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곡물가격 폭등과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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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격 폭등과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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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제조업체에서 2월 20일부터 라면 값을 개당 100원씩 올리겠다는 발표가 있자 하루 전날인 19일, 미리 라면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일부 대형 마트에서는 라면이 동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라면업체 쪽에선 밀가루 국제시세가 50% 이상 오른 데다 팜유와 미강유 등 다른 주요 원재료 가격도 최고 90% 가량 올라 원가부담이 커져 어쩔 수 없는 인상이라고 설명했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몇 달 사이 우리들은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을 목격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밀은 가격이 두 배나 올랐고, 옥수수도 작년에 비해 약 50% 상승했으며, 쌀은 20% 이상 오른 상태이다.
 
이와 같이 곡물가격이 상승한 이유로는, 자연재해 및 경작지 감소로 인한 생산량 감소, 대체 에너지 개발, 인구증가, 자국의 식량난을 우려한 정부차원의 곡물 수출금지, 곡물시장으로 투기자금 급증 등을 들고 있다.
 
실제로 석유 매장량이 고갈되어 감에 따라 대체에너지로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 옥수수유라 한다.
 
상황이 이와 같으니 기존에 있던 다른 작물대신 옥수수를 경작하게 되고 또 경작된 옥수수는 식품이나 사료가 아닌 연료로서 쓰여 버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7% 내외에 그치며 쌀을 제외하고는 거의 수입 곡물에 의존하고 있다(약 95%).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에서는 곡물가격 폭등으로 국민경제가 불안하다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농산물 가격상승이 물가상승을 견인하는 현상)만을 걱정하는데, 눈앞에 닥친 현실을 얘기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정작 걱정해야 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를 찾아내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재와 같은 식량문제의 해결책의 하나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것이 유전자변형농산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일 것이다.
 
유전자변형농산물 기술을 선도해 온 미국의 바이오기술 기업들과 곡물메이저들은 그 간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단체, 환경단체 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엄청난 수익의 기회를 봉쇄당해 왔으나, 곡물가격 상승을 기회로 유전자변형농산물의 수용을 부득이하게 만들 기세다.
 
벌써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유전자변형농산물의 확산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그동안 유전자변형농산물의 수입 및 소비가 상당히 제한적이었으나 2008년 5월이면 보다 많은 유전자변형농산물을 소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 곡물시세 폭등으로 곡물난이 심각해짐에 따라 식품업체들은 과자와 음료수, 빙과 등을 만드는 전분당의 원료를 5월부터 값싼 GM 옥수수 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며, 실제로 대상, 두산CPK, 삼양제넥스, CJ제일제당 계열의 신동방CP 등 한국전분당협회의 4개 회원사는 오는 5월 전분, 전분당 원료용으로 GM 옥수수 5만여톤을 수입한다고 한다.
 
현재 전 세계 GMO는 주로 콩과 옥수수 재배에 쓰이고 있다. 콩과 옥수수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가 GMO를 피해갈 방법은 없어 보인다.
 
이르면 5월부터 국내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과자나 음료수, 빙과류 등 전분당 제품들이 유전자변형 옥수수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분당은 전분과 물엿, 과당, 포도당 등 전분으로 만든 당류를 통칭하는 말로, ‘제2의 설탕’이라 불릴 정도로 거의 모든 식품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원재료 중 하나다.
 
이와 같이 GMO 가공식품이 현실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사실 그 간 우리는 알게 모르게 GM 콩을 이용해 만든 식품을 섭취해 왔다. 다만 이들 제품은 현재의 식품위생법상 GMO 표시 대상이 아니었다. 소비자들이 모르고 있었을 따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콩·옥수수·콩나물과 이를 원료로 사용한 식품 등 31개를 GMO 표시 대상품목으로 지정해 놨다. 그렇지만 이 중 GMO가 전체의 3%를 초과하지 않거나 최종 제품에 DNA 혹은 이로 인한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엔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GM 콩으로 만든 식용유 등은 지방만 추출했을 뿐 GMO 성분이 함유된 단백질이 포함돼 있지 않아 GMO 표시를 할 의무가 없는 것이다.
 
사실 현재까지 밝혀진 자료 중에 'GMO가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는 없다. GMO 개발 시 안전성 평가항목으로는 신규성, 알레르기성, 항생제 내성, 독성 등이 있는데 어떤 항목에서도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결과는 아직까지 없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안전성 여부를 떠나 상품 선택의 권리는 보장받아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필요한 것은 GMO의 안전성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실한 방침 표명과 교육 홍보 노력이다.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비GMO 원료를 구할 수 없게 될 터인데 소비자 입장에서 GM 식품이라고 표시된 식품을 안심하고 사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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