 달랐지만 다음 여덟 가지 나물 가운데 노랗고 붉고 파랗고 검고 하얀색이 나는 다섯 가지를 골라 버무린 것이다. 파, 마늘, 움파, 달래, 평지, 부추, 무릇, 미나리의 새로 돋아난 싹이나 새순 등이 주로 이용됐다.
오신채는 노란색을 한복판에 무쳐놓고 동서남북에 청적흑백의 나물을 배치해 내는데 여기에는 임금을 중심으로 해 사색당쟁을 초월하라는 정치화합의 의미가 부여되어 있다고도 한다. 이에 임금이 오신채를 진상 받아 중신과 나누어 먹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궁중에서뿐 아니라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도 오신채를 통해 가족의 화목을 상징적으로 보완하고 사람으로서 갖추어야할 다섯 도리인 인, 의, 예, 지, 신을 증진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곤 했다 한다. 또한 다섯 가지 맵고 쓰고 쏘는 오신채를 먹음으로써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다섯 가지의 괴로움을 참으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나물 중 특히 도라지, 시금치, 고사리를 3색 나물이라고 하는데, 이는 명절이나 제사상에 자주 올려 진다. 정월대보름날 먹는 9가지 나물은 고사리, 도라지, 취나물, 가지오가리, 호박오가리, 고구마줄기, 무청 시래기, 콩나물이다.
육류가 부족하던 시절, 나물은 청렴한 생활을 상징하는 동시에 굶주림을 상징하기도 했다.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서민들은 나물을 뜯어 약간의 곡류와 함께 나물죽을 만들어 먹었다.
정약용은 백성들이 흉년에 쑥을 캐러 산에 올라가는 것을 보고 쓴 ‘다북쑥을 캐다’라는 가슴이 아픈 시를 남기기도 했다. 나물은 이처럼 누구에게는 입맛을 돋우는 향기로운 음식이자, 누구에게는 청렴함의 상징이며 또 누구에게는 가슴 아픈 굶주림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러나 영양부족보다 오히려 영양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인에게 있어 나물요리는 이제 가장 권장할만한 건강식으로 꼽히고 있다.

에너지(kcal)58.0탄수화물 (g)4.4지방 (g)   3.5단백질 (g)2.9비타민비타민 A (μg RE)433.3비타민 C (㎎)43.8비타민 B1(㎎)0.1비타민 B2(㎎)0.25나이아신 (㎎)0.5무기질칼슘(㎎)58.3인 (㎎)40.5나트륨(㎎)548.5칼륨 (㎎)391.9철분(㎎)2.2나물은 성인병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가장 좋은 건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나물에는 여러 가지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최근 암예방물질로 분류되는 파이토케미칼 성분들이 바로 이 채소류를 이용한 나물에 풍부하게 들어 있어 한국음식 중 가장 건강한 음식으로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음식이다. 특히 한국의 자생 식물중에는 파이토케미칼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또한 나물을 먹으면 현대인에게 부족한 식물성 섬유소를 다량 섭취할 수 있다. 식물성 섬유소는 변비에도 효과를 주므로 콜레스테롤을 낮추어주고 성인병예방 등에 좋다. 나물은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으로 봄나물은 겨울의 비타민 결핍을 보충해 주는 효과도 있었다.
시금치나물의 경우, 유력한 암 예방제로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녹황색 채소이다. 비타민과 무기질의 좋은 공급원이며, 암과 동맥경화에 좋은 비타민 A, 피부와 모발을 건강하게 하고 암예방에 좋은 비타민 C가 풍부하다. 세포간의 영양의 균형을 이루어 몸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칼륨과 나트륨도 함유되어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줄 뿐 아니라 섬유질이 풍부하여 대장건강에도 유익하다. 한때 시금치를 먹으면 결석이 생긴다는 오해가 있었는데, 이는 하루에 시금치를 500g 이상 먹었을 때 이므로, 나물 반찬 정도로 먹을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나물을 할 때 데칠 경우 결석을 유발하는 수산이 많이 제거되고, 또한 나물을 무칠 때 사용하는 참깨에 리신이 결석 방지에 효과가 있다. 나물을 무칠 때 참깨와 참기름을 넣으면 시금치에 부족한 단백질과 지방보충은 물론 결석을 예방할 수 있다.
나물의 재료로 사용되는 도라지에는 종류에 따라 다소 함량이 다르지만, 도라지의 쌉쌀한 맛 성분인 사포닌이 있다. 사포닌은 꽃이 필 때 특히 많아지며, 기관지 점막 분비작용을 도와 가래와 담을 삭히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는 약용작용을 가지고 있다.

③ 도토리묵

도토리묵은 도토리녹말을 물에 풀어 끓인 다음 굳힌 음식이다. 우리 민족은 석기시대부터 도토리를 식용하여 왔다. 그것은 이 시대의 유적지인 서울 강동구 암사동,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 황해도 봉산군 지탑리 등에서 모두 야생 도토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일찍부터 식용되어온 도토리는 구황 식으로도 각광을 받았다. <고려사>에는 충선왕이 흉년이 들자 백성을 생각하여 반찬의 수를 줄이고 도토리를 맛보았다는 기록이 있다. 도토리는 조선시대로 오면서 한층 더 구황 식으로 중요시되었다. 숙종은 을해년에 심한 흉년이 들자 몸소 도토리 20말을 진휼(흉년)을 당하여 가난한 백성을 도와주기 위하여 보내면서 흉년에는 도토리만한 것이 없다고 하였다 한다. 조선 후기에 쓰인 <산림경제>·<목민심서> 등에도 도토리가 한결같이 구황식품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도토리는 구황식으로 발전해오는 한편, 별식으로도 발전해왔으니 그중의 하나가 도토리묵이다.
도토리가 식량자원으로 이용된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어 신석기시대에 이미 도토리를 사람들이 먹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대 주거지에서 도토리가 발견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974년 서울 암사동에서 발견된 신석기시대 주거지에서 도토리가 20개정도가 나왔다고 한다. 최근까지 농촌·산촌에서는 비상식량으로 도토리를 저장하기도 하였다. 강원도 삼척지방에서는 도토리묵을 밤묵이라고도 하기도 한다.
한편 산속의 열매들은 흉년 때 비상식품으로 매우 중요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도토리와 밤은 대표적인 산 속의 식품이자 구황식품이었다. 충선왕이 흉년 때의 백성들을 생각하여 도토리를 맛보았다는 일화는 도토리가 대표적인 구황식품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달충은 산촌잡영(<동문선> 권11)에서 익은 도토리는 삶아서 밥 대신 한다고 하여 농촌이나 산촌 사람들에게 도토리가 얼마나 중요한 식량인지를 잘 묘사하고 있다. 특히 윤여형의 상율가(<동문서> 권7)는 토지탈점과 중첩된 수탈로 황폐해진 농촌에 홀로 남은 노인들이 차마 몸을 구덩이에 던져 죽을 수 없어 새벽에 마른 밥을 싸가지고 산에 올라 들짐승과 경쟁하며 도토리와 밤을 줍는 참혹한 농촌현실을 묘사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고려시기에 국한된 것은 아니었으니, 흉년으로 풀뿌리와 나무껍질을 먹어야 할 때 산속의 밤과 도토리 등은 시기를 막론하고 더할 나위없는 훌륭한 비상식품이었다.
도토리 열매를 맺는 상수리나무에는 얽힌 이야기가 있다. 조선시대 선조가 임진왜란이 터지는 바람에 북쪽으로 몽진(蒙塵)을 갔는데 당시 북녘에서는 상수리나무를 토리나무라 했다고 한다. 난리 중에 먹을거리가 있을 리 없었다. 임금 일행이 묵게 된 마을 사람들이 황송한 마음에 도토리로 묵을 쑤어서 그쪽 말로 토리묵을 수라상에 올렸다. 배고플 때 먹으니까 맛이 있어서 나중에 난리가 끝난 뒤에도 선조 임금이 옛날 고생을 잊지 않을 겸, “토리묵을 상에 올려라”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토리묵이 수라상에 자주 오르는 귀한 음식이 된 것이다. 수라상에 올린다(上)해서 도토리를 상수리라 했고 세월이 흐르면서 상수리가 됐다는 설이 있다.
도토리묵은 수백만의 사람들이 헐벗고 굶주렸던 한국전쟁 기간 동안 많이 먹었으나, 세월이 흐르며 도토리묵은 빈곤의 상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메밀묵 등의 다른 묵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점차적으로 수요가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사이 도토리묵은 건강식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도토리묵 같은 음식은 원래 가난한 시절의 가난함의 산물이다. 영양가도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시대의 역설’로 지금과 같은 포식시대에는 오히려 웰빙요리가 된 것이다.
도토리로 묵을 해먹으면 수분의 함량이 많고 포만감을 줄뿐만 아니라 반대로 칼로리가 아주 낮아서 최고의 다이어트 음식이 된다.
도토리묵을 만들 때는, 먼저 도토리를 바싹 말려 절구에 찧어 껍질을 까불어 버리고 더운물에 담가 떫은맛이 없어질 때까지 3∼4일 동안 자주 물을 갈아 가며 우려낸다. 그 다음에 곱게 갈아 고운채에 받쳐 앙금을 가라앉혀 도토리녹말을 만든다. 도토리녹말을 물에 풀어 하루 밤 정도 두었다가, 고운채에 걸러 두꺼운 솥에 붓고 충분히 저은 다음 주걱으로 저어가며 끓인다. 색깔이 투명해지면 소금과 식용유를 넣어 고루 저으면서 다시 한 번 끓여 뜸을 들인 다음 적당한 크기의 용기에 쑨 묵을 쏟아 식힌다. 완전히 식으면 묵을 꺼내 껍질을 벗기고 썰어서 양념장을 곁들여 먹는다. 도토리묵은 약간 떫으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나 식욕을 돋운다. 칼로리가 낮아 비만증이 있는 사람에게 아주 적합한 음식이다. 그러나 탄닌 성분이 있으므로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민백>

에너지(kcal)64.0탄수화물 (g)11.3지방 (g)   1.6단백질 (g)2비타민비타민 A (μg RE)224.9비타민 C (㎎)8.1비타민 B1(㎎)0.05비타민 B2(㎎)0.08나이아신 (㎎)0.5무기질칼슘(㎎)40인 (㎎)58.3나트륨(㎎)631.1칼륨 (㎎)197.9철분(㎎)1.1도토리묵은 무공해식품으로 탄닌 성분이 많아 소화가 잘 된다. 탄닌은 도토리를 묵으로 만드는 과정 중 많이 없어지게 되는데, 남아있는 탄닌의 양이 알맞으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동의보감>에는 늘 배가 부글거리고 끓는 사람, 불규칙적으로 또는 식사가 끝나자마자 대변을 보는 사람,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 몸이 자주 붓는 사람은 도토리묵을 먹으면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도토리묵을 먹으면 심한 설사도 멈춘다고 하였는데 이 또한 탄닌 성분 때문이다.
도토리 속에 함유되어 있는 아콘산은 인체 내부의 중금속 및 여러 유해물질을 흡수,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도토리는 장과 위를 강하게 하고 설사를 멎게 하며 강장 효험을 볼 수 있다. 뛰어난 중금속 정화효과가 있으며, 열량이 적으며(100g당 70kcal) 성인병과 비만에 아주 좋은 식품이다. 장과 위를 보호하며 설사를 멈추고 피를 맑게 하는 기능을 하며 도토리묵은 칼로리가 낮고 도토리의 떫은 맛 성분인 탄닌과 폴리페놀이 지방 흡수를 막아 배설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비만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④ 오이선

오이선은 오이에 고기소를 넣어서 삶은 후 식은 장국을 부어 만든 궁중음식이다. 오이선은 소고기, 달걀, 당근으로 장식된 음식으로 아삭아삭한 오이맛과 여러 가지 고명이 함께 어우러진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궁중의 일상식에 자주 등장하는 찬으로 ‘선(膳)’이라는 음식이 있다. 이는 오이나 호박, 가지, 두부, 배추, 생선 등에 고기를 채워 넣거나 섞어서 익힌 것을 말한다. 그 중 오이선은 상쾌한 향기와 푸른 빛이 청량감을 주므로 여름 음식으로 환영받았다.
오이선은 손님을 초대했을 때 전채로 내기에 알맞은 음식이다. 선(膳)은 한국의 전통요리로서 주재료인 채소에 칼집을 내어 쇠고기나 버섯으로 소를 넣고 육수를 부어 익혀낸 음식이다. 찜과 같은 방법으로 조리하되, 주재료가 육류·해산물 등의 동물성 식품인 찜 요리와 달리, 가지·오이·호박·배추 등 식물성 식품을 주재료로 한다는 차이점이 있으나 선 요리 중에 동물성 식품을 주재료로 한 것이 있고, 찜 요리에도 식물성 식품을 주재료로 한 것이 있어 그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옛날 책에 나오는 오이선의 다른 방법은 오이소박이처럼 토막 내어 열십자로 칼집을 넣어 양념한 고기소를 채워 넣고 국물을 부어 익힌다. 지금은 오이를 익혀서 먹는 일이 거의 없지만 예전에는 오이를 넣은 고추장찌개나 지짐이, 찜을 많이 해 먹었다. 오이를 찌개에 넣으면 국물이 시원하고 오이 살이 무르지 않아서 좋다.
오이는 3,000년 전 재배되기 시작했는데, 인도 북서부가 원산지이며 기원전 200년경 중국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경로는 확실하지 않으나 오래전부터 재배됐음은 사실이다. 특히 오이선은 오이와 돼지등심, 버섯이 화음을 이룬 가운데 새콤한 소스 맛이 자칫 잃어버린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데 제격이다.
오이선은 원래 오이소박이처럼 칼집을 넣고, 그 속에 고기소를 넣어 장국에 끓인 것이었는데, 뭉근하게 익혀진 맛보다 산뜻한 맛으로 먹기 위해 그 조리법이 변형되기도 한다. ‘오이선’은 만드는 데 공이 많이 들지만 보기도 좋고 맛도 상큼하여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이를 길게 갈라서 비늘처럼 칼집을 넣어 소금물에 절였다가 짜서 볶아 식힌다. 칼집 사이에 볶은 고기와 지단을 채우고 달콤한 식촛 물을 끼얹는 형태이다.

에너지(kcal)71.5탄수화물 (g)3지방 (g)   7단백질 (g)3.5비타민비타민 A (μg RE)49.35비타민 C (㎎)2.8비타민 B1(㎎)0.05비타민 B2(㎎)0.2나이아신 (㎎)1.9무기질칼슘(㎎)73.1인 (㎎)116.8나트륨(㎎)48.6칼륨 (㎎)149.4철분(㎎)1.3오이의 특징은 시원한 맛과 풍부한 수분이다. 오이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옛부터 이뇨제로 사용하여 왔으며, 체내의 노폐물이나 중금속을 배설시켜주는 작용을 함으로써 몸이 가벼워지고 개운해지는 느낌을 준다. 오이에는 비타민 A, C가 풍부하다. 일반 반찬류로 자주 식탁에 오르는 오이는 일반적으로 영양소가 적으나 약리적 이용가치는 높다. 오이는 산화효소 성분인 아스코르비나제에 의해 파괴되기 쉬운 비타민 C가 26% 정도 함유돼 있다. 아스코르비나제는 산에 약하므로 미리 식초를 뿌려 비타민 C 파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설탕, 포도당, 과당, 약간의 만니톨이 함유되어 있으며, 머리부분에는 항종양 작용을 하는 쓴맛의 쿠쿠르비타신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다. 
오이선은 비타민이 풍부한 오이의 주재료에 고기볶음과 표고버섯,  달걀지단 등을 섞어서 만들게 되면 필수 아미노산이 보충되어서 단백질의 영양가가 높아짐으로써 오이만 섭취하는 것보다 영양적으로 더 효과적인 음식이 된다.

⑤ 잡채

채소·버섯·고기 등을 볶아서 삶은 당면과 함께 무친 음식. 숙채의 하나이다.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 수록된 잡채는 오이·무·표고버섯·석이버섯·송이버섯·숙주나물·도라지·거여목·건박·호박고지·미나리·파·두릅·고사리·시금치·동아·가지·생치(生雉) 등을 각각 채 썰어 볶아서 담고 그 위에 즙액을 뿌리고 다시 천초·후추·생강가루를 뿌린 것이다.
여기의 즙액이란 생치를 삶은 국물에 된장 거른 것을 섞고, 여기에다 밀가루를 풀어 끓여서 걸쭉하게 만든 것이다. 지금의 잡채와는 달리 즙액을 뿌렸고, 당면을 넣은 흔적이 없다. 근래에 겨울 요리의 하나로 잡채를 만들 때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를 채 썰어 각각 볶아 만들 때 함께 섞어서 겨자즙에 무쳐 더운 요리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 요즈음의 잡채는 당면을 많이 쓰고 있지만 당면을 많이 넣는 것이 잡채의 원래 모습은 아니다. 잡채는 버섯을 많이 쓰고 당면을 조금 쓰는 것이 맛이 좋다.
한국인의 잔칫상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이 잡채다. 생일잔치, 결혼식피로연, 환갑잔치 때도 잡채가 나온다. 그만큼 잡채는 화려하고도 품격 있는 음식이었다. 잡채(雜菜)의 ‘잡(雜)’은 ‘섞다’는 뜻이고 ‘채(菜)’는 나물이나 채소 등을 뜻하는 것으로 이름 그대로 나물을 섞어 만든 음식으로, 당면을 투명하게 삶아 건져 시금치, 당근, 버섯, 고기, 양파 등을 넣고 따끈하게 무쳐내는 잡채는 언제 먹어도 맛있는 우리 별식 중 한 가지이다.
잡채(雜菜)는 17세기 조선시대의 광해군 집정 시기에 궁중연회에서 선보인 것이 처음으로 전해진다. ‘광해군일기’에는 한효순의 집에서는 사삼으로 밀병을 만들었고 이충은 채소에 다른 맛을 가미했는데 그 맛이 희한하였다. 라고 적고 있다 또 “이충은 진기한 음식을 만들어 사사로이 궁중에도 바치곤 했는데 임금은 식사 때마다 이충의 집에서 만들어 오는 음식을 기다렸다가 수저를 들고는 했다.”라는 기록도 있다. 이충은 광해군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인물로 그 총애의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잡채’였다. 그렇지만 예전의 잡채는 현재와는 달리 당면이 빠진 형태였다.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기록된 정조 대왕에게 올린 잡채, 그리고 <음식디미방>(1670)에 이어 1924년 출간된 <조선쌍무신식요리제법>의 잡채도 각종 채소와 해삼, 전복 등을 채로 썰어 겨자장이나 초장을 찍어먹는 형태로 전해진다. 하지만 잡채가  본격적으로 상품화된 것은 1912년 평양에다 일본인이 중국인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당면 공장을 세워 대량생산을 하고부터이다. 이후 지금과 같은 형태의 당면을 넣은 잡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그저 당면에 채소를 넣은 잡채뿐 아니라 나물잡채, 풋고추잡채, 콩나물잡채, 중국식 부추잡채와 꽃빵, 청포묵잡채, 모듬잡채, 우엉잡채, 쇠고기 굴소스 잡채, 취나물잡채, 부추잡채, 표고버섯잡채, 감자 풋고추잡채, 해물잡채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
잡채를 많이 만들 경우 당면을 삶아서 쓰면, 오래 두는 동안에 불어서 좋지 않으므로 당면을 삶지 않고 뜨거운 물에 담가서 불렸다가 볶아서 쓰기도 한다. 각각의 재료를 볶을 때 기름을 많이 쓰게 되므로 전체로 무칠 때는 기름을 넣지 않아도 된다.  잡채를 검게 무쳐서 먹음직스럽게 하려면 진간장을 넣어서 물을 들이고, 하얗게 하여 깨끗하게 하려면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에너지(kcal)171.0탄수화물 (g)27.8지방 (g)   4.7단백질 (g)5비타민비타민 A (μg RE)218.6비타민 C (㎎)11.7비타민 B1(㎎)0.09비타민 B2(㎎)0.13나이아신 (㎎)1.7무기질칼슘(㎎)37.9인 (㎎)73.8나트륨(㎎)767.4칼륨 (㎎)246.4철분(㎎)2.0잡채는 당면과 더불어 다양한 채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잡채의 재료로 들어가는 채소 중 하나인 시금치는 다양한 영양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당근은 잡채의 색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재료이기도 하지만, 비타민 A의 좋은 급원이 된다. 당근의 주황색 색소인 베타캐로틴은 항산화 기능을 한다. 양파는 많은 양의 플라보이드류를 함유하고 있어 섬유소의 함량이 풍부하여 장의 운동을 좋게 하여, 변비를 예방하고, 양파의 매콤한 성분인 ‘알린’이라는 휘발성 성분이 위와 장 점막을 자극해 소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 그 외 다양한 버섯류와 고기류가 들어가고 당질 식품인 당면이 들어가면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5대 영양소가  다 들어 있는 영양균형식이 된다. 그래서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⑥ 탕평채

탕평채는 녹두묵에 고기볶음·미나리·김 등을 섞어 만든 묵무침으로 청포묵 무침이라고도 한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탕평채라는 음식명은 조선왕조 중엽에 탕평책의 경륜을 펴는 자리에서 청포에 채소를 섞어 무친 음식이 나왔으므로 탕평채라고 하였다. 녹두묵은 매끈한 감촉이 있어 주안상에 꼭 오르는 음식이다.
우리 옷의 옷고름처럼 조화와 화합을 중시하는 특징은 우리 음식에도 적용된다. 우리 음식의 전통은 음식 재료들을 하나하나 개별화하고 각각의 음식 맛을 따로 맛보도록 하는 서양의 요리 코드, 일명 코스 요리와는 정반대이다. 제각기 다른 색채와 모양 그리고 맛들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우리 음식의 전통이다. 밥과 반찬(또는 국)이라는 주식과 부식의 어우러짐이 그렇고, ‘약식동원’이라 해서 건강과 영양의 조화를 맞추려는 것이 그렇다.
이처럼 조화와 화합을 중시하는 음식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탕평채이다. 탕평채는 조선조 영조 때 당파의 폐단을 없애는 탕평책을 논하는 자리의 음식상에 처음 올랐다는데서 비롯된 명칭이다. 오색 빛깔과 맛, 여러 가지 재료가 어우러져 어디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뜻에서 유래된 음식이기도 하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 없이 고르다는 뜻을 지닌 탕탕평평(蕩蕩平平)이란 말에서 유래한 탕평채(蕩平菜)는 청포묵, 볶은 고기, 미나리, 김이 들어간 묵무침이다.
여기에 들어간 네 가지 주재료는 각기 구별되는 다른 색인데, 청포묵은 녹두로 만들어서 푸르스름한 하얀색이고, 볶은 고기는 붉은색이며 미나리는 푸른색, 김은 검은색이다. 이것이 서인, 남인, 동인, 북인을 대표하는 색이라고 하는데, 당시 서인이 집권하던 시기라서 주재료를 흰색인 청포묵을 썼다고 한다.
조선의 21대 임금인 영조는 무수리의 아들로 태어나 당쟁에 휩쓸리면서 노론 덕에 왕으로 올랐는데 1724년 장희빈의 아들 경종이 독살 당하자 소론이 영조의 짓이라고 정통성에 시비를 걸게 된다. 급기야 영조는 소론과 가까웠던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이는 극단적인 조치를 감행하면서까지 당파싸움을 바로 잡으려 했다. ‘탕평’이란 서경(書經) 홍범조(洪範條)에 나오는 ‘왕도탕탕 왕도평평(王道蕩蕩 王道平平)’에서 나온 말로 왕은 자기와 가깝다고 쓰고 멀다고 쓰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재등용원칙으로 영조는 이를 정책으로 삼았는데 이를 ‘탕평책’이라 하였고 이를 연구하던 선비들에게 음식을 내렸는데 이것이 청포묵 무침이었던 ‘탕평채’인 것이다.
만드는 법은 먼저 녹두묵을 얇고 가늘게 채 썰고, 숙주는 삶아 물기를 짜놓고, 미나리는 소금에 절였다가 헹구어 꼭 짜서 새파랗게 볶아놓고, 고기도 가늘게 채 썰어 갖은 양념을 하여 볶아놓고, 계란은 얇게 황백으로 나누어 지단을 부쳐 가늘게 채 썰고, 김은 구워서 부수어 놓는다. 큰 그릇에 숙주와 고기 볶은 것, 미나리, 파, 마늘 다진 것, 깨소금, 기름, 실고추를 넣고 간을 맞추어 잘 섞은 뒤에 묵과 김을 넣고 초와 설탕으로 간을 맞추어 접시에 담는다. 지단과 실백을 얹어 상에 내놓는다. 봄·가을철에 입맛을 돋우어 주는 음식으로, 진달래화전·화면·진달래화채·향애단(쑥경단)과 함께 삼짇날의 절식이기도 하다.
에너지(kcal)72.0탄수화물 (g)9.6지방 (g)   2.3단백질 (g)3.7비타민비타민 A (μg RE)148.8비타민 C (㎎)6.6비타민 B1(㎎)0.05비타민 B2(㎎)0.06나이아신 (㎎)1.1무기질칼슘(㎎)32.2인 (㎎)82.3나트륨(㎎)811.7칼륨 (㎎)207철분(㎎)1.1녹두는 주성분이 전분(55%)이고, 단백질(21%)과 지방(1%)인데, 단백질을 구성하는 호이신, 라이신, 발린 등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또한 지방 함량이 매우 낮으며,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녹두묵은 해독작용이 탁월하여 간 또는 신장에 축적된 해로운 물질을 배설 및 해독시키며 피로를 회복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녹두에는 철분과 카로틴이 많이 있다. 이와 같은 성분들은 어린이들의 성장발육을 빠르게 하며 몸 안에서 피를 만드는데 작용한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로가 와서 몸 안에 피로물질이 쌓였을 때 녹두 달인 물을 마시면 피로가 금방 풀린다. 녹두묵은 수분이 70%를 차지하고, 지방은 거의 없는 데다 전분질이 25%여서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 된다. 맑고 고운 색을 지니고 있어 양념에 무쳐 먹어야 산뜻한데, 특히 미나리나 고기볶음, 김 등을 섞으면 비타민과 단백질이 자연스럽게 보완된다. 탕평채를 만들 때 양념으로 들어가는 소량의 후추, 참깨, 참기름, 마늘 등도 몸에 좋은 효과를 가진다.


⑦ 해파리냉채

조선중기의 저서인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는 자해파리변증설(鮓海玻璃辨證說)에서는 “우리의 호서·호남 동서 12곳 북의 바다에는 지방명으로 해파리라는 것이 있는데 모양이 물거품 같고 파도 위를 떠다닌다.……”라 하였다.
<전어지 佃魚志>에는 수모(水母)를 ‘물알’이라 하고, 설명하면서 바닷사람들이 ‘파리〔海蠅魚〕’라 한다고 하였으니 과거로부터 존재하였으나 음식형태로는 고조리서에 보이지 않는다. 오늘날에는 식용 해파리가 있어 흔히 해파리냉채를 만들어 먹는다.
아시아에서 해파리는 식용으로 쓰이며, 한국에서는 주로 ‘해파리냉채’로 먹는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에서는 해파리를 요리 재료로  이용해 왔으며, 미식가들은 해파리의 꼬들꼬들한 맛 때문에 해파리냉채를 즐겨 찾는다. 그러나 모든 해파리가 다 요리로 쓰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식용 해파리는 한국·중국·일본 연안에서 잡히며, 중국요리에 특히 많이 쓰인다. 해파리의 날것은 함수량이 98%이며, 이것을 말리거나 염장하여 사용한다. 해파리냉채는 손님상에 꼭 올라가는 메뉴이다. 하지만 만들기에는 공이 무척 들어가는데 접시에 예쁘게 빙 돌려 담으면 정말 근사하게 보인다.
이름만으로도 특별한 요리처럼 보이는 해파리냉채는 그 새콤한 맛과 산뜻하게 씹히는 감촉 때문에 귀한 손님을 맞을 때 내는 최고급 요리의 품격을 갖추고 있다. 해파리라는 주재료 때문이기도 하지만 곁들여 담는 온갖 채소들을 솜씨를 다하여 길고 가늘게 써는 조리 솜씨도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중국 음식과는 다르게 해파리를 우리의 전통 양념인 겨자장과 여러 가지 채소 등과 무쳐 내어 우리의 새로운 전채 음식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에너지(kcal)136.0탄수화물 (g)8.7지방 (g)   6.3단백질 (g)11.1비타민비타민 A (μg RE)319.8비타민 C (㎎)7.2비타민 B1(㎎)0.19비타민 B2(㎎)0.26나이아신 (㎎)2.8무기질칼슘(㎎)62.6인 (㎎)218.3나트륨(㎎)422.6칼륨 (㎎)382.5철분(㎎)3.7
해파리의 가장 큰 장점은 칼로리(100g 당 32 kcal)가 거의 없으면서 먹는 즐거움을 주는 다이어트 식품이 될 수 있다. 지방과 당분도 거의 들어 있지 않아 다이어트 식품이 될 수 있다. 해파리는 변비증을 자연스럽게 해소시켜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얼굴에 기미가 끼거나 피부가 거칠어 화장을 잘 안 받는다 등은 변비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해파리는 비만과 미용에 탁월한 힘을 가지고 있는 식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파리가 가지고 있는 미끈한 뮤신 이라는 성분이 있다. 뮤신은 단백질과 당질이 결합한 것인데 콘드로이틴이라는 물질이 주성분으로 되어있다. 콘드로이틴이 강장성분을 가지고 있어 피부, 연골, 혈관, 점액 등에 함유되는 성분이며, 신체 조직 중 수분을 유지하는 작용이 있어 피부나 혈관, 내장 등에 윤기를 주게 된다. 새콤달콤하게 무친 해파리는 입맛도 좋게 해주며, 만성 소화불량증에도 좋고 고혈압환자, 비만환자에게 좋은 음식이다.


9) 조림

① 갈치조림

<자산어보>에 군대어라 하고 속명을 갈치어(葛峙魚)라고 하였다. 또는 칼치·도어(刀魚)라고도 한다. 갈치란 이름은 형태가 칼과 같이 생긴 데에서 유래된 것으로, 정문기(鄭文基)는 신라시대에는 ‘칼’을 ‘갈’이라고 불렀으므로, 옛 신라 지역에서는 지금도 갈치라 부르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칼치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난호어목지>와 <임원십육지>에서는 가늘고 길어 칡의 넌출과 같으므로 갈치(葛侈)라 한다고 하였으나, 갈(葛)자는 차자(借字)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갈치는 굶주리면 제 꼬리를 뜯어먹으며 같은 종의 꼬리를 잘라먹는 습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여러 곳에서 잡히며, 특히 서남해에서 많이 잡힌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경기도와 충청도에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충청도·강원도·경상도·전라도 지방에서 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갈치는 옛날부터 많이 잡히는 다획성 대중어로 우리 민족이 즐겨 먹어온 바닷물고기이다. <난호어목지>에서도 갈치는 염건하여 서울로 보내는데, 맛이 좋을 뿐 아니라 값이 싸다고 하였다. <한국수산지>에 의하면 모심기를 할 때 가장 많이 소비된다고 한다. 생선을 그대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먹기도 하였으나, 주로 구이나 조림으로 먹는데, 경상도 지방에서는 국을 끓이기도 한다.
갈치는 살이 희고 부드러우며 감칠맛이 있는데 너무 큰 것보다는 중간 크기로 새벽과 아침녘에 잡힌 것이 맛이 있고 4~5월에 난소가 숙성되어 지질이 많은 것이 맛이 더욱 좋다.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 아미노산, 무기질, 비타민 등이 반드시 필요한데 갈치는 이러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어 오장의 기운을 돋우어 준다. 특히 위장을 따뜻하게 하여 소화력을 촉진하고 식욕을 증가시킨다. 다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칼슘에 비해 인산의 함량이 많은 신선한 식품이므로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갈치는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당히 들어 있어 영양의 흡수력이 증가하여 갈치를 먹으면 기운이 난다. 갈치에 들어 있는 EHA와 DHA가 혈전생성을 막아주고 머리가 좋아지게 한다. 얼굴이 고와지고 피부도 윤택해 진다.
갈치조림은 조림반찬 중에서 서민으로부터 가장 많이 사랑 받는 음식이었지만 요즘에는 '금갈치'라 불릴 정도로 갈치 가격이 많이 올라서 예전만큼 자주 먹을 기회가 줄어들게 되었다. 제대로 된 갈치조림 맛을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첫째 싱싱한 갈치를 사용해야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법이다. 수입이 아닌 국산 갈치로 만들어 비린내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그 살이 탱탱하고 담백해 어느새 밥 한 공기는 금방 해치우고 만다. 또한 구수하고 칼칼한 맛의 묵은 지와 말캉한 무, 간이 배인 감자는 갈치조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재료이다.
그러나 갈치 요리를 먹는 데에는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 어느 생선이나 가시를 미리 발라내고 요리하지 않는 경우는 마찬가지겠지만 갈치는 특히 가시가 가늘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어릴 때부터 패스트푸드나 서양 음식에 길들여져서 젓가락 놀림이 갈수록 서툴러지는 요즘 사람들은 도무지 생선가시를 발라낼 줄 모른다. 병어, 전어, 준치 같이 잔가시 많은 생선은 아예 손도 대지 않는다. 통통한 갈치구이나 겨우 한두 번 집적거려 볼까. 그것도 어설픈 젓가락질로 가운데 살집 부분이나 몇 번 헤집어 떼어 먹으면 그만이다. 갈치살은 부스러져 밥숟갈에 놓일 때는 정작 몇 조각 되지 않는다.
어르신들의 생선 발라내는 솜씨는 예술이다. 접시 위 갈치구이가 순식간에 뼈만 추려져 나온다. 뼈는 겨울나무 가지처럼 가지런하다. 가느다란 부채 살조차 조금도 부러지거나 부스러지지 않는다. 살집은 각설탕처럼 네모 반듯반듯하게 떨어진다.
어르신들은 어떻게 갈치 가시를 발라낼까. 먼저 젓가락으로 갈치의 양쪽 가장자리 부분을 조심스럽게 죽 떼어낸다. 그러려면 갈치 양쪽 갓길 선을 따라 젓가락으로 홈을 내야 한다. 어르신들은 그걸 너무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해낸다. 잘라낸 양쪽 잔가시 부스러기는 한쪽에 가지런히 놔둔다.
이번엔 몸통만 남은 갈치의 줄기 뼈와 살을 분리한다. 토막 난 두꺼운 쪽 단면의 위쪽 살판과 뼈 사이를 젓가락 끝으로 살짝살짝 들춰 틈을 내는 게 열쇠다. 일단 틈새가 벌어지면, 한쪽 젓가락을 그 사이에 넣어 주르륵 뒤쪽 끝까지 통과시키면 위쪽 살판이 온전하게 분리된다. 아래 살판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 위아래 살판과 가운데 줄기 뼈가 완전 세 부분으로 분리된 것이다.
통통한 살집을 직사각형으로 길쭉길쭉하게 떼어 먹는 맛이 그만이다. 살집을 다 먹은 뒤엔, 맨 처음 떼어낸 잔가시 무더기를 조금씩 입에 넣어 혀로 살살 굴려가며 발라먹고 뱉는다. 약간 우러나오는 갈치 살 즙과 잔가시에 붙은 여린 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어르신들은 추려낸 줄기 뼈에 붙은 살도 능숙한 혀 놀림으로 싹싹 발라먹는다. 역시 갈치는 옛 어르신들이 가시 발라 먹던 것처럼 살살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서울 남대문시장 숭례문수입상가 입구에 들어서면 매콤하고 짭조름한 냄새가 난다. 갈치조림 골목 냄새다.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칼칼하게 조린 갈치국물, 매운맛과 달착지근한 맛이 깊게 어우러진 조린 무, 살강살강 깨물어지는 고소한 갈치 살, 매콤한 국물에 비벼 먹는 밥맛…. 골목은 늘 만원이다.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의 입맛 다시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남대문시장 골목에는 갈치조림식당이 10여 군데 있다. 길게는 40여 년에서부터 짧게는 20여 년까지 됐다.
에너지(kcal)139.0탄수화물 (g)7.1지방 (g)   5.5단백질 (g)14.1비타민비타민 A (μg RE)67비타민 C (㎎)12.6비타민 B1(㎎)0.11비타민 B2(㎎)0.1나이아신 (㎎)2.7무기질칼슘(㎎)28.3인 (㎎)165.6나트륨(㎎)574.1칼륨 (㎎)373.6철분(㎎)1.0갈치에는 단백질과 지방, 당질, 회분을 비롯하여 칼슘, 인, 철분, 나트륨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고, 라이신, 페닐알라닌, 메티오닌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라이신 함량이 높아 성장기 어린이 발육에 좋다. 글루탐산, 숙신과 같은 유기산은 감칠맛의 성분이 되어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갈치조림은 소화기가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영양식으로 적당하다. 칼슘, 인, 나트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여 골다공증의 예방에 좋으며 특히 고도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 함량이 높아 기억력 증진에 효과적이다. 그리고 기혈의 순환을 함으로써 피부를 매끄럽게 하는 성분이 있으며, 지혈과 해독작용에도 도움이 된다. 갈치를 고를 때 은백색의 광택이 나고 흠집이 없으며 탄력이 없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갈치를 감싸고 있는 은백색 성분의 구아닌은 소화도 안 되며, 영양가치가 없으므로, 조리할 때 깨끗이 긁어 내고 조리해야 할 것이다. 무의 껍질에 소화효소와 비타민 C가 많아서 껍질 채 요리하는 것이 갈치조림의 영양가를 높여주며, 갈치조림의 고춧가루와 마늘은 향신료의 역할로 비린내를 없애주기도 하지만 항암작용과 강한 살균작용을 하고 위액 분비의 촉진으로 인해 식욕을 증진시켜서 혈액 순환을 촉진시킨다.

② 고등어조림

옛 문헌을 보면 고등어는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어류학서인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는 등에 있는 푸른 무늬 때문에 고등어를 '벽문어(碧紋魚)'라 하였으며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서는 옛 칼의 모양을 닮았다 하여 '고도어(古刀魚)'라 하였다.
우리 민족이 고등어를 어획하여 이용한 역사는 깊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황해도·함경도 지방의 토산으로 기록되어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경상도·전라도·강원도·함경도 지방의 토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영조 때 편찬된 읍지에도 함경도·강원도·경상도·전라도에서 잡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자산어보>에는 “길이가 두 자 가량이며 몸이 둥글다. 비늘은 매우 잘고 등에는 푸른 무늬가 있다. 맛은 달고 시고 탁하다. 국을 끓이거나 젓을 담글 수는 있어도 회나 어포는 할 수 없다. 추자도 부근에서는 5월부터 잡히기 시작하여 7월에 자취를 감추며 8, 9월에 다시 나타난다. 흑산도 연해에서는 6월부터 잡히기 시작하여 9월에 자취를 감춘다. 밝은 것을 좋아하는 성질이므로 불을 밝혀 밤에 잡는다. 1750년부터 성하기 시작하였다가 1806년 이후 해마다 줄어들어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요즈음 영남의 바다에 새로이 나타났다고 들었는데 그 이치를 알 수 없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동해의 주요 어장은 방어진·구룡포 등지이고, 서해는 흑산도·안흥·용호도·철산군 원도 근해 등이다. 남해는 제주도·청산도·거문도 근해 등이다. 고등어는 조선시대부터 많이 소비되었으며, 소금 등을 타서 염장한 것이 각 처에서 판매되었다고 한다.또, 허균이 쓴 <도문대작>에는 “고등어는 동해에 있는데 그 창자 젓이 가장 좋다.” 라고 기록되어 있고, <공선정례>에도 고도어장장해(古刀魚腸臟醢)가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창자도 가공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에는 날 것 또는 염건한 자반을 굽거나 조려서 먹는다.
우리나라 전 연근해에 서식하는 고등어는 2~3월경 제주도 근처로 몰려와 차차 북으로 이동하다 가을이 되면 따뜻한 물을 따라 월동을 위해 남쪽으로 돌아간다. 고등어는 가을과 겨울에 잡히는 것이 맛이 좋은데, 이는 산란을 마치는 6월부터 월동준비를 위해 먹이를 닥치는 대로 먹어 가을과 겨울이 되면 체내 지방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게 축적되기 때문이다. 고등어는 그 힘 센 몸으로 닥치는 대로 먹이를 먹는다고 한다. 겨울 월동 철을 앞두고는 더욱 먹이 활동이 활발해서 영양소를 몸에 지방 형태로 축적하는데 이것이 가을 고등어의 맛을 기름지게 한다. 특히 오징어와 갑각류를 많이 먹어서 더 맛이 좋다고들 한다. 옛날부터 고등어는 “바다의 보리”라 불리어 왔다. 이것은 보리와 맞먹을 정도의 영양가가 있고 또 맛이 있음을 옛날 사람들이 표현한 말이다. 서민에게 고등어는 값이 싸고 친근한 생선이다.
조림요리는 반상차림에 일상적으로 올려 지는 찬품으로, 궁중에서는 조리개라 하였다. 고등어조림과 같은 생선조림을 할 때는 간장 양념장을 생선살 위로 끼얹으면서 조린다. 특히 붉은살 생선의 경우는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넣어 자극성 있게 하고 또한 비린내를 가시게 한다. 이러한 조림 요리의 특징은 물과 조림장을 재료에 넣어 푹 끓여서 조림 재료의 결체 조직을 연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고등어를 직화구이를 할 경우, 자칫 불에 그을려 재료가 타게 되면, 벤조파이렌 성분과 같은 발암물질이 형성될 수 있는데, 조림의 경우는 이의 염려가 적어지게 된다. 간장, 마늘, 고춧가루, 고추장, 각종 채소류와 함께 조려 조리를 한 경우, 맛을 더할 뿐 아리나, 최근 부각되는 기능성 소재가 될 수 있는 성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고등어의 이름에 얽혀있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일본어로 고등어를 사바(さば,鯖)라 하는데, 이 단어를 반복하면 '사바사바'가 된다. 흔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뇌물을 주고 떳떳하지 못하게 뒷구멍으로 일을 처리하거나 아부할 때 사바사바라는 속어를 쓴다.
사바사바의 어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고등어와 관련된 것은 분명하다. 옛날 일본에서 고등어가 귀하던 시절 관청에 일을 부탁하기 위해 고등어 2마리만 선물로 주면 해결되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일제 시대 관공서를 찾던 민간인들이 잘 봐달라는 의미로 고등어 2마리를 촌지로 들이밀곤 했는데, 이렇게 고등어 2마리면 적당히 봐 주는 일이 되풀이되다 보니 고등어 2마리를 일컫는 사바사바가 손을 비빈다는 의미로 자리 잡았다고 하기도 한다. 아무튼 고등어가 그만큼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생선임에는 분명하다.
에너지(kcal)234.0탄수화물 (g)7.9지방 (g)   15단백질 (g)15.7비타민비타민 A (μg RE)140.7비타민 C (㎎)15.1비타민 B1(㎎)0.13비타민 B2(㎎)0.4나이아신 (㎎)6.1무기질칼슘(㎎)43.4인 (㎎)185.8나트륨(㎎)768.1칼륨 (㎎)451.9철분(㎎)1.6
고등어는 지방함량이 15%정도이다. 특히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에는 오메가-3,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데, 이들 물질은 혈관을 보호하고 암세포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고등어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 E가 들어있어, DHA, EPA가 산화되는 것을 박아준다. 꼬리 부근의 껍질과 살코기에는 피부를 아름답게 하고 입안이 자주 허는 사람에게 좋은 비타민 B2가 풍부하며, 붉은 살에는 철분이 풍부하여 빈혈을 예방하고 간 기능을 강화해 준다. 고등어에는 필수아미노산인 히스티닌, 라이신, 글루타민산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이러한 아미노산들이 맛을 내는 주된 성분이다. 고등어조림에 들어가는 무는 생선이 눌어붙는 것을 막을 뿐더러 무가 생선비린내를 가시게 한다. 게다가 무에는 비타민과 소화효소가 많아 고등어의 부족한 영양분을 알맞게 채워준다.

③ 두부조림

두부는 콩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추출하여 무기염류로 응고시킨 식품이다. 두부의 ‘부(腐)’는 썩은 것이란 뜻이 아니고 뇌수(腦髓)처럼 연하고 물렁물렁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포(泡)’라고도 하였다. 두부는 <명물기략 名物紀略>·<재물보 才物譜> 등에는 서기전 2세기경 전한(前漢)의 회남왕(淮南王)이 발명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당나라 말기의 중국문헌에 처음 나타나므로 한대 이후에 만들어졌다는 견해도 있어 중국 기원설은 틀릴 수도 있다는 논지가 제기되는, 식품사학자인 장지현 교수는 두부의 종주국이 한국이라고 주장한다. 
<목은집> 중의 〈대사구두부래향 大舍求豆腐來餉〉이라는 시에 ‘두부’의 명칭이 처음 나오는데, “나물국 오래 먹어 맛을 못 느껴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네. 이 없는 사람 먹기 좋고 늙은 몸 양생에 더없이 알맞다. 물고기 순 채는 남방 월나라 객을 생각나게 하고 양락(羊酪)은 북방 되놈을 생각나게 한다. 이 땅에는 이것이 좋다고 하니 하늘이 알맞게 먹여 준다”는 내용이다. 조선시대에는 두부제조법이 더욱 발달하였다. <세종실록>에는 명나라 황제가 조선에서 온 여인이 각종 식품제조에 뛰어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두부를 잘 만든다고 칭찬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에 두부기술을 전해 준 사람도 조선인 박호인으로, 임진왜란 때 포로로 잡혀가 그 기술을 전수해 주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두부 만드는 솜씨가 뛰어나 중국과 일본에 그 기술을 전해주었다는 옛기록이 있는데 이를 보아 중국이 두부 종주국이라 할지라도 만드는 방식에 있어서는 우리가 더 뛰어났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종실록 16년에 따르면 1434년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박신생이 중국의 천자의 칙서를 세종대왕에게 전달했는데 칙서에는 “조선의 임금이 일전에 보내준 찬모들은 모두 정갈하고 맛깔스럽게 음식을 만드는데 음식 중에서 특히 두부가 정미(情味)하다고 칭찬하였고 다시 찬모 열 명을 뽑아서 두부 만드는 솜씨를 익히게 한 다음 사신 오는 편에 함께 보내달라”고 적혀 있다.
기타 <도문대작 屠門大嚼>·<주방문 酒方文>·<산림경제> 등 많은 문헌에 두부 만드는 법과 종류, 두부요리가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다. 두부는 가공법에 따라 보통두부·순두부·건조두부·자루두부·연두부·얼린두부·튀김두부·압착두부·유바(yuba)·수푸(sufu) 등으로 구분한다. 두부는 생두부로 먹거나 국·찌개· 부침 등의 여러 가지 형태로 조리한다. 찌꺼기인 비지도 발효시켜 비지장을 만들어 먹는다. 두부를 만드는 도중에 순두부를 따끈하게 양념하여 먹기도 한다.
두부는 높은 영양과 저렴한 가격,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이점 덕분에 꾸준히 우리네 밥상에 오르는 찬거리로 사랑받고 있다.
한편 두부는 주로 사찰음식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부는 식물성 단백질 요리여서 절간음식으로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산릉(山陵)을 모시면 반드시 그 곁에는 두부 만드는 절(寺)인 조포사를 두어 제수(祭需)를 준비하게 했기 때문에 소문난 두부에는 연도사(衍度寺)두부, 봉선사(奉先寺)두부 등 절 이름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문헌들을 찾아보면 우리나라의 두부조리 가공법은 대단히 다채로웠으나 안타깝게도 계승 발전되지 못하고 단순히 '손 두부'만이 옛날의 그 맛으로 인식되는 실정이다.
두부조림은 두부를 이용한 대표적인 부식 중 하나이다. 두부를 기름에 살짝 지져내어 간장, 설탕, 파, 마늘 등을 넣고 은근한 불에서 조려 내는 것이다. 조림요리는 은근한불에서 가열하는 요리이므로 영양성분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두부조림에 들어가는 채소류의 비타민 C는 조림시간이 지속될수록 잔존율이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나, 무기질의 변화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두부조림의 특이할 만한 조리특성은, 조림장을 이용한 조리이기 때문에 경도를 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식재료를 장시간 수분과 함께 가열 할 경우 조직의 경도가 매우 물러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특히 두부와 같은 재료인 경우는 조직이 무르기 때문에 조리에 각별한 염두가 필요하다. 그러나 간장, 설탕과 여러 향신채소류로 만든 조림장에 의해 두부조림의 표면 광택과 경도를 유지 할 수 있다. 또한 간장과 설탕의 첨가로 삼투압이 높아져 두부의 수분이 외부로 유출되어, 조직이 단단해 져서 조림요리에 적합한 형태가 되고, 조림장의 맛성분은 두부조직안으로 침투하여 간이 베게 된다.
최근 서구인들은 콩의 효능과 두부의 신비로움에 대하여 인식이 높아져 미국의 경우 대통령의 식단에 두부를 필수적으로 넣을 정도로 건강식으로써의 두부의 위상을 실천적으로 입증해 보일 정도이다.
한국에는 교도소에 갔다 나올 때 두부를 먹이는 풍습이 있다. 이는 순수함을 상징하는 흰색의 두부를 먹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라는 의미와 양질의 단백질을 풍부하게 섭취하라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작가 박완서 씨는 산문집 ‘두부’에서 출옥한 이들에게 두부를 먹이는 풍습에 대해 “징역살이를 속된 말로 콩밥 먹는다고 한다. 두부는 콩으로부터 풀려난 상태이나 다시는 콩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두부는 옥살이하지 말란 당부나 염원쯤 되지 않을까”라고 말하고 있다.
에너지(kcal)90.0탄수화물 (g)7.0지방 (g)   6.0단백질 (g)2.0비타민비타민 A (μg RE)0비타민 C (㎎)0비타민 B1(㎎)0.04비타민 B2(㎎)0.03나이아신 (㎎)0.49무기질칼슘(㎎)111.3인 (㎎)63.0나트륨(㎎)6.3칼륨 (㎎)0.7철분(㎎)1.8
두부나 간장이나 콩으로 만드는데. 콩에는 단백질이 많다. 특히 이것들의 원료가 되는 대두는 콩 중에서도 단백질이 가장 많다. 콩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소화가 잘 안되는데 두부로 제조하면 소화흡수가 잘된다.
그리고 콩에는 라이신이라는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는데 성장기 어린이의 키 크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이다. 두부조림 양념에 파나 마늘 등이 들어가는데 이것은 비타민이라고 볼 수 있다. 마늘의 알리신이라는 물질은 항암효과가 있다. 참기름이 들어가는데 이것은 식물성 지방성분이라고 불리는 세사몰이라는 성분과 오메가3-지방산이 많이 있다. 두부는 저칼로리면서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기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건강하게 마르고 싶은 사람에게 적당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또한 단백질과 지방흡수율이 높아 몸에 꼭 필요한 이 두 가지를 적은 양으로 해결하며, 두부의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긴장을 풀어주기 때문에 다이어트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④ 은대구조림

조림은 어패류·육류·채소 등을 간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약한 불에서 오래 익혀 만든 음식이다. 조림이라는 용어는 1700년대까지의 조리서에는 나타나지 않는데, 이것은 요리명의 미분화 때문이다. 조림이라는 용어는 <시의전서 是議全書>에 장조림법이라 하여 비로소 나타난다.
<시의전서>의 장조림법은 “정육을 크게 덩이지게 잘라 간장에 바짝 조리면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고, 쪽쪽 찢어 쓰면 좋다. 또 다른 법은 고기단자에 호두·잣을 넣고 구워서 간장에 조리되 꿀을 많이 타서 단맛 나게 조린다.”고 하였다. 조림의 간은 주로 간장으로 하나, 고등어·꽁치·전갱이 같이 살이 붉고 비린내가 강한 생선은 간장에 고추장을 섞어서 조리기도 한다. 수육·조육류는 결체조직이 많으므로 물을 붓고 끓인 다음에 간장을 붓고 조리고, 마른 생선은 물에 불린 다음 조린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의하면 대구는 경상도·강원도·함경도에서 어획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조선시대는 명태가 동해안을, 조기가 서해안을 대표하는 어류라면, 대구는 남해안을 대표하는 어류라고 할 수 있었다. 대구는 일찍부터 여러 곳에서 많이 어획되었으며 우리 민족이 즐겨 먹는 어류였다. 주로 소금을 넣지 않은 건제품, 즉 통대구로 가공하여 애용하였다.
1776년(정조 즉위년)에 간행된 <공선정례 供膳定例>에 의하면 진상품 중에 건대구어(乾大口魚)·반건대구어(半乾大口魚)·대구어란해(大口魚卵醢)·대구고지해(大口古之醢) 등이 보인다. 대구 건제품과 알이나 내장으로 담근 젓갈이 고급식품으로 취급받았음을 알 수 있다.
경상남도 진해에서는 알이 든 채로 말려서 약대구라는 이름의 통대구를 만든다. 이 약대구는 알은 알대로 머리와 몸은 건곰을 만들어 보신용으로 먹는 귀한 영양식품이다. 그 밖에 국을 끓이거나 구워서 먹기도 하며 생선회로도 일품이다. 또, 간은 간유의 원료로 쓰인다. <동의보감>에서는 “고기의 성질이 평하고 맛이 짜고 독이 없다. 먹으면 기운을 보하는데 내장과 기름의 맛이 더욱 좋다.”고 하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은대구를 메로로 잘못 알고 있다. 은대구는 메로가 아니며 대구도 아니다. 은대구는 대구과가 아닌 농어과에 가깝고 메로와는 맛과 질에서 비교할 수 없다. 일명 black cod, sable fish, butter fish, coal fish 등으로 불린다. 세계적으로 자연산 은대구가 유통이 되고 있으나 토막이 되어 냉동된 형태이고 해동상태에서는 육질이 좋지 않아 회로는 먹을 수 없어 주로 구이나 찜으로 요리된다. 최근에는 세계최초로 은대구를 방식에 성공하여 냉동이 아닌 신선한 은대구를 회로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 맛은 기름지나 생선의 비릿함이 없고 참치의 대뱃살과 같이 느끼하지 않으며 그 끝 맛이 깔끔하고 고소하며 담백하다. 또한 은대구에는 다량의 오메가 3-지방산 함량으로 심근경색이나 혈액순환에 좋아 웰빙음식으로는 그만이다.
날씨가 추울 때는 조기 등 담백한 생선보다 지방이 풍부한 생선을 먹는 게 좋다고 한다. 대표적인 재료가 바로 은대구인데, 비싸지만 그만큼 제값을 톡톡히 한다. 겨울철 즐겨 만드는 은대구 조림은 조리법이 간단해 한밤중에 손님이 들이닥쳤을 때 술안주로 내는 비장의 요리가 된다. 이렇게 매콤달콤 감칠맛이 일품인 은대구 조림은 한국인이 유난히 사랑하는 생선 요리로 한식당마다 빠짐없이 메뉴에 들어 있을 만큼 사시사철 인기 있는 음식이다. 살이 매우 부드럽고, 지방질이 많아 육질이 고소한 흰살 생선으로 고급 어종인 은대구는 계절적으로 기복이 심하지만 일식, 한식, 뷔페 등에서 조림, 구이, 탕으로 사용하고 있다.
은대구는 고급 요리인 만큼 그 값도 만만치 않다.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고급어종으로 현재 알래스카, 러시아, 미국 등의 근해에서 주낙, 함정어구(대형 통발), 트롤 어업 등의 방법으로 제한적으로 어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 세계 자연산 은대구 포획이 가능한 라이센스 보유자는 단 12명이라고 한다. 과거 호주근해에서 자연산 은대구의 포획량이 많았으나 지금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New South Wales 지역에서는 이 물고기가 점점 줄어 듦에 따라 1984년에는 멸종위기의 물고기로 분류되어 더 이상 잡지 못하도록 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위반한 경우 구속 또는 $50,000 이상의 벌금이 부과되는 것이 은대구 포획이다.
은대구는 지질과 지용성 비타민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살은 매우 부드러워 조리 시 주의하지 않으면 쉽게 뭉그러진다. 신선도가 낮아지기 쉬우므로 입수 후 가능한 빨리 조리하는 것이 좋다.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일본의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좋은 생선이며 회나 구이로 많이 식용한다. 캐나다나 미국에서는 훈제로 먹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는 훈제로 먹기도 하지만 보통은 구이나 조림, 탕으로 많이 조리한다. 이중 한인들이 좋아하는 요리법은 단연 조림이다. 김이 모락모락, 냄새가 솔솔, 발갛게 익은 살 한 점을 떼어 입에 넣으면 쫄깃쫄깃 씹히면서 살살 녹는 맛이 그만이다. 입맛이 없을 때 은대구 조림이 손짓한다.
매콤달콤 감칠맛이 일품인 은대구 조림은 한국인이 유난히 사랑하는 생선 요리로 한식당마다 빠짐없이 메뉴에 들어 있을 만큼 사시사철 인기 있는 음식이다.
에너지(kcal)108.0탄수화물 (g)5.0지방 (g)   3.0단백질 (g)15.7비타민비타민 A (μg RE)195.5비타민 C (㎎)10.1비타민 B1(㎎)0.13비타민 B2(㎎)0.19나이아신 (㎎)2.1무기질칼슘(㎎)50.0인 (㎎)192.3나트륨(㎎)856.3칼륨 (㎎)529.7철분(㎎)1.4
쫄깃한 육질에 깔끔하고 담백한 감칠맛을 내는 은대구조림은 사시사철 인기 있는 생선 요리인데 기름기 많아 잘못하면 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조리법이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그리고 유명 식당의 이름난 은대구 조림 비법은 절대로 가르쳐주는 법이 없다고 한다.
은대구는 칼슘, 인, 철, 칼륨, 비타민 A, B1, B2, 나이아신, 비타민 D가 있으며 지방함량이 적은 식품으로써 다른 생선요리에 비하여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며 담백하며, 칼칼한 맛을 낸다. 또한 은대구에는 다량의 오메가-3계 지방산 함량으로 심근경색이나 혈액순환에 좋다.
은대구의 효능으로써 야맹증과 구루병에 효과가 있는 비타민 A와 D가 많고 대구의 간 속에는 오메가 지방산이 많아서 관절염과 염증, 통증을 완화해주며, 이때 참기름이 들어가면 대구의 영양성분을 더욱 상승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무는 조림할 때 필수로 들어가는 식재료 중 하나이며,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술과 밀가루 독을 잘 해독해 주며 가래를 잘 삭혀준다. 또한 은대구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이 매우 풍부한데 타우린은 피로회복, 시력증가, 간 기능 강화 등의 역할을 한다.


10)  볶음

① 궁중떡볶이

고추장이 주재료가 되는 새빨간 음식의 대명사가 바로 떡볶이이다. 그러나 떡볶이가 원래부터 이런 매운 맛은 아니었다. 대장금 드라마를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조선시대 궁중 떡볶이는 쇠고기와 표고, 양파, 당근 등 고기와 채소, 떡을 함께 넣고 간장에 졸여 만든 음식이었다.
특히 쇠고기와 표고의 검정색, 양파의 흰색, 당근과 홍고추의 붉은색, 풋고추의 파랑색, 황백지단의 고명으로 노란색을 모두 갖춰 오행(五行)의 색으로 우리 몸의 오장육부를 보하는 매우 과학적인 음식이었다.
우리에겐 길거리 음식으로 더 친숙한 떡볶이는 원래 궁중에서만 먹던 '귀한 신분'이었다고 한다. 즉 요즘 말하는 궁중 떡볶이가 그 시작이다. 19세기 말엽 조선 말기의 요리책인 <시의전서>에는 궁중에서 흰떡, 등심살, 참기름, 간장, 파 등으로 만든 떡볶이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떡볶이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800년대 말 조리서인 <시의전서>에 궁중에서 흰떡과 등심살·참기름·간장·파·석이버섯·잣·깨소금 등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다고 전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때는 떡볶이라는 이름 대신 떡찜, 떡 잡채, 떡 전골 등으로 불리고 있다. 간장으로 양념을 한 떡볶이는 원래 파평 윤씨 종가의 음식으로 파평 윤씨 가문의 간장이 맛있는데 이를 활용해 소갈비 같은 재료를 넣어 간장으로 조리한 별식이었다. 이후 떡볶이라는 이름과 명칭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1942년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으로 떡에 고기와 채소 등을 넣어 간장으로 만든다는 조리법이 전해지고 있다.
이제는 고추장으로 만든 떡볶이가 흔해 고추장 떡볶이를 그냥 떡볶이라 부르고 간장으로 조리된 떡볶이를 우리는 간장떡볶이나 궁중떡볶이라고 부르는데 고추가 널리 퍼지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지만 궁중에서는 특히 매운맛이 사람을 흥분하게 해 정사를 돌봐야했던 왕에게 고추장으로 만든 음식은 수라상에 별로 올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부재료는 차치하고라도 고추장을 쓰면 서민 떡볶이, 간장을 쓰면 고급 떡볶이가 되는 등식이 성립한다. 고추장과 간장의 위상이 나뉘어지는 음식이 떡볶이인가보다. 이는 아마도 점잖게 맛을 음미하면서 먹을 수 있는 궁중떡볶이와 후후 불면서 콧등에 땀을 송송 맺히며 먹는 고추장떡볶이의 ‘먹는 방식’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품위 있게 먹느냐 주위 눈치 보지 않고 후후거리며 먹느냐의 차이. 그래서 시장통 먹자 골목에는 거대한 후라이판에 벌겋게 떡볶이가 익어가도 궁중떡볶이는 찾아볼 수가 없다.
에너지(kcal)275.0탄수화물 (g)44.6지방 (g)   6.8단백질 (g)8.5비타민비타민 A (μg RE)130.3비타민 C (㎎)3.2비타민 B1(㎎)0.09비타민 B2(㎎)0.09나이아신 (㎎)3.2무기질칼슘(㎎)22.9인 (㎎)109.6나트륨(㎎)549.8칼륨 (㎎)210.0철분(㎎)1.3
궁중떡볶이는 고기와 함께 채소를 곁들여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한 음식이었다. 고추가 없던 시절이어서 생나물·마른나물·쇠고기에 간장을 넣고 볶아 만들었다. 궁중떡볶이의 당근과 양배추가 만나면 비타민이 풍부해지며, 조혈작용을 촉진하며, 피부미용에 도움이 된다. 궁중떡볶이를 만들 때 당근은 기름에 살짝 볶게 되는데 이때 당근의 베타카로틴은 지용성이므로 기름이 들어가야 소화흡수가 잘된다. 팽이버섯의 미끈한 성분인 점액이 피부의 윤기를 주고 섬유질로 인해서 배변을 좋게 하는 효과로 인해 체내의 독소를 배출한다. 쇠고기의 콜라겐 성분은 팽이버섯과 더불어 피부의 탄력과 허혈을 보충해주는 영양식이다.

② 낙지볶음

낙지를 한자어로는 보통 석거(石距)라 하고, 소팔초어(小八梢魚)·장어(章魚)·장거어(章擧魚)·낙제(絡蹄)·낙체(絡締)라고도 하였다. 방언에서는 낙자·낙짜·낙쭈·낙찌·낙치라고 한다.
낙지에 관한 속담은 대체로 낙지의 생태나 낙지를 잡는 행위와 관련된 것이 많다. 일이 매우 쉽다는 뜻으로 ‘묵은낙지 꿰듯’이라는 속담이 있고, 일을 단번에 해치우지 않고 두고두고 조금씩 할 때 ‘묵은낙지 캐듯’이라 한다. 또한 제 때가 되어야 제 구실을 한다는 뜻으로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을 쓴다. 낙지와 관련된 설화는 낙지머리와 남성의 성기를 착각했다는 음담이 전라남도지역에서 채록되었다.
낙지가 정력에 좋은 식품이라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예부터 낙지는 바다생물 가운데 대표적인 스태미나 식품으로 꼽혔다. 우리나라 최고의 어류학서인 <자산어보(1814년 정약전 著)>는 '낙지를 먹으면 사람의 원기가 돋고 말라빠진 소에게 낙지 두 세 마리를 먹이면 힘이 강해지며, 낙지는 맛이 달콤하고 회로 먹거나 포를 만들기 좋다'고 기록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다리가 여덟 개인 낙지를 소팔초어라 하며, '낙제로 불리는 이 생물은 성질이 온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기록하고 있다. 많은 한방고서에서도 낙지는 기혈을 순조롭게 하는 식품이라고 전한다. 이처럼 낙지는 오래 전부터 원기를 돋우는 강정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낙지는 주로 갯벌에서 서식하지만, 숨어 있다가 밤에 주로 활동하는 연체동물로 대표적인 스테미너식이다. 낙지는 위장을 튼튼히 해주고,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보혈 강장효과가 있고 근육을 강하게 하며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전해진다.
한마디로 낙지는 대표적인 고단백,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저열량의 건강 강장식품이다. 낙지 한 마리가 인삼 한 근과 맞먹는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이런 이유로 낙지요리는 시대를 초월해 끊임없이 우리 국민의 사랑을 받아 왔다. 낙지요리에 관한 기록은 16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의 낙지요리는 낙지를 채소처럼 채로 썰어 나물처럼 무쳐 먹었다. 그 후 19세기에 들어서는 낙지회와 말린 낙지뿐 아니라 궁중에서는 낙지전을 부쳐 먹기도 했다. 20세기에 들어서 낙지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낙지숙회와 낙지백숙을 먹었다는 기록도 있다.
최근 들어 낙지가 저열량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으며 연포탕, 낙지비빔밥, 낙지콩나물볶음, 낙지전골, 낙지수제비 등 다양한 낙지요리가 개발됐다. 아울러 낙지와 쇠고기를 섞은 불고기(낙불)와 갈비와 낚지를 섞은 갈낙탕 등 낙지를 이용한 다양한 퓨전 요리도 개발되고 있지만 낙지볶음처럼 모든 사람에게 널리 사랑받는 요리도 드물다.
낙지볶음은 멸치나 바지락 맛국물에 주재료인 낙지와 대파, 양파, 풋고추, 붉은 고추 등의 부재료 및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육수, 설탕, 진간장, 참기름 등으로 만든 양념을 넣고 끓인 요리다. 여기에 기호에 따라 새우나 소의 곱창을 넣으면 소위 말하는 '낙새', '낙곱', '낙곱새'가 된다.
낙지는 산뜻하고 담백한 맛으로 낙지 한 마리가 인삼 한 근에 버금간다는 말과 같이 많은 철분이 함유되어 있어 빈혈이 있는 사람에겐 특효 식품이며 타우린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남성 스테미너 증감에 효과가 있으며 허약체질 및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타우린이 피로회복 및 간장기능 강화 및 성인병을 예방한다. 낙지는 영양도 풍부하지만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연체류 중 가장 좋아 한국인에게 매우 인기 있는 식품이다. 이 낙지볶음은 40년 전 무교동의 뒷골목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로통 대로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신선한 낙지에 산지에서 직접 가져온 태양초 고춧가루 그것도 맵디매운 청양고추를 쓰고 여기에 파, 마늘 등 갖은 양념을 한 낙지볶음은 예부터 유명했다.
조선시대 종로는 항상 높은 어른들의 교자나 가마가 지나다니는 큰길이었다. 그 당시 아랫사람이 큰길을 가다가 높은 벼슬아치를 만나면 길가에 엎드려 예의를 표했는데, 그것이 자주 되풀이되면 번거로우므로 아예 큰길 양쪽 뒤편에 말 한 마리 정도 다닐 수 있는 좁다란 길을 이용하게 되었다. 이 길을 따라 목로술집, 모주집, 장국밥집이 이어졌으며, 나름대로 격조가 있었고, 피맛골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 유명한 골목이 세 곳 있었는데 광화문 우체국 옆 무교동의 낙지 골목, 교보빌딩 후문에서 미대사관 쪽으로 난 빈대떡 골목 그리고 청진동의 해장국 골목이었다. 그러나 서울 시내의 재개발 바람을 타고 빈대떡골목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해장국골목은 세 집이 남았으며 종로의 한쪽 편에 있던 무교동 낙지골목도 무교동쪽은 거의 없어지며 종로통의 반대쪽인 청진동으로 이사가거나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서 유명했던 무교동 낙지골목은 낙지골목만의 이름으로 청진동쪽에 남아있다.
무교동 낙지골목의 기본 요리는 낙지볶음이다. 낙지볶음은 싱싱한 낙지에서 우러나는 담백함과 태양초 청양 고추의 매콤한 맛 그리고 참기름을 포함해 각종 양념이 들어간 다대기에 있다. 물론 갖은 양념에 정성스런 손맛이 어우러져야 하지만 말이다. 여기에 곁들여 지는 것이 조개탕. 사실 매콤한 낙지볶음을 먹으면 입안이 얼얼해지기에 이를 시원하게 감싸주기 위해 조개탕을 곁들이지만 매콤한 입 속에 뜨거운 조개탕이 들어가면 입안은 불붙는 듯 더욱 얼얼하다. 그래도 싱싱한 모시조개로 끓인 담백하고 시원한 조개탕은 낙지볶음과 함께 해야 제 맛으로 가슴속까지 후련하다. 여름이면 땀을 흘리며 겨울이면 입에 손부채를 해 가며 먹는 낙지볶음과 조개탕. 도시개발로 사라져만 가는 우리의 먹을거리가 아쉽다.
사라져가고 잊혀져가는 무교동 낙지집이 벌써 그리워진다. 박무순(92) 할머니는 소위 ‘무교동 낙지’로 불리는 낙지볶음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무교동 낙지를 탄생시켰고, 가장 대중적인 음식 가운데 하나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원조’라고 주장하는 집이 많지만 박 할머니 앞에만 서면 이내 꼬리를 내린다. 대부분 그에게서 손맛을 배우거나 모방했던 탓이다.
무교동 낙지는 1965년 탄생했다. 장소는 서울 서린동 한국수출보험공사 자리다. 한 대포집을 인수한 박 할머니가 내놓은 신 메뉴가 낙지볶음이다. “낙지가 쌌고, 흔했던 시절이야. 그런데 이를 당시엔 데치거나 국 끓여 먹는 게 전부였지. 그래서 평소 집에 온 손님에게 술안주로 내놨던 것을 선보이기로 했지.” 박 할머니는 상호를 실비집으로 바꿨다. 메뉴는 매콤한 낙지볶음과 이에 어울리는 담백한 조개탕, 그리고 감자탕과 파전이 전부였다. 손님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대박이 터진 것이다. 낙지볶음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주전자가 전부였던 시절이었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얼마 안 돼 유정·미정 등 유명한 낙지집이 생겨났다. 서린동 일대에 열 곳이 넘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하지 못해 박 할머니는 인근에 낙지센타(72년)를 열었다. 소위 분점이었다.
무교동에도 낙지골목이 형성됐다. 당시 손님 대부분은 무교동 오피스타운의 넥타이부대였고, 이들이 서린동과 무교동의 낙지볶음을 ‘무교동 낙지’라 부르면서, 이것이 지금까지 고유명사처럼 이어져오고 있다.
에너지(kcal)135탄수화물 (g)11.8지방 (g)   5.9단백질 (g)9.4비타민비타민 A (μg RE)243.1비타민 C (㎎)16.5비타민 B1(㎎)0.07비타민 B2(㎎)0.12나이아신 (㎎)1.7무기질칼슘(㎎)36.8인 (㎎)126.1나트륨(㎎)704.4칼륨 (㎎)354.4철분(㎎)1.1
낙지는 특유한 근육조직을 이룬 연체동물이다. 낙지의 특이한 맛 성분은 주로 베타인이며, 신경을 안정시키는 아세틸콜린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또한 각종 무기질(칼슘, 인, 철분,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유황, 요오드, 코발트, 망간)이 풍부하고 비타민 B2, 양질의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영양가가 풍부한 식품이다.
낙지복음을 할 때 콩나물을 넣기도 하는데 콩나물이 알칼리성 식품이고 낙지가 산성식품이기 때문에 재료가 서로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어 더 맛이 좋아지고, 낙지의 타우린과 히스티딘 등 아미노산이 칼슘의 분해 흡수를 돕기 때문에 LDL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 갖가지 채소가 함께 어우러져서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무기염류인 칼슘과 철, 비타민 등을 보충함으로써 혈액의 산성화를 막고 독특한 맛과 향기가 향상되어 식욕을 증진시킬 수 있다.

③ 두부김치

콩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추출하여 무기염류로 응고시킨 식품. 두부의 ‘부(腐)’는 썩은 것이란 뜻이 아니고 뇌수(腦髓)처럼 연하고 물렁물렁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포(泡)’라고도 하였다. 두부는 <명물기략 名物紀略>·<재물보 才物譜> 등에는 서기전 2세기경 전한(前漢)의 회남왕(淮南王)이 발명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당나라 말기의 중국문헌에 처음 나타나므로 한대 이후에 만들어졌다는 견해도 있다.
우리나라에 두부가 전래된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 <목은집> 중의 〈대사구두부래향 大舍求豆腐來餉〉이라는 시에 ‘두부’의 명칭이 처음 나온다. "나물죽도 오래 먹으니 맛이 없는데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네. 이 없는 사람 먹기 좋고 늙은 몸 양생하기에 더없이 알맞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것으로 미루어 고려 말에 가장 교류가 빈번하였던 원나라로부터 전래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시대에는 두부제조법이 더욱 발달하였다. <세종실록>에는 명나라 황제가 조선에서 온 여인이 각종 식품제조에 뛰어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두부를 잘 만든다고 칭찬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 밖에도 <도문대작 屠門大嚼>·<주방문 酒方文>·<산림경제> 등 많은 문헌에 두부 만드는 법과 종류, 두부요리가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다. 두부는 가공법에 따라 보통두부·순두부·건조두부·자루두부·연두부·얼린두부·튀김두부·압착두부·유바(yuba)·수푸(sufu) 등으로 구분한다.
우리는 예로부터 두부를 자주 만들어 먹었고 관혼상제 때에도 빠짐없이 상에 올렸다. 지금도 시골에서는 두부를 만들 때 쓰는 맷돌이 남아 있어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 아낙네들이 순두부와 두부를 사랑방으로 보내면 남자들은 두부와 함께 술도 한잔 하면서 자그마한 잔치를 벌이게 마련이었다. 기원전 발명된 인류 최고의 식품이라 불리는 두부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한나라 때 만들어졌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이러한 두부와 김치의 조합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두부김치는 조리한 김치에 따뜻하게 데운 두부를 곁들인 음식이다. 이 음식은 종종 안주로 제공되며, 특히 소주를 마실 때의 안주로 인기가 높다. 일반적으로 돼지고기가 김치와 함께 조리되어 나온다. 두부의 단백질과 김치의 비타민의 영양학적인 어우러짐도 그렇고 김치의 강렬하고 매운 맛과 두부의 순한 맛이 절충되는 점에서도 그렇고 김치와 두부가 그냥 식재료의 차원에서 하나의 훌륭한 단품 요리로 변신한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빨간색 김치가 가운데 놓이고 그 주위를 하얗고 네모난 두부들이 빙 둘러 놓인다는 점에서 색감만으로도 식욕을 자극한다는 미학적 차원에서도 그렇다.
이 두부김치는 서민들의 술집의 단골 안주이다. 김치와 두부처럼 흔하고 값싼 식재료도 드물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영양도 충분하고 맛도 좋은 두부김치가 소주의 안주로 놓이게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또한 가정에서도 간단히 뚝닥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두부김치가 된다. 특별히 차릴만한 반찬이 없을 때 냉장고의 김치와 두부 한모만 있으면 몇 분 걸리지 않아 완성되는 요리가 바로 두부김치이다. 넓적하고 그럴듯한 접시만 있으면 고급 요리로 둔갑을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두부김치의 또 다른 역할이 입소문을 타면서 집집마다 두부김치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인터넷에 뜬 '슈퍼주니어 신동'의 다이어트 감량 후 사진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통통했던 볼살이 싹 사라지고 갸름해진 얼굴에 사람들이 많이 놀라워했는데 4개월 반 동안 20kg정도를 뺐다고 하는 그는 이후 다시 10kg가 찌긴 했지만 그래도 빼려고 마음먹으면 되는구나하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그는 이번이 다이어트가 처음이 아니라고 하면서 한약도 먹어보고, 살 빠진다는 주사도 맞아봤지만 실패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다이어트에 성공했던 비법은 바로 두부김치 다이어트였다. 단백질 대체식품으로 두부를 선택했는데 처음에는 생두부만 먹다가 몇날 며칠 아무 양념도 없는 멀건 두부만 먹으니 질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방법은 두부김치였다. 지금도 다이어트 할 때 너무 먹어서 두부는 조금 질리기도 하지만 두부김치는 여전히 즐겨먹는다고 한다. 
사실 이렇게 두부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연예인들은 한 둘이 아니다. 요즘 송윤아와의 결혼발표로 이슈가 된 설경구의 경우에도 예전 영화 역도산에 출연하기 위해 몸무게를 100 kg 가까이 불렸다가 다시 다이어트를 하는 등 고무줄 몸무게의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그가 한달만에 다시 공공의 적을 찍기 위해 14 kg를 감량했는데 이 다이어트 성공 비법 역시 두부 다이어트라고 한다. 짧고 굵게 하는 다이어트가 효과적이라고 하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포츠 센터로 달려가는 것은 물론 배고플 때는 두부와 오이를 먹었다고 한다.
또 나이 들수록 멋있는 장동건, 이준기, 송일국 씨도 두부와 채소를 함께 먹는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을 감량했다고 한다.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슬림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연예인들. 이들의 다이어트 비법에는 늘 두부가 애용되어 왔다. 이처럼 두부가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칼로리는 낮으면서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건강한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다이어트 식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날 며칠 허여 멀건한 두부만 먹으면 질리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럴 때 똑같은 효과를 내면서도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바로 두부김치이다. 
에너지(kcal)59.6탄수화물 (g)3.1지방 (g)   2.6단백질 (g)6.7비타민비타민 A (μg RE)19.2비타민 C (㎎)5.6비타민 B1(㎎)0.06비타민 B2(㎎)0.05나이아신 (㎎)0.8무기질칼슘(㎎)130.1인 (㎎)86.2나트륨(㎎)464.7칼륨 (㎎)120.7철분(㎎)2.1
두부는 칼슘이 풍부하여 치아와 뼈의 건강 유지에 중요 역할을 하고 철분, 인, 칼륨, 비타민 B군과 콜린, 비타민 E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김치는 이미 항산화 효과가 있는 영양식품임은 잘 알려져 있다. 또한 김치에는 살아있는 유산균이 많아 대장암에도 효과가 있다. 따라서 두부김치를 함께 섭취하면 좋은 단백질과 쌀밥 중심의 식생활에 부족하기 쉬운 아미노산을 공급함으로써 영양상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④ 떡볶이

원래 떡볶이는 흰 가래떡을 4cm 정도 길이로 잘라 네 쪽을 내어 물에 담갔다가 건져 양념한 쇠고기, 미지근한 물에 충분히 씻어 건진 애호박오가리, 데친 숙주, 채 썬 표고버섯, 굵게 채 썬 양파, 나붓나붓하게 썬 당근, 미나리 등과 함께 볶고 이 위에 잣과 계란 지단을 고명으로 얹는 고급 음식이다. 이렇게 만든 떡볶이는 떡과 채소 그리고 쇠고기의 맛이 어우러져 좋은 맛을 낼 뿐만 아니라 영양가도 높은 궁중음식이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던 떡볶이가 노점 상인들에 의해 많은 재료를 생략하고 떡도 밀가루로 만든 떡으로 바꾼 길거리 음식으로 재탄생하고 유행하게 된다. 특히 길거리 표 떡볶이는 여러 가지 재료가 어우러져 맛을 내는 대신 강한 고추장 양념을 바탕으로 자극적인 맛을 가지고 있으며, 정부에서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들여온 미국의 잉여 밀가루를 이용해 만든 떡을 사용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사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로 70년대 이후 크게 호응을 얻으며 유행 하게 되었다. 1980년대에 이르러 중고등학교 앞 떡볶이 집은 DJ가 나와 음악을 틀어주는 새로운 또래 문화공간이 되기도 했다.
떡볶이의 유행과 함께 그 조리법은 좀 더 다양해져 고추장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춘장이나 카레가루, 케찹 등 외국 향신료들을 섞어 새롭고 독창적인 맛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70~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현재 30~40대에게 여전히 추억의 먹을거리가 되고 있기에 이 떡볶이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꽤나 알려진 명물이 되었다.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는 동대문 시장을 찾는 외국인들이 들르는 관광코스가 되기도 하였고, 중국의 음식소개 사이트에는 그들이 먹는 년가오(年糕 가래떡 모양)에 한국산 고추장을 버무려 떡볶이를 만드는 법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온 국민의 간식이라 불리는 떡볶이.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떡볶이는 아무리 간식거리가 넘쳐난다고 하는 요즘이지만 저렴한 가격과 어린 시절 누구나 후후 불며 먹었던 추억으로 지금까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고 있다. 현대의 매운 떡볶이는 ‘며느리도 몰라~’라는 광고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마복림 할머니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1953년, 3년 동안의 피난살이로 너나 할 것 없이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 마복림 할머니는 집안의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중국 음식점을 찾게 되었는데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맛있게 먹는 식구들을 보면서 본인은 중국 요리에 쉽게 손을 댈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할머니는 그 중 가장 만만해 보이는 개업식 공짜 떡을 먹기로 생각하는데 떡을 집다가 친정아버지가 드시던 자장면 그릇에 떡을 빠뜨리게 되었다. 자장면 양념이 묻은 떡을 드시고 생각보다 맛이 좋아 고추장을 생각하게 되셨고 그날의 실수로 우리나라 간식 문화를 바꿔놓을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떡볶이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것은 1970년대 이후이다. 신당동 지역에 밀집되어 있던 고추장 떡볶이 전문점이 특히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이 지역의 떡볶이집의 DJ들이 인기를 끌면서 부터이다. 특별한 여가생활을 즐길만한 곳이 없는 때 떡볶이집의 DJ들은 지금의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고 하는데 떡볶이집의 DJ가 라디오 방송에 소개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부터 떡볶이가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현재 신당동의 떡볶이 골목에는 떡볶이 점포 20여개가 밀집돼 있어, 어묵이나 만두, 삶은 달걀, 라면, 쫄면 등을 첨가해서 만든 즉석 떡볶이를 먹기 위해 몰리는 사람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국민의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은 떡볶이는 그 후에도 계속 진화했다. 1970년대 밀가루 장려 운동으로 밀가루 떡으로 만들던 떡볶이가 1990년대 이후 쌀떡으로 바뀌고 최근에는 숫자모양의 떡, 칼라 떡, 채소나 치즈가 들어있는 떡 등이 개발돼 맛은 물론 눈까지 즐겁게 한다.
이런 떡볶이는 최근까지도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여 소스도 고추장뿐 아니라 카레, 크림소스, 짜장 등 다양화됐고 그저 어묵, 쫄면, 라면 정도가 아니라 최근에는 떡볶이 안에 넣는 내용물도 다양해져 해물을 잔뜩 넣은 해물떡볶이나 갈비를 넣은 갈비떡볶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에는 경기가 어려워서인지 마약떡볶이, 눈물 떡볶이라고 불릴 만큼 일반제품보다 몇 배나 매운 제품들도 중독성 강한 매운 맛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종이컵에 담아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컵볶이, 떡을 튀겨 양념을 바른 떡꼬치, 김치전과 떡볶이ㆍ순대볶음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인 ‘김떡순’ 등 다양한 메뉴들이 포장마차에 선보이며 고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이 떡볶이의 원년이 1953년이라고 해서 서민적 전통이 된 것이 그 해는 아니다. 1960년경의 신문기사에 등장하는 떡볶이는 간장양념 그대로의 궁중떡볶이의 모습이다. 1970년 경 신당동 떡볶이집에 DJ가 들어오고 라디오에 소개됨으로써 떡볶이가 비로소 크게 각광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까지의 떡볶이는 노점형, 분식점형 떡볶이가 아닌 신당동의 향토음식이었을 것이라고 판단이 된다. 고추장이 흥건한 현재의 떡볶이는 신당동 떡볶이가 조금 더 인스턴트화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연대는 1960년대 후반 또는 1970년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고추장 범벅이 된 새빨간 음식의 대명사인 떡볶이는 1970년대 이전까지는 간장양념의 까만 음식이었을 것이다. 그 시대에는 아마도 고추장이 새빨갛게 번진 음식을 ‘한국인의 매운맛’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기 어려운 시대였을 것 같다. 그러나 떡볶이의 매운 맛은 진화를 거듭해 요즘에는 “마약 떡볶기”라 불릴 정도의 강렬한 맛을 선보이는 집도 생겨났다. 문제는 혀에 대기도 겁이 날 정도의 이 매운 맛은 중독성이 강해 한번 이 ‘마약’ 맛을 보면 도저히 다음에도 찾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한편 떡볶이의 굵기가 가래떡 사이즈에서 지금의 손가락 굵기 사이즈로 바뀌는 시점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없다. 여러 사람의 기억에 의존해보았을 때, 이것은 고추장 떡볶이의 유행과 비슷한 시점인 60년대 후반 내지는 70년대 초반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에너지(kcal)229.0탄수화물 (g)48.1지방 (g)   2.0단백질 (g)5.0비타민비타민 A (μg RE)4.5비타민 C (㎎)137.8비타민 B1(㎎)4.7비타민 B2(㎎)0.06나이아신 (㎎)1.8무기질칼슘(㎎)20.5인 (㎎)73.8나트륨(㎎)671.3칼륨 (㎎)176.9철분(㎎)0.9매운 떡볶이에 들어가는 고춧가루와 고추장은 캡사이신 성분으로 항산화작용과 식욕을 자극한다. 켑사이신 성분은 살균, 정장 작용을 하고, 위액 타액의 분비를 촉진하여 소화작용을 돕는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탈모 방지도 예방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비타민 A, C의 함량이 매우 높다. 그 중에서도 비타민 C는 사과의 약 20배, 귤의 2배에 달한다.
특히, 떡은 당질 식품으로 식사를 대체할 만한 열량 급원이 된다. 떡볶이에 함께 들어간 갖은 채소는 섬유질이 풍부해 배변활동에 도움을 준다.

⑤ 오징어볶음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남월지(南越志)에서 이르기를 그 성질이 까마귀를 즐겨 먹어서, 매일 물 위에 떠 있다가 날아가던 까마귀가 이것을 보고 죽은 줄 알고 쪼면 곧 그 까마귀를 감아 잡아가지고 물 속에 들어가 먹으므로 오적(烏賊)이라 이름지었는데, 까마귀를 해치는 도적이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라는 글이 있고, 오적이라는 명칭의 유래도 상세하게 논하였다.
<전어지>에도 위와 같은 내용의 오적어라는 명칭의 유래가 소개되어 있고, 흑어·남어의 유래도 소개하였다. 즉, “뱃속의 피와 쓸개가 새까맣기가 먹과 같으며 사람이나 큰 고기를 보면 먹을 갑자기 사방 여러 자까지 내뿜어서 스스로 몸을 흐리게 하므로 일명 흑어라고 한다. ……풍파를 만나면 수염(더듬다리를 말함)으로 닻줄처럼 닻돌을 내리기 때문에 남어라고도 한다.”라고 하였다.
<자산어보>에는 “오징어는 등에 긴 뼈가 있는데 타원형이다. 살은 매우 무르고 연하다. 알이 있다. 속에 주머니가 있어 먹물을 가득 채우고 있다. 오징어를 침범하는 것이 있으면 곧 그 먹물을 내뿜어서 침범한 것을 현혹하게 한다. 그 먹물을 취하여 글씨를 쓰면 색이 매우 윤기가 있다. 그러나 오래되면 벗겨져서 흔적이 없어진다. 바닷물에 넣으면 먹의 흔적이 다시 살아난다고 한다. 등은 검붉고 반문이 있다. 맛은 감미로워 회나 포감으로 좋다. 그 뼈는 곧잘 상처를 아물게 하고 새 살이 나게 한다. 뼈는 또한 말의 상처와 당나귀의 등창을 다스리는데, 뼈가 아니면 이것들을 고치지 못한다.”는 글이 들어 있다.
<지봉유설>에도 “오징어의 먹물로 글씨를 쓰면 해를 지나서 먹이 없어지고 빈 종이가 된다. 사람을 간사하게 속이는 자는 이것을 써서 속인다.”고 하였다. <재물보>와 <물명고>에는 오징어의 뼈를 해표초(海鰾鮹), 오징어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을 명상(明鯗), 소금을 치지 않고 말린 것을 포상(脯鯗)이라 하였다.
<전어지>에는 오징어를 잡는 방법을 인용, 소개하였다. 즉, “어부들은 동(銅)으로 오징어 모양을 만들고 그 수염(다리)은 모두 갈고리로 하면 진짜 오징어가 이것을 보고 스스로 와서 갈고리에 걸린다. 오징어는 사람을 보면 먹을 사방 여러 자까지 토하여 그 몸을 흐리게 하는데, 사람은 도리어 이로써 오징어를 잡는다.”라고 하였다. <규합총서>에는 나무를 심을 때 오징어 뼈가 나무에 들어가면 죽고, 모란을 심을 때 오징어 뼈가 들어가면 죽고, 오징어가 소만을 지내면 살이 적어지고, 오징어 뼈를 우물 가운데 담그면 잡 벌레가 다 죽는다는 등의 이야기가 적혀 있다.
동해의 깊고 맑은 바다에서 건져낸 울릉도 오징어는 다른 지역 오징어에 비해 육질이 두껍고 씹을수록 구수하고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6, 7월의 오징어는 육질이 부드럽고 연해서 입안에 넣어 조금만 오물거려도 그냥 넘어간다.
울릉도 도동항. 울릉도로 들어가는 관문인 이 포구에 발을 딛는 순간, 콤콤한 듯 비릿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코끝을 자극한다. 오징어 냄새다. 도동항은 살아 펄떡이는 산 오징어를 비롯, 덕장에 걸려 말리고 있는 오징어, 꼬챙이에 꿰인 채 판매되는 건오징어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도동항 뿐만이 아니다. 울릉도는 어디를 가더라도 오징어 덕장이나 반지르르한 오징어가 횟집 수족관 속에서 몸을 곧추세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만큼 오징어를 좋아하는 국민은 없을 듯싶다. 산 채로 썰어서, 말려서, 볶아서 원하는 대로 먹는다. 내장을 빼내 탕을 끓여 먹기도 한다. 오징어 맛에 대한 변별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울릉도에서 오징어를 맛보게 되면 육지에서의 오징어 맛은 허무해진다. 그만큼 오징어 하면 울릉도가 떠오른다.
오징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오징어 요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내장탕. 오징어 내장으로도 맛있는 탕을 끓여낼 수 있다. 텁텁한 맛이 나는 누런 부분은 버리고 흰 내장만을 손질해 끓이다가 시원하고 얼큰한 맛을 더하기 위해 파와 호박잎, 무, 마늘, 청양고추 등을 썰어 넣는다.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해장국으로 일품이다. 내장을 빼내고 각종 채소와 찹쌀밥을 볶아 오징어 속을 채운 후 찜통에 쪄낸 오징어순대도 별미다. 울릉도 사람들은 오징어 특유의 고소한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 내장을 빼내지 않고 산오징어를 통째로 쪄내 쓱쓱 썰어 먹는다. 오징어불고기도 별미 중의 별미이다. 오징어를 싫어하는 사람도 오징어불고기에는 젓가락이 갈 정도로 맛이 있다. 요즘에는 삼겹살과 함께 양념한 오삼불고기, 더덕 향의 은은한 맛과 씹히는 맛이 일품인 오징어더덕불고기도 등장해 오징어와 궁합이 맞는 식재료도 다양해지고 있다.
오징어는 또한 구이, 찌개, 튀김, 피데기(반건조 오징어) 등으로도 우리 식탁과 간식용으로 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운송과 보관 기술이 발달돼 대도시에서도 오징어 회를 먹을 수 있다. 오징어먹물탕과 오징어먹물볶음밥, 오징어먹물튀김, 오징어먹물초밥, 오징어먹물치즈볶음밥 등 먹물 메뉴들이 등장했다. 예전에는 버렸던 먹물이 요리의 재료로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 이는 오징어 먹물에 항균·항암 효과가 있는 물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저지하는 타우린과 아미노산이 풍부해 오징어를 이용한 요리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오징어는 매콤한 볶음이 제격이다. 오징어볶음은 살짝 데친 오징어에 고추장과 양파, 마늘 등 양념장을 넣어 센 불에 볶은 것으로 매운 맛에 강한 한국 사람들도 땀을 흘릴 정도로 맵고 달짝지근하며 톡 쏘는 맛이 있다. 쫄깃한 오징어 맛은 기본이다.
에너지(kcal)153.0탄수화물 (g)13.5지방 (g)   6.4단백질 (g)11.5비타민비타민 A (μg RE)317.7비타민 C (㎎)17비타민 B1(㎎)0.1비타민 B2(㎎)0.15나이아신 (㎎)2.4무기질칼슘(㎎)36.8인 (㎎)165.7나트륨(㎎)415.5칼륨 (㎎)514.3철분(㎎)1.1
오징어의 단백질에는 라이신, 트레오닌, 트립토판 같은 아미노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오징어는 아미노산 중 타우린이 다른 어류에 비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를 보충하는 작용을 한다. 오징어는 EPA, DHA, 헥산, 셀레늄 등이 함유되어 있어 노화를 방지하는 약리효과를 가지고 있다.
오징어에는 다양한 채소가 들어가면 영양적으로 좋다. 오징어는 칼슘보다는 인산 함량이 많은 산성 식품이므로 알칼리성인 채소가 어우러지면 비타민 A, C를 보충할 수 있으며 오징어의 혈액보충작용으로 피망의 철분이 보다 풍부해지며, 오징어와 양배추가 서로 어우러지면 다이어트식에도 도움이 되며 배변활동을 좋게 하고, 양념으로 마늘을 넣음으로서 알라신의 성분이 냄새를 억제해주며 살균작용 뿐 아니라 항바이러스 작용으로 유해 물질을 분해하고 배설시키는 역할을 한다.

⑥ 제육볶음

제육은 돼지고기를 뜻하는 말로 돼지고기 목살을 도톰하게 저며 잔 칼집을 넣고 생강즙을 충분히 넣은 고추장 양념에 재웠다가 달달 볶아낸 대표적인 고추장 양념음식이다. 돼지고기를 양념하여 볶은 것으로 1950년 이전까지 조리법에는 간장과 파, 후추 등의 양념만을 사용한 것으로 나와 있으니, 지금처럼 고추장이 잔뜩 들어가 먹음직스러운 제육볶음은 훨씬 이후 등장한 듯하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비계나 껍질을 조리면 너무 기름지니 배 빠지노른게나(삽겹살을 말함) 다리가 좋다고 되어 있으며,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에는 간장 대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어 볶으면 더 좋다고 제시되어 있다.
세계의 한식당에 빠지지 않은 메뉴가 제육볶음일 정도로 매운 돼지고기 맛은 국적을 불문하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돼지고기가 고추장을 만나면 특유의 냄새가 제거되고 지방이 많은 육질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돼지고기의 지방은 올레산과 리놀레산 등 고도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너무 뜨겁지 않은 적당한 온도에서 잘 녹고 혀에 닿는 촉감이 좋다. 돼지고기의 비타민 B1 함량은 쇠고기에 비해 8~10배 많으며 소화율 95~96%로 밥과는 찰떡궁합이다.
조리법은 돼지고기 목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앞뒤로 간 칼집을 넣어 준비를 해두고 고추장, 간장, 고춧가루를 주재료로 한 양념장을 배게 둔다. 그런 다음 달군 팬에 양념한 돼지고기를 넣고 볶는다. 볶을 때 뚜껑을 열고 볶아야 고기와 채소의 수분이 날아가 국물이 흥건하게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너무 센 불에서 볶으면 양념장만 타고 속이 잘 익지 않으므로 불 조절을 잘해야 한다. 양념장을 조금 남겨 불에서 내리기 직전에 넣어 다시 한번 살짝 두루치기를 해주면 표면이 촉촉하고 먹음직스럽다.
제육볶음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고기 맛과 포만감을 동시에 줄 수 있기 때문에 주머니가 가벼운 건장한 남성들이 즐겨 찾는 한 끼 식사가 된다. “고기로 한 끼를 먹었다”는 심리적 만족감까지 더해주는 것이 제육볶음이다.

에너지(kcal)236.0탄수화물 (g)12.7지방 (g)   14.2단백질 (g)14.7비타민비타민 A (μg RE)83.6비타민 C (㎎)13.4비타민 B1(㎎)0.39비타민 B2(㎎)0.16나이아신 (㎎)4.1무기질칼슘(㎎)32.2인 (㎎)128.3나트륨(㎎)581.8칼륨 (㎎)401.1철분(㎎)1.6돼지고기는 동맥 내의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아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 준다.
돼지고기에는 비타민 B1이 쇠고기보다 10배나 더 들어 있다.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피로함을 느끼게 되고, 전신권태를 느끼게 된다.
그 밖에도 당근은 비타민과 무기질 등이 균형 있게 들어있는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고기 등 산성 식품과 함께 먹으면 산성을 중화시킨다. 또한 홍역, 빈혈, 저혈압, 야맹증 등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마늘을 넣음으로서 알리신의 성분이 냄새를 억제해주며 살균작용 뿐 아니라 항바이러스 작용으로 유해 물질을 분해하고 양파가 들어가면 퀘르세틴은 항산화작용을 하며, 알리신은 체내의 비타민 B와 결합하여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음식이다.


11) 구이

① 곱창구이

곱창은 '곱은 창자'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곱은'은 '굽은'의 뜻이다.
'고수머리'는 술(머리칼)이 굽었다는 뜻의 '곱술머리'에서 나온 말이고, '곱장다리'는 굽어진 다리를 일컫는 말이다. 사물의 가장 요긴한 기회나 막다른 절정을 '고비'라고 하는데, 이것도 '곱이'(굽이=曲)가 그 원말이다.
곱창은 매우 긴 창자이다. 매우 길어서 뱃속에 여러 굽이 굽혀져 자리하고 있다. 그렇게 굽혀 있는 창자이기 때문에 '곱창'이다. 곱창에는 소곱창과 양곱창이 있는데 소곱창은 소의 작은 창자를 양곱창은 소의 첫 번째 위를 가리킨다. 소는 네 개의 위를 가지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양이고 두 번째가 천엽, 세 번째가 절창, 네 번째가 바로 막창이다. 속에 융털돌기가 가득한데, 끓이면 그 질깃질깃한 맛이 우리 혀를 즐겁게 한다. 전골로 먹어도 좋고 구이로 먹어도 좋은 것이 곱창이다.
곱창은 기가 허약한 사람이 섭취하면 기를 보충해 주고 또 산후 조리에도 특효가 있다. 고단백, 저 콜레스테롤 식품인 곱창은 씹는 맛도 쫄깃하며 술안주 시 분해 작용이 뛰어나 위벽보호, 알코올 분해, 소화촉진 등의 작용에 좋으며 여성들의 건강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격이다.
여기에 20여 가지 각종 양념을 첨가, 영양을 한층 더 높여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맛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음식이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해준다고 되어 있고 오장을 보호하며 어지럼증(혈압)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또한 당뇨, 술중독, 몸의 독성해소, 장내해독, 살균, 이뇨, 피부미용, 피로회복, 노약자의 양기부족, 골다공증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곱창의 오리지널 맛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요리가 곱창구이이다. 곱창구이는 곱창 속의 소화액 때문에 소화가 잘된다. 곱창구이 맛의 비결은 무엇보다 곱창을 잘 다듬는 것이다. 냄새제거와 육질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먼저 양파즙을 이용해 냄새를 제거한다. 곱창을 양파즙에 재워 2∼3시간 냉장고에 넣어두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냄새가 가신다.
잘 손질된 곱창이 달궈진 불판 위에서 고불거리며 줄어드는 모습은 보기에 따라서 흉측하기도 하지만 귀엽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잘 익은 곱창 조각 한 점을 입에 넣으면 그 고소하고 쫄깃한 맛에 소주 한 잔이 쉽게 넘어간다. 손질을 제대로 한 유명 곱창집에 늘 손님이 붐비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예전엔 비싼 고기를 먹지 못하던 서민들이 육질의 씹는 맛을 찾아 대용으로 먹던 곱창은 그래서 곱창전문 음식점도 수수하고 둥그런 드럼통과 허름한 의자 몇 개를 갖춘 풍경을 연출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급 음식으로 대접을 받아 곱창집도 넓고 깨끗한 내부에 굽는 연기를 빨아들이는 장치가 식탁마다 놓인 집이 많다. 세월에 따라, 그리고 사람들의 의식의 변화에 따라 음식의 격도 달라지고 음식점의 외양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리고 곱창구이는 이 변화의 핵심에 놓인다.
에너지(kcal)166.0탄수화물 (g)4.2지방 (g)   12.7단백질 (g)9.3비타민비타민 A (μg RE)82.1비타민 C (㎎)4비타민 B1(㎎)0.13비타민 B2(㎎)0.18나이아신 (㎎)3.2무기질칼슘(㎎)17.9인 (㎎)114.7나트륨(㎎)581.4칼륨 (㎎)261.1철분(㎎)1.9곱창은 고단백 식품이다. 콜레스테롤만 조심해 주면 다른 육류에 비하여 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이에 따라 환자의 병후 회복식, 보신요리 등에 이용되기도 하였다. 기가 허약한 사람이 섭취하면 기를 보충해 주고 또 산후 조리에도 특효가 있다.

② 더덕구이

 더덕은 도라지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독특한 향기가 뛰어난 우리나라 특유의 산에서 나는 뿌리 나물이다. 단군시대부터 고려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적은 <해동역사>라는 책을 보면 고려시대에 더덕을 나물로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 때에 더덕을 처음으로 먹기 시작했다는 뜻이 아니라 그전부터 먹어 내려오던 것이며 고려 때의 대표적인 나물이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덕을 이두글자로는 가적이라고 쓴다. 뿌리에 울퉁불퉁한 작은 혹이 더덕더덕 붙어 있다 하여 '더덕'이라 부른다.
1431년에 간행된 <향약채취월령 鄕藥採取月令>이나 <향약집성방 鄕藥集成方>에는 가덕(加德)이라 표기되어 있다. 가는 ‘더할 가’이니 ‘더’라 읽어야 하고 덕은 ‘덕’이라 읽어야 하니 더덕이 이두식 표기라 할 수 있다. <명물기략>에서는 더덕을 사삼이라 하고, 양유(羊乳)·문희(文希)·식미(識美)·지취(志取)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더덕은 예전부터 식용된 식물로 <고려도경>에서는 “관에서 매일 내놓는 나물에 더덕이 있는데, 그 모양이 크며 살이 부드럽고 맛이 있다. 이것은 약으로 쓰는 것이 아닌 것 같다”라고 하였다. 중국에서는 더덕을 약으로 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평소의 식품으로 쓰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또, <증보산림경제>에 2월에 옮겨 심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자연산만으로는 모자라서 재배를 하기도 한 것으로 여겨진다.
더덕은 어린잎을 삶아서 나물로 만들어 먹거나 쌈으로 먹기도 하며, 뿌리는 고추장 장아찌·생채·자반·구이·누름적·정과·술 등을 만든다. 특히, 햇더덕을 얇게 저며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들겨서 찬물에 담가 우려낸다.
자연식물인 더덕은 예부터 우리 산악지대에서 흔히 자라왔다. 뿌리나물로서 식용 섬유질이 풍부하고, 씹히는 맛이 탄탄하여 '산에서 나는 고기'에 비유된다. 생김새는 인삼 산도라지 등과 비슷해도 맛은 다르다. 더덕은 도라지보다 향기롭고 살이 연하여 도라지나물보다 훨씬 귀하고 품격 있는 나물이다.
더덕의 성장기인 봄에 싱싱한 생더덕을 갖은 양념에 무쳐 석쇠에 굽는 '더덕구이'를 비롯해서, '더덕회(膾)', '더덕김치' ‘더덕장아찌’ 등 많은 더덕요리는 원래 사찰음식으로 많이 먹었다. 또한 예부터 산삼에 버금가는 뛰어난 약효가 있다하여 사삼(沙蔘)이라 불렀으며 인삼(人蔘), 현삼(玄蔘), 단삼(丹蔘), 고삼(苦蔘)과 함께 오삼(五蔘)중의 하나로 인정받아 왔다.
옛날부터 물을 마시고 체한 데는 약이 없다고 하였는데 이 때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더덕이라는 말이 전해질 만큼 더덕은 산삼에 버금가는 특별한 약용 식물로 인정받고 있다. 더덕의 이런 특성은 산삼처럼 수도 없는 일화를 낳기도 했다. 특히 수십 년 이상 된 산삼처럼 오래 된 더덕은 썩지 않았는데도 그 속에 물이 생겨서 괴어 있는 것도 있는데 그 물은 산삼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특효가 있다고 했다. 이런 산더덕은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하듯 일평생에 단 한 번 만날까 말까 하는 것으로 옛날이나 지금이나 부르는 것이 값이라고 한다. 그러나 죽을 사람을 살리는데 쓸 때는 값없이 선뜻 내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수십 년 이상 묵은 오래된 산도라지를 먹고 폐결핵이나 폐암 등을 고쳤다는 이야기도 있고 안에 묵은 물이 찬 아주 커다란 산더덕을 먹고 며칠 동안 쓰러져 잠을 잔 뒤에 힘이 곱절이나 강해졌다는 장수 이야기가 구전설화로 전해져 내려오기도 한다.
동화에나 나올 것 같은 이런 신비한 효능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신비한 산의 힘, 또는 돌연변이로 설명하기도 한다. 환경의 변화나 종의 변동으로 인해서 수년밖에 살지 못하는 본래의 수령을 극복하고 수십에서 수백년까지 자생력을 갖추면서 살아온 산도라지, 산더덕 등은 산삼 못지않게 매우 신령스러운 약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삼년생 도라지에서 발견되지 않는 성분이 십년생에서 추가로 발견되고 십년생에서 발견되지 않는 성분이 이십년생 도라지에서 추가로 발견되는 이유는 우리나라 한반도 토질 속에는 현대과학이 규명하지 못하는 영적인 기운이 살아 있다고 한다. 이는 산에서 약초를 캐는 사람들이나 옛사람들이 늘 해오던 말과 일치하는 것으로, 성분은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나 인공재배로는 수십년 산 산더덕과 산도라지 등이 불가능하며 산더덕의 씨를 자연 상태의 산중에 뿌려야만 그 수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연의 신비에 대한 과학적 규명은 아직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하겠다.
이러한 신비한 효능을 가진 더덕에 갖은 양념을 하여 만드는 음식인 더덕구이는 음식이 곧 약인 한국인의 생각을 잘 드러내고 있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kcal)82.0탄수화물 (g)14.7지방 (g)   1.8단백질 (g)2.9비타민비타민 A (μg RE)34.7비타민 C (㎎)3.8비타민 B1(㎎)0.09비타민 B2(㎎)0.13나이아신 (㎎)0.6무기질칼슘(㎎)29.0인 (㎎)76.5나트륨(㎎)460.8칼륨 (㎎)165.7철분(㎎)1.4도라지과에 딸린 다년생 풀인 더덕은 각지 산허리의 기름진 땅에서 자라며 심기도 한다. 가을 또는 봄에 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햇볕에 말린다. 맛은 달고 쓰며 성질은 약간 차다. 더덕의 뿌리에는 섬유질을 비롯하여 칼슘과 인, 철분 등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잘랐을 때 나오는 하얀 진액은 사포닌 성분이며, 쓴맛의 성분이기도 하나, 폐 기운을 향상시킨다. 오래전부터 기관지염이나 천식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인 까닭이다. 사포닌은 이눌린과 함께 피 속의 콜레스테롤과 함께 지질 함량을 줄이고 혈압을 낮춰 준다.
 약리작용을 연구한 결과, 적혈구 수치를 현저히 증가시키고 백혈구 수는 감소작용을 보이며, 항 피로 작용이 있고, 달인 물은 혈압 강화와 호흡 흥분 작용을 보인다. 아울러 비장과 신장을 이롭게 하며 인삼과 비슷하나 몸집이 가볍고 더덕은 희고 실한 것이 좋다.

③ 돼지갈비구이

돼지고기는 크게 등심·방아살·어깨살·뒷다리·갈비로 나누어지며, 지방이 적고 연한 부분을 상품(上品)으로 친다. 현재는 갖은 양념을 한 등심이나 갈비, 그냥 구워서 소금에 찍어먹는 삼겹살을 즐겨 먹으며, 계피 등을 써서 냄새를 없앤 돼지족도 인기 식품 중의 하나이다. 그 밖에 저민 돼지 간에 메밀가루를 묻혀서 기름에 지진 간전, 돼지고기를 덩어리째 삶아서 얇게 저민 수육·편육을 비롯하여 갈비찜·완자전 등의 음식과 순대, 서양식으로 가공한 소시지 등 다양하게 조리되고 있다. 부산물인 털은 칫솔·옷솔의 원료로 이용되고, 가죽은 피혁으로 이용된다. 
돼지는 일찍부터 제전에 희생으로 쓰여진 동물이다.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에는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낼 때 쓰는 희생으로 교시(郊豕)에 관한 기록이 여러 번 나온다. 유리왕 19년(기원전 1) 8월에 교시가 달아나므로 왕이 탁리와 사비라는 자로 하여금 뒤를 쫓게 하였더니 장옥택(長屋澤) 중에 이르러서 돼지를 찾아 각근(脚筋)을 끊었는데, 이 사실을 왕이 듣고 “제천(祭天)할 희생을 어찌 상할 것이냐.” 하고 두 사람을 갱중(坑中)에 넣어 죽였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제천의 희생으로 돼지를 길렀으며 이 돼지는 매우 신성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 유리왕 21년 3월에도 달아나는 교시를 뒤쫓다가 국내위나암(國內尉那巖)에 이르러 산수가 심험(深險)함을 보고 국도(國都)를 옮겼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산상왕이 아들이 없었는데, 왕 12년 11월에 달아나는 교시를 좇아 주통촌(酒桶村)에 이르러 어떤 처녀의 도움으로 돼지를 붙잡게 되어 이 처녀와 관계하여 아들을 낳았는바, 아들의 이름을 ‘교체(郊彘)’라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고구려에서는 희생으로 쓰이는 돼지가 신이한 예언적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난다. <삼국사기> 잡지(雜志)에도 <고기 古記>를 인용하여, 고구려는 항상 삼월 삼일에 낙랑의 구릉에 모여 사냥하고 돼지와 사슴을 잡아 하늘과 산천에 제사한다고 하였다. <동국세시기>에는 산돼지가 조선시대 납향(臘享)에 제물로 쓰였다는 기록이 있다. 동지 후 세번째 미일을 납일로 정하여 종묘와 사직에 큰 제사를 지냈는데, 이때 산돼지와 산토끼를 썼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기도 내의 산간지방 수령들은 산돼지를 잡으려고 온 군민을 동원하였다. 이러한 관습은 폐단이 있어 정조때부터는 서울의 포수들을 시켜 산돼지를 사냥해 오도록 하였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무당의 큰 굿에서나 동제(洞祭)에는 돼지를 희생으로 쓰고 있다. 굿에서는 돼지머리만을 제물로 쓰는 경우가 많고 동제에서는 온 돼지를 희생으로 사용한다. 돼지는 지신의 상징으로도 인식되었다.
엄청난 가격의 쇠갈비에 비해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육질 역시 훨씬 부드러워 부담 없이 즐기는 돼지갈비는 돼지의 옆구리 갈비의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에 이르는 부위를 일컫는다. 특유의 누린내 때문에 쇠갈비와 달리 주로 양념을 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돼지갈비 맛의 성패는 바로 양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장 양념이든 고추장 양념이든 돼지갈비에는 생강즙을 넉넉히 넣어야 누린내가 사라지고 고기도 연해진다. 또 갈비에 칼집을 깊숙이 넣으면 양념이 속까지 고루 스며들고 맛도 좋아진다. 물론 갈비뼈에 붙은 살을 쉽게 발라낼 수 있어 먹기에도 훨씬 편하다.
이처럼 서민들에게 소보다 더 친근한 맛인 돼지의 갈비를 이용한 돼지갈비 전문점이 밀집되어 있어 유명해진 곳은 마포 돼지갈비 거리이다. 해방부터 1950년 전까지 마포 포구에는 배가 드나들었고 한강을 따라 내려온 목재는 마포를 통해 도심으로 들어왔다. 때문에 주변에는 제재소가 많이 있었고, 수상교통 요충지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 각 지방으로부터 오는 곡물을 저장하는 저장소 역할도 했다. 제재소에서 나는 나무톱밥 먼지로 인해 근처 인부들은 기름진 돼지고기와 시원한 막걸리를 찾게 되었고, 마포를 통해 들어오는 새우젓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안주로 파는 주막형태의 대포집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철도가 생기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강화만이 막혀 한강으로 들어오는 배 출입이 금해지면서 마포의 포구문화도 퇴색하였고 1960년대 후반부터는 대포집에서 발전된 형태의 돼지갈비 음식점들이 지금의 만리동 고갯길 부근 텍사스골목에 형성되었다.
이 점포들은 주변의 상인과 인부들을 상대로 고기를 한 점, 한 대씩 단위로 저렴하게 팔면서 술 매상을 올리는 전략으로 명성을 더해갔다. 1970년대 후반에는 불고기감이나 국거리로만 사용되던 돼지목살을 구이용으로 처음 선보이기도 했고 소금구이도 시도해 1980년대 초반까지 비슷한 형태의 음식점들이 밀집되어 갈비거리를 이루게 되었다.
이와 같이 돼지갈비는 서민의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깔끔한 현대식 외양에 환기구가 있는 장치가 식탁마다 마련되어 있는 현대식 모습은 불과 몇 년 전까지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돼지갈비집이다. 일반적으로 돼지갈비 집은 드럼통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 보통이었다.  커다란 드럼통 안에 연탄을 피워 넣고 위에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쇠판을 마련해 놓고는 등받이 없이 엉덩이만 간신히 걸칠 수 있는 동그란 의자 몇 개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것이 돼지고기집 풍경이었다. 따지고 보면 돼지고기집의 이러한 인테리어는 미학적으로 볼 때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것이다. 군데군데 녹이 슨 낡고 찌그러진 드럼통에 역시 동그란 의자들. 격식과 예의를 구태여 따지지 않고 둥그렇게 모여 앉아 불청객이 오면 또 오는 대로 둥글고 작은 의자를 옆에서 끌어다 끼워 넣으면 넷이든 다섯이든 같이 먹을 수 있던 것이 돼지갈비집이었다. 물론 고기 굽는 연기를 빼기 위해 출입문이든 창문이든 다 열어 제끼고 말이다. 이 둥글고 좁은 식탁에는 역시 그리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 소주병과 작은 소주잔들이 놓여지게 마련이었다. 탁자도 의자도 연탄도 불판도 소주잔도, 그리고 사람들도 둥글게 모여 앉아 있던 돼지갈비 집 풍경. 값이 저렴한 돼지갈비는 주인장의 인심도 둥글둥글해서 “아저씨, 고기가 너무 적다, 여기 이인분 추가하는데 좀 많이 줘요”라고 소리치면 예외 없이 추가된 고기는 처음보다 넉넉히 내주는 것 또한 흔한 일이었다. 서민들의 음식답게 곁들여지는 접시도 풋고추나 오이에 상추와 깻잎, 된장쌈장이면 소주와 함께 충분한 것이었다. 고단한 일꾼들과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 격식 없는 분위기를 찾아 편하게 취해보고 싶은 아줌마들이 여기저기 둥글게 모여 앉아 밤 늦은줄 모르고 왁자하게 이야기꽃을 피우는 곳이 바로 돼지갈비집이다. 
또한 돼지갈비에는 상추나 쑥갓 혹은 깻잎, 마늘 같은 채소를 곁들여 먹는데 이렇게 먹어야 영양적으로 균형을 이룬다. 서양과는 달리 고기요리를 영양적으로 균형 있게 먹고 있다. 또한 직접 불판위에서 지글 지글 구워 먹는 모습은 외국인들에게 매우 인상적이어서 외국의 유명 신문에 색다른 한국의 고기요리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에너지(kcal)269.0탄수화물 (g)12.0지방 (g)   15.2단백질 (g)20.4비타민비타민 A (μg RE)47.6비타민 C (㎎)11.0비타민 B1(㎎)0.79비타민 B2(㎎)0.20나이아신 (㎎)6.80무기질칼슘(㎎)27.4인 (㎎)237.7나트륨(㎎)817.6칼륨 (㎎)433.0철분(㎎)1.0
돼지고기의 지방은 쇠고기에 비해 지방산의 불포화도가 높고, 특히 다가불포화지방산의 함유율이 쇠고기의 2∼6배나 된다. 피로회복 비타민이라고 하는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육체적 피로뿐만 아니라 의욕상실, 집중력 저하 등의 신경증상까지 나타나는데, 돼지고기는 비타민 E나 B1, B2의 함유량이 높다. 또한 돼지고기에 많이 들어있는 철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철 결핍성 빈혈을 예방하며, 메티오닌 성분이 가장 많이 들어있어 간장의 보호와 피로회복에 좋은 식품이 될수 있다. 여러 가지 파와 마늘 같은 양념이 들어가면 영양적으로 더 좋다.

④ 떡갈비

떡갈비는 본래 궁중에서 임금이 즐기던 고급요리다. 쇠고기를 다져 만든 모양이 떡을 닮아 떡갈비라 불리며, 임금이 체통 없이 갈비를 손에 들고 뜯을 수 없다는 뜻도 숨어 있다. 먹기 편한데다 고소한 쇠고기 맛을 즐길 수 있어 어린이나 노인들이 즐긴다. 궁중에서 유래한 떡갈비는 전라도 담양, 화순과 경기도 광주, 양주 일원에 전해져 오고 있다. 하지만 향토색에 따라 그 요리법이 전혀 다르게 발전해왔다. 현재는 한국 각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간편하게 굽기만 하면 가능한 인스턴트식품으로 개발되어 시중 어디에서나 구입할 수 있다. 갈비 고유의 맛과 간편한 조리 방법으로 아이들의 간식과 도시락반찬으로 많이 쓰인다.
구한말 나인들에 의해 전해졌다는 경기도의 떡갈비는 우선 모양부터가 시루떡처럼 넓고 납작하다. 갈빗살을 커터나 믹서로 다져 양념을 버무린 가운데 갈비를 붙여 만든다. 그래서 약간 질기고 퍽퍽한 맛이 없지 않다. 귤이 강을 건너 강남으로 가면 탱자가 된다고 하지만 전라도로 내려간 떡갈비는 향토색과 어우러져 독특한 요리로 발전했다.
유배 내려온 양반들에 의해 전해진 남도 떡갈비 가운데 담양 떡갈비는 단연 백미다. 6백50년 전 노송당 송희경 선생에 의해 전해졌다는 담양 떡갈비는 모양과 요리법 자체가 경기도의 떡갈비와 맥을 달리한다.
떡갈비의 맛은 우선 좋은 고기가 생명이다. 시어머니로부터 인수받은 지 30여 년 된다는 담양의 한 식당에서는 지금껏 담양의 한우만을 쓴다. 좋은 갈비를 가져다 기름을 발라내고 갈비뼈에 붙어있는 살을 떼어내 다진다. 다진 갈비 살을 다시 갈비뼈 위에 떡 모양으로 얹는다. 만들어진 떡갈비를 참숯불에 굽는다. 참숯은 20년 동안 지리산에서 참숯 만드는 사람이 조달해왔다. 수월하게 가스 불에 구울 수도 있겠으나, 떡갈비 맛은 참숯 향이 배어야 제 맛. 숯불에 올리기 전 양념장을 바른다. 설탕, 마늘, 양파, 배즙, 정종, 생강을 물에 넣어 끓인 다음 장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일반 떡갈비와 달리 잡고기가 전혀 섞이지 않는다. 양념한 갈빗살을 채치듯이 다지고 동그랗게 다듬어서 갈비뼈 위에 올려놓고 굽는다. 귀찮을 정도로 손이 많이 가지만 대신 갈비는 뜯는 맛이라는 말처럼 부드러운 쇠고기맛과 갈비 뜯는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두툼한 떡갈비가 나온다. 타지 않고 고슬고슬하게 구리빛의 잘 익은 갈비가 먹음직스럽다 .크기도 아이들 손바닥만 해서 먹기 편하며 때깔이 곱고 정갈하다.
전라남도 광주의 송정(松汀)은 황룡강과 극락강을 끼고 있고 소나무가 많아 이름이 붙여졌다. 송정리는 광주의 5미 중 하나로 꼽히는 떡갈비로 잘 알려져 있다. 떡갈비는 서민들의 출출한 뱃속을 달래주는 술안주 겸 별미로 음식에 손맛을 담아내는 광주 송정의 명물이다. 갖은 양념을 발라 구워낸 떡갈비의 구수한 냄새는 지나가는 이의 발길을 절로 멈추게 한다.
광산구청 주위에는 떡갈비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떡갈비 거리 안쪽에는 1910년대 생겨난 송정리 5일장이 자리 잡고 있다. 송정장이 서는 자리는 나주, 함평, 영광에서 광주에 이르는 길목에 해당한다. 그렇다 보니 지금의 커다란 우시장이 형성됐다. 1960년대 들어 쇠고기 유통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시장 안 밥집에서 갈빗살을 다져 갖은 양념을 넣고 네모 모양으로 만든 음식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떡갈비의 원조다. 송정리 떡갈비는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반반 섞는다.
송정리 떡갈비 맛을 내기 위한 과정도 간단치 않다. 먼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잘 섞어 다진 다음 배, 키위, 다시마, 매실, 꿀, 양파, 마늘 등 20여 가지 재료를 넣어 맨손으로 오랫동안 버무린다. 이 때 고기에서 진이 나와 더 맛있어진다. 다진 고기는 하루 동안 숙성을 시킨다. 먹기 좋도록 뼈에서 고기를 발라내고 살을 다진다. 은은한 숯불에 떡갈비를 구울 때 바르는 소스에도 맛의 비법이 숨어있다. 소스는 다시마, 무, 대파 등 20여 가지를 넣어 만드는데 주인밖에 모르는 비법 재료도 들어간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것도 정갈한 맛의 비결이다. 오늘날 유명해진 ‘송정동 떡갈비’는 1950년대 ‘최처자 할머니’에서 비롯됐다. 당시 송정장에서 최처자 할머니가 현재의 ‘송정떡갈비’ 자리에 탁자와 의자를 놓고 떡갈비와 비빔밥을 팔면서 시작된 것이다. 그때는 송정장에 우시장과 도살장이 있어, 소·돼지고기를 구하기가 한결 쉬웠고, 이 고기들을 다져서 숯불에 구워 낸 것이 송정떡갈비의 유래이다.
에너지(kcal)116.2탄수화물 (g)5.4지방 (g)   7.3단백질 (g)7.4비타민비타민 A (μg RE)21.0비타민 C (㎎)1.7비타민 B1(㎎)0.05비타민 B2(㎎)0.07나이아신 (㎎)1.4무기질칼슘(㎎)35.6인 (㎎)73.1나트륨(㎎)193.5칼륨 (㎎)96.0철분(㎎)1.1
떡갈비의 주재료인 쇠고기는 구성성분 중 수분 다음으로 많은 것은 단백질로 약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고기는 인류의 가장 중요한 단백질 자원으로 분류되는데, 그 이유는 육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의 조성이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 조성과 유사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영양학적으로 '완전단백질'로 불리운다.
떡갈비는 맛이 좋고 영양가가 높아 누구나 사람들이 가장 좋아 하는 식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양질의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고 지방, 무기질, 비타민 등의 공급원으로서 가치가 높은 식품이며, 특히 철분이 많아 빈혈인 사람에게 더없이 좋다.

⑤ 뚝배기불고기

뚝배기란 뚝배기찌개나 지지미를 끓일 때 또는 설렁탕·육개장·삼계탕과 같은 것을 담을 때 쓰는 토속적인 그릇의 하나이다. 크기는 대·중·소의 여러 가지가 있고, 아주 조그맣고 밥 공기만하게 만들어 달걀을 쪄 그대로 상에 올리는 알뚝배기도 있다.
뚝배기는 오지그릇으로 된 것도 있고, 질그릇으로 된 것도 있다. 오지뚝배기는 붉은 진흙으로 만들어 볕에 말리거나 약간 구운 다음 다흑색(茶黑色)의 잿물을 입혀 다시 구워 만든 것으로, 검붉은 윤이 나고 질긴 것이 그 특징으로 고대토기에서 한 단계 발전한 김해토기를 거쳐, 8세기를 전후한 통일신라기에 토기에다 유약을 바르는 수법이 이어진 것이다. 반면에 질뚝배기는 오지뚝배기처럼 만드나 잿물을 입히지 않은 것으로 겉면이 태석 태석하고 윤기가 없다. 또한 알뚝배기는 배 부분이 오긋하게 퍼진 곡선형으로 되어 있다. 반면에 동해안의 것은 깊이가 얕고 국 대접의 주둥이를 오므려 놓은 것처럼 배 부분이 둥글게 곡선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뚝배기는 그 자체에 열을 가하여 조리할 수 있고, 뜨거운 음식물을 담아도 그릇의 표면이 그다지 뜨겁지 않아 쓰기에 편리하다. 또한 음식물이 잘 식지 않아 기름기 있는 음식을 담아 먹기에 좋다.
한편 우리의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 중에 뚝배기찌개란 것이 있는데, 바로 이 뚝배기에 쌀뜨물을 부어 된장을 풀어서 뚝배기에 걸맞게 탁하게 끓인 음식이다. 이 음식은 뚝배기 그대로 밥상에 올리는 것이 우리의 풍속이다.
밥상에 올린 뚝배기찌개는 반드시 어른이 먼저 수저를 댄 뒤에 먹어야 하며, 동시에 한꺼번에 두 수저가 들어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손윗 사람이 먼저 찌개를 뜰 수 있게 손아랫사람이 잠시 멈추는 것이 예의요, 미풍이다. 뚝배기는 이렇듯 지금도 우리 곁에서 우리의 정서를 대변해 주는 대표적인 식기로 남아 있다.
불고기는 외국인에게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채식주의자를 제외하고 불고기를 싫어하는 한국인은 없다. 불고기는 이래저래 한국음식의 대명사로 쓰인다. 특히 외식메뉴가 지금처럼 풍성하지 않던 시절에, 가족모임과 친목모임의 식사는 대개가 불고기였다. 불고기판에 육수가 자작한 불고기가 자글자글 끓으면, 어른들은 고기에 소주를 마시고 아이들은 달큰한 고깃국물에 밥을 비벼먹었다.
불고기는 이처럼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대표적인 전통음식이다. 그렇지만 우리 조상이 먹던 불고기는 우리가 먹는 불고기와는 조금 달랐다. 맥적이라는 불고기의 유래를 보아도 불고기의 시초는 구이 형태였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감칠맛나는 고깃국물을 연상하지 않고는 불고기를 말할 수 없다. 
별 생각 없이 먹는 불고기에 대해 잠시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먹는 불고기의 종류는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첫 번째는 고기를 석쇠 위에서 물기 없이 바싹 구워내는 석쇠 불고기이다. 언양 불고기, 광양불고기 등의 상호를 붙인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이다. 두 번째는 보다 대중화된 육수불고기이다. 넓적한 불고기판에 고기와 갖은 채소, 당면 등의 건더기와 함께 자작한 육수를 부어서 자글자글 익혀먹는 형태이다.
이 가운데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것은 육수불고기 쪽이다. 육수불고기는 전골의 형태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벙거지처럼 생긴 불판을 뒤집어놓은 뒤 우묵한 곳에 채소를 익혀먹고 가장자리에 고기를 익혀먹는다니 오늘날의 불고기판과는 위아래가 바뀐 모양새이다. 고깃국물이 가운데 우묵한 곳으로 모이든 모자의 차양처럼 불판 끝의 둥그런 고랑에 고이든 달고 짭짤한 고깃국물은 밥 두 그릇은 뚝딱 해치우게 만든다. 불고기 한 점 입에 넣지 않고도 고스란히 불고기의 맛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형편이 나아진 후에는 불고기 국물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고기만으로 온 식구가 배를 채울 수 있는 시절이 당도했다. 요즘의 고깃집 불판은 국물을 받을 수 있게 우묵한 부분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불고기 요리란 고깃점이 중요하고 맛있는 것이며 국물이란 부차적인 것으로 양을 늘려 많은 사람들이 같이 맛을 볼 수 있게 하는 어쩔 수 없는 방편이었다는 사고를 반영한다. 그러나 불고기의 매력적인 양념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고깃국물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고기의 빡빡한 맛을 중화시키고 고기에서 흘러나온 육즙에 양념이 더해진 감칠맛을 놓친다는 것은 분명 어리석은 일이다.
이에 십여년 전부터 아예 고깃국물 자체도 불고기 요리의 당당한 부분임을 인정한 요리가 생겨났는데 그것이 바로 뚝배기불고기이다. 이 요리에서 불고기는 구이가 아닌 탕 요리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국물이 어엿하게 대접받는 이 요리의 변신은 먹고는 싶으나 이와 장이 허약한 노인이나 어린이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 게다가 국물이 있는 요리로 변신한 이상 식재료를 더 첨가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당면도 넣을 수 있는 등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에너지(kcal)175.0탄수화물 (g)7.0지방 (g)   10.5단백질 (g)12.8비타민비타민 A (μg RE)205.9비타민 C (㎎)14.9비타민 B1(㎎)0.1비타민 B2(㎎)0.24나이아신 (㎎)4.40무기질칼슘(㎎)26.1인 (㎎)132.5나트륨(㎎)727.2칼륨 (㎎)450.4철분(㎎)1.9불고기는 예부터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좋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좋은 보양 영양 공급원이 되는 음식이었다. 한방에서는 쇠고기는 성질은 평하고, 맛은 달며, 비경과 위경에 작용 한다. 비위를 보하고, 기혈을 돕고, 근육과 뼈를 튼튼히 하고, 소갈을 멎고 수종을 해소할 수 있다. 이러한 불고기에 여러 가지 양념을 하고 여기에 채소까지 곁들여 먹는다면 영양적으로 보아 더 효과적이다.

⑥ 로스편채

궁중음식에서 유래한 로스편채는 식사 전 애피타이저로 인기가 높다. 한우의 채끝 부위(등심 가장자리)를 훈제한 뒤 냉동시켰다가 다시 약간 녹여 얇게 썰어 내놓는다. 시원한 여름음식으로 적절한 로스편채는 기름기 적은 부위로 만들어 맛이 담백하고도 채소를 싸먹기 때문에 상큼하며 얇게 저민 고기이기 때문에 입에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로스로 만들면 로스편채, 차돌박이로 하면 차돌박이 편채. 술안주용으로는 그만인 메뉴이다. 그리고 휴일 저녁에 온가족이 둘러 앉아 즉석에서 고기를 구워 가며 채소를 싸서 먹는 맛은 특히 좋다. 고기는 살짝 익히고 채소를 듬뿍 넣어 아삭아삭하게 씹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담백한 맛이 질리지 않는다. 편채용 고기가 있고 소스만 준비해 두면 즉시 만들 수 있어 손님이 많을 때 유용하다. 고급스럽기도 하거니와 갖은 채소와 어울어져 입맛 돋우는데 아주 그만이다.
이 로스편채는 레드와인과 아주 잘 어울려 국제적인 음식으로 발돋움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살짝 겉만 익혀서 고기로 채소를 싸먹는데 그 모양이 아름답고 정갈하며 맛이 담백하면서도 깔끔해서 웬만한 서양의 품위 있는 요리에 전혀 꿀리지 않는 것이다.
어느 외국인은 한국에서 먹어본 요리 중 로스편채가 가장 기억에 남고 이질적인 외국 음식이라는 맛의 생소함과 거부감이 없었다고 했다. 게다가 겉만 살짝 익힌 거의 육회라 해도 과언이 아닌 얇게 썬 고기에 갖은 싱싱한 채소를 싸서 매콤한 겨자장에 찍어 먹는 것이기 때문에 날고기를 먹는다는 부담감도 없고 또 푸짐하게 동물성 음식을 먹은 후의 위장의 거북함도 없는 것이 바로 이 요리이다.
이 요리는 대단히 품위 있고 아름다운 음식이기 때문에 당연히 손님 초대시 폼나는 술안주 겸 전채요리가 될 수 있다. 여름에 부담스러운 고기 요리도 이 로스편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고기를 차갑게 한 것에 시원한 채소를 함께 먹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뜨거운 고기류 음식을 피하게 되는 여름에 인기 있는 고기 음식이 된다.
이 로스편채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① 로스(차돌박이)는 얇게 포를 뜨고 인삼과 채소는 3~4cm 크기로 토막 내       어 채 썰어 둔다.
② 고기에 소금, 후추를 뿌린 뒤 찹쌀가루에 묻혀 팬에 지져낸다.
③ 채 썬 채소를 익혀낸 고기 안에 넣어 돌돌 말아 감싼다.
④ 소스 재료를 섞은 뒤 배를 갈아 넣고 편채와 같이 내어간다.

이 때 인삼은 생략해도 좋고 소스도 개성있게 각자 기호에 맞게 만들면 된다. 술상이 아닌 경우 채소를 따로 색스럽게 담고 고기는 즉석에서 구워 내는 것이 맛이 더욱 아삭하고 좋다. 요새는 웬만한 정육점에서 편채용으로 썰어서 팔기 때문에 고기 구입에 관해서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로스편채를 만들 때 고기에 찹쌀가루를 묻히는 경우가 있는데 찹쌀가루를 묻히는 이유는 기름에 튀기거나 지질 때 반드시 하는 과정인데 밀가루를 묻히는 것보다 영양이 좋고 기름이 덜 배며 고기의 영양과 맛이 손실되지 않게 보호되면서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기의 원래 모양이 유지된다.
에너지(kcal)135.0탄수화물 (g)0.1지방 (g)   63.4단백질 (g)24.4비타민비타민 A (μg RE)12.0비타민 C (㎎)2.0비타민 B1(㎎)0.07비타민 B2(㎎)0.19나이아신 (㎎)5.30무기질칼슘(㎎)8.0인 (㎎)202.0나트륨(㎎)56.0칼륨 (㎎)233.0철분(㎎)2.0로스편채의 재료인 쇠고기는 대표적인 단백질 급원식품이다. 쇠고기에 들어 있는 무기질은 인, 철분, 칼륨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나, 칼슘의 양은 적다. 또한 비타민 B2, 나이아신과 같은 비타민 복합체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주재료인 소고기에 여러 가지 채소를 곁들인 영양적으로 매우 좋다.

⑦ 불고기

쇠고기를 얇고 넓게 저며서 양념장을 무쳐 석쇠에 놓고 구운 음식. 예전에는 너비아니라고 하였다. 너비아니란 궁중과 서울의 양반집에서 쓰던 말로 고기를 넓게 저몄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고기구이는 맥적(貊炙)에서 유래된다. 맥은 중국의 동북지방을 가리키는 말로 고구려를 칭하는 말이다. 맥적은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서 직화를 쬐어 굽는 요리인데 석쇠가 나온 뒤에는 꼬챙이에 꿸 필요가 없어져서 지금의 불고기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불고기는 진간장·꿀(또는 설탕)·다진 파·마늘·깨소금·후춧가루로 만든 양념장에 재웠다가 굽는다. 고기를 구울 때는 석쇠를 잘 피운 숯불에 올려놓고 뜨겁게 달구어 쇠고기를 넓게 펴서 굽는다. 기호에 따라 조금만 익히거나 바싹 구워 먹는다.
요즘은 전통 한국음식의 대명사로 비빔밥이나 삼계탕 등이 꼽힌다. 하지만 이십년 전만 해도 외국에서 온 손님에게는 단연 불고기를 대접했다. 외국 대통령이 방한해서 불고기를 맛있게 먹는 장면은 텔레비전이나 신문에 심심찮게 등장했다. 물론 불고기는 외국인에게만 권하는 음식이 아니었다. 외식메뉴가 지금처럼 풍성하지 않던 시절에, 가족모임과 친목모임의 식사는 대개가 불고기였다. 불고기판에 육수가 자작한 불고기가 자글자글 끓으면, 어른들은 고기에 소주를 마시고 아이들은 달큰한 고깃국물에 밥을 비벼먹었다.
불고기는 이처럼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대표적인 전통음식이다. 그렇지만 우리 조상이 먹던 불고기는 우리가 먹는 불고기와는 조금 달랐다. 과연 조상들이 즐겨먹던 불고기는 어떤 것일까? 그리고 우리가 먹는 불고기의 모습이 형성된 것은 과연 언제쯤이었을까?
지금 우리가 먹는 불고기를 유추해 보면 고구려 시대 먹던 맥적이 가장 유사하다고 한다. 고구려에선 고기에다 부추와 마늘을 충분히 넣고 우리가 자체 개발한 장(醬)으로 조미하여 구워먹었다고 하는데 미리 장에 조미해 먹은 것이 불고기의 시작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과거의 너비아니는 요즘의 불고기와는 조금 틀리게 직접 불에다 구워먹는 음식이었다. 그리고 설탕이 귀한 시절이어서 조선간장을 이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먹는 불고기보다는 달짝지근한 맛이 덜 나는 그런 맛이었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또 너비아니는 지금 우리가 먹는 불고기처럼 얇게 슬라이스 하지 않고 구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두툼하게 썰어 만들어 졌다. 
이처럼 불고기는 우리 조상들의 다양한 지혜로 만들어진 바비큐요리다. 더욱이 고기를 소스에 재워 먹는 요리로는 세계에서는 '불고기' 뿐이라고 한다. 요즘 우리는 흔하게 만들어 먹는 게 불고기 요리지만 조상들의 지혜가 아니었다면 현재의 불고기를 먹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불고기의 시작은 고구려 사람들의 맥적이라는 특이한 요리방법으로 시작되었다. 그 후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더욱 융성해져 육식이 식생활에서 멀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특히 쇠고기를 먹는 관습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고구려 맥적의 전통은 고려후기 몽고의 지배하에서 다시 나타난다. 몽고인들은 육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고려 식탁에 자연스레 전달되었는데 이때에 고기 요리법도 몽고인들에게서 전수된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공탕(空湯) 이었는데 이 요리는 맹물에 고기를 삶는 조리법을 의미한다. 고려시대에는 육류, 생선 모두 주로 날로 먹었다고 하는데 이때 중국(송, 원시대)은 점차 날로 먹지 않았으나 일본은 생선을 날로 먹었다고 한다. 그러다 고려후기때에 중국의 영양을 받아 본격적으로 불고기, 갈비를 해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옛 문헌에는 중국 진(晋)나라 때부터 맥적(貊炙)을 상당히 즐겨먹었다고 하며 귀한 손님이 왔을 때나 잔치할 때는 반드시 내놓았던 것이 맥적이었다. 맥이란 바로 고구려를 일컫는데 옛 고서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맥적이란 꼬챙이에 꽂아서 불 위에서 굽는 것이며 미리 조미해 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고기요리는 전통적으로 미리 조미하지 않고 굽거나 갈아서 양념에 무쳐 먹는다. 그러나 맥적은 미리 조미하기 때문에 일부러 양념에 무쳐 먹을 필요가 없어 무장(無醬 )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 후 불고기는 조선시대에와 궁중요리 너비아니로 발전하게 되었다.
에너지(kcal)169.0탄수화물 (g)10.9지방 (g)   7.9단백질 (g)13.7비타민비타민 A (μg RE)10.8비타민 C (㎎)5.5비타민 B1(㎎)0.09비타민 B2(㎎)0.16나이아신 (㎎)3.4무기질칼슘(㎎)19.1인 (㎎)153.5나트륨(㎎)445.7칼륨 (㎎)315.1철분(㎎)2.0
쇠고기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가지고 있는 영양식품이다. 단백질과 무기질은 물로 비타민 B의 주요 원천이기도 하다. 함황아미노산, 아이들의 성장 발육에 필요한 라이신과 정신건강 및 신체 건강에 필수적인 철분도 풍부하다. 또한 10-30% 정도의 지방은 고기의 맛을 부드럽게 하고 풍미를 높여주며, 많은 열량을 내 줄 수 있다. 쇠고기는 포화지방산이 많아 소화 흡수가 좋지 못하고, 생활 습관병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불고기 양념 속에 들어가는 참기름은 맛을 좋게 하는 것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침착되는 것을 억제 할 수 있다.
불고기는 예부터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좋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좋은 보양 영양 공급원이 되는 음식이었다. 그리고 불고기를 양념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늘, 파, 생강, 양파 등은 생리활성 효과가 매우 높은 물질들로서 고기의 콜레스테롤을 낮추어주는 물질들이다.
불고기와 함께 상추, 깻잎, 쌈채소들을 먹으면 섬유소가 풍부하여 동물성식품인 고기와 궁합이 맞는다.

⑧ 삼겹살

삼겹살은 돼지고기의 특정 부위를 지칭한다. 삼겹살이란 단어의 의미는 살과 지방부분이 세 번 겹쳐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삼겹살 부위는 돼지의 배쪽 부분에서 나온다. 한국인들에게 돼지고기의 여러 부위 중 가장 맛있는 부위로 치는 것을 한 가지 들라면 대부분 '삼겹살'을 꼽는다. 인기가 높은 만큼 다른 부위보다 값이 꽤 비싸지만 찾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식육점의 돼지고기 판매는 좋은 삼겹살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삼겹살의 소비는 상상을 불허할 정도 많다. 전 세계 삼겹살을 한국인이 다 먹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보통 사람은 4일에 한번 정도는 삼겹살 일인분을 먹는다는 통계자료가 있다. 또한 삽겹살을 먹어야 하는 삼삼데이가 있고 먼지를 먹은 뒤에는 삼겹살을 먹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따라서 삼삼데이나 황사가 부는 계절이면 삼겹살의 소비는 더 늘어난다.
대한민국에서는 최근 돼지고기의 특정부분인 삼겹살의 과소비로 인해 돼지고기의 또 다른 부위인 안심, 등심, 뒷다리살, 목살, 앞다리살 등의 소비를 촉진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기도 하였으며, 삼겹살에 대한 소비과잉으로 현재는 캐나다 등 외국에서 삼겹살 부위를 상당량 수입하고 있다. 
삼겹살의 인기에 편승하여 최근에는 '목삼겹', '오겹살'이란 용어도 생겨났는데, '목삼겹'은 상대적으로 값이 싼 '목살'을 삼겹살의 일종인 냥 혼동시켜 팔려는 의도에서 나온 말이고, '오겹살'은 삼겹살에 돼지의 껍질 부위를 붙여 정형한 삼겹살의 일종이다. 중국에서는 삼겹살을 '오화육(五花肉)'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오겹살에 해당하는 말이다.
그러면 우리는 언제부터 삼겹살을 먹기 시작했을까? 돼지고기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비계를 가장 맛있는 살코기, 즉 삼겹살로 둔갑시킨 사람들은 예로부터 장사수완이 좋기로 유명한 개성사람들이 개량 양돼지를 기르게 되면서 만들어낸 비법이라고 한다. 삼겹살은 돼지의 살코기에 그냥 비계 덩어리가 붙어있게 돼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비계 끝에 다시 살이 생기고 또 그 살 끝에 비계가 붙게 하는 식으로 비계와 살이 번갈아가며 결이 지도록 육질을 개량한 것이다. 비계 덩어리가 마구 붙은 돼지고기를 불에 구우면 기름투성이인 비계는 느끼하고, 기름기가 적은 살코기는 팍팍해서 먹기가 나쁘다. 그러나 육질이 잘 형성된 삼겹살은 살코기와 비계가 번갈아 겹겹이 붙어 있어서 고기가 부드럽고 맛이 매우 고소해서 지난날 이런 돼지고기를 처음 먹어본 미식가들이 개성의 삼겹살 고기맛에 찬탄을 했다는 것이다.
돼지는 잡식성이라 아무 음식이나 잘 먹어서 사람도 먹고 살기 힘들던 옛날에는 음식 찌꺼기나 쌀겨·보릿겨·비지·술지게미 따위를 먹여 길렀고, 제주도에서는 측간에서 사람의 배설물을 먹여 기르기도 했다. 그런데 일찍이 장사수완이 뛰어난 개성 사람들은 돼지가 자람에 따라 섬유질이 많은 조를 사료를 주다가 섬유질은 적고 영양가가 많은 농후사료를 또 바꾸어 먹이니까 비계가 살 사이에 겹겹이 얇게 들어있는 '삼겹' 살코기가 되어 보다 높은 값에 팔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개성 사람들이 돼지 사육 방법을 통해 삼겹살을 ‘개발’했다는 설외에도 어떻게 삼겹살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게 되었는지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돌아다닌다. 1960년대 소주 값이 떨어지자 마땅한 안주로 값싼 돼지고기를 먹게 되었다는 ‘소주가격 하락설’과 노동자들이 건축자재인 슬레이트에 삼겹살을 구워먹다 퍼졌다는 ‘슬레이트설’이 전해진다. 그러나 상기 통계를 보면 60년과 70년의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거의 동일하다. 슬레이트설은 앞뒤가 바뀐 게 아닐까 짐작한다. 즉, 삼겹살의 기원이 아니고 삼겹살 유행 후에 간편하게 먹는 방법일 듯하다.
삼겹살의 대중화는 몇 번의 전기를 거친다. 90년대 초반에 솥뚜껑 삼겹살이 히트를 치고, 그보다 조금 후에는 1인분 가격이 자장면보다 싼 대패삼겹살이 유행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미숫가루 삼겹살, 2000년대에는 와인삼겹살이나 녹차삼겹살 등이 유행하고 있다.

에너지(kcal)207.0탄수화물 (g)0.2지방 (g)   18단백질 (g)10.3비타민비타민 A (μg RE)3.6비타민 C (㎎)0.6비타민 B1(㎎)0.41비타민 B2(㎎)0.18나이아신 (㎎)2.6무기질칼슘(㎎)5.0인 (㎎)79.2나트륨(㎎)194.4칼륨 (㎎)121.9철분(㎎)0.4돼지고기는 일반 어느 고기와 마찬가지로 단백질의 함량이 높다. 돼지고기에는 불포화지방산(아라키돈산, 리놀산)이 가장 많이 들어있어 혈관 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아주며 혈류를 왕성케 한다. 돼지고기에는 다른 육류에 비해 특히 비타민 B군이 많이 들어 있으며, 양질의 단백질과 각종 영양소가 들어있는 고 영양식품으로 곱고 윤택한 피부와 날씬한 몸매를 유지시켜 준다고 한다. 특히 비타민 B1의 기능으로 각기병의 예방과 치료, 신경염의 예방과 치료, 탄수화물의 대사를 도와 피로물질인 젖산의 생성을 억제하고 단백질의 대사도 촉진한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돼지고기에는 비타민 B1이 쇠고기보다 10배나 더 들어 있다. 빈혈예방과 간장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돼지고기에 많이 들어 있는 철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철결핍성 빈혈을 예방한다.]

⑨ 생선구이

구이는 어패류나 수조육류·채소류를 불에 구워 만든 음식, 또는 불로 구워 만드는 조리법이다. 구이는 인류가 불을 발견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여러 가지 조리법 중 가장 일찍부터 발달된 조리법이다.
원시시대에는 짐승을 잡아서 통으로 구워 먹거나, 불에 돌을 올려놓아 가열되면 물고기·짐승·나무열매 등을 얹어서 구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 뒤 여러 가지 조리 기구를 발명하고 조리법의 발달에 따라 재료와 양념 등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다.
즉, 초기에는 특별한 조리기구 없이 꼬챙이에 꿰어서 굽다가 쇠의 발명으로 적철을 만들어 굽게 되고, 근래에는 보통 석쇠에 놓고 굽게 되었다. 연료도 장작에서 숯불로 변하였고 최근에는 석유·가스 등으로 대치하게 되었다.
연료가 석유나 가스가 되면서 기름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번철에 굽는 방법도 생겼는데, 이것은 연료의 변천에 따르는 변형된 방편으로 그 맛에는 큰 차이가 있다. 굽는 방법도 직접 불에 놓고 굽는 방법에서 밀가루나 종이·진흙을 발라 굽는 방법, 냉수에 적셔서 굽는 방법 등으로 발달하였다. <증보산림경제>에는 기름·간장·소금·파·후추·술·초 등을 밀가루 죽에 섞어서 고기에 바른 다음 꼬치에 꽂아서 불꽃이 삭은 불 위에서 익혀 밀가루 껍질을 벗겨내고 먹는 구이법이 소개되어 있다.
<규합총서>에는 고기를 익히다가 냉수에 잠깐 적셔서 다시 굽는 것을 세 번 정도 되풀이하는 구이법과 고기에 진흙을 발라 굽는 방법 등이 소개되어 있으며, <시의전서 是議全書>에는 백지를 발라 굽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이것은 속까지 익기 전에 겉이 타는 것을 막기 위한 온도조절의 방법이었다.
이 밖에도 들에 갔을 때 즉석에서 구워먹는 방법도 있었으니, 옛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낭만을 엿볼 수 있다. 즉, 산에서 직접 딴 송이를 굴참나무잎이나 박잎으로 여러 겹 싸고 진흙을 발라 모닥불에 묻어 구워서 소금이나 간장을 찍어 먹기도 하였고, 암꿩이나 닭의 뱃속에 고비를 채워 담아서 진흙으로 봉하여 장작불에 1, 2시간 구워 꺼내서 초장에 찍어 먹기도 하였다.
음식을 구울 때는 우선 센 불에 겉을 익힌 다음, 속을 익혀서 맛있는 것이 흘러내리지 않게 한다. 이 때 지나치게 불을 세게 하면 부분적으로 숯이 되어 풍미가 떨어지고 보기에도 흉하므로 화력을 적당하게 조정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경험에 따른 요령이 필요하다. 즉, 재료가 두꺼우면 겉은 타면서도 속이 잘 익지 않으므로 화력을 줄여서 한쪽을 거의 익힌 다음 뒤집어서 다른 한쪽도 속까지 익히도록 한다. 특히 살이 무른 생선 같은 것은 너무 자주 뒤집으면 흐트러져서 다루기가 어려워지므로 주의한다.
또, 겉에 물기가 많으면 굽기 어려우므로 구울 재료를 미리 꾸덕꾸덕하게 말려서 구워야 모양이 반듯하다. 연료는 완전히 불이 붙어 연기가 나지 않는 숯불이 가장 좋으며, 비교적 센 불에 석쇠를 높이 놓고 굽는 것이 좋다. 석쇠를 미리 달구어서 구우면 달라붙지 않아서 더욱 좋다.
양념에는 간장·고추장·소금양념이 있으며, 미리 양념을 하였다가 굽는 방법과 구우면서 양념을 하는 방법이 있는데, 어떤 방법이든 거의 구워졌을 때 양념을 덧바르면 훨씬 윤이 나고 먹음직스럽다. 간장이나 고추장은 파·마늘·생강을 다져넣고 참기름·깨소금·설탕을 넣어 만드는데, 간장인 경우는 진간장을 써서 검고 고운 빛이 나도록 해야 하고 고추장은 너무 되직한 것, 짠 것은 피한다. 소금양념 방법에는 소금에 절여놓았다가 굽는 방법과 구운 뒤에 소금을 찍어 먹는 방법, 소금을 뿌리면서 굽는 방법 등이 있다. 소금양념은 간장·고추장 양념과 달리 맛이 깔끔하며 재료의 본 맛을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생선을 구울 때는 기름이 지글지글 끓는 생선 위에 고운 흰 소금을 뿌리면 소금이 붙어서 마치 서리가 하얗게 내린 듯 고우며 먹음직스럽다.
이와 같이, 구이는 열이 음식에 직접 전달되어 겉의 단백질이 먼저 응고되므로 속의 육즙이 흘러내리지 못하게 하여 영양분의 손실이 적고, 구워졌을 때의 독특한 향기는 식욕을 자극하며 양념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으므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조리법이다.
생선구이는 구이 요리의 대명사라고 불리울 만큼 대중적이며 또 일반화되어 있다. 생선을 구워 먹는 방법은 선사시대의 유적지에서 생선의 뼈가 출토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일찍부터 개발된 요리법으로 추측된다. 그 뒤 점차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굽는 법도 다양하게 발달하여 지금까지 제례의 제물이나 연회식 또는 일상의 반찬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규합총서 閨閤叢書>에는 긴 꼬챙이에 생선을 입부터 빗겨 찔러 화로 가에 멀리 들고 자주 뒤적여 고기즙이 입으로 흘러나온 뒤, 토막 지어 굽는 법이 소개되어 있고, 붕어를 맛있게 굽는 법도 소개되어 있다. 이에 의하면 숯불을 많이 피워 그 위에 재를 얇게 덮고 붕어를 비늘 째로 굽는데, 비늘이 말라 일어나면 냉수를 발라 도로 붙게 하기를 5, 6차례 한 뒤 거꾸로 잡아 발갯깃으로 쑤셔 가며 기름장을 발라 구우면 비늘이 스스로 떨어지고 맛이 좋다고 하였다.
생선구이는 통째로 굽거나 토막을 쳐서 굽는데, 조미방법은 소금만 발라 굽는 법, 간장·설탕·후춧가루로 만든 양념장을 발라가며 굽는 방법, 파·마늘·생강·참기름·설탕·고춧가루·후춧가루·간장으로 만든 양념장을 발라 가며 굽는 방법이 있다. 도미·방어·가자미·정어리 등은 소금만 발라 굽는 것이 좋고, 기름기가 많은 방어·삼치 등은 간장·설탕·후춧가루로 만든 양념장을 발라 굽는 것이 좋다. 빛이 희고 담백한 도미·민어·준치·대구·숭어 등은 고추장 양념장을 발라 굽는 것이 좋다.
굽는다는 것은 가장 원초적인 조리 방식일 것이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선사한 이래 인간은 음식을 불로 익혀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음식을 익혀 먹는 최초의 모습은 단연 구이가 된다. 불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반반한 돌만 불 위에 얹으면 훌륭한 조리도구가 된다. 여기서 한 단계 진화한 구이 방법이 음식을 꼬치에 꿰어 불에 굽는 것이다. 이것저것 탈만한 것들을 주워놓고 피운 모닥불 위에 꼬치에 꿴 음식이 익어가는 모습은 가장 원초적인 요리방법이자 또 가장 낭만적인 풍경이다. 석양 무렵 바닷가의 풍경이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그리고 바닷가의 모닥불 요리라면 단연 생선이 될 것이다. 어느나라를 가든 관광객이 북적대는 해변이나 바닷가 항구에는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도 이글거리는 불에 생선 꼬치가 돌아가는 한편에 반바지만 입은 구릿빛 몸으로 모래사장에서 나뭇가지에 고기를 꿰어 모닥불에 굽는 원주민이나 배낭여행객이 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원시적인 요리방식이 구이라는 것은 캐러비안의 해적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원주민은 캡틴 스패로우의 사지를 묶어 나뭇가지에 매달고 불 위에 얹는다. 빙글빙글 돌리면서 고르게 구워지는 고기. 아무튼 구이요리는 프로메테우스 시절부터 시작해서 21세기에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요리방식이다.
우리처럼 생선 종류가 풍부한 나라도 드물 것이다. 그리고 모든 생선은 구워서 먹을 수 있다. 바닷가의 추억을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구이는 날로 먹는 것 다음으로 재료의 맛을 원래대로 맛볼 수 있게 하면서도 가장 쉬운 조리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리에 자신이 없는 새댁도 생선 한 토막만 구우면 식탁을 꾸밀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백반집에 가더라도 소위 ‘풀밭’을 면할 수 있는 상차림이 생선구이가 된다. 식탁에 그래도 동물성이 올랐다는 체면을 차리게 해주는 것이 바로 생선구이 한토막이다. 그러나 생선에도 품격의 수준이 있고 경제적 등급이 있다. 부잣집 반상차림엔 소갈비보다 비싼 영광굴비가 온전히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서민의 초라한 밥상에도 꽁치구이 한 토막은 오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생선구이는 계절마다 제철 생선을 구할 수 있다는 한국의 지리적 상황 때문에 서민들도 다양하게 생선구이의 맛을 즐길 수가 있다.  
에너지(kcal)96.0탄수화물 (g)0.1지방 (g)   4.3단백질 (g)13.4비타민비타민 A (μg RE)10.5비타민 C (㎎)0.7비타민 B1(㎎)0.04비타민 B2(㎎)0.16나이아신 (㎎)0.7무기질칼슘(㎎)54.7인 (㎎)137.2나트륨(㎎)933칼륨 (㎎)180.5철분(㎎)0.6
단백질 함유량은 생선이 고기와 거의 동일할 뿐만 아니라 생선단백질의 영양가 역시 단백질과 거의 동일한 정도로 좋다. 생선 단백질은 영양가뿐만 아니라 각종 생리활성을 갖는 기능성 물질인 펩타이드 생성 원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뇌졸중에 의한 사망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뇌졸중의 원인 중 하나인 뇌출혈은 식염이 많고 단백질이 적은 식생활로 인한 혈압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선 단백질이 동맥경화의 요인인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동물 실험을 통하여 확인되었다. 그 이유는 생선 단백질이 소화될 때 생성되는 펩타이드에 의한 효과로 보고 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혈압상승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는 정어리 펩타이드가 영양기능성 소재로 등재되어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선은 단백질 섭취에 가장 이상적인 식품이다. 소고기, 돼지고기를 많이 먹으면 단백질 이외에 성인병의 원인인 포화지방산이 많은 동물성 지방도 함께 섭취하게 된다. 가능한 한 포화지방산을 적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생선 단백질의 섭취가 요구되고 있다.

⑩ 소갈비구이

소갈비는 토막 친 소갈비를 양념하여 구운 음식이다. 재료로는 연하고 좋은 어린 암소갈비가 적당하며, 갈비의 맛을 국물 등에 흘려 없애지도 않고 약간 탄듯한 구이 특유의 독특한 향기가 기호를 자극하므로 그 맛이 일품이다. 맛있게 잘 조리된 갈비구이는 빛이 검붉고 기름이 잘잘 흐르는 듯하며, 약간 단맛이 돌면서 먹을 때 고기가 뼈에서 잘 떨어져야 한다. 덜 구워져서 떨어지지 않으면 먹기도 어렵고 맛도 덜하다.
이 맛있는 갈비구이의 특별한 대명사로 쓰이는 것이 바로 수원갈비이다. 일설에 의하면 수원갈비의 시작은 화춘옥이라는 음식점을 처음 열었던 이귀성에 의해서라고 한다.  이귀성은 1930년 예의 수원 영동시장에서 형 이춘명과 본인, 그리고 동생과 함께 ‘화춘 제과’라는 과자점을 열었다. 그러다 해방이 된 1945년 11월경에 이귀성이 혼자서 독립하여 27평의 2층 목조건물에 ‘화춘옥’이란 해장국집을 개업했다. 처음에는 해장국에 갈비를 넣어주는 것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해장국 장사로 크게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결국 이귀성은 이듬해인 1946년 갈비에 양념을 하여 숯불에 구워내는 갈비구이로 메뉴를 바꾸었고 이것이 수원갈비의 시초가 되었다.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을 갔던 이귀성은 그곳에서도 갈비 기술을 전수하여 ‘해운대갈비’를 탄생시킨 인물이 되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후 다시 수원으로 돌아온 이귀성은 1953년 영동시장 싸전거리가 화재로 불타자 수원시에서 제공한 팔달로 근처로 옮겨서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마음씨 좋던 이귀성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손님들에게 외상을 자주 주면서 이익을 크게 보지 못하고 곤경에 빠졌다. 결국 1960년대 초에 공무원이었던 아들 이영근이 화춘옥 경영을 맡았고, 그의 전문성으로 갈비 집은 제 궤도에 올랐다. 점차 소문이 나자 새마을운동을 격려하고 벼 품종을 개량하는 데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박정희 대통령도 수원만 오면 화춘옥의 단골이 되었다. 결국 화춘옥 덕택에 팔달로 근처는 갈비집 촌으로 변해갔다. 그러나 1979년 영동시장이 도시개발로 인해 사라질 처지에 이르자, 오늘날 수원갈비 집들이 모여 있는 법원사거리 근처로 대거 이전을 했지만 그 명성에는 변함이 없다. 화춘옥의 수원갈비는 간장으로 양념을 하지 않고 소금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원래 소고기구이는 조선간장을 주된 양념으로 조리했다. 그래서 지금도 수원갈비는 집집마다 간장갈비와 소금갈비가 섞여 있다. 사실 오늘날 수원갈비는 그 값이 너무 비싸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점심시간에 맞추어 수원갈비 집을 찾으면 갈비가 산처럼 쌓인 갈비탕을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당연히 정해진 그릇 수가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놓치면 이 갈비탕을 맛볼 수 없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이것을 먹기 위해 차를 몰고 간 사람도 있었다. 사실 갈비탕이 언제부터 전문적으로 식당에서 판매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없다. 앞서 소개한 조풍연의 주장에 따르면 일제 시대에 이미 갈비탕이 있었다고 여겨지지만, 조선시대 문헌에서도 이것을 찾을 수 없으니 아직 연원을 알기는 어렵다. 다만 갈비구이가 인기를 끈 1960년대부터 갈비탕은 혼례식 피로연에서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고깃국이었다. 푹 곤 갈비에서 우러나오는 국물 맛과 함께 거기에 붙어 있는 고기 살을 입으로 뜯는 맛은 천성적으로 소고기를 좋아하는 한국인에게는 최고의 행복이었다. 그래서 갈비탕 한 그릇이면 밥을 몇 그릇이라도 비울 수 있었다.
그런데 1980년대가 되면서 주머니 사정이 두둑해진 결과, 한국인의 갈비 욕구는 일순간에 해결되는 듯했다. 특히 도시의 중심가가 확대되고 승용차가 늘어나면서 도시의 외곽지역에 ‘가든’이니 ‘공원’이니 하는 이름을 붙인 갈비집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치 조선시대 권세가들이 ‘야연(野宴)’을 즐기는 듯한 착각을 줄 정도였다. 지금도 번창하는 서울 강남의 삼원가든을 필두로 하여 늘봄공원이 그 선두주자였다. 그러나 이들 갈비집은 풍성했던 갈비를 왜소하게 만든 주범들이다.
1960년대 수원갈비의 경우, 도끼로 토막을 내서 그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했다. 당연히 갈비의 포를 뜰 때도 양쪽을 모두 이용하여 양 갈비에 양념이 되어 제공되었다. 그러나 서울 강남에 갈비집이 생기면서 한쪽으로 포를 뜨는 외갈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외갈비는 양갈비에 비해 크기도 작고 양도 적다. 소갈비는 한 마리에서 두 짝이 나온다. 그런데 강남의 대형 갈비집에서는 하루에 보통 100짝의 갈비를 소비했다고 하니, 영업이 얼마나 잘 되었는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한창 때 늘봄공원의 경우 갈비 작업만 하는 조리사가 20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수원갈비를 비롯하여 서울의 마포갈비, 부산의 해운대갈비, 경기도 포천의 이동갈비, 그리고 전라도 담양과 해남 일대의 떡갈비가 이름난 갈비 전문점들의 명칭이다. 서울의 마포갈비는 일반적으로 ‘○대포갈비’라고도 부른다. 원래 소고기보다 돼지고기를 재료로 한 갈비가 주 메뉴였다. 지금은 마포대교가 들어선 곳에 마포나루가 인기를 누릴 때 인부들이 구워 먹던 갈비가 상업적으로 집단촌을 형성하여 소문이 났다.
 이에 비해 해운대갈비는 석쇠에 굽지 않고 쇠로 만든 불고기판에 양념을 한 갈비를 쌓아놓고 구워 먹는다. 국물이 냄비에 남기 때문에 여기에 밥을 비벼 먹으면 일품이다. 아마도 1960년대 갈비집의 명성을 처음으로 전국에 날리게 한 것은 이 해운대갈비 덕택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동갈비집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때는 1987년을 전후해서다. 그 이전부터 이동에 갈비집이 하나 둘씩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1980년대 중반 나라 경제가 급속하게 좋아지면서 갈비 수요가 늘어났고, 여기에 편승해서 이동갈비의 맛이 소문을 탔다.
 산행을 하기 좋은 아름다운 산들이 주변에 많기도 하지만, 군부대도 즐비하여 외지에서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초 이동갈비는 수원갈비에 비해 질보다 양을 우선에 두고 있었다. 더욱이 전국에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는 평균적인 맛이 가장 안전했다. 이것이 이동갈비를 유명하게 만든 이유가 되었다. 지금은 광주시에 들어간 송정리에서 만난 갈비에 대한 추억을 조풍연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송정리에는 술집이 즐비하게 있었는데 가리구이를 시키면, 우선 풍로가 들어오고 자배기로 하나 가득 갈비 잰 것이 들어온다.
조그맣지만 한 대에 5전 이었으니까 무척 쌌었다. 주객들 옆에서 작부가 가리를 연방 구워서 상에 올려놓는다. 다 먹은 뒤에 셈을 치르자 하면 남은 가리의 대수를 세어서 돈을 청구한다.” 그런데 이 갈비는 수원갈비나 이동갈비와 달리 떡갈비였을 것 같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1980년대 중반까지도 송정리 일대에는 떡갈비집이 많았다. 지금은 해남과 담양에 있는 식당이 더 소문이 났지만, 당시만 해도 송정리가 으뜸이었다.
서울올림픽에 참가한 외국 귀빈들이 삼호가든에서 갈비 맛을 보고 감탄을 자아냈다는 소문 때문에 사람들은 강남의 갈비집에서 위세를 부리고 싶어했다. 갈비 맛도 갈비 맛이겠지만, 갈비집을 갔다 와서 풍기는 냄새가 사람들에게 부러움으로 다가왔던 시절이 그때였다.
소갈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위로 갈비뼈 사이의 살코기를 말한다. 육즙과 골즙이 어우러져 농후한 맛을 내며 마블링이 좋다. 육질이 부드럽고 적당하게 지방이 있어야 맛이 좋은데, 찜, 탕, 구이 요리에 주로 쓰인다. 마구리는 갈비 살을 얻기 위해 제거되는 척추와 가슴 부위의 살로, 살코기가 별로 없고 뼈가 많아 육수나 갈비탕용으로 쓰인다. 단백질의 소화율은 너무 과도하게 가열하면 오히려 저하되므로 구이 류를 조리할 때에는 재빨리 슬쩍 굽는 것이 좋다.
양념에 재웠다가 직접 불기를 닿게 해서 굽는 한국의 불고기와 갈비구이는 어느 나라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맛이다. 소갈비구이는 눈오는 밤 화로에 석쇠를 얹어 소고기를 구운 후 찬물에 담가 지방을 뺀 후 다시 구워 먹는다는 뜻으로 설야멱적, 설야적이라고도 했다. 소갈비구이에는 소의 거의 모든 부위를 사용하는데 특히 소갈비 살 부분은 지방과 살코기가 골고루 섞여 있어 맛이 일품이다.
내로라하는 소갈비구이집은 거의 왕릉 근처의 지명을 갖고 있다. 조선시대는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소를 중시해서 국가에서 소를 관리했다. 함부로 소를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백성들이 평소에 소고기 맛을 보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왕릉 근처는 달랐다. 왕릉에서 제례를 지낼 때면 의례 소를 잡았다. 왕릉 근처에 갈비요리가 발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민들이 먹기에는 너무나 고급스럽고 귀한 음식이었기에 문학작품 속에서도 너비아니를 놓고 심리전을 벌이는 장면이 더러 등장한다.
아주 특별한 날에만 쌈짓돈을 풀어 갈비 외식을 하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의 일이었고 갈비집에서는 살집 좋고 고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이쑤시개를 꽂은 채 만족스럽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갈비집 문을 나서곤 했다. 갈비를 뜯느라 이 사이에 낀 고기부스러기를 꺼내는 것도 일종의 부의 표현이었다. 남들 보는 앞에서 보란 듯이 버젓이 이쑤시개를 사용하는 광경은 어쨌거나 나는 고기를 먹었다는 일종의 과시였다. 결코 보기 좋은 것은 아닌 이 행위는 그러나 먹고 살기 힘든 시절 이빨 사이에 낄 정도로 고기를 먹었다는 것이, 그것도 갈비를 뜯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행위라 하겠다. 지금도 이쑤시개를 버젓이 물고 있는 동료가 있으면 이렇게 묻곤 한다. “뭐야, 갈비라도 뜯은 거야?” 
이처럼 외국에서는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소의 부위가 바로 갈비인데 이토록 우리나라에서는 부의 척도이자 소고기의 온갖 부위의 맛의 정점에 있는 것이다. 지금도 가정에서 갈비 요리를 할 때에는 주로 찜을 한다. 찜은 몇 대의 갈비와 무와 감자, 당근, 밤 등의 부재료를  푸짐하게 넣어 만들기 때문에 온갖 재료에 그 황홀한 갈비 맛이 배어 가족 모두의 입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 귀한 갈비를 찜으로 만들지 않고 오로지 갈비만을 구워 뜯어 먹는다는 것이 어떤 만족감을 주는 것인지는 충분히 상상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갈비는 ‘먹는다’고 표현하지 않고 ‘뜯는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갈비를 뜯은’ 날은 누가 물어보지 않아도 어떤 식으로든 갈비를 뜯었음을 과시하고 싶었던 것이다.
만드는 법은 우선 암소갈비로 골라서 기름덩어리가 너무 많이 붙었으면 칼로 떼어낸다. 갈비는 7㎝ 정도의 길이로 토막을 내고 양면에 약 1㎝ 간격으로 뼈에까지 닿도록 깊게 칼집을 넣어서 파·마늘·참기름·간장·깨소금·설탕·후춧가루 등을 함께 섞은 양념장에 재어두었다가 약간 센 중불에 굽는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숯불에 석쇠를 놓고 석쇠가 단 다음 빨리 구워내야 맛이 있다. 지방분이 녹아 지글지글하면서 겉의 단백질이 응고되어 내부의 성분이 흐르지 않도록 한다. 이렇게 해서 뼈에 붙은 힘줄이 오그라들 정도로 구워 뜨거울 때 대접한다.
미리 구워두었다가 대접해야 할 때는 구운 것을 합에 담고 꼭 덮어서 따뜻한 곳에 묻어두었다가 썼으나, 이럴 때는 수증기에 의해서 수분이 생기므로 좋지 않은 방법이다. 굽는 요령은 석쇠를 뜨겁게 한 다음 갈비를 놓고 한쪽이 거의 익었을 때 뒤집어 다른 한쪽을 굽는다. 이때 갈비를 재었던 양념장을 바르면서 구우면 윤도 나고 맛도 있고 먹음직스럽다.
갈비구이는 즉석에서 구우면서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으며, 각자에게 조그만 접시를 주어 거기에 익은 것을 한 개씩 덜어놓고 뜯어먹도록 한다.
에너지(kcal)314.0탄수화물 (g)9.1지방 (g)   21.1단백질 (g)19.9비타민비타민 A (μg RE)15.2비타민 C (㎎)3.8비타민 B1(㎎)0.09비타민 B2(㎎)0.21나이아신 (㎎)5.4무기질칼슘(㎎)18.4인 (㎎)175.4나트륨(㎎)455.7칼륨 (㎎)419.8철분(㎎)2.5
소갈비의 단백질에는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성장기의 어린이에게 가장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된다. 그러나 포화지방산이 많아서 소화흡수가 좋지 못하고 콜레스테롤이 많아서 고지혈증인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또한, 칼슘에 비해 인의 함량이 많은 산성 식품이므로 알칼리성 식품인 채소와 함께 먹는 것이 바람직하며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는 마늘이나 후추를 이용해 조리하는 것이 좋다.

⑪ 오리구이

좁은 의미로는 집오리를 뜻하며, 옛 문헌에 따르면 우리말로 오리·올이·올히로 불렸으며, 한자로 압(鴨)이라 하였다.
조선 중기의 책인 <오주연문장전산고> 속의 아압변증설(鵝鴨辨證說)에는 “오리〔鴨〕에도 역시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집에서 기르는 것도 있고, 야생인 것도 있다.”고 하였으니 오리를 넓은 의미로 쓴 예이다. 집오리는 원래 야생인 청둥오리를 중국에서 가금화(家禽化:집에서 기르는 날짐승으로 바꿈)한 것인데,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2000년경의 기록이 있다고 한다.
<오주연문장전산고>에 따르면 신라와 고려에도 오리가 있었고, 일본에는 3세기에 오리가 전래된 것 같다고 하니 우리 조상들은 이보다 훨씬 전부터 오리를 기르기 시작하였을 것이다.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또한 고려의 싸움오리〔高麗鬪鴨〕이야기도 있다. <재물보>에는 집오리의 수컷은 머리가 녹색이고 날개에는 무늬가 있으며 암컷은 누렇고 얼룩진 색이라 하고, 물오리는 집오리와 비슷하나 이보다 작고, 청(靑)과 백이 섞인 색이고, 부리는 짧고, 다리는 작다고 하였다. <지봉유설>에는 닭과 오리는 가축이어서 잘 날 수 없고, 그 밖에 들에서 사는 새들은 모두 잘 날 수 있다는 송나라 왕규(王逵)의 말이 인용되어 있고, “내가 집오리를 보건대, 이것을 들의 물에서 오래 놓아 기르면 멀리 잘 날 수 있다. 아마도 가축이 잘 날 수 없는 것은 마시고 쪼아 먹는 것이 깨끗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라 하였다. <전어지>에는 여러 가지 문헌을 인용하여 집오리를 기르는 법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규합총서>의 산가락(山家樂)에는 집오리의 알 안기와 새끼를 기를 때의 주의해야 할 일이, 청낭결(靑囊訣)에는 “오리고기와 알을 먹으면 아기를 거꾸로 낳고 심한(心寒)하고, 오리알 삶을 제 귤 뿌리를 넣으면 붉어진다. 달걀과 오리알에 쇠똥물로 그림을 그려 삶으면 푸른 것이 속까지 박힌다.” 등의 기록이 있다. <동의보감>의 탕액편에는 집오리의 기름·피·머리·알·흰오리고기·흰오리똥·검은오리고기의 성질과 약효를 적었다.
‘음식도 패션’이란 말이 있다. 쉽게 설명해서 유행을 탄다는 말이다. 요즘 길을 가다가 고개를 돌리면 자주 보이는 간판이 바로 ‘오리’다. 오리탕, 오리 로스구이 등 오리요리 전문점이 언제부터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황토가마구이, 맥반석 오리구이, 청둥유황오리 등 그 간판도 가지각색이다. 그리고 그 집 앞에는 한결같이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사실 오리는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낙동강 오리알’ 같은 속담에서 부정적 이미지로 나타나듯 과거 우리네 밥상에서 푸대접을 받던 식재료였다. 닭고기처럼 담백하고 구수한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방법을 쓰지 않으면 없어지지 않는 오리 특유의 역한 냄새와 역한 지방질 맛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오리 요리는 중국이나 프랑스를 비롯해 다른 나라에선 오래전부터 고급 요리로 대우를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예를 들어 북경의 베이징덕은 중국을 대표하는 요리로 손꼽혀, 중국을 방문한 까만 피부의 아프리카 사람들도 꼭 챙겨먹고 가는 음식이 되었다. 또 ‘푸아그라’라는 오리 또는 거위의 간은 송로버섯이나 캐비어와 함께 세계의 3대 미각으로 꼽을 정도이다. 아무튼 최근 오리가 건강음식으로 새롭게 인식되면서 우리네 식탁에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오리를 식용으로 한 역사는 닭만큼이나 오래된다. 옛날 신라시대나 고려시대에 오리를 길러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2,500 년~3,500년경의 조각과 그림에 오리 잡는 장면이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오리를 식용으로 한 역사는 그 연원이 매우 깊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유럽지역의 오리 사육은 동양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서구에서는 왕과 귀족의 식단에 오르던 귀하고 고급스런 요리 재료이기도 하다.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오리를 각 부위별로 독특한 약성을 지니고 있다고 파악하여 이를 부위별로 따로 병증에 맞추어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를 하여 먹어왔다.
오리는 일반적인 해독 외에 원기를 보충해 준다. 따라서 수술 후 또는 큰병 치레를 한 뒤에 체력이 극도로 약화되었을 때에 오리를 통해 체력과 원기를 보충해 주는데 많이 애용해 왔다.
이러한 오리가 근래에 들어서 특별한 효능을 지닌 약재이면서, 미식가의 미각을 돋우는 음식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유황오리가 선보이면서 부터이다. 즉, 오리가 가진 다양한 해독 능력과 병에 강한 저항력, 자연치유력 등을 이용하여 독성은 매우 강하나 다양한 효능을 지닌 약재를 먹여 오리로 하여금 이를 해독하면서 약의 효능은 더욱 배가 시키도록 한 후 이러한 오리를 요리를 통해 사람이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치명적인 독성과 매우 효과가 뛰어난 약재인 유황을 오리에게 먹여 사육한 후 이러한 오리를 요리하여 먹는 것이며, 이러한 오리를 흔히 유황오리 또는 유황먹인 오리라고 한다.

에너지(kcal)81.0탄수화물 (g)0.3지방 (g)   3.6단백질 (g)11비타민비타민 A (μg RE)13.3비타민 C (㎎)3.6비타민 B1(㎎)0.22비타민 B2(㎎)0.27나이아신 (㎎)3.2무기질칼슘(㎎)8.2인 (㎎)122.6나트륨(㎎)212.6칼륨 (㎎)168.8철분(㎎)1.5구이요리는 가장 원초적인 가열조리법으로 200-300℃의 고온을 이용한 요리법이다. 오리구이는 이와 같이 높은 고온에서 가열하기 때문에 물을 넣어 푹 고와내는 습열 요리와는 다른 맛을 가질 수 있다. 고온에서 가열할 경우, 오리의 표면조직이 탈수가 일어나고 오리고기의 맛성분이 농축된다. 또한 구이과정을 통해서 숯불과 같은 훈연의 냄새가 가해져 독특한 풍미를 내게 된다. 가열조리를 하는 동안 오리의 콜라젠이 젤라틴으로 되면서 연해지지만, 근섬유단백질은 변성, 응고하여 단단해져서 쫄깃한 씹는맛을 줄 수 있다.
오리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은 적은 편으로 부드럽고 풍미가 있다. 특히 비타민 B1, B2의 함량이 많다. 칼슘, 철분, 인, 칼륨 등 무기질 함량이 높아 최상의 영양공급원이 될 수 있다. 오리고기 100g으로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은 쌀밥의 6배 정도나 달한다. 닭고기와 비교해보면, 비타민 B군과 철분도 풍부하여, 곡류 위주의 우리 식생활에 우수한 영양공급이 될 수 있는 식재료이다. 인체에 필요한 지방산인 리놀산이나 리놀레인산 등 체내에 축적되지 않은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45%로 다른 육류보다 월등히 높아 콜레스테롤 형성 억제는 물론 건강한 혈을 생성하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 순환계질환 예방 및 보존에 효능이 있다.

⑫ 춘천 닭갈비

닭갈비하면 떠오르는 고장이 춘천이다. 춘천은 또한 산수가 좋아 대학생들의 모임 장소로 유명하기도 한데 돈이 없는 젊은이들에게 푸짐한 서민음식 중의 하나이다. 고추장 양념에 재워둔 닭을 갖은 채소와 함께 커다란 프라이팬에 볶아 먹는 닭갈비는 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춘천을 넘어 전국 어디서나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돈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더 없이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대학가는 물론 입시를 준비하는 학원가에 반드시 있는 메뉴이다. 돼지갈비도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에 속하지만 육요리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여성들에게도 닭갈비는 인기를 누린다.  
“계륵”이라는 말이 있다. 삼국지의 조조가 혼자 중얼거려 부하 장수들이 높으신 분의 의중을 파악하려 고민했던 수수께끼의 이 단어는 문자 그대로 닭갈비란 뜻으로 닭다리처럼 뜯을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하지도, 닭가슴살처럼 살집이 많은 것도 아닌 닭의 애매모호한 부위이다. 즉,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조리하는 수고가 아까울 정도인 부위이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그 “계륵”이 한국에서 이렇게 인기 있는 음식으로 변신할 줄은 조조도 몰랐을 것이다. 어찌보면 이제 ‘계륵’의 사용법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누가 닭갈비를 처치곤란한 부위로 생각할 것인가. 사전의 낱말 뜻과 용법을 다시 쓰게 만드는 위력을 지닌 것이 바로 이 닭갈비요리이다.
이런 닭갈비는 춘천에서 1960년대 말 선술집 막걸리 판에서 숯불에 굽는 술안주 대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이것이 1990년대 번져나가 중심가를 파고들며 3년간 군 생활에서 휴가나 외출 나온 군인들이 즐겨 먹었고 값이 싸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지라 춘천 시내 대학생들도 좋아하는 음식이었다고 한다. 춘천에서는 숯불 위에 석쇠를 얹어 닭고기를 요리했던 숯불닭갈비가 있었는데 1971년부터 닭갈비판이 등장하면서 춘천 닭갈비가 태어난 것이라고 한다.
춘천 닭갈비의 유래는 약 1,400년 전 신라시대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고 1950년대 지금의 조흥은행 본점자리에서 닭 불고기집을 시작했다는 이야기와 70년대 초 요선동에서 시작했다는 말이 있다. 밝혀진 가장 확실한 유래는 춘천시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지금부터 49년 전인 1960년으로 되어 있다. 춘천시에 따르면 1960년 춘천에서 돼지고기 집을 운영하는 김영석씨가 4.19 혁명이 일어난 해 돼지고기를 구하기 어려워 대신 닭고기를 요리에 사용한 것이 닭갈비 역사의 시작이 됐다. 닭을 돼지갈비처럼 발려서 양념해 팔기 시작한 닭 두 마리가 춘천닭갈비의 원조였던 것이다. 춘천시는 이같은 사실을 공고하고 닭갈비의 공식 역사로 지정하고 있다.
이제 춘천은 닭갈비의 고장이라는 점을 축제를 통해 더욱 굳히고 있다. 대학생들의 수련회 기간인 날씨 좋은 화창한 봄날인 4월 30일부터 5월 5일 중에 춘천을 방문하면 ‘춘천닭갈비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닭고기는 피부미용과 골다공증에 효과가 우수하다. 날개에 미용에 좋은 콜라겐 성분이 들어있다. 단백질이 많아 두뇌 활동을 촉진시켜 준다. 뼈대의 역할, 세포조직의 생성, 각종 질병을 예방해 준다. 필수아미노산이 풍부, 뇌신경 전달물질의 활동을 촉진시키며 스트레스를 이겨내도록 도와준다.  단백질이 많고 소화가 잘돼 많은 영양을 필요로 하는 임산부에게 훌륭한 영양식이다. 닭을 푹 고아서 미역과 함께 끓이게 되면 산후 회복식으로 좋다. 또한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항암작용이 있다. 동맥경화, 심장병 등의 예방에도 도움, 미국 암연구협회와 세계 암연구재단은 암 예방 식생활에서 소고기 같은 적색고기보다는 닭고기를 비롯한 백색 육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에너지(kcal)194.0탄수화물 (g)13.6지방 (g)   9.7단백질 (g)13.1비타민비타민 A (μg RE)306.1비타민 C (㎎)17.1비타민 B1(㎎)0.11비타민 B2(㎎)0.16나이아신 (㎎)5.1무기질칼슘(㎎)38인 (㎎)145.3나트륨(㎎)335칼륨 (㎎)399.6철분(㎎)1.4닭고기에는 리놀렌산의 함량이 많아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프로스타글란딘의 전구물질로 작용하여 혈액의 점도를 적절히 유지해주기 때문에 인체 내 생리활성기능을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닭갈비에 곁들여지는 채소들은 섬유소와 비타민을 공급해 주어 영양적으로 균형을 잡아준다.

⑬ 황태구이

명태는 지방, 크기, 내유(來游) 시기, 어획 방법 등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나 가장 흔하게 불리는 이명(異名)은 북어(北魚)이다. 명태는 한자로 명태(明太)라고 쓰는데, 이름의 유래에 관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유원(李裕元)의 <임하필기(林下筆記)>에서는 “명천(明川)에 태(太)가라는 성을 지닌 어부가 있었는데 어떤 물고기를 낚아 주방 일을 맡아보는 관리로 하여금 도백(道伯)에게 바치게 하였던바, 도백이 이를 아주 맛있게 먹고 그 이름을 물으니 모두 알지 못하였다. 다만 이 물고기는 태가라는 어부가 잡은 것이니 도백이 이를 명태(明太)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이로부터 이 물고기가 아주 많이 잡혀 전국에 넘쳤고 이를 북어라고 부르게 되었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명태는 산지인 명천의 명자와 어획한 어주의 성인 태자를 따서 명명한 것이다. 이와 유사한 전설은 다른 문헌들에도 보인다. 북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이만영(李晩永)의 <재물보 才物譜>에 북해(北海)에서 나기 때문에 북어라 한다고 하였다.
명태 또는 북어라는 이름은 조선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문헌에 전혀 보이지 않고, 다만 <신증동국여지승람>의 함경도 경성(鏡城)과 명천의 토산조 신증(新增)부에 비로소 명태로 추정되는 무태어(無泰魚)라는 어명(魚名)이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명태가 조선 초기의 문헌에 보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무명(無名)의 물고기는 먹어서 안 된다는 미신 때문에 명태를 먹지도 잡지도 않다가 이름이 붙은 이후부터는 많이 잡았다는 설과, 또 명태를 대구와 동일시 하였으리라는 추측도 있다.
명태 어업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조선 후기부터였으며, 명태라는 명칭이 널리 통용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승정원일기>에 의하면 효종 3년(1652)의 기록에 명태라는 이름이 보인다. 강원도에서 진상하는 대구 어란에 명태 어란이 첨입(添入)되어 있어 문제로 삼았는데 이 때 명태라는 이름이 사용되고 있다.
이 무렵에는 명태라는 이름이 널리 사용되고 있었던 것 같으며, 잡히기도 많이 잡혀 명태 어란은 귀하지 않은 식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9세기에 있어서는 명태 어업이 가장 중요한 어업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었음이 확증된다.
서유구(徐有榘)의 <난호어목지 蘭湖漁牧志>에는 명태를 한자로 명태어(明鮐魚)라고 쓰고 속칭 생것은 명태, 말린 것은 북어라고 한다고 하고, 명태가 다산하여 전국에 넘쳐 흐르며 우리 나라 수산물 중에서 명태는 청어와 더불어 가장 많이 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명태의 자원이 아주 풍부하였고, 우리나라 사람이 이를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명태 어업이 대성황을 이루었던 것이다. 한말에 일본인들이 저술한 각종 서적에도 당시 명태 자원이 놀라울 만큼 풍부하였음을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명태는 동건품(凍乾品:얼려서 말리는 물품)으로 가공되어 널리 유통되었으며 관혼상제(冠婚喪祭)에 있어서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식품이었다. 겨울이 성어기인 명태를 얼려서 말리는 우리나라 특유의 가공법인 동건법을 사용하여 저장 가능한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었는데, 이러한 가공법의 개발이 명태의 대량어획을 가능하게 하였던 것이다.
명태의 어란은 일찍부터 명란(明卵)으로, 명태의 창자는 창란젓으로 가공하여 소비하였고, 간장은 어유(魚油)를 만들었다. 이것이 간유의 주원료가 되는 것은 주지하는 바다. 명태는 버릴 것이 없이 모두 이용되는 중요 어류인 것이다. 일제시대에 있어서 명태는 가장 많이 생산되는 어류의 하나였다.
명태는 한국인의 생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서민 어종 가운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생선이기 때문이다. ‘생태’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나오는 대부분의 명태는 일본산인데 일본은 명태를 잘 먹지 않아서 한국에 수출한다. 만약 일본인들이 한국처럼 명태를 좋아했다면, 우리 식탁에서 생태를 구경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툭툭 토막을 내어 무를 충분히 썰어 넣고 끓인 생태찌개는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명태의 뼈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국물 맛이 무의 감칠맛과 더해져 최고의 음식을 우리 상에 올려주고 내장과 알을 듬뿍 넣으면 그 고소한 맛은 두 배가 된다.
명태는 어떻게 이처럼 다양할까 탄성이 나올 만큼 이름이 다양하다. 명태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어 여러 버전이 등장하는데 생물은 생태, 말리면 북어, 반쯤 말리면 코다리라고 한다. 또한 그물이 아닌 낚시로 잡았다 하여 낚시태,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여 포실하게 말리면 황태, 황태 중에서도 겨우내 낮은 온도에서 마르면 백태, 높은 온도에서 마르면 덕태라고 한다. 그렇다면 명태라는 이름은 어디서 온 것 일까. 대부분의 생선은 ~치, ~어라고 부르는데 명태는 재미있는 구전 어원이 있다. 옛날 함경도 감사가 해안에 들렀다가 이 생선을 보고 이름을 물었는데, 아무도 대답을 못했다. 그러자 어떤 이가 ‘명주 지방의 태서방이 잡는 생선이다’고 하여 ‘明太’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렇지만 이런 구전 어원이 대개 그렇듯, 별로 신빙성이 없다고 한다. ‘~대, ~태로 끝나는 것도 원래 생선을 의미하는 것이며 서대, 낭태 등의 이름을 유추해보면 그렇다. 또 산간지방에서 눈이 침침해진 이들이 해안에 나와 명태의 간을 먹고 눈이 밝아져 명태라고 명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명태는 한국인에게 단순히 생선 이상의 무엇이었다. 명태는 한국인의 기복신앙에 크게 관여되어 있는데 지금도 이 풍습은 남아 북어를 실로 묶어 새로 이사한 집이나 개업한 가게에 거는 민간신앙이 그렇다. 대부분의 제사와 차례에 북어가 빠지지 않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명태는 마치 지상의 소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제사에 필수적인 제물이기도 하고, 버릴 것 하나 없이 알뜰하게 이용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명태는 단순히 굽거나 찌는 요리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며 저장과 발효에도 쓰이는 걸 보면 놀라운 한국인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명태는 김장에 자주 들어가는데 젓갈을 거의 쓰이지 않는 동해 지방에서는 이 명태가 아미노산을 공급하는 젓갈 역할을 했다. 또한 명태로 식해를 담갔다. 동해 북부 지방의 대표적인 발효음식인 명태식해는 콤콤하게 삭아서 겨우내 반찬 노릇을 톡톡히 했다. 뿐만 아니라 명태의 모든 부위는 알차게 이용된다. 눈알은 따로 볶아서 술안주로 쓰고, 껍질도 쪄서 쌈을 싼다. 창자는 창란젓, 아가미는 아가미젓, 알은 명란젓 감이 된다.
황태는 영하 10℃ 이하의 한랭한 고원지역에서 명태를 얼려서 말린 것이다. 황태를 만들기 위해선 우선 명태의 배를 따서 내장을 제거한 후 바람이 많고 매섭게 추운 야외덕장에 40~90일 정도 걸어둔다. 그러면 명태는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으면서 서서히 건조된다. 이 과정에 명태 어육은 부풀고 줄어들기를 반복하면서 황태 고유의 육질로 변하게 된다. 그러다 봄바람에 완전히 건조되면 황태가 된다. 명태를 덕장에 널 초기에 날씨가 따뜻해서 명태가 바로 얼지 않으면 명태의 영양분이 수분과 함께 손실된다. 그러면 황태의 맛과 영양분이 저하될 뿐 아니라 육색이 검어져 품질이 나빠진다. 이렇게 따뜻한 날씨 때문에 품질이 저하된 황태를 '먹태' 또는 '찐태'라고 한다. 그래서 날씨가 매섭도록 춥고 눈바람이 적당히 불어주어야 좋은 황태를 얻을 수 있다.
덕장에 걸린 황태는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으면서 겨우내 서서히 건조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맛 좋은 황태가 되는데, 마른 후에도 외형은 물에 불린 것처럼 통통하고 노랗거나 붉은색이 나며, 속살은 희고 포슬포슬하여 향긋하고 구수한 맛을 낸다.
황태구이는 알맞게 마른 명태를 반으로 갈라 등뼈와 지느러미, 가시를 발라내고 적당히 토막을 친 후, 양념을 한  고추장을 발라서 즉석에서 구워낸 명태 양념구이는 추운 겨울날 소주의 강한 맛을 녹여 주는 산뜻함이 입안을 즐겁게 해준다.

에너지(kcal)145.0탄수화물 (g)17.0지방 (g)   5.0단백질 (g)8.0비타민비타민 A (μg RE)0.0비타민 C (㎎)0.0비타민 B1(㎎)0.10비타민 B2(㎎)0.14나이아신 (㎎)5.40무기질칼슘(㎎)157.6인 (㎎)378.3나트륨(㎎)322.4칼륨 (㎎)580.6철분(㎎)4.4황태에는 인체 각 부분의 세포를 발육시키는 데 필요한 '리신'이라는 필수 아미노산과 뇌의 영양소가 되는 '트립토판'이 들어있어 건강 유지에는 그만이며 기름기는 상대적으로 적어 비만환자나 노인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황태는 일반 생선보다 저지방(2%)이며 칼슘과 단백질(56%)을 비롯한 메티오닌 등의 아미노산이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간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켜 숙취 해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각종 농약이나 오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해독시켜주는 효과가 탁월하다고도 한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혈압을 조절해주며 우리 몸의 세포를 활성화시켜 피로를 회복 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황태는' 아미노산 ' 이 풍부해 술 먹고 난 뒤 다음날 해장국으로 아주 좋은 식품이다. 
명태가 마르면서 황태가 되면 단백질의 양은 2배로 늘어나는데 단백질이 전체 성분에서 56%를 차지할 정도의 고단백 식품이 된다. 그러나 몸에 해로울 수 있는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는 고급 단백질이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으며, '메티오닌'을 비롯한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혹사당하는 간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키며, 고단백 저칼로리이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고 한다.


12) 전

① 감자전

<비오는 날의 부침개>라고 하는 한 6분짜리 한국단편영화가 있다. 한 소녀가 창 밖으로 비가 오는 걸 보며 부침개 생각을 하게 되고 집에서 감자전을 해 먹으려고 하지만 감자전을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 결국 김치전을 만들어 먹는다.
강원도 사람들은 예부터 간식으로 감자전을 많이 부쳐 먹었다고 한다. 어느 부침개와 달리 강원도식 감자전은 반죽에 밀가루나 부침가루 등 그 어떤 것도 섞지 않고 감자만 갈아서 만든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때 강판에 갈아서 만든 감자 반죽의 변색이 살짝 걱정되면 물이 든 커다란 볼 위에 강판을 올리고 감자를 갈면 갈린 감자가 물속에 잠겨 색이 변하지 않는다.
지금 50대가 넘는 분들은 아마 대부분 가난한 삶이 어떤 것인지를 체험했을 것이다. 세끼를 다 해결한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았음은 물론이고 이밥이라고 불렸던 쌀은 구경하기조차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래서 어른께는 “진지 잡수셨습니까”, 친구들에게는 “아침 먹었니”, “밥 먹었니”가 인사로 통용되던 시절이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낭만적인 면도 있었고, 건강식의 의미도 있었으나, 그땐 그런 개념일랑 존재조차 불가능한 시절을 경험했다. 보리밥, 강냉이밥, 찐 옥수수, 찐 감자, 감자전, 감자떡, 메밀국수, 밀가루국수 등이 지금에 와서는 얼마나 시골문화가 물씬 풍기는 건강식들인가. 그러나 불과 반세기 전만에도 가난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주식의 대명사였다. 그래서 감자, 보리하면은 가난의 상징처럼 인식되었다.
지금 현재 우리들이 부쳐먹는 감자전은 생감자를 갈아서 부치지만 과거 강원도에서 만드는 토속 감자전은 감자를 썩혀서 만들었다. 여기서 우리 음식의 토속성을 볼 수 있다. 퀴퀴한 냄새가 나고 시커멓게 변질된 감자를 갈아 만드는 감자전이 얼마나 쫄깃하고 맛있는지 모를 것이다. 토속감자전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감자를 깨끗이 닦아서, 충분한 물에 담가 썩힌다. 며칠 후. 감자껍질이 둥둥 뜨면 떠있는 껍질은 건져버리고 또 며칠을 둔다. 그러면 감자가 썩어서 풀어지기 시작하고, 풀어지면 체를 이용하여 약간 으깨주면서 걸러주면 덜 썩은 껍질과 찌꺼기들이 체를 통하여 걸러지고, 나머지는 물속에 가라앉아 계속 썩는다.
그 후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갈아주어야 하고 가라앉은 전분을 뒤적여 주며, 다시 가라앉으면 또 위에 썩은 물을 갈아주고 가라앉은 전분을 뒤적이면서 완전히 썩을 때까지 되풀이 해준다. 감자의 찌꺼기는 물을 따라 버릴 때 나가서 바닥에는 전분만이 남는다. 이 전을 부치면 된다. 옛날에도 감자 썩는 냄새가 독하여 개울가에서 몇날 며칠을 작업을 했다고 한다.
오래 묵히고 발효시키고 절여 시간으로 뜸을 들인 음식을 즐겨 먹는 것이 우리의 식생활 문화다. 하지만 어찌 일부러 썩혀 냄새가 나는 것으로 전을 부쳐 먹을 생각을 했을까. 감자를 썩히는 과정은 만드는 사람조차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저걸 어찌 부쳐먹을 생각을 했을까.(생략-중복) 하지만 그 결과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 끔찍한 냄새를 풍기던 감자는 훌륭한 맛으로 변신해 쫄깃하고 고소한 감자전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에너지(kcal)142.0탄수화물 (g)16.3지방 (g)   6.9단백질 (g)4.8비타민비타민 A (μg RE)23.4비타민 C (㎎)15.8비타민 B1(㎎)0.1비타민 B2(㎎)0.07나이아신 (㎎)1.1무기질칼슘(㎎)13.9인 (㎎)71.8나트륨(㎎)357.4칼륨 (㎎)327.6철분(㎎)1.0감자는 수분함량이 80% 내외이고, 탄수화물은 대부분 전분의 형태로 존재한다. 감자전분은 곡류에 비해 입자가 커서 빨리 호화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감자 단백질은 글로불린에 속하는 튜버린이고 약 1.5% 정도 함유되어 있다.
감자껍질에는 사과보다 비타민 C가 2.5배나 많아 ‘땅속의 사과’라고 불리울 정도 이며, 감자의 비타민 C는 전분질로 둘러싸여 있어서 가열조리에도 잘 파괴되지 않는다. 칼륨, 인과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고 혈압에 좋은 칼륨이 바나나 보다 2배나 많이 들어있다.
감자의 효능은 칼로리도 낮고 포만감이 많아서 다이어트에 좋고 감자에 B1, C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면역력도 높여줘서 감기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감자 속에 풍부한 칼륨이 몸속에 남아있는 여분의 나트륨을 배출시켜주므로 고혈압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도 있으며, 위궤양이나 신장병에 의한 부종해소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식이섬유인 펙틴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여주고 변비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동시에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채소이다.

② 계란말이

조선후기 조리서인 <주찬>의 계란병에 소개된 음식 중 계란말이와 비슷한 요리가 소개되어 있다.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계란을 얇게 부친다. 어육,초피,생강을 섞고 적당히 간을 맞추어서 만두소처럼하여 더울때 싸서 가장자리를 여미고 생강과 파를 섞은 초장에 찍어먹는다.” 이다
1800년대 말 조리서인 <음식방문>에도  계란말이와 유사한 계란 느르미라는 음식이 나온다.
“계란을 그릇에 깨 놓고 소금 조금 넣어 매우 저어 한 슐 떠노코 얇게 늘여 채 어릐지 아니하여서 만두소처럼 만들었다가 길죽이 늘여놓고 말아 두 끝 눌러 만이 부쳐 두끝을 염졍하여 꼬치에 끼워 즙을 동아느름미쳐럼 하라”
돌돌 말린 모양에서 이름을 따 온 계란말이는 만들어서 반찬으로 먹거나 길게 썰어서 김밥 속에 넣기도 한다. 계란말이를 만드는 방법은 단순하지만 곱고 아름다운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를 요하는 요리이기도 하다. 달걀을 깨뜨려 볼에 담아 젓가락으로 거품이 나지 않게 저어준 후 설탕과 소금, 다시마 조각을 끓여서 식힌 물을 계란에 넣어 체에 내려 달걀물을 만들어 준다. 약한 불에 팬을 올려 식용유를 두른 후 팬이 충분히 달구어지면 달걀물을 얇고 고르게 펴 두르고 약간 익기 시작하면 한쪽 테두리부터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 네모지게 접어가며 돌돌 말아준다.
이 때 취향에 따라 모짜렐라 치즈나 깻잎, 김을 올려 돌돌 말면 색다른 계란말이를 만들 수 있다. 때로 입맛에 따라 계란말이에 케찹을 곁들이기도 한다. 계란말이의 모양을 좀 더 예쁘게 만들고 싶다면 계란말이가 식기 전에 김발에 계란말이를 올려 말아서 형태를 잡아주면 된다. 요즘은 계란말이용 팬을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어 처음 만들어 보더라도 쉽게 계란말이를 만들 수 있다.
달걀은 완전식품이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서민들의 영양식으로 손꼽혀 왔다. 달걀은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까지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우수한 식품 중 하나로 높은 영양가에 비해 에너지가 낮고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영양식품이다. 특히 양질의 단백질로 성장기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음식이다.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달걀은 그 인기만큼이나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디저트 등 다양한 요리와 재료에 두루두루 사용되고 있다. 달걀로 만든 요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달걀 후라이가 아닐까 싶다. 어릴 적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 혹은 도시락의 하얀 밥 위에 계란후라이가 올려져 있으면 행복했었던 시절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또 경제적으로 힘들던 지난 시절, 소풍처럼 특별한 날에는 삶은 달걀은 별식이었다. 그러나 계란후라이와 삶은 달걀의 수준을 넘어서 뭔가를 조리하면서 어머님의 정성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계란말이일 것이다. 길쭉한 모양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김밥 속 재료로 빠지지 않는 것이기도 하지만 돌돌 만 것을 한입 크기로 썰어 세워 나란히 담아 놓으면 노란 색 계란 속에 박힌 색색가지 당근, 파, 양파 등의 재료가 어우러져 아름답기 짝이 없다. 이 계란말이는 어머님의 정성이 담긴 도시락 반찬 제 1호가 된다.
최근에는 이 계란말이도 진화하여 식당에서 팔리는 안주용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도시락 반찬 메뉴였던 것이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계란말이가 이제는 대표적인 한식당 메뉴가 된 것이다.

에너지(kcal)112탄수화물 (g)2지방 (g)   8.5단백질 (g)6.6비타민비타민 A (μg RE)163비타민 C (㎎)3.1비타민 B1(㎎)0.06비타민 B2(㎎)0.14나이아신 (㎎)0.2무기질칼슘(㎎)33.7인 (㎎)92.7나트륨(㎎)401.4칼륨 (㎎)118.9철분(㎎)1계란은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완전식품’이라 불린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좋은 식품으로, 단일식품으로는 영양가가 가장 뛰어나다고 할 정도의 필수 아미노산이 라이신과 메티오닌, 트립토판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한 콜린 성분은 두뇌활동을 도와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기억력을 좋게 하여 학령기 어린이에게 좋은 반찬이 될 수 있다. 때때로 계란속에 콜레스테롤이 많아 걱정하기도 하지만, 계란 노른자 속의 레시틴 성분은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억제하여,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
따라서 계란을 과잉으로 섭취하지 않는 한 콜레스테롤 염려는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계란말이는 계란과 부추, 당근과 같은 채소류와 함께 어우러져 있어서 계란의 풍부한 단백질과 채소의 비타민 C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영양식의 대표적인 반찬이어서 어린아이들이 매우 좋아하며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음식이며, 계란은 양질의 단백질을 저렴한 비용에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식품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③ 김치전

비오는 날에 간절히 생각나는 것이 전이다. 전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특별히 마땅한 재료가 없을 때, 파전을 위한 파, 빈대떡을 위한 녹두 등 기본 재료가 없을 때 가장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대중적인 전이 바로 김치전이다. 파전, 부추전, 호박전 등 다양한 전 요리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또 김치전은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누구나가 좋아하는 전이다.
거의 모든 가정의 냉장고에 있는 음식 중 하나가 김치이다.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등 김치 하나만 준비되면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참 많은데 김치전도 그 중 하나이다. 밀가루 반죽에 김치만 총총 썰어 넣고 부치기만 해도 맛있는 김치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특별한 김치전을 먹고 싶다면 김치와 어울리는 재료를 함께 넣어 볼 수도 있다. 
비 오는 날 생각나는 음식으로 동동주에 파전만큼이나 삼겹살과 김치, 소주 생각도 간절해지는데 부침개 반죽에 김치와 잘 어울리는 돼지고기를 갈아 넣거나 잘게 썬 오징어를 섞어 다양한 맛이 나는 김치전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다.
김치전은 식사 시 전채로 먹거나, 간식, 술안주, 혹은 반찬으로 먹는다. 주로 밀가루와 김치를 이용하여 얇게 지진 전이다. 김치전을 만드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여 누구나 도전해 볼만하다. 그래서인지 한류스타 배용준이 낸 여행포토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 해외동포들 사이에서 화제다. 이 책은  출간 전부터 미국, 일본 등 교포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한인 커뮤니티로부터 책을 구할 수 없느냐는 문의도 쇄도했다. 미국 뉴욕의 한 한인 라디오 프로그램 관계자는 “교포들 사이에서 인기가 대단하다” 고 한다. 책에 나온 레시피대로 김치전을 함께 만들어 먹기도 하고 한인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고 전했으니 김치전이 특히 인기 메뉴임을 알 수 있다.
김치는 대표적인 한국의 민족음식으로 이제 전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졌다. 김치는 그러나 밥이 없이 김치만 먹기는 어려워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리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김치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 중에서도 김치전은 식사를 대신할 수도 있는 단품메뉴로서 손색이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에너지(kcal)152탄수화물 (g)18.2지방 (g)   7단백질 (g)6.2비타민비타민 A (μg RE)53.2비타민 C (㎎)13.3비타민 B1(㎎)0.11비타민 B2(㎎)0.1나이아신 (㎎)1.1무기질칼슘(㎎)51.8인 (㎎)102나트륨(㎎)774.2칼륨 (㎎)282.9철분(㎎)1.3
김치는 채소 생산이 어려운 겨울철 비타민 A, B, C 등을 비롯하여, 그 부재료가 지닌 다양한 영양성분을 공급하며 또한 인체의 생리기능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는 종합보양식품이다.
이처럼 김치와 함께 들어가는 밀가루는 쌀과 같이 열량원으로서 중요하다.
김치 원료가 되는 채소는 자체에 다량의 섬유소가 함유되어 있어 변비를 예방하고 장염이나 결장염 같은 질병을 예방해 준다. 김치에 사용되는 주재료들은 공통적으로 수분이 많아서 다른 영양소의 함량은 낮게 나타나지만 유산균은 장내 유해세균의 번식을 차단, 위장내의 단백질 분해효소인 펩신분비를 촉진시키며 장내 미생물 분포를 정상화시켜 정장작용을 돕는다.

④ 모듬전

비오는 날에는 고소하게 기름진 전이 먹고 싶어진다. 꼭 비오는 날이 아니더라도 우리 음식은 이웃 나라들에 비해 튀김보다는 지지는 것이 많다. 육류나 생선, 채소 등의 재료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쌀가루나 밀가루 또는 달걀을 풀어 옷을 입힌 다음 번철에 기름을 둘러 지져내는데 이런 것들을 통틀어 전이라 부른다. 고유한 이름은 전유화로 전유어라 읽고 속어로는 전야라고 소통되다가 그냥 전이 됐다는 설이 일반적이다. 또 전을 제상에 올렸을 때는 간남이라고 불렀다. 이처럼 그 이름의 변천과정만 보아도 전의 유래가 꽤나 오랜 것을 알 수 있다. 전은 그 소재에 따라 대략 4~5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육류로 제육전, 간 전, 쇠고기전 등이 있다. 생선류도 북어와 대구전, 도미전, 민어전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거기에 패류인 대합과 굴전 등이 포함된다. 채소류에 있어서도 가장 흔한 애호박전과 풋고추전을 비롯해 두릅전, 버섯전, 파전 등이 있다. 좀 더 특색 있는 화전류로 봄의 진달래 화전, 가을에는 국화전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하게 전을 즐겨온 것은 그만큼 많은 재료가 계절에 따라 풍성하게 나고 궁중에서부터 서민들의 일상식에 이르기까지 각종 상차림에 폭 넓게 이용됐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어느 것이든 따끈따끈하고 노릇노릇하게 금방 익혀낸 전은 고소한 양념장에 살짝 찍어내 먹으면 그 깊은 맛이 비할 데 없이 좋다. 입맛이 돌아오기 시작하는 이른 봄, 간식이나 안주감으로 또는 밑반찬으로도 그만이다.
온갖 재료를 밀가루나 녹말가루를 입혀 부쳐낼 수 있는 전. 그 전을 상황에 따라 색깔을 맞춰 담아낸 것이 모듬전이다.
에너지(kcal)160탄수화물 (g)7.8지방 (g)   7.7단백질 (g)14.7비타민비타민 A (μg RE)37.5비타민 C (㎎)0비타민 B1(㎎)0.11비타민 B2(㎎)0.11나이아신 (㎎)0.9무기질칼슘(㎎)45.6인 (㎎)182.2나트륨(㎎)508.5칼륨 (㎎)204.3철분(㎎)0.6
모듬전에 필수로 들어가는 계란과 밀가루는 전 자체의 형태를 유지시켜주며, 색을 좋게 하여 식욕을 돋우며, 일반적으로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육원전, 버섯전, 연근전, 깻잎전과 같은 전 안에는 두부와 고기가 필수적으로 들어가는데 두부는 다른 식물성 식품에 비해 우수한 단백질 식품이다. 탄수화물함량도 높은 편이다. 또한 칼륨과 인이 많이 있어서 술안주와 어린이 간식용, 밑반찬으로도 제격이다. 그리고 호박전의 호박은 당질,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비타민의 함유량이 높고 비타민 A와 비타민 C가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모듬전을 여러 종류 섭취하게 되면 다양한 영양을 취할 수 있고, 생선전 중 동태전이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데 동태에는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고 불포화지방산 또한 많다. 올레산, 아라키돈산, 에이코사펜타엔산, 도코사헥사인산 등의 불포화 지방산, 또한 비타민 B1, B2, 니아신, 비타민 D, 비타민 E 등도 들어있어서 계란과 결합하면 단백질의 영양이 전의 재료들과 만나서 영양이 더 좋아진다.

⑤ 빈대떡

녹두를 맷돌에 갈아서 전병처럼 부쳐 만든 음식으로 빈자떡이라고도 한다. 빈대떡이라는 명칭은 병자병(餠子餠)이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빈자떡이 되고 다시 빈대떡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 유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한다.
<조선상식문답 朝鮮常識>에서는 빈자떡의 어원이 중국음의 빙자(餠飣)에서 온 듯 하다고 하였다. 이 음식의 유래에 관하여는 본디 제사상이나 교자상에 기름에 지진 고기를 높이 쌓을 때 밑받침용으로 썼는데 그 뒤 가난한 사람을 위한 먹음직스러운 독립된 요리가 되어 빈자(貧者)떡이 되었다는 설과, 정동(貞洞)을 빈대가 많다고 하여 빈대골이라 하였는데 이곳에는 빈자떡 장수가 많아 빈대떡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우리 민족이 좋아하는 음식인 만큼 그에 대한 유래설도 많은 편이다.
조선시대에는 흉년이 들면 당시의 세도가에서 이를 만들어 남대문 밖에 모인 유랑민들에게 “어느 집의 적선이오.” 하면서 던져주었다고 한다. <음식디미방>·<규합총서 閨閤叢書>에 수록된 빈대떡 제법을 보면 지금처럼 찬물(饌物 : 반찬)에 가까운 것이 아니고 전병의 일종이었다.
<규곤시의방>에서는 거피한 녹두를 가루 내어 되직하게 반죽하여 번철의 기름이 뜨거워지면 조금씩 떠놓고 그 위에 거피하여 꿀로 반죽한 팥소를 놓고 그 위를 다시 녹두반죽으로 덮어 지진다고 하였고, <규합총서>에서는 같은 방법이지만 위에 잣을 박고 대추를 사면에 박아 꽃전모양으로 만든다고 하였다.
지금의 빈대떡은 달고 화려하며 향기로운 떡이 아니라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팥소 대신 고기·채소 등을 섞어 만드는 음식이 되었다. 특히, 평안도의 빈대떡은 그곳 명물 음식의 하나로 지금 서울의 빈대떡에 비하여 크기가 3배나 되고 두께도 2배가 된다.
노릇노릇한 빛깔과 고소한 냄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부침개는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옛 유행가에 나오듯이 빈대떡은 옛날부터 가난한 사람이나 부쳐 먹는 음식으로 쳐 왔다. 그러나 지금은 제법 고급화해서 별식으로 여겨질 만큼 귀한 음식이 되었다. 그래서 장안에는 지금 이것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늘어가고 그 인기도 높아가고 있다.
빈대처럼 납작한 떡이라고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이것의 원래 이름은 '병저떡'으로 한자말에서 온 것이다. 전병처럼 부쳐 먹는 떡이기에 원래 '병저(餠藷)'라 했던 것이었다. 빈대떡은 보통 녹두를 갈아 부쳐 만들지만 가난했던 시절엔 수수가 주재료였다.
수수를 맷돌에 대강 갈아 껍질째 물에 풀어 채소 줄기 같은 것을 섞어 놓고, 불 위에 거꾸로 얹은 소댕(솥뚜껑) 위에 납작하게 펼쳐서 익혀 먹던 음식. 그야말로 배고픈 시절엔 돈 없어도 부쳐 먹을 만했던 것이다. 그래서 막 부쳐 먹는다고 '막부치'나 '부침개'라고도 했고, 지져 먹는다고 '지짐이'나 '지짐개'라고도 했다. 이래서, 이 떡은 가난한 이들이 주로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빈자(가난한 사람)떡'이란 이름으로 굳혀져 있다.
그 뒤로 수수 대신 녹두가 주로 쓰였고, 그것도 아무렇게나 맷돌에 갈아 부친 것이 아니라 먼저 맷돌에 대강 타서 물에 불리고 껍질을 버린 뒤에 맷돌에 다시 갈아 멀건 죽처럼 만들어서 부쳤다. 소댕이 아닌 '번철'이라고 하는, 지금의 프라이팬 모양의 무쇠 그릇을 써서 기름을 알맞게 지져 부쳤다. 김치 외에 온갖 나물과 쇠고기, 돼지고기를 섞어서 만들기도 한다. 떡이라고 하지만 실상 떡인지 적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잔치 때에는 고배(高排)할 때 밑받침과 속받침으로 이 빈자떡을 이용해 굄질을 했다. '고배'란, 과일·과자·음식 따위를 높이 괴어 올려서 담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굄새는 이 음식이 아니고는 도저히 나올 수가 없었다.
이 빈자떡을 황해도, 평안도 등의 서북 지방에선 집에서 상식(常食)으로 했고, 손님을 대접할 때에 특히 이 음식을 많이 냈다. 요즘에 와서 빈대떡은 애주가들의 술 안주로 이용하는 음식 중의 하나가 되었다. 지금은 결코 빈자의 떡도 아니고 빈대(賓待) 목적의 특별한 떡도 아니다.
출출할 때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부침개를 만들어 먹는 것도 좋다. 집안 가득 배인 고소한 부침개 냄새가 가족들의 코를 먼저 자극하고,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것이 가족들의 입을 즐겁게 한다.
이 빈대떡을 맛있게 부치기 위해서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어떻게 부치느냐에 따라 바삭한 맛을 낼 수도 있고 쫄깃하고도 부드러운 맛을 지닐 수도 있다. 반죽은 대강 섞어 바로 부친다. 반죽을 오래 섞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글루텐이 형성되어 부드러워지니 가루가 살짝 남아 있게 대강만 반죽해서 즉시 부쳐야 한다. 기름은 넉넉히 두른다. 너무 약한 불에 부치면 바삭바삭하게 부치기 어려우며 중불에서 부쳐야 맛있다. 기름은 조금 넉넉히 둘러야 하며, 반죽을 한 번 뒤집어준 후에도 기름을 다시 넉넉히 흘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kcal)194탄수화물 (g)17.7지방 (g)   9.6단백질 (g)9.6비타민비타민 A (μg RE)15.4비타민 C (㎎)4.5비타민 B1(㎎)0.17비타민 B2(㎎)0.08나이아신 (㎎)1.7무기질칼슘(㎎)26인 (㎎)161.5나트륨(㎎)493.5칼륨 (㎎)329.9철분(㎎)1.6
녹두에는 철분과 카로틴이 많이 있다. 콩류 가운데 아연 함량이 비교적 많다. 아연은 몸 안에서 효소나 호르몬, 비타민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인슐린의 하나의 성분으로서 인슐린의 작용을 높인다. 그러므로 녹두로 만든 음식물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좋다고 한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로가 와서 몸 안에 피로물질이 쌓였을 때 녹두 달인 물을 마시면 피로가 금방 풀린다. 빈대떡에 파, 부추, 양파 같은 채소가 들어가면 영양적으로 더욱 좋다. 녹두빈대떡을 할 때 돼지고기가 들어가면 녹두에 부족한 메티오닌, 트립토판을 보충해 주어 영양을 보완해 주고 입맛도 돋워 줄 수 있다.

⑥ 파전

파를 주재료로 하여 기름을 두르고 부쳐낸 것이 파전이다. 조선시대의 문헌에는 기록이 없으나, <조선요리제법>에 기록되어 있다. 가정에서 흔히 만드는 음식이다.
이 파전은 특히 비오는 날에는 동동주 한 사발과 함께 사람들이 흔히 찾는 음식이다. 비오는 날에는 왜 파전 생각이 간절해지는 것일까. 답은 의외로 여러 가지이며 보다 과학적 근거를 지닌다. 기름을 두른 팬에 부침 반죽을 넣고 익힐 때 나는 기름 튀는 소리가 땅바닥이나 창문에 부딪히는 빗소리와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비와 부침개를 연상하게 된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로 이를 소리공학연구소에서 실험해 본 결과 부침개 익히는 소리와 빗소리의 진폭이나 주파수가 거의 같다고 하니 영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다. 또 비가 오면 상대적으로 우리 몸의 불쾌지수는 높아지고 혈당이 떨어지는데 이에 대한 반응으로 전분이 들어간 밀가루 음식이 자연스럽게 당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름처럼 차갑고 시원한 것들만 찾는 때에 추적추적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으슬으슬해진 몸을 달래려고 좀 더 따뜻하고 열량을 높여주는 음식을 찾게 된다는 설도 있다.
우리의 전통 음식은 기름이 귀한 탓에 튀기거나 볶는 조리법이 드물고 주로 삶거나 부치는 정도였다. 특히 전은 다른 나라에서 찾을 수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음식 가운데 하나이다. 이 중에서도 동래파전은 임금에게 진상될 만큼 맛난 별미였다. 특히 파전의 주재료가 되는 파는 소화를 돕고 해열제로써 땀을 잘나게 하며 신선채소로써 비교적 저장성은 약하며 수분이 약 90% 정도다 성분은 탄수화물이 가장 많고 다음은 단백질이다. 탄수화물은 주로 당분 성분이 많다. 파는 뇌세포 발달, 식욕증진, 백내장 예방, 소염작용에 좋다.
전 종류 중 지역이름과 함께 유명한 것이 동래파전이다. 부산의 동래는 미나리와 쪽파의 명산지인 언양과 해산물이 풍성한 기장을 손잡고 있는 온천마을이다. 동래에서 푸짐하게 부쳐내는 파전을 보면 우선 큼직한 번철에 쪽파를 두툼하게 깔고 그 위에 5~6가지의 해물을 한 벌 얹고 다시 파와 미나리를 씌우고 기름을 슬슬 끼얹으며 꾹꾹 눌러 앉힌다. 파가 익으면서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 찹쌀과 멥쌀이 알맞게 섞였다는 쌀풍을 끼얹으며 옷을 입힌다. 파와 파사이에 쌀 풍이 들어가 익으면서 전의 모양새가 드러나면 다시 달걀을 풀어 덧입혀가며 색깔을 낸다. 노랗고 하얗게 익은 달걀 사이로 파 잎새가 조화를 이루며 구수한 냄새가 주위에 가득해진다. 동래 파전은 조선시대 동래부사가 삼짇날 임금님께 진상한 음식이라고 한다. 조개와 새우, 오징어 등 식재료의 다양한 맛과 모양, 영양 등을 따져봤을 때 당시로서는 동래 파전이 임금님 상에 오를만한 귀한 음식으로 보여졌나보다.
만드는 법은 뜨겁게 달군 번철에 밀가루나 멥쌀가루 갠 반죽을 한 국자 놓고, 그 위에 파를 얹고 양념한 쇠고기나 조개 살·굴·홍합 등을 사이사이에 두고 조금 익힌 다음 그 위에 반죽을 다시 한 국자 얹고 익힌다.
양념장은 다진 파·마늘·간장·고춧가루·식초·깨소금 등을 넣어 푸짐하게 만들고, 파전이 뜨거울 때 양념에 찍어서 먹어야 제 맛이 난다. 보통 전처럼 재료에 날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에 담갔다가 번철에 지지는 것이 아니라, 파를 한데 붙이기 위하여 밀가루·멥쌀가루 등 끈기가 있는 전분질 분말을 물에 풀어서 쓴다.
가장 연하고 맛이 좋은 파를 주재료로 하고, 부재료는 다양하게 쓸 수 있으나 조개 살·굴·새우·홍합 등의 해산물이 가장 알맞다. 동래는 파산지인 밀양과 미나리산지인 언양이 가까이 있으며, 또 바다와 접하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여 파전이 유명하다. 동래파전은 밀가루와 쌀가루를 멸치장국으로 반죽을 한 점과, 파전이 다 익으면 달걀을 그 위에 깨어 얹어 살짝 익혀내는 점이 특징이다.
에너지(kcal)205.0탄수화물 (g)25.9지방 (g)   7.5단백질 (g)10.4비타민비타민 A (μg RE)161.4비타민 C (㎎)14.1비타민 B1(㎎)0.12비타민 B2(㎎)0.13나이아신 (㎎)1.3무기질칼슘(㎎)79.1인 (㎎)116.0나트륨(㎎)486.3칼륨 (㎎)321.1철분(㎎)2.0파의 영양은 매우 풍부하다. 파속에는 칼슘과 인이 들어 있어 밀가루와 함께 먹으면 서양인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칼슘과 인 부족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준다. 파의 효능은, 비타민과 칼슘, 철분 등이 풍부하여 위의 기능을 돕고 감기 악화를 막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파속에 들어있는 비타민과 단백질은 소화를 돕고, 땀을 잘나게 하여 감기에 효과적이다.
특히 파는 기름 특유의 냄새를 잡아주며, 깔끔한 맛이 나게 한다. 파전에 양파는 혈액을 묽게 하는 작용으로 혈액의 점도를 낮춰 끈적거리지 않고 흐르기 쉬우며 맑고 깨끗한 혈액으로 만든다. 그 결과 혈액 순환이 좋아 산소와 영양의 신체 공급이 잘 이루어지면서 혈압을 내리는 작용도 현저하여, 고혈압의 예방과 치료에 탁월하다.

⑦ 해물파전

해물파전은 파전에 오징어나 조개, 등을 같이 넣어 부친 전이다. 파 한가지만으로도 전은 고소하고 부드러운 파전이 되어 동동주와 같은 전통주의 안주로 딱 어울린다. 그 파전이 고급화된 것이 해물파전이다. 이 해물파전은 파를 기본으로 한 것에 오징어, 대합, 새우, 등의 해산물을 섞는 것인데, 맛과 영양의 면에서 업그레이드 된 파전이라 하겠다.
단순히 파와 밀가루로만 만드는 파전에 비해 해물파전은 맛과 영양 면에서 뛰어나다. 더구나 제철 해물을 이용한 해물파전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이 해물파전은 어떤 술에도 어울려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술안주가 된다. 또한 커다란 접시에 한가득 펼쳐진 해물파전 한접시는 다른 반찬이 전혀 필요가 없는 술안주이자 훌륭한 한끼 식사로 대접받을 수 있다.
오징어나 굴, 낙지 같은 해물에는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회복이나 간보호에도 좋다. 거기다 파는 위장 기능을 도와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신경 기능에도 좋다고 하니 해물파전은 궁합이 좋은 건강식이다. 비가 오거나 출출할 때 온 가족이 정을 나누면서 부쳐 먹어도 좋은 음식이다. 특히 해물 파전을 부치는 고소한 기름 냄새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냄새이기도 하다. 함께 정을 나누기 위한 적합한 음식이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해물파전에는 파, 미나리, 대합, 홍합, 굴, 새우, 조갯살, 쇠고기, 달걀 등 주 식품 재료 외에도 찹쌀 및 멥쌀가루, 식물유, 맛국물 재료인 멸치와 다시마, 양념 등 10종류 이상의 식품이 들어있다.
에너지(kcal)213탄수화물 (g)19지방 (g)   7.9단백질 (g)16.3비타민비타민 A (μg RE)115.6비타민 C (㎎)13.9비타민 B1(㎎)0.13비타민 B2(㎎)0.12나이아신 (㎎)2무기질칼슘(㎎)58.5인 (㎎)209.8나트륨(㎎)565.7칼륨 (㎎)354.9철분(㎎)1.9해물파전을 영양학적으로 분석해보면 더욱 돋보이는 음식임을 알 수 있다. 비타민이 풍부한 파, 미나리, 알라닌, 글리신, 플로린, 글루타민산 등 글리코겐과 칼슘이 풍부한 해산물, 완전식품인 달걀까지 들어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주재료인 쪽파의 알린 성분이 해산물의 잡냄새와 비린내를 제거 할 뿐 아니라 비타민 B1을 활성화 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녹색부분의 비타민 A, C가 있으며 철분 등 무기질 함량도 풍부하다.
13) 회

① 생선회

회는 재료에 따라 육회와 어회, 조리법에 따라 생회와 숙회로 구분한다. 생선회에 대한 중국문헌은 <박물지>에 오왕이 물고기회를 먹다가 나머지를 물속에 버렸더니 모두 고기로 살아났는데 그것이 오늘날의 왕여어라는 내용이 있다. <주례>에도 회를 여뀌와 함께 먹으면 독을 제거할 수 있다는 기록이 있어 적어도 고대 중국인들은 회를 상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문헌에서 회에 대한 기록은 많은 조리서에서 찾을 수 있는데, 웅어, 민어, 해삼, 조개, 대합, 굴 등 다양한 회가 설명되어 있다. 상하기 쉬운 여름철에는 회를 담은 접시를 얼음위에 놓고 먹기도 했다. 또 이 회를 먹을 때는 파, 생강, 느릅나무, 소금, 설탕, 생강, 후추 등을 넣어 맛을 낸 생선회 전용 초장을 곁들여 먹었다. <증보산림경제>의 동치회방(凍雉膾方)은 “겨울철에 꿩을 잡아 내장을 빼버리고 빙설(氷雪) 위에서 극동(極凍)시킨 동결식품을 칼로 얇게 썰어 초장·생강·파를 넣어 먹는다. 일종의 생회를 가리키는 것이다. 어회(魚膾)에 관하여 “민어를 껍질을 벗겨, 고기의 회를 ‘회를 가늘게 썰어 접시에 담아 간장·겨자와 초고추장을 얇게 썰어 쓴다. 회를 찍어먹는 회장(膾醬)으로 요즘에는 초고추장을 많이 쓰나 고추가 보급되기 전에는 겨자장을 많이 썼다. 고추장을 회에 곁들어 먹은 것에 대한 기록은 1700년대 말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웅어회와 함께 고추장을 올렸다는 기록이 처음이다.
생선회는 흔히 일제시대를 통해 전래된 일본 전통식품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어찌 생선회를 먹지 않았겠는가.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생선회를 무척이나 즐겨온 민족이었다. 그리고 생선회의 종류도 요즘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생선의 가짓수와는 비교 자체가 안 될 정도로 많았다. 바다에서 나는 무슨 생선이든 결을 따라 회를 쳐서 먹고 막회라 해서 종류나 저민 살점의 모양 등을 따지지 않고 먹었던 경우도 많았다. 즉 지금이야 생선회를 식당에서 시킬 때 어느 정도의 가격을 주어야 가능하지만 옛날에는 오히려 지금보다 회 요리가 더 흔했던 듯하고 이는 소나 돼지처럼 육지 동물의 고기가 오히려 더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 생선회를 더 즐겼다고도 볼 수 있다.
생선회는 쥐치, 전복, 고동 등 지금의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다에서 나는 모든 종류의 해산물을 전부 생것으로 먹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종류도 다양해서 막회라는 이름까지 있었는데 지금이야 막회를 만들어 파는 음식점이 따로 있지만 막회란 애초에 한반도 모든 바닷가에서 흔히 먹던 음식이다. 김훈의 <칼의 노래>라는 소설에 보면 조선시대 수병들이 생선을 된장에 찍어 날로 먹는 장면이 있다. 뭉툭뭉툭 썬 회를 막장에 찍어먹거나 잘게 썬 채소 위에 회를 놓고 막장으로 척척 치대 먹었던 것이 막회였다. 이는, 지금의 횟집에서 몇 점 안되는 회를 여러 가지 장식과 함께 고급스럽게 내놓는 지금의 모양새와는 아주 다르다. 지금 그 귀한 회를 이렇게 문자 그대로 막 썰어서 막 담아 막 먹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우리 민족에게 생선회가 얼마나 일상적인 음식이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생선회는 생선의 가시와 껍질을 발라내고 흰살만 작게 썰어서 만든다. 주로 도미·민어·잉어·복어·굴 등이 이용된다. 육회는 소의 살코기 부위나 간·천엽·양 따위를 가늘게 채썰어 갖은 양념을 한 다음 겨자장에 찍어먹는 것이다. 두릅회는 봄철의 어린 두릅을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것이다. 송이회는 가을철 송이버섯을 얇게 썰어서 참기름 간장에 찍어먹는 것이다.
생선회는 크게 흰살 생선회와 붉은살 생선회로 나뉘어 진다. 대체로 넙치, 우럭, 돔, 농어 등과 같은 흰살 생선회가 방어, 참치, 고등어 등과 같은 붉은 살 생선회보다 육질이 단단해 씹힘성이 좋으므로 고급횟감으로 취급된다. 반면 붉은살 생선회는 흰살 생선회보다 씹힘성이 떨어지지만 혀로 느끼는 맛이 괜찮다.

에너지(kcal)73탄수화물 (g)1.3지방 (g)   2.2단백질 (g)11.4비타민비타민 A (μg RE)3.5비타민 C (㎎)0.7비타민 B1(㎎)0.02비타민 B2(㎎)0.01나이아신 (㎎)0.9무기질칼슘(㎎)65.1인 (㎎)123.9나트륨(㎎)441.7칼륨 (㎎)147철분(㎎)0.3생선에는 오메가 지방산인 EPA와 DHA 성분 모두 풍부하게 들어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학습과 기억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동맥경화를 예방하는데도 효과가 있다. 불포화 지방산인 생선기름은 혈관을 확장하는 작용도 함께하며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손상된 혈관을 회복시키는 역할까지 하고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고 칼슘의 섭취를 증가시키면서 배출은 감소시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생선에는 양질의 단백질, 칼슘, 비타민 B, D 등이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다. 특히 생선 단백질은 쇠고기 등 동물성 근육과는 달리 근섬유가 매우 적기 때문에 위장에서 소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적어 위에 부담을 덜 준다는 장점이 있다.

② 육회

쇠고기의 살코기를 얇게 저며 양념에 날로 무친 회로 동양 삼국 중에 특히 우리나라에서 발달한 음식이다.
중국책인 <수서>에는 백제 사람들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흔히 익혀서 먹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신당서>에 신라 사람들이 회를 즐겨먹었다는 기록이 있다는 것으로 보아 이미 삼국시대에 회가 발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우야담 於于野談>에 “임진왜란 때 중국 군사 10만 명이 오랫동안 우리나라에 주둔하였다. 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회를 잘 먹는 것을 보고 더럽다고 침을 뱉었다. 그것을 보고 우리나라 한 선비가 말하기를 <논어 論語>에 회는 가늘게 썬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 중에도 짐승과 물고기의 날고기를 썰어 회를 만들었다고 하였다. 공자께서도 일찍이 좋아한 것인데 어찌 그대의 말이 그렇게 지나친가?’라고 하였다.” 라는 기록이 있다. “또 중국 사람이 되묻기를 ‘소의 밥통의 고기나 천엽 같은 것은 모두 더러운 것을 싼 것이다. 이것을 회를 해서 먹는다니 어찌 뱃속이 편안하겠는가?’ 하였다. 또 고기를 꿴 것을 구워 먹으면서 그 피를 빨아 먹는 것을 보고 그것을 빼앗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면서 ‘중국사람은 잘 익은 고기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 이것은 오랑캐의 음식이다.’ 하고 욕을 하였다. 그러자 선비는 또 ‘회나 구운 음식은 모두 고인(古人)들이 좋아하던 것이다. 고서에도 기록이 많이 보이니 어찌 탓할 수 있겠는가?’라고 대답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지봉유설 芝峰類說>에는 “지금 중국 사람은 회를 먹지 않는다. 말린 고기일지라도 반드시 익혀 먹는다. 우리나라 사람이 회를 먹는 것을 보고 웃는다. 이것으로 보면 식성食性이란 그 때에 따라서 변하는 것이다.” 라는 기록이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우리 나라에서는 조선 때에 별 저항감 없이 회를 먹었으나 중국에서는 먹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나라 초기의 문헌인 <거가필용 居家必用>에 양육회방(羊肉膾方)이라 하여 “양의 간이나 천엽을 날로 가늘게 썰어 강사(薑絲; 생강을 실처럼 썰은 것)를 넣고 초(醋)에 담가서 먹는다.”는 내용이 있다. 따라서 중국에서도 원나라 초기까지도 회를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시의전서 是議全書>에 기록된 육회 만드는 법을 보면 다음과 같다. “기름기 없는 연한 쇠고기의 살을 얇게 저며 물에 담가 핏기를 빼고 가늘게 채를 썬다. 파·마늘을 다져 후춧가루·깨소금·기름·꿀 등을 섞어 잘 주물러 재고 잣가루를 많이 섞는다. 초고추장은 후추나 꿀을 섞어 식성대로 만든다.”고 되어 있다. 또한, 궁중의궤서인 <진찬의궤 進饌儀軌>에는 육회의 일종인 갑회가 나온다. 갑회는 고기·양·천엽·간·콩팥·전복·생합 등을 잘게 썰어 참기름·간장·후춧가루·파·마늘·깨소금으로 만든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갑회는 소의 내장으로 만든 회이다. 서울 지방 향토음식의 하나인데, 육회의 일종으로 궁중음식이기도 하다. 고기·양·천엽·간·콩팥·전복·생합 등을 잘게 썰어서 참기름·간장·후춧가루·파·마늘·깨소금 등을 섞어서 만들거나, 소금·깨소금·참기름·후춧가루를 섞은 것이나 겨자즙을 곁들여 내놓아 식성에 따라 찍어 먹도록 한다. 간·염통·콩팥 등은 가늘게 채썰고, 양·천엽은 가늘게 썰어서 잣을 하나씩 넣고 돌돌 말아 싸서 접시에 담는다. 양은 덩어리째 끓는 물에 넣었다 꺼내어 검은 부분은 긁어내고, 하얗게 하여 만든다.
<증보산림경제 >에 기록된 동치회(凍雉膾)는 겨울에 꿩고기로 육회를 만들어 먹는 것인데 겨울철에 꿩을 잡아 내장을 빼고 눈이나 얼음 위에 놓고 얼린 다음 단단해진 고기살을 얇게 썰어서 초장과 생강, 파를 버무려 먹는다고 하였다.
전 조선일보 논설가인 이규태는 육회 문화를 두고 ‘한국에 흘러 들어 소멸해 버린 기마 유목민족 문화의 희귀한 잔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육회는 전주 육회가 유명하다. 기름기가 없는 소의 붉은 살코기를 가늘게 썰어서 간장, 다진마늘, 참깨, 설탕과 함께 고루 버무린다. 배를 채 썰어 둘러놓고 잣과 실고추를 고명으로 뿌린다.
날고기를 먹는 것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사람이라도 일단 육회를 한 입 맛보게 되면 반드시 육회를 다시 먹게 된다. 육고기의 질긴 이미지는 입에 살살 녹는 순간 고기맛처럼 눈녹듯 사라진다. 고기 자체의 맛이 이토록 감미롭고 부드러울 수 있다는 것에 놀라는 것이다. 불에 익는 순간 고기는 단백질의 응고 현상으로 질겨지게 되는데 육회는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거의 씹을 필요가 없이 입안에서 녹는 것이다. 게다가 기름기가 없는 부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동물성 지방질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며,  불에 익히지 않아 고기 속의 비타민이 전혀 파괴되지 않은 형태로 섭취할 수 있다. 그래서 진짜 미식가와 진정 고기 맛을 아는 사람은 맛과 영양이 변형되지 않은 형태의 육회를 먹는다. 고기는 불에 닿는 순간 맛과 형태가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kcal)129탄수화물 (g)5지방 (g)   41.2단백질 (g)15.3비타민비타민 A (μg RE)9.7비타민 C (㎎)2.6비타민 B1(㎎)0.07비타민 B2(㎎)0.12나이아신 (㎎)3.3무기질칼슘(㎎)17.8인 (㎎)140.2나트륨(㎎)199.7칼륨 (㎎)206.1철분(㎎)1.8
쇠고기에는 단백질 특히 리신, 트레오닌, 발린, 메티오닌, 로이신 등 필수 아미노산과 올레인산, 팔미틴산, 리놀산 등 지방산과 각종 비타민(A, B1, B2), 칼슘, 황, 인, 철분 등 무기질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고 단백식품재료이다.
육회에 부재료로 들어가는 배는 이뇨작용이 있고 변비에 효과적이고, 소화효소가 있어 불고기나 육회에 넣으면 고기가 연해지고 소화가 잘된다. 또한 배에는 수분함량 뿐 아니라 칼륨 함량이 많아서 체내의 생리대사에 좋다. 무칠 때 사용하는 참기름도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맛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③ 홍어회 무침

홍어를 발효시켜 초고추장이나 양념장에 찍어 먹거나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음식이다. 혹은 홍어 채 썬 것에 미나리를 섞어 양념하여 무친 것으로 전라도 지방 향토음식의 하나이다. 홍어는 전라남도 흑산도에서 나는 홍어를 제일로 치며 겨울철에 제 맛이 난다.
흑산 홍어는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도 근해에서 잡히는 홍어이다. 이곳 연안에서 잡히는 것은 군산·인천 근해의 것보다 육포 자체가 씹으면 입에 착 달라 붙을 정도로 차지고 맛이 좋아 널리 알려져 있다.
홍어는 전라도 대표적인 음식으로 특히 나주 영산포는 임금님에게 진상하던 남해안의 귀한 고기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 에서는 나주인들은 삭힌 홍어를 즐겨 먹는데 주로 탁주 안주로 곁들여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생선회는 갓 잡아 아직 살아 있는 싱싱함을 최고로 여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날로 먹는 생선회 중 홍어회는 그 만드는 방법과 맛에 있어 아주 특별하다.
홍어는 껍질에 끈적거리는 액체가 많을수록 신선하다. 비린내도 없고 살이 꼬들꼬들하다. 홍어회 맛은 어떻게 삭히느냐에 달려 있다. 홍어는 항아리에 넣어 삭히는 게 보통이다. 옛날에는 삼베나 짚으로 싸서 두엄자리에 덮어두기도 했다. 두엄자리가 따뜻해서 쉽게 삭혀지기 때문이다. 홍어는 시큰 퀴퀴한 뒷간냄새를 풍기면서도 맛은 으뜸이다. 잘 삭을수록 홍어 맛은 황홀하다고 한다. 삭힌 홍어에서 나는 냄새는 홍어가 부패해서 생긴 냄새가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세균이 자라서 생긴 냄새로 비밀은 발효에 있다. 홍어를 삭히기 위해서는 먼저 항아리에 홍어를 넣고 그 사이사이에 짚을 끼운 다음에 뚜껑을 덮어 놓는다. 삭힌 홍어는 냄새가 독하기 때문에 처음 먹어 본 사람들은 쉽게 먹기 힘들다. 톡 쏘는 맛이 너무 독하기 때문에 초보자는 순한 코스부터 선택해서 먹는 것이 좋다. 홍어 껍질은 데쳐서 먹고 새콤달콤하게 무쳐서 먹는다. 그리고  삼합이라고 홍어를 돼지고기, 삼년 묵은 김치와 함께 먹는데 홍어의 냄새뿐 아니라 김치와 돼지고기 맛이 나서 훨씬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다.
홍어회를 먹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입에 넣어 맛을 보기도 전에 그 풍기는 냄새에 질려 아예 가까이 가기조차 꺼려한다. 하지만 홍어회 맛을 아는 사람들은 반드시 홍어회만 찾을 정도로 그 맛은 황홀하다고 한다. 미식가들은 아예 홍어회의 맛있는 부위의 순서를 매기기도 한다. 홍어는 어디가 맛있을까. 단연 반질반질 끈적끈적한 코를 으뜸으로 친다. 홍어 코를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아예 홍어 맛을 논하지 말라고 할 정도이다. 홍어 코를 소금장에 찍어 한입 넣으면 쎄에 ~ 한 맛이 혓바닥에서 코를 타고 올라가 금세 눈물이 글썽글썽해진다. 정수리가 시큰하고 코끝이 찡하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두 번째 맛있는 곳은 날개, 세 번째는 꼬리를 꼽는다. 날개나 꼬리는 오돌오돌 씹는 맛이 그만이다. 중국의 유명한 요리 삭스핀 같다. 잘 삭을수록 홍어 맛은 황홀하다. 삭을수록 깊은 맛을 내는 홍어회이다.
이 홍어를 먹는 방법은 껍질을 벗겨 날것 그대로를 초고추장이나 겨자를 넣은 간장에 찍어먹거나, 양념을 묻혀 구워먹는 법, 막걸리와 같이 먹는 홍탁, 삶은 돼지고기를 얇게 썰고, 배추김치와 함께 먹는 삼합(三合), 겨울철에 푸르게 자란 보리싹과 내장을 넣어 끓인 국, 날것을 옹기그릇에 며칠간 담아놓았다가 삭혀서 먹는 법 등 다양한데 어떻게 먹든 간에 맛이 아주 일품이며, 특히 술꾼들에게는 안주로서 인기가 높은 기호식품이다. 홍어는 자체에 매운맛이 있고 신선할 때보다 약간 발효되어 암모니아 냄새가 날 때가 더욱 맛있다. 목포와 그 근방의 지방에서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싱싱한 홍어를 항아리에 넣어 하룻밤 지나면 톡 쏘는 맛이 생긴다. 이렇게 한 홍어의 껍질을 벗기고 토막을 낸 다음 보기 좋게 채 썰어 식초를 넣고 손으로 주물러서 살이 꼬들꼬들해지면 꼭 짜서 식초물을 뺀다. 미나리는 살짝 데쳐 적당한 길이로 썰어놓는다.  다진 파·다진 마늘·다진 생강·설탕·고춧가루·참기름·깨소금을 고추장에 넣어 양념 고추장을 만들어서 홍어채를 준비해둔 미나리와 버무려 무친다.
전라도의 목포와 그 인근지방을 제외한 곳에서는 홍어를 하룻밤 재웠다가 쓰지 않고 사온 즉시 만들며 미나리 이외에 무채를 소금에 절였다가 꼭 짜서 함께 넣기도 하고 배를 굵게 채쳐서 섞기도 한다.
에너지(kcal)84탄수화물 (g)8.4지방 (g)   0.9단백질 (g)10.7비타민비타민 A (μg RE)124.6비타민 C (㎎)12.1비타민 B1(㎎)0.08비타민 B2(㎎)0.13나이아신 (㎎)1.6무기질칼슘(㎎)346.6인 (㎎)242.2나트륨(㎎)510.9칼륨 (㎎)364.9철분(㎎)1.2
홍어는 생선 가운데 유일하게 썩은 듯한 상태에서 최상의 맛을 낸다. 물론 인체에도 무해하다. 홍어는 가오리과에 속하며 생김새만 으로는 가오리와 구분이 어렵다. 홍어가 가오리보다 비싼 이유는 홍어육에 톡 쏘는 요소와 TMAO(트리메틸아민옥사이드)물질이 대단히 많아 회로 만들면 암모니아와 TMA가 많이 생겨 냄새가 강하게 나기 때문이다. 삭힌 홍어를 먹어도 괜찮은 이유는 홍어가 삭을 때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내는데 이 두 가지 성분은 인체에 해로운 세균 번식을 막아줘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삭힌 홍어는 몸속의 담배독이나 술독을 제거하고 심지어 담석까지 삭혀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14) 김치

① 겉절이

배추 또는 푸성귀를 소금에 절였다가 갖은 양념에 무쳐 만든 반찬. 겉절이는 생채 개념의 저채류(菹菜類)로서 배추겉절이·상추겉절이 등이 있다.
입춘이 지나면 김장김치가 맛을 잃는다. 채소임을 다한 것처럼 속살이 물러지고 군내가 난다. 이러 때 입맛을 돋우는 음식으로 겉절이가 제격이다. 겉절이는 얼갈이배추를 주로 사용한다. 연한 얼갈이배추를 깨끗이 다듬어 4~5센티 길이로 자르고 소금물에 절인다. 한 시간쯤 지나 맑은 물에 살살 흔들어 헹궈 물기를 뺀다. 홍고추와 풋고추는 씨를 빼고 큼직하게 어슷 썰고 쪽파는 얼갈이배추 길이로 자른다. 차게 식힌 찹쌀풀과 홍고추, 마늘, 설탕, 소금을 믹서에 넣고 갈아 양념을 만든다. 절인 열무와 얼갈이배추에 쪽파, 붉은 고추, 풋고추, 양념을 넣고 살짝 버무려 항아리에 담는다. 주의할 점은, 너무 주물러 무치면 풋내가 나서 맛이 없다. 겉절이는 담근 뒤 바로 먹을 수 있는 김치로 풋풋한 배추의 맛이 입맛을 산뜻하게 한다.
특히 이 겉절이는 비록 종류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배추로 만든다는 점에서 배추김치와 유사하지만 일반 김치처럼 숙성될 때까지 며칠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으면서 김치 맛을 낸다는 점에서 일반 김치가 떨어졌을 때, 또는 아직 김치가 익지 않았을 때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 김치의 시원한 맛과 함께 즉석에서 무치는 것이라 경우에 따라 참기름과 깨소금 또는 시원한 배를 썰어 넣어 함께 무칠 수 있어서 일반 김치와는 또 다른 고소한 맛을 지닌다. 특히 김치처럼 숙성된 신 맛이 아니라 채소의 신선한 맛을 즐기고 싶을 때 겉절이는 제대로 김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겉절이는 특히 갈비구이와 같은 요리에 곁들여지면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김치의 신 맛이 갈비구이의 고기 맛을 희석시키지 않으면서 고소하고 산뜻한 채소요리로 옆에 자리잡는 것이다.
배추겉절이는 연한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곱게 다진 파·마늘과 고춧가루·간장·설탕·깨소금·참기름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배추가 절어서 숨이 죽으면 물에 헹구고, 물기를 꼭 짜서 양념장에 무친다.
상추겉절이는 먼저 상추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곱게 채 썬 파와 간장·고춧가루·깨소금·참기름·설탕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그릇에 상추를 한 켜 깔고 양념장을 끼얹는 방법으로 상추 켜켜로 양념장이 끼얹어지도록 한다. 겉절이에는 간장 대신 젓국을 넣을 수도 있다.

에너지(kcal)42탄수화물 (g)5.4지방 (g)   1.7단백질 (g)2.4비타민비타민 A (μg RE)201.7비타민 C (㎎)10.5비타민 B1(㎎)0.06비타민 B2(㎎)0.11나이아신 (㎎)0.7무기질칼슘(㎎)47.1인 (㎎)56.3나트륨(㎎)725칼륨 (㎎)300.8철분(㎎)1겉절이는 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 오이 등의 여러 가지 채소에 젓갈류, 양념 및 향신료 등을 가미하여 만든 식품으로, 채소에 함유된 칼슘, 구리, 인, 철분, 소금 등의 무기질 성분과 풍부한 식이섬유소를 섭취할 수 있고, 동물성 젓갈로부터 아미노산과 칼슘을 섭취할 수 있으며, 카로틴, 비타민 B 복합체와 비타민 C 등 각종 비타민이 원료 채소에 함유되어 있다.
겉절이 김치는 원료 채소에서 인체에 유익한 여러 가지 생리적 기능을 갖고 있다. 고추 및 마늘의 특수성분들은 인체 내에서 여러 가지 발암 및 변이 물질의 생성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발암물질이나 돌연변이 유발원에 의한 돌연변이 유발성을 억제한다. 특히 채소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변비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장내 균총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

② 깍두기

무는 오랜 기간 이 땅에서 재배되어 왔고 비교적 재배가 용이하여 월동용 김치 원료로 많이 이용되던 것이다. 따라서 그 제법도 다양하고 여러 형태로 응용되어 왔다. 월동용으로 무짠지 형태의 김치에 대해 구체적인 기술이 되어있는 것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이 처음이며 동치미도 조선 초기 문헌에 기록된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부터 이용되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림경제
蘿葍菹(나복저) - 무, 소금물, 당귀, 파
蘿葍黃芽菹(나복황아저) - 무싹, 무 소금물
蔓菁菹 (만청저;무짠지형) - 무, 소금물, 어린 파
蘿葍冬沉菹(나복동침저;동치미형) - 무, 소금물, 생강, 파, 거목, 천초
蘿葍鹹菹(나복함저;총각김치형) - 무, 고춧잎, 고추, 청각, 오이, 호박, 박줄거
  리, 미나리, 동아, 천초, 부추, 가지, 마늘즙, 소금물
주찬
鹹菹(함저; 깍두기형) - 절인 무, 생강, 초피, 복합양념, 소금물
童沉菹(동침저;동치미) - 무, 소금물, 오이, 가지, 초피, 고추껍질

규합총서
凍沉菹法(동침저법;동침이) - 꼬리달린 무, 배, 유자, 소금물(꿀,석류,잣)
동지(동치미형 짠지) - 무, 소금물
시의전서
젓무(깍두기형) - 무, 배추, 오이지, 새우젓, 오이소박이, 고춧가루
얼젓국지(깍두기형) - 배추, 무, 양념, 젓국
冬沉伊(동침이;동치미) - 무, 오이, 배, 유자, 파, 생강, 고추, 소금물(먹을 때
  설탕과 석류, 잣첨가

무 김치류는 오랜 기간 만들어져 오며 이미 제법이 고착되어왔다. 그러나 조선 후기부터 출현하여 20세기 전반 김치류 중 가장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으면서 김치 대명사의 하나로 자리 잡은 ‘깍두기’는 명칭이 언제부터 어떠한 형태로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유행하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깍두기라는 명칭이 처음 소개된 것은 조리서나 농서가 아닌 고전소설 ‘춘향전’에서이다. 무의 재배가 연중 가능하다는 점과 다른 침장류에 비해 노력이 많이 들지 않으며 김치원료 채소의 부스러기로도 만들 수 있다는 점, 판소리계 고전소설 속에는 등장하는 명칭이 당대 이후 20세기에 이르도록 ‘깍두기’라는 이름으로는 문헌기록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 등 여타 정황으로 미루어 하층민이 이용하던 김치로 여겨진다. 1940년 홍선표라는 사람이 쓴 <조선요리학>에 깍두기의 유래를 언급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 구전(口傳)에 불과할 뿐이므로 정설(定說)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깍두기는 2백여년전 정조때 정조의 사위되는 영명위홍현주의 부인이 임금님에게 여러가지 음식을 새로히 만들어들일 때 처음으로 무를 쓰러 깍두기를 만들어 들였드니 대단히 칭찬하시고 잡수신일로부터 여염가까지 전파하였따는 것인대 그때 일흠을 각독기라 하였고 민간에 전파하기는 그때 대신중에 일흠은 기록된 곳이 없지만은 공주에 낙향하야 깍두기를 맨들어 먹었든 까닭으로 깍두기가 공주에서부터 민간으로는 시작된 관계로 오날까지 공주깍두기라고 유명한 것이다.”
1800년대 말 시의전서에서야 ‘젓무’라는 이름으로 제법이 소개되고 있으니 오히려 민간에 널리 퍼져 있던 깍두기를 반가에 시집갔던 숙선옹주가 거꾸로 궁중 문화에 맞게 변형시켜 궐내에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을 가능성도 추정해 볼 수 있다. 조선시대까지 깍두기는 비주류 김치로 양반들은 입도 대지 않았다는 일설도 있으며 20세기 전후 제법에 나타난 일반적인 깍두기(혹은 젓무) 크기가 손가락 한 마디(약 2.5cm) 혹은 두 마디(약4.5cm)인 것에 비해 궁중의 깍두기는 아주 작은 크기로 네모반듯하게 썰어 이름을 ‘송송이’라 부르고 있어 그 모양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홍선표가 그의 저서인 <조선요리학>에서 공주깍두기를 유명한 음식으로 꼽은 것과는 달리 깍두기는 20세기 전반 장김치와 함께 서울지방의 대표 김치로 꼽히고 있다.
유래야 어찌되었든 문자화된 조리서에서는 제법을 찾을 수 없으나 상당히 오랜 기간 민간에 퍼져있던 김치로 보인다. 단지 반가문화에 맞게 미적인 요소를 감안해 무를 일정한 모양으로 썰어 담그는 형태로 제법이 정리되어 1800년대 말 조리서인 <시의전서>에서 ‘젓무’ 라는 명칭으로 소개되는 것이 문헌상으로는 처음인 것이다.
‘얼젓국지’와 ‘젓무’는 젓갈과 젓국을 이용하는 대신 간국을 첨가하지 않는다. 무의 가공형태가 깍두기형인데 이 ‘젓무’의 특징은 주재료를 골패모양 혹은 네모로 썰고 젓을 이용한다는 의미로 ‘젓무’로 칭한 것으로 보인다.
깍두기라는 명칭은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부터 등장하며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무려 7종이나 소개 되며 ‘깍두기’를 [무젓 젓무 紅菹]라고 병기하여 놓음으로써 깍두기의 반가 명칭이 ‘젓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1941년 <춘추>라는 잡지를 통해 조자호가 ‘젓무’는 깍두기의 별칭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특히 서울지방에서 많은 공을 들여 담는 김치라고 소개하고 있다.
젓의 종류에 따라 새우젓무(새우젓깍두기), 자젓젓무(곤쟁이젓깍두기) 등으로 세분화되기도 하고 무를 써는 방법에 따라 무청깍두기, 잔깍두기, 두쪽깍두기, 통깍두기로 나뉘기도 한다. 즉 이 당시에는 깍두기가 무 써는 모양 보다는 소금을 주로한 짠지와 대비하여 양념과 젓으로 담는 무김치 침채법을 통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며 따라서 무의 양념법, 침채법 등을 달리한 김치로써 ‘깍두기’라는 명칭이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제법이 존재하였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세기 초반 이후부터는 ‘젓무’라는 이름은 거의 사라지고 ‘깍둑이’라고 불리며 성행하였으며 현대에 이르기까지 널리 애용되는 무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만약 이 깍두기가 하층민이 만들어 먹던 것을 시초로 하여 궁중에서도 만들어 먹기 시작했고, 1800년대 말에 들어 반가 조리법에도 내용이 소개되고 있는 것이라면 쌈김치가 궁중에서 시작해 민가로 퍼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으로 하층에서 상층으로 역전파 된 음식으로써 20세기를 전후한 시점에서 계급을 넘나들며 전파된 식문화의 사례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오늘날 무김치의 대표주자로 하나를 더 꼽자면 ‘총각김치’가 있다. 총각김치 역시 비슷한 제법은 <산림경제>에서 보이지만 공식적으로 ‘총각김치’라는 명칭은 나타나지 않다가 1959년에 이르러서 다른 김치 제법을 소개하며 잠깐 이름이 언급되고 있을 뿐이다. 이 기사의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총각김치 역시 이전부터 김장철 흔히 담가왔던 김치라는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총각김치용으로 사용되는 ‘알타리무’라는 것은 원래 북지(몽고, 만주, 화북, 한국 등지)에서 많이 나는 작은 무 계통으로 전분이 많고 크기가 작으며 가을무와 달리 잔뿌리가 적고 저장성이 약한 극 조생종 무이다. 근대에 재배되었던 누루배기, 서울봄무, 쥐꼬리무 등이 이 계통에 속하며 봄, 가을 재배나 열무용으로만 이용되다가 7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생산되고 품종이 많이 개량되었다고 한다. 알타리 품종이 제대로 재배되기 전 이렇게 쓸모가 적은 작은 허드렛 무를 무청을 자르지 않은 채 김치로 담았던 것이 ‘알무김치’라는 것인데 그 모양 때문에 '총각김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허드렛무를 별도의 가공 없이 담근 김치라는 점에서 이 역시 하층민들이 주로 이용했던 김치로 보이며 20세기 전반까지 김장김치 명목에는 깍두기류 범주 안에 들어 있다가 1960년대에는 총각김치용으로 별도의 품종이 개발되면서 197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김장김치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설렁탕에 깍두기가 빠지면 한국식 표현으로 ‘앙꼬 없는 찐빵’이 될 정도로 한국의 국밥집이나 설렁탕 곰탕류의 음식점에서 반드시 곁들여지는 반찬이 되었다. 국밥에는 적당히 익은 깍두기를 국물까지 부어 넣고 휘휘 저어서 먹어야 제맛이다. 깍두기의 맛은 무맛이 좌우한다. 깍두기 무는 약간 맵고 달며 단단한 것이 좋다. 무청은 숨이 죽을 정도로 소금에 절이고 무는 깍둑썰기로 썬다. 무와 배추속대를 살짝 절이고 술은 소금물에 씻어 물기를 빼, 나중에 물이 생기지 않도록 고춧가루에 잘 무쳐 놓는다. 미나리, 쪽파 등은 무 길이와 비슷하게 썰고 새우젓은 적당히 다진다. 먼저 무와 배추속대를 고춧가루와 버무린 뒤 마늘, 파, 생강 등을 곱게 다져 넣고 새우젓, 소금,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춘다. 굴은 마지막에 살살 버무려 넣고 항아리에 꼭꼭 눌러가며 담는다. 제주도와 서울 지역에서 많이 담가 먹는다. 한국의 설렁탕이 세계적인 탕요리로 급부상하면서 바늘에 실 가듯이 깍두기 또한 인기 메뉴로 떠올랐다.
예전엔 같은 김치라도 먹는 사람을 배려해 담그는 법을 달리했는데 경노효친 사상이 뿌리 깊었던 시절 젊은이와 달리 치아와 잇몸, 소화기능이 약한 노인들을 위해 무를 살짝 삶아 무르게 한 후 새우젓을 곱게 다져 고춧가루 등의 양념으로 쑥깍두기를 담갔다고 한다.
임산부를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성이 임신을 하면 아기를 출산할 때까지 몸가짐이나 행동, 그리고 언어나 음식 섭취에도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정깍두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음식의 질은 물론이며 그 모양과 색상까지 고려한 정깍두기는 무를 정사각형으로 썰어 담근 것으로 몸과 마음이 반듯한 아이를 출산하려는 기원이 담겨져 있다.
깍두기는 설렁탕집에서만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김치가 제공되는 경우 깍두기는 생략하는 것이 한국의 일반적인 상차림이다. 그러나 종종 “배추값이 금값”이 되는 해가 있다. 배추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해에는 일반 서민들은 김치 담그기가 무섭다는 말을 한다. 어찌 보면 밀가루 음식이 보편화된 요즘에는 쌀값의 변동보다 배추값의 변동에 사람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듯하다. 배추값이 뛰는 경우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깍두기이다. 배추김치처럼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만들 수 있는데다가 또한 배추김치처럼 여러 가지 속재료가 필요 없는 것이 깍두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되도록 저렴한 가격의 반찬을 내놓는 분식집의 단골메뉴가 된 것이 깍두기가 아닐까. 돈까스집에도 부식으로 깍두기를 놓는다. 그만큼 깍두기는 김치의 훌륭한 대용품이다.
에너지(kcal)16.0탄수화물 (g)3.4지방 (g)   0.2단백질 (g)0.8비타민비타민 A (μg RE)19비타민 C (㎎)9.5비타민 B1(㎎)0.07비타민 B2(㎎)0.03나이아신 (㎎)0.3무기질칼슘(㎎)18.5인 (㎎)20나트륨(㎎)298칼륨 (㎎)200철분(㎎)0.2무에는 아삭한 맛뿐 만이 아니라 당류와 아미노산, 무기질, 아밀라아제 등이 들어 있고 비타민 C는 사과의 7배 정도나 많이 들어 있다. 또한 무청에는 무보다 무기질이 2배, 칼슘은 4배, 단백질은 1.5배 더 많으며, 무와 무청에는 식이성 섬유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장내 환경을 좋게 한다.
매운 맛이 강한 무채나 즙은 암을 예방하는 성분이나 위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성분이 풍부해서 평소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특히 가을이나 겨울철의 무는 약효가 뛰어나다. 미국의 암 예방협회에서는 무 같은 근채류를 날마다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무는 우리 식생활에 가장 많이 쓰이는 채소의 하나로서 무의 매운 성분이 뛰어난 항암작용과 항산화작용, 항균작용, 항염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즉 무에는 항산화작용이 뛰어난 비타민 C가 많아서 매운 성분과 함께 활성산소를 제거해준다. 무의 이 매운 성분은 유황의 화합물로서 무를 강판에 갈면 조직이 파괴되는데 이때 생성된다.
이 성분은 발암물질의 해독이 필요한 효소를 활성화하는 힘이 강하다. 또 효소는 가열하면 효과가 없어지므로 날로 갈아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먹음으로써 효소의 작용이 더 상승, 활발해져서 발암물질을 해독하고 위장약과 같은 즉효를 낸다. 무에 많은 소화효소인 지아스타제라는 성분은 녹말을 분해하여 위의 부담을 덜어주며, 오게시타제란 성분은 발암물질을 분해, 해독하고 위벽의 보호 및 궤양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③ 나박김치

배추와 무를 주재료로 해서 담근 국물김치로 얇고 네모지게 썬 무를 소금에 절인 후에 고추, 파, 마늘, 생강 등의 양념을 넣고, 국물을 부어 놓았다가 거의 익을 때에 미나리를 썰어 넣어 만드는 김치를 일컫는 말이 '나박김치'이다. <규곤시의방>과 <색경>에 나박김치의 이름만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이미 나박김치 담그는 법이 보편화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증보산림경제>의 담저법(淡菹法)에는 무에 생강과 파 등을 넣고 간을 맞춘 나박김치가 기록되어 있다. 명칭에 관해서는, 무를 일컫는 蘿葍 김치에서 나박김치로 음이 변한 것으로 생각된다. 나박김치는 한자말로 '나복저'라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한자어에서 온 것이 아니고 '납작하다'는 뜻의 '납'과 '김치'의 합성어이다. 무를 얇게 저며 만든 김치여서 '납작하다는 의미의 '납'이 나박김치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다른 의견으로는, 나박김치는 원래 나박이 무라는 뜻으로 무김치라는 말이었고 그래서 옛날에는 총각김치, 깍두기, 순무김치, 동치미 모두 다 통틀어서 나박김치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점점 김치의 종류가 세분화 되면서 무김치들의 이름이 생기고, 현재는 이렇게 우리가 부르는 나박김치만이 남은 것이라고 한다.
나박김치는 장아찌 형태의 함저와 대비해 소금물로 간을 한 물김치 형태의 김치를 통칭하다가 차츰 재료와 담금 법이 발전되어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 만드는 법은 얇게 썰어 소금에 배추와 무를 절이고, 고추 채친 것을 함께 버무린 다음 소금으로 심심하게 간을 한 국물을 부어 담근다. 나박김치는 봄에 많이 먹지만 사계절 어느 때나 산뜻하게 먹을 수 있다.
한국음식은 반상차림 뿐 아니라 모든 단품 요리에도 거의 예외 없이 김치가 곁들여지는데 나박김치는 다른 김치와 달리 국물이 많아 특히 빡빡한 떡 종류를 먹을 때에 곁들이 음식으로 많이 쓰인다. '떡 줄 사람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에서 '김칫국'은 보통 '나박김치의 국물'로 이해돼 왔다.
특히 이 나박김치는 제사상에 오르는 수준을 지닌 김치이다. 제사상에 놓이는 김치의 종류와 위치는 각 지방의 관습, 풍속, 가문의 전통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표적으로 제사 나박김치는 국물 없이 건더기만 건져서 올리는 경우가 많다. 김치도 깨끗하고 순수한 음식을 올리는 것이 조상의 예라 여겨 보통 희게 담은 나박김치만 놓는 것이다. 나박김치는 하루 걸러 한 번씩 담갔을 만큼 신선한 맛을 생명으로 쳤다. 식사 때만이 아니라, 간식이나 떡, 만두, 약식, 다과 등의 차림에도 반드시 곁들여 먹은 김치이다.
국수말이나 냉면 같은 국물로도 자주 쓰이며 다양한 즉석 면류와도 잘 어울리는데, 특히 떡 종류와 찰떡궁합일 정도로 잘 어울려 뻑뻑한 떡의 목 넘김을 좋게 한다.
또 일반 음식물의 소화흡수율을 높이는 효능 또한 우수한데 김치 액즙에서 생성 번식하는 인체에 유익한 유산균(乳酸菌)을 비롯, 여러 종류의 유기산(有機酸)에 함유된 분해효소의 역할에 의한 것이다. 특히 무는 각종 소화효소가 많고 전분을 분해하는 디아스타아제가 많아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도 있어 소화가 잘되는 특징이 있다. 속이 더부룩할 때, 한국 사람들은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찾는다. 동치미는 소화기능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시없는 음료며 좋은 반찬이다. 이 동치미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김치가 나박김치이다. 동치미와 나박김치 모두 무를 이용한 물김치이다. 하지만 동치미는 무만을 가지고 만들 수도 있고 오래오래 두고 먹는 저장용 김치이지만, 나박김치는 무와 쪽파, 사과와 배를 넣어서 국물을 다소 달게 만든다. 또 만든 즉시 바로바로 먹는 다는 점이 동치미와 다르다. 또 나박김치는 국물에 고춧가루를 풀어 좀 더 개운한 맛을 낸다.
이에 식품역사학자들은 나박김치를 동치미에서 갈라져 나온 식품으로 본다고 한다. 장아찌 형태의 무김치가 이후 소금물에 무를 절인 김치로 발전하면서 동치미가 되었고 이에 동치미와 나박김치와 같은 국물김치가 분화된 것이다. 즉 무를 소금말에 절인 후 오이, 호박, 부추, 미나리 등과 함께 고춧가루를 풀면서 동치미와는 또 다른 맛이 나는 나박김치로 발전했다. 
에너지(kcal)9탄수화물 (g)1.7지방 (g)   0.1단백질 (g)0.8비타민비타민 A (μg RE)77비타민 C (㎎)10비타민 B1(㎎)0.03비타민 B2(㎎)0.06나이아신 (㎎)0.5무기질칼슘(㎎)36인 (㎎)7나트륨(㎎)1256칼륨 (㎎)66철분(㎎)0.1나박김치의 주재료인 무는 다양한 소화효소를 함유하고 있어 소화 촉진과 강장에 효과적이고, 해독과 가래를 없애는 작용을 한다. 또한 무에는 풍부한 수분과 비타민 C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의 수분과 비타민 C가 기침을 멎게 한다고 한방에서 이용되고 있다. 미나리에는 다른 채소에 비하여 비타민 A, C, 칼슘, 카로틴, 식물섬유 등이 풍부해 빈혈과 변비를 예방해 준다. 미나리를 먹으면 정신을 맑게 하고 혈액을 보호해 준다고 하는데, 이는 미나리에 특수한 정유성분과  철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비타민이 풍부하여, 보온, 발한 작용 뿐 아니라 감기 등의 치료에도 이용되었다.

④ 배추김치

삼국시대 및 통일신라시대 이전의 문헌에는 김치를 가리키는 저(菹)에 관한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민족이 고대부터 채소를 즐겨 먹었고 소금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사실과 역사적으로 젓갈, 장 등의 발효식품이 만들어진 시기 등을 고려할 때 삼국시대 이전부터 김치류가 제조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김치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의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 고구려조에 있다. '고구려인은 채소를 먹고, 소금을 멀리서 날라다 이용하였으며, 초목이 중국과 비슷하여 장양(藏釀, 술 빚기, 장·젓갈 담기)에 능하다'고 하여 이 시기에 이미 저장 발효식품이 생활화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삼국시대 경에는 마늘, 가지, 오이 등의 채소가 식용됐음을 문헌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시대의 김치는 순무, 가지, 부추, 고비 등을 소금으로만 절인 형태였다. 
고려 초기에는 민간에까지 불교가 성하여 육식을 절제하고 채소요리를 선호하였다. 김치를 뜻하는 '저'(菹)라는 글자는 '고려사'에 처음 등장한다. 이는 우리나라 김치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다. 장아찌 형태에 머물렀던 삼국시대와는 달리 고려시대에는 채소재배 기술의 발달에 따라 동치미, 나박김치 등이 새롭게 개발되었다.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의 '가포육영'(家圃六泳)에는 '무청을 장 속에 박아 넣어 여름철에 먹고 소금에 절여 겨울철에 대비한다'라고 기록돼 있는데 이는 장아찌와 김치가 개념적으로 분리돼 있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겨울을 대비한다는 것으로 보아 김장의 풍습도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이때의 소금에 절인 김치류는 오늘날 짠 무를 물에 희석하여 먹는 나박지, 동치미 등 침채류라 할 수 있다. 이같이 삼국시대 장아찌류, 곧 채소절임에 머물렀던 김치는 통일신라와 고려시대를 거치며 장아찌류와 동치미·나박김치류로 분화·발달하였다.
조선시대 초기의 기록인 <규곤시의방(음식디미방)>에 언급된 '산갓김치' '오이지' '나박김치' 등은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것일 수 있다. 더불어 고려시대에는 오이, 부추, 미나리, 갓, 죽순 등 김치에 들어가는 채소류가 다양해졌을 뿐 아니라 단순한 소금절임 형태에서 벗어나 파, 마늘 등 향신료가 가미된 양념형 김치도 등장하였다. 고추와 배추, 젓갈은 아직 사용되지 않았고, 침채원은 소금, 된장, 밀기울이었다. 담금법에 따라 나박김치 동치미형, 신건지 짠지형, 섞박지 소박이형, 장아찌형 등 4가지가 있었으며, 그 중 장아찌형이 가장 많고 다음이 신건지형이었다. 조선시대 중기에는 고추가 사용되기 시작하여 김치 양념의 하나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김치에 고추가 들어가면서 젓갈도 다양하게 쓰이게 되었는데, 식물성 재료에 동물성 재료를 첨가하여 맛과 영양의 조화를 이루고 김치의 감칠맛을 더욱 향상시켰다. 
조선시대 말에 이르러 통이 크고 알찬 통배추가 이 땅에서 육종 재배되기 시작(<是議全書> 19C말)하여 무와 오이, 가지에 앞서서 배추가 김치의 주재료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니까 현재와 같은 배추통김치는 조선조 말부터 담근 상당히 최근의 창작물임을 알 수 있다. 또 무의 뿌리와 잎이 한데 붙은 채로 담근 총각김치의 원형이 선보이며 가지, 오이의 세 면에 칼집을 내서 고춧가루와 마늘 양념으로 소를 채운 소박이형 김치, 배추를 무와 한데 섞어 담근 섞박지, 동치미 등이 문헌상 처음 소개되고 있다.  김치는 옛날엔 아주 단순하게 만들어 먹던 음식이었다. 채소를 잘 씻어 소금에 절여 항아리에 담아 적당히 익은 후에 먹은 것이 바로 김치의 시초이다. 겨울철에 채소의 생산이 어려웠던 시절에는 더할 수 없이 중요한 비타민 공급원이었다. 단순히 소금에 절여 먹던 음식인 '침채'는 오늘날에 와선 갖은 양념이 들어가고 담그는 방법도 현대화되어서 이젠 외국에까지 널리 알려진 유명한 음식이 되었다. 
김치는 기후와 지리적 요건, 지방의 특산물, 지역별 재료와 조리법, 저장방법에 따라서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추운 북쪽 지방에서는 김치를 싱겁게 먹고 국물이 많으며 고춧가루를 적게 사용해 맛이 담백하고 모양은 큼직하며 젓갈도 새우젓, 조기젓 등을 많이 사용하는데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는 저장성과 항균성이 강한 소금과 젓갈,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해 맵고 짜며 국물이 적다. 중부지방의 김치는 비교적 맛이 담백한 편이다.
에너지(kcal)10.0탄수화물 (g)1.6지방 (g)   0.3단백질 (g)1.2비타민비타민 A (μg RE)28.8비타민 C (㎎)8.4비타민 B1(㎎)0.04비타민 B2(㎎)0.04나이아신 (㎎)0.5무기질칼슘(㎎)28.2인 (㎎)34.8나트륨(㎎)687.6칼륨 (㎎)180철분(㎎)0.5
김치는 비타민 A, B, C 등을 비롯하여, 그 부재료가 지닌 다양한 영양성분을 공급하며 또한 인체의 생리기능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는 종합보양식품이다.  김치는 채소가 주체가 된 저칼로리 식품으로 식이성 섬유를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장의 활동을 활성화하면서 체내의 당류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므로 당뇨병, 심장질환, 비만 등 성인병 예방 및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김치가 숙성함에 따라 증가하는 유산균은 요구르트와 같이 장내의 산도를 낮춰 유해균의 생육을 억제 또는 사멸시키는 정장작용을 가지고 있다. 
김치에는 수산물 절임도 폭넓게 사용되어 쌀밥 중심의 식생활에 부족하기 쉬운 아미노산을 공급함으로써 영양상의 균형을 유지하여 준다. 김치는 채소에 각종 향신재료를 넣어 숙성시킨 발효식품이다. 숙성 과정은 먼저 채소의 세포내에 조미액이 침투하고 다음으로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발효되면서 여러 가지 산이 생성되어 김치 특유의 맛과 향이 생겨나는 물리·화학·미생물학적 복합과정을 거쳐 제조된다. 김치의 조미액은 김치의 맛을 낸다든지 영양성분을 공급하는 외에도 미생물의 활동에 큰 영향을 미쳐 적정 농도(염도 8~10%정도)를 유지하면 유해한 균의 활동은 살아나고 유해균의 활동은 억제할 수 있다. 김치의 숙성에는 여러 가지 미생물과 효소가 작용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유산균에 의한 유산발효이며 이 발효는 김치 맛을 낼 뿐만 아니라 보존성을 높여준다. 유산발효에 의해 생성된 유산은 다른 유기산과 함께 부패균의 활동을 억제하면서 채소성분과 유기적으로 조화되며 김치 특유의 맛을 자아낸다. 일반적으로 pH 4.2~4.0, 산도 0.3~0.7정도가 김치의 맛도 좋고 비타민 C의 함유량도 가장 높다고 한다.
⑤ 백김치

오늘날의 통배추김치는 1600년대 이후 고추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생겼다. 초기 김치를 옛 문헌 등을 통해 찾아보면, 채소류를 장기간 저장하기 위한 단순한 소금 절임 형태였다. 삼국지위지동이전이나 중국 문헌인 <후주서> 등에서도 발효식품, 절임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에 이미 초기 형태의 김치류 제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 등으로 보아 김치의 기원은 삼국시대로 보아야 한다. 역사상 삼국시대는 본격적인 정착 농경생활이 발달되었던 문화적 환경이 갖추어 졌기 때문에 한반도 기후와 맞아떨어지는 소금 절임을 통한 초창기 김치가 탄생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때는 고추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무를 소금에 절인정도의 김치나 꽃을 이용해서 색을 넣는 것뿐인 김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것이 백김치의 시작이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고춧가루가 유입된 후에도 백김치는 변화되지 않고 고춧가루를 쓰지 않는 대신 배, 잣, 대추, 밤, 굴 등 고급스러운 부재료를 사용하여 품격 있는 김치로 변신을 한다. 제대로 담근 백김치 한 접시만큼 품위 있고 고급스러운 음식도 드물다. 또한 고추의 붉은 기운이 귀신을 물리친다는 사고 때문에 제사상에 김치 대신 백김치를 올리기도 한다.
백김치는 김치의 시원한 맛은 그대로 간직하면서 전혀 맵지 않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며 자극성 있는 음식을 피해야 하는 환자나 노약자들도 얼마든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소화를 도와주는 작용도 있어서 자극적인 매운맛을 싫어하는 외국인들이 특히 즐겨 찾는 김치가 바로 이 백김치이다.  
백김치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담그는 김치로 주로 평안도지방에서 만들어 먹는다. 담그는 법은 배추를 절여놓고 무는 4등분하여 소금을 약간 묻힌다. 배·밤·마늘·파·생강·석이버섯은 채 썰어 소를 준비한다. 절인 배추를 씻어 물기를 빼고, 장만한 소를 약간씩 넣는다. 소에는 고춧가루 대신 실고추를 넣는다. 소금을 묻혀놓은 무와 소를 넣은 배추를 켜켜로 항아리에 담고 작은 돌로 눌러놓는다. 사흘쯤 지난 뒤 조기젓을 끓여서 간을 맞춰 항아리에 붓는다. 김치가 익으면 무는 먹기 좋게 썰고 배추도 썰어 섞어 담고 국물을 부어서 상에 놓는다. 백김치는 동치미와 비슷한 김치로 용도도 비슷하다. 특히, 매운 김치를 먹지 못하는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 많이 담가 먹는다.
사실 백김치의 레시피를 보면 1900년대 초반 서울 경기지방의 통배추김치와 동일하다. 김장김치에 물을 부어 양념의 순환과 발효를 돕던 제법은 서울 경기지방에서도 일반적인 김장 방법이었고, 이때만 하더라도 고춧가루가 아닌 실고추 형태로 김치를 담갔기 때문에 ‘배추통김치=백김치’였던 것이다. 즉, 흔히 통김치에 고추를 넣지 않아 하얗고 국물이 많으면 백김치라고 통념화 되어 있기에 배추의 탄생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생겨났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시 전라도 지방에서 많이 만들어지고 유명했던 '배추동침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배추동침이가 서울지방의 통김치와 같은 것이라고 정의된 기사도 존재한다. 배추동침이는 그런 강렬한 붉은색의 '지'에 대비되게 생강, 마늘, 미나리, 밤, 청각, 배(대추, 석류알) 등을 넣고 빨간 고추 대신 실고추와 고추씨를 사용해 하얗게 담는데 국물양이 많아 오늘날의 백김치와 상당히 유사한 형태이다. 하지만 '백김치'로 명명되어 소개되는 자료는 찾기 힘들고 그나마 명칭이라도 소개된 것은 1924년 조선일보 기사에 김장김치 종류를 나열한 기사에 '통김치, 섞박지, 깍두기, 백김치, 동침이'라고 표기된 것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그 후 40여년이 지나도록 정식으로 명칭이나 제법이 소개되지 않다가 지면을 통해서 백김치라는 단어를 다시 접할 수 있는 것은 1961년 잡지를 통해서이다. 백김치는 양념방법만을 본다면 송엽내저법으로 담지 않고 배추와 양념을 켜켜로 담은 어육 침채류를 원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김치라기보다 기존 김치의 응용형태라 할 수 있을 듯하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20세기 전반 문헌에서는 김치제법을 소개한 구체적인 레시피가 공개된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배추동치미가 경성지방의 배추김치를 뜻하는 것이라는 김옥성(金玉聲)의 주장대로 간국물이 많았던 20세기 전반의 서울, 경기지방의 통김치가 오늘날 소위 백김치라고 부르는 것일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든다. 현재의 김치제법은 전술한 바와 같이 전라도지방의 영향을 받아 간국물을 거의 쓰고 있지 않고, 간국을 많이 한 김치는 이북지역에만 남아 있어 전반적으로 제법이 북상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제법의 북상 현상이 어떤 연유에서 기인된 것인지는 좀 더 깊이 있는 연구가 보완 되어야 할 것이다.
김옥성이라는 사람이 동아일보 1935.11.12일자에 쓴 백김치의 내용을 보면 다양한 김치류를 살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배채동침이라는 것은 경성에서 말하는 배차김치입니다. 이것을 전라도에서는 배차동침이라 해서 잘들 해먹어요. 여기서 다른것이 여러 가지 잇으니 참고해 보십시오 며루치젓은 동침이 담그기전 일주일전에 젓국물을 맨듭니다 ‘지’ 담글때와 같이 끄려서 체에다가 백지를 깔고 거르게 되면 백지를 통해서 나오는 이만큼 오래 걸리는 것임으로 일주일전부터 하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준비를 해논담에 베차는 될수잇으면 저리지말고 씻어서 져려서 노코 무 조흔것을 한치사방되게 썰어서 절여놉니다. 무채를 썰고,파,마늘,실고초,밤,배,소고기를 ‘지’때와 같이 익혀서 노코 굴,청각을 준 한데 섞어서 소곰으로 간을 마쳐가지고 배차에다 켜켜로 집어너커든 집(짚)을 씻어서 배차를 맬만하게 잘러 잡어 맵니다. 그릇에다 담을 때 저려둔 무와 배를 한 개씩 켜로 너코 왼 고추씨를 빼서 씻어서 열 개식 따로 매고 생강마늘을 다저서 베 헌겁(베 헝겊) 세 개쯤따로 싸고 유자 두어 개를 여러 쪽에 내서 이상 몇가지를 켜켜로 너흔 담에 집(짚)흐로 덥고 돌을 누릅니다. 그 후에 국물을 붓는데 메루치국 내논것과 무 한바구니를 슬슬 글거 물을 반동이쯤 끌여 섞어가지고 식여서 간을 보아 소금으로 간을 마칩니다. 땅에 무더두는 것이 좋습니다. ”
에너지(kcal)5.6탄수화물 (g)1.0지방 (g)   0.1단백질 (g)0.5비타민비타민 A (μg RE)33.6비타민 C (㎎)9.8비타민 B1(㎎)0.04비타민 B2(㎎)0.04나이아신 (㎎)0.56무기질칼슘(㎎)32.9인 (㎎)40.6나트륨(㎎)802.2칼륨 (㎎)81.2철분(㎎)0.56주원료로 사용되는 채소에 함유된 칼슘, 구리, 인, 철분, 소금 등은 인체에 필요한 염분과 무기질을 함유하므로 체액을 알칼리성으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배추는 섬유소 함량이 높은 채소중 하나이다. 또한 칼슘의 함량이 많으며, 비타민 C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배추의 섬유소는 배변 작용을 촉진시키고, 장의 운동을 촉진시킴으로 정장작용의 효과가 있다. 동물성 젓갈에서 아미노산을 얻어 쌀을 비롯한 곡물류에서 부족한 단백질을 보완할 수 있다. 김치가 익으면서 새우젓, 멸치젓, 황석어젓 등의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며 뼈도 녹기 때문에 칼슘의 급원이 된다.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경우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Bl의 흡수에 도움이 된다. 채소에 풍부한 섬유소를 섭취하여 변비를 예방하고, 장염, 결장염 등의 질병을 억제한다. 다 익은 김치는 유기산, 알코올, 에스텔을 생산하여 유산균 발효 식품으로 식욕을 증진시킨다. 익어 감에 따라 번식된 유산균은 장내 다른 유해균을 억제하여 이상 발효를 막는다. 또한 익은 김치는 유기산이 생성되어 청량미를 증진시킨다. 각종 비타민을 공급하는데, 특히 비타민 C가 많고 고수, 갓, 무청, 파 같은 녹황색 채소가 많이 섞이면 비타민 A가 많아진다.

⑥ 보쌈김치

여러 가지 소를 넣고 배춧잎으로 보자기 싸듯 싸서 만든 김치로 개성지방 향토음식의 하나이다. 개성에서 산출되는 개성배추는 속이 연하고 잎이 길며 맛이 고소하므로 개성에서는 이런 배추를 이용하여 독특한 김치를 발달시킨 것이다. 개성에서는 보쌈이라는 말이 일부종사를 못하는 사주팔자가 센 양반집 딸의 액땜을 위해 밤거리에서 총각을 납치해와 딸과 함께 재운 뒤 죽여 버리는 풍습에서 유래된 말이라 하여 쓰지 않고 ‘쌈김치’라고 한다.
<조선민속사전>에 의하면 개성지방에서는 이 보쌈김치를 정초부터 4월 초파일 명절까지 먹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많은 남자들이 행상을 나갔다가 이 명절을 계기로 집으로 돌아온 것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개성지방의 여성들은 정성껏 담은 독특한 보쌈김치를 잘 보관하였다가 먼 길을 다녀온 남성들에게 대접하곤 하였다는 것이다.
개성지방에서 쌈김치가 유명해진 이유는 개성상인들의 상술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배추의 생장점을 자르면 배추의 씨를 받을 수 없으므로 배추통 중간만 자르고 나머지는 짚을 덮어 월동시킨 후에 씨를 받아 팔았다는 것이다. 잘라낸 배추로 김치를 담자니 모양이 볼품없어 제일 넓은 잎에 싸서 모양을 냈다는 것이다.
쌈 형태의 이 김치는 역사적으로 볼 때 결구형배추 탄생 이후 제법이 생긴 김치이다. 쌈김치에 대한 공식 조리법 기록은 1924년 조선일보의 한 주부기자가 안순환과의 인터뷰를 통해 궁중에서 만들던 보찜김치의 담금법을 기술한 것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기사를 통해 처음 소개된 쌈김치 제법은 전선사장선 (典膳司長膳)과 이왕직(李王職)에서 사무관을 역임한 바 있는 조선요리전문가인 안순환이 제시한 것이다. 안순환은 전선사장선직에 있으면서 궁중요리를 직접 만들었던 경험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고급 한식요리집인 명월관을 운영했고, 이어 태화관, 식도원을 열어 당시 부유층에게 궁궐요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며 이를 통해 궁궐요리가 외부에 전파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안순환에 따르면 보찜김치는 대궐 안에서 시작된 김치법으로 원료가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려 보통 집에서는 별로 만들지 않으며 궁내 출입하는 대신들 집이나 식도원 외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라고 하였다. 안순환은 쌈김치(보찜김치)가 궁궐에서 만들기 시작하였으며 궁궐과 고관대작들 집에서만 해먹는 것으로 일반인이 담가 먹기는 어려운 것이라 하였는데 정작 쌈김치로 유명한 곳은 서울이 아닌 개성지방으로 결구형 (結球型)배추의 원산지이자 부유한 상인이 많았던 곳이다. 처음 만들어진 유래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조선배추라고 대표되는 개성, 서울배추의 경우 채종을 잘하기 위해 배추 근주의 생장점을 다치지 않도록 엽부 절단에 세심한 주의를 하였다.
특별히 이재(利財)에 밝은 개성상인들이 뿌리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배추의 잎만을 절단하였기 때문에 통김치를 담지 못하고 절단한 쌈김치를 만들게 되었다는 설(유애령, <식문화의 뿌리를 찾아서>(교보문고.1997) pp 217~218)이 있으나 당시 채종법 기록 내용만으로는 개성상인들의 영리목적 때문인지에 대한 사실여부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개성배추가 서울배추보다 고갱이가 많이 여물지 못하여 통김치보다는 쌈김치 제조에 더 알맞았던 것만은 확실하다. 또 서울배추는 길이가 짧아 여러 쪽을 내기 힘들지만 길이가 긴 개성배추는 여러 번 절단하기 쉬운데다가 폭이 넓어 쌈김치에 제격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기원에 관계없이 이 제법이 개성배추 원산지에서 더 애용됨으로써 개성의 대표김치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명칭에 대해서는 통일성 있게 정리 된 것은 없으나 초창기에는 봇짐을 싼 것 같다는 의미로 ‘보찜김치’라 하기도 하고, ‘쌈김치’, ‘싼김치’라 불리기도 했다. 이후 조리서에서는 점차 쌈김치, 보쌈김치라는 명칭으로 통용되게 되었다. 보쌈김치는 원래 개성에서 유래된 음식으로 ‘보김치’ ‘쌈김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배추·무·갓·미나리 등의 채소, 밤·배·잣 등의 과실, 낙지·굴 등의 해산물과 석이, 표고버섯 등의 산해진미를 모두 합하여 버무린 다음 절여진 배춧잎으로 싸서 독에 차곡차곡 담아 김칫국물을 부어서 익혀먹는 음식이다. 이때 김칫국물은 소금과 젓갈로 간을 맞추고 보쌈김치가 잠기도록 국물을 충분히 부어야 하며 보쌈김치 사이에 무를 끼워 넣어도 국물이 시원해 좋다.
보쌈김치의 특별한 점은 큰 배춧잎 안에 김치가 들어 있고 그 사이사이에 낙지, 전복, 굴, 밤, 배, 잣, 대추 등이 켜켜이 있어 해물이나 과실을 골라 먹는 재미와 함께 넓은 배춧잎을 갈라서 밥에 얹어 싸먹는 맛도 별미이다. 보쌈김치는 넓은 배춧잎으로 김치를 예쁘게 덮은 형태로 제공되는데 그 모양이나 상에 내놓는 정성에 있어서 김치 중 제일 품격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보쌈김치를 어느 집에서 사윗감이 인사 오는 날 정성스러운 상차림에 올렸더니 그 사윗감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김치 형태라 어찌할 줄 모르고 젓가락으로 겉의 넓은 배춧잎을 그저 몇 번 건드리다가 결국은 먹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렇게 보쌈김치는 그 품격이나 모양새, 담아내는 사람의 정성이 담긴 독특한 김치라 할 것이다. 
해물, 과일 등이 가득한 보쌈김치는 김치 중에서도 가장 고급스러운 김치로 주로 궁중에서 먹었다고 한다. 쌈처럼 쌓여 있기 때문에 냄새가 새어나가지 않으며 맛과 영양이 하나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임금님의 수랏상에 제대로 어울리는 김치라 할 수 있다.
이런 보쌈김치가 개성지역에서 발달한 이유는 바로 개성지역의 배추가 보쌈하기에 적격인 품종이기 때문이다. 개성배추는 속이 연하고 길고 맛이 고소하며 특히 통이 크고 잎이 넓어 온갖 양념을 배춧잎으로 보 같이 싸서 익히기에 좋다. 익으면서 여러 재료가 안에서 섞이고 맛과 냄새가 새어나가지 않아 맛이 고스란히 보존되기도 한다. 게다가 예로부터 개성사람들은 부지런하고 깔끔하며 자존심이 강하다고 알려져 왔다. 한여름 무더위에도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깨끗하게 다림질된 모시옷을 갖춰 입었다는 대갓집 여인들의 전통으로 또한 개성은 유명하다. 이런 개성 사람들의 성품에 비추어 보아 김치와 같은 일반 음식도 정갈하게 보쌈 형태로 만들어 상에 올렸을 것이 충분이 납득이 가는 일이다.
만드는 법은 배추를 연한 것으로 골라서 잎사귀를 잘라 절여놓고 줄거리는 3㎝ 길이로 썰어서 절인다.
무·사과·배는 납작하게 썰고, 밤·대추는 채썰며, 잣·미나리·파·마늘·생강·실고추·새우젓 등을 넣어 소를 만든다. 그릇 밑에 절여놓았던 배추잎을 깔고 그 위에 절여놓았던 배추 줄기를 세워놓고 배추의 사이사이에 소와 밤·대추·무·사과·배를 넣어 보자기 싸듯 싸서 만든다.
에너지(kcal)49.0탄수화물 (g)8.4지방 (g)   1.5단백질 (g)1.6비타민비타민 A (μg RE)20비타민 C (㎎)7.8비타민 B1(㎎)0.07비타민 B2(㎎)0.04나이아신 (㎎)0.5무기질칼슘(㎎)22.7인 (㎎)45.5나트륨(㎎)459.4칼륨 (㎎)244.3철분(㎎)0.7
보쌈김치는 다양한 재료가 넓은 배추잎에 싸여 있는 영양이 풍부한 김치이다. 보쌈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는 수분함량이 약 90-96%을 차지하고, 열량을 내는 영양소 함량은 매우 낮으나 섬유소가 풍부한 재료이다. 또한 비타민 C와 무기질 중 칼슘 함량이 풍부하다. 부재료는 다양한 채소류가 들어가는 데 그 중 갓의 경우, 다른 채소에 비하여 나트륨 함량이 많은 편이며, 비타민 A, C가 많다. 갓의 독특한 매운맛의 성분은 시니그린이며, 한방에서는 폐기능이 약하거나 가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애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미나리는 칼슘, 칼륨, 비타민 A, C가 많으며, 몸의 열을 없애고 갈증을 해소하며, 소변의 배설을 도와주는 약리적 효과를 가지고 있다. 보쌈김치는 채소 재료 뿐 아니라 해물재료를 함께 하여 채소류에서 섭취할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을 섭취할 수 있게 해준다. 대표적인 첨가 해산물은 낙지와 굴이다. 낙지는 타우린을 함유하는 저칼로리 식품이다. 낙지속의 타우린 성분은 보쌈김치의 시원한 맛을 제공한다. 낙지에는 단백질과 무기질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비타민 B2와 인, 철분 등 무기질 함량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굴에는 다양한 무기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아연 함량이 많아 면역력 강화, 세포막을 건강하게 유지 하며, 노화를 방지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칼륨, 칼슘, 타우린, 구리, 철분 등 다량 함유되어 있어, 피로회복, 골다공증, 빈혈 예방에 좋은 식품이 될 수 있다.
⑦ 오이소박이

오이소박이는 오이에 소를 박아 담근 김치의 일종이다. <증보산림경제>에 황과담저법(黃瓜淡菹法)이라 하여 고추와 마늘을 소로 쓰는 오이소박이가 문헌상 처음으로 기록되어 있고, <임원경제지>와 <시의전서 是議全書>에는 파 ·마늘·고춧가루를 소로 사용하는 지금과 같은 오이소박이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상큼한 것을 찾게 되는데 오이는 상큼하고 아삭한 맛에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채소이다. 특히 산에 오를 때 오이 하나면 목마른 것도 가시고 허기도 달래줘 등산객들에게는 고마운 채소이기도 하다. 이런 오이는 수분이 많고 연해 바로 먹지 않으면 쉽게 상하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저장을 하기 위해 소금에 절여 오이지를 담거나 소를 만들어 넣고 각종 양념에 버무려 오이소박이를 담가먹기도 한다. 오이김치는 나박김치처럼 오이를 얄팍하게 썰어서 생강, 마늘, 파로 양념하여 싱겁게 담근 것이고 오이소박이는 오이를 토막 내고 <+>모양의 에임을 하고 고춧가루, 마늘 등으로 양념을 한 소를 넣어서 담근 김치이다.
그런가하면 오이지는 오이에 마늘 생강, 고추, 부추, 파 등으로 만든 양념을 넣고 담근 김치이다. 오이로 담근 김치들은 모두 시원하면서도 향기로와 여름철의 입맛을 돋우어준다. 또 오이소박이는 겨울철 김장김치 못지 않게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김치이다. 단 이 두 가지 김치는 오래 보관이 안되므로 자주 담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채소를 신선한 상태로 섭취한다는 장점도 지닌다. 
오이지나 오이소박이도 예로부터 먹던 음식으로 고문헌에도 소개되고 있는데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외를 씻지 말고 항아리에 담되 매 켜에 소금을 뿌리고 다 담은 후 무거운 돌로 눌러 놓고 물을 붓는다. 물 한 동이에 소금 두 되 가량을 풀어서 끓여가지고 더울 때 붓고 식으면 뚜껑을 덮어 둔다. 처서가 지나면 먹을 수 있다”고 오이지를 소개하고 있다.
<조선요리제법>에도 “외를 냉수에 깨끗이 씻어 채반에 건져 놓아 물기가 다 빠지면 항아리에 담는다. 담을 때에 외 한 켜 놓고 소금을 뿌리는데 외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씩 뿌린다. 이러기를 반복한 후에 무거운 돌로 단단히 눌러 놓고 물 한 동이에 소금 석 되를 풀어 펄펄 끓여서 더운 그대로 붓고 즉시 망사로 봉해서 식힌 다음 뚜껑을 덮어서 익힌다. 십일쯤 지나면 먹을 수 있다”고 오이지를 만드는 법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가 발간하는 월간지 <조국> 2009년 5월호에는 ‘평양료리 이모저모’라는 꼭지에 ‘시원한 오이소박이’라는 제목으로 오이소박이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오이요리가 맛있다고 소문난 평양의 칠성각에서 일하고 있는 조은경 주방장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그는 전국 요리축전에서 금메달을 19개나 딴 실력자라고 한다.

“5월에 접어들면서 평양에서는 더위가 시작된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여러 가지 남새들 가운데서도 더위를 막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제일 좋은 남새는 아마 오이일 것이다. 오이 료리들은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여 가정들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군 한다. 칠성각에서 만든 오이료리들이 감칠맛 있어 평양시민들속에 호평을 받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곳을 찾아 조은경주방장(52살)을 만났다. 장철구평양상업대학 급양학부를 졸업하고 1981년부터 료리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매해 전국료리축전에 참가하여 <닭구이료리>와 <칠면조랭찜>, <닭고기울금즙구이> 등의 료리를 출품하여 19개의 금메달을 받았다고 한다.
<료리를 배우기 위하여 밤길도 많이 걸었지요.>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은 은근히 긍지롭게 빛나는 듯 싶다. 현재 칠성각에서는 닭고기오이랭채, 오이소박이, 오이깍두기 등 오이료리를 많이 내여 손님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오이는 박과의 한해살이풀로, 전 세계적으로 채소로 재배되고 있다. 꽃은 노랗고, 열매는 초록색으로 길쭉하다. 과즙이 많고 맛이 깔끔해 날로 먹거나, 오이 피클, 오이 냉채, 오이소박이 등의 여러 요리에 쓰인다. 서아시아에서 3000년 전부터 재배되고 있었다는 점 등 때문에 오이는 인도가 원산으로 여겨진다. 오이는 인도에서 그리스·로마로 전해졌고, 또 중국을 통해 동아시아로도 전해졌다. 로마인들은 오이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으로 오이를 전파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는 9세기에, 영국에는 14세기에, 북아메리카에는 16세기에 오이를 재배한 기록이 있다. <고려사>에 의하면 남북국시대에 오이(黃瓜)의 재배에 관한 기록이 있고 <해동역사>의 기록 등으로 보아 한국에 오이가 도입된 시기는 약 1500년 전으로 추정된다.
만드는 법은 먼저 소금에 절인 오이에 서너개의 칼집을 낸 다음 다진 파·마늘과 고춧가루로 소를 만들어 박는다. 배추나 열무를 섞어서 담그기도 한다. 지방에 따라서는 소를 만들 때 파·마늘 이외에 부추를 넣는 곳도 있다. 오이소박이는 여름철 김치로 손님초대상·주안상에 잘 어울린다. 

에너지(kcal)21.0탄수화물 (g)2.9지방 (g)   0.6단백질 (g)1.9비타민비타민 A (μg RE)189.1비타민 C (㎎)12.3비타민 B1(㎎)0.08비타민 B2(㎎)0.07나이아신 (㎎)0.6무기질칼슘(㎎)34.4인 (㎎)44.2나트륨(㎎)477.3칼륨 (㎎)258.4철분(㎎)0.7오이의 주성분은 약 95%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백질, 지질, 당질의 함량이 낮은 저칼로리 식품이다.  그 밖에 비타민 A, C가 함유되어 있고 어린 오이일수록 함량이 낮고 수확하여 시간이 흐름에 따라 비타민 C 산화효소에 의하여 비타민 C가 파괴된다. 오이의 쓴맛은 큐커바이타신이라고 밝혀졌으나, 오이가 익어감에 따라 감소하는 것으로 보아, 어린오이를 보호하는 자체의 물질로 여겨진다. 오이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몸속에 쌓인 나트륨과 함께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여 몸을 맑게 하고 부기를 빼준다. 즉 오이의 칼륨은 과잉의 염분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하여, 이뇨작용을 촉진시켜서, 신장병 환자나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식품이다. 성질이 차고 해독 작용이 있어 몸의 열을 내리는 효과가 뛰어나  열을 내리고 갈증을 풀어준다 오이는 이뇨 작용이 있어 술 마신 뒤 오이를 먹으면 소변과 함께 알코올 성분이 빠져나가 숙취가 풀린다.
오이소박이의 부재료인 부추는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은 시고 맵고 떫으며 독이 없다. 날 것으로 먹으면 아픔을 멎게 하고 독을 풀어준다.  부추는 몸을 덥게 하는 보온효과가 있어 몸이 찬 사람에게 좋으며 생식하면 감기도 예방하고 부추의 아릴성분이 소화를 돕고 장을 튼튼하게 하며 강정효과가 있다.


15) 장아찌

① 장아찌

장을 침채원으로 해서 만든 저장 식품을 말하는 것으로 통상 식물성 재료를 이용한 것을 뜻한다. 채소를 소금이나 간장에 절여 숙성시킨 저장식품이다. 농경국으로 발달한 우리나라는 식생활 풍습에도 농경민족으로서의 특성이 현저하다. 우리의 일상식은 곡류가 주식이며, 그 밖의 것은 부식으로 구성되어 주식과 부식이 뚜렷한 특성을 이루고 있다.
계절적인 분별이 뚜렷한 기후적 배경과 지역적·풍토적 다양성은 우리 음식에서 저장식품을 발달시켰다. 즉, 각 가정에서는 철따라 나오는 여러 가지 채소를 적절한 저장법으로 갈무리하여 일상 식생활에 부족함이 없도록 대비하였다.
이와 같이 비철을 위하여 채소를 저장하여 두는 것은 계절에 따라 기온의 차가 심하고 생산품에 제한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채소의 수시공급을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 되었다. 저장식품은 각 가정에서 가공하여 비축하였으므로 주부의 중요한 연중행사의 하나였다. 그래서 계절에 따라 때를 놓치지 않고 저장하는 부지런함과 솜씨도 필요하였다.
〈농가월령가 農家月令歌〉에서 농촌 부녀자들이 하던 연중행사 중에 음식에 관계되는 것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여기서도 장아찌 등의 저장식품이 일상식에서 중요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7월령에는 “채소 과일 흔할 적에 저축을 많이 하소. 박·호박고지 켜고 외·가지 짜게 절여 겨울에 먹어보소. 귀물이 아니 될까.”, 9월령에 “타작점심 하오리라 황계 백숙 부족할까. 새우젓 계란찌개 상찬으로 차려놓고 배추국 무나물에 고춧잎 장아찌라. 큰가마에 안친 밥이 태반이나 부족하다.”라 하였다. 여기서 장아찌가 필수음식이었으며 입맛을 돋우는 기호식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규보의 시에 무에 대하여 쓴 것이 있다. “장에 넣으면 삼하(三夏 : 여름의 석 달)에 먹기 더욱 좋고, 소금에 절여 동치미 또는 짠지와 같은 김치로 한다.”라고 하였고, 파에 대하여서는 좌반(佐飯 : 반찬)으로 한다고 하였으니 무장아찌와 파장아찌를 이르는 듯하다.
요즈음은 신선한 채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또 음식에 대한 기호가 변하여 장아찌에 대한 필요성과 기호도가 상당히 낮아진 듯하다. 그러나 아직도 장아찌는 우리 입맛을 개운하게 하는 음식으로 여전히 사랑 받고 있다.
마늘장아찌는 마늘이 처음 나와서 연할 때에 촛물에 담가 매운 맛을 빼고 간장에 설탕을 넣고 절인다. 그러면 새콤하면서 달고 짭짤하며 빛이 검붉은 마늘장아찌가 된다. 간장 대신에 소금에 담가 만들면 희고 깨끗한 마늘장아찌가 된다. 가로로 썰면 단면이 꽃과 같이 예쁘고 또 마늘을 빼어 먹으면 사각거리는 것이 별미이다. 마늘에서 물기가 나와 간장이나 소금물이 흐려지므로 서너 번 정도는 그 물을 따라내어 끓여서 식혀 부어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고춧잎장아찌·가지장아찌도 같은 방법으로 담근다. 그러나 초는 넣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방법은 고추장 또는 된장에 박아서 만드는 방법이다. 이 때에 채소는 소들소들하게 말려서 쓴다. 이렇게 하면 고추장이나 된장에 여분의 물기를 주지 않는다. 꺼내어 먹을 때에는 고추장을 훑어내고 썰어서 설탕과 참기름을 넣고 무친다.
된장에는 무를 많이 박는 편이다. 그러나 그대로는 날된장 냄새가 나므로 적당히 썰어서 한 번 찐 다음에 참기름과 설탕을 넣고 무친다. 더덕장아찌는 더덕을 물에 잠시 우렸다가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려서 펴고 소들소들하게 말린 다음에 망사에 싸서 고추장에 박는다.
오이장아찌는 오이를 절였다가 꼭 눌러서 물기를 빼고 다시 소들소들 말려서 고추장에 박는다. 무·가지·마늘종 등도 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무와 마늘종은 된장에 박기도 한다. 그러나 된장보다 고추장에 박는 것이 빛깔도 곱고 맛도 좋다.
장아찌를 박았던 고추장은 맛이 없어지고 빛깔도 흐려지므로 장아찌용 고추장은 따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 임시로 장아찌의 맛을 내는 오이통장과·속대장과 등도 있다. 오이통장과는 오이를 간장에 절였다가 불에 졸이고 여기에 고기 채 썬 것을 넣고 볶아서 만든다. 아작거리고 짭짤한 맛이 별미이나 오래 저장하여 둘 수는 없다.
장아찌란 제철에 많이 나는 채소류를 된장이나 간장, 막장, 고추장 속에 넣어 오랜 시간을 두고 삭혀 먹는 저장 식품의 진수라고 할 수 있다. 채소뿐만 아니라 육류나 어류도 살짝 익혀 된장이나 막장 속에 넣기도 한다. 여러 달 후 장 속에서 맛이 든 것은 꺼내 그대로 먹기도 하지만 대개는 참기름을 비롯한 갖은 양념을 해서 무쳐 먹는다. 장아찌는 저장을 위해 일부러 짭짤하게 간을 했지만 잃었던 입맛을 되살리는 꼭 필요한 밥반찬이다. 
오랜 시간을 묵혀 먹는 장아찌는 특별히 제철 식재료로 매번 반찬을 준비하지 않아도 짭짤한 맛에 밥반찬으로 사시사철 가능하다. 장아찌는 간장 장아찌, 고추장장아찌, 마늘장아찌, 무장아찌, 깻잎장아찌, 더덕장아찌, 고춧잎장아찌, 마늘쫑장아찌 등 계절마다 대지에서 생산되는 모든 식재료는 어떤 방식으로든 장아찌로 만들어 저장해 온 것이 우리 민족이다.
장아찌의 종류는 계절에 따라 또 지역에 따라 생산되는 먹을거리들의 특성에 따라 수도 없이 많아 어림잡아 200여 종류가 된다고 한다. 묵히고 삭히는 저장 식품의 발달은 사계절이 뚜렷해 제철에만 생산되는 먹을거리들을 일년 내내 밥상에 오를 수 있게 한 한국인의 지혜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냉장고라는 물건이 생겨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해 볼 때 모든 먹을거리를 변하지 않게 가공하여 언제든 먹을 수 있게 만들었던 옛사람들의 지혜는 놀라울 뿐이다.
일반적으로 저장식품의 조리 방법은 대략 5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간장, 된장, 고추장, 소금, 식초를 이용한 장아찌 등이 그것이다. 이들 중, 소금과 식초를 이용한 절임 방식은 어느 민족에게서든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장류를 사용하여 절이고 삭힌 장아찌류는 우리 고유의 것이다. 식초나 소금에 절인 음식들이 짜고 신 맛으로 구분되는데 반해 우리의 장아찌들은 단지 소금기를 통한 부패 방지의 기능뿐만 아니라 장류가 지닌 독특하고 고유한 깊은 맛이 배어들어 있다는 점에서 여타의 저장음식들과 그 품격이 다르다고 하겠다.
요즘에는 냉장고의 발달로 장아찌가 상에 오르는 경우가 예전만큼은 못하고 “딱히 다른 반찬이 없을 때 먹는 밑반찬” 정도로 취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에 장아찌는 궁중에서 특별히 장과라고 부를 만큼 귀하고 품격 있는 정식 단품이었다. 장과는 본래 장조림이나 장아찌를 통틀어 일컫는 궁중요리 언어로 오리를 소금에 절이거나 혹은 무를 단장에 절였다가 꼭 짜서 표고버섯이나 쇠고기를 넣어 무친 것을 오이갑장과 무갑장과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장아찌가 사실은 궁중에서 임금님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던 귀한 음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장과란 이름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삼합장과다. 삼합이란 바다에서 나는 것 중 가장 귀하다는 전복과 홍합, 해삼 세 가지를 말한다. 생홍합과 생전복, 말린 해삼을 간장 물에 조리는 삼합장과는 오늘날도 몹시 비싸고 귀한 음식이니 가히 장아찌의 귀족이라 하겠다.
그러나 역시 장아찌의 참맛은 제철 채소를 장독대의 갖가지 잘 속에 박았다가 반찬 없는 밥상에 올려 먹는 소박한 아름다움에 있다. 임금님의 수랏상이 농부가 땀 흘려 일한 후에 받는 귀 떨어진 밥상보다 더 귀한 것은 아닐 것이다.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 언제 어디서나 한국인의 입맛을 돋워준 장아찌는 그래서 더 정감이 간다.
에너지(kcal)17.5탄수화물 (g)2.6지방 (g)   0.3단백질 (g)0.8비타민비타민 A (μg RE)70.5비타민 C (㎎)0비타민 B1(㎎)0.02비타민 B2(㎎)0.04나이아신 (㎎)1.30무기질칼슘(㎎)8.6인 (㎎)20.0나트륨(㎎)498.0칼륨 (㎎)57.8철분(㎎)0.6
장아찌는 재료를 소금물, 간장, 식초 등의 용액에 넣어 탈수시켜 세포의 기능을 잃게 하여 다시 된장, 고추장 등 장류에 넣어 발효시키는 원리에 의해서 제조한다. 소금물에 절여서 삭히면 재료에 있는 수분이 용출되어 탈수 작용을 유발하고, 원형질을 분리시켜 양념이 빠르게 조직내로 침투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염분이 스며들어 효소에 의한 소화작용을 촉진하고 유효 미생물이 번식하여 발효가 진행되고 장류에 장시간 절여서 저장함으로써 유해한 미생물의 생육이 억제되어 장기간 보존이 용이하게 된다. 예로부터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각종 비타민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반찬이 될 수 있다.


16) 젓갈

① 간장게장

게에다 간장을 달여 부어 삭힌 저장식품으로 ‘게젓’이라고도 한다. <산림경제>·<규합총서 閨閤叢書>·<주방문 酒方文>·<시의전서 是議全書> 등에 기록되어 있다. <산림경제>에는 조해법(糟蟹法)이라 하여 게·재강·소금·식초·술을 섞어 담근 기록이 있으며, 대체로 게젓은 오래 두면 맛이 변하나 조해법으로 담근 게장은 이듬해 봄까지 먹을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 밖에도 주해법(酒蟹法)·초장해법(醋醬蟹法)·염탕해법(鹽湯蟹法) 등이 기록되어 있으며, 육선치법(肉膳治法)이라 하여 게를 기르는 법도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게장은 이미 1600년대부터 우리 식생활에서 이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리방법으로는 반드시 살아 있는 게를 사용하여야 한다. 물에 담가 해감을 빼낸 뒤 항아리에 담고 진장과 조금 짠 청장을 섞어 붓는데, 게 50마리에 10컵 정도가 적당하며, 여기에 마늘·통고추를 섞어 넣도록 한다. 3일이 지난 뒤에 간장을 쪽 따라내어 끓인 다음 차게 식혀서 붓는데, 이를 3, 4회 반복하도록 한다. 게장은 각 지방마다 조리법을 달리하여 가정에서의 밑반찬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시대나 지방에 따라서 조리법에는 차이가 있다.
<규합총서>에 의하면, 좋은 검정빛 장을 사용하여 쇠고기 두 조각을 넣고 좋은 게를 골라 잘 씻은 다음 항아리 속에 넣어 씨를 뺀 천초를 넣어서 익혔다. <주방문>에서는 ‘약게젓’이라 하여 게를 방구리에 담아 하룻밤을 지낸 뒤, 기름장과 후추·생강·마늘을 잘게 썰어 섞어서 기름장을 달여 따뜻한 김이 있을 때 담갔다가 7일 뒤에 먹는다고 한다. <시의전서>에는 게를 깨끗이 씻어 항아리에 넣고 간장을 부어두었다가 3일 뒤에 따라내어 솥에 달여서 식으면 항아리에 붓고, 3일이 지나면 다시 되풀이하여 익힌다고 한다.
지역별로는 경상도·전라도·제주도 지방의 게장이 유명하다. 경상도지방의 참게장은 다음해 여름반찬으로 가을철에 집집마다 마련해두는 음식인데, 벼를 벨 무렵 논에서 나는 암게가 알과 장이 많아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전라도지방의 ‘벌떡게장’은 바닷게를 토막 쳐서 담그거나 그리 크지 않은 것은 통으로 담그는데, 살아서 벌벌 기는 것을 탁탁 끊어서 양념장을 부었다가 하루나 이틀이 지난 뒤에 먹는 것을 말한다. 벌떡게장은 맛이 달고 신선하나 오래 저장을 못하기 때문에 벌떡 먹어치워야 한다고 하여 벌떡게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또, 전라도 강진의 ‘콩게젓’은 콩만큼 작은 게를 맷돌에 갈아서, 걸쭉한 것을 소금·고춧가루로 버무려 담근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게장을 ‘깅이젓’이라 하며, 삼월보름날 썰물 때에 잡아서 장을 담그는데, 이것은 모든 병에 좋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 게는 일반적으로 육질이나 풍미와 맛이 좋기 때문에 기호식품으로 즐겨 이용된다. 게는 영덕의 큰게와 함경도의 털게, 강진의 콩게가 유명하다.
게가 많은 강화도에서 어렵게 자랐던 강화도령 철종이 가을 수라에 게장을 올리지 않고는 진지를 들지 않았다고 할 만큼 게는 가을 시식의 으뜸이었다.
꽃게는 탕으로 먹어도 찜을 해먹어도 좋은 인기 만점의 식재료이다. 간장으로 담근 간장게장은 밥 두 공기쯤은 앉은 자리에서 해치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간장게장은 짭조름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맑은 간장에 잘 숙성된 게가 먹기 편하게 좌, 우,  몸통이 절단돼 나온다. 어떤 친절한 식당에서는 몸통도 별도의 작업이 필요 없게  게딱지와 아랫부분을 분리하고 몸통도 두 쪽으로 갈라 제공하기도 한다. 게는 마리마리 살이 알차게 들었고 간도 잘 배어 있어 게 한 마리만 있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고 또 있다 하더라도 전혀 손이 가지 않을 정도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예로부터 “간장게장은 밥도둑”이라고 불렀다. 살이 올라 게딱지에 노란 알과 내장이 알찬 암게를 간장에 삭혀 김이 나는 고슬고슬한 밥에 비벼 먹으면 짭쪼름한 그 맛에 밥이 푹푹 줄어드니 게눈감칠 밥의 도둑이 된다는 것은 너무도 적절한 표현인 듯하다. 재미있는 것은 게 한 마리면 밥 한 공기 뚝딱이 아니라 밥 두세 공기가 거뜬하다는 것이다. 짭짤 달착지근한 게살이 맛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게살 뿐 아니라 게의 맛이 배어 나온 게장의 간장 맛 또한 일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언뜻 아무 쓸모없이 버리게 될 것 같은 소위 ‘게딱지’가 게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맛있어하는 1순위로 꼽힌다. 이것은 한국에서 간장게장을 먹는 ‘특별한 방법’에 해당한다. 즉, 게딱지를 좋아한다는 것은 게딱지를 먹는다는 것이 아니라 게딱지의 오목한 면에 밥을 넣어 비벼먹는 것을 의미한다. 게맛이 배어난 간장이 고여 있는 게딱지 오목한 부분에 밥을 넣어 비비면 안쪽에 달라붙어 있는 게의 말랑한 살들과 함께 섞여져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풍미를 선사한다. 그래서 어느 상업광고에서는 게잡이 할아버지가 바닷바람에 찌들린 얼굴에 형형한 눈빛으로 “니들이 게맛을 알아?” 라고 비웃듯 말하기도 하고 게딱지에 비빈 밥을 한 술 입에 넣는 순간 누구나 예외 없이 “음~ 이맛이야!”라고 신음 가까운 외침을 토해낸다. 
에너지(kcal)80탄수화물 (g)1.6지방 (g)   3.8단백질 (g)9.9비타민비타민 A (μg RE)71.6비타민 C (㎎)2.1비타민 B1(㎎)0.04비타민 B2(㎎)0.15나이아신 (㎎)2.3무기질칼슘(㎎)43.2인 (㎎)127.5나트륨(㎎)467.4칼륨 (㎎)247.6철분(㎎)0.8
가장 맛있는 간장게장은 게장의 재료가 되는 꽃게가 물이 오르는 5월에 담근 것이라고 한다. 특히 5월은 암게에 알이 가득차며 11월에는 수게의 살이 가득 오른다. 그래서 5월은 찜보다는 게장을 담그기에 적당한 계절이다. 수컷은 살이 많아 찜, 암컷은 알이 차 있으므로 게장을 담는 것이 제격이다. 그래서 살이 통통히 오른 수게를 사용하여 찜을 주로 하는 중국이나 서양과 달리 게장을 좋아하는 한국에서는 수게보다 암컷의 가격이 더 높다. 꽃게의 맛이 가장 좋은 때는 3~5월 중순쯤으로 이때는 산란기 직전이라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알과 내장도 가득 차 있다.
게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아서 소화성도 좋고 담백하며,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식품 중 하나이다. 특히 게의 알에는 핵산이 많이 들어 있어 노화방지에 좋고, 간장과 심장을 강화시키는 타우린이 많은 경우엔 450 mg까지 들어 있어서 성인병 예방에 매우 유용하다. 이 타우린은 감칠맛을 줄뿐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어, 노인들에게도 좋은 반찬이 될 수 있다. 정신적 에너지를 충만하게 해주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원료가 되는 티록신을 공급해 줄 수 있다. 게의 글루타민산을 비롯하여 글리신, 알지닌, 구아닌산 등의 아미노산 성분이 게 특유의 향과 맛을 낸다. 이러한 게로 담근 간장게장은 발효에 의해서 구수한 맛이 살아나고 아미노산이 풍부할 뿐 아니라 무기질도 풍부한 밥에 잘 어울리는 영양식품이다. 게의 껍질에 들어있는 키틴과 키토산은 항암작용과 콜레스테롤 조절 작용을 하고 면역 체계를 활성화 해준다.


② 젓갈

어패류의 근육·내장 또는 생식소(生殖素) 등에 비교적 다량의 식염을 가하여 알맞게 숙성시킨 발효식품이다. 젓갈의 숙성은 원료가 되는 근육·생식소 등의 조직 자체에 들어 있는 자가소화효소와 내장에 들어 있는 효소의 작용에 의하여 진행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계가 깊은 효소는 근육이나 내장의 주성분인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이다. 이것은 단일효소가 아니고 여러 종류로서 각 효소의 특성에 따라 단백질에서 아미노산까지 분해되는 동시에 특유한 점조성을 띠고 촉감이 좋게 되어 독특한 풍미를 나타내게 된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에 면하고 연해에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므로 어패류의 자원이 풍부하고 다양하다. 이와 같은 자연배경이 있으므로 농경을 시작하기 이전에는 조개류나 물고기가 기본식량의 구실을 하였다. 물고기를 많이 잡았을 때에는 소금에 절여 저장하였을 것이며 이것이 지금의 젓갈로 계승된다.
젓갈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 신문왕조에서 볼 수 있다. 신라 신문왕이 왕비 김씨를 맞이할 때의 폐백 품목에 쌀·술·기름·꿀·장·메주·포와 함께 젓갈이 들어 있다. 이것은 젓갈이 이미 그 당시에 주요한 기본식품이었음을 뜻한다. 이때의 젓갈은 어패류로 담근 것뿐만 아니라 채소류에 누룩·술지게미 등을 섞어 담근 절임도 있었다고 보아진다. 조선시대의 젓갈 담그는 법은 소금에만 절인 것, 소금과 술에 기름과 천초 등을 섞어서 담근 것, 소금과 누룩에 담근 것, 소금·엿기름·찹쌀밥 등을 섞어서 담근 것 등 크게 넷으로 나눌 수 있다. 조선시대 문헌에 수록된 젓갈에는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① 어육장(魚肉醬) : 각종 수조육류 및 그 알과 물고기 등에 메줏가루와 소       금을 끓여 식힌 물로 걸쭉하게 갠 것을 켜켜로 넣고 일년 동안 삭힌 뒤       먹는다. 조선시대 초기의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그 기원은 훨씬 상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어육장을 담글 때에는 쇠고기(혹은 노루·양·토끼 등) 10여 근에 소의 양       과 염통 각 3근을 넣고, 그 위에 각종 생선류를 내장·비늘·머리·꼬리를        잘라내어 물기 없이 해서 담는다.그 위에 문어·낙지·전복·홍합류를 잠깐       데쳐서 걸어 말려 담는다. 그 위에 꿩·닭을 담고 매켜마다 메줏가루를 얹       고 천초·생강 등을 섞어 담은 뒤에 감천수(甘泉水)를 끓여 흰소금을 풀어       식혀 붓는다. 메줏가루 1말이면 소금 7되의 비율로 하였고, 항아리는 잘       봉한 다음 볏짚을 덮어 땅에 파묻어두고 익힌다.
② 식해 : 생선을 밥과 소금·고춧가루·엿기름 또는 누룩으로 버무려 담근 것       이다. 고추는 조선시대 중기 이후에 도입되었다. 그러므로 그 이전에는        천초·박하와 같은 향신료를 썼다. 대합식해의 경우에는 찹쌀밥·엿기름·천       초 등을 버무린 것에 물기를 빼서 잠깐 말린 대합을 섞어 담근다. 여름       에는 4일 정도, 겨울에는 5~6일간 익혔다가 쓴다.
③ 청어젓 : 청어에 켜켜로 소금을 얹어 절인다. 특히, 물기가 없도록 주의        해야 한다. 방어같이 큰 생선은 썰어서 담근다.
④ 생굴젓 : 항아리에 굴을 넣고 층층이 소금을 뿌려 담근다. 이때 숭어·조       기·밴댕이 등을 함께 절였다가 삭은 다음 생선류만을 꺼내 잘게 썰어 넣       으면 뼈가 모두 연화(軟化)된다고 한다. 단, 이것은 장기 저장용에 한해       서 허용된다고 주의하고 있다.
⑤ 자하젓 : 전복·소라·오이·무 등을 미리 절였다가 소금기를 약간 뺀 다음       자하와 함께 담근다. 이 젓갈은 지금의 새우젓보다 반찬으로서 더 뚜렷       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이러한 젓갈들이 대부분       단용(單用)으로 만들어진다.
⑥ 게젓 : 염탕해법(鹽湯蟹法)·조해법(糟蟹法)·주해법(酒蟹法)·장해법 (醬蟹         法) 등이 있다. 염탕해법은 소금물을 끓여 여기에 게를 담그고 하루 뒤        에 다시 소금물을 끓여 감나무잎이나 나뭇가지를 덮는다.

조해법은 게 30마리에 술지게미 5되, 소금 2근, 초와 술 각 반근을 담가 7일간 익힌다. 주해법은 게 30마리를 깨끗이 씻은 뒤에 반나절이나 하루쯤 말려서는 볶은 소금 1근, 백반가루 1냥 5돈, 술 5되에 담갔다가 익은 뒤에 건져 게 1마리에 통후추를 1알씩 게딱지 속에 넣고 딱지를 덮은 위에 후춧가루를 뿌려 다시 담가둔다.
장해법은 게 100마리이면 간장 5되, 후춧가루 2냥, 술 1말에 담근다. 고기를 끓인 장조림 간장에 천초 등을 섞어 담그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젓갈의 종류가 현재보다 다양하였다. 젓갈을 담글 때 술이나 누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미루어 젓갈은 주조법(酒造法)에서 연유한 것으로 추측된다. 현존하는 어리굴젓처럼 고춧가루를 이용한 것이 없는 것은 고춧가루의 이용이 지금보다 적었음을 알려주는 것이라 하겠다. 또, 소금·누룩가루·천초·파·술을 버무린 데에다 생선을 넣어 담그는 주국어법 (酒麯魚法)이 없어진 것은 좋은 양조주의 품귀도 한 요인이겠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성이 보다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시대 후기에 가장 많이 잡힌 어종은 명태·조기·청어·멸치·새우이다. 이렇게 많이 잡힌 어류는 건조시키거나 젓갈로 만들어서 전국에 널리 유통, 보급하였다. 이러한 어패류의 젓갈은 유류(乳類)가 귀하였던 우리 음식에서 칼슘의 급원식품으로서 요긴한 것이었다.
젓갈은 예로부터 반찬으로 이용되었으며 궁중뿐 아니라 일반 민가의 크고 작은 제사상에도 올랐다. 〈농가월령가〉 8월령에 "북어쾌 젓조기로 추석명일 쇠어보세. "라는 대목으로 미루어 추석 차례상에도 올랐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젓갈은 반찬과 김장용으로 주로 쓰이며 술안주·찌개, 그리고 지방에 따라서는 젓국이 간장 대용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각 지방의 향토음식 가운데 젓갈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① 서울·경기도는비웃젓(청어)·조기젓·오징어젓·새우젓 등이다.
② 충청도는 어리굴젓·굴젓·꼴뚜기젓·해피젓(바지락조개)·새우젓·소라젓·실치       젓·짜구리젓·밴댕이젓·곤쟁이젓·꽃게젓·박하젓·싸시랭이젓(꽃게의 새끼)·       낙지젓·민어아가미젓·무룩젓(소라의 새끼)·까나리젓·홍합젓·생굴젓·멸치        젓·조기젓 등이다.
③ 강원도는 명태포식해·서거리젓(북어아가미)·명란젓·창란젓·조개젓·방게젓·       오징어젓·북어밥식해·도루묵식해·명란식해·멸치식해·햇떼기식해 등이다.
④ 경상도는 멸치젓·꽁치젓·성게젓·대구포젓(대구아가미)·대구알젓·호리기젓       (꼴뚜기)·조기젓·뱅어젓·굴젓·해삼창자젓·밤젓(전어내장)·갈치속젓(갈치내       장)·꿀내기젓·고명굴젓·전복젓·무멧젓·가자미식해·북어식해·진주식해(갈        치·조기)·밀양식해(북어·마른오징어)·멸치젓·볼록이젓·장지젓(대구내장)         등이다.
⑤ 전라도는 구젓(굴)·고흥석화젓·돔배젓(전어내장)·대합젓·고록젓(꼴뚜기)·황       석어젓·갈치속젓·전복창자젓·대합젓·벌떡게장·콩게젓·뱅어젓·조기젓·고노       리젓·화란젓·백하젓·밴댕이젓·장대젓·고개미젓·민새우젓·새우알젓 등이다.
⑥ 제주도는 자리젓·고등어젓·깅이젓·멸치젓·소라젓·게웃젓(전복창자) 등이다.
⑦ 황해도는 까나리젓·묵은굴젓·연안식해·참게젓 등이다.
⑧ 평안도는 게알젓·대하알젓·조개젓 (대합)·건댕이젓(곤쟁이) 등이다.
⑨ 함경도는 연어알젓·가자미식해·동태식해·도루묵식해·대구젓·창란젓·명란        젓 등이다.


젓갈 담그는 시기를 월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1월은 명란젓·창란젓·어리굴젓·뱅어젓 등이다.
② 2월은 어리굴젓 등이다.
③ 3월은 꼴뚜기젓·어리굴젓·곤쟁이젓 등이다.
④ 4월은 꼴뚜기젓·조개젓·조기젓·황석어젓·대합젓·홍합젓 등이다.
⑤ 5월은 조기젓·멸치젓·준치젓·소라젓·정어리젓·병어젓 등이다.
⑥ 6월은 갈치젓·오징어젓·새우젓 등이다.
⑦ 7월은 오징어젓·곤쟁이젓 등이다.
⑧ 8월은 오징어젓·대합젓
⑨ 9월은 실치젓 등이다.
⑩ 10월은 토하젓·명란젓·장젓 등이다.
⑪ 11월은 전복젓·명란젓·창란젓·어리굴젓 등이다.
⑫ 12월은 굴젓·뱅어젓 등이다

젓갈은 어류, 패류, 어류의 알, 살, 내장 등에 소금을 가하여 부패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어패류 자체의 효소와 외부 미생물의 효소작용으로 육질을 분해시킨 독특한 맛과 풍미의 발효식품이다. 젓갈은 인도, 베트남, 태국 등 해산물이 풍부하며 비교적 더운 지방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들 지방에서는 더운 기후 때문에 음식의 저장이 쉽지 않았고 수렵과 채취 또는 어로를 통하여 얻은 음식물 중 남는 것은 부패되어 그냥 버릴 수밖에 없었다. 버려진 음식물은 자연 상태에서 발효되면서 또 다른 풍미와 맛을 지닌 음식물이 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고 이것이 인류가 젓갈 발효식품을 만든 유래가 되었다. 이것은 농업이 주류이던 지방에서 콩을 발효시킨 장류가 발달한 것과 마찬가지로 수산물이 주류이던 해안가에서는 젓갈류의 발효식품이 생겨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국의 젓갈은 신석기 시대에 기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오랜 시절 젓갈이 얼마나 귀하게 대접받고 있었는지는 신라시대에 왕후를 맞이하는 폐백음식으로 젓갈이 등장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젓갈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그 종류가 무한대로 다양해지는데 어패류의 수확시기와 계절에 따라, 어패류의 종류에 따라, 또 사용하는 어패류의 부위에 따라 수도 없이 젓갈의 종류는 늘어난다. 어리굴젓, 명란젓, 꼴뚜기젓, 조개젓, 토하젓, 멸치젓, 조기젓, 아가미젓, 밴댕이젓, 창란젓, 청어알젓, 소라젓, 배하젓, 자하젓 등등 그 이름조차 생소할 정도이다.
언뜻 그냥 소금에 절이기만 되는 것처럼 젓갈 담그기는 쉬워 보이지만 바다에서 나는 온갖 어패류를 때로는 부위까지 식별하여 각각 젓갈을 만드는 것처럼 젓갈을 향한 한국인의 입맛은 놀라울 정도로 잘 발달되어 있어서 젓갈 담그는 방법과 저장 방식 역시 까다롭기 그지없어서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맞추어 젓갈을 담고 저장하는 장소를 물색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그 예로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젓갈 산지인 금광토굴과 광천토굴을 들 수 있다. 나주에 있는 금광토굴은 길이 8킬로미터, 깊이 200, 8층으로 되어 있는데 전국의 토굴 중 가장 크다. 토굴 안에는 7,000~8,000 개의 젓갈 드럼통이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금광토굴에서는 짭조름한 젓갈 맛도 일품이지만 새우젓, 멸치젓, 황석어젓, 송어젓, 잡젓 등 다양한 종류의 젓갈이 삭고 있는 토굴 속 풍경 자체도 볼거리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새우젓으로 유명한 곳들이 많은데 광천 토굴에서 숙성시킨 광천 새우젓은 고려 시대부터 유명했다. 광천 토굴 새우젓은 토굴 속에서 알맞게 숙성시켜 출하된 새우젓을 말한다. 광천의 새우젓은 습도 85%에 섭씨 14~15도의 일정한 온도의 토굴에서 숙성시켜 다른 새우젓에 비해 그 맛이 더욱 뛰어나다.
새우젓 저장고로 사용되는 토굴은 한국전쟁 당시 방공호로 이용되다 마을 주민들이 새우젓 저장고로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광천의 옹암리 독배마을에 있는 수많은 토굴은 새우젓을 숙성시키는데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그 맛과 질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새우젓 토굴은 40여 개나 되고 2미터 높이 200미터 길이의 토굴에 3800 여 통의 숙성 저장이 가능하다. 외국에서 포도주 숙성 창고가 볼만한 인기 있는 관광지라면 한국의 젓갈 저장 동굴은 천연의 자연 상태를 멋지게 이용한 아이디어의 극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에너지(kcal)15탄수화물 (g)0.4지방 (g)   0.5단백질 (g)3.1비타민비타민 A (μg RE)9.9비타민 C (㎎)0비타민 B1(㎎)0.07비타민 B2(㎎)0.08나이아신 (㎎)1.3무기질칼슘(㎎)4.2인 (㎎)37.4나트륨(㎎)529.6칼륨 (㎎)61.5철분(㎎)0.2젓갈은 일종의 발효식품으로 어패류를 염장 발효시켜 독특한 감칠맛이 나도록 한 우리나라 특유의 저장식품으로 독특한 맛과 향, 영양을 갖게 되는 음식이다. 예로부터 기호식품으로 조미료 및 김치의 재료로서 널리 식용되어 왔다.
해산물에 존재하는 단백질 분해 능력이 있는 자가소화 효소와 호염성 미생물의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원료의 비린내 등 불쾌한 냄새가 사라지며, 젓갈은 생선이나 조개류 또는 그 내장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단백질이 풍부한데 이들이 분해되어 글루탐산 핵산 물질과 휘발성 성분 등이 있어 젓갈 특유의 구수한 맛과 영양성을 높여주고 있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소화효소가 많아 속탈이 났을 때 민간요법에 쓰이곤 했으며, 단백질 소화효소와 지방 분해효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쌀밥을 주식으로 할 때 부족하기 쉬운 필수 아미노산 즉 라이신과 트레오닌을 보충해 준다.


17) 떡

① 경단

찹쌀가루를 끓는 물로 익반죽하여 밤톨만큼씩 둥글게 빚어, 끓는 물에 삶아 여러가지 고물을 묻혀 만든 떡을 통칭 경단이라 한다. <임원십육지> 정조지(鼎俎志)에는 콩고물로 묻히는 것, 꿀과 생강즙에 묻힌 다음 계피가루를 묻히는 것, 팥고물에 묻히는 것 등 다양한 종류가 보이고 있다.
<동국세시기>에는 쑥을 찧어 찹쌀가루를 섞어 떡을 만들고 볶은 콩가루를 꿀에 섞어 바른 애단자(艾團子)와 찹쌀가루로 동그란 떡을 만들어 삶은 콩을 꿀에 섞어 바른 밀단고(蜜團餻) 등 경단류가 초겨울의 시식으로 나와 있다.
또한, 향토음식 중에는 개성경단이 유명하다. 개성경단은 거피한 팥을 삶아 만든 앙금을 햇볕에 말려 시루에 찌고 다시 볕에 말리는 일을 세번 거듭하여 곱게 채에 쳐서 만든 경아가루를 묻혀 꿀물에 집청하여 만든 것으로 맛이 있고 쉬 굳지 않는 장점이 있다. 먹을 때는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다.

o 개성경단 - 경아가루 고물을 묻혀 만든 경단. 개성지방 향토음식의 하나이다. 고물로 묻히는 경아가루에 특색이 있다. 경아가루는 붉은 팥을 삶아 앙금을 내어 햇볕에 말린 것이다. 말릴 때 앙금을 참기름에 고루 비벼서 말리는데 이것을 서너번 되풀이한다.찹쌀가루로 경단을 만들어 끓는 물에 삶아내어 경아가루 고물을 묻힌 다음 꿀이나 조청에 담가서 먹는다. 특이한 맛이 나는 음식으로, 다른 경단과 달리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다.
경단은 고물의 종류에 따라 콩가루경단, 감자경단, 계피경단, 깨경단, 실백경단, 밥경단, 쑥경단, 삼색채경단 등으로 불린다. 차수수가루로 빚어 삶아 붉은 팥고물을 묻힌 차수수경단은 속칭 수수팥떡이라는 것인데 아기의 백일이나 돌날에 만들어 여러 이웃에게 나누어주던 떡이다. 백일로부터 시작하여 10살 이전의 생일날에는 반드시 해주는 찰수수 경단 풍습은 삼신사상에서 유래한다. 삼신할머니는 아기를 점지하고 10살까지 아기를 보호해 준다고 하는데 이 풍습으로 보아 우리의 오랜 역사 속에서는 열 살까지를 어린아이로 보았던 듯하다. 삼색채경단은 경단에 꿀을 바른 다음 석이채, 대추채, 밤채를 섞어서 묻힌 떡이다.
경단은 동글동글 아기처럼 귀엽고 앙증맞은 모양에 여러 가지 고물을 묻혀 색색가지의 모양을 내어 상차림의 모양도 예쁘기도 하거니와 겉의 고물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굳지 않아 부드럽다. 백일이나 돌상 차림, 어린아이의 생일상 차림에 올리는 찰수수경단에는 팥고물을 입히는 것이 특징인데 팥의 붉은 색은 악귀를 물리친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동짓날 쑤어 먹는 팥죽이 사악한 기운을 쫓아내는 축귀(逐鬼) 기능이 있다고 본 것과 마찬가지이다. 같은 이유에서 동짓날 집 벽과 기둥 등지에다가 팥죽을 바르기도 했는데 이는 서양에서 악마를 물리치기 위해 집에 양의 피를 바른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동물의 피를 벌겋게 바르는 것보다 팥죽을 쑤어 먹으며 팥의 색에 주술적 의미를 부여한 것은 농경사회의 풍습을 반영한 것으로 더 평화적인 성격을 띈다. 또한 일반적으로 한국인이 자주 먹는 대표적인 찹쌀을 재료로 한 인절미가 네모난 모양에 콩가루를 묻힌 것에 비해 아기들의 생일상에 올리는 경단은 모양도 동글게 빚어 여러 가지 고물로 색을 맞추어 굴린 것은 참으로 예쁘고 귀여운 풍습이 아닐 수 없다.
경단을 만드는 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소금간을 하여서 빻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끓는 물에 삶아낸 다음 고물을 묻히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삶아 건진 경단감을 양푼에 담고 방망이로 저어 차지게 만든 다음, 꿀을 묻힌 손으로 조금씩 떼어 밤소·팥소 등을 조금씩 넣고 다시 둥글게 빚어 고물을 묻히는 방법이다.
고물로는 콩가루·계피가루·깨·잣·팥·석이채·대추채·밤채 등이 쓰인다. 경단은 평소에도 만들어 먹지만 특히 경사스러운 날에 여러 가지 고물을 묻혀 만든다. 아기의 백일이나 돌날에는 붉은색이 악귀를 쫓는다고 하여 찰수숫가루로 경단을 만들어 붉은 팥고물을 묻힌 수수경단을 만들어 먹는다.
에너지(kcal)240탄수화물 (g)50.7지방 (g)   1.8단백질 (g)4.1비타민비타민 A (μg RE)2비타민 C (㎎)0비타민 B1(㎎)0.03비타민 B2(㎎)0.03나이아신 (㎎)0.6무기질칼슘(㎎)14인 (㎎)48나트륨(㎎)185칼륨 (㎎)38철분(㎎)0.8
찹쌀은 찰기가 있고 당질 급원식품으로 소화가 좋고 따뜻한 성질이 있다. 여기에 다양한 고물로 만든 경단은 고물의 특성에 따라 생리활성을 나타낸다. 많이 쓰이는 팥의 경우, 인삼에서 발견되는 항암, 성인병 예방 성분인 사포닌이 포함되어 있다. 사포닌은 소변을 원활하게 배출하는 이뇨효과가 있어서 몸이 잘 붓는 경우에 도움이 된다. 또한 풍부한 칼륨 역시 나트륨을 분해해서 염분으로 인한 부기를 빼는 데 좋다. 그 외 계피, 깨, 꿀 등도 영양개선에 아주 좋다.

② 꿀떡

흔히들 간절히 바란다는 의미로 ‘굴뚝같다’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이 굴뚝이란 말은 다름 아닌 ‘꿀떡’의 변형된 발음이라고 한다. 원래 이 말은 경상도에서 자주 쓰던 경상도 방언으로 생각되는데 무엇을 간절히 바랄 때 목에 꿀떡이 꼴깍하고 넘어가는 것을 표현한 의성어로 볼 수 있다. 옛날, 먹을 것이 귀한 때에 꿀을 바른 떡인 꿀떡은 꿈에서도 그리는 환상의 음식이었다. 그 꿀떡을 먹고 싶은 마음은 대단했다. 그래서 매우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상태를 꿀떡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떡이 과자와 빵에 밀려나는 세태에 따라 꿀떡이라는 말도 별로 쓰이지 않게 되자 우리가 흔하게 들을 수 있고 쉽게 생각이 미치는 굴뚝으로 와전된 것이다.
에너지(kcal)212.0탄수화물 (g)45.3지방 (g)   1.4단백질 (g)3.5비타민비타민 A (μg RE)0비타민 C (㎎)0비타민 B1(㎎)0.04비타민 B2(㎎)0.01나이아신 (㎎)0.40무기질칼슘(㎎)19.0인 (㎎)52.0나트륨(㎎)215.0칼륨 (㎎)36.0철분(㎎)1.1꿀떡은 일반적으로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기름 두른 팬에 얇게 지져낸 후 벌꿀을 바르거나 찍어 먹는 것이다. 쫄깃하게 씹히는 감촉에 달콤한 꿀맛이 가미되어 잘게 떼어주면 아이들도 좋아하고 특히 떡을 좋아하시는 어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별미가 된다.
꿀떡의 재료인 꿀의 효능은 꽃가루 특유의 비타민, 단백질, 무기질, 방향성 물질, 아미노산 등의 이상적인 종합 영양 성분 이외에 효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식품 "이라고 할 수 있으며, 포도당과 과당에 의한 피로 회복 효과는 어떤 식품과도 비교할 수 없다. 포도당과 과당을 주성분으로 한 벌꿀은 체내 장벽에 직접 흡수되어 글리코겐이 된 후에 간에 저장된다. 이 저장된 포도당은 주로 체내 근육 세포에서 연소하여 생명을 지속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발생한다. 또한 사람이 필요한 무기물의 대부분을 벌꿀이 함유하고 있어 체내에 있어서 중요한 생리 작용을 원활하게 한다.

③ 백설기

멥쌀가루를 고물이 없이 시루에 안쳐 쪄낸 떡. 흰무리라고도 한다. 백설기는 말 그대로 멥쌀가루를 하얗게 쪄낸 떡이다. 티 없이 깨끗하고 신성한 음식이라는 뜻에서 어린이의 삼칠일·백일·첫돌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쓰이고 사찰에서 제를 올릴 때 또는 산신제·용왕제 등 토속적인 의례에 많이 쓰인다.
설기떡은 김해나 웅천 등지에서 출토된 시루, 안악고분벽화의 시루에다 무엇인가를 찌고 있는 아낙네, 무문토기시대의 유물인 제분용 연석 등으로 미루어, 1∼2세기경부터 존재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 <삼국유사> 효소왕대죽지랑조에 설병(舌餠)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 음이 설고(雪餻)와 비슷한 점을 들어 이 설병을 백설기로 보기도 한다. 따라서 백설기에 관한 중국 기록은 남송 말기의 <무림구사 武林舊事>에 설고라는 이름으로 나오고 있으므로 백설기에 관한 기록은 중국보다 앞섰다고 할 수 있다. <목은집 牧隱集> 속의 〈영설고 詠雪餻〉에서 설기떡을 절찬하였고 <지봉유설>에 고려에서는 쑥설기떡을 음식물의 으뜸으로 삼는다고 한 기록이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고려시대에는 설기떡이 완전히 뿌리를 내린 시대라 할 수 있다.
17세기경에는 음식의 재료뿐 아니라 만드는 방법까지를 적은 여러 조리서가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백설기라는 이름은 <규합총서 閨閤叢書>에만 나오고, <규곤시의방 閨壼是議方>에는 밤설기, <시의전서 是議全書>에는 막우설기가 기록되어 있다.
조리서에 고려시대에 뿌리를 내렸던 설기떡에 관한 기록이 적은 이유는 설기떡이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쇠퇴된 것이 아니라 식품 이름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하였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지금도 백설기는 거의 모든 행사에 사용되고 있으며 지역이나 계절에 상관없이 만들어 먹는 가장 대중적인 떡이다.
에너지(kcal)234탄수화물 (g)51.8지방 (g)   0.8단백질 (g)3.5비타민비타민 A (μg RE)0비타민 C (㎎)0비타민 B1(㎎)0.01비타민 B2(㎎)0.01나이아신 (㎎)0.7무기질칼슘(㎎)6인 (㎎)36나트륨(㎎)234칼륨 (㎎)39철분(㎎)0.5
쌀의 주된 영양소는 전분이며,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쌀 단백질은 오리제닌으로 아미노산 조성 중 라이신, 히스티딘, 트레오닌, 메티오닌이 부족한 불완전 단백질이다. 따라서 백설기를 만들 때 콩을 첨가할 경우 콩의 필수아미노산을 섭취함으로써 영양 보강을 할 수 있다. 쌀에는 인과 칼륨이 많고 비타민 B1의 함량이 많다.

④ 약식

찹쌀에 대추·밤·잣 등을 섞어 찐 다음 기름과 꿀·간장으로 버무려 만든 음식이다. 약밥·약반(藥飯)이라고도 한다. 정월 대보름에 먹는 절식의 하나이다. 그리고 약식은 회갑·혼례 등의 큰 잔치에 많이 만들어 먹는다.
약식이라 하게 된 것은 꿀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언각비 雅言覺非>에서는 “우리 나라에서는 꿀을 흔히 약이라고 한다. 따라서, 밀주를 약주라 하고 밀반(蜜飯)을 약반(藥飯), 밀과(蜜果)를 약과 라 말한다.”고 하여 약식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고려시대에는 찰밥에 기름과 꿀을 섞고 잣·밤·대추를 넣어 약식으로 발전시켰다. <목은집 牧隱集>의 〈점반 粘飯〉에 “찰밥에 기름과 꿀을 섞고 다시 잣·밤·대추를 넣어서 섞는다. 천문만호(千門萬戶)의 여러 집에 서로 보내면 새벽빛이 창량(蒼凉)하매 갈가마귀가 혹하게 일어난다.”는 약식을 노래한 시가 있다.
조선시대에는 <동국세시기>·<열양세시기> 등의 각종 세시기와 <임하필기 林下筆記>·<동국여지승람>·<지봉유설>·<용재총화>·<오주연문장전산고> 등의 각종 문헌에서 약식의 설명이 나오고 이를 읊은 시도 많이 보인다.
<도문대작 屠門大嚼>에 “약반을 중국인이 좋아한다. 그들은 이것을 배워서 만들고는 고려반 (高麗飯)이라고 한다.”는 내용과 <열양세시기>의 “정월 보름날에 중국에 간 우리나라 사신들이 약식을 만들어 나누어주면 연경의 귀인들이 그 맛을 보고 반색하며 매우 좋아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따라서 약식은 중국에서도 이름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을 이롭게 하는 약과 음식의 근원은 같다는 ‘약식동원’ 생각을 갖고 있었다. 즉 세상에서 나는 모든 먹을거리는 그대로 음식이자 병을 치유하는 약이 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음식 중에는 특별히 ‘약’자가 들어간 음식들도 있다. 약주, 약식, 약과, 약포 등. 약이란 문자 그대로 먹으면 몸에 좋은 약과도 같다는 의미도 물론 포함되어 있지만 ‘귀한 것’, ‘고급’ 이란 뜻을 지닌다. 이런 음식들은 모두 정성을 요하는 것들이다. 약식은 전에는 약밥이라고 했다. 찹쌀을 물에 불리어 시루에 찐 뒤에 꿀이나 흑설탕, 참기름, 대추를 섞어 진간장, 밤, 대추, 황밤을 넣어서 다시 시루에 찐 밥이다. 일견 보기에도 재료뿐만 아니라 두 번 쪄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음식이다.
신라시대 소지왕이 정월대보름날 천천정이라는 정자로 소풍을 나갔는데 갑자기 까마귀가 날아와서 봉투 하나를 떨어뜨리고 가서 주워보니 “이걸 뜯어보면 두 명이 죽고 안보면 한 명이 죽는다”고 적혀있었다고 한다. 임금은 둘 보다는 하나가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뜯지 않으려 했으나 어는 지혜로운 나이 많은 신하가 한 명을 왕을 의미한다고 풀이를 하여 결국은 열어보게 되었다. 나온 글귀는 “당장 궁중으로 돌아가서 내전 별방에 있는 금갑을 쏘라”였다. 시키는대로 궁전으로 돌아가 금갑에 대고 활을 쏘았더니 왕비와 한 신하가 함께 놀라 나왔다. 그들을 다그치자 둘이서 임금을 죽이려는 역모를 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래서 왕은 둘을 처형하고 목숨을 살려준 까마귀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매년 1월 15일을 까마귀 제삿날로 정하고 까마귀가 좋아하는 대추로 약식을 만들어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이때의 음식이 전해내려 오면서 밤과 잣, 대추를 넣고 까마귀의 털 색깔처럼 검게 물들인 약식을 만들어 사람들이 먹게 되었다고 한다. <도문대작>에는 정월 보름에 약밥을 까마귀에 먹이는 것은 경주의 옛 풍습이며 중국인이 이를 고려반이라고도 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찹쌀을 물에 담갔다가 깨끗이 씻어 찜통에 찐다. 밤은 삶아 까서 반씩 쪼개 놓는다. 대추는 씨를 빼고 4등분한다. 큰 그릇에 찰밥을 담고 꿀·흑설탕·간장을 넣고 골고루 섞어서 검게 물을 들인다. 대추와 밤·잣도 같이 넣고 제일 나중에 참기름을 넣어 골고루 섞는다. 다시 찜통에 넣어 30분간 중탕한다.

에너지(kcal)259탄수화물 (g)53.9지방 (g)   2.8단백질 (g)3.5비타민비타민 A (μg RE)0비타민 C (㎎)0비타민 B1(㎎)0.06비타민 B2(㎎)0.01나이아신 (㎎)0.5무기질칼슘(㎎)13인 (㎎)32나트륨(㎎)190칼륨 (㎎)37철분(㎎)0.5약식은 찹쌀을 원료로 하여 여기에 건강에 좋은 밤, 대추, 잣, 꿀 등을 넣어 만들어 약이 되는 음식이라는 뜻으로 약식이라고 한다. 부재료로 들어가는 참기름은 대부분이 리놀레산, 리놀레인산 등 불포화지방산이어서 혈액 중에 콜레스테롤수치를 떨어뜨려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꿀은 포도당과 과당을 주성분으로 구성된 단당류이기 때문에 체내 장벽에 직접 흡수되어 영양제가 된다. 잣에는 혈관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피를 맑게 해주는 리놀레산이 포함되어 있는 식물성 지방이 들어있다. 대추가 가지고 있는 비타민류나 식이성 섬유, 플라보노이드, 무기질 등은 노화방지는 물론 항암효과도 가지고 있다. 대추의 식이성 섬유는 그러한 발암물질을 흡착, 배출해 몸 밖으로 밀어낸다. 뿐만 아니라 대추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은 체내 유해 활성산소를 제독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밤은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장기간 복용하면 위장 기능이 활발해져 소화력이 왕성해진다.

⑤ 화전

꽃을 붙여 부친 부꾸미.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기름에 지진 떡으로, 계절에 따라서 진달래꽃·장미꽃·배꽃·국화꽃 등을 붙여서 지진다. 일명 꽃지지미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에는 삼월 삼짇날〔重三節〕 들놀이를 할 때 진달래꽃을 따서 찹쌀가루에 섞어 지진 꽃전을 절식으로 먹는 풍속이 있는데, 이러한 풍습은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것이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삼짇날 중전을 모시고 비원에 나가 옥류천 가에서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진달래꽃을 얹어 화전을 부쳐 먹으면서 화전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세종 때 명신인 강희안은 진달래 꽃의 花品으로 5품을 주었다고 한다. 진달래가 메마른 땅에서 자라고 오로지 북향해서 피는 것을 절개가 있는 신의 님을 향한 일편단심으로 보았기 때문이란다. 게다가 그렇게 절개있게 피었다가 춘궁기에는 굶주린 백성들의 음식으로 또는 약주로 살신하기 때문에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이규태, 우리음식이야기,1991)
진달래화전 이 외에 봄에는 이화전(梨花煎), 여름에는 장미화전(薔薇花煎), 가을에는 황국화와 감국잎으로 국화전(菊花煎)을 부쳐 먹었으며, 꽃이 없을 때에는 미나리잎·쑥잎·석이버섯·대추 등으로 꽃모양을 만들어 붙여 화전을 만들어 먹었다.
꽃지짐이라고도 불리며 계절감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독특하고 낭만적인 떡인 화전은 삼월 삼짓날의 화전놀이에서 유래한다.
화전놀이는 옛 여성들의 봄소풍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화전놀이 풍경은 19세기 프랑스 선교사의 눈으로 아름답게 그려진 바 있다. “음력 3월 3일이 되면 부인들은 솥뚜껑인 번철과 함께 찹쌀가루에 소금을 넣은 곳에 자리를 잡으면, 먼저 한 사람이 봄이 와서 아름답게 핀 꽃 풍경을 노래 부른다. 그러면 다른 한 사람이 이에 답하는 노래를 연이어 읇조린다. 이렇게 한 수 한 수의 노래가 나오기 시작하면 끝내 시집와서 고생했던 사연들까지 나와 각자 마음에 품어두었던 회포를 풀어낸다. 한참 이렇게 화전가와 화전답가가 오가면 한편에서는 미리 준비해간 번철과 찹쌀 반죽으로 전을 지지고 사방에 너부러진 진달래꽃잎을 따서 장식을 하여 화전을 부친다.”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다.
또 남부 지방의 민속과 전통을 고증을 거쳐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는 최명희의 소설 <혼불> 에도 여러 페이지를 할애하여 당시 행해졌던 화전놀이를 기록하고 있는데 흥미 있는 사실은 이 화전놀이에서 요즘의 백일장과 같은 화전가 짓기 대회를 열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 여성 백일장에서 장원을 한 어느 부인의 화전가 전문을 수록하고 있어 화전 만드는 법과 화전이 상징하고 있는 전통 여성의 애환까지도 알아볼 수 있다. 화전가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어화 세상 사람들아 이 내 말쌈 들어 보소
부유 같은 천지간에 초로 같은 인생이라
세상사를 생각하니 우습고도 도리하다
저 건너 저 산 우에 높고 낮은 저 무덤은 천고영웅 몇몇이며
절대가인 그 누군고 우리들고 죽어지면 저러이 될 인생인데
노세노세 젊어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
십일 붉은 꽃이 없고 달도 차면 기울어라
일장춘몽 우리 인생 아니 놀고 무엇하리
놀음중에 좋은 것은 화전 밖에 또 있는가
어화 우리 벗님네야 화전놀이 가자스라
단오 명절 좋다 해도 꽃이 없어 아니 좋고
추석명절 좋다 해도 단풍들어 낙엽지니 마음 슬어 아니 좋고
설 명절이 좋다 하나 낙목한천 잔설 빛이 스산엄동 역력하니
꽃도 피고 새도 울러 양춘가절 화개춘 삼월이라 삼짇날에
강남갔던 제비들이 꽃 따라서 돌아온가.
제비 날개 훈충따라 작년 진 꽃 돌아온가.
천지상봉 새 기운이 만화방창 흐드러진 산천초목
금수강산 비단 같은 골짜기에
우리들도 꽃이 되어 별유천지 하루 놀음
화전말고 무엇있소 화전놀이 하러 가세“

이렇게 삼월삼짇날 열렸던 화전놀이는 단순한 여가나 놀이의 차원을 넘어 마을의 공식적인 행사 차원에서 그 준비 과정 역시 대갓집의 혼례나 환갑잔치 버금가는 것이어서 마님과 아씨는 물론 집안의 여종들까지 총동원되어 아예 주방기구를 야외로 옮기는 수준의 거대한 작업이었음이 나타난다.

“하루 전에 모든 떡쌀 새벽부터 찧어지고 번철 위에 바를 기름 두루미로 이고 오는 여종 불러 분부하되 너희들은 먼저 가서 솥을 걸고 붚붙여라. 길라잡이 하려무나.”
 
그렇기 때문에 이날은 마을의 모든 여성들이 집안일에서 놓여날 수 있는 공식적인 “여성의 날”이었다.

“어화 춘풍 좋을씨고 오늘 우리 화전이라 밤낮으로 짜던 베를 오늘이라 나랑 쉬고 달밤에도 돌던 물레 오늘 낮에 잠을 자네. 쇠털같이 많은 날에 한가한 날 없었으니 오늘 하루 잠시 쉰들 나무랄 이 그 누구랴.... ”

가부장적 전통적 질서에서 해방되어 온전히 여성만의 공간을 찾아 경개좋은 곳에 모여 화전을 부쳐 나누어 먹었던 이 날은 가히 “여성 해방의 날”이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이날 여성들은 술도 마시고 마음껏 취할 수 있었으며 남성 못지 않은 호기를 부릴 수도 있었다.

“가소롭다 가소롭다 남자 놀음 가소롭다 호연지기 나만하랴 신을 벗어 뒤에 차고 버선 벗어 앞에 차고 다리 추고 물에 서서 이 돌 저 돌 둘씨면서 고기 하나 잡아 들고 이것 보라 으쓱이네 청류변에 시냇물가 나무 주워 불 해 놓고 탁주 수 배 받은 후에 너도 나도 잡은 고기 하나 둘씩 구워 내어 소금없이 안주하고 잘 놀았다 말을 하며 담뱃대 길게 물고 뒷집지고 뒤로 걸어 남자 노릇 흉내내니 혼자보기 아깝도다 만장 폭소 웃음소리 천만 시름 씻어 단다. 남자 놀음 좋다 하나 여자 놀음 따를손가.”

물론 여럿이 모여 앉아 화전을 만들어 부치며 쌓였던 온갖 시집살이의 서러움을 토해내는 자리기도 했다. 그러니까 가부장적 전통사회에서의 해방구가 바로 화전놀이터였음이 분명하다.
이 화전놀이는 분명 여성만의 봄놀이였다. 하지만 예외는 있는 법인가보다. 삼짇날의 화전놀이는 민간에서만 행해진 것이 아니라 임금 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는 모두가 여성이었던 구중궁궐에서도 당연히 행해졌는데 이 화전놀이에 임금님이 행차하면 그 자리에서 두견화를 따서 꽃지짐을 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한다.
예로부터 부엌과 음식 일이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성의 몫이었다. 그러나 여성이 만든 음식 중 이처럼 음식의 아름다움을 통해서 여성성을 드러낸 음식이 있을까 싶다. 음식 자체도 아름답지만 화전을 만드는 날, 만드는 장소, 만드는 분위기까지, 화전은 특별한 미를 드러내는 음식이다. 그래서 혹자는 3월 3일 즉 삼짇날이 유서깊은 한국 “여성의 날”이었다고 본다. 여성의 날을 정할 때 이 화전놀이야 말로 그 어떤 이유보다도 가장 여성적인 이유가 되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화전은 역시 삼짇날 만들어 먹던 진달래화전일 것이다. 진달래는 한 마디로 우리 민족의 꽃이다. 국가를 상징하는 꽃을 정할 때 봄이 되면 산천을 뒤덮는 진달래를 두고 왜 다른 꽃으로 했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도 많다. 한국인에게 진달래는 영혼과 같은 꽃이다.
그러나 화전이 반드시 진달래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들은 봄에는 진달래꽃, 찔레꽃, 여름에는 황장미꽃, 가을에는 황국, 감국잎 등을 사용하여 곱게 빚은 찹쌀전 위에 붙였다. 이외에도 식용 가능한 모든 꽃잎들을 상황에 따라 사용하여 화전을 만들었으니 장식된 꽃은 찹쌀의 하얗고 동그란 전과 어울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만치 정갈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을 지닌 음식이 바로 화전이었다. 꽃을 식탁이나 음식에 장식용으로 사용해 온 인간의 음식문화사에서 꽃잎이 아름다운 음식 자체로 변화되는 이 화전이야말로 참으로 한국의 음식미학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들과 산에 아름답게 핀 꽃을 식탁에 올려 놓는다는 것은 우리 조상들의 멋스러움과 여유에서 오는 너그러운 생활의 일면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노란 장미 가을에는 국화 봄에는 가장 맛이 감미로운 진달래꽃으로 전을 만든다. 진천에선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기도하러 가서 제상에 꽃전을 올렸다는 기록도 있다.
화전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방법은 찹쌀에 소금을 넣고 곱게 빻아서 약간 익반죽하여 밤알 만큼씩 떼어 둥글납작하게 빚어 번철에 놓고 지지면서 꽃잎을 예쁘게 붙여 완전히 익힌 뒤 꿀에 담그거나 설탕을 뿌리는 방법이다. 둘째 방법은 고운 찹쌀가루를 되게 반죽하여 5㎜ 두께로 밀어 꽃을 얹고 꼭꼭 눌러서 지름 5㎝ 되는 화전통으로 찍어내서 푹 잠길 정도의 기름에서 지져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주로 궁중의 소주방에서 쓰던 것이다. 완전히 익은 화전은 꿀에 담갔다가 계피가루를 뿌려서 먹었다. 화전은 시루떡을 담고 그 위에 얹는 웃기떡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에너지(kcal)207.0탄수화물 (g)42.0지방 (g)   3.0단백질 (g)3.0비타민비타민 A (μg RE)16.84비타민 C (㎎)4.41비타민 B1(㎎)0.21비타민 B2(㎎)0.02나이아신 (㎎)0.0무기질칼슘(㎎)10.5인 (㎎)159.6나트륨(㎎)3.5칼륨 (㎎)152.6철분(㎎)0.9진달래는 봄에 피는 꽃으로 먹어서 독이 없는 것이다. 여름에 피는 꽃은 독이 있어 사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봄철 꽃놀이에서 봄에 피는 진달래로 진달래 화전을 부쳐 먹었던 것 같다. 진달래의 한방 약리적 효과로는 지혈 작용을 하고, 기관지염, 산후통, 골절을 치료하는 데 이용했다. 또한 여성의 월경을 고르게 하고 혈액 순환이 잘되어 혈압을 조절하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다.


18) 한과

① 강정

강정이란 한과의 일종으로 밀가루를 꿀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썰어 말렸다가 기름에 튀긴 조과(造果)에 속한다. 한과는 주로 곡물가루나 과일, 식용 가능한 뿌리나 잎에 꿀, 엿, 설탕 등으로 달콤하게 만들어 후식으로 먹어왔다. 종가집에서는 고유의 한과 비법이 종부들에게 전수되었고 지금도 종가마다 고유한 한과의 명맥을 잇고 있다. 봉제사 접빈객, 제사를 지내고 손님을 맞는 일을 종가의 책임으로 여겼기에 모든 상차림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 한과다. 
한과의 하나인 강정은 제례·혼례 잔치에 쓰는 필수 과정류의 하나이다. 강정의 바탕은 찹쌀로 만들고 표면에 묻히는 고물에 따라서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뉘고, 강정바탕을 썬 모양에 따라서도 종류가 나뉜다.
강정은 떡처럼 만든 찹쌀 반죽을 튀긴 후 묽은 엿인 조청에 담갔다가 꺼내 깨나 튀긴 곡식을 입힌 과자이다. 약과·다식 등과 함께 잔칫상·큰상·제사상에 오르던 과자로, 찹쌀가루를 술로 반죽하여 일구어서 여러 모양으로 썰어 그늘에 말렸다가 기름에 튀겨 꿀과 고물을 묻혀서 만든 것이다. 속이 비어 있고 감미와 연한 맛이 나는데, 고물의 재료나 모양에 따라 콩강정·승검초강정·깨강정·송화강정·계피강정·세반강·방울강정·잣강정·흑임자강정 등으로 구분된다. 강정은 축하용 고임 상에 필수 음식으로 쓰이고 정초에 세찬 음식으로 쓰이기도 한다. <규합총서>에는 모양이 누에고치처럼 생겼다고 하여 ‘견병(繭甁)’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말로 ‘한구寒具)라고도 하였다. 고려 때부터 잔치나 제사, 특히 세배상에 반드시 오르는 과자로 기록에 남아 있다. <동국세시기>에서는 “오색 강정이 있는데 설날과 봄철에 인가(人家)의 제물로 실과행렬(實果行列)에 들며, 세찬으로 손님을 대접할 때 없어서는 안될 음식이다”하였다. <열양세시기>에서도 “인가에서는 제사 음식 중 강정을 으뜸으로 삼았다”고 하였다. 견병(繭餠)이라고도 한다.
강정의 유래는 한나라 때의 ‘한구(寒具)’라는 음식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한나라에서는 아침식사를 하기 전에 입맛을 돋우기 위하여 ‘한구’라는 음식을 먹는 풍속이 있었는데, 이것이 고려시대에 널리 확산된 것으로 추측한다.
강정은 크게 강정과 산자(癎子)로 구분하는데, 산자에는 빛깔과 모양에 따라 백산자(白癎子)·홍산자(紅癎子)·매화산자(梅花癎子) 등이 있다. 허균(許筠)의 <도문대작(屠門大嚼)>에 의하면 백산자는 전주의 명산물로서 이것을 박산(薄癎)이라고도 하였다.
솜씨 보유자인 임옥순 씨가 말하는 전통강정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찹쌀을 씻어 물과 막걸리를 섞은 것에 1주일 정도 담가둔다. 이 찹쌀가루에 콩물과 나머지 술을 넣어 반죽하여 반대기를 빚어 푹 찐다. 찹쌀반대기를 두께 0.3cm, 길이 3cm, 너비 0.5cm로 썰어 따뜻한 방에 한지를 깔고 펴서 말린다. 기름을 두 군데 준비하여 한쪽은 기름을 덥게 하고 한쪽은 끓인다. 잘라진 찹쌀반대기를 데운 기름에서 자주 데워 주다가 불어나면 뜨거운 기름에 튀겨낸다. 튀긴 강정에 조청을 바르고 고물을 무쳐낸다. 강정고물을 묻힐 때는 쟁반에 고물을 놓고 손을 대지 말고 흔들어야 고루 잘 스며든다. 강정은 거죽에 묻히는 고물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과 종류로 나뉜다.”
만드는 법은 좋은 찹쌀을 곱게 빻아 고운 가루로 만든 것에다 술에 꿀을 약간 섞어서 반죽하여 충분하게 찐 다음 다시 꿀을 조금 섞으면서 잘 저어 공기가 고루 섞이도록 한다. 그 다음에 이것을 두께 0.5∼0.7㎝, 길이 3∼4㎝, 너비 0.5∼0.7㎝로 썰어 바람이 없는 곳에서 속까지 말린다. 이것을 다시 술에 적셔 하룻밤을 재웠다가 살짝 말려 속이 비게끔 기름에 튀긴다. 두벌튀김을 하면 심이 없고 연하게 튀겨진다. <규합총서 閨閤叢書>에서 강정의 맛에 대하여 “강정이 씹어 날림에 십리를 놀래더라.”고 말하고, ‘속빈강정’이라는 말도 있듯이 강정은 속이 비도록 팽창되고 바싹 튀겨진 것이 좋다. 이렇게 만든 강정 바탕에 흰엿 녹인 것에 꿀을 섞어 졸인 것을 묻히면서 여러 가지 고물을 묻혀 강정을 만든다. 강정은 묻히는 고물에 따라 깨강정·흑임자강정·계피강정·잣강정·신검초강정·송화강정·밥풀강정 등으로 불린다. 밥풀강정은 좋은 찹쌀을 4~5일간 밤이슬을 맞혀 알맞게 습기를 머금게 한 다음, 술에 적셔 하루를 재웠다가 뜨거운 솥 안에서 조금씩 튀겨 강정에 묻힌다.
특히, 작은 알의 밥풀튀김에는 일부 지초로 분홍물을 들여 작은 모양으로 썰어 만든 강정에 묻히기도 하는데 이를 매화강정이라 한다. 크기에 따라 소약과·대약과 등이 있으며, 모나고 크게 만든 것은 모약과라 한다.

에너지(kcal)177.0탄수화물 (g)10.0지방 (g)   13.0단백질 (g)5.0비타민비타민 A (μg RE)50.1비타민 C (㎎)1.89비타민 B1(㎎)0.09비타민 B2(㎎)0.01나이아신 (㎎)0.0무기질칼슘(㎎)16.2인 (㎎)26.1나트륨(㎎)8.58칼륨 (㎎)60.3철분(㎎)0.4강정을 만들 때 밥을 고온에서 튀기면 전분의 호화가 일어난다. 호화된 전분은 수분함량이 적어 저장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노화되지 않아서 장기간 보관이 용이하다. 찹쌀을 일단 호화시켜 가루로 만들어 쪄서 다시 건조시킨 다음 기름에 튀겨 집청하여 옷을 입힌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호화의 가장 큰 장점은 소화 흡수가 잘되는 점이다. 강정은 곡물을 당화시켜 만든 조청과 방부성이 강한 꿀을 부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잘 상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강정의 대표적인 재료 중 하나는 찹쌀을 주로 이용한다.  또한 잣, 호두, 깨, 땅콩 등은 필수지방산과 비타민 등의 공급원으로 꼽힌다. 이러한 견과류를 첨가하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두뇌발달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어린이 간식으로 좋은 식품이다. 그 밖에 다양한 강정을 만들기 위하여 첨가하는 다양한 재료는 승검초, 송화가루, 계피가루, 행인, 모과, 대추, 복분자 등의 한약재가 두루 쓰이고 있어 영양면에서 우수하고 영양기능성 식품으로서 건강유지에 도움을 준다.


② 다식

쌀·밤·콩 등의 곡물을 가루 내어 꿀 또는 조청에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아서 글자·기하문양·꽃문양 등이 양각으로 나타나게 만든 음식이다.  의례상(儀禮床)에 놓는 필수 과정류(菓飣類)의 하나이다. 다식이 언제부터 있어 왔는지는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삼국유사에 찻잎을 가루로 만들어 제사상에 올렸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것이 차례에 관한 최초의 문헌이 되는 셈이다.
<목은집 牧隱集>에는 팔관회에 썼던  다식의 맛이 연하고 좋았다는 시가 있다. 그러므로 고려에서 연례용(宴禮用) 음식으로 썼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다식의 어의(語義)에 관하여 <성호사설> 거여밀이조(粔籹蜜餌條 : 유밀과에 관한 조항)에서는 “차는 본디 물에 달여 마셨다. 그런데 송대(宋代)에는 차 잎을 쪄서 일정한 무늬를 가진 틀에 박아 고압(高壓)으로 쪄내어 다병(茶餠)을 만들게 되었다. 이것을 말려두었다가 제사 때는 가루로 만들어 사발에 넣고 끓는 물을 부어서 대나무솔로 휘저어 마신다. 이것이 점다(點茶)이다. 제사가 끝난 후 이 다식을 물에 부어 저은 뒤 자손들이 나누어 먹는 풍습이 바로 음복인 것이다.
그러던 것이 점차 차 대신에 곡물에 꿀을 섞어서 반죽하여 다병을 만들 듯이 다식판에 박아 내어서 제수로 쓰게 되었다. 그래서 이름만 다식으로 남아 있고 실물은 바뀌었다.”라고 하였다. 다식은 중국의 단차형말차(團茶形末茶)를 모방하여 우리의 식품으로 만든 것이다. 다식은 조선시대 제례나 혼례의 큰상차림에서 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다.
이렇게 변형된 다식의 모습은 조선 중기 이후 문헌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선 성종 때 사신으로 왔던 명나라의 동월이라는 사신이 쓴 <조선부(朝鮮賦)>에 의하면 “다식은 밀이나 메밀, 녹두가루를 꿀에 재워 둥글게 만든다” 고 되어 있다. 또 정약용의 <아언각비>의 다식을 설명한 항목에서 “다식은 세상에서는 인단이라고 하였는데 밤, 참깨, 송화가루를 꿀과 반죽하여 다식판에 넣어 꽃잎, 물고기, 나비 모양으로 박아낸 것이다.” 라고 하였다.
다식은 차례나 혼례, 회갑당의 길사 외에도 상비약으로 만들어 두었다가 갑작스러운 병을 얻었을 때 쓰기도 했다고 한다. 흑임자 다식을 만들어 두었다가 식중독이나 토사 곽란이 일어났을 때 복용하기도 하고, 도토리다식은 기침을 멎는다하여 기침막이 떡이라고도 했다한다. 산약다식은 허로를 다스리고 기를 보한다 하여 노부모님께 드리면 좋아 효자 다식이라고 했다고도 한다.
다식에는 쌀다식·송화다식·밤다식·검은깨다식·잡과다식 등이 있다. 쌀다식은 찹쌀을 쪄서 말린 다음 볶아서 고운 가루로 빻아 소금과 꿀 또는 조청을 넣어 만든 것이다. 송화다식은 봄철의 소나무에 피는 송화를 말려두었다가 꿀 또는 조청에 반죽하여 만든 것이다. 밤다식은 삶은 밤을 속껍질까지 벗겨 곱게 찧는다. 그 다음 이것에 계피가루·유자청·꿀 또는 조청을 섞어 반죽하여 만든 것이다. 검은깨다식은 검은깨를 살짝 볶아서 가루로 만든다. 그 다음에 기름이 나오도록 오래 찧은 것을 꿀 또는 조청으로 반죽하여 만든 것이다. 잡과다식은 밤 가루에 대추와 곶감을 찧은 것을 함께 섞어 다식판에 박아 만든다. 이밖에 콩가루·녹말가루·용안육을 이용한 다식도 있다.
제상이나 잔치용 큰상을 괼 때에는 각색 다식으로 글자와 나선문양을 만들면서 괴어 담는다. 제례에는 검은깨다식·송화다식·쌀다식 등을 쓴다. 혼례의 큰상에 노란 송화다식, 파란 콩다식, 누런 쌀다식, 까만 검은깨다식, 분홍빛 녹말다식을 섞어 괴면 매우 화려한 모양이 된다. 집안의 경사 때, 명절, 제사, 차례상에 올라가는 전통 과자이며, 녹차와 잘 어울린다.
다식판은 나무에 둥근 홈을 파고 그 밑판에 글씨, 꽃무늬, 기하학적인 무늬 등을 새겼다. 다식 반죽을 하여 꼭꼭 눌러 찍어 내어 색색으로 돌려 담으면 화려하고 여러 가지 재료로 다양하게 각각의 맛을 낸다. 설에 색색의 가루를 다식판에 꼭꼭 눌러 담아 여러 가지 모양의 다식을 찍어내는 광경은 어린아이들의 신기한 구경거리였다. 다식판은 길쭉하고 단단한 나무 조각의 위 ·아래에 다식 모양을 파낸 것과 한 조각에 구멍을 파낸 것도 있으며, 각재에 원형·화형·물고기 등을 음각으로 파낸 하나의 판으로 된 것도 있다. 위·아래 두 짝으로 된 것은 다식 모양을 돌출시킨 양각판과 투공시킨 판이 양 끝에 버팀대가 있다. 문양은 국화문 곡자, 수자, 희자, 완자, 태극 등 다양하며 그밖에 다식에는 원형 이외에 석류, 포도알과 포도잎, 물고기 모양 등 입체적으로 박아내도록 조각되어 있다. 양각판의 돌출부에는 壽(수)·福(복)·康(강)·寧(녕) 또는 완자무늬 ·꽃무늬 등이 음각되어 있다. 다식이나 약과 반죽을 넣고 무늬를 찍어내는 데 쓰였다. 다식을 박을 때에는 위판을 올려 괴고 구멍에 반죽을 넣어 눌러 찍으면 된다. 다식판은 혼례·회갑연·제례 등에 반드시 쓰이는 조과품이었다. 대를 물리면서 사용하고, 필요시에는 주부가 새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남에게 빌려주지 않는다. 이렇게 다식판은 한 가정에서 대물림되는 전통 공예품이자 선조들의 삶이 배어 있는 문화유산으로 승격되어 있다.

에너지(kcal)99.0탄수화물 (g)16.0지방 (g)   3.0단백질 (g)2.0비타민비타민 A (μg RE)0.0비타민 C (㎎)0.0비타민 B1(㎎)0.10비타민 B2(㎎)0.04나이아신 (㎎)0.50무기질칼슘(㎎)47.0인 (㎎)145.0나트륨(㎎)0.3칼륨 (㎎)475.0철분(㎎)1.5다식에 쓰이는 재료는 여러 가지이다. 그중 콩가루는 비위와 폐를 보호하며 젖을 잘 나오게 하고 메스꺼움과 오랜 기침에 좋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다. 다식의 다른 재료중 하나는 송화가루이다. 송화가루는 건강식품의 하나로 벌꿀과 함께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강장작용, 신경장애, 심장병, 급만성 전립선염, 동맥경화 및 빈혈에 효과가 있다. 송화가루에는 다량의 단백질이 있으며, 이 단백질은 간 장애의 해독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③ 약과

밀가루를 꿀·참기름으로 반죽하여 약과판에 박아 식물성기름에 지져 만든 유밀과이다. 조청이나 꿀에 담갔다가 쓴다. 약과라는 명칭은 반죽에 꿀이 들어갔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며, 약식·약주 등과 같은 맥락에서 쓰이고 있다. 크기에 따라 소약과·대약과 등이 있으며, 모나고 크게 만든 것은 모약과라 한다.
우리나라의 잔치나 상례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음식이다.
약과는 약(藥)이 되는 과일(果)이라는 뜻인데 <오주행문장전산고>와 <지봉유설>에 “그 재료인 밀은 춘하추동을 거쳐서 익기 때문에 사시(四時)의 기운을 얻어 정(精)이 되고 꿀은 백약(百藥)의 으뜸이며, 기름은 살충하고 해독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약과는 유밀과류의 총칭이기도 한데 <아언각비>에는 “우리나라 사람은 꿀을 약이라 하여 좋은 것은 모두 약(藥)자로 고쳐 부른다. 밀주는 약주로 밀반은 약반, 밀과는 약과로 부른다.”고 하였다. 또한 <규합총서>에 보면 “과줄”이라 하였고 한자 표기로는 “조과(造菓)”라고도 불려졌다.
달콤하고 고소해 입안에 넣으면 스르르 녹아버리는 약과는 꿀과 참기름, 집청이 들어간 고급 과자로 약과판에서 찍어낸 정교한 꽃 모양의 약과를 궁중약과라 부르며 한입 크기의 사각 형태로 만든 약과는 개성모약과라 부른다. 궁중약과가 딱딱하고 진득한 맛이라면 개성약과는 파삭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약과는 고운채로 친 밀가루에 참기름을 치고 반죽한 다음, 꿀과 술을 섞어 다시 반죽하여 모양을 낸 후에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튀기기 때문에 기름이 속까지 깊숙이 스며들어가게 되므로 맛이 좋은 대신 열량이 대단히 높다. 약과를 맛있게 하는 비결은 너무 치대면 딱딱하니 가볍게 반죽해야 연하고, 천천히 튀겨야 약간씩 부풀면서 속까지 튀겨진다. 뜨거울 때 집청꿀에 담그면 파스스 꿀물이 들어가는 소리가 맛있게 난다. 그래야 맛있는 약과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약과는 지질 때 기름이 속까지 배어들도록 천천히 지져 집청꿀에 넣게 되므로 약과의 단면이 여러 켜로 포개진 듯하고 그 사이에 기름과 꿀이 속속 배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약과는 통일신라시대에 불교의 제물로 사용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이후 고려시대에 이르러 기호품으로 크게 유행했다. 약과의 모양은 대추, 밤, 배, 감, 새, 짐승의 모양이 변하여 조선시대에는 둥그런 원형이 되었고, 이것이 제상에 쌓아 올리기 불편하여 다시 방형(方形) 즉 네모진 모양이 되었다. 그 후에 또 모양이 변하여 둥글게 만들어져서 지금의 약과판에 박아낸 모양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약과는 말랑말랑한 느낌과 깊고 풍부한 단맛으로 인해 고려시대뿐 아니라 지금도 제사를 지낸 후 아이들은 제일 먼저 약과를 집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과자이다. 인스턴트 과자가 판을 치는 지금도 약과의 인기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밀가루에 소금·후추·참기름을 넣고 골고루 비벼서 잘 섞이도록 체에 친다. 여기에 꿀·생강즙·청주를 넣고 되직하게 버무려서 약과판에 꼭꼭 눌러 박는다.
기름이 끓으면 약과를 넣고 속이 익을 때까지 서서히 지져서 고운 토색(土色)이 나도록 지져 계피가루를 넣은 조청이나 꿀에 담근다. 이것을 건져서 그릇에 담고 잣가루를 뿌린다.
에너지(kcal)276.0탄수화물 (g)39.0지방 (g)   12.0단백질 (g)3.0비타민비타민 A (μg RE)0.0비타민 C (㎎)0.0비타민 B1(㎎)0.03비타민 B2(㎎)0.01나이아신 (㎎)0.28무기질칼슘(㎎)9.1인 (㎎)42.7나트륨(㎎)30.8칼륨 (㎎)41.3철분(㎎)0.6우리밀의 품종은 다양하고, 복합 다당류 단백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면역기능을 높여주고 칼슘, 인, 철분, 비타민 B1, B2가 많기 때문에 피부노화방지 및 미백, 보습효과가 있어 촉촉한 피부를 유지시켜준다.
꿀은 포도당과 과당을 주성분으로 구성된 단당류이기 때문에 체내 장벽에 직접 흡수된다. 사람이 필요한 무기질의 대부분을 벌꿀이 함유하고 있어 체내에 있어서 중요한 생리작용을 원활하게 하고 골조직의 발육을 완전하게 해준다.
생강은 식욕을 돋워주고 소화를 돕는다. 생강에는 소화액의 분비를 자극하고 위장의 운동을 촉진하는 성분이 있어 식욕을 좋게 하고 소화흡수를 돕는다. 계피는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는 약제로 주요 기능은 위장의 점막을 자극하여 분비를 왕성하게 하고 장의 경련성 통증을 억제하고 위장관의 운동을 촉진하여 가스를 배출하고 흡수를 좋게 하기도 한다.


19) 음청류

① 녹차

녹차는 삼국시대 이후 한국인들의 치유의 음료라고 본다. 불교와 함께 발달하기는 했지만 동다송을 지은 초의선사나 다산 정약용선생의 우정도 차로 이어졌다. 차문화가 일본문화라고 알려져 속상하지만 이는 한국서 전래된 것이다. 차는 발효여부에 홍차, 우롱차, 녹차로 나누는데 녹차는 발효가 안 된 우리의 전통차로 보면 된다. 또한 녹차는 찻잎을 따는 시기와 찻잎의 크기와 생산지에 따라 분류되기도 하여 우전차, 세작, 중작, 대작, 작설차, 죽로차, 반야차, 유비차, 화개차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데 다 녹차의 일종이다. 특히, 우전차는 곡우(穀雨) 5일전 이른 봄에 딴 찻잎을 덖어서 만든 차로써 가장 처음 딴 찻잎으로 만들었다고 하여 첫물차라고도 한다. 여린 차 순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은은하고 순한 맛이 특징이며,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여 생산량이 적고 값이 매우 비싼 최고급차이다.
녹차는 타임지에 질병을 물리치는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녹차 속의 카테킨 성분이 항산화물질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산화를 노화로 보는 입장에서 산화를 억제하므로 피부미용과 다이어트 등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최근 녹차음료를 들고 다니는 여성들이 많아진 것도 이러한 영향 때문이다. 중국 최대의 녹차 산지인 항주가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것도 이런 설을 뒷받침해주고 이를 중국은 스토리텔링에 이용하는 것이다. 
한국도 과거의 찬란했던 차 문화의 영광을 되살리고 있어 반갑다. 전남의 최대 녹차 산지인 보성은 이제 녹차 생산 때문만이 아니라 거대한 산지의 구릉에 구불구불 밭이랑처럼 펼쳐져 심어진 녹차 나무의 아름다움으로 최대의 관광지로 손꼽힌다. 녹차는 고혈압, 당뇨 등의 성인병 예방에서부터 다이어트에 이르기까지 녹차의 효능을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이런 연유로 예로부터 선조들은 녹차 음용을 즐겼으며 녹차의 효능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어 왔고 또 지금도 계속 연구 중에 있는 것이 바로 녹차이다. 

에너지(kcal)3.0탄수화물 (g)0.5지방 (g)   0.0단백질 (g)0.3비타민비타민 A (μg RE)7.0비타민 C (㎎)0.2비타민 B1(㎎)0.0비타민 B2(㎎)0.01나이아신 (㎎)0.0무기질칼슘(㎎)2.5인 (㎎)4.2나트륨(㎎)0.5칼륨 (㎎)13철분(㎎)0.2차의 떫은 맛을 내는 탄닌의 주된 구성 요소인 여섯가지 카테킨(catechin) 성분에 이러한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카테킨을 꾸준히 섭취하면 혈장 및 간장 콜레스테롤 농도의 상승을 억제하고, 대변으로 체외 배출을 촉진한다. 또한 카테킨에는 혈압 상승 작용을 하는 안지오텐신II 의 생성효소를 저해하는 성분이 있어서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카테킨 성분이 담배의 발암물질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지고 있다.  녹차는 다이옥신의 흡수를 억제하고 배설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녹차의 카페인은 많이 먹으면 해롭지만 일부 각성작용을 하여 잠을 쫒아 주고, 정신력을 향상시켜, 기억력과 판단력, 이뇨효과를 높인다.

② 막걸리

막걸리는 찹쌀, 멥쌀, 보리, 밀가루 등을 찐 다음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 우리 고유의 술이다. 서양의 와인이 과일주라면 우리의 전통 막걸리는 곡물주이다. 곡물주가 익어 청주와 술 지게미를 나누기 전에 막 거른 술을 말한다. 발효 후 증류 등의 다른 공정을 거치지 않고 막 걸러서 마신다고 '막걸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술이 맑지 않고 탁해서 탁주(濁酒)라 하기도 하고 농사지을 때 주로 담갔다고 농주(農酒), 색이 희다 하여 백주(白酒), 또 맑은 청주를 떠내지 않아 밥알이 동동 떠 있다고 동동주 (부의주浮蟻酒), 서민적 성격의 술로 겸손하게 일러 박주(薄酒)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일반적으로 고두밥을 말린 후 누룩과 물을 넣어 발효시킨 술이 막걸리의 원형이라고 본다. 이것을 '원주' 혹은 '합주' 로 나누기도 하여 맑은 부분을 걸러낸 탁한 부분이 좁은 의미의 막걸리 원료가 되는데 맑은 부분이 청주고, 걸러낸 부분이 탁주이다. 이 탁주의 알콜 도수는 대개 15도 안팎이고 우리가 흔히 마시는 막걸리는 여기에 물을 타, 알콜 성분을 5~6도 가량으로 낮춘 것이다.
막걸리는 누룩이 중요한데 이미 삼국시대에 술 빚는 기술이 능숙하여 중국의 서적에도 우리나라 술에 대한 기록이 나오고, 백제의 수수보리라는 사람은 일본에 처음으로 누룩을 가지고 가서 술 빚는 방법을 전해 주었다고 한다. 이 수수보리는 나중에 일본의 주신(酒神)이 되었다고 하니 역시 한국은 막걸리의 종주국이라고 할 만하다. 우리 술의 삼총사인 탁주(막걸리)와 청주 그리고 증류주인 소주로 분류되는 것은 고려조로 추정된다. 그중에서도 막걸리는 역시 서민적인 술로서 고려조의 시에도 ‘뚝배기 질그릇에 허연 막걸리'라는 대목이 나와 서민의 술로서의 막걸리 이미지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외양상 투박한데다 가격도 저렴하고 서민적인 이미지가 강해 모두가 선호하면서도 여타 다른 술에 비해 푸대접을 받기도 하는 이 막걸리는 그러나 영양학적으로 보아 와인에 못지않은 건강 음료에 속한다. 하지만 막걸리도 분명 술의 한 종류임이 분명한데, 과연 건강에 유익할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알코올 도수가 6~8도 안팎으로 맥주 수준에 불과한데다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몸에 유익한 유산균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과하지 않게만 마신다면 어떤 술보다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막걸리를 마시는 것은 알코올 성분만 제외하면 영양제를 먹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막걸리의 성분을 보면 물이 80%이다. 물을 제외한 나머지 20%는 알코올 6~7%, 단백질 2%, 탄수화물 0.8%, 지방 0.1%이며 나머지 10%는 식이섬유, 비타민 B, C와 유산균, 효모 등이 혼합된 물질이 막걸리이기 때문에 “영양의 보고(寶庫)"라고 불리울만한 음료가 바로 막걸리이다. 와인이 알코올과 물(95~99%)을 제외하면 약 1~5%만이 몸에 좋은 무기질인 것에 비해 막걸리의 영양이 양적으로도 우위이다.
막걸리 1mL에 든 유산균은 100여개에 달하는데 일반 막걸리 페트병이 700~800mL인 것을 고려하면 막걸리 한 병에는 700억~800억 개의 살아 있는 유산균이 들어있는 셈이며 이는 일반 요구르트 65mL (1mL당 약 107마리 유산균 함유)짜리 100~120병 정도와 맞먹는 놀라운 양이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유산균은 장에서 염증이나 암을 일으키는 유해 세균을 파괴하고 면역력을 강화한다.
또한 막걸리에는 비타민 B군이 풍부하다. 막걸리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막걸리 200mL(4분의3 사발)에는 비타민 B2이 약 68㎍, 콜린성분이 약 44㎍, 나이아신이 50㎍ 들어 있다. 비타민 B군은 특히 중년 남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피로완화와 피부재생, 시력 증진 효과를 보인다.
한편 막걸리는 식이섬유 덩어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막걸리 성분 중에서 물(80%) 다음으로 많은 것이 식이섬유(10% 안팎)이다. 막걸리 한 사발에는 일반 시판되는 식이음료들과 비교해 볼 때 100~1000배 이상 많은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식이섬유는 대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도 있다

에너지(kcal)69탄수화물 (g)17.4지방 (g)   0단백질 (g)0비타민비타민 A (μg RE)0비타민 C (㎎)0비타민 B1(㎎)0비타민 B2(㎎)6.8나이아신 (㎎)0.01무기질칼슘(㎎)4.6인 (㎎)1.7나트륨(㎎)0.5칼륨 (㎎)14.1철분(㎎)0.1막걸리는 미생물에 의해 자연 발효된 자연식품으로 술인 동시에 건강식품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술은 독할수록 간에 부담을 주고 혈당치를 올려 각종 생활 습관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일반적으로 6-7% 정도로 낮고 필수 아미노산이 10여종이 들어 있다. 많이 마시지만 않는다면 건강에도 괜찮다고 한다. 또한 단백질 함량도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약 1.9% 정도인데 이는 우유 단백질인 3%와 비교해 볼 때 상당한 양이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데 효과가 있다. 이는 막걸리의 특성인 생효모가 혈청 속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주기 때문이다.

③ 매실차

매실은 둥근 모양으로 5월 말에서 6월 중순에 녹색으로 익는다. 중국이 원산이며 3천년 전부터 건강보조 식품이나 약재로 써왔다. 한국에는 삼국시대에 정원수로 전해져 고려 초기부터 약재로 서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매실은 매화나무 열매인데 이른 봄 하얀 꽃들로 가득 뒤덥혀 바람이 불면 눈처럼 흩날리는 아름다운 매화는 봄에 파르스름한 열매를 올망졸망 매달게 되는데 푸른 매실을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기간은 아쉽게도 짧다. 매실은 20일 정도 지나면 물러지기 쉬워 다른 과일처럼 생과일로 오래 저장할 수가 없다.
신경 써서 챙기지 않으면 바닥에 떨어져 썩어버리기 때문에 매실의 계절이 되면 마치 김장 담그듯 이 때 거둔 매실 열매를 장아찌 등으로 가공하여 먹을거리로 활용한다.
식후 즐겨 마시는 매실차는 뛰어난 정장 작용으로 설사와 변비를 치료하고 강한 살균해독작용으로 식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며 여름철 진액 보충에 효과가 있고 간 기능에도 유익한 작용을 한다. 하지만 매실차가 지금처럼 쉽게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음료로 개발된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다. 쉽게 변질되는 관계로 특별한 철에만 구할 수 있었던 것이 매실이었고 매화나무가 있는 집이나 고장에서만 만들어 먹었던 매실장아찌나 매실주 등이 대량생산된 것은 홍쌍리 여사의 오랜 연구와 노력 덕분이라고 한다. 시집 와서 집 뜰에 있는 거대한 매화나무가 열매를 맺을 때 땅에 수북하게 쌓여 버려지게 되는 매실을 상품화하여 팔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녀는 오랜 기간 주위 사람들로부터 며느리가 그냥 집안일이나 착실히 할 것이지 수선스럽게 별 생각을 다한다는 식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매실 가공품의 대량 생산을 위한 노력을 계속했고 결국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매실 가공업체 사장이 되어 돈방석에 올라 앉았다.
매실을 두고 먹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매실 발효액 만들기이다. 설탕과 1대 1로 섞어서 서늘한 곳에 두어 달만 두면 매실의 새콤달콤한 맛과 은은한 향을 일년 내내 즐길 수 있다. 이 매실 발효액에 5배 정도의 생수를 섞으면 훌륭한 매실 음료가 된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차게 마셔도 좋고 뜨거운 물에 타서 따뜻한 차로 마실 수도 있다. 소주에 발효액을 타면 맛있는 매실주가 된다. 조금만 넣어도 소주의 쓴 맛을 덮고 매실의 은은한 향을 느낄 수 있는데 분량은 기호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에너지(kcal)63탄수화물 (g)7.9지방 (g)   0.1단백질 (g)0.0비타민비타민 A (μg RE)0.0비타민 C (㎎)0.0비타민 B1(㎎)0.0비타민 B2(㎎)0.0나이아신 (㎎)0.0무기질칼슘(㎎)0.5인 (㎎)1.4나트륨(㎎)1.8칼륨 (㎎)13.5철분(㎎)0.1매실은 다량의 유기산을 함유하고 있다. 구연산, 사과산, 주석산, 호박산을 함유하고 있으며, 구연산의 함량이 가장 높다. 구연산은 몸의 피로물질은 젖산을 분해시켜 체외로 배출시킨다. 구연산은 당질의 소화흡수를 돕고, 에너지 생성을 도와 준다.
매실에는 피크린산이란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독성물질을 분해해서 식중독, 배탈 등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매실은 소화기관에서 소화효소의 분비를 좋게 해서 소화가 잘되게 하고, 위산과다나 소화불량에 좋다. 또한 살균효과가 있는 카테킨 산이 있어 장내 유해균의 번식을 억제해서 염증을 막을 수 있다. 매실에는 칼슘 함량이 높아 성장기 어린이, 여성에게 매우 좋은 칼슘 급원식품이다. 칼슘이 장내에서 흡수될 때 구연산과 결합하면 흡수율이 높아질 수 있다.

④ 수정과

생강과 계피를 달인 물에 설탕이나 꿀을 타고 곶감·잣 등을 넣은 음료를 말한다.
19세기 조리서인 <시의전서>에는 “좋은 건시를 냉수에 담되 물을 넉넉히 부어 두었다가 흠씬 불은 후 생강차를 진하게 달여 붓고 화청(和淸)하여 잣을 뿌린다”고 되어 있고, 20세기 조선요리제법에는 “생강을 저며 설탕 넣고 끓인 뒤 항아리에 담아 식힌 뒤 곶감을 넣었다가 그릇에 담을 때 계파와 실백을 띄운다”고 되어있다. 계피를 수정과에 넣은 것은 비교적 후대의 일인 것으로 보인다.
수정과는 건시수정과가 보편적이며, 수정과에 쓰는 물은 생강과 계피로 만든다. 이 두 가지는 모두 한약재로 유명하지만 물에 넣어 끓이면 맵고 향기가 좋은 물을 만들 수 있다. 물에 대한 양은 일정하게 정하기가 어려우므로 진하게 끓여서 알맞게 희석하여 쓰는 편이 안전하다. 또 생강과 계피를 한 그릇에 넣고 끓이면 상대편의 향미를 감소시켜 맛이 싱거워지므로 따로따로 끓여서 둘을 합하여 쓴다. 옛날에는 청밀(淸蜜)을 타서 썼는데 요즈음은 설탕을 넣기도 한다.
이 수정과는 곶감이 마른 다음부터 정이월까지 식혜와 함께 잘 마시는 찬 음료이다. 특히 정초에 세배 오는 손님을 위하여 많이 마련해 놓았다.
“곶감 꼬치에서 곶감 빼 먹듯” 이란 속담이 있다. 애써서 모아 둔 것을 힘들이지 않고 갖다 먹어 없애 버린다는 뜻이다. 속담에서 알 수 있듯 곶감은 가을 한 철 열리는 감을 정성을 들여 갈무리 해 둔 달고 맛있는 먹을거리였다. 달랠 때 호랑이가 온다고 해도 울음을 그치지 않던 아이가 곶감을 주니까 울음을 그치는 것을 보고 창밖에까지 다가온 호랑이가 곶감이 자기보다 무서운 것이로구나 라고 생각하여 다시 숲 속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처럼 곶감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말린 과일이다.
감은 수분이 80%가 넘어 저장성이 부족하므로 조상들은 곶감으로 만들어 먹었는데 설사를 멎게 하고 배탈을 낫게 하는 효능과 함께 지혈작용이 뛰어나 객혈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주요 약제로도 처방되어 왔다. 
가을에 수확한 감을 늦가을 햇볕 아래 온 마을 아낙들이 둘러 앉아 껍질을 까서 꼬치에 꽂아 말리는 모습은 그지없이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 풍경이다.
이 곶감으로 운치 있게 수정과를 만들면 품격이 넘치는 후식이 된다. 수정과는 원래 국물이 있는 정과로 음청류인 화채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었다. 수정과는 곶감을 넣어 만든 건시수정과가 대표적이다. 계피와 생강을 달인 물에 설탕이나 꿀을 타서 감미를 더하고 곶감이나 잣을 띄워 마시는 것으로 몸을 보양하던 대표적인 음료로 꼽혔다. 수정과는 과음으로 몸 안에 축적된 알코올 성분을 산화 배설하는데 필요한 과당과 비타민, 수분을 갖추고 있다. 수정과를 만들 때 넣은 생강이나 꿀은 맛을 조절하는 것이고 잣은 맛 뿐만 아니라 영양의 균형과 곶감의 수렴작용을 보완한다. 계피의 알싸한 향이 더해진 달콤한 맛에 부드럽게 부풀려진 곶감과 고소한 잣의 맛은 환상이다. 수정과에 띄운 잣은 곶감 속에 들어 있는 탄닌과 철분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 빈혈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또한 생강은 속을 따뜻하게 해 폐와 위장 기능을 튼튼하게 해주며 배탈이나 구토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고 계피는 매우면서도 단맛이 있고 그 기운이 뜨거워서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체내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며 양기를 돋우어 준다. 수정과는 몸에도 좋지만 정성스러운 손맛이 가득 들어가야 하는 전통 음료이다. 겨울에 온가족이 둘러 앉아 얼음이 서걱한 수정과 한 그릇 먹는 맛은 일품이다.
강원도에는 호박수정과라는 것도 있다. 호박수정과는 호박, 생강, 계피를 넣고 달인 것에 곶감을 넣어 먹는 음료이다. 호박수정과는 감기예방 및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며 제사나 손님 접대시 좋은 음료이다.   
생강은 따뜻한 성질을 지닌 식품으로 폐와 위장 기능을 튼튼하게 해주며 배탈이나 구토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민간요법에서는 감기나 두통, 설사, 구토, 현기증으로 고생할 때 생강생즙을 물에 타서 자주 마시도록 했다. 하지만 너무 오래 마시면 심기(心氣)를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병이 있는 사람은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에너지(kcal)123.0탄수화물 (g)23.0지방 (g)   1.0단백질 (g)3.0비타민비타민 A (μg RE)9.62비타민 C (㎎)0.0비타민 B1(㎎)0.0비타민 B2(㎎)0.0나이아신 (㎎)0.0무기질칼슘(㎎)0.0인 (㎎)0.0나트륨(㎎)0.0칼륨 (㎎)13.0철분(㎎)0.0수정과위에 동동 떠있는 곶감과 잣도 빼놓을 수 없다. 수정과에 동동 띄워 먹는 곶감은 아기자기한 멋과 맛은 물론이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과 빈혈 예방에 효과를 나타내며 비타민 공급원으로도 손색이 없다. 곶감은 장과 비위를 보호해 소화 작용을 촉진하며 얼굴의 기미를 없애고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귤의 2배)가 많아 감기를 예방한다. 그리고 한의학에서 '해송자'라 불리는 잣은 몸이 허약할 때 기운을 보충해주는 보익제로 사용될 만큼 자양강장식품으로 꼽히고 호두나 땅콩보다도 철분 함량이 높아 빈혈을 막는 효과도 있다.

⑤ 식혜

밥을 엿기름으로 삭혀서 감미가 나도록 만든 음료이다. 식혜를 언제부터 만들기 시작하였는지 알 수 없지만 삼국시대까지로 올라간다고 추정한다.고려시대 문헌인 <동국이상국집>에 보이는 ‘행당맥락(杏餳麥酪)’의 ‘낙(酪)’을 식혜나 감주무리로 보는 견해도 있다. 구체적인 기록은 조선시대 영조 때의 문헌인 <소문사설 謏聞事說>에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생선식해에서 식혜가 분화되어 나오는 시기를 18세기 경으로 보기도 한다. 식혜가 생선+곡물+소금+향신료에서 생선+곡물+엿기름+향신료로, 다시 곡물+엿기름으로 분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천과정의 대표적 사례가 안동식혜이다. 안동식혜는 곡물+엿기름+생강+무+향신료(고추)로 만든 음료인데 김치의 형태와 흡사하다.
식혜는 단술 또는 감주라고도 부르는데 밥알을 띄워서 먹는 것은 식혜, 밥알을 걸러내서 먹는 것을 감주라고 한다. 식혜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다른 음식을 아무리 잘 차렸어도 식혜를 그르치면 다른 음식도 점수가 깎인다. 일종의 후식인 식혜는 달착지근 입에 착 달라붙으며 맛이 있어야 식사가 다 맛있었다는 생각을 안겨주는 음식의 마무리인 셈이다. 오죽했으면 ‘식혜치레 하다가 제사 못 지낸다’는 말이 나왔을까. 성격이 변덕스러워 냄비 같은 사람을 두고 ‘여름 식혜 맛’이라고 한다. 식혜는 그만큼 정성과 손맛이 따라야 하는 한식이다.
식혜는 중국 주나라 시대의 예기에 나오는 상류계급에서 마시는 청량음료의 하나인 ‘감주’의 윗물인 ‘단술’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문헌에는 1940년 경의 <유문사설>에 처음 나타나고 있다. 식혜의 맛은 엿기름 가루에 달려있는데 <시의전서>에는 엿기름 거르는 법을 소개하면서 보리로 엿기름을 만들면 좋다고 했다. 엿기름에는 당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많이 있어서 당화작용이 일어나고 생성된 말토오스는 식혜의 독특한 맛을 낸다. 아밀라아제는 식후 소화를 돕는 데 또한 좋은 역할을 한다. 식혜의 이 단맛은 설탕의 강렬하고 순간적인 단맛과는 그 성격이 달라 은근하고 깊은 단맛이 난다.
일종의 후식인 이 단맛의 음료는 특히 명절 등 기름지고 풍성한 음식을 많이 먹었을 때 먹으면 체증을 해소하는 효능을 가졌다. 소화제가 귀하던 시절에 명절 음식에의 유혹은 과식을 불렀을 것이고 후식으로 식혜를 내오는 것은 음식이 곧 약이라는 약식동원 사상을 입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식혜는 지방마다 종류가 달라서 안동 식혜, 진주 식혜, 강원도 식혜, 경상도 식혜 등이 있다. 안동 식혜에는 고춧가루를 넣어서 만드는 등 지방마다 특색이 다른데 이중 특이한 것은 가자미 식혜이다. 가자미 식혜는 밥알 뿐만이 아니라 가자미도 같이 삭혀서 만든 함경도 고유의 음식으로 일종의 젓갈로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도루묵식혜, 황해도연안식혜, 강원도 북어식혜 등이 있다 이런류의 식혜들은 주로 해안지방에서 발달하여 밥과 계절에 맞는 생선을 토막 내서 삭힌 것으로 후식이라기 보다는 반찬으로 사용된다. 그래서 혹자는 밥알만을 삭혀 만든 음료용 식혜만 식혜라고 표기하고 밥알 외에도 생선을 삭혀 함께 만든 것은 ‘식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식혜를 만드는 법은 먼저 엿기름을 알맞게 계량하여 따뜻한 물에 껍질째 넣고 빨아서 고운 채에 밭친 다음 그 물을 가만히 가라 앉힌다 (엿기름은 보리에 싹을 틔운 것으로 가을보리를 물에 담가 싹이 뾰족하게 나면 시루에 안쳐 물을 가끔씩 주면서 기른다. 싹이 보리길이의 두 배쯤 자랐을 때 바싹 말려두었다가 필요할 때에 맷돌에 갈아서 사용한다.). 싸라기가 없는 좋은 쌀을 택하여 매우 된밥을 지어 사기항아리와 같은 금속물이 아닌 그릇에 담는다. 사기항아리에 엿기름의 웃물만을 가만히 따라서 붓고 온도를 60∼70℃로 4∼5시간 유지시켜 밥을 삭힌다. 이 때 온도가 낮으면 밥이 쉬어 식혜의 맛이 시어져서 실패한다. 또한 온도가 너무 높아도 당화가 잘 안 된다. 뜨거운 물 가운데에 항아리를 놓아 간접적으로 보온하는 방법이나 따끈한 아랫목 이불 속에 묻어 보온하는 방법을 쓰면 좋다. 4시간 정도 지난 뒤에 뚜껑을 열어보아 밥알이 동동 떠 있으면 밥알을 조리로 건져서 찬물에 헹구어 다른 그릇에 담는다. 그리고 나서 나머지 식혜물은 한소끔 끓이면서 설탕을 알맞게 탄다. 끓이는 동안 떠오르는 거품은 숟가락으로 살짝살짝 걷어내야 식혜물이 맑고 정하다.쌀은 멥쌀이나 찹쌀을 쓴다. 멥쌀로 만든 것이 밥알이 더 잘 뜬다. 찹쌀은 밥알이 뭉그러져서 지저분하게 보이고 감촉도 나쁘다. 감미(단맛)는 찹쌀로 만든 것이 조금 더 강하다. 식혜물은 몇 가지 가미를 하여 맛과 모양을 좋게 하기도 한다. 식혜물을 끓일 때에 생강 몇 쪽을 넣거나 따로 생강물을 달여서 섞고, 유자를 통으로 혹은 서너 조각을 내어 식혜물에 담가 향미가 배어들도록 한다. 또는 식혜에 유자청을 섞고 유자껍질을 곱게 채 썰어 띄우기도 한다. 흰 밥풀과 노란 유자채가 어우러져 예쁘고 향기도 있다. 석류를 보석처럼 몇 알 띄우고 잣을 띄우기도 한다. 식혜는 추동간에 마시는 것이 제철이었다. 최근에는 계절이 없이 마시고 있으며, 설탕 맛이 지나쳐 맥아당의 맛이 적은 음료가 되고 있다. 식혜는 흔히 감주와 혼용된다.
밥알이 삭아서 동동 떠오르면 밥알을 따로 건져놓고 끓여서 차게 식혀 밥알을 띄워 마시는 것이 식혜이고, 감주는 밥알이 다 삭아서 노르스름해지고 끈끈해지며 단맛이 날 때에 끓여서 단맛을 진하게 하여 따끈하게 마시는 것이다.
에너지(kcal)104탄수화물 (g)22.7지방 (g)   0.1단백질 (g)2.4비타민비타민 A (μg RE)0비타민 C (㎎)0비타민 B1(㎎)0.01비타민 B2(㎎)0.03나이아신 (㎎)0.2무기질칼슘(㎎)75인 (㎎)25나트륨(㎎)2칼륨 (㎎)10철분(㎎)0.4
식혜는 밥 즉 전분에 엿기름 성분인 말타에제가 당화 작용을 하여 포도당으로 분해 시킨 식품이다. 이 식혜의 포도당 성분으로 인해 밥에서 느끼지 못한 단맛을 내고 있다. 이 포도당은 알파와 베타 두종류가 있는데 알파는 단맛이 약한 반면 베타는 단맛이 강하다. 그리고 엿기름에 의한 당화과정을 거친 음료라서 소화가 훨씬 쉽다.

⑥ 오미자화채

한국음식은 우주의 중요한 원리인 음양오행의 질서를 담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 음식들에는 음과 양의 조화 즉,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의 조화 그리고 오행의 원리로 오색과 오미가 들어 있지만 식품자체의 이름에 오미가 들어 간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오미자는 열매는 하나인데도 맛은 신비하게도 단甘맛, 신酸맛, 쓴苦맛, 짠鹹맛, 매운辛맛의 다섯 가지를 다 가지고 있다고 해서 오미자라고 한다. 그만큼 한국인의 정서를 잘 반영해 주는 식품이고, 과거로부터 중요한 식재료로 그리고 약재로도 사용하여 왔다.
음료라면 서구의 탄산음료나 과일쥬스 등을 떠올리지만, 우리에게도 중요한 자연음료가 있었고 오미자는 이러한 청량음료의 역할을 해 왔다. 오미자로 만든 청량음료를 꽃같이 아름답다고 하여 오미자 화채라고 이름붙였다. 맛도 맛이지만 오미자는 선명하게 붉은 색을 띠는 음료이다.  
오미자는 예부터 약재로 사용되어 왔는데 특이한 향기가 있고 약간의 탄닌이 들어 있다. 오미자차는 옛날부터 한방계에서 폐기(肺氣)를 보(補)하고 특히 기침에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 목소리가 가라앉았을 때 마시면 효험이 있다.   
오미자차는 건조(乾燥)시켜 두었던 오미자에 물을 붓고 약한 불에 은은히 달여 꿀이나 설탕을 타서 마시는 한국 한방계 차이다. 끓는 물에 오미자를 넣어 하룻밤 두었다가 오미자물이 우러났을 때 마시는 방법, 오미자를 가루로 만들어 열탕에 타서 마시는 방법 등이 있다. 오미자는 물에 담가 두면 진한 붉은 색으로 우러나기 때문에 단 맛의 과일을 모양있게 조각내어 화채를 만들면 미각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오미자화채가 되어 우리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 준다.
상복(常服) 시에는 오미자를 냉수에 하룻밤 또는 7∼8시간 담갔다 반복해서 우려먹으면 된다.

에너지(kcal)22.0탄수화물 (g)5.5지방 (g)   0.1단백질 (g)0.2비타민비타민 A (μg RE)25.8비타민 C (㎎)0.1비타민 B1(㎎)0.0비타민 B2(㎎)0.0나이아신 (㎎)0.2무기질칼슘(㎎)7.7인 (㎎)2.1나트륨(㎎)1.7칼륨 (㎎)21.9철분(㎎)0.오미자는 칼륨, 망간 및 칼슘의 함량이 높으며, 알코올 해독작용과 항산화 활성이 높은 소재이다. 안토사이아닌 뿐 아니라 플라보노이드 및 유기산의 풍부하여 한방에서는 거담, 자양강장제 등으로 이용되었으며, 간장 보호, 알코올 해독, 혈당강하, 콜레스테롤 저하, 고지혈증 완화, 면역 조절, 항암 및 항종양 활성이 높다. 신맛은 수렴작용이 있어 간이나 담, 눈에 좋다.
오미자의 신맛의 유기산에 의하면, 이는 유해균에 대한 살균효과 및 장내 세균밸런스 조정작용을 하며 신진대사를 도와 체력을 증진시키며 피로회복 및 미용에도 효과가 있으며,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⑦ 유자차

유자를 재료로 만든 차. 신맛이 많은 유자는 예로부터 관절염·신경통 등에 유효하며, 주독을 풀거나 소화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자차는 엷게 저민 유자 두세 쪽을 끓은 물 한 잔에 넣어 우려 마시는 경우와 껍질을 달여 마시는 경우가 있지만, 유자청(柚子淸)을 이용한 차가 가장 널리 쓰인다.
유자를 담가 향을 우려낸 꿀은 유자청이라 하여 약과 등 음식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 덜 익은 열매는 약재로 사용된다. 약성은 양(凉)하고 산(酸)하며, 진토(鎭吐)·행기(行氣)·해독(解毒)·소영(消癭)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자차는 유자껍질과 속을 따로 설탕에 절여 속만 물에 넣어 끓이고, 유자껍질은 가늘게 채썰어 끓인 물을 붓고 유자청을 조금 넣고 잣을 띄워 마시는 한국 전래의 차이다. 유자 열매 전체를 쓰기도 하고 껍질만을 쓰기도 한다. 유자를 알맞게 썰어 푹 잠길 정도로 설탕이나 꿀물을 넣고 항아리에 담아 밀봉해서 서늘한 곳에 4∼5개월 묻어 두어 유자청이 생기게 한다. 유자차는 끓는 물 1잔에 유자청을 작은술 1쯤 타고 꿀이나 설탕으로 감미를 맞추고 실백이나 석류알을 띄운다. 노란 빛의 유자차에 띄워진 붉은 빛의 석류알은 달콤한 맛과 함께 시각적으로도 행복을 선사한다.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은 유자를 얇게 썰어서 끓는 물에 몇 조각씩 넣어 우려서 마신다.
유자차는 기침, 감기몸살, 피로회복, 숙취해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유자는 과육보다는 유자의 껍질에 영양분이 더 많으며 유자의 비타민 C는 오렌지의 1.5배, 귤보다 2배나 많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되어 술을 마신 날 아침 찾게 되는 달콤한 음료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유자차의 숙취해소 효능에 대한 실험이 있었다. 소주 두 병을 마른멸치를 안주삼아 마신 후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고 이어 유자차를 한 사람만 마시게 하여 두 시간 후 다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여 비교하였다. 결과는 유자차를 마신 사람은 알코올 농도가 반으로 줄어든 반면 유자차를 안 마신 사람은 오히려 알코올 수치가 더 올라갔다. 이는 유자차의 비타민이 간에 작용을 해서 알코올 분해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자차는 피로회복은 물론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되며 입냄새도 제거해 준다.
이외에도 감기, 신경통, 풍의 치료와 예방에 유효하며 암예방 효과도 있다. 또한 혈액의 흐름을 도와주고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어 류머티스와 관절염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유자에 있는 헤스페레딘이라는 물질은 비타민 P와 같은 효력을 나타내어 모세혈관을 보호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힘을 갖고 있다. 따라서 뇌혈관 장애로 일어나는 풍에도 유자는 효력을 발휘한다. 그 밖에도 새큼한 맛의 성분인 구연산이 4%가량 들어 있어 몸의 피로를 풀어주고 소화액의 분비를 도와주기도 한다. 또 칼슘, 칼륨 등의 무기질도 많이 들어 있다.
결국 유자차는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향을 지닌 명약 중의 명약이 아닐까 한다. 쓰디쓴 한약을 먹느니 맛도 좋고 향도 일품에다 색깔도 좋은 유자차를 상시 음용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지름길이다.
얇게 저민 유자를 꿀이나 설탕에 재어 항아리에 담아 습기가 없는 서늘한 장소에 보관하여 2, 3주일이 지나면 맑은 유자즙이 괴는데, 이것을 유자청이라고 한다. 유자청을 만들 때에는 저미지 않고 유자에 구멍을 내어 꿀이나 설탕에 재워두는 방법도 있다. 찻잔에 유자청과 유자편을 약간 담고 잘 끓인 물을 부으면 유자차가 된다. 그 위에 실백 등을 띄워 마시기도 한다.
에너지(kcal)69탄수화물 (g)17.4지방 (g)   0단백질 (g)0비타민비타민 A (μg RE)0비타민 C (㎎)0비타민 B1(㎎)0비타민 B2(㎎)6.8나이아신 (㎎)0.01무기질칼슘(㎎)4.6인 (㎎)1.7나트륨(㎎)0.5칼륨 (㎎)14.1철분(㎎)0.1유자는 껍질부터 씨앗까지 버릴 게 하나도 없는 과일로 불린다. 유자는 비타민 C가 레몬보다 3배나 많고 칼슘, 무기질이 풍부한 자연산 피로회복제로 스트레스 해소, 피부미용, 감기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 또 유자에는 골격형성을 돕고 골다공증을 막아주는 영양소인 칼슘이 다른 어떤 과일보다 많이 들어 있다. 유자씨는 항염증, 항균, 지혈작용을 하여 세균침입에 의한 방광염 치료에도 이용되었다. 목의 염증과 기침을 가라앉혀 기침과 기관지 천식에 효과를 발휘하는 정유성분도 함유되어 있어, 민간에서 차로서 널리 이용되었다. 또한 엽산도 100g당 30 ug이 들어 있어 꾸준히 복용하면 악성빈혈도 예방한다.

⑧ 인삼차

불로장생 하기를 원했던 중국 진시황은 동쪽으로 가서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한다. 그래서 수많은 불로초가 이 땅에 생겨났지만 아마 이 불로초에 가장 가까운 것이 고려 인삼이 아닌가 한다. 바로 이 인삼을 가장 먹기 쉬운 형태로 만든 것이 인삼차이다. 가장 한국적인 차이면서 외국인들이 몸에 좋다고 생각해서 쓴 맛을 참고 마시는 차이기도 하다.
한식세계화의 선봉에 서 있는 차이기도 하다. 인삼의 쓴 맛을 흙 맛이라고 해서 싫어하는 외국인들도 몸에 좋은 강장제라고 하면 인삼차 한잔쯤은 마셔준다. 음식의 스토리텔링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인삼은 옛날부터 불로장수의 이름난 생약으로 만병통치약이라 해서 많이 쓰였다. 유효성분으로 사포닌 배당체, 정유, 비타민 A, B, C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오래 묵은 인삼일수록 그 효과가 크다고 한다. 효능으로는 정신적, 육체적 활동력 강화는 물론 빠른 피로회복, 혈압조절, 조혈기능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최근에는 이러한 효능들이 과학적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면역기능을 올리는 물질로 인정받고 있다.  인삼은 8∼9월에 캐는데 4년근, 6년근이 된 것을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캐서 가공하여 말린 것을 건삼이라 하고 말리지 않은 것을 수삼이라 한다. 인삼을 쪄서 말린 것을 홍삼이라고 한다.  
한국의 인삼을 모르는 외국인이 있을까. 한국은 몰라도 진생이라는 이름은 불로초, 만병통치, 진시황도 한반도에까지 사람을 보내 찾았던 것은 만인이 다 알고 있다. 산에서 자생한 산삼이든 재배한 인삼이든 인삼은 우리 땅에서만 나는 지극히 특별한 식물이다. 외국에서도 인삼을 재배하고 미국의 심마니도 미국의 험준한 산에서 삼을 캔다고 하지만 한국의 인삼과는 그 효능이 비교가 될 수 없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약 인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외국인에게 인삼차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다. 배낭에 넣어 간 1회용 인삼차 한 봉지를 주고 식당에서 한 끼 식사를 거나하게 먹었다는 젊은이도 있을 정도로 인삼차는 외국인이 손에 꼽는 인기 식품이다.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 朝鮮常識問答>의 인삼 해설에 의하면 옛날 우리 나라는 어디에나 자연생의 삼이 많아서 1년에 수만 근을 채취하여 그것을 주고 일본에서 은(銀)과 동(銅)을 사다가 그대로 중국에 팔아 이익을 얻었다. 또 인삼을 주고 중국에서 생사와 주단을 사다가 그대로 일본에 팔아 또 이익을 얻는 국제무역을 행하여 수백 년 동안의 국제수지는 거의 인삼이 지탱하여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데 남채(濫採)·남용(濫用)의 결과 영조 때에는 자연삼이 부족해져서 전라도와 경상도지방에서부터 씨를 뿌려 인공으로 기르는 법이 행하여지고, 나중에 개성에서 이를 시험하여 가장 좋은 성적을 내었으므로 그때부터 개성이 인삼의 대표적 산지로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수천 년 동안 인삼이 영약(靈藥)으로 숭상되어 왔으나 서양에 소개된 것은 불과 수세기에 지나지 않는다. 원나라 때 중국을 여행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나 오도리크(Odoric,P.da)의 견문기에는 아직 인삼에 대한 기록이 나타나지 않는다.
차세(Chasse,E.U.)에 의하면 1610년에 최초로 인삼이 네덜란드 사람에 의하여 유럽에 소개되었다고 한다. 1653년 난선(難船)으로 제주도에 표류하여 1666년까지 우리 나라에 체재한 네덜란드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인 하멜(Hamel,H.)이 저술한 <하멜표류기> 가운데 조선특산품으로서 인삼이 기록되어 있다. 또 그들이 우리나라를 떠나 1667년 일본의 나가사키(長崎)에 들렀을 때, 그곳 관헌과 회견하며 인삼에 관한 문답을 한 것이 기록에 남아 있다.
일본 관헌이 “인삼을 어떻게 발견하며 무엇에 사용하며, 또 어디에 수출하는가?”라는 질문에 네덜란드 사람은 “인삼은 북부지방에서 발견되며, 그들에 의하여 약으로 사용되고, 또 매일 타타르(韃靼:지금의 중국 동북지구, 즉 만주이며 고구려시대에는 우리의 판도였다)에 공물로 보내며 상인에 의하여 중국과 일본에 수출된다.”고 대답하고 있다.
인삼을 차로 마시는 경우는 생삼이라고도 불리는 수삼이나 홍삼을 모두 쓸 수 있는데, 통째로 물에 넣어 오랫동안 은근히 달여 마시거나 가루를 만들어 끓는 물에 타서 마시기도 한다. 삼을 달일 때는 대추를 몇 개 넣는 것이 향미가 좋으며, 인삼 10g에 물 500mℓ의 비율로 달인다. 식성에 맞추어 꿀이나 설탕을 넣어 마셔도 좋고, 가루인 경우에는 끓는 물 1잔에 1∼2스푼을 타는 것이 적당하다. 그러나 지금은 간편하게 물에 타서 마실 수 있는 인스턴트 인삼차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에너지(kcal)31탄수화물 (g)7.9지방 (g)   0단백질 (g)0비타민비타민 A (μg RE)0비타민 C (㎎)0비타민 B1(㎎)0비타민 B2(㎎)0.01나이아신 (㎎)0무기질칼슘(㎎)0.1인 (㎎)0.7나트륨(㎎)0.7칼륨 (㎎)3철분(㎎)0
인삼의 주요성분이며, 약리 활성성분으로 알려진 배당체인 진세노이드는 30여종의 사포닌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배당체를 산으로 가수분해 할 경우 포도당, 람노스, 수크로오스, 프락토오스 등과 아글리콘이 생성된다. 인삼의 사포닌 성분은 인체내 지방 분해력이 크며, 영양소의 흡수와 소화 촉진, 세포내 효소를 활성화 하여 신진대사를 촉진, 혈청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고 에너지를 증가시켜, 원기회복, 피로, 무력감, 식욕부진을 개선시킨다. 인삼 고유의 향기 성분은 파나센이며 이것은 인슐린과 같은 작용을 하여 당뇨병에 유효하다. 또한 인삼은 부신피질호르몬인 글루코콜티코이드의 분비를 촉진하여 여러 스트레스에 대하여 부신피질 기능을 강화시킨다. 인삼은 대뇌피질을 자극해서 콜린의 작용을 증강하고 혈압강하, 호흡촉진, 적혈구 및 헤모글로빈 증가, 소화 기능을 향상시킨다.
인삼은 비타민 B군, 니코틴산, 판토텐산, 폴산 및 비오틴이 함유되어 있으며, 망간, 구리, 코발트, 비소, 게르마늄, 인, 알루미늄과 같은 미량 원소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게르마늄은 노화된 세포를 신생세포로 바꾸는 역할을 하여,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항산화작용을 하는 말톨이 함유되어 있어 좋은 항산화 식품이다.


20) 한정식

① 한정식

한정식은 서양의 정찬처럼 시간에 따라 한 가지씩 차려내는 것이 아니라 한 상에 동시에 차려져 내오는 전통 반상 차림이 원칙이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한정식은 보는 맛이 먼저다. 가짓수를 헤아리기도 힘든, 어쩌면 한국의 모든 반찬 중 맛있고 정성스러운 것만을 골라 한 상에 다 차려놓은 것을 한정식이라 불러도 될 것이다. 한정식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전채, 곡물 위주의 주식과 부식 및 후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식의 재료와 조리법에 따라 향신료나 조미료를 다르게 사용하며 다양한 조리법과 가공법으로 발달했다. 한정식의 상차림은 밥과 국, 김치, 찌개, 그리고 종지에 담은 간장, 초장 등을 제외한 반찬을 기본으로 하여 생채, 숙채, 구이류, 조림류, 전류, 장과류, 마른찬, 젓갈류, 회, 편육 등을 쟁첩에 따라 3첩, 5첩, 7첩, 9첩, 12첩으로 나누었다.
일반적으로 한정식이란 옛 대가들의 반상 차림이 상업화한 것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통설이다. 한정식이란 개념의 등장을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보통 한정식의 유래는 대략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일제강점기 요정 문화에서 한정식의 유래를 설명하는 것이다. 즉 조선시대 임금님의 요리사였던 옛날 대령숙수(待令熟手)들이 궁중에서 나와 차린 음식점에서 한정식이 시작되었다는 견해이다. 즉 한정식의 기원은 궁중 음식이 된다는 입장이다.
대령숙수는 조선시대에 나라의 부름을 받고 궁중에서 익숙한 손놀림으로 음식을 만들어 내는 남자 요리사를 뜻한다. 오늘날의 출장 요리사와 비슷한 입장이다. 고종이 총했다는 숙수 안숙환은 대한제국 당시 궁내부 전선사의 사장이었는데 궁내부가 사라지게 되자 그를 따르던 숙수들과 1908년 우리 역사 속에 남은 전설의 요정 명월관을 열었다고 한다. 당시 고위 관직자나 돈 좀 있다는 사업가들은 이 명월관에서 숙수들이 만들어내는 연회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명월관은 음식  만 아니라 또 다른 차원에서도 역사 속에 길이 남을 곳인데 구시대의 정치는 모두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명월관은 소위 요정정치라 불리는 초기 한국의 정치 스타일을 상징하는 장소로 인식되어 일반 서민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치의 속성처럼 은밀하고도 신비한 별세계로 여겨졌었다. 소문으로만 들리는 명월관의 한정식 역시 환상 속의 음식으로 비쳐졌다. 궁중요리의 진수를 담아 차려내는 음식을 통해 일반인들이 궁중요리 맛을 알게 된 것은 명월관류의 요릿집이 점차 늘어나면서 일반인들도 한정식을 접하게 된 후이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부터 ‘한정식’이란 개념이 등장한 것일까? 물론 정확한 연대는 꼭 집어 말하기 어렵다. 대략 일제강점기로 추측할 뿐이다. 일제시대 ‘요정 문화’에서 한정식의 유래를 찾는 의견이 지배적인 탓이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 사대부가의 반상 차림에서 한정식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한정식의 기원은 훨씬 위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째는 사대부가의 반상 차림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지방 사대부들의 호화로운 상차림은 크게 전라도를 통해 발전된 남도 한정식과 고려시대의 화려했던 음식 문화를 계승해 온 개성 한정식으로 크게 대별된다. 남도식은 칼칼하고 짭조름한 맛들이 특징이며 다양한 농수산물들로 만든 남도 양반들의 정서가 살아 있다. 반면 개성식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으로 격식이 엄격한 궁중 전통을 지니고 있다. 궁중요리의 진수를 담아 차려내는 음식을 통해 일반인들이 궁중요리에 맛을 들였고 이것은 전라도를 통해 발전된 남도 한정식과 고려시대의 왕실의 음식문화를 계승해온 개성 한정식으로 크게 대별되며 1970년대까지 발전되어 왔다.

○ 남도 한정식 - 남도 한정식은 맛이 강하고 푸짐하며, 개성 한정식은 담백하면서도 모양이 예쁜 게 특징이다. 예로부터 전라도는 산이 깊으면서도 들이 넓고 바다가 인접해 물산이 풍요로웠다. 그러니 자연스레 사대부와 지방 호족을 중심으로 격식 있고 풍부한 반상 차림이 발달해 남도 한정식을 만들어내게 된 것이다. 이에 비해 조선 왕조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개성 사람들은 고려시대의 화려한 음식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커 오늘날까지 개성 한정식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한정식 맛의 비결은 그날그날 논밭과 바다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재료와 음식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정성에 있다. 특히 남도는 먹을거리의 고향으로 남도 어디를 가도 온통 보이는 것이 먹을거리 천지다. 남도에서는 산에서 나는 작은 나물과 들에서 캐는 이름 모를 풀뿌리도 산해진미로 둔갑해 상에 오른다. 수많은 섬들과 갯벌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 또한 남도가 아니면 절대로 맛볼 수 없는 것들이다.
남도 한정식이라도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다. 전북 순창의 40년 된 한정식 집은 반찬이 84가지 나온다. 순창은 원래 장이 유명해 장독대마다 종류별 장이 들어 있고, 간을 할 때는 소금 대신 직접 담근 간장을 사용한다. 그리고 기름에 볶는 음식을 만들 때는 식용유 대신 참기름을 사용해 고소함을 더한다. 여수 한정식은 한정식과 함께 바다 특성상 해물 한정식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강진의 한정식은 기본 반찬이 나온 후에 메인 요리가 나오는 코스식 한정식이다.

○ 해남 한정식 - 남도 한정식하면 보통 해남 한정식이라고 한다. 해남 한정식의 참맛은 30여 가지가 훨씬 넘는 다양한 반찬과 푸짐한 상차림인데, 반찬 수에 놀라고, 맛에 놀라고, 가격에 놀란다. 해남 한정식 집 중 1924년에 문을 열어서 85년 동안 3대가 운영하는 한정식 집이 유명하다. 이 한정식 집은 떡갈비가 유명한데 김처럼 네모난 모양에 납작하다. 반찬은 32가지 정도 되는데 젓갈이 5가지로 젓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더 인기 있다.

○ 진주 한정식 - 경상남도 진주의 한정식은 예로부터 전해지는 교방문화의 영향을 받은 교방음식 상차림이 이색적이다. 한 상 차려진 음식들은 다채로운 색과 모양으로 맛깔스럽고 예쁘게 만들어져 맛을 보기도 전에 눈이 먼저 즐거워지고, 맛에 대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오랜 기간 묵힌 장과,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들은 담백하고 순한 맛을 지니고 있다. 모든 음식들은 한두 번 집어 먹고 나면 그릇이 비워질 만큼 적은 양이 나오지만, 천천히 차례대로 나오는 스무 가지 이상의 음식을 맛보다 보면 어느새 적당히 기분 좋을 만큼 배가 부르게 된다.

이처럼 전통적인 한정식 하면 흔히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음식 접시를 겹쳐서 쌓아 내는 푸짐하다 못해 과한 전라도식 상차림을 떠올리게 된다, 30가지가 넘는 산해진미(山海珍味) 가득한 밥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이다. 요즘은 음식의 양보다는 맛과 질을, 그리고 재활용과 낭비를 막기 위해 깔끔하고 양을 적게 차려내는 코스요리 형태의 한정식으로 변해가고 있다. 음식의 변화상은 당시의 유행이나 문화, 시대정신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어서 한정식도 눈에 띄지 않게 변모해 왔다. 실제로 전통 한정식을 내는 집의 상차림을 들여다보면 이미 퓨전화한 한국 음식이 뒤섞여 있다. 요즘은 입이 떡 벌어지게 한 상으로 차려내던 한정식 상차림도 점차 코스 요리 개념으로 바뀌는 추세다.
30가지가 넘는 음식이 한꺼번에 나오면 무엇부터 먹어야 할까 망설이던 경험은 누구나 있었을 터이다. 전채요리, 주 요리 순으로 시간 차이를 두고 음식이 나오는 편이 맛을 음미하는 데도 유리하다. 코스 요리 형식은 한꺼번에 음식이 나오는 것보다 찬 음식은 차게,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통 우리나라의 반상차림, 즉 큰 상 가득 밥, 국, 기타 반찬들이 차려져 나오는 한정식은 현대에는 서양의 정찬처럼 시간에 따라 한가지 씩 순서대로 음식이 나오거나, 음식 낭비가 많은 예전 한식의 단점을 보완하여 양을 조금씩 줄여서 내놓는 개량된 현대식 한국의 상차림이라고 볼 수 있다. 한정식을 대하는 외국인들은 그 화려함과 다양함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음식들 하나하나가 건강을 생각해서 정성 없이는 만들어 질 수 없기 때문에 세계 어느 곳에서든 호평 받고 있다.


(2) 기타 한식메뉴 스토리 소재 발굴 및 정리

가. 120개 이외 메뉴 선정

한식당 대표메뉴인 120개 메뉴 외에 한식 세계화 홍보 콘텐츠 DB화를 위하여 스토리텔링 소재를 조사하였다. 한식당 메뉴 120개는 식당 위주의 메뉴로 한식전체를 소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음식들을 선정하여 스토리 소재 발굴을 행하였다. 우선, 한식 관련 선행연구 검토와 더불어 관련 전문가 조사를 통해 스토리텔링 소재를 추천받았다. 또한 스토리텔링 소재 탐색을 위하여 기존의 고문헌, 학술문헌, 요리책 등의 여러 문헌에 대한 검토 및 인터넷을 조사하였다. 자료조사의 대상은 다음과 같다.
조사한 문헌들은 주로 음식의 조리법이나 영양소 위주로 작성되어 있었음. 결과적으로 스토리텔링 소재는 음식의 유래, 역사, 전설, 설화, 관련 일화, 영양기능성, 추억의 음식 등으로 선정하였으며,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있는 메뉴는 총 38개로 다음과 같다.


◦ 설화와 민담 속의 한국음식 문화
◦ 출산과 생일의 풍속 및 세시풍속으로 본 한국음식 문화
◦ 추억속의 한국음식
◦ 조선왕조실록, 음식다미방 등 사서 및 고조리서에 기록된 한국음식 문화
◦ 학술문헌
◦ 한국음식과 영양기능성


<스토리텔링을 위한 추가 선정품목>

분 류품목수세 부 분 류밥3콩나물밥(콩나물국밥), 도토리묵밥, 곤드레나물밥김치1동치미면.만두3계란국수(난면), 콩국수, 어만두(준치만두),죽3타락죽, 채소죽, 팥죽 국 및 찌개3추어탕, 애탕국, 꽃게탕구이3산적, 생선 전유어, 생선구이 찜2생선찜(도미찜, 붕어찜), 대게찜조림1장조림생채 & 나물2미나리강회, 선(호박, 오이선)떡3인절미, 증편, 송편술4소주, 탁주, 청주, 전통주음청류2제호탕, 화채한과, 후식3과일편, 엿, 정과기타5육포, 순대, 부각, 충무김밥, 위어회


<스토리텔링 분류 >
분 류한 식음식이름 유래타락죽, 애탕국, 추어탕, 인절미, 제호탕
예시) 인절미
인절미의 이름에 관한 속설로는 조선 인조(仁祖) 때 이괄이 난을 일으켜 한양이 반란군에게 점령당하자, 이노 임금공주의 공산성으로 피난을 갔다. 그곳에서 피난 중인 어느 날, 임씨라는 농부가  찰떡을 해 가지고 임금님께 바쳤는데 그 떡 맛이 좋고 처음 먹어보는 떡이라 신하들에게 그 이름을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한다. 이에 인조가 친히 떡이름을 지어 내렸는데, 임서방이 절미한 떡이라 하여 ‘임절미’라 한것이 오늘날 인절미로 바뀌었다고 한다.추억의 음식곤드레나물밥, 동치미, 채소죽, 송편, 순대(오징어순대)
예시) 순대(오징어순대)
6.25당시 함경도를 떠나온 사람들이 터를 잡은 속초, 일명 아바이 마을은 고향을 그리는 실향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고향을 그리워하며 먹기 시작한 것이 오징어순대인데, 이는 오징어의 몸통에 다진 돼지고기, 풋고추, 당근, 마늘등을 넣어 삶거나 찐 것이다. 원래 함경도에서는 싱싱한 명태에 산채와 막장을 비벼 만든 소를 생선속에 넣어 쪄 먹었다고 한다. 분단 이후 고향에서 먹던 명태순대의 맛을 잊지 못한 실향민들이 속초 앞바다에서 쉽게 잡히던 오징어를 이용하여 만든 음식이 오징어순대이다. 건강콩나물밥, 콩국수, 타락죽, 생선구이, 미나리강회, 선, 제호탕
예시) 제호탕
장내세균 중 유익균의 활성을 도와 장 면역 기능성을 높여 장을 건강하게 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역사적 일화콩나물밥, 위어회, 꽃게탕, 전통주(두견주)
예시) 전통주(두견주)
두견주의 유래를 살펴보면 고려 때 개국공신 복지겸이 원인 모를 병에 걸려 면천에 휴양할 때 열일곱 살 난 딸 영랑이 아미산에 올라와서 백일기도를 드리는 중 신선이 나타나 ‘아미산에 핀 두견화와 찹쌀로 빚되 반드시 안 샘의 물로 빚어 100일 지난 다음에 마시고 은행나무를  심어 정성을 드리면 나을 수 있다’는 예시를 받아 그대로 하여 병을 고쳤다고 한다세시, 풍습부각, 순대, 육포, 도토리묵밥, 동치미, 추어탕, 전유어, 산적, 생선찜, 대게찜, 인절미, 소주, 탁주, 팥죽, 청주, 화채, 과일편, 엿, 정과
예시) 송편
추석 전 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빚는 송편을 빚는 이의 솜씨뿐만 아니라 앞일을 점칠 수 있는 재미도 담아낸다. 처녀들이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좋은 신랑을 만나고, 임부가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설, 옛날이야기 및 속담콩나물밥, 팥죽, 송편
예시) 팥죽
팥죽과 관련된 옛날이야기 ‘팥죽할머니와 호랑이’를 연상시킨다. 호랑이와 팥밭 매기 내기를 해서 진 산골의 한 할머니가 호랑이에게 잡혀 먹게 되자 팥죽이나 먹고 죽게 해달라고 빈다. 주방도구인 달걀, 물개똥, 송곳, 돌절구, 자라, 멍석, 지게 등이 할머니가 쑤어 준 팥죽 한 그릇씩 먹고 호랑이를 물리친다는 줄거리이다.


나. 38개 추가메뉴의 스토리텔링

1) 밥류

 ① 콩나물밥

우리 민족들이 즐겨먹는 법 가운데에는 여러 가지 채소를 이용한 밥이 많은데. 이 중 특히 콩나물밥이 유명하다.
대두를 비롯한 두류(豆類)는 곡류위주로 식생활을 영위하는 우리나라에 있어서 단백질 및 지방질 공급원으로서 매우 중요하며, 이들을 이용한 식품도 매우 다양하다. 그 중 두아(豆芽) 또는 두아채(豆芽菜) 등으로 불리는 콩나물은 식료로서 이용한 기원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본초강목(本草綱目)>이나 <산림경제(山林經濟)>에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미 오래 전부터 식용으로 이용되어 온 것으로 생각된다.
삼국시대 말이나 고려시대 초기의 기록에 의하면 콩나물의 재배는 A.D 935년 고려의 태조가 나라를 세울 때 태광태사 배현경이 식량부족으로 허덕이던 군사들에게 콩을 냇물에 담가 콩나물을 만들어 배불리 먹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전시에 채소류의 재배가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콩나물을 재배하여 공급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군사들은 콩나물을 먹어 허기와 질병을 다스렸고, 후세에도 비타민이 부족한 병사들에게 신선한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콩나물을 많이 사용하였다.
또한 세계사에서도 1904년 2월 8일에 일본함대가 뤼순군항을 기습공격 함으로써 시작된 러일전쟁은 객관적인 전력차로 볼 때 일본은 쥐가 고양이에게 덤비는 격으로 여겨졌으나 결국 일본의 대승으로 막을 내렸는데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데는 비타민과 관련된 숨은 일화가 있다.  즉 당시의 중국 만주는 겨울날씨로 풀 한 포기 찾아보기 힘들만큼 혹독한 날씨로 이 당시 겨울철에 비타민 C를 공급해주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구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따라서 비타민 C가 부족하여 괴질병이 속출하고 있을 때 콩이라는 원료를 가지고 러시아는 그저 스프로 끓여 먹은 반면, 일본군은 콩을 발아시켜 나물로 만들어 먹음으로 비타민 C를 공급하여 사상자를 줄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또한 옛 사료의 식용기원을 살펴보면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1226년)>에는 대두황(大豆黃)이라 하여 건조된 검정콩나물을 약제로, 그 외로는 <훈몽자회(訓蒙字會;1525년)>, <신증류합(新增類合;1576년)>, <동의보감(東醫寶鑑; 1608년)>, <한정록(閑情錄;1618년)>, <산림경제(山林經濟; 1770년)> 등에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1608년)>에는 동 대두 황권초(黃卷草)라 하여 “콩나물은 산후조리에 피를 맑게 하고, 원기회복에 사용하였다” 고 하며, “콩나물은 온몸이 무겁고 저리거나 근육과 뼈가 아플 때 치료되고 제반 염증소견을 억제하고 수분대사를 촉진하며 위의 울혈을 제거하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소개하고 있다. 콩나물은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청심환의 중요한 원료로 조선시대에는 중국에 수출할 정도로 귀산 약재로 사용했다고 전해온다.
현대에 와서도 콩나물은 기호성이 높고 단백질 및 비타민류의 급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또한 가격이 저렴하여 대중 식생활의 부식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한 콩나물은 재배법이 간단하고 용이하기 때문에 어느 계절을 막론하고 가정에서 널리 재배 이용되어 오고 있으며, 일본, 중국을 제외한 외국에서는 콩나물을 식용으로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식품학적인 연구는 거의 없으며, 대두 단백질의 이용에 관한 연구와 발아시의 생리화학적인 연구가 많다.
최근 음식문화의 발달과 아울러 요리방법도 다양화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계속적인 신수요의 창출로 인하여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해물탕이나 각종 매운탕의 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재료의 하나이기도 하다. 콩나물은 콩이 발아하여 생장하는 과정에서 체내대사가 이루어짐으로써 영양성분이 상당히 달라지게 되는데, 즉 콩나물의 생장과정 중 지방은 현저히 감소하는 반면 섬유소는 증가하고 또한 비타민류는 대단히 많은 양이 증가하며, 비타민류 중 특히 비타민 A와 비타민 C의 함량증가가 현저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콩나물은 다른 채소보다 단백질과 지방함량이 높으며, 인과 비타민 B1의 함량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콩나물에서의 비타민 C는 콩에서는 전혀 함유되어 있지 않으나 콩나물로 생장되면서 약 16mg/100g 정도 합성되며, 이는 생육일차로 볼 때 생장 5일째까지 비교적 급격한 증가를 보이다가 7일 이후에는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또한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콩에서의 아이소플라본(Isoflavone)의 경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며 여성호르몬 유사작용을 약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식물성 에스트로겐' 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폐경기여성의 골격 손실을 억제하여 심혈관질환, 골다공증을 예방 할 뿐만 아니라 폐경기 이후의 각종 증후군을 완화하고 유방암, 전립선암, 난소암, 대장암 등의 예방효과를 보이는 특징이 있는데 이러한 아이소플라본이 콩나물의 생육 기간 중 재배 4일차에 많이 함유하고 있어 콩보다 콩나물의 효용가치가 더욱 높음을 알 수 있겠다.
이외에도 콩나물은 생육 후 자엽, 배축부, 뿌리로 구분되어지는데 각각의 부위마다 영양가치가 풍부한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즉, 자엽(머리)부위에는 비타민 B1, 배축(몸통)부위에는 비타민 C, 그리고 뿌리부위에는 숙취에 효과가 탁월한 아스파라긴산이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콩나물 요리를 만들 때는 이들을 잘라 버리지 말고 요리하는 것이 좋다.
어린 시절, 밥상 앞에서 밥투정을 부릴 때, 어르신들은 흔히 “콩나물을 먹으면 키가 쑥쑥 큰다”는 말씀을 하셨다. 또한, 과음한 다음날 사람들은 흔히 콩나물 국밥을 찾는다. 콩나물에 비타민 C와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는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다.
콩나물밥은 쌀과 쇠고기, 콩나물을 각각 반으로 나누어 밥솥에 먼저 쌀을 안치고 그 위에 콩나물과 고기를 고루 놓고 다시 반복하여 쌀과 쇠고기와 콩나물을 얹는다. 밥이 완성되면 양념장을 곁들인다. 경상도에서는 쇠고기, 돼지고기 대신에 멸치를 넣어 밥을 짓기도 한다.

② 곤드레나물밥

곤드레나물밥은 곤드레나물을 넣어 지은 밥이다. 모두가 궁핍하던 시절, 끼니를 때우기 위해 지어먹던 밥이다. 옛날에는 쌀보다 나물을 몇 배나 많이 넣어 훌훌 죽을 쑤어 먹기도 했다고 한다. 과거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먹었던 음식, 눈물로 삼키던 그 밥이 이제는 옛일을 추억하며 먹는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며 먹는 별미 향토 음식이 되었다.
곤드레는 태백산의 고지에서 자생하는 산채로서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우며 향이 독특한 것이 특징이다. 곤드레는 강원도 정선과 평창의 특산물로 매년 5월에 채취한다. 곤드레의 어린 순은 데쳐서 나물, 장아찌, 튀김으로 먹거나 생으로 쌈을 싸서 먹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할 수 있다.
큰 잎사귀 긴 뿌리가 특징인 산나물인 곤드레의 정식 이름은 고려엉겅퀴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의 모습이 술취한 사람과 비슷하다고 해서 곤드레라 불리게 되었으며, 곤드레는 가난했던 시절 어린잎과 줄기를 밥에 섞으면 양이 부풀려지는 효과를 거뒀는데, 부족한 끼니를 푸짐하게 하기 위해 넣었던 구황식물이다.
강원도 정선 사람들이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에 쌀을 조금 넣어 끓인 죽을 많이 먹었는데, 이 풀이 바로 ‘곤드레’이다. 곤드레는 취나물처럼 생긴 산나물의 일종이다. 곤드레나물은 해발 700m 이상에서만 자라는 나물로 ‘고려엉겅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곤드레나물이 주로 밥상에 올랐던 지역은 강원도 정선을 비롯해 영원, 평창지역이었다. 봄철 한창 나물이 돋는 시기에 한꺼번에 많이 뜯어 놓았다가 1년 내내 사용한다. 정선 사람들에게도 ‘곤드레’는 어린 시절에 배고픔을 잊기 위한 음식이었다.
조선 개국 당시 고려의 충신들이 정선 거칠현의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은거해 살면서 곤드레나물을 주식으로 먹었다는 말도 있다.
강원도 정선을 대표하는 산나물은 곤드레와 취나물로, 정선 곤드레는 특히 맛이 독특하고 다른 지역의 나물과 비교해 탁월한 약리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정성군에서는 곤드레를 지리적 표시제로 등록시켜 다른 지역의 곤드레와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곤드레는 잎의 생즙은 세척효과가 있고, 한방에서 지혈, 소염, 이뇨작용, 지열, 해열, 소종에 쓰이며, 뿌리는 말려서 달여 먹으면 신경통에 좋고, 민간에서는 부인병에 치료약으로 이용하고 있다.
<동의보감>에는 곤드레(고려엉겅퀴)에 대해 “성질은 평하고 맛은 쓰며 독이 없다. 어혈이 풀리게 하고 출혈을 멎게 한다. 옹종과 옴, 버짐을 낫게 한다. 여자의 적벽대하를 낫게 하고 혈을 보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곤드레나물밥은 쌀 위에 곤드레를 얹고 들기름을 살짝 쳐서 밥을 한다. 나물밥으로 가장 흔히 알고 있는 것은 콩나물밥이다. 밥을 안칠 때 콩나물을 같이 넣어서 밥을 짓듯이 곤드레나물밥도 요령은 똑같다. 들기름을 살짝 두른 덕분에 밥맛이 더 구수하다. 밥을 짓는 동안 많이 사라지긴 하지만 그래도 밥을 퍼 놓으면 나물 고유의 쌉싸름한 기운이 느껴져 입맛을 돋운다. 밥은 비빔용 큰 그릇에 퍼준다. 구수하고 향긋한 나물밥 위에 갖은 양념을 한 간장을 넣고 슥슥 비벼 먹는다. 입맛에 따라 고추장이나 된장에 비벼 먹기도 한다.
오랫동안 곤드레나물밥을 지어온 정선 싸리골 식당의 최정자 사장은 “곤드레나물밥은 향기가 좋고 성인병을 예방하는 성분이 있어 어른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먹거리”라고 소개한다. 곤드레나물밥은 소화가 잘 되고 부담이 없어서 좋다. 나물은 밥을 해서 먹어도 되고 데쳐서 된장으로 살짝 무치거나 튀겨 먹기도 한다.
곤드레나물밥의 식탁은 기본적으로 된장찌개와 2-3가지 장, 6-7가지 찬으로 구성된다. 이 2-3가지 장은 양념간장, 강된장, 고추장으로 밥을 비벼먹을 때 개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취향과 미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중 양념간장으로 비벼먹는 것이 고소한 들기름 향과 곤드레 나물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진정한 곤드레나물밥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전통향토음식자원 정보검색>에 소개된 곤드레나물밥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쌀을 깨끗이 씻어 30분감 물에 불린다.
2. 곤드레는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군 다음 3-5cm 길이로 썬다.
3. 곤드레에 들기름, 소금을 넣고 양념한다.
4. 불린 쌀에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5. 뜸들이기 전 양념한 곤드레를 얹어 뜸을 들이고 고루 섞어 밥을 담는다.

③ 도토리묵밥

도토리묵밥은 멸치로 낸 육수에 도토리묵, 밥, 김치에 양념장을 곁들어 먹는 것을 말한다. <고려사절요>에 따르면, 충렬왕 24년에 흉년이 들어 백성이 굶주리는 것을 보고 왕이 반찬을 줄이고 도토리를 올리게 하여 먹었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것으로 보아 도토리는 오랫동안 구황식품으로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소백산과 속리산 주변 지역은 쌀이 귀해 예부터 도토리를 주원료로 한 묵, 전, 전병, 송편 등의 음식을 많이 먹었다. 도토리는 흉년에는 끼니를 이어 주던 구황 식품이어서 옛날 수령들은 새 고을에 부임하면 맨 먼저 떡갈나무를 심어 기근에 대비하는 것이 관습이 되었으며 떡갈나무를 ‘한목(韓木)’ 이라고까지 불렀다. 특히 충청도 지역은 도토리묵은 예로부터 선비들이 간식으로 많이 먹었던 음식으로, 조선시대 중엽 과거를 보러 가는 박달도령에게 정성을 다해 도토리묵을 싸 주던 금봉낭자의 애틋한 사랑을 담은 전설로서 박달재의 도토리묵이 유명하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는 늘 배가 부글거리고 끓는 사람, 불규칙적으로 또는 식사를 끝내자마자 대변을 보는 사람,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 몸이 자주 붓는 사람에게는 도토리묵 한 가지만 섭취하더라도 원인치료가 쉽게 이루어진다고 기록되어 있다. 도토리 열매 자체는 치질을 다스리고 하혈과 혈통을 그치게 하며, 장을 튼튼히 하고 마른 사람을  살찌게 하며 설사를 다스린다. 1989년 10월 28일 과학기술처에서는 도토리에 항암 작용이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도토리로 만든 묵을 섭취하면 심한 설사도 멈춘다고 했는데, 이는 불용성으로 존재하고 있는 탄닌 때문이며, 수분함량이 80%, 당류가 20%인 묵을 먹으면 만복감(滿腹感)이 있다.
한방에서는 갑자기 토혈하는 데, 코피가 그치지 않는 데, 임질통, 축농증, 치질, 여인의 냉증·월경통, 여드름 등에 도토리 잎을 쓴다. 도토리 열매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떫고 쓰다. 그러나 독은 없다. 그러나 떫은 맛이 있고 ,성질이 따뜻해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변비가 생기고 혈액순환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도토리묵밥은 강원도 지방의 향토음식이지만, 요즘은 지역을 막론하고 별미음식으로 즐겨 먹는다. 또한, 칼로리 낮고 포만감을 주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울고 넘는 박달재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소 소리쳤소 이 가슴이 터지도록
부엉이 우는 산골 나를 두고 가는 님아
돌아올 기약이나 성황님께 빌고 가소
도토리묵을 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

제천시는 '박다리와 금봉이'라는 캐릭터를 시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박달재 전설의 주인공인 박달도령과 금봉 낭자를 형상화한 것이다. 해발 453m로 충북 제일의 고갯길이라는 박달재는 지금껏 유행하고 있는 '울고 넘는 박달재'라는 대중가요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 노랫말에 나오는 박달도령과 금봉 낭자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자못 듣는 이들을 숙연케한다. 전설에 따르면 박달재에 살던 금봉 낭자는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는 길에 박달재에서 유숙하던 박달도령과 눈이 맞아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급기야 둘은 박달의 과거 급제 후 혼사를 치르기로 약조를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금봉이 싸준 박달재 도토리묵을 허리춤에 차고 한양으로 떠난 박달도령은 과거가 끝나고 한참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라, 애가 닳던 금봉 낭자는 매일 박달재를 오르내리며 님을 기다리다가 급기야 병을 얻어 죽고 만다. 석달 열흘을 성황님께 빈 정성도 소용이 없었던 것. 한편 박달 도령은 과거에서 낙방한 후 낙심하다 박달재에 도착하여 금봉의 죽음을 접하게 된다. 믿기지 않는 현실에 고갯마루에서 한탄을 하던 박달 도령의 눈앞에 환하게 웃는 금봉의 환영이 나타나 박달은 이를 금봉으로 알고 달려가 안으려다 벼랑 아래로 떨어져 그 역시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하고 만다. 춘향과 이 도령의 이야기보다 더 절절한 사연을 간직한 이 전설은 급기야 반야월이 노랫말을 짓고 김교성이 곡을 붙인 것을 박재홍이 노래를 불러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전통향토음식자원 정보검색>에 소개된 도토리묵밥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냄비에 북어머리, 대파, 마늘, 마른고추, 다시마를 넣고 물을 부어 1시간 이상 끓인다.
2.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체에 밭쳐 소금으로 간을 맞추로 육수를 준비해 둔다.
3. 도토리묵은 굻게 채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4. 배추김치는 속을 털어 내어 송송 썰고, 삭힌 고추도 송송 썰어 놓는다.
5. 간장에 다진 파, 다진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6. 3의 도토리묵을 양념장으로 무쳐 그릇에 담고 도토리묵이 잠기게 육수를 부은 다음 4의 배추김치와 삭힌 고추를 얹는다.
7. 구운 김을 부수어 고명으로 올리고 통깨를 뿌린다.


2) 김치

 ① 동치미

동치미는 무를 소금에 절여 국물을 흥건하게 하여 담근 김치를 의미한다. 동치미는 다른 김치처럼 발효를 시키지만, 2-3일간의 숙성으로 다른 김치에 비해 그 기간이 비교적 짧다. 동치미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겨울김치라는 뜻이고 주로, 함경도, 평안도를 포함하는 이북지방의 동치미가 유명하다. 강원도에서는 차가운 동치미국에 도토리묵을 곁들여 아주 차게 먹는데, 이는 강원도 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겨울철 정경이다.
동치미는 시원하고 톡 쏘는 맛이 있는데, 옛날에는 소화제 대용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본촌강목에 무는 소화 작용을 도와주며 허한 기를 보충하는데 좋은 채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치미는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덕분에, 국수나 냉면을 만드는데 이용되기도 하였다.
강원도 고성은 동치미 막국수로 유명한데 이는 원래 금강산 절집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사찰에는 막국수를 만들 때 육수 대신 동치미 국물로 시원한 맛을 냈고, 여기에다 강원도에서 많이 나는 메밀로 면을 뽑아 말아 먹었다. “무 장수는 속병도 없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무는 소화를 촉진시켜 주고, 메일은 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평안도에서는 동치미국에 냉면을 말아 먹기도 한다. 평양에서는 파, 마늘을 나 넣고 고추와 생가 저민 것, 청각만 넣어야 국물이 맑다고 한다. 조선 고종황제가 좋아했다는 평양식 냉면은 배가 들어간 동치미 국물을 이용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겨울철 따뜻한 아랫목에서 군고구마와 함께 먹는 시원한 동치미국물을 추억하기도 하며, 1970년대 동치미는 연탄가스를 치료하는 민간요법으로 쓰였다. “가을 무 껍질이 두꺼우면 겨울이 춥다”, “가을무의 꽁지가 길면 겨울이 춥다”라는 말이 있듯이, 무의 상태를 보고 겨울날씨를 짐작하기도 하였다.
<증보산림경제>에는 무동치미, 침나복함저(沉蘿葍醎菹), <규합총서> 통치미로 소개되어 있으며 담그는 시기, 조리법, 응용, 민간요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 서내 용증보
산림경제< 무동치미>
늦가을과 초겨울에 날씨가 매우 추워지면 크기가 칼자루만한 연한 무를 가져다가 칼로 그 껍질을 긁어내고 깨끗이 씻어 항아리에 넣고, 오래 끓인 물을 식혀서 소금을 묽게 탄 다음 항아리에 붓고, 볏짚으로 항아리를 땅에 묻는다. 이에 앞서 늙지 않은 오이, 연한 가지, 이슬 맞은 송이버섯 등을 각각 때에 맞게 소금물에 담그는데 아주 짜게 한 다음 이즈음에 이르러서는 모두 꺼내어 찬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내고 또 생강, 파의 흰 대, 청각(靑角) 및 씨를 뺀 산초를 가지, 오이 등과 함께 섞어 땅에 묻은 항아리에 담고 단단하게 틀어막은 뒤 흙을 덮는다. 익으면 꺼내어 먹는데 맛이 기가 막히다.
* 민간요법: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천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침나복함저>
첫 서리가 내린 뒤에 무와 잎을 거두어서 깨끗하게 씻는다. 별도로 고추의 연한 열매와 줄기와 잎(이것을 찰 때에 미리 소금에 절여두었다가 이즈음에 함께 함하여 담근다.), 청각, 늙지 않은 오이, 어린아이의 주먹막한 호박과 잎 밑의 연한 줄기(줄기는 반드시 껍질을 벗기고 실처럼 만든다.), 가을 갓의 줄기와 잎, 동아(칼로 썰고 껍질을 벗기지 않는다. 손바닥만하게 썰어 한겨울 지나 익기를 기다렸다가 먹을 때에 껍질을 벗기면 빛깔이 희고 아름답다.), 초피, 부추 등을 가져다가 함께 담근다. 그리고 마늘을 많이 갈아 즙을 내고 무와 여러 가지 양념들과 버무려서 독에 넣을 때에 한 겹 한 겹 띄워 마늘즙을 뿌린 후에 항아리를 단단히 봉하여 땅에 파묻는다. 섣달에 꺼내어 먹으면 맛이 기가 막히다. 다만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면 봄까지도 먹을 수 있다. 또 미나리줄기와 애가지(兒茄子)를 함께 담가도 맛있다.규합
총서잘고 모양 예쁜 무를 꼬리 째 깨끗이 깍아 간 맞추어 절인다. 하루 지나 다 절거든 독을 묻고 넣는다. 어린 오이를 가지 재에 묻는 방법으로 두면 갖 딴 듯하니, 무 절일 때 같이 절였다가 넣고, 배와 유자를 통째로 파 흰 뿌리째 한 치 갈이씩 잘라 열 십자 칼집 넣은 것과 생강편, 고추 씨 없이 반듯하게 썬 것을 위에 많이 넣는다. 좋은 물에 소금간 맞추어 고운 체에 밭쳐 가득 붓고 두껍게 봉하여 둔다. 겨울에 익으며 배와 유자는 썰고 그 국물에 꿀을 타고 석류에 잣 뿌려 쓰면 맑고 산뜻하며 맛이 좋다.
동치미를 이용한 요리: 생치(꿩)를 고아 국물에 기름기 제거 후 차게 식혀 동치미 국물에 혼합하여 생치 살을 찢어 섞어 쓰면 그 이름이 생치김치이다. 동치미국에 가는 국수 넣고 무, 오이, 배, 유자 같이 저며 얹고 돼지고기와 달걀지단 올리고 후추와 잣을 뿌리면 바로 냉면이다.


3) 면 및 만두류

 ① 계란국수(난면)

계란국수는 밀가루에 달걀을 넣고 반죽한 면을 이용한 것으로 부드럽고 노른빛이 난다. 젖은 국수라서 장국에 직접 끓이는 제물국수도 되고 온면처럼 국수를 따로 삶아 장국에 말아 먹기도 한다. 난면은 임금님 상에 오르는 면류 중의 하나이다.
각종 고조리서에 난면의 조리법이 소개되어 있다.

고 서내 용규합
총서밀가루에 달걀 노른자를 섞어 반죽하여 얇게 밀어 머리털 같이 가늘게 썰어 낸다. 끓는 물에 삶아 내어 오미자 국물에 말아낸다.산가
요록날계란에 밀가루를 섞어 밀어 국수 모양을 만든 후 물에 삶는다. 육수에 된장을 타서 맛을 조절한다.음식
디미방달걀을 모아 그 알이 희어지면 밀가루를 반죽하여 썰거나 분에 눌러서 보통 면같이 삶아 내어 꿩고기를 삶은 국에 말아서 쓴다. 고면은 보통 면같이 한다. 이씨
음식법밀가루를 고운체에 가늘게 쳐서 계란 반죽을 하되 노른자만 사용하여 반죽하고, 얇게 밀어 가늘게 썬다. 냉수에 장국을 맛있게 끓여 말고 표고, 석이를 체 쳐서 양념을 갖추어 쓰거나 또는 오미자 국물에 말기도 한다.
 ② 콩국수

콩국수는 차갑게 식힌 콩국물에 국수를 넣어 먹는 음식이다. 국물은 물에 불린 대두를 삶은 후 껍질을 제거하여 맷돌이나 믹서로 갈아 베에 걸어 준비한다. 요즘은 고소한 맛을 더하기 위해 깨, 검은콩을 사용하기도 한다. 황해도 지방에서는 질 좋은 수수가 많이 나므로 수수경단을 만들어 콩국에 띄우기도 한다. 콩국수는 주로 여름에 먹으며, 국수에 계란반숙, 토마토, 오이채를 얹어서 먹기도 한다. 소금으로 간을 하는데 전라도 지방에서는 소금대신 설탕을 넣어 먹기도 한다.
대두는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비타민, 무기질 및 여러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하여 기능성식품 소재로써도 손색이 없다. 대두의 생리활성 연구는 1994년 미국 아리조나 메사에서 열린 국제 대두 심포지엄에서 발표되기 시작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콩의 기능성으로는 총콜레스테롤 및 LDL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에스트로겐 작용, 항암작용, 골다공증 예방 등이 있다. 현재, 대두는 건강기능식품의 소재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건강기능식품 기준 및 규격 (건강기능식품 공전, 식품의약품안전청고시 제2009-153호)에 등재된 대두 이용 기능성원료로는 레시틴, 대두단백 등이 있다. 개별인정형으로는 대두올리고당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하루 25g 이상의 콩단백 섭취시 관상동맥 심혈관에 유용하다”는 Health claim를 인정한 바 있으며, 일본에서는 콩 기능성 소재로는 대두올리고당(장 상태를 조절해주는 식품), 대두레시틴, 대두이소플라본, 대두사포닌 (혈당조절식품)이 있다.
대두 관련하여 이런 일화가 전해진다. 장희빈의 미모에 반해 사랑에 빠진 숙종은 오골계와 검은콩을 넣어 만든 탕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이로 검은콩을 넣은 오골계탕은 궁중에서 뛰어난 정력 식품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 건강기능식품에 사용된 콩 기능성 소재 >

기능성 소재유 형기능성레시틴대두유를 여과하고 수소화한 후 분리하여 얻은 레시틴 검화물에서 유지를 추출한 후 식용에 적합하도록 제조한 것. 인지질(아세톤불용물로서)이 360mg/g 이상 함유되어 있어야 하며 인지질 중 포스파티딜콜린은 100mg/g 이상 함유되어야 함    콜레스테롤 개선대두 식이섬유대두(Glycine max L.N)를 탈지, 탈단백 등의 방법으로 처리하여 식이섬유를 분리한 후 식용에 적합하도록 제조한 것. 식이섬유를 600mg/g 이상 함유하고 있어야 함콜레스테롤 개선 식후혈당상승억제
배변활동 원활대두단백대두(Glycine max L.N)에서 지질을 제거한 후 단백질을 분리․정제하여 식용에 적합하도록 제조한 것. 조단백질을 건고물 기준으로 600mg/g 이상 함유하고 있어야 하며, 다이드제인 및 제니스테인이 확인되어야 함콜레스테롤 개선식물스테롤
/식물스테롤에스테르대두유, 옥수수유, 채종유를 생산하는 공정 중 탈취공정 중에 생긴 증류물인 베타-시토스테롤 (β-sitosterol), 브라시카스테
(brassicasterol), 스티그마스테롤
(stigmasterol), 캄페스테롤
(campesterol)의 혼합물을 추출 및 정제하여 식용에 적합하도록 제조․가공한 것콜레스테롤 개선대두이
소플라본대두이소플라본은 대두(Glycine max.) 배아를 열수 추출하여 만들어집니다. 지표성
분은 다이드진(daidzin), 제니스틴
(Genistin), 글리시틴(Glycitin)으로서 그
합이 30~45%가 되도록 표준화하였습니다. 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

대두 포스파티딜세린대두 레시틴을 효소 처리하여 만들어집니다. 기능성분인 포스파티딜세린은 40% 정도로 표준화노인의 인지능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대두
올리고당대두 유청에서 단백질을 제거하고 정제/농축하여 만들어집니다. 기능성분인 스타키오스
(stachyose), 라피노오스(raffinose)는 그 함량의 합이 20~35%가 되도록 표준화화배변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장내 유익균의 증식과 유해균의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여름철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조개의 일종인 ‘떼북’을 식재료로 사용하여 만든 ‘떼북콩국수’는 육수를 차게 식혀서 말아먹는 여름 국수이다.


<전통향토음식자원 정보검색>에 소개된 떼북콩국수(쩨북콩국수)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밀가루와 콩가루, 소금을 넣고 반죽을 한뒤 비닐에 넣고 숙성시킨다.
2. 냄비에 물을 붓고 떼북조개를 넣고 끓여 입을 벌리면 떼북 끓인 물은 그대로 두고 떼북은 건져내어 살만 발라 낸 후 채 썰어 소금, 참기름을 넣고 간을 한다.
3. 1의 반죽을 밀대로 밀어 두께 0.2cm로 가늘게 썬다.
4. 애호박을 돌겨깍기 하여 3cm 길이로 채 썰고 떼북을 삶아 낸 육수에 살짝 데친 후 고춧가루, 다진 마늘, 소금, 참기름을 넣고 양념을 한다.
5. 떼북조개 육수는 차게 식혀둔다.
6. 3의 국수를 삶아 찬물에 헹궈 그릇에 담아 육수를 뭇고 떼북조개살과 애호박을 고명으로 얹는다.
7. 양념장을 만들어 곁들인다.


③ 어만두(준치만두)

우리나라 문헌 중 <쌍화점>이라는 고려가요에 만두가 처음 등장한다. 고려시대에는 만두를 ‘쌍화’로, 조선시대에는 ‘상화’로 불렀다. 그러다가 조선 후기의 조리서에 비로소 만두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음식디미방>에서 상화는 중국의 포자와 비슷한 것이며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켜 쪄서 만들었기 때문에 마치 하얀 서리가 내린 것 같은데, 그 색깔이 흰빛으로 부풀어졌기에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고 서술하고 있다.
어만두는 만두 속을 민어, 도미, 광어, 준치 등의 흰살 생선을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서울지역 반가음식 중 하나이다. 어만두를 만들 때 이용하는 생선 중에서 오월 단오 때에 잠시 나왔다가 들어가는 준치는 비늘이 유난히 크고 가시가 매우 많으나, ‘썩어도 준치’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선 중에서 가장 맛이 있어 ‘진어(眞魚)’라 하여 으뜸으로 친다. 단오절(端午節)에 담쟁이 잎을 깔고 준치만두로 쪄서 소담하게 담아 별미음식으로 먹는다.
생선의 살을 껍질로 하여 소를 싸서 반달모양으로 찐 만두인 어만두는 조선시대 궁중식(宮中食)의 하나로 반가(班家) 조리서의 대표적인 문헌인 <음식디미방>·<시의방> 등에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다. 서민층보다는 양반층을 중심으로 퍼져 있던 음식으로 당시 양반가에서는 여름철 어른 생신의 점심상에 즐겨 올렸다.
주재료인 민어가 담백하면서도 산뜻한 맛을 주어 지금도 서울지역에서는 초여름의 별식 및 시식으로 즐기는 음식이며, 술안주로도 알맞은 음식이기도 하다. 민어 이외에도 숭어·도미·광어를 쓰기도 하며, 양념간장은 간장·설탕, 파·마늘 다진 것·깨소금·후추·참기름으로 만든다.
<규합총서> 나 <증보산림경제>에 “토막 낸 준치를 도마 위에 세우고 허리를 꺽어서 베나 모시수건으로 두 끝을 누르면 가는 뼈가 수건 밖으로 내밀 것이니 낱낱이 뽑으면 가시가 적어진다.”라고 하여 준치의 가시 없애는 법을 적고 있다.
<한국의 시절 음식>에는 아래와 같이 작성하고 있다. 곱게 다진 쇠고기가 채를 친 버섯은 고기양념으로 무쳐서 볶는다. 숙주는 다듬어서 데치고 꼭 짠 후 송송 썬다. 오이는 껍질을 돌려 깍아 채를 썰어 소금에 살짝 절인 후 꼭 짜서 기름에 살짝 볶는다. 볶은 쇠고기와 버섯, 숙주, 오이를 함께 섞어 양념하여 볶는다. 민어는 넓게 포를 떠서 면보로 꼭꼭 눌러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 후춧가루를 뿌린 후 안쪽에 녹말을 고루 바르고, 만두소를 한 숟가락씩 넣어 둥글게 싸서 오므리고, 겉에 녹말을 가볍게 묻혀서 찜통에 쪄낸다.
<음식디미방>에는 어만두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고기를 아주 얇게 저미고, 소는 석이, 표고, 송이버섯과 꿩고기, 백자 등은 한테 짓두드려 간장기름에 볶아 그 고기에 넣는다. 녹두가루를 만들어 살짝 묻혀 만두같이 삶아서 쓴다”라고 기록하였다.

<전통향토음식자원_정보검색>에 소개된 어만두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흰살생선은 포를 떠서 펴 놓고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둔다.
2. 쇠고기를 곱게 다지고 건표고버섯과 목이버섯을 불려서 손질하여 다져서     함께 넣고 고기 양념으로 양념하여 볶아서 식힌다.
3. 오이는 가늘게 채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찬물에 헹구어 꼭 짜서 살짝 볶     아 식힌다.
4. 2와 3의 재료를 섞어서 만두소를 준비한다.
5. 흰살 생선을 평평한 도마 위에 놓고 한 면에 전분을 묻히고, 만두소를 한     큰술 떠 넣은 다음 반으로 접어서 붙이고 송편 모양으로 가장자리를 가     위로 도려낸 후 다시 표면에 전분을 묻힌다.
6. 끓는 물에 만두를 하나씩 넣어 떠오르면 건져서 채반에 놓고 찬물을 끼얹     는다.
7. 초간장과 겨자즙을 함께 곁들인다.


4) 죽

① 타락죽

타락죽은 곱게 갈은 쌀가루를 우유와 섞어 끓여 만들며, 일명 우유죽이라고도 부른다. “타락”이라는 단어는 몽골어에서 기원하였다고 한다. 낙산이라는 곳에 우유 조달청이 있었는데, 고려사에는 명종 때 우유를 조달하는 관청인 우유소가 있다고 했으며, 세종 20년에 우유소를 타락색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한국에는 젖소가 없었기 때문에 우유는 아주 귀한 것으로 심지어 왕도 아무 때나 마실 수 없었다. 조정의 대신들도 동짓날 같은 특별한 날에만 임금이 보내 준 우유를 맛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우유로 만든 타락죽은 귀한 음식 중의 하나였으며, 왕이 병에 걸렸을 때 원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먹는 등 특별한 경우에 먹는 보양식으로 여겼다. 또한, 날씨가 추워지면, 내의원에서는 왕의 건강을 위하여 타락죽 복용을 처방하였다.
<동의보감>에서는 타락죽이 이유식, 보양식, 환자의 병인식으로 좋고 신장과 폐를 튼튼하게 하고 대장 운동을 도와주며 피부를 윤기있고 부드럽게 해준다고 기록하고 있다. 타락죽을 만드는 법은 증보산림경제, 규합총서 등에 기록되어 있다.
<증보산림경제>에 의하면, 우유 1되와 물 2홉을 서로 섞어서 약한 불로 3~4차례 끓이고 뜨는 거품은 없앤다. 별도로 다른 그릇에다 약간의 물에 무리가루(心末) 2홉을 타서(죽의 농도를 보아가며 무리가루를 더하거나 뺀다.) 우유가 끓을 때에 국자로 무리가루를 퍼서 섞고, 한번 끓은 뒤에 끓인 소금물로 간을 맞추고 맛이 알맞으면 불에 쬐어 말린 사기그릇에 담는다. 무리가루 만드는 법은 깨끗하게 찧은 쌀을 물에 담갔다가 가루를 만들어 배롱불에 말리고 다시 빻아 가루를 만들어 고운체로 3~4차례 내려 쓴다. 오래 두면 상하게 되므로 5~6일마다 새로 만드는 것이 좋다. 또 다른 방법은 쌀을 물에 담갔다가 맷돌에 간 뒤에 수비(水飛)하여 햇볕에 말렸다가 쓰면 더욱 좋다. 우유를 먹을 때에는 반드시 식은 다음에 먹어야지 뜨거울 때 먹으면 체한다. 우유 제품과 신(酸)음식은 서로 상반된다.
<규합총서>에는 쌀을 불려 분량의 물에 곱게 갈아 밭치고 생우유가 한 컵이면 무리(물에 불린 쌀을 물과 함께 매에 갈아 체에 밭여 가라앉힌 앙금)는 다소 적게 넣어 쑨다. 묽고 되기는 잣죽 무리 만치 하여 먼저 쑤다가 반쯤 익으면 우유를 부어 섞어 쑨다.


② 채소죽

채소죽은 죽에 채소를 넣은 것으로 <임원십육지>에는 무죽, 당근죽, 쇠비름죽, 근대죽, 시금치죽, 냉이죽, 미나리죽, 아욱중등의 효능이 나와 있다. 그 중 아욱죽에 대해서 살펴보면, 아욱의 줄기와 잎을 따다 줄기는 껍질을 벗겨 멥쌀에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또는 닭고기 1조각을 넣고 죽을 쑤는데, 죽이 다 되면 고기를 건져낸다. 별도로 말린 새우를 굵게 가루로 만들어서 죽에 넣어 먹으면 맛이 매우 좋다.
옛날엔 산모가 미역이 없을 때 아욱으로 대신했다고 한다. 아욱에는 흥미로운 말이 있는데, 아욱은 국이나 죽에만 사용되지 그 외에는 아무 소용이 없어 사람이 무르고 싱거우면 아욱장아찌 같아는 말이 전해온다. 
<증보산림경제>에는 푸른 콩죽으로 푸른콩을 맷돌에 갈아서 그 즙을 가져다가 체에 내리고, 흰쌀을 새알로 만들어서 죽을 만들면 맛이 매우 좋다라고 적혀있다.
시래기죽은 어려웠던 시절, 무청을 말린 시래기를 한 솥 가득 삶아 죽을 쑤어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다.
채소 중 부추는 한국속담에 “부추 씻은 첫물은 아들도 안주고 신랑만 준다”는 말이 있듯이 정력에 좋다고 한다. 한영실 교수의 <위대한 밥상>에는 부추와 관련된 일화를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중국 송나라 휘종황제는 어느 농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 농부의 왕성한 정력의 근원은 부추라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휘종황제는 부추를 많이 먹고 자녀들을 많이 봤다.


③ 팥죽

동지가 되면 가장 먼저 떠오는 것이 팥죽이다. 예로부터 동지절기에는 ‘동지팥죽’, ‘동지두죽‘이라고 팥죽을 쑤어먹는 오랜 풍습이 있으며 오늘날까지 전해내려 오고 있다. 사당에 먼저 올리고 찹쌀을 새알 모양으로 빚은 ’새알심‘을 넣어 나이수대로 먹는다. 제주도에서는 친족 중에 초상이 나면 물허벅에 팥죽을 끓여 갔으며, 상가에서는 가져간 팥죽으로 일해 주는 사람들에게 대접하였다고 한다.
팥죽은 팥죽과 관련된 옛날이야기 <팥죽할머니와 호랑이>를 연상시킨다. 호랑이와 팥밭 매기 내기를 해서 진 산골의 한 할머니가 호랑이에게 잡혀 먹게 되자 팥죽이나 먹고 죽게 해달라고 빈다. 주방도구인 달걀, 물개똥, 송곳, 돌절구, 자라, 멍석, 지게 등이 할머니가 쑤어 준 팥죽 한 그릇씩 먹고 호랑이를 물리친다는 줄거리이다.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는 우리 겨레가 만들어낸 수많은 옛이야기 가운데서도 널리 알려져 있고, 재미있고, 아무리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라도 자기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살리면서 협동하면 어떤 어렵고 힘든 일도 해낼 수 있다는 교훈까지 주는 이야기다. 깊은 산 속에 호랑이는 혼자 사는 할머니 앞에 나타나 자기 맘대로 내기를 걸고, 내기에서 이겼다고 잡아먹으려고 한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속담처럼 그 경황에도 할머니는 당황하지 않고 지혜롭게 위기를 넘긴다. 그러나 호랑이와 약속한 팥죽 쑤는 날이 됐고,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면서도 커다란 가마솥 가득 팥죽을 쑨다. 그리고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알밤, 자라, 개똥, 송곳, 절구, 멍석, 지게한테 먹을 것을 나눠준다. 그리고 이들이 자기 특성을 잘 살리면서 힘을 합해 호랑이를 이기고 행복하게 산다.
불교에서 내려오는 팥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궁핍하게 사는 젊은 선비가 있었는데, 어느 날 과객이 찾아와 하룻밤을 묵어가게 해 주었더니 다음날 선비에게 친구가 되자고 한다. 이 후로 그 과객은 선비에게 종종 찾아와 벼를 심으라 하면 벼가 풍년이 들고, 고추를 심으라 하여 고추를 심으면 고추농사가 풍년이 되는 등 많은 재산을 모으게 하여 그 선비를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 이상한 것은 그 과객은 늘 한밤중에 찾아와서 날이 새기 전에 사라진다는 점이다. 선비는 세월이 갈수록 몸이 계속 야위어 갔다. 어느 날 스님께 상의한 결과, 과객이 오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보라 하였고, 과객은 백마피를 가장 싫어한다고 하였다. 이에 백마피를 뿌렸더니 그 과객은 도깨비로 변해 도망을 갔다. 하지만, 동짓날이면 되면 다시 찾아오니, 스님께서는 팥물이 백마의 피와 비슷하니 그것을 집에 뿌리라고 하였고, 그리하였더니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이 동짓날 팥죽을 끓이는 유래라 한다. 이 처럼 팥은 붉은 색으로 양을 상징해 역귀나 잡귀를 물리치는 것으로 여겨 솔잎으로 팥죽을 문에 뿌렸다.
설화와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며느리가 팥죽을 쑤었다. 시아버지와 함께 먹다가 한 그릇 더 먹고 싶은 것을 체면 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는데, 며느리가 물을 길러 간 사이에 시아버지가 몰래 먹다가 며느리가 오는 소리에 팥죽을 머리에 뒤집어썼다. 놀란 시아버지는 어찌할 바를 몰라 ‘팥죽 같은 땀이 흐른다’라고 말하였다.
팥죽에 대한 기록은 고려시대 문인 이색의 <목은집>에도 나타나고, 조리법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 음식 관련 문헌인 <산가요록>, <식료찬요>, <부인필지>, <조선요리제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등에 나타나 있다. 동지음식으로 ‘적두죽’이라 하여 음기(陰氣)를 쫓는 축귀(逐鬼)의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 것이 보편화되어 ‘동지팥죽’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팥죽을 먹을 때는 새알심을 나이 수대로 먹곤 했는데, 여기서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는 옛말이 생겨났다. 팥은 넓은 의미에서는 옛 조상의 ‘적색신앙’을 표현한 것으로, 동잿날에 모은 악귀, 질병, 재화에서 벗어난 일 년 동안 병 없고 탈 없이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팥죽을 먹는 것이다.

< 팥과 관련된 속담 >

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 콩을 팥이라 해도 곧이 듣는다.
 콩 닷말 팥 닷말
 콩 심어라, 팥 심어라 한다.
 팥죽 단지에 생쥐 달랑거리듯.
 콩이야 팥이야 한다.
 조상에는 정신이 없고 팥죽에만 정신이 간다.
 남 떡 먹는데 팥고물 떨어지는 걱정한다.

<전통향토음식자원 정보검색>에 소개된 팥죽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쌀을 씻어 물에 2시간 이상 충분히 불려서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2. 팥은 씻어서 냄비에 담고 충분히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불에 올려 끓인다.
3. 삶은 팥을 더울 때 주걱으로 반 정도 으깨고 나머지 물을 조금씩 부으면서 고운체로 걸러 껍질은 버리고 앙금은 가라앉힌다.
4. 찹쌀가루는 뜨거운 물에 소금을 타서 익반죽하여 지름 1cm 정도의 새알심을 동그랗게 빚는다.
5. 3의 가라앉힌 팥의 윗물만 따라서 붓고 불린 쌓을 넣어서 가끔 저으면서 쌀알이 완전히 퍼질 때까지 끓인다.
6. 3의 팥 앙금을 넣어 저으면서 잘 어우러지게 끓이다가 새알심을 넣고 익어서 위로 떠오르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5) 국

① 추어탕

미꾸라지를 가리키는 한자 ‘추’는 가을과 물고기를 합쳐 만든 글자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꾸라지는 7월부터 8월까지가 제철로, 옛날 추어탕의 제철은 가을이 깊어가는 상강 (霜降) 무렵이었다. <해동죽지(海東竹枝)>에 보면 “상강 무렵 두부를 만들 때 두부가 아직 다 엉켜서 굳어지기 전에 미꾸라지를 넣은 후, 두부 모를 단단하게 만들어, 난들난들하게 썰어서 새앙과 산초가루를 넣고, 밀가루를 풀어 익혀서 먹으면 그 맛이 퍽이나 감활(甘猾)하다.”라고 했다. 고려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추어탕은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은 서민에게는 훌륭한 보양음식이었다.
<음식 만드는 법>에서는 “고기장국을 끓이다가 고추장으로 간을 맞추고 찬 두부를 통째로 넣고 미꾸라지를 넣으면 뜨거워서 미꾸라지가 두부 속으로 다 기어 들어간다. 계속 오래 끓이다가 생강과 풋고추를 넣고 나중에 밀가루를 풀어 넣는다.”라고 하였다. 오늘날 추어탕은 전국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지만, 요리법에 따라 특색이 있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끓여 넣는 서울식, 매운탕과 비슷한 원주식, 뼈까지 통째로 갈아 넣는 남원식, 미꾸라지와 잡어를 섞어 끓이는 청도식이 있다. 강원도 ‘원주추어탕‘은 원주의 한 아낙이 남편이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한 바구니씩 잡아오면 푹 끓여 남편의 친구들에게 대접했다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전라북도 남원 추어탕은 어른에게 먼저 대접하는 보양식으로 여겨 국을 한 솥 끓여 동네잔치를 벌이곤 했다. 남원 추어탕은 시래기, 산초 등을 듬뿍 넣어 국물이 시원하고 개운하다. 남원시에서는 남원 추어탕 고유의 맛을 지키기 위해 남원 이외의 지역에서 자란 미꾸라지를 남원 시내로 반입하는 것을 일절 금하고 있다고 한다.

 

 

<전통향토음식자원 정보검색>에 소개된 추어탕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미꾸라지는 소금을 넣고 주물러 흙냄새를 제거한 후 깨끗이 씻어 솥에 푹 끓인 다음 체에 걸러 건더기는 버리고 국물만 다시 한소끔 끓인다.
2. 부추와 실파는 4-5 cm 길이로 썰어 밀가루에 버무린 후 1의 국물에 넣는다.
3. 고추장으로 간을 맞추고 달걀을 풀어 끼얹은 후 다시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② 애탕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나물인 쑥에 다진 소고기를 넣어 완자로 빚어 끓이는 애탕국은 경상도 구미지방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이다. 애탕국의 애는 쑥 애(艾)자이다. 쑥이 우리 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단군신화로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곰은 쑥과 마늘만 먹고 견딘다. 다산 정약용의 시 ‘채호’하는 시에도 나와 있듯, 쑥은 가뭄과 기근을 극복해 내도록 도와주는 구황식품이다. <동의보감>, <본초강목>에 쑥이 몸의 냉기를 없애고 자궁을 따뜻하게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위대한 밥상>의 저자 한영실 교수는 쑥과 관련된 일화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화타는 세계 최초로 마취 수술을 성공시킨 신의이자 조조에게 뇌수술을 제의하였다가 조조의 오해로 사형당한 전설의 명의이다. 어느 날 간장병에 걸린 한 환자가 화타를 찾아왔으나 병을 고칠 수 없어서 돌려보냈는데 6개월 뒤에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죽기는커녕 병이 다 나아 건강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화타가 깜짝 놀라 물었더니 먹을 것이 없어 한달 동안 쑥만 먹었더니 나았다고 했다. 그 후 화타는 사람들에게 쑥의 효능을 알리기 위해 시를 지어 남겼다.
삼월 쑥 사월 쑥
후세 사람들아 반드시 기억해 다오
삼월 쑥은 병을 고치지만
사월 쑥은 불쏘시개일 뿐이라네

③ 꽃게탕

꽃게탕은 꽃게의 등딱지를 떼고 무, 애호박, 양파, 고춧가루를 넣어 끓인 탕이다. 꽃게는 태안의 특산물로 예로부터 게장을 담가 감칠맛을 즐겼으며, 특히 매운탕을 끓여 먹으면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꽃게와 관련하여 인현황후와 장희빈과의 관계에 얽힌 일화가 있다. 인현왕후는 평소 꽃게를 좋아해서 밥상에 자주 올렸는데 그녀를 시기한 장희빈이 꽃게에 몰래 꿀을 넣었다고 한다. 그런데 꽃게와 꿀은 상극이라 이 때문에 인현황후가 담종에 걸려 죽었다는 야사가 전해진다.
<전통향토음식자원 정보검색>에 소개된 꽃게탕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꽃게는 솔로 박박 문질러 씻어 등땅지를 벌린다.
2. 게의 몸통에 붙어있는 회색의 모래주머리는 말끔히 떼어낸다.
3. 몸통을 반 갈라 큰 것을 네 토막, 작은 것은 두 토막으로 자른다.
4. 주방용 가위로 집게 다리와 나머지 끝을 잘라낸다.
5. 무는 나박 썰기하고 붉은 고추는 어슷하게, 양파를 채 썬다.
6. 냄비 바닥에 무를 깔고 토막 낸 꽃게 등딱지를 후 물을 부어 끓인다.
7. 국물이 끓으면 양파, 대파, 다진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소금, 된장, 간장으로 간을 한다.
8. 꽃게가 구수하게 익으면 쑥갓과 붉은 고추를 넣어 한소끔 더 끓인다.
6) 구이류

① 산적

산적은 양념한 재료를 꽂이에 꿰어서 굽는 음식으로, 쇠고기산적, 파산적, 버섯산적, 도라지산적, 두릅산적, 사슬적(어산적) 등이 있다. 지짐누름적은 재료를 양념하여 꽂이에 꿰어 밀가루 또는 달걀물을 씌워서 지지는 두릅적, 김치적 등이 있다. 산적은 제사상과 폐백에 필수 음식이다. 산적에는 육적, 어적, 소적이 있어 이를 삼적이라 한다. 제사 때에는 누름적이나 산적을 꽃은 꼬챙이 끝에 흰색 종이를 붙이며 반대로 경사의 잔치에는 오색지를 붙인다. 제상상의 2열은 전을 놓는 줄로서 계적, 어적, 조기적은 등이 위로 가고 배가 신위쪽으로 가게 뉘운다. 한가운데 적을 놓고 왼편에 육전, 오른편에 어적을 놓는다.
1800년대 말엽에서 나온 <농가월령가>의 8월령에 적 부치고 나물하랴하는 구절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지지는 음식인 전과 굽는 음식인 적을 혼동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지금은 영남지방에서 전을 가리켜 ‘적 부틴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꼬챙이에 꿴 음식에 기름을 두르고 굽듯 지지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옛날 속담에 “딸은 산적 도둑” 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 말에 나오는 산적은 음식의 산적을 가르킨다. 이 뜻은 맛있는 음식만 골라 먹는 사람이나 시집간 딸이 친정집에 오면 이것저것 좋은 것만 챙겨간다는 뜻에서 ‘시집간 딸을 농담으로 이르는 말이다.
산적 만드는 법에 대하여 고조리서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옹희잡지>에 “염통, 간, 밥통, 천엽 등과 고기를 서로 섞어서 대꼬챙이에 꿴 것을 잡(雜)산적이라고 하며, 구워서 장에 묻힌 것을 장(醬)산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개성사람들은 잡산적을 만드는데 즙을 많이 써서 담그니, 이것을 즙(汁)산적이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시의전서>에서 약산적은 “정육을 크게 저민 후, 좋은 진간장에 갖은 양념을 섞어 주물러서 꼬챙이에 꿰어 도마에 놓고 잔 칼집을 내되, 사면을 얌전히 네모반듯하게 하고 깨소금을 뿌린 다음, 석쇠에 꾀어서 구워 쓴다.”라고 하였다.
 ② 전유어

생선전유어는 단백한 흰살생선에 밀가루와 달걀물을 묻혀 기름에 지진 음식이다. 생선전에 이용되는 생선은 민어, 동태, 도미, 숭어 등의 담백한 흰살생선이다. 모양이 아름다워 전유화(煎油花)라고도 한다. 중국사신영접기록인 <영접도감의궤>와 고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 기록이 나온다. 또한, 생선전유어는 정월대보름에 먹는다.
<규합총서>에 전유어에 대한 조리법이 소개되고 있다. 계란은 흰자, 노른자 각각 그릇에 여러 개 쏟은 후 생선을 넓게 저며 밀가루를 묻힌다. 달걀 노른자, 흰자에 각각 기름을 많이 넣어 수저로 떠서 고루 퍼지게 한다. 밑은 익고 위는 엉기지 않을 때 생선을 계란에 담가 그 위에 놓으면 합하여 익으므로 뒤집어 또 그렇게 하면 황, 백이 빛나고 윤지다. 게를 검은장만 모아 기름을 섞고 계란을 약간 섞어 저은 후 위 방법대로 지지고, 게 누른장은 달걀에 섞어 법대로 지지면 주황빛 같고 야들야들하다.


③ 생선구이

․ 전어구이
전어는 <세종실록지리지>에도 나와 있을 정도로 우리 조상들이 옛날부터 즐겨 먹던 생선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전어는 뼈째 먹는 생선으로 멸치와 같이 칼슘 공급원이기도 하다.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듯이 전어가 가장 맛있는 계절은 가을이다. 또한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처럼 맛이 좋고, 구웠을 때 고소한 냄새로도 유명하다.

․ 고등어구이
고등어는 근육이 단단하고 지방이 많고 질 좋은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값도 싸고 영양이 풍부한 식품으로 구하기 쉽고 맛도 좋아 한국인 식생활에서 많이 애용되는 생선중의 하나이다.
고등어의 지방산 조성비를 보면 포화지방산보다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으며,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오메가-3 지방산 중 DHA는 태아와 유아의 뇌신경계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EPA와 DHA는 심장순화기계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자료가 많이 존재한다. 또한, 무기질 중 셀레늄의 함량이 많아 불포화지방산의 산화를 방지하며, 비타민 B, 비타민 D, 비타민 E가 함유되어 있어 좋은 수산식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고등어는 소화효소 활성이 강하여 쉽게 상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소금에 절이는 방법이고, 대표적인 것이 간고등어다. 간고등어는 안동이 유명한데, 이는 바닷가 해안도시와 많이 떨어져 있는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조리법은 고등어 내장과 아가미를 빼고 깨끗이 씻은 후, 어슷하게 칼집을 넣고 석쇠에 중불로 굽는 것이다. 요즘은 양념장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건강기능식품 기준 및 규격에 제시되어 있는 오메가-3 지방산>

  1) 제조기준
    (1) 원재료 : 식용 가능한 어류, 바닷물범(Pagophilus groenlandicus), 조류(藻類)
    (2) 제조방법
        상기 (1)의 원재료에서 가열, 압착, 헥산을 이용한 추출, 이산화탄소(초임계추출)의 방법으로 유지를 추출하고 여과하여 식용에 적합하도록 함
    (3) 기능성분(또는 지표성분)의 함량 : EPA와 DHA의 합으로서 식용 가능한 어류 유래 원료는 180mg/g 이상, 바닷물범 유래 원료는 120mg/g 이상, 조류 유래 원료는 300mg/g 이상 함유되어 있어야 함
   2) 최종제품의 요건
    (1) 기능성 내용 : 혈중 중성지질 개선, 혈행개선
    (2) 일일 섭취량
        DHA와 EPA의 합으로서 0.5 ~ 2g

7) 찜

① 생선찜

생선찜에 주로 이용하는 것은 흰살생선으로, 생선의 명칭에 따라 찜 명칭이 붙는다. 민물고기는 회를 치거나 국을 끓여서 먹었는데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도미찜으로, 대표적인 서울음식 중 하나이다. 도미찜은 혼례 때 사용하는 이바지 음식으로도 사용하기도 한다. 도미는 단백질이 많고 지방질이 적은 강정식품으로, 도미의 분부터 껍질까지 영양이 풍부하여 버릴 것이 없다. 그 때문에 도미를 두고 ‘어두육미(魚頭肉尾)’라는 말이 생겼났다. 도미 위에 갖은 고명을 얹고 양념하여 찐 도미찜은 ‘기생(妓生)과 노래(樂)보다 낫다’고 하여 승기악탕(繩技樂湯)이라고 하는데 <진찬의궤>, <진연의궤>, <술만드는법>, <조선요리제법> 등에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궁중에서부터 일반에 이르기까지 고루 즐겨 먹었던 음식으로 추측된다.
붕어찜의 조리법에 대하여 제시한 <시의전서>를 살펴보면, 큰 붕어의 비늘을 긁고 칼로 등마루를 째서 속을 내 버리고 어만두 소처럼 만들어 배속에 넣고 좋은 초 두술을 붓는다. 고기 입 가운데 조그만 백반조각을 넣는다. 생선을 잘라 구멍 난 데에 녹말을 묻히고 실로 동여매어 노구에 물을 조금 붓고 기름장에 뭉근한 불로 끓이되 밀가루와 달걀을 풀어 넣는다.
<부인필지>에 “큰 붕어의 비늘을 긁고 등을 내리타서 내장을 없이하고 어만두 소와 같이 만들어 속에 넣는다. 좋은 초와 술을 붓고, 붕어 입속에 백반조각을 넣어 녹말을 씌워 실로 동여맨다. 노구(냄비)에 물을 적게 붓고 유장에 끓여 가루와 달걀을 푼다.”라고 하였다.
<음식디미방>에는 “붕어의 등을 따고 천초, 생강, 파, 참기름에 된장을 걸러 놓고, 가루즙을 가득히 넣고 중탕하여 찌면 맛이 있다.”라고도 하였다.
<규합총서>에는 “붕어를 깨끗이 씻되 비늘은 거스려 칼로 등마루를 찧어 속은 내고 어만두처럼 만들어 뱃속에 넣고 식초 2술을 붓는다. 고기 입 가운데 백반 조그만 조각을 넣는다. 녹말을 생선 배에 구멍 난 데 묻혀 실로 동여 노구에 물을 자그마치 부어, 기름장에 뭉근한 물로 끓이되 밀가루 계란을 푼다”고 적혀있다.
한강 이북을 걸려 내려오는 모래이강의 마을 주민들이 주로 해먹던 음식이 분원 붕어찜인데 이는 무, 붕어, 고춧가루를 넣은 양념장을 넣어 숯불에 즐겨 해먹던 음식이다.

② 대게찜

대한민국 대표음식 이야기(2009)에 대게찜과 관련하여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조선시대 초기, 지방특산품으로 수라상에 오른 게를 맛보던 임금님은 게살을 얼굴에 묻혀가며 먹을 정도로 그 맛에 반했다. 이를 지켜본 신하들은 그 모습이 근엄하지 못하다고 여겨 한동안 게의 진상을 금하였다. 하지만 게맛을 잊지 못한 임금님은 결국 다시 맛좋은 게를 찾아오라고 명하였다. 지금의 영덕군에서 한 어부가 잡은 게를 진상하였는데, 이 게의 생김새가 꼭 대나무를 닮았다 하여 ‘대게’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지금도 대게하면 자연스럽게 영덕을 떠올린다. 제철인 3-4월 주말이면 대게를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다.

<게와 관련된 속담 >
 가재는 게 편이다.
 게눈 감추 듯 한다.
 게도 구럭도 다 잃었다.
 게 잡아 물에 넣다.
 구운 게도 다리를 떼고 먹는다.


8) 조림

① 장조림

조림음식은 <증보산림경제>에 처음으로 나오며, <시의전서>에 장조림법은 “정육을 크게 덩이지게 잘라서 간장에 바싹 조리면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고, 쪽쪽 찢어서 쓰면 좋다. 또 다른 법은 고기완자에 호두, 잣을 넣고 구워서 간장에 조리되, 꿀을 많이 타서 단맛나게 조린다.”라고 하였다. <옹희잡지>에서는 장조림을 ‘동국육장’이라고 하였으며, <임원십육지>의 (정조지)에서는 “우육을 끓이다가 장이 절반쯤 졸았을 때 천초와 생강을 넣어서 오지 항아리에 수장한다.”라고 하였다. <우리 음식>에 “장조림은 고기를 간장에 넣은 물에서 물씬하게 삶은 후, 생강을 얇게 저며서 넣고 국물이 조금 남도록 조린다”라고 하였다.

<전통향토음식자원 정보검색>에 소개된 쇠고기 장조림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쇠고기는 결 방향으로 찢을 수 있도록 토막 내어 끓는 물에 데쳐 불순물을 제거한다.
2. 냄비에 물을 붓고 쇠고기, 마늘, 생각을 넣어 10분 정도 끓인 후 간장, 설탕을 넣어 오랫동안 뭉근하게 끓인다.

* 송이장조림. 다슬기장조림, 콩나물장조림, 무갑오지어장조림 등이 있다. 이는 재료만 달리하여 조림장에 조리면 된다.


9) 생채 및 나물

① 미나리강회

미나리강회는 미나리를 끓는 물에 아주 살짝 익혀 상투모양으로 감아 속에 계란지반, 고추, 편육 등을 넣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음력 4월 8일 석가모니의 탄생일을 기념하여 불가의 대표적 명절로 음식이다. 미나리강회를 묘사하고 있는 관련 고문헌으로는 <시의전서>, <조선요리제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 있다.
미나리는 겨울이 끝나 처음 나온 것이 맛이 있으며. 그래서 “처갓집 세배는 미나리강회 먹을 때 간다”라는 말이 있다. 미나리에는 비타민뿐만 아니라.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전통향토음식자원 정보검색>에 소개된 미나리강회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미나리는 잎을 떼고 다듬은 다음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어 살짝 데쳐서 바로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꼭짠다.
2. 편육은 길이 4 cm, 폭 1 cm, 두께 0.3 cm로 썬다.
3. 달량은 황백지단으로 두껍게 부치고, 편육과 같은 크기로 잘라주고, 붉은 고추는 길이 3 cm, 폭 0.7 cm, 두께 0.3 cm 크기로 썬다.
4. 미나리는 가닥을 집어 머리쪽을 위로 하여 황백지만, 편육, 붉은 고추를 함께 잡고 4 cm 길이로 말아서 가지런히 담고 초고추장을 만들어 곁들어 낸다.

 

② 선(호박선)

선 음식은 채소를 주 재로로 한 것도 있으며, 생선을 주재료로 한 어선도 있다. 이중 호박선은 호박을 주재료로 하여 소를 넣고 찜을 한 것이다. 삶지 않고 쪄 내었기 때문에 초록색이 그래도 살아 있으며, 고명으로 들어간 표고, 달걀, 고기 등이 어우러져 아름답고 화려한 음식이 된다. 김구 선생님은 독립운동 시절, 호박 몇 개로 끼니를 때우셨다고 한다.

<전통향토음식자원 정보검색>에 소개된 호박선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가는 애호박은 열십자로 칼집을 넣고 긁은 호박은 반으로 쪼개어 어슷하게 썰어 3개 칼집을 넣고 소금물에 데치거나 절여서 물기를 뺀다.
2. 쇠고기를 채 썰고 표고버섯도 물에 불린 다음 곱게 채 썰어 살짝 데친 다음 물기를 짠다.
3. 당근도 곱게 채 썰어 살짝 데친 다음 물기를 짠다.
4. 쇠고기, 표고버섯, 당근을 섞어서 호박 칼집 사이사이에 끼워 넣는다.
5. 냄비에 간을 맞춘 육수를 호박이 반 정도 잠길 만큼 부어 국물이 조금 남을 정도로 끓인다.
6. 호박선을 그룻에 담고 위에 황백지단을 부쳐 채 썬 것과 석이버섯채, 잣, 실고추를 고명으로 얹는다.
7. 초간장과 겨자즙을 곁들인다.
9) 떡

① 인절미

납일과 섣달 그음에 먹던 인절미는 충분히 불린 찹쌀을 밥처럼 쪄서 안반이나 절구에 담고 떡메로 쳐서 모양을 만든 뒤 고물을 묻힌 떡이다. 인절미는 이두(吏讀)로 印切餠, 引切餠, 引節米 등으로 불러지는데, 차진 떡이라 잡아 당겨 끊는 떡이라는 의미에서 생긴 이름이다. 인절미는 표면에 묻히는 고물의 종류에 따라 팥 인절미, 깨인절미 등으로 부르며, 찐 찹쌀을 안반에 놓고 칠 때는 섞는 부재료에 따라 쑥인절미, 수리취인절미 등으로 부른다. 또한 단자는 찹쌀가루를 쪄서 친 떡으로, <임원십육지>에서 “찹쌀, 팥, 밤, 잣, 꿀로 만든다.”고 하였다.
<음식디미방>의 인절미 굽는 법을 보면 “엿을 떡 속에 구워 아침으로 먹는다”고 한 것으로 보아, 주식 대용으로 먹지 않았나 생각된다. <증보산림경제>에 인절병 제법이 처음으로 자세히 나오며, <규합총서>의 인절미 제법은 <증보산림경제>와 흡사하나 “쌀 씻기를 옥같이 씻고, 대추를 가늘게 두드려 떡에 넣어 볶은 팥 묻혀 굳으면 좋다” 고 했으니, 콩가루를 사용하는 대신 붉은 팥을 묻히고, 떡 칠 때도 대추를 넣는 것이 특이하다. <성호사설>에서는 “떡을 먼저 익힌 다음에 이것을 잘치고, 여기에 볶아서 가루로 만든 것을 묻힌다.”고 하여 지금의 인절미라 생각된다. <주례(周禮)> 에는 인절미를 “떡 중에서 제일 오래인 것”이라 하였고 1958년 <우리나라 음식만드는법>에서는 인절미, 팥인절미, 콩가루인절미, 깨인절미, 쑥인절미, 대추인절미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증보산림경제>에는 “일반적으로 찹쌀이 반 정도 찰기가 있거나 혹은 멥쌀이 섞여 있는 것은 모두 쓰지 못한다. 가장 좋은 찹쌀을 골라 따뜻한 물에 담가 날마다 물을 갈아주고 4~5일 정도 지나서 걸러낸다. 시루에 푹 쪄서 나무판에 올려놓고 수백 번 친 뒤에 1자 크기의 커다란 조각으로 썰어 콩가루를 입힌다. 하룻밤이 지나 떡이 차갑고, 딱딱해지면 칼로 작은 오이 모양의 크기로 잘라 약한 불에 놓고 자주 뒤집어가며 구워 한껏 부풀어 오르면 꿀을 찍어먹는다. 겨울철에 알맞다.”라고 적혀 있다. <규합총서>에는 “찹쌀을 더운물에 담가 날마다 물 갈기를 사오일 한 다음 건져서 무르녹게 찐다. 쪄지면 절구에 넣고 다진 대추를 함께 넣어 친 다음 볶은 거피팥을 묻혀 굳으면 좋다.”라고 제시하고 있다.
인절미의 이름에 관한 속설로는 조선 인조(仁祖) 때 이괄이 난을 일으켜 한양이 반란군에게 점령당하자, 이노 임금공주의 공산성으로 피난을 갔다. 그곳에서 피난 중인 어느 날, 임씨라는 농부가 찰떡을 해 가지고 임금님께 바쳤는데 그 떡 맛이 좋고 처음 먹어보는 떡이라 신하들에게 그 이름을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한다. 이에 인조가 친히 떡이름을 지어 내렸는데, 임서방이 절미한 떡이라 하여 ‘임절미’라 한 것이 오늘날 인절미로 바뀌었다고 한다.
혼례 때 사용하는 이바지음식은 평소에 쉽게 먹을 수 없는 귀한 재료들을 가지고 정성껏 만드는데 오색인절미도 빠질 수 없는 품목이었다. 연안인절미는 별칭 ‘혼인인절미’라고 하는데, 이는 그만큼 혼인 때 많이 만들어 먹는다는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특히 연안(延安) 백천지방에서 생산되는 기름지고 찰진 찹쌀로 만든 인절미로 독특한 풍미가 있다. 연안인절미는 사돈댁으로 보낼 때 ‘안반만 하다’고 할 정도로 큼직하게 잘라 큰 고리짝에 담아 푸짐하게 이바지했다고 한다. 또 혼인상에는 놋동이에 가득히 담아낸다고 한다. 우리 풍속에 혼례 때 인절미를 상에 놓는 것이나, 사돈댁에 인절미를 이바지 보내는 풍습은, 찰기가 강함 찹쌀을 사용함으로써 끈적거리고 잘 들러붙은 성질을 이용, 남녀관계에서의 동질화 의식을 반영한 만속관행이라 할 수 있다. 또 더러는 시집간 딸이 친정에 왔다가 돌아갈 때마다 ‘입마개떡’ 이라 하여 크게 만든 인절미를 들려 보내기도 한다. 이는 시집에서 입을 봉하고 살라는 교훈용 입마개떡으로, 더러는 시집 식구에게 비록 내 딸이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이 떡을 먹고 너그럽게 봐달라는 뇌물성 떡이며, 신랑과의 사이나 시집 식구와의 사이를 결착시키는 상징적 접착제 구실로 여기기도 하였다.


② 증편

증편은 복중(伏中)의 떡으로 쌀가루를 술로 반죽하여 부풀게 한 다음 둥근 증편틀에 담고 대추, 밤, 실백, 석이버섯 등으로 고명을 얹어 찐 떡이다. 기주떡, 기증병, 기지떡, 술떡, 벙거지떡 등 지방마다 이름이 다르며, 술을 사용하므로 빨리 쉬지 않아서 여름에 만들어 먹기 좋은 떡이다. 송편이 가을 떡이라면 증편은 여름 떡이라고 할 수 있다. 여름에는 시루떡이나 인절미가 상하기 쉽고 맛도 텁텁하므로, 복중(伏中)에 술을 이용한 증편을 만들어 먹었던 것은 매우 지혜로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술로 반죽한 농도와 물로 반죽한 농도조절이 증편의 품질을 좌우하며, 반죽의 중간부분이 부풀어 올랐을 때 쪄야 적당하다고 한다.
증편에 대하여 <규합총서>, <간편 조선요리제법>, <음식디미방> 에서 비교적 상세히 기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600년대 말엽 <주방문(酒方文)>에서는 “켜켜로 고명을 벌려 놓는다”고 했다. 1680년 <요록>, <18세기 궁중연회음식고>에서는 증편의 고명으로 밤, 대추, 잣이 쓰였고, <규합총서>, <부인필지>, <시의전서>에서는 견과류와 함께 승검초가루, 석이, 계피, 건강말, 후추가 쓰였다. 한편 <규합총서>, <시의전서>에는 팥, 깨 등으로 소를 넣었고, <시의전서>의 증편별법에서는 술 대신 감주를 사용했으며, <동국세시기>의 증편은 찹쌀을 쓰고 있다. <동국세시기>에 “최이(崔怡)가 시작했다고 하는, 음력 4월 8일 연등회에 아이들은 석남잎을 넣어서 남는 증편과 볶은 검은 콩, 삶은 미나리나물을 차려 놓았다.”라고 하였으며, “석가탄신일에 간소한 음식으로 손님을 맞이하여 즐긴다는 뜻이다.”고 하였다.
증편은 ‘등석(燈夕)’이라 하여 석가모니의 탄신일 저녁에 연등하여 벌이는 경축행사 때 손님에게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였고, 월내시식(月內時食)은 초하(初夏)에 술로 발효시켜 부풀려 쪄 낸 ‘증병’을 만들어 시식한 데서 유래하였다.
<증보산림경제>에는 “쌀 5되를 물에 담가 불렸다가 가루를 낸 다음, 물을 끓여 뜨거울 때에 쌀가루와 골고루 섞어 반죽을 하는데 송편을 만들 만한 정도로 반죽한다. 전곡 1사발을 붓고 손으로 골고루 반죽하여 작은 항아리에 담아 따뜻한 방에 두고 옷으로 덮어둔다. 하룻밤 지나 열어보면 반죽이 부풀어 올라 있는데, 증편틀을 가져다가 그 안에 깨끗한 베 보자기를 깔고 숟가락으로 반죽을 떠서 베 보자기 위에 고루 편다. 따로 껍질을 벗겨 찐 팥고물을 꿀과 섞어 동그란 소를 만들어 베 보자기 위의 반죽에 줄을 맞추어 가지런히 놓는다. 다시 숟가락으로 항아리 안의 반죽을 떠서 팥소 위에 떨어뜨리면 팥소가 반죽 속에서 저절로 속이 된다. 바로 마른 대추와 곶감, 삶은 밤과 잣 등을 잘게 썰어 팥소 위에 이리저리 받아 무늬를 만든다. 그런 뒤에 큰 시루를 가져다가 증편틀 5~6개를 층층이 앉히고 뚜껑을 덮고 시루에서 쪄낸다.”라고 제시하고 있다. <규합총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증편에 대한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쌀을 깨끗이 씻어 하룻밤을 단근 후 씻어 건져 가루를 만든다. 끓는 물로 쌀가루를 반죽하여 냉수에 막걸리와 참기름을 섞어 넣고 손으로 들면 천천히 떨어지는 정도가 되도록 반죽한다. 완성된 반죽은 유지와 보자기로 싸매어 따뜻하고 바람이 잔잔한 방에 놓아둔다. 볶은 거피팥고물에 꿀, 계피가루, 건강, 후춧가루를 넣어 소를 만든다. 반죽이 부풀면 찜통에 보자기를 펴고 소를 줄지어 놓고 수저로 반죽을 떠서 얹는다. 반죽이 다 덮어지면 대추, 곶감을 가늘게 채 썬 것과 잣을 뿌려서 쪄낸다. 다 익은 후에 칼에 기름을 바르며 베어 낸다.
또한 <음식디미방>에는 “좋은 잇다니 올벼쌀이나 낭경자 쌀이 축축한 쌀로 가루를 내어 고운 체로 치고 다시 집에 친다. 증편 기주는 증편을 1말 하려면 좋은 쌀 1되를 씻어서 밥을 무르게 지어 식힌 후, 깨끗한 누룩을 깔아 물에 담갔다가 물음녀 물을 따라 버리고, 주물러 걸러서 흰 물이 한 사발쯤 되거든 밥에 섞고, 좋은 술 한 술만 더 넣는다. 술이 괴면 쌀 3홉을 무르게 밥을 지어 차게 식혀서 그 술에 섞어 재차 괴기를 기다린다. 이튿날 거품이 나거든 주대에 물을 눅게 해서 받쳐 둔다. 가루를 풀 때 건 콩국같이 풀어 반 동이쯤 잡아 두었다가, 동이에 7부쯤 일거든 시루에 앉혀서 찌되 상화 찌듯하라.”라고 소개하고 있다.


③ 송편

송편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고 소를 넣어 모양을 갖춘 떡이다. 모든 지방에서 잘 만드는 떡으로, 추석 때 햇곡으로 빚는 명절 떡이기도 하다. 연중 가장 먼저 나오는 햅쌀로 빚은 송편을 ‘오려송편’이라 하여 조상의 차례상과 묘소에 올린다. 추석 전 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빚는 송편을 빚는 이의 솜씨뿐만 아니라 앞일을 점칠 수 있는 재미도 담아낸다. 처녀들이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좋은 신랑을 만나고, 임부가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추석음식으로 솔잎을 켜마다 깔고 찌기 때문에 송편이란 이름이 생겼다고 하며 떡에서 솔잎향기가 나 입맛을 돋운다.
송편은 17세기부터 기록에 보이는데 1680년 <요록(要綠)> 의 송편은 “백미가루로 떡을 만들어 솔잎과 켜켜로 쪄서 물에 씻어낸다”고 하였으며, <성호사설>에서는 “멥쌀, 콩으로 만든다”고 기록되었다. <규합총서>에서는 ‘팥, 꿀, 계피, 후추, 건강말/을, <동국세시기>에는 ’콩, 검정콩, 팥, 꿀, 대추, 미나리‘를, <부인필지>에서는 ’팥, 잣, 호도, 생강, 계피‘를 <시의전서>에서는 ’거피팥고물, 거피녹두고물, 대추, 꿀, 팥, 계피, 밤 등‘을 송편의 소로 썼다.
송편은 때에 따라 크고 작게 만든다. 2월 초하루 노비날(머슴날)에 만드는 노비송편은 손바닥만큼 큼직하고, 8월 보름에 만드는 송편은 햅쌀로 만드는 오려송편은 크기가 작다. 칡이나 도토리 혹은 호박을 넣어서 만드는 송편이 있고, 조개 모양으로 만드는 조개송편도 있다. 강원도에는 감자 전분으로 만든 감자송편도 있고, 평안도 송편은 손바닥만한 크기로 유명하다. 경사도의 망개떡은 거창송편의 일종으로 청미래덩굴잎 두장 사이에 반달모양으로 빚은 떡을 한 개씩 넣어 만든다. 청미래덩굴의 열매를 망개라고 하여 그 이름이 붙혀졌다. 송기송편은 소나무 껍질을 넣어 만든 것으로 그 조리법산가요록, 도문대작, 증보산림경제, 규합총서, 시의전서, 조선요리제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등에 기록되어 있다.
<동국세시기>에서는 “2월 초하루 중화절(노비일)에 정월 보름날 세워 두었던 화간(禾竿)에서 벼이삭을 내려다가 크게는 손바닥만하게, 작게는 계란만하게 만드는데, 모두 반쪽의 둥근 옥모양 같다. 이것을 노비들에게 나이 수대로 주었는데, 농사일이 이때부터 시작되므로 사기를 돋우어 주기 위해 만들어 주었다.”고 기록되어 있어, 노비송편의 유래를 알 수 있다. 또한 송편은 아기를 출산한 후 100일이 지나면 축하음식으로 백일상을 차린다. 백일상에 오르는 송편으로는 흰송편, 쑥송편, 송기송편, 치자송편과 분홍색으로 물들인 오색송편은 오행과 오덕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송편과 관련된 설화는 다음과 같다. 사위가 처갓집에 오자 장모님이 콩을 쪄 주었는데, 바보사위는 그것을 까지 않고 통째로 먹었다. 집에 돌아와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하지 어머니는 ‘다음부터는 까서 먹으라’하였다. 장모님 송편을 주자 바보사위는 송편을 까서 먹었다.
이렇듯 송편은 흰 떡에 솔찜으로 발산되는 솔의 정기를 침투시켜 떡으로 이월 초하루와 유두일, 추석날에 제 나이 수만큼 송편을 먹게끔 하여 솔의 정기를 체질화시킴으로써 소나무처럼 건강해진다고 여겼다. 또 고려말의 충신 이색의 <목은집>에 기장송편에 대한 시(詩)가 나온다.
<규합총서>에서는 송편의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가루를 곱게 하여 흰떡을 골무떡보다 눅게 하여 쪄서, 채 쳐 굵은 수단(水團)처럼 가루 묻히지 말고 비벼 그릇에 담고, 얇게 소가 비치게 입혀서는 거피팥, 꿀을 달게 섞고, 계피가루, 후춧가루, 건강가루를 넣어 달게 반죽하여 소를 만든다. 여기에 거피팥소를 넣어 너무 잘고 동글면 야하니 크기를 맞춰 버들잎처럼 빚어 솔잎을 격지격지 놓아 다시 쪄내면 맛이 유난히 좋다.

<지역별 송편>
종 류지 역도토리 송편강원도감자송편강원도조개송편평안도모시송편전라도꽃송편전라도제주도 송편제주도칡송편경상도


10) 술

우리나라 최초의 술에 대한 기록은 <제왕운기(帝王韻紀)> (1287년)라는 동명성왕(東明聖王)의 건국담에 술에 얽힌 이야기가 <고삼국사(古三國史)>에 인용되어 있다13). 천제자(天帝子) 해모수가 하백(河伯)의 세 딸을 유인할 때 미리 술을 마련해 놓아, 세 처녀가 술대접을 받고 만취한 후에 돌아가려 하자, 해모수가 앞을 가로막고 하소연하였으나, 둘은 도망치고 제일 맏언니인 유화만이 붙들려 해모수와 잠을 자게 되어, 고구려의 시조인 동명성왕 주몽(朱夢)을 낳게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는 상고시대에 이미 농업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었으므로, 고구려 건국담에 나오는 술은 곡주(穀酒)였을 것이다. 전래 전통주의 형성기로는 삼국형성 이전이며, 삼국 형성기에 이미 전통곡주가 빚어졌다.
일본의 <고사기>에는 인향이라는 사람이 와서 누룩을 써서 술을 빚는 새로운 법을 가르치고서 일본이 주신이 되었다고 한다. <해동 역사>에는 “고구려시대 주암 가까이에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의 병이 낫기를 바라면서 신불에게 빌었으나, 효험이 없자 누군가가 술을 마시면 병이 낫는다고 가르쳐 주었다. 그러자 술값을 구하기 위해 나무를 하던 중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물 떨어지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물이 아니라 술이였고, 이 술을 아버지에게 가져가 마시게 하니 병이 나았더라”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주는 주정 함량이 비교적 낮은 이화주, 부의주, 게명주, 오메기술, 막걸리 등의 탁주류를 비롯하여, 삼해주, 법주, 호산춘, 청명주, 과하주, 소곡주, 진양주 등의 청주․약주류가 있고, 위스키나 브랜디처럼 주정함량이 비교적 높은 소주․증류주로는 향온주, 삼해주, 송순주, 소주, 홍주 등의 다양한 술이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주는 예로부터 춤과 노래를 함께 즐겨 온 민족성과 함께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 하여 술에 솔잎, 국화, 쑥 등의 가향재(加香材)와 생약재를 넣어 향기와 약효를 우려 낸 가향약주류(加香藥酒類)로까지 발전시켜 왔다.

<시와 소설속의 술>

시 / 소설술이름 / 내용한림
별곡황금주, 백자주, 송주, 예주, 죽엽주, 이화주, 오가피주청산별곡“지향없이 가다가 우연히 배가 불룩한 술독에서 기적을 보았다. 술독에는 술이 한창 익어서 밑술의 윗부분이 서리가 져서 괴고 있다. 조랑박 꽃 향내 나는 누룩의 향취가 내 코를 거슬리고 내 발길을 꽉 붙잡으니 낸들 어찌 할까 보냐”파한집녹누, 청주, 국화주목은집부의주, 창포주도은집도소주, 탁주, 황봉주이자량의 시계향어주국순전술을 의인화 함, 주인공은 국순으로 세상에서 귀이 대접받고, 군주에게 등용되었다가 나라를 어렵게 하고, 결국 병이 들어 죽는다는 내용임. 국선생전술을 의인화 함, 주인공은 국성으로 시련을 견딜 줄 알고 성품이 어질고 충성이 지극한 긍정적인 인물로 서술됨.고려사죽엽주, 오가피주, 이화주, 예주, 황금주, 백자주, 송주  (출처: 한국의 전통 민속주)
<수운잡방에 소개된 건강주>

술의 종류제 조 법효 능백자주잣, 찹쌀가루, 메밀가루, 누룩 발효산중과 방광이 냉한 것을 다스리고 두풍과 벽사, 귀매 들린 것을 없앤다.호도주멥쌀, 호두, 누룩 발효오로칠사오가 원기부족을 보충한다.상실주도토리, 쌀, 찹쌀, 누룩 발효허기졌을 때 냉수에 타 마시게 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팔에 힘이 난다.(출처: 한국음식 오디세이)

․ 계절별 음주 풍속
- 설날 아침 세찬과 세주로 도소주(屠蘇酒)를 마련, 사당에 진설하고 제사를 지내는  의식으로 ‘정조다례(정조다례)’라 한다.
- 정월 대보름의 이명주(耳鳴酒)는 이른 아침에 찬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해서 술을 한 잔씩 마시는 것을 ‘귀밝이술’이라고도 한다. 이명주는 뜨겁지 않게 냉주(冷酒)로 마시면, 1년 내내 좋은 소식만 듣는다는 풍습이 있어서 부녀자도 마신다.
- 청명주(淸明酒)는 음력 3월의 청명일에 마시는 술로 20여 일을 발효시켜서 빚어내는 청주로서 엿기름을 사용하여 단 맛이 나므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셨고, 한식일(寒食日)의 제주용으로도 많이 쓰였다. 비슷한 술로는 두견주, 도화주, 과하주, 이강주 등을 들 수 있다.
- 7월 15일 백종일(百種日) 에는 조상의 사당에 천신을 드리며, 맛있는 주효(酒肴)를 갖추어 가무로 하루를 즐긴다. 이때 농촌의 머슴들은 하루를 쉬면서 백종장이 들어선 장터에 나가 물건을 사기도 하고 취흥을 가졌다.
-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에는 국화놀이를 하는데, 사람들은 떼를 지어 산이나 계곡을 찾아가서 국화전 같은 시식을 먹고 술에 취하며 하루를 즐겼다.

․ 술 빚기 좋은 날

 <증보산림경제>

정묘(丁卯), 경오(庚午), 계미(癸未), 갑오(甲午), 을미(乙未)일이다. 봄에는 저(저)와 기(기), 여름에는 항(亢), 가을에는 규(奎), 겨울에는 위(危)일이 좋다. 매달 초하루는 술을 만들고, 누룩을 만들고, 식초를 만들기에 좋은 날이다. 무자(戊子), 갑진(甲辰)일과 멸몰일(滅沒日)에는 술을 빚지 않으며, 정유(丁酉)일에도 술을 빚지 않는다. (두강(杜康)이 죽은 날이다.)
<조선무쌍 신식요리제법>에서는 육감의 정묘, 경신, 계미, 갑오, 기미일이 좋고 봄에는 저와 기, 여름에는 항, 가을에는 규, 겨울에는 위일과 또 만, 성 개일이 좋다고 제시하고 있다. 꺼리는 말은 무자, 갑인, 일인 멸몰일과 또 정유일은 두각(술 만드는 사람)이 죽은 날이라서 피하라고 하였다.

․ 술 빚을 때의 물

 <증보산림경제>

일반적으로 술을 만들 때 반드시 샘물 맛이 맑고 달아야 한다. 샘물 맛이 좋지 않으면 술맛도 좋지 않다. 청명 날에 길은 물과 곡우 날에 길은 물로 술을 빚으면 그 빛깔이 검붉고 맛이 좋으며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청명과 곡우 날에 장강(長江)의 물을 길어다가 술을 빚으면 그 빛깔이 검붉고 맛이 특별한 것은 아마도 절기의 기운을 얻기 때문이다. 가을 이슬이 흠뻑 내릴 때, 넓은 그릇을 만들어 그 이슬을 받아 술을 빚으면 그 술을 추로백(秋露白)이라 하는데 그 맛이 매우 향기롭고 독하다. 일반적으로 술을 만들 때, 끓인 물을 차게 식혔다가 밥과 누룩을 함께 섞으면 쉬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여름철에는 특이 이 방법이 더욱 좋다.


․ 술에 꽃향기를 들이는 방법 

<고조리서에 소개된 술에 향기를 내는 법>

고조
리서내 용임원십육지화엽 및 향료를 넣어 만든 술을 향양이라도 한다.규합총서국화가 만발할 때 술 1 말에 꽃 2되를 주머니에 넣어 술 독에 달아두면 향내가 가득하니 매화, 연꽃 등 향내가 있고 독이 없는 꽃은 다 이법을 쓴다. 꽃을 위에 뿌려도 좋되 유자는 술맛이 실 것이니 술 속에 넣지 말고 유자껍질을 주머니에 넣어 달고 술독 위를 단단히 덮어 익히면 향내가 기이하다. 증보
산림경제국화가 흐드러지게 필 때 그 꽃을 잘 골라 따서 햇볕에 말린다. 항아리에 술을 담고 술 1말마다 국화 2냥을 명주자루나 성근 베자루에 담아 술 위에 달아 매어둔다. 술 위에서 대략 손가락 하나쯤 높이로 떨어뜨려 두어야 한다. 항아리 주둥이를 단단하게 틀어막고 하룻밤 지나서 자루를 없애면 술맛에 국화 향기가 배는데 마치 납매 향기가 난다. 향기 있는 모든 꽃은 이 방법대로 하여 꽃향기를 들인다. 빚은 술이 익으려고 할 때에 꽃받침을 뗀 국화 2냥을 고루 섞고, 이튿날 일찍 술을 짜면 그 맛이 향기롭고 맛있다. 향기가 있고 독이 없는 모든 꽃은 이 방법대로 하여 향기를 들인다. 또, 싱싱한 유자의 껍질을 벗기고 잘게 썰어 자루에 담아 술 위에 매달아 두는데 위에서 말한 방법대로 하면 된다. 만약 유자 껍질을 술에 넣으면 오래지 않아 술맛이 시게 된다.수운잡방황국은 향기롭고 맛이 단 것을 골라 따서 햇볕에 쪼여 말린다. 청주 1말에 국화 3냥씩을 생명주 주머니에 넣은 것을 술의 윗면에서 약 한손가락 높이에 매달고 항아리 주둥이를 단단히 봉한다. 하룻밤 지나서 꽃을 들어낸다. 술맛은 향기롭고 달다. 모든 향기가 있는 꽃은 이와 같이 한다.
         (출처: 한국의 전통 민속주)

․ 술을 마셔 질병을 막는 방법 

국수를 먹은 후에 술을 마시려거든 먼저 눈을 뗀 천초 2~3알과 술을 함께 먹으면 탈이 나지 않는다. 술을 한번 마실 때마다 입안을 헹구면 잇병이 없다. 왜냐하면 술독이 입안에 남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또 술에 취하지 않게 하기도 한다. 소주 한 잔 마시고 바로 찬물 한 잔을 마시면 술로 몸이 상하지 않는다. 이 방법은 정승 이양원이 이용하던 방법이다. 『양생기요(養生紀要)』에 ‘날 저물어서는 많이 마시지 말라’하였고, 또 ‘여러 번 밤에 취하지 말라’하였는데, 대개 술의 독성이 몸 안에 머물러 모이게 되면 사람의 내장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믐날 크게 취해서는 안된다. 두강은 술을 잘 빚었는데, 정유일에 죽었기 때문에 이 날에 술을 마시거나 손님을 모아 놀지 않는다. <白忌日>에 ‘유일(酉日)에는 손님을 모아 놀지 않는다’하였다. 여름철에 술에 취하여 복숭아나 살구 따위를 먹으면 간혹 서곽을 일으키는데 다스리기가 어렵다. 술에 크게 취하여 깨어난 뒤에 찬물을 많이 마시면 물이 신장에 모이게 되어 병이 많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술내기를 하는 사람이 먼저 소금 한 숟가락을 삼키게 되면 술을 배나 많이 마실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을 자주 행하게 되면 몸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초과가루 약간을 술잔에 두면 금새 술에 취한다.

․ 술잔 돌리기

술을 마실 때는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잔을 돌리는 풍습이 있다. 자기가 받은 잔을 비우면 꼭 그 술잔의 임자에게 술잔을 돌리는 풍습이 독특하다. 이러한 풍습은 중국, 일본, 어느 나라에도 없다. 술잔을 돌리는 풍습은 위생상, 음주상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관습으로 지켜온 오랜 전통이다.

․ 해장국과 해장술

해장국은 소의 뼈를 푹 고운 국물에 선지, 우거지 등을 넣고 끓인 토장국이다. 여기에 밥과 김치를 함께 차려 먹는다. 술을 먹은 후, 숙취를 풀기 위해 먹는다. 해장술은 해장국을 안주로 하여 먹는 것으로 해장을 위해 마시는 술이다. 술을 술로써 다스리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나, 이 모두 오랜 풍습 중의 하나이다.

․ 성인식과 사발술

2월 초하룻날은 노비일이다. 이 날은 장가들지 못한 나이 많은 노총각 머슴에게 큰 사발에 술을 주면서 “고개 돌이키지 말고 먹어라”한다. 이 술을 마신 머슴은 그로부터 어른과 맞품앗이를 하게 되었다. 일종의 성인식이었다.

< 술과 관련된 속담>
 가을비는 떡비요, 겨울비는 술비다.
 값싼 것이  보리술이다.
 거지 술상 같다.
 거지도 술 얻어먹을 날이 있다.
 겉은 눈으로 보고 속은 술로 본다.
 공술에 술 배운다.
 광산 김씨의 술이요, 은진 송씨의 떡이다.
 국은 여름같이 먹고, 술은 겨울같이 먹는다.
 김씨가 먹고 이씨가 취한다.
 꿈에 똥칠을 하면 술이  생긴다.
 나쁜 술먹기가 정승하기보다  어렵다.
 남의 상에 술 놓아라 안주 놓아라 한다.
 남촌은 술이고, 북촌은  떡이다.
 노인 봉양에는 술보다 더 좋은 약이 없다.
 늦게 술자리에 오면 벌주 석 잔을 들어야  한다.
 당나귀 새끼처럼 술 때는 잘 안다.
 대보름날 아침에는 귀밝이술을 먹어야 귀가 밝아진다. 
 더운 술을 불고 마시면 코끝이 붉어진다.
 돈은 마음을 검게 하고, 술은  얼굴을 붉게 한다.
 떡집에 가서 술 달란다.
 막술에 목이 멘다. 
 말 실수는 술 실수다.
 메주먹고 술트린한다.
 물덤벙 술덤벙
 미운 놈 보려면 술장사 하라.
 반 잔 술에 논물나고, 한 잔 술에 웃음난다.
 상두 술에 낯내기
 상시에 먹은 맘이 취중에 난다
 수풀엣 꿩은 개가 내몰고 오장엣 말은 술이 내몬다.
 술 먹은 개
 술 받아주고 뺨 맞는다
 술 배우려면 술버릇부터 배워야 한다.
 술 익자 체 장사 간다.
 술과 안주를 보면 맹세도 잊는다.
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 술에 약한 사람은 밀밭길만 지나가도 취한다.
 술이 백약 중의 으뜸이라고는 하나 만병은 또한 술로부터 일어난다.
 아주머니 술도 싸야 먹는다.
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마신다.
 한잔 술에 눈물 난다. 한잔 술에 인심난다.

<증보산림경제>

 ① 소주

소주는 곡류와 서류 등을 원료로 하여 주정 발효시켜 숙성된 술밑(술덧)을 증류하여 만든 술을 말하는데, 화주(火酒), 간주(杆酒), 백주(白酒), 기주(氣酒)라고도 부른다. 소주를 ‘燒酎’라고도 표기하는데 이는 주(酎)자가 세 번 고아서 증류한 술이라는 뜻에서 연유한다. 또한 아라길주(兒喇吉酒)라고도 하는데, 이는 증류주의 발생과 관련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의 소주는 고려 말엽 몽고족에 의해 안동, 개성 지방에 처음 양조기술이 들어오면서 재래주와 함께 많이 애용되었다. 소주는 탁주나 약주보다 역사가 깊지 않으며. 소주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는 고급주로 취급되었다. 조선조 성종 21년(1588) 때 사간 조효동은 일반 민가에서 소주를 만들어 음용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니 소주 제조를 금지하는 령을 내리라고 왕에게 아뢴 사실이 있다. 문종이 서거한 후에 단종은 몸이 허약해서 중신들이 약으로 소주를 고아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소주는 과거 사치스러운 것. 약으로 쓰이는 것으로 취급되었단 것이다. 이 때 소주는 약소주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소주를 많이 내는 방법

<증보산림경제>

찹쌀과 쌀 각각 1되를 서로 섞어 깨끗하게 씻어 물에 담갔다가 가루로 만든다. 10주발의 물에 섞어 한번 끓여 죽을 쑤고, 차게 식혔다가 누룩가루 4되와 서로 섞어 하룻밤을 묵힌다. 이튿날, 찹쌀 1말을 깨끗하게 씻어 물에 담갔다가 쪄서 식히고, 미리 만들었던 밑술과 서로 섞어 항아리에 넣는다. 5일 지나면 술맛이 진하다. 소주 20복자를 꺼내 쓰면 술맛이 조금 순하다.

․소맥소주(小麥燒酒)

<증보산림경제>

밀 1말을 깨끗하게 씻고 물에 일어 모래와 돌을 빼고, 물에 담갔다가 아주 푹 쪄서 익히고 나서 방아에 넣어 아주 곱게 찧고 동글동글 뭉쳐 떡 모양으로 만들어 햇볕에 쬐어 반쯤 마르면 다시 누룩가루 4되와 섞어 찧고 다시 꺼내어서 떡을 만든다. 물 1말을 끓였다가 차게 식힌 뒤에 떡과 함께 항아리에 넣는다. 5일 후에 소주를 내린다.

<음식디미방>
밀 한 말을 깨끗이 씻어 무르게 찌고, 누룩 다섯 되를 함께 섞어 찧어 냉수를 한 동이 부어 저어 두었다가 닷새만에 고면 네 대야가 나온다.

․소주(燒酒)

<음식디미방>

쌀 한 말을 깨끗이 씻어 잘 익게 쪄, 끓인 물 두 말에 담다 차거든, 누룩 다섯 되를 섞어 넣었다가 칠일이 지나거든 고아라. 물 두 사발을 먼저 끓인 후에 술 세 사발을 그 물에 부어 고루고루 저어라. 불이 성하면 술이 많이 나되 연기 기운이 구멍 가운데로 나는 듯 하고, 불이 약하면 술이 적고, 불이 중하여 술이 이어져 끊어지지 아니하면 맛이 심히 덜 좋고, 또 위의 물을 자주 갈아 이 법대로 하면 독한 술이 세 병 나온다.


② 탁주

탁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술로, 술을 빚어서 다 익은 뒤에 맑은 술을 떠내지 않고 그대로 거든 술을 말한다. 술 빛깔이 맑지 않고 탁하다 하여 탁주라고 한다. 또 빛깔이 희다고 하여 백주(白酒), 집집마다 담가 마시는 술이라는 뜻으로 가주(家酒), 농가의 필수적인 술이라 하여 농주(農酒)라고도 부른다. 탁주의 등장은 <삼국사기(三國史記)> (1145년), <삼국유사(三國遺事)> (1512년)에 좋은 술을 뜻하는 ‘미온(美醞)’, ‘지주(旨酒)’ 등의 술 이름이 나오고, 먹걸리나 단술을 가리키는 ‘요례(醪禮)’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미 삼국시대에 탁주 등의 술이 보편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탁주는 우리나라 신화에서도 등장한다. 단군께서 백성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치셨고. 가을에 수확이 되면 제사를 지내곤 했다. 이 제사를 신이 가르쳐주신 농사법에 의하여 얻어진 곡식을 가지고 드리는 것이라는 뜻에서 “신농제”라고 하였으며. 햇곡으로 빚은 제주를 “신농주”라 일컬었으며. 이것이 현재 막걸리 같은 것으로 추정되며. 농촌에서 막걸리를 농주라고 하는 것도 이것에서 유래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 이화주(梨花酒)

이화주라는 말은 막걸리용 누룩을 배꽃이 필 무렵에 밟는다고 하여 유래되었다. 이화주 역시 맑은 술이 아니고. 된죽과 같고 빛깔이 희며 물을 타서 마셨던 탁주이다.

<증보산림경제>

정월 첫 번째 해일이 되기 3일 전에, 흰쌀을 여러 차례 씻어 물에 담갔다가 건져 곱게 빻아 고운체에 치며, 물을 쓰지 말고 이리저리 주물러서 달걀보다 큰 덩어리를 만든다. 항아리에 넣을 때에는 솔잎 한 겹 덩어리 한 겹 하는 식으로, 한 겹 한 겹 항아리에 넣어 방 윗목의 찬 곳에 둔다. 7일 후에 꺼내어 돗자리나 보자기 위에 펴서 햇볕에 쬐어 한나절 동안 말렸다가 다시 솔잎에 묻는다. 또 이와 같이 한 차례 한 다음 꺼내어 햇볕에 쬐어 바싹 말리고 종이봉지에 담아 갈무리해 둔다. 배꽃이 핀 뒤부터 여름 동안에 언제라도 술을 빚을 수 있다.

<음식디미방>

<음식디미방>에서는 이화주법 한 말 빚기, 이화주법 닷 말 빚기, 이화주법등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화주법 한말 빚기는 “백미 서 말을 깨끗이 씻어 물에 하룻밤 재워, 다시 씻어 곱게 가루를 내어 주먹만큼 만들어 짚으로 싸고 공석(빈 돗자리)에 담아 방구들에 두고, 자구 뒤쳐서 누렇게 뜨면 좋다. 쓸 때에는 껍질을 벗기고 가루를 낸다. 처음에 만들 때 물을 많이 하면 썩어서 좋지 않다”로 제시하고 있다. 이화주법 닷말 빚기는“ 배꽃이 한참 필 때에, 백미 닷말을 깨끗이 씻어 곱게 빨아 김체로 쳐서 구멍떡을 만들어 삶아 따뜻할 때 두 손으로 매우 많이 쳐서 덩어리가 없게 하고, 누룩가루를 한 말을 섞어 넣었다가 익거든 쓴다. 이화주법은 복숭아꽃이 필 때 쌀을 튀겨 가루를 내어 누룩을 만들어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여름에 백미를 깨끗이 씻어 곱게 빻아 구멍떡을 만들어 익도록 삶아 식거든, 쌀 한말에 누룩 서되 혹은 두되씩 넣되 누룩가루를 두서너번 체에 쳐야 부드러워진다. 서 되를 넣으면 오래 있어도 상하지 않고, 두 되를 넣으면 오래 못 둔다. 친 무거리(곡식 같은 것을 빨아서 가루를 내고 남은 찌꺼기)조차 넣어 친다.
포천막걸리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탁주이다. 포천막걸리는 1960년대부터 하유천씨가 경기도 포천 이동면을 중심으로 이 지역에 있는 백운계곡의 질 좋은 물을 사용하여 술로 개발하였다. 막걸리를 항아리에서 발효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호랭이 술은 경기도 양평의 전통적인 약주 제조방법으로 제조되고 있으며 덧술에 엿기름을 양조용수로 사용한다. 엿기름을 많이 넣어 드물게 단맛을 내는 고급탁주이다. 주세법이 제정된 후 가정에서의 술 빚기와 판매가 금지하였으나 가전비법의 가양주 제조가 계속되자 밀주단속반원들의 단속이 매우 심하였다. 밀주단속반원들을 “앞뒤 꽉 막힌 무서운 사람” 또는 ‘호랭이 보다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불렀는데, 이러한 이유로 술을 달라는 말 대신 ‘호랑이 있느냐’, ‘벽 있으냐’는 은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③ 청주

청주는 발효 및 숙성이 끝난 술독에 용수를 박고 떠낸 맑은 술을 말한다. 따라서 탁주의 제조과정과 거의 같으나, 채주(採酒)과정에서 차이가 있다. 청주를 흔히 약주(藥酒)라고 부르는데,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조선시대에는 흉년이 들면 으레 금주령이 내려지기 마련이어서 술을 빚기 어렵게 되자, 환자를 위한 약용 목적을 핑계로 속여서 술을 빚어 마신 데서 그 유래를 찾고 있다. 환자가 약재를 넣은 청주를 마시는 것은 허용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권층들은 청주를 약으로 쓰는 술, 곧 약주라고 속이기에 이른 것이다. 또 서성(徐渻)의 집이 약현(藥峴)에 있었는데, 그의 호가 약봉(藥峰)이었으며 그의 집에서 질 좋은 청주를 빚었기에 이 술을 약주라 하게 되었다는 설도 있고, 조선조 중종 때 술을 잘 빚는 이씨 부인이 살던 ‘약현’이라는 동네 이름을 따서 ‘약주’로 불렀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약주는 본래 약효가 인정되는 종류의 술, 또는 처음부터 약재로 넣고 빚은 술을 뜻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약주는 맑은 술을 뜻하는 것으로 의미가 바뀌게 되었고, 술의 높인 말로 더 자주 쓰이게 되었다.
<음식디미방>에는 점감청주가 소개되어 있다. 점감청주는 찹쌀 한 말을 깨끗이 씻어 죽을 쑤어 식지 않아서 좋은 누룩 두 외를 냉수에 섞어 또 죽에 푼다. 핫것(솜을 두어 지은 옷이나 이불 따위를 통틀어 일컬음)으로 술독을 두껍게 싸서 하룻밤 재워 익거든 짜서 쓴다.
경주법주는 청주로 경주시 교통에 있는 최씨 종가에서 누대에 걸쳐 빚어온 술이다. 최초로 빚은 기록은 숙종 때로 궁중음식 감독관인 참사였던 최국준이 처음 빚어 가통주로 삼았다. 재료로는 찹쌀을 사용하고, 다른 원료는 쓰지 않는다. 누룩은 통밀을 맷돌로 갈아서 살로 만든 묽은 희죽과 배합하고 엷은 원찬 상 압착하여 발효시킨다.


④ 전통주

우리 선조들은 다양한 전통주를 빚어 왔다. 향이 좋은 꽃이나, 과일, 열매 등 자연 재료를 첨가한 술을 가향주라 부르며, <임원십육지>에서는 꽃일, 향료를 넣어 빚은 약주를 ‘향양주‘라 일컬었다. 향양주는 이미 만들어진 곡주에 이를 향기나는 재료를 첨가한 술이다. <임원십육지>에는 술을 11종류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적 어휘로 구성하여 10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 전통주의 분류>

이류상용약주주류특용약주시양류향양류가향주과나양류과실주순내양류속성 발효주제차류홍주와 백주양료류탁주예류감주소로류소주의주약용소주, 양용청주


․소국주(少麴酒)

<증보산림경제>

곱게 도정한 멥쌀 1말을 여러 차례 깨끗이 씻고 가루로 만들어 질동이에 담는다. 별도로 깨끗한 물 2병을 쌀가루 찌꺼기와 섞어 끓이고, 그 끓인 물로 쌀가루와 골고루 개어 식힌다. 또 잘게 빻은 누룩 1되 5홉과 버무려서 독에 담는다. 7일째가 되거든 또 곱게 도정한 쌀 2말을 여러 차례 깨끗이 씻는데, 미리 물을 끓였다가 뿌리면서 섞고 쏟아 붓는다. 식으면 이전에 만들었던 밑술과 골고루 버무려 독에 담는다. 21일이 지나 술이 맑게 가라앉은 뒤에 꺼내 쓴다. 쌀 1말과 물 2병의 비율로 물을 섞는다.

<규합총서>

정월 첫 해일에 냉수 8되를 항아리에 붓고, 섬누룩 7홉을 물에 담갔다가 3일 후 걸러 체에 밭친다. 멥쌀을 깨끗이 씻어 가루를 내어 백설기로 찌고 헤쳐, 누룩 거른 물에 풀어 넣었다가 3일 후에 동쪽으로 뻗은 복사가지로 풀어지도록 저어 차게 덮어둔다. 2월쯤 맛을 보아 쌉사름하면 백미를 씻어 담갔다가 지에밥을 찌는데, 물 7~8되를 고루 뿌려 푹 쪄내고 더울 때 술밑에 넣고 동쪽으로 뻗은 복사가지로 고루 풀리게 저어 두었다가 3주만에 말긋말긋 앉거든 떠 쓴다.

․ 두견주 (진달래술)

<규합총서>
정원 첫 해일에 백미 2말반을 깨끗이 씻어 가루내고 물을 팔팔 끓인다. 끓일 때 쪽박을 띄워 낸다. 가루를 그릇에 담고 끓는 물을 부어 고루 저어 갠 다음 물 두 말 반을 넣어 끓여 차게 식힌다. 가루 누룩을 잘 말려 빛이 뽀얗게 하여 고운 체에 내려서 1되3홉을 준비하고 밀가루 7홉을 넣어 고루 버무린다. 항아리는 짚불을 붙여 엎어서 소독하고, 연기가 있는 채로 술밑에 넣어 밀봉하여 불과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에 둔다. 삼월에 진달래가 활짝 피면 백미 세 말과 찹쌀 세 말을 깨끗이 씻어 담갔다가 다시 맑은 물에 헹구어 건진다. 메밥에 물을 흠뻑 주어 지에밥을 찌고, 찹쌀을 한 말에 물 한두 되 정도 뿌려주어 오래 쪄서 바로 헤쳐 식힌다. 멥쌀은 그릇에 퍼 놓고, 나머지 물을 넣어 폭폭 끓였다가 넓은 질그릇에 물 두세 박을 퍼 헤쳐서 덮어둔다. 지에밥이 충분히 불면 고루 헤쳐 차갑게 식혀서 술밑을 내어 메밥과 찰밥을 각각 그릇에 버무린다. 항아리에 메밥 한켜, 찰합 한켜, 꽃 한켜 놓고 맨 뒤에 메밥 버무린 것을 덮는다. 진달래는 꽃술 없이 깨끗이 다듬어 술 한말 넣는다. 진달래는 켜켜로 가운데 넣었다가 2주나 3주 후 내려 앉으면 익은 것이다.
두견주의 유래를 살펴보면 고려 때 개국공신 복지겸이 원인 모를 병에 걸려 면천에 휴양할 때 열일곱 살 난 딸 영랑이 아미산에 올라와서 백일기도를 드리는 중 신선이 나타나 ‘아미산에 핀 두견화와 찹쌀로 빚되 반드시 안 샘의 물로 빚어 100일 지난 다음에 마시고 은행나무를  심어 정성을 드리면 나을 수 있다’는 예시를 받아 그대로 하여 병을 고쳤다고 한다.

․ 백화주(百花酒)

<증보산림경제>

백화 (百花, 여러 가지 꽃)를 따다가 여름철에 그늘에서 말린다. 또는 햇볕에 말려도 된다. 쌀 1말을 빚으려면 꽃 반근을 쓰는데 3~4냥을 사용해도 된다. 꽃이 많으면 술맛이 좋지 않다. 꽃을 취하여 술밥과 누룩가루를 섞어서 밑술에 넣고 술이 익기를 기다렸다가 마신다. 사람에게 이롭다.

<음식디미방>

백미 두말을 깨끗이 씻어 가루를 내고 물 두 말을 끓여 술밑에 개어, 누룩가루 두 되, 밀가루 한 되를 넣어 둔다. 칠일이 지나거든 쌀 너말을 깨끗이 씻어 익제 쪄 밥에 물이 질벅질벅하게 말아 누룩가루 한 되는 섞어 넣어 스무날 이후 쓴다.

․ 송화주

<음식디미방>

송화를 따서 볕에 말리고, 찹쌀 다섯 말을 깨끗이 씻어서 가루를 내고, 송화 다섯 되를 물 세말에 많이 달여서 섞어 죽을 쑤워 차거든, 누룩가루 일곱 되를 섞어 넣었다가, 닷새 후에 백미 열 말을 깨끗이 씻어 익게 쪄 송화 한 말을 물 다섯 말에 많이 달여 섞어 차거든, 누룩 서 되 섞어 넣었다가 이칠일(14일) 후에 쓴다.

․ 감주(甘酒)

<증보산림경제>

찹쌀 2되를 여러 차례 씻어 가루로 빻고 구멍떡을 만들어 푹 쪄서 익히며, 누룩가루 2되와 서로 섞는다. 여름에는 5일, 봄, 가을에는 7일 후에 찹쌀 2말을 여러 차례 씻어 물에 담갔다가 푹 쪄서 익히고, 식으면 미리 만든 밑술과 골고루 섞어 독에 넣는다. 독은 맹물로 깨끗하게 닦아 말려 둔다. 익으면 꺼내 먹는다.

<음식디미방>
음식디미방에서는 감향주(甘香酒)로 소개하고 있다. 멥쌀 한되를 깨끗이 씻어 가루를 내어 구멍떡을 만들어 익게 삶아 식히고, 삶던 물 한 사발에 누룩가루 한 되를 구멍떡에 한데 섞어 쳐서 자장 잘 구워진 단지에 넣는다. 찹쌀 한 말을 깨끗이 씻어서 믿술하는 날 물에 담갔다가 사흘만에 익게 쪄, 식지 않아서 밑술을 퍼내서 섞어 항아리에 넣고 더운방에서 항아리 겉을 많이 싸두었다가 익거든 쓴다. 쓴 맛이 있게 하려면 항아리를 싸지 말고 서늘한 데 둔다. 많이 빚으려 하면 이 법을 적용하여 빚는다.

․ 죽엽주

<음식디미방>에는 죽엽주를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백미 네 말을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가 재워 심이 무르게 쪄 식거든, 끓여 식은 물 아홉 사발에 누룩가루 일곱 되를 섞어 독에 넣어 서늘한 데 둔다. 스무날만에 찹쌀 다섯 되를 무르게 쪄 식거든, 밀가루 한 되를 섞어 넣어 두면, 이렛만이면 술 맛이 대나무잎 같고 맛이 향기롭다. 조리법에서 나와 있듯이, 죽엽주에는 대나무가 들어가지 않는다.

․ 포도주

16세기 초의 조리서인 <수운잡방>에 포도주 제조법이 기록되어 있다. 포도를 짓이겨 놓은 다음 찹쌀 다섯 되로 죽을 섞어 독에 담아두고 맑아지기를 기다렸다가 쓴다. 이는 서구식 포도주 빚기와는 다른 방법이나 한국에도 포도주 제조법이 있다. <조선무쌍 신식요리제법>에서는 포도의 즙을 내어 누룩 넌 냥을 곱게 갈아 함께 버무린 후 독에 넣고 봉하여 두면 저절로 술이 된다고 적혀있다. 또한 포도를 오래두면 저절로 술이되니 이것이 진짜 포도주라 하였다.

․ 산딸기주

국빈 만찬에 자주 오르는 술로, 2005년 APEC 정상회의 정상만찬 시 코스 요리가 끝난 다음 식후주로 산딸기 주가 나왔다. 산딸기는 복분자를 말하는데, 제주도 사투리로 탈이라고 하여 대개 들이나 밭에 갔다가 먹는 ‘딸기’를 말하는 것으로 밭과 밭의 경계선의 돌담 위에나 밭모퉁이 바위 가운데로 줄기가 뻗어가며 열리는 것이다.

<전통향토음식자원정보검색>에 소개된 산딸기주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복분자는 깨끗이 손질한 다음 물에 살짝 씻어 물기를 뺀다.
2. 유리병에 복분자를 먼저 넣고 그 위에 설탕을 넣고 소주를 부어 차갑고 그늘 진 곳에 보관하여 두었다가 마신다.

․ 동동주
찹쌀과 누룩가루로 만드는 동동주는 조선조부터 임금님에게 바친 진상주로 ‘어주’라고도 하며 양반가에서 이 술을 빚는 비법이 내려와 특히 경사 시에 이 술을 빚어 귀빈들에게 특별히 대접한 귀한 술이다.

․ 진양주
조선조 말 철종 때 해남군 임씨 농가에 출가해 온 전남 영앙군 최씨 할머니가 평소 궁중 작은 주방에서 주로 어주만을 전담하여 오다가 출가해 오자 좋은 샘물을 이용하여 어주 담그는 솜씨를 그래도 전수시켜 왔는데 순하고 향기가 높다.

․ 오가피주
<음식디미방>에는 오가피주의 조리법과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오가피를 물이 올랐을 때 많이 벗겨 웃껍질을 벗기고 약재를 쓸 때 쓰는 칼인 협도로 썰어 볕에 말린다. 술을 빚을 때 다섯 말을 빚으려면 오가피 썬 것 한 말을 주머니에 넣어 독 밑에 놓고, 백미 다섯 말을 깨끗이 씻고 가루를 내어 죽을 쑤어 식거든, 누룩 다섯 되를 섞어 독에 넣어 둔다. 슬이 익거든 공복에 먹으면 풍증과 뼈마디가 저려 참을 수 없는 증세를 고칠 뿐 아니라 예사랑 이유공, 도맹작이란 사람이 평생을 장복(같은 약이나 음식을 오랫동안 늘 먹음)하여 나이 삼백을 살았고 아들 서른을 낳았으니 지금 사람은 병 있고 단명하니 백사(여러 가지 일) 다 버리고 이를 만들어 먹으라.
․ 한산소곡주
고려때부터 내려온 널리 이름이 알려진 명주로 한산면 지현리 건지산 기슭의 우물과 이 지역에서만 제조가 가능한 토속주이다. 이 술은 ‘앉은뱅이술’이라고도 하는데, 그 유래를 보면 며느리가 술맛을 본다고 시루 뚜껑을 열어서 젓가락으로 맛을 보다 보면 어느새 취해 버려서 일어서지도 못한 채 앉은뱅이처럼 엉금엉금 기어 다닌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또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던 선비가 한산을 지나가다가 목을 축이려고 주막에 들어 미나리부침을 안주로 한잔하고 두잔 때부터는 흥취가 돋아 시를 읊으며 달을 즐기다가 과거 날짜가 지나서 집으로 다시 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음식디미방>
백미 일곱 말 다섯 되를 깨끗이 씻어 물에 불려 작말하여, 더운 물로 죽을 쑤어 식거든 누룩가루 일곱 되와 밀가루 다섯 되를 섞어 빚는다. 익거든 백미 일곱 말 일곱 되를 깨끗이 씻어 밥을 쪄 식거든, 누룩가루 서 되에 밑술을 다 내어서 섞으면 좋다

11) 음청류

 ① 제호탕

제호탕은 여름철에 갈증을 풀어주고 위를 튼튼하게 하며, 장의 기능을 조절하여 설사를 그치게 하는 등의 효과가 좋은 전통 건강음료로 조선시대에는 더위를 이기는 가장 으뜸 음료였다. 제호의 의미는 지혜와 맛이 좋은 음료로 대별할 수 있으며, 한국의 전통음료로 의서로는 동의보감, 방약합편에 기록되어 있으며, 일반문헌 중에서는 산림경제, 규합총서 등 7종류의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전통의학서적에 제호탕은 소화를 돕고, 더위를 풀어주며, 갈증을 멈추게 한다고 하여 의약품으로 처방되어 있다. <동의보감>에 “오매육(烏梅肉), 백단향(白檀香), 사인(砂仁), 초과(草果) 등을 물을 붓고 졸인 것으로 꿀을 넣고 다시 달여서 찬물에 타서 마신다. 단오일에 내의원에서 만들어 진상하였으며, 여름철의 보양음료로 귀하게 여겼다”고 기록되어 있다.
단오날 임금이 일흔이 넘은 정이품 이상 되는 신하들에게 제호탕을 내리던 풍습이 있었다. <동국세시기(동국세시기)>를 보면 “단오날에 궁중 내의원에서 제호탕을 만들어 진상하면 임금이 이것을 기로소(耆老所)에 하사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과 <방약합편> 등에서 “더위를 피하게 하고 갈증을 그치게 하며, 위를 튼튼하게 하고 장의 기능을 조절하여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단오날에 제호탕을 음용하면 여름을 잘 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장내세균 중 유익균의 활성을 도와 장 면역 기능성을 높여 장을 건강하게 한다는 연구보고 있다. 제호탕은 궁중의 귀한 음료로 사용되었다가 조선 후기에 일반대중에게 널리 전파되어 여름철 청량음료로 뿌리내리게 되었다. <한국의 시절음식>에 제호탕은 오매육을 굵게 갈고, 초과, 백단향, 축사인은 각각 곱게 갈아서 꿀과 함께 섞어, 10-20시간 정도를 연고상태가 될 때까지 중탕으로 졸인 다음, 항아리에 담아 둔다. 먹을 때 찬물이나 얼음물에 적당량을 타서 시원하게 마신다. 제호탕 같은 전통음료를 저장해 둘 때는, 사기나 자기 또는 유리단지에 담아 두어야 빛깔이나 맛의 변화가 없다.


 ② 화채

화채는 우리나라의 전통음료로 다과상이나 후식으로 올린다. 음식을 푸짐하게 먹은 후 시원한 화채류를 마시면 훌륭한 후식음료가 되며 소화도 잘된다. 1800년대 말의 조리서인 <시의전서>에는 장미화채, 복숭아화채, 진달래(두견)화채 등 꿀, 설탕 등을 이용해서 만든 각종 화채류가 소개되어 있다.

․ 진달래화채
1896년 <규곤요람(閨壼要覽)>에 ‘봄의 화채’라 하여 진달래를 띄운 화채가 소개되어 있다. 1849년 <동국세시기>나 1819년 <열양세시기>에도 옛날 조상들은 “음력으로 3월 3일, 삼짇날에 모두 산언덕이나 개울가에 나가 꽃구경을 하며, 만발한 진달래꽃을 꺽어다가 진달래 꽃잎을 찹쌀가루에 반죽한 화전을 부쳐먹고, 진달래주나 화채를 만들어 먹으며 풍류를 즐겼다.”고 하였다. 진달래 화재는 음력 3월 3일 삼짇날 진다래 화전과 함께 먹었다고 한다.
예로부터 진달래 꽃잎은 약지로 이용되었고, 그대로 먹을 수도 있어 참꽃이라 불린다. 투명한 진달래화채는 발그레한 고혹적 빛깔의 오미자 물에 춘삼월에 피는 진달래 꽃잎을 띄우는데, 이 화채는 자연 풍광의 한 부분을 옮겨 백자에 담아 놓은 듯 한 풍경을 연출한다. 진달래화채는 그 향기와 색깔이 봄철에 잘 어울려 화사할 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일체화된 삶을 누리려 했던 선조들의 자연관이 잘 스며있는 음료이다.
<한국의 시절음식>에는 진달래 화채 담그는 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오미자는 끓여서 식힌 물에 하룻밤 담가 놓아 물이 진달래 빛으로 곱게 우러나면 고운 겹체로 국물을 밭친다. 오미자 국물에 꿀과 설탕시럽을 넣어서 색과 맛을 조절한다. 진달래꽃잎은 가운데 꽃술을 떼어내고 물에 담그었다가 건져서 물기를 없앤 후, 녹두녹말을 묻혀서 끓는 물에 넣어 살짝 데쳐 냉수에 헹군다. 유리나 사기그릇에 오미자 국물을 7부 정도 붓고, 진달래 꽃잎과 잣을 띄운다.

․ 밀감화채
밀감화채의 재료인 밀감은 대개 온주밀감을 말하는데, 주로 여름에 나오는 하밀감(夏蜜柑)으로 만드는 음료이다. 한여름에 밀감화채로 시원하고 산뜻한 맛을 즐기며 건강을 지키는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 음식만드는 법>에서는 “밀감을 까서 속알맹이를 다 잘게 떼어서 설탕을 넣어 화채 그릇에 담고, 꿀물이나 또는 오미자물이나 혹은 딸기즙에다 빛과 맛을 적당히 만들어서 화채 그릇에 붓고 실백을 띄어 놓으라”고 하여 밀감을 이용한 화채 만드는 법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조선요리제법>에서는 밀감화재 조리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여름 밀감을 까서 속껍질을 벗기고 알맹이가 터지지 않게 살살 뜯어서 설탕에다 달게 재워 놓았다가, 물을 알맞게 타고 딸기물이 있거든 조금 넣어 빛만 내고 실백을 띄운다. 밀감화채는 알이 터지거나 밑으로 가라앉으면 못쓴다.

․ 유자화채
유자화채는 유자껍질과 유자알맹이, 석류알이 들어 있어 향긋한 냄새와 달콤한 맛이 진하다. 배와 붉은 석류알, 잣을 띄운 다음 꿀물이나 설탕물을 부어 뒤로 떠오르게 하여 시원하게 먹는다. 유자화채는 궁중에서 즐겨 만들어 먹던 음료로, 석류알과 잣이 보석처럼 떠 있어 매우 아름다우며 향기가 일품이고 맛도 좋다.
1957년 <이조궁정요리통고>에는 유자화채 만드는 법이 설명되어 있는데 “유자는 껍질을 까서 얇게 잘라 다시 가늘게 채 썰고, 배도 가늘게 채 썰어 설탕 끓인 것을 넣고 단맛을 내어 그릇에 담는다.”라고 하였다. <방약합편에 의하면 “유자는 따뜻한 기운이 있고, 맛이 달다. 위(胃) 中의 악기(惡氣)를 제거하고 주독(酒毒)을 풀며, 음주 후의 입맛을 좋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음력 9~10월경에 접어들면 향 짙은 노란 유자를 수확할 수 있으며 이때 유자화채를 만들어 놓으면 가을의 내음과 정감있는 계절색을 느낄 수 있다. 예로부터 유자차는 감기 치료에 효과를 인정받아 왔으며, 신경통, 風의 치료와 예방에 널리 사용되어 왔고, 피로회복과 숙취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유자는 한방에서는 ‘기를 내려준다(下氣)’고 알려져 있는데, 혈압을 내려주어 상기된 것을 가라앉혀 준다는 뜻이다.
․ 산딸기화채
산딸기화채는 산딸기와 설탕, 꿀, 물을 넣어 곱게 갈아 즙을 만들어 산딸기 조각과 잣을 띄워 낸 전통음료이다. 산딸기는 눈이 잘 보이지 않고 눈물이 잘 나오거나, 유행성 눈병에 걸렸을 때 치료제로도 이용된다. 여름철에 전염성 눈병에 걸렸을 때 복분자를 가루 내어 젖에 풀어서 눈에 떨어뜨리면 눈이 밝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1590년 <본초강목>에는 복분자를 대표적인 자양강장제로 소개하고 있는데, 기록에 의하면 “신장에 좋으며 간을 보하고 양기(陽氣)를 일으킨다.”고 하고, “피부를 곱게 하며 머리를 검게 하고 폐질환에도 잘 듣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방에서는 복분자를 이용하여 청량(淸凉), 지갈(止渴), 강장약(强壯藥)으로 사용하고 있다.
산딸기를 복분자라고 부르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옛날에 양기(陽氣)가 부족해서 비실비실하던 사람이, 산에서 산신령을 만나 산딸기를 먹으라는 말을 듣고 산딸기를 따먹었더니, 양기가 소생해서 소변의 힘이 얼마나 강했던지 요강을 뒤엎었다고 하는 이야기다. 그 이후로 산딸기의 별명이 복분자가 되었다고 한다.

12) 한과 및 후식

① 과일편

과편은 제철의 잘 익고 빛깔이 고운 과실이나 열매를 삶아 거른 즙액에 녹말가루와 설탕을 넣어 조려서 엉기게 한 것이다. 사용되는 재료에 따라 두편, 살구편, 복분자편, 모과편, 산사편, 유자편, 생강편, 버찌편, 오미자편 등이 있다.
과편은 색상이 아름다워 잔치 때의 행사식으로, 또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때그때 제철에 산출되는 과실을 이용해 만들어 두었다가 후식으로 먹으면 계절감각과 함께 재료로 쓰이는 과실의 달콤하고 상큼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과편은 우리나라 여러 음식 관련 문헌에 자주 등장하여 그 제조방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1895년 <조선왕조궁중연회음식의 분석적 연구>에 따르면, “궁중에서는 과편이라 하지 않고 ‘병(餠)’이라고 하였다.”고 하였다. 조선시대 궁중음식 관련 문헌인 <진연의궤(進宴儀軌)> 등을 보면 궁중의 연회 상차림에 과편이 자주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과편은 궁중에서도 즐겨 먹었던 음식이었음을 알 수 있으며, 특히 과편의 색이 아름답기 때문에 잔치음식으로 또 후식으로 애용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 복분자(산딸기)편
<규합총서>에 따르면, 복분자(혹은 살구, 모과, 버찌, 앵두)를 놋그릇에 담아 잠깐 쪄내어 중간체에 걸러 꿀을 알맞게 타 새옹에 졸인다. 수저로 떠서 흘려 보아 죽처럼 엉기면 녹말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졸인다. 이번에는 접시에 떠보아 족편처럼 엉길 때 사기그릇에 베어 쓰면 산사편 빛깔 같고, 녹말을 많이 타면 빛깔이 흐려지고 딱딱하며 너무 졸이면 빛깔이 검다.

․ 오미자편
<고방요법(古方療法)>에 “오미자를 가루로 만들어서 아침 저녁으로 물에 타서 한 컵씩 마시면, 해열 지한작용과 설사, 이질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자양강장제, 진해거담약으로 좋다.”고 한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오미자국물에 녹두녹말과 설탕을 섞어 젤리처럼 졸여 만든 오미자편은 그 모양과 빛깔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오미자의 따뜻한 성질과 달고 강한 신맛 등 다섯가지 독특한 맛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 앵두편
앵두편에 관한 우리나라 고조리서로는 <규합총서>가 처음이고 그 후 1800년대 중엽의 <역주방문>에도 연지를 써서 색을 낸 것을 볼 수 있고, 1800년대 말엽 <수빚는 법>에도 앵두편이 나온다. 1958년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에도 기록되어 있다. <조선요리제법>에는 “앵두를 물 한 홉쯤 붓고 끓여서 펄펄 끓거든 체에 걸러놓고 녹말을 물 네 홉에 풀어서 앵두물을 저어가면서 녹말풀은 것을 함께 부어 섞고 자꾸 저어가면서 끓여가지고 물 한 홉에 설탕을 풀어가지고 함께 섞어서 한참 끓은 후에 편편한 그릇에 쏟아 굳혀가지고 적당히 썰어서 접시에 놓나니 모양 있는 과자형에 담아서 굳혀가지고 그대로 쏟아놓으면 더욱 모양이 좋으니라.”고 하여 앵두편 만드는 법이 아주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앵두와 관련한 이야기가 있다. 조선 초기 성현의 “용재총화”에 보면 세종이 앵두를 무척 좋아했는데 효심이 지극한 문종이 세자 시절에 아버지 세종을 위해 경복궁 안에 앵두나무를 직접 재배했다고 한다. 그리고 열매가 열리면 이것을 따다 세종에게 바쳤는데 세종은 맛을 보고 “다른 곳에서 바친 앵두가 아무리 맛있다 하여도 어찌 세자가 손수 기른 것과 같을 수 있겠느냐”하고 무척 흐뭇해 했다고 한다.


② 엿

엿은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서 뿐 아니라 물에 쉽게 녹지 않고 결정이 쉽게 석출되며, 단맛이 너무 강한 설탕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도 쓰이는 감미식품이다.
전분질의 곡류와 엿기름으로 만든 엿을 이용한 과자류가 등장하는 것은 고려시대로, 우리나라의 엿에 관한 기록은 이규보의 <동국여지승람>에 ‘행당맥락(杏餳麥酪)’이 처음이다. 여기서 ‘당’은 단단한 강엿이고 ‘낙’은 감주의 무리로서 이미 이때부터 엿기름을 이용한 엿이나 감주가 감미료로 쓰였다. 예부터 엿은 세찬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음식이었으므로, 겨울철이 되면 각 가정에서는 엿을 만들어 상비하였는데, 가정이나 지방마다 독특한 방법과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엿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엿 만드는 법에 관한 기록은 조선시대 서울의 모습을 담은 <한경식략(漢京識略)>에 보면 식료품상인 ‘백당전’에서 엿을 팔았다는 기록이 있고, <규합총서>에는 엿 만드는 법가 개성과 광주에서 밤엿이 생산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조선 후기에는 엿이 상품화되어 널리 퍼졌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 널리 알려졌던 엿으로는 옥수수로 만든 강원도의 황골엿, 무로 만든 충청도의 떠먹는 물엿인 무엿, 특히 용안지방에서 잘 만들었던 전라도의 고구마엿, 쌀로 만든 평창의 쌀엿, 엿에다 닭이나 꿩고기를 넣어 만든 제주도의 꿩엿과 닭엿, 조청에 찹쌀미숫가루를 넣어 만든 황해도의 태식이 각각 명성을 날렸다.
이렇게 만든 엿은 근친 갔던 새색시가 시가로 돌아올 때 함지박이나 석작, 동고리에 담아 이바지 음식으로 가져갔다. 엿이야말로 맛은 물론이려니와, 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옛날 역졸들이 역과 역 사이를 오갈 때 도시락 대신 강엿을 싸서 가지고 다녔다고 하며 ‘상사독서(上寺讀書)’라 하여 절에 가서 과거 공부하는 자녀나 남편에게 엿을 고아 보내는 것이 조선시대 때의 관습이었다.
수능시험 어머니들이 시험장에 아이들을 들여보내고 교문에 엿을 부치고 “합격”을 기원하던 일을 기억하는가? 그리고 엿장수에게 공병을 팔아 엿을 먹던 일을 기억하는가? 엿을 옛날을 추억하게 하는 음식이다.

․ 창평쌀엿
여름철에는 녹아서 붙지 않도록 콩가루나 쌀가루를 묻힌다. 당양군 창평면에서의 쌀엿 생산은 조선조 양녕대군이 낙향했을 때 궁녀들에 의해 전수되었다고 전해지며 이후 궁궐에 진상되고, 시험합격을 바라는 마음에서 널리 알려졌다. 이런 풍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 콩엿강정
흰콩과 검은 콩을 씻어서 팬에 볶은 후, 물엿, 물, 설탕을 넣고 조린 엿을 뿌려 버무린다. 식기 전에 1cm 정도의 두께로 민 후 일정한 모양으로 썬다.
콩을 씻어 일어 물에 불려서 터지도록 얼려서 볶는 것이 훨씬 콩이 연하고 맛이 있다. 땅콩엿강정은 땅콩의 속껍질을 벗기로 뾰족한 눈을 떼고 똑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이 외에도 깨, 잣, 호두 등을 사용하여 같은 방법으로 만들 수 있고 그 이름은 쓰이는 재료에 따라 달라진다. 

③ 정과

정과는 전과하고도 하는데 수분이 적은 채소 뿌리, 과일의 줄기, 열매를 꿀이나 설탕에 오랫동안 조려 달고 쫄깃한 맛이 나는 과정류로 연근, 도라지, 생강, 인삼, 모과, 유자, 행인, 사과, 산사, 구기자 등으로 만들 수 있다. 정과를 조리다가 말려서 만드는 편강과 같은 건정과도 있다.
정과는 잔치 때 꼭 만드는 조과로, 보통 한 가지만 만들지 않고 여러 가지 재료를 각각 달게 졸여서 완전히 식힌 후, 꾸득꾸득 해지면 한접시에 옆옆이 돌려 담는다. 정과는 잔칫날이나 명절 때, 손님 접대하는 다과상에 꼭 올리는데, 모양이 화려하여 상차림을 돋보이게 한다.
정과는 정약용의 <아언각비>에서 “꿀에 졸인다.”하여 흔히 꿀에 졸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규합총서>에 꿀에 졸이는 방법과 꿀에 재워서 오래 두었다 쓰는 방법이 나와 있다. 정과를 졸일 때에는 대부분 꿀을 사용하였으나, 1854년 <음식법>에는 처음으로 설탕에 졸인 감자(柑子)정과가 소개되어 있다. 조리책에 소개되어 있는 정과의 종류는 34종이며, 그 중 연근정과가 가장 많이 소개되어 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정과를 “무릇 이름난 나무 열매와 아름다운 풋열매를 꿀에 달여서 볶은 즉, 가히 신 것도 없어지고 오래 두나니, 중국에서는 밀전과라 하고 여기서는 정과라 하여 집(什)까지 아울러 쓰는 것을 수정과라 하나니라.”히야 여러 종류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연근정과
<규합총서>에 따르면, 연근은 껍질을 벗기고 두께를 알맞게 썬다. 꿀물에 데친 다음 꿀을 넣어 윤기 나게 졸인다.
<우리나라 음식만드는 법>에서 “연근을 깨끗이 씻어서 그대로 한 푼 두께로 썰어서 물을 많이 붓고 오래 끓여서 연근이 잘 무르거든 물을 따라 버리고, 다시 꿀 세홉을 붓고 설탕을 넣어 숯불에 세 시간 동안 졸이면 알맞게 되나니, 빛이 검붉고 윤택이 나고 졸깃졸깃하게 되면 잘된 것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 산사쪽정과, 천문동정과
<규합총서>에 산사쪽정과 조리법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산사는 좋은 열매를 골라 씨 없이 하여 새옹에 물을 산사 잠길 만큼 붓고 살짝 데친다. 물을 따라내고 꿀을 부어 두면 겨울 지나 봄까지 두어도 빛과 맛이 변함없고, 물을 두면 오래되면 빛이 상하고 거품이 부글부글 생긴다. 천문동을 물에 담가서 불거든 풀잎같이 저며 살짝 데쳐서 꿀에 숯불로 졸이면 명패(明貝) 같아진다.

․ 모과정과
<규합총서>
잘 익고 빛깔이 누른 좋은 모과를 무르게 삶는다. 고운체에 걸러 꿀을 모과이 분량보다 조금 더 넣어 강즙하여 쓰면 좋다.

익힌 동과정과
동과정과에 대한 조리법은 규합총서에 제시되어 있다. 어린 동과의 털을 전부 긁어내어 알맞게 썰고 두께를 바느질자 한 품쯤 되게 한다. 불이 꺼진 재를 물에 타고, 동과를 담근다. 그리고 부지런히 저으면 동과 조각이 물 속에서 자연히 흔들리고 부딪혀 반반해진다. 칼 자국모양이 없어지면 꿀물에 데쳐 잿물을 토하게 하고 꿀을 부어 만든다.
․ 생강정과
생강을 깨끗이 벗겨 칼날이 비치게 뿔대로 저며 두 번 삶아 버린다. 꿀을 물에 달게 타서 넣어 뭉근한 불로 숯불에 졸이는데, 솥뚜껑을 자주 열어 수증기를 없앤다. 물기가 있으면 정과가 윤기가 없고, 너무 되면 꿀을 쳐야 윤기가 흐르니 끈끈하게 엉기어 붙어야 좋다.<규합총서>
생강을 껍질 벗겨서 얇게 저며 물을 많이 붓고 끓여서 매운 물을 따르고 새 물을 부어서 다시 끓이되 또 따르고, 물 3홉을 붓고 설탕을 넣어 졸여서 물과 생강의 분량이 비등이 될 때 곧 끄내니라.<조선요리제법>

13) 기타

① 육포

육포란 쇠고기를 간장으로 양념하여 말리 쇠고기포로 예번부터 혼례 시에 시댁 부모께 폐백드릴 때 마련하던 음식이다. 혼례 때 사용하는 폐백음식에 대해 <오례의(五禮儀)> 에서는, “신부가 시가로 가서 시부모를 뵈올 때는 밤, 대추, 포를 드린다.”고 하였는데, 가장 보편적으로는 쇠고기로 만든 편포, 혹은 육포를 쓰거나 닭을 쪄서 이용하였다. 서울 지역에서는 육포와 대추를 주로 이용했다. 폐백 시 안주로 마련되는 고기류인 편포는 쇠고기를 곱게 다지고 갖은 양념하여 반대기를 지어 말린 다음, 잣가루를 고명으로 뿌린 후 ‘근봉(謹封)’이라고 쓴 종이 띠로 가운데를 두르고, 그릇에 담아 시어머니 앞에 놓는 것이 예로 되어 있다. 쇠고기를 간장으로 간한 것을 장포, 소금으로 간한 것을 염포, 꿀을 넣어 만든 포를 약포라고 하였다.
<음식디미방>에는 고기 말리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말리는 고기는 널빤지 위에 보자기로 싸서 자주 밟으면 하루 안에 마른다. 고기는 편을 얇게 뜬다. 또 더울 때나 비가 와 빨리 말리려거든 돌은 놓고 목을 걸어서 불은 땐다. 포육(얇게 저며 말린 고기 조각)을 노끈으로 꿰어 독에다 층층이 둘러매어 말리는데, 서로 뒤집어 말리고, 고기가 혹 독에 닿지 않거든 새끼로 맨다. 또 더위에 쉽게 말리려면 포육을 얇게 떠서 물가 반석(넓고 편편하게 된 큰 돌) 위에 멀어 자주 밟아 뒤집어 널어서 말린다.

② 순대

순대는 돼지곱창에 당면을 넣고 선지로 맛과 색을 내어 쪄서 판다. 순대를 응용한 음식으로는 순대국, 순대국밥, 순대볶음 등이 있으며, 재료에 따라 오징어순대, 찹쌀순대, 만든 지역에 따라 병천 순대, 아바이순대 등이 있다. <부인필지>에 순대 조리법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다.


<전통향토음식자원 정보검색>에 소개된 순대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1. 배추를 삶아 배추가 물러지면 다지고 물기를 제거한다.
2. 숙주나물은 데쳐 식힌 후 다져 물기를 제거한다.
3. 두부도 으깨어 물기를 제거한다.
4. 1, 2, 3을 한데 섞어 분량의 양념을 넣은 후 선지와 함께 고루 섞어 속을 준비해 놓는다.
5. 돼지의 작은창자를 굵은 소금으로 안팎을 골고루 잘비벼 깨끗하게 씻어 건진다.
6. 씻어둔 돼지창자에 소를 넣은 다음 공기를 빼고 끝부분을 봉하여 찜통에 찐다.
․ 병천순대
조선시대 이래 죽성(현재의 안성군 죽상면 소재) 지역을 중심으로 만들어 먹던 전통음식으로 죽성이 퇴조하면서 인근 고을인 백암면 백암 5일장을 통해 그 전통으로 유지, 보존하여 왔다. 순대는 예부터 어느 지방에서나 해먹었던 것이지만 개성식 순대가 그 중에서 가장 특이한 맛을 지녔고, 그 순대맛이 백암지역에 정학하여 백암순대로 자리를 굳히면서 유명하게 되었다.

․ 오징어 순대
6.25 당시 함경도를 떠나온 사람들이 터를 잡은 속초, 일명 아바이 마을은 고향을 그리는 실향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고향을 그리워하며 먹기 시작한 것이 오징어순대인데, 이는 오징어의 몸통에 다진 돼지고기, 풋고추, 당근, 마늘등을 넣어 삶거나 찐 것이다. 원래 함경도에서는 싱싱한 명태에 산채와 막장을 비벼 만든 소를 생선속에 넣어 쪄 먹었다고 한다. 분단 이후 고향에서 먹던 명태순대의 맛을 잊지 못한 실향민들이 속초 앞바다에서 쉽게 잡히던 오징어를 이용하여 만든 음식이 오징어순대이다.
․ 개순대
<음식디미방>에는 개순대를 소개하고 있다. “개를 잡아 깨끗이 씻어 삶아 뼈를 발라내고, 만두소 버무리듯 하여 후추, 산초, 생각, 참기름, 진간장을 한데 섞어서 질지 않게 한다. 제 항자를 뒤집어 말끔히 씻은 후 다시 뒤집어 거기다 가득히 넣어 시루에 담아 찌되, 한나절 정도 약한 불로 쪄내어 어슷어슷 썬다. 초와 겨자를 치면 맛이 아주 좋다. 창자는 생으로 하되, 전날 손질하고, 양념을 하되 섞어 두었다가 이튿날 창자에 넣어 찐다”

③ 부각

부각은 식물성 식품에 찹쌀풀을 발라서 말려 두었다가 필요할 때 기름에 튀겨 먹는 음식이며, 튀각은 식품을 건조하여 기름에 튀겨서 소금이나 설탕으로 조미한 것으로, 이들은 모두 안주나 마른 찬으로 사용된다.
10월 가을걷이를 한 후 채소 등을 오랫동안 저장하여 겨우 내 별미로 즐길 수 있는 밑반찬으로 만드는 건조 방법 중 하나가 부각을 만드는 것이다. 채소나 해조류를 건조해 저장해 두면 저장식품의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 뿐 아니라, 김장 김치만으로는 부족하기 쉬운 영양을 섭취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해안지방에서는 다시마와 미역 등의 해조류를 말려 두었다가 부각, 튀각으로 바싹 튀겨 별미로 즐겼다. 부각이나 튀각은 하지에서 추분까지는 눅눅해서 누그러지므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주로 가을걷이를 한 후에 만들어야 겨울과 봄 동안에 바삭바삭한 맛의 별미를 즐길 수 있다. 음력 7월 보름날에 조상의 혼을 천도하는 제사를 지낼때 음식으로 고추부각, 다시마튀각 등을 만들었다.
<삼국사기>에 신문왕 3년에 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 폐백품목으로 여러 가지 식품 외에 기름 등이 납폐물로 봉해졌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보아서, 부각은 기름을 사용한 시기와 함께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튀각으로 많이 쓰이는 다시마는 삼국시대부터 우리나라 근해에서 채취되는 명물식품으로 꼽혀 왔다. 교통수단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대에는 저장식품을 비축하는 것이 필수적이었기에 이러한 저장식품이 더 발달되었다. 특히 부각은 육류나 어류를 먹지 않는 사찰에서 영양과 열량 보완을 위한 음식으로 크게 발전하였다. 전라도 광주에서는 어른을 보시고 사는 집이라면 거의 다 만들어 먹는 저장음식이 김부각이라고 하며, 송광사의 감자부각과 고추자반 만드는 방법이 독특하다고 한다.
부각의 종류로는 풋고추, 참가죽잎, 깻잎, 들깨송이, 두릅, 감자, 돌김(자반), 김, 다시마, 차조기꽃송이, 참나무가죽순, 동백잎, 국화잎, 우엉잎 등 매우 다양하다. 부각 만드는 방법은 찹쌀가루로 풀을 쑤어서 부각의 재료가 되는 식품에 발라 말렸다가 필요할 때마다 식물성 기름에 튀겨 낸다.


⑤ 위어회

위어는 작은 것이어야 제맛이 나고, 어슷하게 썰어 막걸리에 빨거나 참기름에 묻히거나 하여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고 맛이 좋다고 한다.
일제시대 말기 강경포구에서 위어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위어를 이용해 음식을 해 먹었다. 위어회는 위어를 잘라 미나리 등을 넣고 양념한 고추장에 버무려 먹는다. 위어는 웅어 또는 의어라고 부르는데, 의어라고 부루는 데는 백제의역사와 관련이 있다. 백제가 망할 때 소정방이 당시 의자왕이 즐겨 먹던 위어회를 찾았으나, 평소 백마강에 많던 위어가 모두 사라져 의로움을 지켰다고 하여 ‘의어’라고도 부른다.

 


2. 대중매체 속 한식 스토리 발굴 및 분석

최근 방송과 언론, 영화에서 한식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방영되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음식을 소재로 경합을 벌이는 프로그램 주한 외국인들의 한식 만들기 대회, 우리의 전통음식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그리고 한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 등이 대표적이다.


(1) 영화
 
 1) 식객

이미 만화 <미스터 초밥왕>과 <맛의 달인>, <신의 물방울> 등으로 음식 세계를 완성한 일본과 영화 <금옥만당>, <식신> 등의 홍콩 등에 비해 우리나라의 음식문화 관련 영화 콘텐츠는 영화 <식객>이 거의 유일무이한 콘텐츠라 할 수 있다.
허영만의 만화 <식객>을 영화로 제작하여 2007년 개봉하여 개봉 첫 주말에 박스오피스 1위 (전국 관객 51만명)를 차지하면서 ‘허영만의 콘텐츠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불패 신화’를 보여주는 등 화제가 되었다.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 ‘식객’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만화의 상상력을 동원한 감각적인 영상과 섬세한 묘사에 <식객>만의 매력을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 <식객>은 만화만의 매력을 십분 살리며 영상의 생동감이 어우러져 오감을 자극하는 화려한 영상과 함께, 만화의 다양하고 탄탄한 에피소드를 짜임새 있게 표현하였다. 영화 <식객>은 싱가포르와 대만, 말레이시아, 홍콩, 태국 등에 영화 배급판권을 판매하여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 <식객>은 한식에 집중하면서 다소 민족주의적 모티브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순종의 궁중 요리사였던 대령숙수가 영화 <식객>에 등장하는 것은 우리 민족정서를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령숙수의 칼은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다시 탐색하고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영화 내용 중 순종과 육개장, 주인공 성찬의 할아버지에 얽힌 비밀, 성찬 할아버지가 조선 역사와 연결되어 있어서 비전지탕의 비밀을 손자에게 이어주는 과정은 조선이 전통의 단절이나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계승의 대상임을 암시하는 등, 영화의 많은 설정들이 민족 정서에 호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작과 같이 영화 <식객>도 한국인의 인정과 정서를 표현하고 있으며, ‘한식’의 세계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우리 음식문화의 독창성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영화 <식객>은 다른 음식 영화처럼 화려하고 진기한 요리가 주제의식의 중심에 서는 것이 아니라 한식의 문화성과 역사성을 표현하고 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운암정’의 과거에 얽힌 비밀과 요리 대결과정의 어(漁), 우(牛), 적(炙) 등 음식 소재에 얽힌 이야기는 음식은 문화요, 역사라는 점을 담고 있다. 영화 <식객>의 에피소드에 한국의 정서와 함께 역사와 전통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식객>은 한식의 미(美)적 가치를 잘 표현하고 있는데, 그것이 작위적이든지 자연스러운 것이든 한식의 미학적 요소들을 본질적인 내용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비상하는 학의 형상을 한 고가(高價)의 황복회나 화려한 모양과 색감의 궁중요리 도미면 외에 꿩 완자전골, 화양적, 육회 등의 요리들이 한식의 미학을 잘 이끌어내고 있다.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의 경우, 화려하게 차려진 음식들뿐만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들의 현란한 손놀림도 화면을 장식하게 된다. 요리사들의 화려한 재주도 있으나 ‘한국음식의 손맛’이라는 말처럼 투박하지만 정성이 깃든 손놀림에서 한국인의 정서를 느끼게 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제작된 음식관련 영화들이 요리사들의 화려하고 현란한 손기술을 보여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효과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영화 <식객>의 경우 가족 단위의 관객이 많이 허영만의 만화를 보고 자란 팬인 30, 40대가 자녀와 함께 영화를 관람하여 중년과 어린이에게 동시에 어필한 콘텐츠라 할 수 있다. 또한 영화 <식객>에는 한식을 영화적으로 차용해 본래 음식보다 더 감칠맛 나게 한식을 보여주는데 성공하여 ‘한식의 세계화’를 영상을 통해 세계 대중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식객>의 인기를 이어 영화 <식객2> ‘김치전쟁’ 이 제작되어 개봉을 앞두고 있다.


(2) 만화

우리 사회가 만화를 대중문화의 발랄한 한 장르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20년 정도이지만 만화는 엄청난 파급력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파고들고 있다.
만화는 이제 더 이상 흥밋거리이거나 단지 시간 때우기 용이 아닌 제 9의 예술로 불리며 대중문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고, 대중문화의 한 장르로 인정받으며 사람들의 관심의 중심에 서 가고 있다.

 1) 만화 <식객>

일의 맛을 찾기 위해- 한국 최고의 음식만화로 평가받는 <식객>은 숨은 요리 실력자인 주인공(성찬)이 천하제팔도강산을 누비며 산자에서 나는 최고의 재료를 찾고, 맛의 비법을 찾는 여정에 대한 음식기행을 그린 허영만 作 만화이다.
허영만 작가의 30년 역작, 만화 <식객>은 2002년 9월 '어머니의 쌀'을 시작으로 동아일보에 연재를 시작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식객>을 보기 위해 신문을 구입하는 독자들이 생길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김영사에서 발간된 단행본은 54만부라는 놀라운 판매부수를 기록하는 등 많은 화제를 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009년 9월 현재 25편까지 발매되어 꾸준히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네티즌들과 만나고 있는 온라인 만화 <식객> 은 최고 40만 건을 상회하는 높은 조회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음식을 소재로 음식에 대한 철학과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엮어 낸 만화 <식객>은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영화 <식객>의 제작사 쇼이스트 김동주 대표는 “사실 영화는 전윤수 감독의 <식객>안데 사람들은 ‘허영만의 식객 보러 가자’라고 할 정도라며, 이는 허영만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 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그 변화의 코드를 고스란히 담은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만화가 허영만은 <식객>을 통해 우리 시대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 이 책의 기획의도라고 볼 수 있다. 만화 <식객>에서 전하고 있는 다음 허영만의 메시지가 이 만화의 기획의도를 이야기 해 주고 있다. ‘최초의 맛에 대한 기억은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음식에서 시작합니다. 거친 물살을 헤치고 기어이 태생지로 돌아가는 연어처럼 우리는 어머니의 음식을 찾아 최초의 맛을 찾아 헤맵니다. 어쩔 수 없이, 맛은 추억이고 그리움지이요. 맛을 느끼는 것은 혀끝이 아니라 가슴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숫자와 동일합니다.’ - 허영만의 식객 中 -
만화 <식객>을 위해 허영만은 영광 굴비 덕장을 찾아가고, 태백 매봉산의 고랭지 배추밭, 60년 곰탕집 취재를 하는 등 현장 취재에서 담겨진 생생함과 맛, 인생이 적절히 버무려져 있다는 것이 만화 <식객>의 차별화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적 요리 만화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고,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내는 감동을 자아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만화 <식객>에 담겨진 맛의 현장에는 한국인의 삶과 인생이 담겨져 있어, 이러한 한식을 통해 보여지는 생생한 한국인의 정서가 만화 <식객>의 성공요인인 동시에 한식을 외국에 홍보하는데 큰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만화 <식객>은 가상의 맛집을 등장시키는 다른 요리 만화와는 달리 대한민국에서 ‘영업 중’인 식당들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더욱 실용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2) <약이 되는 우리음식 한식-사진과 만화로 배우는 우리문화 한(韓)>

문화체육관광부가 기획한 어린이용 정보 만화책으로 2006년 12월 한솔수북(한솔교육)에서 한식 교육용으로 출판하였다. <사진과 만화로 배우는 우리 문화 한(韓)> 시리즈 제3권으로 우리 문화에 얽힌 모든 이야기들을 만화로 쉽고 재미나게 소개하고 있으며, 100여 개가 넘는 사진으로 어린이의 이해를 돕는다는 장점이 있다. <약이 되는 우리 음식, 한식>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뽑힌 김치, 발효의 과학이 숨어있는 장, 맛과 멋을 살린 우리 음식의 역사와 미래를 어린이의 눈높이로 소개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에게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을 만나보게 함으로써, 그 동안 몰랐던 한식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사진과 만화로 배우는 우리 문화 한(韓)>에서는 우리 문화 가운데 먼저 한복과 한지로 어린이들이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또한 만화 속에서 못다 한 이야기들은 알찬 정보 모음 쪽에서 우리 문화를 좀 더 다양하고 확장된 지식으로 채워 갈 수 있게 구성하여, 이러한 독특한 구성은 어린이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3) 애니메이션

 1) 에니메이션 <Kimchi Warrior> (김치 전사)
(http://kimchiwarrior.com)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강영만 한인 감독이 김치를 소재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단편영화로 김치를 먹고 힘을 발휘한 김치전사가 질병마왕의 부하들로부터 인류를 지켜낸다는 내용이다.
에니메이션 <김치전사>는 현재 ‘김치전사 vs. 신종플루’, ‘김치전사 vs. 광우병 (Mad Cow)’, ‘김치전사 vs. 말라리아’ 등 3개의 에피소드가 제작되어 공개되었으며, 앞으로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신종 플루와 광우병, 말라리아를 쫓아내기 위해 한반도에서 김치 전사가 태권도를 연마하고, 놀라운 힘을 가진 김치를 최대의 무기로 신종 플루 등을 물리친다는 시놉시스를 가지고 있다.  김치의 영양과 태권도로 단련된 김치전사와 도사의 파지팡이와 배추머리, 무 쌍절권, 깍두기 총, 골프의 귀재 '고추 걸' 등의 캐릭터들이 김치 및 한식 재료들의 우수성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현재 신종 플루 확산으로 전 국민의 염려가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외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김치의 건강 기능성 효과를 홍보하는 효과적인 에니메이션으로 평가되며, 한식의 세계화와 관련해서 매우 재미있는 시도라고 평가되고 있다.
특히 에니메이션 <김치전사>는 영어로 제작되어 외국인들에게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영어로 제작된 홈페이지에서 김치에 대한 자료 제공과 김치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있다.
 
(http://kimchiwarrior.com/kimchi.htm)


(4) 드라마

 1) TV 드라마 <대장금>

한식을 소재로 한 문화 콘텐츠 중 대표적인 작품은 MBC 드라마 <대장금> 이라 할 수 있음. 이 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전통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물론, 한식이 한류의 바람을 타고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다. 또한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는 만화 <식객>의 영화화와 드라마화를 이끌어냈다고도 할 수 있다.
드라마 <대장금>의 효과는 방송작가, PD, 외주제작사, 매니지먼트사 대표 등 방송계 현업인 64명을 대상으로 하여 21세기 최고 드라마를 선정하는 설문조사 진행결과 1위를 기록하였고, 중국, 일본, 홍콩 등지에 수출되어 방영되었으며, 방영되는 각국에서도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하여 한류 드라마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일본에서는 시청률의 사각지대라고 불리는 토요일에 방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선전하였다.

<대장금>의 국외 방영과 시청 상황

방송국방영
시기시청 상황타이완 유선방송국2004.5제일 먼저 <대장금>을 수입, 방영하여 바람을 일으킴. 유선 TV 시청률 1위, 타이완 전체 종합 시청률 2위. 한국드라마의 지나친 수출가격 상승으로 전망이 밝지못하던 국면을 일시에 타파함. 한중 수교로 인해 중단되었던 한국-타이완간 항공노선 재개.홍콩
무선방송국2005.4평균 시청률 47%, 시청자 수가 321만명을 넘어 전체 홍콩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였고 홍콩 25년간의 시청률 3위를 차지함.중국 후난 위성방송국2005.9방영 첫날 시청률이 8.6%로 과거 동시간대 시청률의 2배. 방영 열흘 이후 누적 시청률이 25.1%에 달하여 총 시청자 수는 1.6억명을 초과함. 평균 시청률은 4%, 평균 시청점유율은 17.3%로 전국의 동시간대 시청순위 1위를 차지함.일본 NHK 위성방송국2004.10일본 전 지역에 방영. <대장금> 전반부 시청률이 그동안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겨울연가>의 2.5배에 이르러 한국드라마의 시청률 기록을 갱심함. 특히 <겨울연가>의 시청자가 90% 이상이 중장년 여성이었던 것에 비해 <대장금>은 남성과 젊은 층 시청자가 40% 이상이었음. <대장금> 전시회 개치와 기념우표 2종을 발행함.미국 시카고 WOCH-ch2004시카고의 많은 중산층이 매주 토요일 저녁 방영시간에 맞처 커피숍에 모여 단체로 시청하고 토론. 뉴역, 시애틀,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등의 지역에도 많은 <대장금> 팬들이 생김.

중국 신시스바오가 2005년 12월 연말특집으로 다룬 ‘2005년 최고의 외국드라마 5’에 <대장금>이 1위로 선정되었으며, 2007년 한베트남 수교 15주년 기념 ‘대장금음식축제’가 하노이에서 개최되었고, 이란에서는 시청률이 90%를 상회하였고, 대만에서는 ‘대장금’의 인기만큼이나 그 이름을 앞세운 한국의 먹거리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등 전세계 60여개국에 수출되어 그 효과는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대장금>의 영향으로 한국음식에서부터 한복, 화장품, 도서, 음반, DVD에 이르기까지 관련 한국상품의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적지 않은 유명 방송인들이 <대장금> 속 인물로 분장을 한 채 방송을 진행하기도 하였으며, <대장금> 브랜드 등록신청이 줄을 이었으며,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등 <대장금>은 놀라우리만치 중국인의 생활 곳곳을 파고들며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되었다.
특히 대만에서는 <대장금> 방영 시간 동안 광고가 된 홍삼술과 같은 홍삼제품을 비롯해, 드라마 사이 사이 소개되고 있는 명란젓, 인삼, 생오징어 등 궁중 음식 재료들이 대만 소비자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고, 특이 이들 궁중음식 재료 중 명란젓의 경우 한 줄에 한화 23,000원 정도의 고가로 판매되고 있음에도 그 인기는 대단하였다.

드라마 <대장금> 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은 한국산 식품만이 아니라, 대만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가치관과 기준까지 바꾸는 등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지키면서 그것을 ‘우리 식의 미학’으로 현대적이고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표현하는 것은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매력을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스스로에게도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해외시장의 정서에 부합하기 보다는 민족 전통과 현대성을 결합하고 음식과 같이 보편적 관심거리를 발굴해낸 것이 세계에서 소통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된다.
드라마 <대장금>의 폭발적인 역량은 새로운 한류 트렌드를 형성하였으며, 그 영향력은 특정한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향수할 수 있는 콘텐츠와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이 적중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 TV 드라마 <식객>
(http://tv.sbs.co.kr/sikgaek/)
허영만 원작 만화 <식객>을 제이에스픽쳐스에서 드라마로 제작하여 SBS에 서 2008년 6월 ~ 2008년 9월 방영되었다. 원작 만화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작품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음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만화 <식객>이 매일 먹는 밥상위의 음식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눈높이에서 음식을 논했다면 드라마 <식객>은 이러한 원작의 장점에 더해 음식과 의복, 주거, 전통음악 등 세계에 자랑해도 부끄럽지 않은 우리 문화를 녹여내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문화의 나열이 아닌 음식과 조화를 이루어 더욱 아름다운 의복, 주거, 음악 등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시청자들은 드라마에서 소개된 음식을 먹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고, 드라마 속 음식을 만들기 위해 요리 학원을 찾는 등 한식에 대한 애정을 불러 일으켰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제철음식과 전통음식의 소중함과 영양기능성에 대한 인식을 일깨운 것 또한 드라마 <식객>의 긍정적인 영향력이었다.

 3) TV 드라마 <스타일>
(http://tv.sbs.co.kr/style)

2009년 8월~9월, SBS 주말드라마로 방영되었다 (극본 문지영·연출 오종록).
드라마 <스타일> 에서 식이요법과 건강요법을 의미하는 ‘마크로비오틱 (macrobiotic)’이라는 건강식 요리를 만드는 한식 쉐프 주인공(류시원 분)이 매회 퓨전 한식 요리를 한 가지씩 소개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세련된 매너까지 더해 앞치마를 두른 남자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드라마 <스타일>은 음식을 주 소재로 한 드라마는 아니었으나, 패션 컬처의 일부로 한식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였다. 드라마의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참여한 강은숙은 드라마 <스타일>을 통해 마크로비오틱 한식 같은, 한식 세계화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다. 드라마 속에서 한식 요리사로 등장하는 주인공을 통해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피력하였다. "마크로비오틱은 제철에 나는 신선한 재료를 통째로 요리해 먹는 친환경 요리법인데요. 뉴욕에서 활성화 됐지만 실은 한식하고도 잘 어울리죠, 지금 한식의 세계화가 국가적 화둡니다. 뉴욕에서 유행하는 마크로비오틱 요리개념을 한식과 접목시킨다면 아마 우리 한식의 신선한 재료의 맛을 더욱더 잘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드라마 스타일 1회 中 )
한식 쉐프 주인공이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 서양식 칵테일 잔에 따라 사람들과 함께 나눠 마시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하는 등 많은 시청자들에게 접근성이 큰 드라마를 통해 퓨전 한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식이 홍보가 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5) 영상물

 1) 다큐멘터리 <인사이트 아시아 누들로드>
(http://www.kbs.co.kr/1tv/sisa/insightasia/noodleroad)

<누들로드>에서 소개한 한국의 식문화

1) 냉면과 막국수 문화
 우리나라의 냉면과 막국수의 특징으로 밀가루가 아닌 메밀가루로 국수를 만든다는 특징이 소개되었음. 메밀국수는 면문화권 중 밀이 재배되지 않는 척박한 지역에서 발달한 국수로, 전 세계적으로 한국, 일본, 중국 산시성 북부, 부탄 등에서 발달한 식문화임이 소개되었음.


 제조방법의 특징으로 국수를 이용하여 압출하는 것이 소개됨. 일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모두 유사한 국수틀을 이용해서 메밀국수를 압출하고 있는데, 히말라야에서 한반도까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 국수틀이 발견된다는 점에 주목하며 메밀국수 교류사의 단초를 제시함.
 한국 메밀국수의 독창성으로 냉면이 김치 (동치미 국물)와 차가운 육수가 결합된, 세계 유일의 차가운 육수에 담겨져 나오는 독창적인 국수임을 소개됨.


2) 칼국수 문화
 우리나라 칼국수의 특징으로 전 세계 국수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밀가루 반죽을 납작하게 만들어 칼로 써는 형태의 국수임을 소개함.
 칼국수의 문화적 의미로 우리나라에서 국수는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임이 소개됨. 그 예로 안동의 건진국수와 사찰음식인 들깻잎애호박국수가 소개됨.
 안동 건진국수는 콩가루를 섞은 햇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하루 동안 말려서 닭고기와 쇠고기로 만든 육수에 끓여서 먹는 전통 칼국수로 유두절 차사 때 조상께 올리는 대표적 음식임이 소개됨.

 들깻잎애호박국수는 승가에서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해 주는 의미를 가지는 국수로, 국수 반죽 속에 생성되는 글루텐과 육수에 추가되는 으깬 들깨에서 단백질을 보충 받을 수 있는 여름 사찰음식으로 소개됨.

3) 궁중음식으로의 국수
 정조 면상 : 정조의 화성행차가 기록된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임금의 일상식이 기록되어 있음. 이동 중 간단하게 먹을 수 있었던 조선 후기 궁중의
패스트푸드는 메밀국수였음.

 고종 냉면 : 고종은 육수 없이 동치미국물에 배를 많이 넣은 달달한 냉면을 간식처럼 즐겨 먹었음. 국수는 궁궐 밖에서 구입해 와서 사용하였음.
 산가요록 : 우리나라 현존하는 최고의 요리책으로 궁중 어의인 전순이 조선왕조 전기에 기록했음이 소개됨. 밀가루를 이용한 국수보다는 메밀 내지 녹말을 이용한 국수가 많이 등장함.
 궁극적 패스트푸드, 라면 문화 : 국수를 만들어 먹는 모든 과정이 하나의 라면에 담겨져 우주까지 진출한 사례가 소개됨.

 

 2) 다큐멘터리 <주방의 철학자 한식을 논하다>

2009년 7월 방영된 KBS 스페셜 다큐멘터리 (이욱정 연출)로 프랑스와 일본의 두 요리 거장 피에르 가니에르와 쓰지 요시키 쓰지조 원장을 초대해 자국 음식의 세계화에 성공한 프랑스와 일본의 사례를 소개하고, 한식 세계화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본 프로그램이다. 한식의 세계화가 단지 음식이 아닌 우리의 문화 전반을 세계인들에게 전하는 것이라는 취지에서 자국음식의 양적, 질적 세계화에 성공한 두 나라, 프랑스와 일본의 요리사들을 취재하여 양국 주방의 철학자들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거리음식에서부터 궁중요리까지 맛보고 한식의 가능성과 갈 길을 확인해 보았다. ‘요리계의 피카소’로 불리는 프랑스의 스타 요리사 피에르 가니에르의 일상과 그의 레스토랑 주방에서 벌어지는 역동적인 조리 과정들을 통해 그의 철학과 전략을 밀착 취재하였고, 프랑스 못지않게 세계적인 요리 강국으로 떠오른 일본의 49년 전통의 세계 3대 요리학교 쓰지조의 정밀한 조리기술과 철저한 고객 배려의 정신교육, 시각적 구성에 대한 지독한 집착과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와 출판 능력을 취재하였다.
또한, 피에르 가니에르와 쓰지 요시키와 함께 직접 한국의 다양한 식문화 공간을 누비며 현장 컨설팅에 나서, 떡볶이와 순대, 빈대떡 같은 거리음식에서부터 사찰음식, 궁중요리, 현대적 한식 코스메뉴까지 직접 시식하며 이들이 쏟아내는 조언과 아이디어를 담아내었다.

 


연출자 이욱정 PD는 “외국에 한국 음식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하여 세계 유수의 음식 관련 TV프로그램이나 제이미 올리버 같은 유명 요리사, 음식전문 출판사들과 연계해 한국 음식을 다각적으로 알리는 게 급선무”이며 동시에 한식에 대한 연구, 요리사 및 요리연구가 양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하였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이 프랑스의 음식문화를 벤치마킹했던 것처럼 평생 한식에만 몰두한 사람보다는 세계인의 입맛을 경험해 보고 한식을 그에 맞게 접목시킬 수 있는 현대적 감각을 지닌 사람이, 대청마루보다는 한국문화를 느낄 수 있는 세련된 레스토랑으로 외국인들에게 한식의 매력을 전파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식 세계화는 단순한 메뉴 구성 및 해외 홍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저변에 대한 고민과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제를 이끌어내었다.

 3) 다큐멘터리 <30분 다큐>
(http://www.kbs.co.kr/2tv/sisa/30docu/)

2009년 4월부터 KBS 1TV에서 방영되고 있는 일일 다큐멘터리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관심을 끌만한 현장이나 이슈를 PD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체험, 관찰, 실증이란 키워드를 통해 풀어내고자 하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다. 30분이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동안 부담 없이 한 가지 주제에 가볍게 몰입할 수 있다는 것과, 매일 새로운 주제로 방송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 다큐멘터리에서 음식, 특히 한식을 소재로 선정한 경우가 많았고 한식 관련 방송분은 <평양냉면의 진실>, <대한민국 국수 세계화 전략보고서>, <맛의 달인, 한국인>, <고마와요 삼계탕>, <한식, 뉴욕과 통하였느냐> 등이 있다. 2009년 6월 5일 방송된 <평양냉면의 진실> 편은 <누들로드>에서 못 다한 한국 냉면의 역사를 심층적으로 취재하였다. 진짜 평양냉면의 맛에 대한 생각이 모든 사람마다 상이한 가운데 과연 원조의 맛은 무엇일까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일제강점기에 한국에 들어온 화학조미료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우리 입맛이 향수어린 추억 속에 잘못 기억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2009년 8월 21일 방송된 <대한민국 국수 세계화 전략보고서> 편에서는 <누들로드> 진행자 켄 홈이 우리나라 국수집들을 기행 하면서 우리의 국수를 세계화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다. 특히 <누들로드> 촬영 당시 한국의 국수에 대해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켄 홈에게 다양한 국수를 맛볼 수 있도록 하여 한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2009년 9월 8일 방송된 <맛의 달인, 한국인> 편에서는 한국인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 덕분에 우리 식문화 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방송되었다. 세계적으로 신제품 출시 주기도 유난히 짧아 최소 3개월에 한 번씩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하면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과 매년 수천 개의 식당이 생기고 망하기를 거듭하는 한국 시장은 요식업계의 실리콘밸리가 되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30분 다큐>에서는 한식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타인의 시각, 즉 한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선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차별화되는 요소이다. 생소한 문화에 대한 호기심, 두려움의 시선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한식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인들이 잘못 알고 있거나 몰랐던 한식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TV에서 단순히 ‘얼큰하고 시원하며 담백하다’라는 평을 받는 음식이 우리 음식의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였다. 쉽게 간과하고 지나쳤던 단순한 음식도 색다른 시각에서 다루어 우리 음식도 기나긴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음을 알렸다고 볼 수 있다.

 4) 다큐멘터리 <방랑식객>

 SBS 스페셜로 2009년 4월 방송된 다큐멘터리로 자연요리연구가 임지호가 전국의 산하를 누비면서 우리 음식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40여 년 동안 길에서 요리를 터득한 자연요리연구가 임지호가 전국을 다니며 식재료에 대한 놀라운 비밀을 풀어내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우리 주변의 자연 재료들이 얼마든지 훌륭한 식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식재료를 이용해 최고의 음식을 빚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5) <도전 디미방>

(http://www.kbs.co.kr/2tv/sisa/dimibang/)
2009년 10월부터 KBS 2TV에서 방영되고 프로그램으로, 외국인들이 한국 특유의 요리를 현장체험하고 그 음식에 서려있는 한국 가족문화의 고유성을 음미해 보는 한식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우리의 음식문화 속에 숨겨진 놀라운 과학과 5천년 역사가 녹아있는 문화를 외국인의 시선을 통해 발견하여, 우리도 몰랐던 우리 음식문화의 놀라움을 재발견해보고자 하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다.
1670년 현종11년 경, 경상북도 영양에 살았던 사대부가의 정부인 안동 장씨가 옛날부터 내려오거나 스스로 개발한 조리법을 기록한 한글 최초의 조리서인 ‘디미방(知味方)’ 을 컨셉으로 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다.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으로는
1) 우리 옛 음식의 손맛을 지금도 지키고 있는 음식문화의 원형을 찾아보는       코너, 즉 손맛의 명인을 만나 그의 음식 속에 숨은 맛과 과학의 비밀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2) 또한 외국인이 우리 고유의 손맛에 도전하는 코너가 있다. 즉, 제철 현지      에서 생산된 신선한 재료를 현장에서 직접 조달, 명인의 맛의 비법을 전      수받아 음식을 완성해 보는 내용이다.
3) 명인들에게 배운 비법이 포함된 한식 소개서를 완성하고 완성된 음식의       평가를 받았다.
4) 우리 음식문화의 아름다운 원형 중 하나는 가장 맛있는 음식을 동네의        어르신 에게 대접하는 풍습인 것에 착안하여, 외국인들이 직접 우리 식       문화를 체험해 보도록 하기 위하여 외국인들이 본인이 만든 음식을 직접       들고 어르신에게 음식 맛을 선보이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외국인들에게 우리 고유의 음식인 한식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해 한식의 세계화에 기여하고자 함. 또한 음식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식문화와 그 정신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탈리아 셰프와 시골 구석구석을 찾아가 우리나라 할머니들의 음식을 소개함으로써 화려하고 정제된 한식 뿐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에 녹아 있는 한국의 식문화를 생생하게 소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6) 기타

 1) 뮤지컬 대장금

 MBC 드라마 대장금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임. 2007년 초연 당시 '드라마를 그대로 옮겼을 뿐 뮤지컬의 장르적 특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던 작품이다.
- 2008년 '고궁뮤지컬'이라는 새 타이틀을 달고 경희궁 숭정전 무대에 고궁뮤지컬이라는 장르로 새롭게 올려, 지난 공연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드라마 대장금의 캐릭터만 따오고 스토리와 음악, 의상 등을 모두 바꾼 일종의 '번외편'으로 선보였으나 큰 반향은 이루어내지 못하였다.


 2) 대장금 테마파크
(http://www.imbc.com/entertain/mbcticket/mbcplay/2004/daejanggumtheme)


드라마 <대장금> 촬영을 위한 야외 세트장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대장금 테마파크”는 2004년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의 문화방송 양주문화동산 내 2000평의 대지 위에 건립되었다.
“대장금 테마파크”는 아시아 지역의 많은 시청자들에게 우리 문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한류’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기획되었다. 단순한 스타 중심이나 멜로 드라마가 주가 되는 기존의 한류에서 발전하여 우리 문화 전반이 중심이 되는 문화중심의 콘텐츠를 개발하여 생명력과 지속성이 있는 한류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기획의도가 있다.

 

대전, 대비전, 수라간과 소주방, 퇴선간, 옥사, 객사, 사옹원, 금계, 술도가 등 23개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세트장마다 촬영 당시의 소도구와 의상 등을 전시하여 촬영현장을 재현하고 명장면 하이라이트 영상과 연출자가 들려주는 역사이야기, 음식자문을 담당했던 한복려 원장의 궁중음식이야기 영상, NG영상 등을 볼 수 있음. 또한 가마타기와 전통의상 입어보기, 투호놀이, 곤장 맞기, 활시위 당겨보기 등의 이벤트와 체험코너가 마련되어 있으며 궁중음식 모형, 궁중의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대장금’이 한류드라마로서 큰사랑을 받은 만큼 외국 방문객들에게도 훌륭한 관광지가 되어줄 것을 기대되고 있다.

참 고 문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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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http://www.naas.go.kr/
4.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전통향토음식정보관리
  시스템 : http://koreanfood.rda.go.kr/
5.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한국의 전통향토음식 1-10. (주) 교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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